충암고 김지율이 제54회 봉황대기 전국고교야구대회에서 투구를 마친 뒤 더그아웃으로 들어오면서 동료들로부터 격려를 받고 있다. 목동=김영서 기자 zerostop@edaily.co.kr충암고 김지율이 제54회 봉황대기 전국고교야구대회에서 투구하고 있다. 목동=김영서 기자 zerostop@edaily.co.kr
충암고 야구부의 오른손 투수 김지율(18)은 올 시즌 공식 경기에서만 120이닝을 던졌다. 26경기 총 투구 수는 1727개. 비공식 경기인 성남시 고교야구 최강전(5와 3분의 1이닝)과 전국체전 서울예선(6과 3분의 2이닝)까지 출전해 그의 실질적 이닝과 투구 수는 이보다 더 많다. 공식 기록상 올해 고교야구에서 김지율보다 더 많은 이닝을 소화한 선수는 없다.
김지율은 웬만한 프로야구 선발 투수보다 많은 이닝을 던졌다. 지난달 31일 기준으로 KBO리그 한화 이글스 류현진(114와 3분의 2이닝)과 삼성 라이온즈 원태인(114와 3분의 1이닝)은 모두 114이닝 이상을 소화했다. 로테이션을 거르지 않고 꾸준히 등판하는 둘보다 더 많은 이닝을 소화했다. 비공식 경기까지 포함하면 김지율의 이닝은 키움 히어로즈 라울 알칸타라(130이닝)보다 많다.
김지율이 올 시즌 소화한 이닝은 당초 자신의 예상치를 훌쩍 넘어섰다. 최근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제54회 봉황대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결승전 직후 일간스포츠와 만난 그는 "던지다 보니, 생각보다 이닝이 금방 채워지더라. 올 시즌 들어가기 전에 목표했던 건 40이닝이었다"고 말했다. 김지율이 애초 목표했던 이닝보다 3배 이상을 소화한 셈이다. 올 시즌 그의 기록은 14승 2패 평균자책점 1.28 157탈삼진.
김지율이 많은 이닝을 소화하는 것을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충암고 출신 에이스 투수들이 그동안 많은 이닝을 소화한 사례가 있었기 때문이다. 1경기에서 최대 105구를 던지면 교체와 동시에 4일간 의무적으로 휴식해야 하는 고교야구 규정도 2018년 마련됐는데, 2017년 봉황대기에서 충암고 김재균이 마지막 5일 동안 437개의 공을 던진 사례 등이 영향을 미쳤다.
충암고 김지율이 제54회 봉황대기 전국고교야구대회에서 투구하고 있다. 목동=김영서 기자 zerostop@edaily.co.kr
하지만 김지율은 덤덤하다. 그는 "몸 상태가 괜찮다. 더 던지고, 시합을 계속 출전하고 싶은 마음이 있어 감독님께 '경기 출전해도 괜찮다'라는 의사를 전달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김재균이 충암고 시절 소화한 많은 이닝 수의 여파가 프로에도 영향을 끼쳤다는 것을 아느냐는 질문에 "어느 정도 인지한다. 나는 정말 건강하기에 프로 간다면, 잘할 수 있을 거"라고 답했다.
이영복 충암고 감독은 "모든 대회에 출전하고, 경기에 상당수 이기다 보니 (김지율의) 이닝 수가 조금 많았다. 연습 경기나 훈련할 때 김지율은 공을 많이 던지지 않게 한다. 경기 때만 공을 던지게 하는 편이다. 조절한다. 그러므로 혹사 등의 문제는 없을 거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김지율도 "훈련 때 거의 공을 안 던지고, 휴식도 잘 취한다. 괜찮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