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지도 반출' 논란…커지는 '언페어 구글' 비판
일간스포츠

입력 2016.08.09 07:00

글로벌 IT 공룡인 구글의 국내 정밀 지도 해외 반출에 대한 논란이 뜨거워질수록 '반구글'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구글이 정부의 조건부 반출 제안을 거부하고 무조건 자신들의 뜻대로 정밀 지도를 내놓으라고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구글이 주장하는 해외 반출 이유들의 허점도 하나 둘 드러나면서 '언페어(불공정, unfair)한 구글'에 대한 비난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정부 반출 여부 곧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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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구글의 5000대 1 축적 지도 정보의 반출에 대해 가부를 조만간 결정할 예정이다.

구글은 지난 6월 1일 국토교통부 국토지리정보원에 지도 데이터의 국외 반출을 승인해달라고 신청서를 제출했다. 정부는 신청 후 60일 이내인 오는 25일까지 가부를 결정해야 한다.

정부는 결정에 앞서 오는 12일 측량성과 국외반출 협의체 2차 회의를 열고 반출 여부를 논의한다. 이날 반출 여부에 대한 윤관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구글은 2007년부터 정부에 정밀 지도를 요구하고 있다. 초기에는 국가정보원에 요구하다가 2008년 이후 한미통상회의 등에서 지도 반출 규제는 외국 IT기업에 대한 차별이라며 자료 개방을 압박했다.

지난 2010년에는 국토지리정보원에 공식적으로 국외 반출을 요구했지만 국내에 서버를 두고 서비스하면 가능하다는 정부의 제안을 거부하면서 무산됐다.

이번 신청서 제출은 두번째 공식 요청이다. 특히 구글은 정확한 구글 지도가 외국인 관광객의 국내 관광 활성화는 물론이고 스타트업의 혁신적인 IT 서비스 개발 및 글로벌 진출에 도움이 된다는 명분을 내세웠다.

이에 정부는 보안 및 군사 시설 등을 가리는 조건을 승인할 수 있다고 했지만 구글은 회사 정책상 어렵다며 원본 그대로를 요구하고 있다.
 
구글 이례적 적극 공세

구글은 이번에는 반드시 원본 그대로의 지도 정보를 받아내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이례적으로 공식 입장을 밝히는가 하면 공개 토론회에 참석해 자신들의 주장을 적극적으로 피력하고 있다.

구글은 8일 국회에서 열린 이번 이슈와 관련한 정책토론회에서 반출의 당위성을 강조하는 기조발표를 했다. 특히 이날 발표자로 나선 구글 본사의 권범준 지도 프로덕트 매니저는 앞서 7일 구글 한글블로그에 '세계 혁신의 중심지, 한국을 세계 속에 더 가깝게'라는 제목의 글을 게재하고 반대측의 주장을 반박했다.

권 매니저는 "한국에 지도 서비스를 활용한 혁신 도입이 늦어지면 나중에 한국 기업들이 글로벌 경쟁에 뒤처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 크게 제기되고 있는 안보 우려에 대해 "요청한 지도 정보에 국가 안보상 민감한 지역에 대한 정보가 포함되어 있지 않다"며 기우로 치부했다. 국내 업체들이 '특혜'라고 주장하는 국내 서버 문제에 대해서는 "구글 데이터는 전 세계 곳곳에 위치한 복수의 데이터 센터에 저장돼야 한다"는 자신들의 정책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했다.

이같은 주장은 자신들의 정책은 바꿀 수 없으니 한국이 바꾸라는 기존 입장에서 전혀 변한 게 없는 것이다.
 
불공정·불통…비판 오히려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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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법은 무시하고 자신들의 원칙만 고집하는 구글의 생떼에 비판이 커지고 있다. 특히 구글이 반출을 요구하는 이유가 역설적으로 자신들에게 '특혜'를 달라고 하는 구글의 불공정성을 보여주고 있다.

구글은 외국인 관광객들의 불편함을 주장하고 있지만 애플이나 마이크로소프트, 바이두 등 국내에서 서비스되는 해외 지도를 이용하면 큰 문제가 없다. 특히 이들은 국내에 서버를 두거나 국내 지도 사업자와 제휴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경쟁사들도 국내 법과 환경에 맞춰 서비스를 하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가 구글의 요구를 들어준다면 오히려 특혜 논란이 불거질 수 있다.

A 업체 관계자는 "엄연히 국내법이 있고 국내외 업체들이 이를 지키면서 사업을 하고 있는데 자신들에게만 예외로 해달라는 것은 반칙"이라고 말했다.

B 다른 업체 관계자는 "국내에 서버를 두는 문제는 기술적으로 어렵기 때문이 아니라 의지의 문제"라며 "한국 정부의 통제를 받고 싶지 않고 세금도 내기 싫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구글의 불통도 비판 여론을 키우고 있다. 구글은 2010년 '스트리트뷰' 서비스를 위해 수집한 개인정보에 대한 검찰의 수사에 전혀 협조하지 않았다. 또 지난 2014년과 2015년 시민단체들이 한국 고객 개인정보의 제3자 제공 내역을 공개하라고 구글코리아를 고소했을 때에도 서버가 해외에 있으니 미국법에 따라야 한다고 했다.

A 업체 관계자는 "구글이 자신들이 필요한 것은 다 달라고 하면서 한국 정부나 소비자들이 원하는 것에 대해서는 귀 기울리지 않는다"며 "이는 한국이 만만하기 때문이다. 그런 구글에 특혜를 줘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구글의 오만함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터져나오고 있다.

이날 정책토론회에 나선 김인현 한국공간정보통신 대표는 "구글은 마치 구글을 통해야만 IT 서비스가 다 되듯이 얘기하고 있다"며 "구글만이 신산업육성을 한다는 것도 오만한 생각"이라고 말했다.
 
권오용 기자 band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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