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주. (사진=CJ ENM 제공)
“해외에서 연상호 감독님에 대한 관심이 엄청나다는 걸 느꼈어요.”
영화 ‘실낙원’(감독 연상호)으로 스크린에 복귀한 배우 김현주가 눈을 반짝였다.
김현주는 21일 개봉한 영화 ‘실낙원’으로 스크린 관객을 만나고 있다. ‘실낙원’은 9년 전 캠핑스쿨 버스 실종 사건으로 아들을 잃은 엄마 류소영에게 죽은 줄로만 알았던 아들 류선우(배현성)가 기적처럼 살아 돌아오면서 시작되는 심리 스릴러. 극중 아들을 잃은 엄마 류소영 역을 맡은 김현주는 깊이 있는 내면 연기로 호평을 받았다.
개봉 전 삼청동 한 카페에서 일간스포츠와 만난 김현주는 ‘실낙원’을 통해 오랜만에 스크린 관객을 만나게 된 소회를 담담하게 밝혔다. 그는 “연기하는 배우 입장에서는 들어오는 작품을 하나하나 성실하게 임할 뿐”이라면서도 “영화가 왜 이렇게 오랜만인지 모르겠다. 되게 오랜만이구나 하는 생각을 했지만, 마인드에 다른 건 없고, 홍보 활동이 많이 달라졌다는 정도만 느꼈다”고 말했다. 김현주. (사진=CJ ENM 제공) 개봉에 앞서 ‘토론토국제영화제’에 다녀온 소회도 털어놨다. 김현주는 “해외 영화제는 처음이었는데 새롭고 재미있었다. 우리 영화의 감성 자체가 되게 한국적이지 않나, 외국 사람들은 이걸 어떻게 받아들일 수 있나에 대해 궁금했다. 감정 과잉이라 느끼면 어떡하나 하고 걱정했는데 오히려 감정을 절제한 연기를 보여줬다는 평이 다수라 놀라웠다”고 말했다.
또 김현주는 “아무래도 연상호 감독님에 대한 관심이 높다는 걸 느꼈다. 다양한 작품을 하시다 보니 다양한 층의 팬들이 있지 않나 싶었다”면서 “호텔 앞에서도 감독님을 기다리며 ‘연상호’를 외쳐주시더라. 감독님이 진짜 대단하시구나 느꼈다”고 웃으며 말했다.
저예산 영화라 짧은 기간 내 촬영을 마쳤지만, 작업은 한땀 한땀 심혈을 기울였다고도 했다. 김현주는 “‘지옥’, ‘정이’ 등에 함께 했던 스태프들이 있어서 분위기는 가벼웠지만, 일을 허투루 했다는 건 아니다. 한땀 한땀 열심히 했다”고 말했다. 이어 “내가 영화가 오랜만이라 부담이 있었는데, 오히려 편한 분위기에서 할 수 있어 저에게는 좋은 시스템이었다”고 말했다.
‘실낙원’에서 복잡미묘한 감정을 소화한 김현주. 시나리오 읽을 때 가장 강렬하게 다가온 장면은 무엇이었을까. 그는 “9년 만에 돌아온 아들을 본 류소영의 감정, 그리고 엔딩 장면에서의 유소영의 감정이 강렬하게 느껴졌다. 배우는 인물을 표현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인물을) 이해하는 것은 당연하다. 이해가 정당화와는 다른 개념이다. 류소영을 정당화하려 한 게 아니라 충분히 이해하고 연기하려 했다”고 말했다. 김현주. (사진=CJ ENM 제공) 그러면서 “모성애의 부분은, 인간에게 절대적인 사랑이라는 거라 느끼는데, 근 10년을 함께 하지 않아도 모성애가 절대적일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은 연기할 땐 안 하고, 끝나고 나서 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개인적으로는 상실감이라는 감정을 깊이 생각하며 접근했다. 대상을 잃어버려 힘든 건지, 그 대상과 함께 했던 내가 사라졌다고 느끼는 건지에 대한 생각”이라며 “그리움 역시 그 상대가 그리운건지, 그 사람과 함께 한 내 모습이 그리운 건지에 대한 생각을 해보게 되더라”고 말했다.
‘낙원’이라는 공간에 대한 생각도 전했다. 김현주는 “내가 느끼는 낙원이 다른 사람이 볼 땐 진정한 낙원으로 보일 수 있지 않을 수 있다는 것, 그게 아주 개인적이고 이기적일 수도 있다는 걸 생각했다”고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 그는 “모든 선택이, 소영 자신을 위한 선택 아닌가. AI로 읽어버린 아들을 만들어내는 것도 그렇고, 영화 마지막의 선택도 굉장히 이기적인 선택이니까. 소영 입장에서는 아들에게 구원을 주고 싶었다고 생각하지만 결국은 나에게 맞춰진 선택, 선택적인 낙원이지 않나 하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현주는 “나는 낙원이라는 말이 필요 없을 정도로, 내가 원하는 대로 평범하고 평탄하고 안정적인 삶을 살고 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특별한 낙원이 필요 없다. 낙원이 있으면, 실낙원이 있을 거 같아서. 지금이 딱 좋다”고 말했다.
한편 ‘실낙원’은 개봉에 앞서 118개국에 선판매되며 순제작비(약 5억원)를 뛰어넘는 수익을 거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