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후의 타격감은 LG 트윈스와 플레이오프(PO·5전 3승제)에서도 꾸준하다. PO 첫 3경기에서 기록한 타율이 0.583(12타수 7안타). 장타율(1.167)과 출루율(0.615)을 합한 OPS가 1.782에 이른다. 두 팀 타자를 통틀어 시리즈 내내 꾸준하면서도 가장 위협적이다. 타석에서의 존재감이 LG 투수를 압도한다.
이정후는 PO 1차전에서 4타수 2안타를 기록했다. 2차전에선 그라운드를 휘젓고 다니며 2루타 2개 포함 5타수 3안타 1타점 맹타를 휘둘렀다. 27일 3차전에선 마찬가지였다. 3타수 2안타(1홈런) 2득점 1타점으로 변함없이 활약했다. 특히 5-4로 앞선 7회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솔로 홈런을 터트려 LG의 추격 의지를 꺾었다. 키움은 대타 임지열이 극적인 역전 투런 홈런을 쏘아 올린 뒤 이정후의 연속 타자 홈런까지 더해 경기장 분위기를 지배했다.
이날 LG는 호투하던 선발 김윤식(5와 3분의 2이닝 3피안타 1실점)을 6회 교체했다. 2-0으로 앞선 2사 3루 이정후 타석이었다. 그만큼 승부를 의식했지만, 결과적으로 대역전패(4-6)를 당하는 빌미를 제공했다.
이정후는 자타공인 KBO리그 최고의 타자다. 올 시즌 142경기에 출전, 타율 0.349(553타수 193안타) 23홈런 113타점을 기록했다. 홈런과 타점은 물론이고 장타율(0.575)까지 커리어 하이. 타율·최다안타·타점·출루율·장타율 부문에서 타격 5관왕을 차지해 강력한 최우수선수(MVP) 후보로 평가받는다. 리그 역사상 장효조(1985~87년)와 이정훈(1991~92년) 이대호(2010~11년)만 정복한 '타격왕 2연패'를 달성했다.
홍원기 키움 감독은 포스트시즌 내내 이정후의 타선을 3번에 고정한다. 테이블 세터가 만든 찬스를 해결하거나 중심 타선에 또 다른 찬스를 연결하는 역할이다. 기대에 100% 부응한다. 이정후는 KT 위즈와 준플레이오프 시리즈에서 5경기 타율 0.368(19타수 7안타)로 준수한 활약을 펼쳤다. 관심이 쏠린 PO에서도 흔들림이 없다. 이정후를 막기 위한 LG의 전략이 모두 통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