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 복지 예산의 한계와 지자체 보조금 집행의 경직성으로 인해 복지 사각지대 해소가 주요 과제로 부상한 가운데, 관 주도 지원에서 벗어나 순수 민간 기금과 자발적 인적 인프라로 운영되는 자생적 사회공헌 모델이 주목받고 있다. 정기적인 소액 기부 체계와 전문 인력의 재능 기부를 결합해 지역 밀착형 긴급 구호와 돌봄을 실천하는 풀뿌리 봉사 네트워크가 지역사회의 안전망 역할을 톡톡히 해내는 추세다.
(사)대한민국ROTC사회공헌단 산하 고양ROTC봉사단은 2015년 출범 이후 11년간 고양과 파주 일대를 거점으로 취약계층 돌봄 활동을 지속하며 민간 주도 봉사의 지속가능성을 증명해왔다. 봉사단은 지자체 보조금에 의존하지 않고 운영위원 100명이 매월 1만 원씩 자발적으로 적립하는 ‘만백천사클럽’을 자체 재원으로 삼아 재정적 독립성을 확보했다. 이를 기반으로 2천여 명에 달하는 동문과 가족, 자원봉사자가 결합해 무료급식, 김장 및 연탄 배달, 불우청소년 장학 사업, 소아암 환아 지원, 농촌 일손 돕기 등 포괄적인 구호 활동을 전개해 왔다.
특히 최근에는 단순 물품 전달을 넘어 지역 복지관과 연계한 식생활 지원 사업 등 지자체 공모 복지 프로젝트에 주도적으로 참여하며 복지 전달 체계의 전문성을 강화하고 있다. 지역 자원봉사자 축제와 사회복지사 격려 행사를 정례화하는 등 현장 실무자들과의 연대망을 넓혀온 점도 특징이다. 이러한 민관 협력 구조에 ㈜신흥밸브 등 지역 제조 기업들의 장기 후원이 결합되면서, 일회성 이벤트에 그치기 쉬운 민간 봉사를 안정적인 상시 지원 시스템으로 정착시키는 데 기여했다.
국내 비영리 및 사회공헌 분야에서는 고령화와 경기 둔화로 취약계층의 생활고가 가중됨에 따라, 관 주도의 획일적 복지 전달 체계를 보완할 민간 풀뿌리 조직의 유연성이 절실해지고 있다. 기존의 보조금 연계 사업은 까다로운 행정 절차와 예산 단절 리스크로 인해 위기가구 발생 시 즉각적인 대응이 어렵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다. 이에 따라 퇴역 장교단, 지역 상공인회 등 탄탄한 결속력을 갖춘 직능·동문 단체가 주도하는 자립형 봉사 플랫폼이 지역 복지의 핵심 완충 지대로 평가받고 있다.
고양ROTC봉사단 박영호 단장은 자원봉사가 거창한 구호가 아니라 소외된 이웃의 일상을 곁에서 지탱하는 실천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봉사단은 앞으로도 회원 간의 유대와 지역 후원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취약계층 밀착 지원을 강화하고, 지속가능한 풀뿌리 나눔 문화를 지역사회 전반으로 확산시켜 나갈 계획이다.
김기론 기자 justin@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