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정해인(30)은 JTBC 금토극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이하 '예쁜 누나')를 통해 '대세 연하남'으로 우뚝 섰다. 아는 누나 손예진(윤진아)과 사랑에 빠지는 서준희로 분했다. 사랑하는 사람의 상황과 감정을 이해하고 변해가는 남자의 모습을 사실적으로 표현했다. 이번 작품으로 대세가 됐지만, 정해인은 갑작스럽게 나타난 스타가 아니다. 작은 역할부터 시작해 조금씩 성장해왔다. 안판석 감독이 인정한 연기력이다.
-손예진과의 호흡이 좋았다. 실제 연인이 아니냐는 말까지 나왔다. "그런 얘기가 나왔다는 건 예진 누나랑 정말 하이파이브를 해야 할 것 같다.(웃음) 몰입해서 좋은 연기를 보여줬기에 그런 얘기가 나오는 거라고 생각한다. 인간적인 존중이 앞서면 연기 호흡이 잘 나올 수밖에 없다. '진아에 빠져서 사랑했어요'라고 표현하기보단 예진 누나를 인간적으로 존중해줬고 나 또한 존중받았다. 피부로 느껴졌다. 그 모습이 자연스럽게 잘 나오는 것 같다."
-이런 사랑을 해본 경험이 있나. "아직 없는 것 같다. 이렇게 사랑을 해야 한다는 걸 배웠다. 상대방을 존중하고 남자와 여자가 대화를 정말 많이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생각하는 게 다르니까 오해의 편차를 줄이려면 상대의 마음을 알아야 하지 않나. 눈빛만 보면 모를 수 있다."
-'예쁜 누나'는 어떤 작품으로 기억될까. "진짜 감사한 첫 주연작이다. 첫 드라마 주연작은 평생 기억에 남는 작품이라고 하던데 내게도 그럴 것 같다."
-연상을 선호하나. 이상형이 궁금하다. "사랑이 기반이 된다면 연상이든 연하든 그게 중요한 것 같지는 않다. 기본 베이스가 사랑이라는 게 중요한 것 같다. 이상형은 조용조용하게 할 말 다하는 똑 부러진 참한 분이 좋다. 대화할 때 화려한 사람보다 꾸밈없고 수더분한, 소탈한 사람이 좋다. 그런 사람이 끌리더라.(웃음) 자기감정 표현에도 솔직한 사람이 좋다. 감추면서 괜찮다고 하는 것보다 싫으면 싫다, 좋으면 좋다고 표현해줄 수 있는 용기 있는 사람이 이상형이다."
-스타가 되기보다는 진짜 배우가 되고 싶다고 했다. 그 생각이 변했나. "예전과 지금 한 치의 변화가 없다. 그간 다양한 작품에 출연해왔다. 잘된 작품으로만 기억이 되고 부각이 되다 보니 갑자기 나왔다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는데 과거나 지금이나 연기에 대한 변함없는 애정을 가지고 있고 연기로 인정받는 배우가 되고 싶다."
-처음 생각했던 목표에 어느 정도 다다랐나. "하루하루를 행복하게 보내는 게 목표였다. 지금도 변함이 없다. 일할 때나 안 할 때나 술 한 잔 하면서 친구들과 놀 때나 내게 주어진 소중한 하루를 행복하게 써야 잘 때 편하게 눈을 감을 수 있다."
-행복의 기준은 무엇인가. "자꾸 낮추면 된다. 보는 시각과 시야를 조금만 낮추면 엄청 행복해진다. 오늘 하루가 행복하지 않으면 내일도 행복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일상이 주는 사소한 행복을 감사하게 되면 마음이 편안해진다. 그러면 스트레스를 덜 받고 건강에도 좋다."
-행복하지 않았던 때가 있나. "스물 한 살에 입대했다. 즐거운 마음으로 대학생활을 하다가 군대에 갔다. 군이라는 곳은 의지와 관계없이 안 되는 게 많더라. 행복하려고 노력해도 몸이 고되니 진짜 힘들었다. 그때 스스로 많이 나약해진 것 같다. 그래도 시간이 지나 계급이 올라가니 누릴 수 있는 게 많아지긴 했다. 그때 '결국 다 지나가는구나!'란 걸 느꼈다."
-다산 정약용의 직계 6대손이다. "어렸을 때는 솔직히 잘 몰랐는데 나이 먹어가면서 책임감과 부담감을 가지고 일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선생님 얘기가 거론될 때마다 너무 위대하신 분이라 많이 부담스럽다. 좋은 부담감으로 생각하려고 한다. 목민심서도 정독했다."
-정약용은 어떤 사람이라고 생각하나. "노래도 잘 부르고 시도 쓰고 예술적인 기질이 뛰어난 분으로 알고 있다. 조선시대 위대한 실학자로 알고 있다. 과학도 그렇고 이룬 게 많은데 내가 하는 행위는 그분의 업적에 발끝도 못 간다. 그래서 더 부담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