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일반
뜨거웠던 V리그 정규시즌 마감, 홈구장 남매·낯선 봄·연패·희망…
코트를 뜨겁게 달군 V리그 정규 시즌이 마감됐다. 2018~2019 도드람 V리그는 11일 남자부 대한항공-OK저축은행전을 끝으로 정규 시즌을 마감했다. 약 5개월간 숨가쁘게 달려온 V리그는 어느 때보다 스토리가 넘쳤고, 줄지은 관중의 발걸음 속에 함성이 뜨거웠다. 팀마다 희비가 엇갈렸던 정규 시즌을 돌아보면, 이번 시즌에는 홈구장을 함께 쓰는 남녀팀이 비슷한 결과물을 낸 경우가 많았다. 인천과 장충에는 '따뜻한 봄'이 찾아왔다. 인천계양체육관을 홈으로 사용하는 대한항공과 흥국생명은 시즌 막판 상승세 속에 정규 시즌 우승을 차지했다. 대한항공은 세 번째, 흥국생명은 다섯 번째 우승이다. '디펜딩 챔피언' 대한항공은 통산 첫 번째 통합 우승, 흥국생명은 12년 만의 통합 우승에 도전한다.'장충 남매'는 나란히 3위로 봄 배구 티켓을 확보하는 감격을 누렸다. 리버만 아가메즈를 앞세운 우리카드는 창단 이후 처음으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하게 됐고, 신예들로 구성된 GS칼텍스는 5년 만에 봄 배구에 나선다. 반면 '명가' 삼성화재와 '신흥 강호' IBK기업은행은 낯선 봄을 맞이한다. V리그 최다 우승팀 삼성화재는 4위에 그치며 창단 이후 두 번째로 봄 배구에 나설 수 없게 됐다. 남자부는 3~4위 팀 간 승점이 3점 이내일 경우 준플레이오프를 갖지만, 삼성화재는 3위 우리카드보다 승점이 7점 적다. 6연속 챔피언결정전에 오른 IBK기업은행은 지난 6일 19연패 중이던 KGC인삼공사에 0-3으로 덜미를 잡혀 봄 배구 도전이 무산됐다. 이번 시즌엔 연패가 길었던 팀이 유독 많다. '수원 남매' 한국전력(7위)과 현대건설(5위)은 시즌 초반 부진으로 안타까운 시선을 받아야 했다. 개막 이후 한국전력은 16연패, 현대건설은 11연패에 빠졌다. 그럼에도 두 팀은 올스타 팬 투표 1위를 배출했다. 언제나 고군분투한 서재덕(한국전력)과 양효진(현대건설)은 이를 기념해 다양한 팬 서비스를 했다. 여자부 KGC인삼공사(6위)는 1라운드를 선두로 마쳤지만, 외국인 선수 알레나가 부상으로 빠진 뒤 연패가 길어졌고, 정규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겨우 19연패에서 탈출했다. 봄 배구 진출에 실패했지만 고춧가루 역할을 톡톡히 한 팀도 있다. 4라운드 이후 KB손해보험(6위)은 12승6패, 현대건설은 8승7패를 올려 상위권 팀에 위협을 가하는 동시에 다음 시즌의 희망을 봤다. KB손해보험은 외국인 선수 펠리페와 트레이드로 영입한 김정호가 좋은 활약을 펼쳤고, 현대건설은 마야의 활약과 더불어 '베테랑' 황연주 대신 백업 선수를 활용하며 상승세를 탔다. 2017~2018 정규 시즌 우승팀 현대캐피탈과 한국도로공사는 막판 역전 우승에 도전했지만 아쉽게 2위에 만족해야 했다. 전광인을 FA 영입한 현대캐피탈은 파다르-문성민-전광인-신영석 등 화려한 라인업을 구축했으나 주축 선수의 연이은 부상과 세터 불안 속에 대한항공에 우승 트로피를 뺏겼다. 도로공사는 초반 부진을 딛고 5~6라운드 8승2패를 거두며 봄 배구는 물론 우승까지 넘봤다. 양 팀 모두 시즌 막판 거센 추격에도 우승을 놓친 아쉬움을 포스트시즌에서 만회하고자 한다. 지난 시즌 최하위팀 OK저축은행은 요스바니 에르난데스(등록명 요스바니)를 앞세워 1라운드를 선두로 마쳤으나 이후 상승세를 이어 가는 데 실패했다. 또 이번 시즌에는 전광인(현대캐피탈)과 김세영(흥국생명) 송희채(삼성화재) 등 FA 이적생, 시즌 중에는 트레이드로 유니폼을 갈아입은 노재욱(우리카드)과 김정호(KB손해보험) 등 활약에 관심이 모였다. 정지윤(현대건설) 이주아(흥국생명) 박은진(KGC인삼공사·이상 여자부) 황경민(우리카드) 이원중(현대캐피탈·이상 남자부) 등 신인들의 활약도 두드러졌다. 인기몰이를 한 V리그는 오는 15일 여자부 한국도로공사-GS칼텍스의 플레이오프를 시작으로 포스트시즌에 돌입, 뜨거운 열기를 이어 간다. 이형석 기자 lee.hyeongseok@jtbc.co.kr
2019.03.12 06: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