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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급조절+경기 복기도 탁월, 데뷔 앞둔 소형준 '순항'

KT 1차 지명 투수 소형준(19)은 리그가 주목하는 새 얼굴이다. 개막이 다가온 시점. 공식전 데뷔 준비는 순조롭다. 소형준은 KT가 처음으로 야간 일정을 소화한 15일 청백전에 등판해 4이닝을 소화했다. 4피안타 1실점을 기록했다. 탈삼진은 5개. 최고 구속은 149km(시속)을 찍었다. 외인 타자 멜 로하스 주니어와의 승부에서 속구-변화구 조합으로 완벽하게 타이밍을 빼앗은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이강철 KT 감독은 이전부터 소형준에 향한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신인답지 않은 면모를 직접 확인했다. '완성형' 투수라고 평가했다. 15일 청백전 뒤에는 완급 조절 능력을 주목했다. "연타를 맞지 않는 모습이 긍정적이었다. 주자가 있을 때, 상대 타자의 성향에 따라 다른 투구를 하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출루를 허용하면 더 강한 투구를 하고, 장타력이 있는 타자와의 승부에서도 기어(Gear)를 조정할 줄 안다는 의미. 경기 뒤 만난 소형준은 "주자를 내보냈을 때 더 힘을 내는 투구를 하기보다는 처음부터 출루를 허용하지 않은 게 더 중요한 것 같다"고 했다. 의도된 완급조절은 아니지만, 여력 분배는 하는 것으로 보인다. 경기마다 교훈을 얻는다. 15일 청백전에서는 투 스트라이크 이후 피안타가 많았다. 그는 "힘이 들어가서 실투가 나왔다"며 자신의 투구에 문제가 있었다고 인정한 뒤 "다음에는 이런 실투가 나오지 않도록 할 것이다"는 각오를 전했다. 아직은 장성우, 허도환 등 선배 포수들의 사인대로 공을 던지고 있다. 고개를 젓는 일은 없다. 더그아웃에 들어가거나 훈련이 끝났을 때 포수가 낸 사인의 의미를 복기하고 대화를 통해 공부하고 있다고 한다. 2020 신인 중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투수. 그는 "부담감보다는 빨리 개막을 했으면 좋겠다"며 당찬 각오를 전했다. 데뷔전을 향한 기대가 커진다. 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2020.04.17 17:34
야구

'신성 거포' 대거 등장, 혼전 예고하는 홈런 레이스

2017년은 존재감을 드러낸 젊은 거포가 유독 많았다. 2018년은 이들의 경쟁이 본격적으로 달아오를 전망이다. '유망주' 딱지를 떼어낸 거포가 수두룩하다. 대표 선수는 아메리칸리그 최우수선수(MVP) 아론 저지(25)다. 그는 올 시즌 타율 0.284·52홈런·114타점을 기록했다. 올스타 브레이크 이후에는 타격감이 급격하게 떨어졌다. 8월엔 타율 0.185·3홈런에 그쳤다. 그러나 첫 슬럼프를 잘 이겨냈다. 9월 한 달 동안 타율 0.3111·5홈런을 기록하며 반등했다. 아메리칸리그 홈런왕에 올랐고, 양키스의 신인 선수 홈런 기록도 다수 새로 썼다. LA 다저스도 새 4번 타자를 얻었다. 베테랑 아드리안 곤잘레스 등 주전 선수들의 부상을 틈타 콜업된 코디 벨린저(22)가 그 주인공. 올해 데뷔한 '순수 신인'이다. 다섯 번째 출전이던 4월 30일(한국시간) 필라델피아전에서 홈런 2개를 쏘아올리며 강한 인상을 남겼다. 기회를 이어간 벨린저의 페이스는 더 좋아졌다. 5월에는 9홈런, 6월에는 13홈런을 기록했다. 곤잘레스가 부상에서 복귀한 뒤에도 자리를 보존했다. 올 시즌 성적은 타율 0.267·39홈런. 내셔널리그 신인 타자 최다 홈런(39개)에 자신의 이름을 새기며 화려한 데뷔 시즌을 보냈다. 두 선수는 나란히 포스트시즌도 경험했다. 디비전시리즈에서 침묵하던 저지는 챔피언십시리즈에서는 타격감이 살아났다. 팀 공격에 보탬이 됐다. 벨린저도 단일 포스트시즌 최다 삼진(28개) 삼진을 기록하는 불명예를 안았지만 월드시리즌 3, 4차전에선 제 몫을 해냈다. 큰 무대에 나선 경험은 다음 시즌에도 큰 힘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저지와 벨린저엔 가렸지만 '유망주' 딱지를 떼어낸 신인급 선수가 또 있다. 오클랜드 맷 올슨(23)이 주목된다. 주전 1루수던 욘더 알론소가 시애틀로 트레이드된 뒤 출전 기회가 늘었다. 그리고 잠재력을 발휘했다. 올 시즌 59경기에 출전해 홈런 24개를 때려냈다. 생산 페이스가 빠르다. 그는 9월 20일 자신의 시즌 23호 홈런을 때려냈다. 구단 역사상 66경기(2016년 출전한 11경기 포함)에서 23홈런을 때려낸 첫 선수가 됐다. 종전 기록(22개)은 '홈런왕' 출신 마크 맥과이어 갖고 있었다. 9월 16일 필라델피아전부터 5경기 연속 홈런을 치기도 했다. 오클랜드 신인 선수 연속 경기 홈런 신기록이다. 내셔널리그에도 '신성 거포' 후발 주자가 있다. 필라델피아 리스 호스킨스(24)다. 빅리그 데뷔 다섯 번째 출장이던 8월 15일 샌디에이고전에서 멀티 홈런을 치며 강한 인상을 남겼다. 데뷔 첫 16경기에서 9홈런을 기록한 역대 최초 선수가 됐다. 9월 15일엔 데뷔 34번째 경기에서 18번 째 홈런을 쏘아올렸다. 역시 최초 기록이다. 타점 기록도 주목된다. 데뷔 41경기 만에 45타점을 기록했다. 메이저리그 전설 조 디마지오(1936년 43경기)와 테드 윌리암스(1939년 44경기)보다 빠른 페이스다. 올 시즌 성적은 타율 0.259·18홈런·48타점. 수준급 유망주가 많은 필라델피아에서도 4번 타자를 꿰찼다. 네 선수가 같은 출발 선상에서 레이스를 펼쳤다면 신인왕 판도는 예측이 어려웠을 것이다. 그래서 2018시즌 홈런 레이스가 기대된다. 메이저리그 전체 홈런 1위(59개)를 차지한 지안카를로 스탠튼의 독주를 견제할 수 있는 주자로도 꼽힌다. 공통 과제도 있다. 네 선수 모두 2할 대 타율에 그쳤다. 2016년 내셔널리그 홈런왕 크리스 카터는 41홈런을 기록하고도 낮은 타율 (0.222) 탓에 방출 당했다. 정교한 타격 능력을 겸비해야 자리 보존이 가능하다. 네 선수의 '2년 차 징크스' 극복기도 관심이 모이는 대목이다. 안희수 기자 An.heesoo@joins.com 2017.11.05 12:59
야구

김성근 감독 불펜 운용의 비효율, 2017년엔?

김성근 감독 재임 기간 한화를 상징하는 단어는 '불펜'이다.투자를 많이 했다. 왼손 권혁을 2015년 FA로 4년 32억원에 영입했다. 2016년 FA 정우람에게는 4년 84억원이라는 역대 구원투수 최고액을 안겼다. 팀 공헌도도 높았다. 올시즌 한화는 선발투수보다 불펜이 더 많은 이닝을 던진 유일한 팀이었다. WAR(대체선수대비승리기여)에서 한화 불펜은 팀에 10.13승을 더 안겨줬다. NC(11.93승) 다음으로 많다. 선발진은 2.99승으로 최하위였다.여기까지는 잘했다. 하지만 '효율성'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일간스포츠는 최근 SD(셧다운)와 MD(멜트다운)라는 새로운 구원투수 평가지표를 소개했다. 등판에서 팀 승리확률을 일정 기준 이상 끌어올리면 SD, 일정 기준 이하로 떨어뜨리면 MD를 부여한다. 세이브와 블론세이브와 비슷하지만, 세이브 상황이 아닌 모든 구원 등판에 적용된다는 게 장점이다.한화 불펜의 올시즌 SD는 118회로 LG(130회) 다음으로 많다. 타 팀에 비해 구원등판이 잦기도 했지만, 구원투수가 잘 던진 경기가 많았다는 의미다. 실제 한화 불펜진의 실력은 타 팀으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는다.정우람은 오승환 이후 최고 구원투수로 꼽힌다. 권혁은 삼성 시절 많은 기회를 얻지 못했다. 수술 이후 회복기도 있었지만, 워낙 불펜 동료들이 막강해 원포인트 구원으로 기용됐다. 하지만 그는 가장 강력한 패스트볼을 뿌리는 왼손 구원투수로 꼽힌다. 박정진의 슬라이더는 상대 타자들에게 매우 까다로운 공이며, 송창식도 좋은 공을 던진다. SD 횟수는 2위지만, MD도 가장 많다는 게 문제다. 세이브성공률처럼 SD율[SD/(SD+MD)]을 구한다면 한화는 51.8%다. 삼성(48.9%)과 롯데(50.5%) 다음으로 나쁘다. 한화는 팀 승리확률을 높일, 즉 위기 상황을 막을 능력이 있는 구원 투수가 있었다. 하지만 이들을 너무 자주, 많이 던지게 했다. 그래서 능력에 비해 많은 MD가 나왔다.여기에서 '김성근호 한화'의 두 번째 상징어인 '혹사'의 문제가 나온다. 투수를 건강하게 기용하면서도 성적을 내는 게 가장 좋다. 하지만 매우 어려운 일이다. 투수를 무리시키면서도 성적을 내는 건 그보다는 나쁘다. 더 나쁜 건 혹사를 강요하면서도 성적을 내지 못하는 것이다. SD와 MD로 본 2016년 한화 불펜은 덜 혹사를 시켰다면 더 좋은 성적이 나왔을 가능성을 보여준다.한화는 박종훈 단장 체제 아래 1·2군 분리 운영이라는 시도를 하고 있다. 불펜 운용은 기본적으로 감독의 권한이다. 하지만 불펜 투수 혹사가 야기할 부상은 감독이 아닌 구단이 감당해야 할 손실이다. 이 점은 내년 한화 구단의 잠재적인 갈등 요소다. 새로운 체제는 타협점을 찾을 수 있을까, 평행성을 달리게 될까.최민규 기자 2016.12.27 06:00
축구

[축구인 바둑 최고수 김정남 인터뷰]"축구와 바둑 그리고 인생은 같다"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세기의 대결'로 바둑 열기는 그 어느 때보다도 뜨겁다. 이로 인해 각 분야의 바둑 고수들에 대한 관심도 높다.한국 축구계에도 고수들이 많다. 허정무(61) 한국프로축구연맹 부총재가 고수라는 것은 널리 알려진 이야기다. 그런데 허 부총재를 능가하는 숨어 있는 최고수가 있었다. 바로 김정남(73) 한국 OB축구회 회장이다.기력은 아마 4단. 선수 시절 한국 축구 간판 수비수였다. 감독으로서 지난 1986 멕시코월드컵, 1988 서울올림픽을 지휘했다. 또 K리그 명가 울산 현대 최장수 감독이기도 하다.한국 축구 큰 어른이자 산증인이다.수많은 대회를 치르고 결실을 낼 때 옆에는 항상 바둑이 있었다. 바둑에서 배운 지혜는 축구의 원동력이었다. 일간스포츠는 16일 서울 용산구 효창운동장 한국 OB축구회 복지관에서 김 회장을 만났다. 그로부터 축구와 바둑, 그리고 인생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김 회장에게 그 세 가지는 같은 존재였다. ◇축구와 바둑 그리고 인생-바둑을 언제 시작했나."아주 어릴 때 시작했다. 전문적으로 배운 적은 없다. 동네바둑이고 어깨 너머로 배웠다. 당시에는 바둑 TV도 없어 신문을 통해서 많이 배웠다. 조훈현과 서봉수가 두는 것을 특히 많이 봤다. 나 역시 이창호에 열광한 사람이었다." -바둑 실력은."아마 4단이다. 1986년 한국기원에서 정식으로 공인을 받았다. 당시 나와 야구의 박영길 감독이 둔 것이 바둑책에 소개될 정도였다." -매력은 무엇인가."경기가 끝난 뒤 항상 바둑을 뒀다. 바둑은 떠들면서 하는 것이 아니다. 조용히 마음속으로 생각하며 두는 것이다. 어떤 어려움이 있어도 표현을 하지 못한다. 스스로 극복해야 한다. 마음이 수양된다. 산만하면 바둑을 두지 못한다. 집중력이 높아진다. 이창호처럼 돌부처가 돼야 한다. 바둑을 하다 보면 웬만한 일에 흔들리지 않게 된다." -바둑과 축구의 닮은 점은."바둑알도 축구공도 살아있는 생물이 아니다. 사람으로 인해 생명을 받는 것이다. 멋진 골이 들어가거나 필살의 한 수를 던질 때 너무나 아름답지 않은가. 축구는 11명이 하고 바둑은 1명이 한다. 하지만 한 수 한 수가 모여 바둑을 이루는 것이다. 축구도 바둑도 모든 플레이가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다. 조화가 중요하다. 그것이 무너지면 축구도 바둑도 망한다. 이기고 있다고 방심해서는 안 되고 욕심을 내서도 안 되는 것 역시 닮았다. 우리가 사는 인생과 같다." -복기도 공통점 같다."바둑에서 복기는 중요하다. 축구도 마찬가지다. 경기 뒤 언제나 비디오 분석을 한다. 왜 이겼는지 왜 졌는지 복기한다. 잘한 것은 키우고 잘못한 것은 고치기 위함이다. 상대팀도 철저하게 다시 분석한다."-성동격서를 좋아한다고."왼쪽을 공격하는 것처럼 하다 반대쪽에서 찬스를 만드는 것을 좋아한다. 바둑도 그렇고 축구도 이런 전술을 즐겨했다. 동쪽을 노리는 것처럼 하다 때를 기다린다. 힘을 모아 놨다 한 방에 서쪽을 친다." -세기의 대결은 봤나."물론이다. 그런데 알파고는 우리가 두는 것과 다른 방법으로 둬 해설에 집중했다. 인공지능은 수많은 서버와 장치들을 동원해서 하는데 이세돌은 혼자였다. 개인적으로 이세돌과 함께 박정환, 박영훈, 최철한 등 고수들이 상의해서 뒀으면 어떨까 생각도 해봤다." -이세돌 스승 권갑용 8단과 인연이 있다."권 사범과 친분이 있다. 권 사범에게 제대로 배웠으면 이세돌처럼 되지 않았을까. (웃음) 권 사범이 축구를 좋아한다. 바둑인 축구단 비마 축구단을 창단하기도 했다. 내가 바둑을 좋아하다 보니 서로 친해졌다. 권 사범이 '바둑과 축구는 한 군데 집중하면 안 된다. 고수들은 멀리 보고 유기적으로 모든 것들을 연결시킨다. 공만 보고 따라다니는 벌떼 축구는 실패할 확률이 높다. 전체를 봐야 한다'고 조언하기도 했다." -축구인 최고수라고 들었다."예전 한창 많이 둘 때는 모르겠지만 지금은 아니다. 열심히 두지는 않는다. 허정무가 고수다. 몇 번 둬봤는데 이겼다 졌다 했다. 허정무는 꾸준히 두고 있어 지금 붙으면 내가 질 것이다. 바둑도 축구처럼 꾸준히 훈련하지 않으면 실력이 줄어든다." ◇인생 최고의 묘수바둑에서 ‘묘수’는 수가 나지 않을 듯 한 곳에서 나타나는 절묘한 수를 말한다. 김정남은 축구에서 역사적 묘수를 던졌다. 지난 1985년 열린 멕시코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한일전 2경기였다. 묘수는 정확히 맞아 떨어졌다. 일본 원정 1차전에서는 2-1 승리를 거뒀고, 홈 2차전에서는 1-0으로 이겼다. 한국은 지난 1986 멕시코월드컵 본선에 진출했다. 한국의 8회 연속 월드컵 진출의 시발점이었다. -인생의 묘수를 꼽는다면."멕시코월드컵 최종예선 한일전 2경기다. 승리해야 월드컵에 갈 수 있었다. 한일전을 앞두고 고민을 많이 했다. 그리고 묘수를 던졌다. 최순호였다." -최순호가 왜 묘수였나."최순호는 스피드, 슈팅, 헤딩, 크로스, 패스 등 모든 것을 갖춘 최전방 공격수였다. 일본 수비의 집중수비를 받을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최순호를 수비가 몰리는 중앙에만 놓지 않고 사이드로 빠지게 했다. 오른쪽, 왼쪽 마음껏 다니라고 했다. 수비가 최순호로 인해 분산됐다. 이 전술이 2연전 모두 승리할 수 있었던 비결이었다." -어떤 효과를 봤나."3골 모두 최순호의 발에서 나왔다. 첫 골은 최순호가 사이드에서 크로스를 올렸는데 일본 수비수 맞고 나왔다. 이것을 정용환이 골로 연결시켰다. 두 번째 골도 최순호가 사이드에서 패스한 것을 이태호가 수비수 한 명을 제치고 골을 넣었다. 홈 2차전에서도 최순호가 사이드에서 들어와 슈팅을 때린 것이 골대 맞고 나왔다. 이것을 허정무가 달려들어 넣었다." -묘수는 월드컵으로 이어졌다."월드컵 조별예선 3차전 이탈리아 전에서도 비슷한 장면이 나왔다. 최순호가 왼쪽에서 가운데 들어가 슈팅을 때려 골을 성공시켰다. 최순호의 월드컵 첫 골이 그렇게 탄생했다. 묘수는 우연이 아니다. 사이드에서도 활약할 수 있는 선수라 믿었고 훈련도 많이 했다." 최용재 기자 choi.yongjae@joins.com 2016.03.18 06:00
스포츠일반

차우찬 “올 시즌 내 점수는 65점”

차우찬(27·삼성)은 '전천후'라는 수식어가 붙는 투수다. 선발부터 롱릴리프, 필승조까지 어떤 보직이 주어지더라도 견고한 투구로 믿음을 준다. 올 시즌 필승조로 활약한 차우찬은 인천아시안게임 휴식기가 시작되기 전까지 61경기에 등판해 73⅓이닝을 소화하며 팀 투수진에서 가장 많은 경기, 불펜진 중 최다 이닝을 소화했다. 그사이 개인 첫 20홀드를 챙기며 부문 4위에 올라 있다. 2011년 선발 투수로 10승을 거둔 데 이어 이번엔 불펜 투수로 자신의 커리어에 의미 있는 기록을 남겼다.모든 보직을 소화할 수 있다는 강점에도 차우찬에겐 고민이 있다. 어느덧 데뷔 9년 차이지만 자신이 어떤 이미지를 주는 투수인지에 확신이 없기 때문이다. 뚜렷하게 자신만의 색깔을 띠고 싶지만, 아직은 부족하다는 생각이다. 현재는 팀이 원하는 보직에서 자신의 역할에 충실하고 있지만, 남은 야구 인생에서 답을 구하려 한다. 빼어난 실력은 물론 긍정적인 생각과 투수로서의 목표의식은 차우찬을 리그 최고 수준의 좌완 투수로 이끌었다. 그리고 이번 인천아시안게임에서 국가를 위해 또다시 도전에 나섰다. 출발은 좋다. 차우찬은 지난 18일 열린 대표팀과 LG의 연습경기에서 1이닝 동안 3개의 삼진을 잡아내며 힘찬 첫 발을 내디뎠다. 윤석환 베이스볼긱 위원이 차우찬을 만났다. 올 시즌 삼성의 우승과 아시안게임 금메달 그리고 개인 성적까지, 성취해야할 목표가 많은 그와 지난 시간과 앞으로에 대해 진솔한 대화를 나눴다. 윤석환 베이스볼긱 위원(이하 윤)="고등학교 다닐 때 구속은 어땠어?"차우찬(이하 차)="학창시절에는 구속은 빠르지 않았어요. 고등학교 3학년 때 130km대 후반 정도였죠." 윤="고등학교 선수치고는 빠른 편 아니었나?"차="또래에 빠른 공을 던지는 투수들이 워낙 많았어요. (류)현진(LA 다저스)이, (한)기주(KIA) 같이 좋은 선수들이 있어서 제 공이 빠르다는 생각은 한 적이 없죠." 윤="가능성을 인정받고 2006년 2차 지명 1라운드로 삼성에 입단했어. 처음부터 1군에서 뛰었어?"차="아니요. 1군과 2군을 오갔죠. 주로 2군에 있었어요. 사실 데뷔 첫 해에 개막 엔트리에도 들어갔어요. 그런데 이내 어깨가 안 좋아져서 재활 기간이 길어졌죠."윤="잘하고 싶은 마음에 의욕이 앞섰던 것 아닌가?"차="그런 이유도 있었고요. 준비가 부족했어요. 프로에서의 훈련이 어떤 일정으로 들어가는지 염두에 두지 못했죠. 입단을 하게 돼서 기쁜 나머지 12월 동안에는 몸을 만들지 못했고, 1월에 캠프에서 무리하다가 몸이 안 좋아졌죠."윤="선배들 보면서 '나도 무언가 보여줘야겠다'는 마음도 들었겠지."차="아무래도 힘이 좀 들어가더라고요."윤="후배들이 들어오면 그때 경험을 바탕으로 조언해줄 수 있겠네."차="사실 말을 해주는데 저도 그랬듯 직접 겪어봐야 느끼는 것 같아요."윤="사실 코치들은 신인 투수들에게 무리하지 말라고 조언하는데 말이야. 꼭 감독님만 보시면 세게 던지더라고."차="맞아요. 꼭 그러더라고요." 윤="그럼 부상 이후에 투구폼에 변화를 줬어?"차="팔 스윙에 변화를 줬어요. 원래는 지금 (양)현종(KIA)이처럼 먼저 스윙 전에 짧게 머리 위로 올리는 스타일이었는데, 어깨를 한 번 다치고 난 뒤에는 통증이 생겨서 그렇게 안되더라고요. 다른 부분에서 큰 변화가 없고요."윤="4년 차인 2009년에 6승을 거뒀어. 다른 동기들과 비교하면 빠른 편이었나?"차="아무래도 저희 팀이 1군 진입이 쉽지 않았으니까요. 같은 팀의 입단 동기들에 비하면 빠른 편이었죠. 그런데 다른 팀의 동기들과 비교하면 많이 늦었죠."윤="사실 기대치가 다르긴 했지"차="크게 의식은 하지 않았어요. 신인 때는 그 친구들이 너무 잘하니까 신경이 쓰이기도 했지만 시간이 지나니까 그런 마음은 사라지고 '내 공만 잘 던지면 된다'는 마음이 커졌죠."윤="2009년에 생애 첫 승을 거뒀어. 당시 기분이 어땠어?" 차="사실 큰 감흥은 없었어요. 다소 늦었다고 생각했죠. 3년 동안 승리가 없었는데 비로소 '1'을 채웠으니 '이제 시작이구나'하는 생각이 들었죠." 윤="6승을 거둔 시즌을 마치고 돌아보니 어떤 마음이 들었어?"차="풀타임으로 뛰고 나니까 이제 정말 잘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죠. 사실 생각만큼 성적이 안 나왔어요. 구체적인 승수를 목표로 정한 것은 아니었지만 4년 만에 풀타임이었기 때문에 확실히 자리를 잡고 싶었거든요. 큰 인상을 남기지 못했죠." 윤="성적은 2010년이 가장 좋았어. 승률 1위(0.833)을 하기도 했고. 내가 봤을 때도 공이 정말 좋더라고." 차="사실 당시에도 캠프 때 허벅지 부상을 당했어요. 두 달 정도 재활하면서 5월쯤에야 1군에 올라갔죠. 당시에 2군에 있으면서 양일환 코치님이랑 훈련을 많이 했어요. 거의 매일 조련을 받았죠. 그전에는 힘으로만 던졌는데 조금씩 투구 밸런스가 잡히기 시작하면서 제가 생각했을 때도 조금은 좋아진 느낌을 받았어요. 이후 1군에 올라왔을 때 두산전에서 선발 기회를 얻었는데 기록은 안 좋았어요. 그런데 내용은 나쁘지 않았거든요. 그래서 다시 기회를 얻고 이후에 8연승을 할 수 있었어요." 윤="오히려 전화위복이 됐네."차="지금 생각해보면 그랬던 것 같아요. 젊었지만 한두 달 쉬면서 몸을 만들 수 있었죠." 윤="대부분의 투수들이 부상을 당했을 때 이전에 몰랐던 배움을 얻더라고."차="저도 그랬던 것 같아요. 힘 빼는 법을 알게 된 것이 가장 큰 수확이었죠." 윤="그러면서 그 해 승률 1위까지 했어."차="운이 좋았죠. 팀 성적도 워낙 좋았고요." 윤="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는 MVP를 받아도 손색이 없을 정도의 활약을 보였어. 5경기에서 12⅔이닝 동안 평균자책점 1.42를 기록했더라고."차="마음가짐이 이전과는 달랐던 것 같아요. 2012년 포스트시즌에서 부진했거든요. 팀은 우승했지만 저는 아쉬움도 컸죠. 한 시즌을 마무리하는 시점에서 허무함도 느꼈어요. 그래서 2013년 한국시리즈 전에는 다부지게 마음을 먹고 준비했어요." 윤="어떤 부분에 중점을 두고 준비했어?"차="구위를 많이 신경 썼어요. 힘을 비축해서 직구 위력을 살리고자 했죠. 막상 한국시리즈에 들어가니까 느낌이 너무 좋았어요. 몸 전체에 힘을 실어 던지는 느낌이었죠." 윤="슬라이더도 예리했어."차="지난해는 직구-슬리이더 조합이 좋았어요. 무엇보다 밸런스가 일정하다 보니까 중심이 무너지지 않고 제가 던지고 싶은 코스에 잘 들어갔던 것 같아요."윤="사실 삼성은 정규시즌 1위였기 때문에 한국시리즈까지 휴식기가 길잖아. 그 사이에 밸런스를 유지하기가 쉽지 않지."차="다른 동료 선수도 마찬가지이겠지만, 우승하는 순간의 희열을 잘 알고 있으니까요. 힘이 저절로 나는 것 같아요. 그때는 제가 미친 거고요."윤="해마다 큰 경기에서 나오는 '미치는' 선수가 그때는 (차)우찬이었구나."차="그랬던 것 같아요."윤="참 복 받은 팀이야. 그럼 가장 자신있는 구종은 슬라이더야?"차="직구하고 슬라이더를 주무기라고 생각하는데 아직 기복은 있는 것 같아요. 두 구종을 분배해서 던지죠." 윤="기복에 대해선 언제부터 의식했어?"차="2011년부터 생각하기 시작한 것 같아요. 선발로 나서면서 제 투구를 돌아볼 기회가 많았죠." 윤="지금은 선발, 롱릴리프, 필승조 다하는 전천후 선수야. 힘들진 않아?" 차="솔직히 힘든 건 전혀 없어요. 저는 되도록 많이 등판해서 공을 던지고 싶은 마음이 크니까요. 그런 부분은 좋았죠. 아쉬운 점은 투수로서 확고한 이미지를 심어주고 있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에요."윤="팬들은 어떤 생각을 할지 모르지만 감독이나 코칭스태프 입장에서는 (차)우찬이가 정말 고마운 존재일 거야."차="제가 오히려 감사해요. 어떤 상황에서든 찾아주시니까요. 믿음을 받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윤="사실 어떤 선수들은 개인 기록을 중요하게 생각해서 몸을 사리는 경우도 많거든. (차)우찬이가 좋은 본보기가 되니까 다른 선수들에게도 귀감이 되는 거지. 삼성이 잘나가는 이유가 아닐까 생각해."차="그래도 남은 야구 인생에 어떤 투수로 남을 수 있을지 계속 고민을 해야할 것 같아요." 윤="올 시즌에도 보직이 불펜 투수일 거라고 예상했어?"차="사실 저도 선발 투수로 나가고 싶었는데 코칭스태프에서 불펜진을 추천하셨어요. 개인 욕심을 내세울 수는 없잖아요. 그냥 '알겠습니다'라고 했죠." 윤="전문가들은 차우찬을 중간 투수로 쓴 건 탁월한 선택이라고 보고 있어. 만약 선발로 들어갔으면 누가 불펜에서 막았겠어."차="개인적으로 성적에 불만족스러워서…. 제 역할을 잘 못했던 것 같아요." 윤="올해는 처음으로 홀드 20개를 했어. 의미가 있는 기록이라고 생각하는데 본인은 어때?"차="사실 올 시즌 목표가 10홀드였어요. 그런데 어느 순간 보니까 20개까지 기록했더라고요. 제가 잘했다기보다는 벤치에서 좋은 상황에 내보내 주셨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 같아요." 윤="너무 겸손한 멘트 아니야?"차="실제로 최근에는 너무 오랫동안 홀드를 기록하지 못했어요. 잘 내보내주신 덕분이 맞는 것 같아요." 윤="하긴 뒤에서 안지만이 잘 받쳐주고 있기도 하지. 전체적인 투수진 조화도 좋고."차="그런데 (안)지만이 형이랑 저는 예전보다 견고함이 떨어졌다고 생각해요. (안)지만이 형과 저 모두 홀드 개수가 많아서 기록상으로는 나쁘지 않죠. 그런데 세부적으로 보면 제가 승계주자를 남기고 마운드를 내려온 경우도 많고, (안)지만이 형도 승계주자 실점이 잦았고요. 그런 부분에서 불만족스럽죠." 윤="두 선수가 그렇게 생각하니까 삼성 독주가 계속되는 것 같네. 욕심들이 많아."차="몇 년 동안 계속 그래왔기 때문에 기준이 다소 위에 있긴 해요." 윤="확실히 경기에 대한 복기도 잘하고 성적보다 내용을 중요시하는 자세가 좋은 것 같아."차="저희 투수조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 같아요."윤="홀드가 쌓이면서 이전에 승패 기록과는 새로운 느낌이 들지 않아?"차="맞아요. 새롭더라고요. 예전에는 승수에 의미를 부여했는데 지금은 홀드가 더 기분 좋더라고요. 못 막으면 정말 속상하고요." 윤="홀드 10개를 예상했는데 두 배를 해냈어. 분명 좋은 성과라고 생각해." 차="생각보다 많이 해냈다고 생각해요." 윤="사실 홀드가 이뤄지는 상황이라면 반대로 패전 가능성도 안고 마운드에 서는 거잖아. 쉽게 얻는 기록이 아니거든."차="필승조로만 나선 첫 해여서 그런 것 같아요. 단순하게 생각하기도 하고요."윤="70이닝 이상 던졌는데 몸 상태는 어때?"차="전혀 문제없습니다." 윤="올 시즌 현재까지 자신의 모습에 점수를 준다면?"차="65점 주겠습니다." 윤="사실 '차우찬은 많이 던져야 투구 밸런스가 좋아진다'는 평가가 있어. 어떻게 생각해?"차="저도 같은 생각이에요. 저는 연투하거나 투구수가 많아야 더 좋은 것 같아요." 윤="무리가 올 수도 있잖아?"차="몸을 많이 써서 그런지. 팔에 피로감이 좀 덜 한편이에요." 윤="좋은 때보면 정말 무섭다는 생각이 들어. 반면에 가끔 중요한 순간에 힘이 좀 많이 들어가는 경향도 보이더라고."차="투수 코치님들이 가장 많이 지적해주시는 부분이기도 해요. 상황에 따라 삼진을 잡아야 할 때가 있잖아요. 그럴 때 힘이 들어간다고 하시더라고요." 윤="그럴 때 한 번 '쳐보라'고 자신있게 던져 봐야해. 그러면 그 공의 감각을 느낄 수 있거든. 느껴본 적 있지 않아?"차="제가 성격이 좀 급하고, 다혈질인 면이 있어요. 마운드에 올라가면 냉정하게 생각해야 하는데요." 윤="그러면 유리한 볼카운트에서 빼는 공을 던지라는 사인을 싫어하겠다. 바로 승부하고 싶겠네."차="아무래도 그런 것 같아요. 차라리 슬라이더나 바운드 공을 던지죠. 승부하고 싶은 마음도 크지만 아직 제구력이 완벽하지 않은 것 같아요." 윤="그래도 제구력이 많이 좋아졌어. 특별한 이유가 있어?"차="접전 상황에서 마운드에 오르는 경우가 많으니까 집중력이 더 생기긴 해요. 주자가 있을 때 볼넷을 주면 안 되니까 공격적으로 들어가면서 조금 나아진 것 같아요." 윤="올해는 아시아시리즈가 취소되긴 했지만 3년 동안 11월에도 야구를 했어. 1년 일정이 너무 빈틈이 없다는 생각은 안 해봤어?"차="그런데 10년이고 20년이고 1위를 할 수 있다면 그보다 좋은 건 없는 것 같아요."윤="하긴 야구에 대해 집중할 수 있는 여건은 더 좋겠다."차="아시아시리즈가 끝나는 11월까지 몸 상태를 유지하고 긴장이 풀리기 전에 다시 다음 시즌을 준비할 수 있는 부분은 더 좋은 것 같아요. 물론 시즌이 좀 길긴 길죠."윤="그러게 말이야. 물론 우승으로 보상을 받기는 하겠지만."차="한국시리즈까지는 괜찮은데 아시아시리즈까지 가면 좀 힘들 때도 있죠." 윤="밖에서 보면 힘들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 그래도 행복하지?"차="그럼요. 계속 이어질 수 있도록 해야죠."윤="인천아시안게임 대표팀에도 선발됐어. 전천후 역할은 대표팀에서도 이어질 것 같아."차="저야 내보내 주시면 감사하죠. 선발 투수는 이미 정해져 있는 것 같고요. 혹시 나갈 기회가 있으면 최선을 다해야죠."윤="사실 약한 팀이랑 붙어도 야구는 모르는 거잖아. 어린 선수들이 나가서 흔들리면 항상 뒤에서 준비를 해야지."차="그럼요. 워낙 고민을 많이 하는 편이라 이미지 트레이닝을 하면서 준비하고 있어요." 윤="마지막으로 아시안게임에서의 각오를 한 마디 한다면."차="사실 제가 중간에 나서는 상황 없이 선발 투수가 길게 이닝을 소화해주는 편이 가장 좋죠. 그런데 아까 말씀하신 대로 야구는 모르는 거니까요. 몸 관리, 컨디션 조절 잘해서 언제 어떤 상황에 나가더라도 기대에 부응해 금메달 획득에 일조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정리=안희수 기자 2014.09.24 15:18
야구

코치 견습 한달, 김상훈 KIA 인턴의 "나의 코치 수습 이야기"

김상훈(37·KIA)이 짐짓 그라운드를 바라봤다. "이제 선수도 아닌데… 인터뷰를 해도 되나"라던 그는 쑥스러워하며 시선을 피했다. 선수 때나 지도자 입문과정에 들어서나 사람 성격은 변하지 않는 듯했다. 김상훈은 지난달 22일 15년간의 선수 생활을 접고 공식 은퇴했다. 2000년 KIA에 입단한 그는 타이거즈의 안방을 책임지며 2009~2011년, 2013년에는 '캡틴'으로 팀 안팎을 다스렸다. 선동열(51) KIA 감독은 김상훈이 정식 코치 발령은 받지 않았지만, 경기를 따라다니며 코치 견습 과정을 밟도록 배려했다. 일종의 '인턴 코치', '수습 코치'가 된 그는 홈은 물론 원정경기까지 따라나서며 지도자 교육을 받고 있다. 한 달여의 시간 동안 절실하게 배운 것 중 하나는 "지도자나 주장이나 선수들의 마음을 보살펴야 한다"는 것이었다고 한다. 그는 "나도 모르게 잔소리가 늘더라. 후배들이 간섭이라고 받아들이지 않도록 하려면 평소 서로 이해하고 마음을 다독여야 한다"고 했다. - 호칭을 어떻게 해야 하나요. 인턴 코치? 수습 코치? "딱 한 달 됐네요. 지금은 일종의 수습기간이라고 봐요. 열심히 현장에서 배우는 수련생이라고 해야 하나요. 처음에는 홈 경기만 나왔는데, 8월 들어서는 원정 경기도 따라나서고 있어요. 현역일 때는 내 것만 하고 야구만 보였어요. 지금은 전체적인 그림과 흐름을 보게 돼요. 시야가 달라진 것 같아요. 경기 중 더그아웃에 있거나 훈련이 진행될 때 선배 코치들께 물어보고 열심히 배우고 있어요." - 경기 중간 메모나 정리를 하시나요. "수첩 정리는 선수 때부터 해왔어요. 지금도 저만의 노트를 만들고 있어요. 경기 진행 과정에서 결정적인 포인트나 상황과 결과를 주로 남겨요. 아쉬운 점과 보완할 부분, 실점 내용도 적어 넣고요. 나중에 수첩을 넘겨보면서 복기도 하고 해답을 구할 수 있어요." - 친구인 서재응(KIA) 선수만 현역에 남았네요. "예전부터 (서)재응, (홍)세완이와 '우리가 선수가 아니라 코치로 다 함께 더그아웃에 서는 날이 올까'라며 농담했어요. 이제 세완이는 이미 코치고, 저는 준비 단계에 있어요. 재응이까지 셋이 함께 서 있는데 어쩐지 어색하더라고요." - 지도자로서 뿌듯하거나 적성에 맞다고 느껴질 때가 있었나요."투수들과 캐치볼을 할 때 '형이 좀 받아달라'는 이야기를 들으면 뿌듯하죠. 저는 배터리로 호흡을 맞췄기 때문에 투수들의 투구폼 변화나 밸런스, 구종까지 알고 있어요. 공을 받으면서 '이건 좀 이렇다'며 말도 해주고 코칭을 해주니까 도움이 된다고들 해요."- 현역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은 안해요? 당장 들어가서 마스크를 쓰고 싶다는. "당장 내가 안방을 지키고 싶다는 생각은 안 해봤어요. 하지만 경기 상황마다 '내가 나갔다면' 하는 아쉬움이 마음 한구석에 드는 건 어쩔 수 없는 것 같아요. 포수 장비는 구단에 반납했어요. 원래 장비는 구단 것이에요. 시즌 시작할 때 새로운 걸 받고 헐거워지면 바꾸는 식이었어요. 이제 장비 욕심은 내려놓아야죠. 매니큐어 욕심도 이제 없어졌어요.(웃음) 바를 일이 없으니까." - 코칭스태프의 어려움도 이해하게 됐을 거 같아요."감독님과 코치들의 어려움을 알게 돼요. 투수 교체와 관련한 비난이 많잖아요. 저도 현역 때는 '왜 저렇게 하지?'라고 쉽게 생각했어요. 지금 보니 선수 컨디션과 팀 상황, 다음 경기까지 고루 살피고 순간적으로 결정해야 하는 부분이에요. 절대 쉽지 않다는 걸 느꼈어요. 감독님 어깨에 올려진 짐도 새삼 보게 됐어요." - 가족들은 지도자 김상훈에 익숙해졌나요."아들이 '아빠, 어디 가'라고 물어서 '응, 야구장 가지'라고 답했거든요. 그랬더니 '아빠 은퇴했는데 왜 야구장 가?'라고 반문하더라고요. 그때 기분이 조금 묘했어요. 아내도 나름대로 아쉬움은 있을 거에요. "- 코치 김상훈은 어떤 캐릭터인가요. 잔소리는 느나요?"코치가 되니 자연스럽게 잔소리가 늘긴 해요.(웃음) 플레이를 보고나서 조언을 하는 건데, 그 선수가 받아들일 준비가 안 됐다면 잔소리나 간섭이 될 것 같아서 늘 조심스러워요. 주장을 할 때나, 코치를 할 때나 역시 중요한 건 마음이에요. 선수들을 다독이고 마음을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건 둘 다 같아요. 다독이며 해야 진심이 움직이고 서로 받아들여요. 저는 이종범(한화 코치), 이대진(KIA 코치) 선배에게 조언을 구하는 타입이었어요. 저 역시 강압적으로 특정 스타일대로 하라고 강요하기보다 합리적으로 설명하는 지도자가 되고 싶어요."- 애매한 시기에요. 하지만 마음은 평온할 것 같아요. "야구 인생에 처음으로 스트레스 없이 제 역량을 키우기 위해 시간을 쓰고 있어요. 보고 공부만 하는 시기에요. 먼 훗날 지금을 생각하면 '그때가 제일 좋고 마음 편했다'라고 생각할 것 같아요. 사실 코치 수습은 드물죠.(웃음) 긍정적으로, 감사한 일이라고 생각해요." 광주=서지영 기자 2014.08.25 08:12
야구

김기태 감독 “LG 위기? 우리는 위험하지 않다”

김기태(44) LG 감독은 최근 팀의 위기설에 대해 확실히 선을 그었다. 이제 막 반환점을 돈 시점. 그는 최근 성적표에 대해 아쉬움은 있지만 전혀 흔들리지 않았다. LG는 지난 5~7일 천적 넥센과의 경기에서 3연패했다. 지난 4월30일~5월2일 NC전 이후 66일 만에 스윕패를 당한 LG는 2위 자리를 넥센에 내주고 3위로 내려앉았다. 특히 5월11일~18일까지 기록한 4연패 이후 연패는 처음이다. 김기태 감독은 9일 잠실 NC전을 앞두고 "3연패도 할 수 있다"며 "흔히들 '위험하다'고 말하는데 그런 것 절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어 "모두 계획했던 대로 하면 된다. 시즌을 보내면서 쉽지 않은 순간이 올 거라고 예상했다"면서 "아직 57경기(9일 제외)나 남아있다. 매 경기 위험하다고 생각하면 선수들이 한 경기 한 경기 제대로 임할 수 없다"며 부정적인 시선을 차단했다. 하지만 아쉬움은 크다. 특히 지난 5일 8-4로 앞서다 10-12로 역전패를 내준 경기가 뼈아플 수 밖에 없다. 이날 LG는 9명의 투수를 투입하는 총력전을 펼쳤다. 그러나 선발 주키치가 2⅔이닝 4실점으로 강판된 뒤 이어 등판한 8명의 투수들이 5⅓이닝 8실점으로 무너졌다. 구원 부문 평균자책점 1위 LG의 계투진이 무너진 것. 팀이 최근까지 승률이 높았던만큼 계투진의 연투가 잦았고, 이로 인해 과부하가 온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다. 김기태 감독은 "1차전(5일)에서 내가 너무 욕심 냈다. 이후 복기도 많이했다. 여러 가지로 정말 의미가 많은 경기였다"고 되돌아봤다. 김기태 감독은 희망감을 표했다. 그는 경기 전 "양쪽에서 방망이를 치네요"라며 선수들을 바라보며 웃음을 지었다. 이날 LG의 훈련 때 베팅 게이지가 2곳에 설치됐다. 전날(8일) 이동일이었던 만큼 훈련량이 늘린 것도 있지만, 최근 두 경기에서 총 5득점에 그친 만큼 타격감을 끌어올리기 위한 노력이다. 또한 팀 내 타점 1위이자 주장인 이병규(등번호 9)도 허벅지 통증을 털어내고 3경기 만에 5번·지명타자로 출전했다. 김 감독은 "어제(8일) 몇몇 선수가 나와 자율 훈련을 하더라. 기분이 좋더라구요"라고 선수단을 격려했다.잠실=이형석 기자 osp5@joongang.co.kr 2013.07.09 19:40
스포츠일반

[스포츠토토] 프로토 게임의 승률을 올리기 위해서는?

국민체육진흥공단(www.kspo.or.kr)이 발행하는 체육진흥투표권 수탁사업자인 스포츠토토(www.sportstoto.co.kr)가 발행하는 고정배당률 게임인 프로토는 국내외 프로축구, 프로야구, 프로농구 등의 종목을 대상으로 2경기 이상을 조합하여 승-무-패 또는 승-패를 예상하는 게임이다. 최소 2경기의 결과만 맞히면 된다는 특성 때문에 쉽게 적중을 시킬 수 있을 것 같지만 실제 경기 결과는 예상과 빗나가는 경우가 심심치 않게 발생하는 것도 또한 프로토의 특성이라 할 수 있다. 과연 이런 프로토 게임의 승률을 올리기 위해서는 어떠한 점을 참고 해야 하는 지 살펴보자.▶ 베팅이 끝난 후 복기를 하라베팅이 끝나고 승부 결과가 나오면 반드시 복기를 해야 한다. 바둑을 두면 고수들은 복기를 필수적으로 한다. 복기는 부족한 부분을 찾아서 메우고 똑 같은 실수를 되풀이 하지 않기 위해서 한다. 축구 경기는 예상대로 모두 실현되지는 않는다. 강팀이 약팀에게 발목이 잡혀 패배를 당하는 이변이 속출 하기도 한다. 사후에 예상하지 못한 변수들을 다시 한번 되새김으로써 비슷한 상황에서 경기가 치러질 경우 잘못된 판단으로 인한 실수를 줄일 수 있다. 매번 조건과 상황이 바뀌지만 유사한 상황과 조건은 얼마든지 나온다. 복기를 통해 상황에 따른 대비책을 갖는 다면 비슷한 경우 얼마든지 효과를 볼 수 있다. ▶ 복기의 포인트는 '사전 메모'복기도 엄연한 분석일 뿐만 아니라 분석의 시작이다. 분석은 백지 상태에서 하는 것이 아니고 방대한 자료를 바탕으로 하는데, 그 자료 중 하나가 바로 복기다. 복기의 중요포인트는 사전 메모이다. 사전 메모를 해야 사후에 비교를 할 수 있는 것은 말할 것도 없다. 경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여러 변수 중에서 자신이 생각한 변수와 실제 경기에서 나타난 변수를 비교해 봐야 한다.실패는 시행착오를 통해 혁신으로 비약할 수 있는 자산이다. 실패라는 교훈을 통해 얻는 것이 없다면 똑 같은 실수가 반복되며 패배할 수 밖에 없다. 복기를 통해 얻는 교훈이 있다면 다시 시도할 때는 성공할 가능성이 훨씬 높다. 이은경 기자 kyong88@joongang.co.kr 2012.10.10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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