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치아 국가대표 최아영(36·EY한영)이 생애 처음 출전한 아시안패러게임에서 마지막 한 발로 승부를 뒤집으며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최아영은 21일 일본 아이치현 나고야시 종합체육관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패러게임 보치아 여자 개인전(스포츠등급 BC2) 동메달 결정전에서 말레이시아의 아니스 아브린다를 4엔드 합산 5-4(2-0, 1-0, 0-4, 2-0)로 제압했다.
중증장애인을 위해 고안된 보치아는 가로 6m, 세로 12.5m 경기장에서 표적구에 자신의 공을 더 가깝게 붙여 점수를 획득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경기는 초반부터 긴장감 넘치게 흘렀다. 1엔드 마지막 투구로 2점을 선취한 뒤 2엔드에서도 1점을 추가하며 3-0으로 앞서 나갔으나, 3엔드에서 상대의 촘촘한 표적구 공략에 밀려 4점을 한 번에 내주며 3-4 역전을 허용했다.
패색이 짙던 마지막 4엔드에서 집중력이 살아났다. 첫 투구를 표적구 바로 옆에 안착시킨 뒤 상대의 거센 견제 속에서도 정교한 샷으로 표적구를 직접 쳐내 위치를 바꾸는 승부수를 띄웠다. 상대의 투구가 오히려 최아영의 공을 밀어주는 행운과 좁은 틈을 파고든 네 번째 투구가 이어지며 흐름을 되찾았다.
최아영. 사진=공동취재단
동점으로 연장전(타이브레이크)에 접어들기 직전, 승부를 가른 것은 마지막 여섯 번째 공이었다. 이 공이 상대 공의 안쪽을 파고들며 결정적인 1점을 더 보탰고, 2점을 추가한 최아영은 5-4로 극적인 재역전승을 거뒀다.
앞서 준결승에서 인도네시아의 기스하 자야나에게 패하며 결승 진출이 좌절됐던 최아영은 결승 문턱에서 멈춘 아쉬움을 털어내고 '밑져야 본전'이라는 마음가짐으로 동메달 결정전에 나섰다. 마지막 역전 투구가 성공하는 순간 안도의 미소를 지으며 긴 승부를 마무리했다.
뇌병변장애가 있는 최아영은 학창 시절 체육 교사의 권유로 보치아와 인연을 맺은 뒤 10여 년간 기량을 갈고닦아 지난해 처음 태극마크를 달았다. 어깨 부상으로 운동을 포기할 뻔한 고비도 있었지만, 2025 서울 월드보치아컵과 2026 몬트리올 월드보치아컵에서 잇달아 정상에 오르며 국제무대에서 확실한 존재감을 드러냈다.
개인전을 마친 최아영은 22일부터 정성준(48·현대로템), 서민규(21·안산시장애인체육회)와 함께 BC1/BC2 혼성 단체전에 출전해 추가 메달 사냥에 나선다. 이어 2028 로스앤젤레스(LA) 패럴림픽 첫 출전을 정조준하며 한국 보치아의 차세대 주자로서 도전을 이어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