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한현희는 선발 투수로 새로 출발한다. 2012년 1군 데뷔 후 불펜과 선발을 오가는 전천후 활약을 펼쳤지만 아무래도 더 익숙한 건 불펜이다. 지난해에는 KBO 리그 역대 11번째로 개인 통산 100홀드를 넘겼다. 336경기 만에 달성해 역대 최소경기 기록이었다. 그러나 이번 겨울에는 선발로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그는 "감독님과 면담 중 '선발을 하고 싶다'고 했다. 선발로 기회를 준다고 하셔서 (스프링캠프 내내) 계속 선발만 생각했다"고 말했다.
손혁 감독은 사실상 5선발로 한현희를 낙점한 상태다. 제이크 브리검-에릭 요키스-최원태-이승호로 이어지는 선발 로테이션의 마지막을 맡길 계획이다.
손 감독은 "구속이 많이 올라왔다. 대만 캠프에서도 145km/h가 나왔다. 시범경기를 했으면 구속이 더 올라갔을 텐데 (긴장감이 떨어지는) 자체 청백전을 하고…이전에 9일 정도 경기를 하지 못했던 걸 고려하면 괜찮은 것 같다"고 흡족해했다. 한현희는 대만 프로팀과 연습경기에서 5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두 경기에 등판해 각각 2이닝과 3이닝을 소화했고 투구수는 모두 31개였다. 별다른 위기 없이 안정감을 유지했다.
손혁 감독은 "한현희한테 바라는 건 긴 이닝이다. 5이닝만 꾸준히 던져준다면 크게 문제없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한현희는 2018시즌을 선발로 뛰며 30경기(선발 28경기)를 소화했다. 그해 거둔 성적이 11승 7패 평균자책점 4.79. 169이닝을 책임지며 데뷔 첫 규정이닝(144이닝)에 진입했다. 리그 전체 이닝 10위. 팀 내에선 브리검에 이어 두 번째로 많았다. 감독이 생각하는 가장 이상적인 시나리오 중 하나다.
한현희가 자기 역할만 해낸다면 선발 로테이션이 더 위력적으로 가동될 수 있다. 손혁 감독은 "2년 전에 했던 이닝만 던져준다면 5선발로 기대 이상의 성적이 나올 거다"고 기대감을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