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소사이어티 게임'은 치열하면서 치졸하고, 살벌하고 살 떨린다. 연출자 정종연 PD의 전작 '더 지니어스' 시리즈에서 장난기를 뺀 것이 '소사이어티 게임'이다. 단순 두뇌게임 뿐 아니라 체력과 감각이 모두 중요시되는 이 프로그램은 모든 것을 다 걸어도 쉽사리 이길 수 없기 때문이다. 이 게임을 장난처럼 대했다가 자신도 모르는 사이 정치 싸움에 휘말리기 십상이다.
낯선 얼굴 가득한 '소사이어티 게임'의 원형 마을 속에서 시청자는 의외의 인물을 발견할 수 있다. 개그맨 양상국이 그 주인공. 시골 출신의 촌놈, 허약한 남자의 이미지였던 그는 첫 방송부터 높동에서 첫 반란에 성공하며 리더 자리에 올랐다. 의리를 지키면서도 유머로 팀원을 아우르는 모습에 2회에서도 여전히 리더였다. 리더십을 기대하기 힘들었던 이 남자에게 반짝반짝 빛나는 리더십이 발견됐다.
'소사이어티 게임' 속 모습과는 달리 실제로 만난 양상국은 조심스러웠다. 프로그램 출연을 결정하면서부터 욕 먹을 것은 각오하고 있다지만, 그럼에도 진심은 전해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이었다. 그는 "우린 정말 할 수 있는 만큼 최선을 다 했다. 가식 없이 했다"며 진심을 전했다.
-'개그콘서트' 속 양상국과 '소사이어티 게임' 속 양상국은 정말 다른다. 방송을 본 내 주변 반응은 '딱 너다'다. 친한 사람들은 내가 원래 그런 줄 안다. 예능에서 내가 보여준 행동은 개그맨의 행동인 거다. 마음에 우러나든 안 우러나든 예능 속 상황에선 독한 말도 해야 하니까. '소사이어티 게임' 들어갈 때부터 했던 말이 '있는 모습 그대로 보여드릴게요'였다.
-왜 블랙리스트에 이름을 쓰지 않나. "물론 팀원들에게 서운한 건 있다. 하지만 블랙리스트에 결국 이름을 쓰지 않은 이유는, 정이 들었기 때문이다. 또 반대편에서 떨어지는 것을 볼 때 마음이 편치 않더라. 어차피 떨어질 텐데 블랙리스트로 집에 가는 건 가혹하다. 내 새끼라는 마음이 컸다. 상금도 처음엔 정말 지질하게 다같이 똑같이 나누려고 했다. 그런데 백단위로 배분할 수 있어 누구 하나를 빼야 하더라. 어차피 한명은 희생해야 하는데 그 희생은 당연히 리더가 해야 하지 않겠나."
-'소사이어티 게임'으로 욕을 안 먹을 순 없다. "벌써 여러가지 이야기가 많더라. 여러가지 캐릭터를 욕하는 사람도 많고. 그냥 정말 열악한 환경에서 멤버들이 고생해서 찍었다. 충실했다 건 알아주셨으면 좋겠다. 우리는 정말 할 수 있는 만큼 최선을 다했다. 가식 없이 했다."
-최근 인터뷰에서 우울증 이야기도 했더라. "우울증이라는 게 왔었다. 우울증이 온 시기가 너무 잘될 때였다. 그 때 많은 교훈을 얻었다. 너무 잘되고 있었는데, 우울증이 온 거다. 행복감이 없었다. 시골에서 올라오며 가지고 있던 목표를 다이뤄버렸다. '개그콘서트'에 출근해도, 광고를 찍어도 행복하지 않았다. 예전엔 20만원짜리 행사를 가도 행복했었는데 몇백만원을 준다고 해도 하고 싶지 않았다. 돈을 줘도 일을 해도 안 행복했다. 그런데 남들이 보기엔 잘되는 것처럼 보이니 누구한테 힘들다는 소리를 못하겠더라. 그렇게 6~7개월을 보냈다. 그러다 내가 언제 행복했냐를 되새겨보니 신인들의 얼굴이 보였다. 내가 아무것도 없을 땐 저렇게 더 큰 꿈을 가지고 있었더라. 그땐 다 출세했다고 생각했지만, 난 아직까지 아무것도 아니란 걸 깨달았다."
-요즘은 초심을 찾았나. "초심보다는 더 큰 꿈을 가진 거다. 국민 MC의 꿈이다. 예전엔 버라이어티를 하면 다 성공하는 건줄 알았다. 이제 내가 국민 MC가 되겠다는 꿈이 잘못된 건 아니지 않나. 지금은 모든 일에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