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위즈의 베테랑 3루수 황재균(34)이 프로 15년 차만에 밟은 첫 한국시리즈(KS·7전 4승제) 무대에서 첫 포스트시즌(PS) 홈런을 쏘아 올렸다.
황재균은 15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KS 2차전에서 2번 타자·3루수로 선발 출전해 3타수 1안타(1홈런) 1타점을 기록했다. 1회 홈런으로 선취점을 기록했다. 두산 선발 최원준의 시속 133㎞ 슬라이더를 받아쳐 비거리 115m의 좌월 솔로 홈런을 쳤다. 홈런은 그대로 결승타가 됐다. 안타는 한 개에 불과했지만, 타격감은 살아나 있었다. 두 번째 타석인 3회 말에도 중앙 담장 앞까지 날아가는 대형 타구를 날려 보냈다.
수비에서도 견실했다. 이날 황재균이 3루수로 처리한 땅볼 타구는 병살타를 포함해 총 4개였다. 특히 5회 초 박계범의 선상 타구를 포구 후 노바운드로 던져 아웃카운트를 잡아냈고, 6회 초에는 2사 2루 상황에서 박건우의 빗맞은 타구를 잡아 1루로 송구해 이닝을 마무리했다. 실점 위기마다 강한 타구를 잡아내 핫 코너 수문장다운 노련한 수비를 과시했다.
황재균은 베테랑이다. 어느덧 프로 15년 차다. 2007년 현대 유니콘스에서 데뷔해 롯데 자이언츠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KT를 거쳤다. 가을야구 경험도 어느 정도 있지만, 우승 경험이 아직 없다. 지난해까지 통산 PS 25경기에 출전했지만, KS에는 한 번도 오르지 못했다. 롯데 시절 두 번(2011년, 2012년)과 지난해 KT 소속으로 한 번 출전한 플레이오프(PO)가 가장 높은 무대였다.
가을야구 성적도 좋지 못했다. 황재균은 정규 시즌 통산 타율이 0.289 OPS 0.803에 191홈런을 친 장타자다. 하지만 PS 통산 타율은 지난 14일 KS 1차전까지 0.256, OPS는 0.624에 불과했다. 지난해 PO에서 친 2루타 3개를 포함해 통산 2루타 5개를 치긴 했지만, 홈런이 단 한 개도 없었다. 지난해엔 선수 개인도 타율 0.310 OPS 0.879에 21홈런으로 활약하며 정규 시즌 2위에 힘을 보탰다. 반면 올 시즌엔 팀이 정규 시즌 1위를 기록했지만, 개인 성적이 타율 0.291 OPS 0.760에 10홈런에 불과했다.
KS 1차전에서도 4타수 무안타로 부진했다. 희생 번트 성공이 유일한 성과였다. 2차전에서는 한 방으로 제 몫을 다 했다. 이 감독은 경기 전 "재균이에게 번트 연습을 많이 하라고 말했다"며 농담하면서도 "재균이가 한 방이 있으니 한번은 쳐줄 것"이라고 기대를 전했다. 이 감독의 기대대로 황재균의 한 방으로 KT는 선취점을 뽑고 경기를 쉽게 풀어갔다.
황재균은 올 시즌을 끝으로 KT와 4년 88억원 계약을 마무리하고 자유계약(FA) 권리를 재취득한다. FA를 앞두고 커리어 로우를 찍었지만, 가장 높은 무대에서 자신을 증명할 기회를 얻었다. 남은 KS 무대에서 꾸준한 활약이 필요한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