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에 잡힐 듯 잡히지 않는 1승이다. 키움 이승호(21)가 시즌 8번째 선발 등판에서도 승리를 기록하지 못했다.
이승호는 18일 고척 롯데전에 선발 등판해 7이닝 7피안타 무사사구 4탈삼진 1실점(비자책)으로 쾌투했다. 7이닝 투구는 올 시즌 개인 최다. 2-1로 앞선 8회부터 교체돼 시즌 첫 승 요건을 갖췄지만 9회 동점이 만들어져 승리가 날아갔다.
손혁 키움 감독은 누구보다 이승호의 첫 승을 기다린다. 마수걸이 승리를 따내야 부담감을 덜 수 있다는 판단이다. 프로 2년 차이던 지난해 8승을 따내며 리그를 대표하는 왼손 영건으로 떠오른 이승호는 시즌 전 기대가 높았다. 그러나 첫 7경기에서 2패 평균자책점 6.09로 부진했다. 부진할 때는 확 무너지고 호투할 때는 공교롭게도 득점 지원을 받지 못했다. 직전 등판인 12일 창원 NC전에선 6이닝 무실점했지만 승리와 인연이 없었다.
18일 경기에 앞선 손 감독은 "지난번에 잘 던졌는데 감독이 아쉬웠다"며 자책의 목소리를 냈다. 이어 "(리드를) 잘 지켜줘야 했는데…경기가 끝나고 (이승호에게) 미안하다고 하긴 했다. 본인도 좋은 쪽으로 가려고 노력을 많이 하고 있다. (NC전에선) 속구도 그렇고 변화구 3개(커브·슬라이더·체인지업)가 스트라이크존 언저리에 놓였던 게 좋은 투구로 이어진 계기가 됐다"고 힘을 실어줬다.
이승호는 감독의 기대대로 NC전 상승세를 이어갔다. 시속 144㎞/h까지 찍은 직구(50개)에 커브(16개) 슬라이더(12개) 체인지업(17개)을 효과적으로 섞었다. 대부분의 투구가 스트라이크존에 형성됐다. 무사사구가 그 증거. 이날 경기 유일한 실점은 6회 1사 후 나온 3루수 실책이 화근이었다. 개인 시즌 최고의 피칭을 선보였지만, 불펜이 리드를 지켜내지 못했다.힘이 빠질만한 결과다.
키움은 10회말 1사 1루에서 나온 대타 주효상의 끝내기 2루타로 승리를 따냈다. 승리투수는 팀의 5번째 투수로 나와 ⅔이닝 무실점한 문성현의 몫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