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가 밥을 안 먹길래 이유를 물어보니 '몸도 무겁고 살도 찌는 것 같고, 그래서 아르바이트하려고'라고 하더라고요. '아 다이어트?'라고 바로 정정해줬죠."
배우 서현철(52)은 연기할 때나 일상 생활에서나 참 유쾌하다.
작정하고 웃기는게 아니라 조근조근한 말투로 재밌는 에피소드를 전하는데 그래서 더 웃기다. 그와 함께 '연극열전 - 톡톡'을 하는 배우들은 "오늘은 절대 안 웃어야지"라고 공연 전 매번 다짐을 할 정도. 지난 8일 방송된 MBC '라디오스타'에서 특유의 말투로 아내인 배우 정재은과의 에피소드를 전해 폭탄 웃음을 자아냈다. 토크 성공률 100%다.
※인터뷰①에서 이어집니다
-아내의 매력은 뭔가. "순수하다. 여리고 감성도 풍부하다. 겉으로는 센 척하는데 대화를 10분만 하면 아줌마 같은 친근함이 있는 친구다. 리액션도 강하다. 무서워서 벌레 한 마리도 못 잡으면서 불의를 보면 못 참는 성격이다. 남한테 뭘 받으면 다시 베풀기 전까지 안달나는 사람이다. 우스갯소리로 어떤 사람이 뭘 주지도 않았는데 또 줄까봐 걱정한다. 김칫국 마시지 말라고 했다."
-여덟살 딸을 둔 아빠라고. "딸이 착하다. 혼낸 적이 두 번 정도 밖에 없다. 엄한 아빠는 아니다. 딸 자랑은 아니지만 딸이 말을 잘 안들어서 속상했던 적이 없다. 가끔 억지를 부릴 때 '이놈'이라고 한 마디 하면 된다. 혼낸 날은 꼭 아이가 잠들기 전에 밤에 가서 왜 그랬었는지, 뭐가 잘못됐는지 설명해준다."
-딸과 어린이뮤지컬도 보러다니나. "몇 번 갔다. 엄마 아빠가 연극배우라 그런지 딸이 어린이뮤지컬을 보고 캐릭터는 가짜고, 연극이라는 거 알더라.(웃음)"
-꼭 하고 싶은 연기나 장르가 있나. "그동안 주로 코미디를 많이 했다. 지금 하고싶은걸 굳이 꼽는다면 일상적인 부분을 연기하는 것이다. 관객들이 공감할 수 있는 그런 공연을 하고 싶다."
-지금의 배우 서현철을 있게한 작품은. "뮤지컬 '판타스틱스'를 꼽을 수 있다. 첫 뮤지컬이자 노래 없는 뮤지컬이다. 그걸 통해서 대학로에서 나를 많이 알렸다고 생각한다. 관객의 반응과 배우가 연기하는 게 하나가 되는 느낌이 이런건가를 느끼게해준 작품이다."
김연지 기자 kim.yeonji@joins.com 사진=박세완 기자 ※인터뷰③으로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