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뮌헨, SON·케 깨고 KIM·케 조합 의지↑… 1000억 퇴짜→1426억 장전 “주전+트로피 케인에 매력”
단순 ‘관심’이 아니다. 바이에른 뮌헨은 진심으로 해리 케인(30·토트넘)을 품고 싶어 한다. 한 차례 토트넘에 퇴짜맞았지만, 2차 제안을 준비한다.영국 매체 데일리 메일은 28일(한국시간) “뮌헨은 6000만 파운드(1000억원)의 제안을 (토트넘에) 거절당한 후 케인을 위한 화려한 두 번째 입찰을 준비하고 있다”며 “8600만 파운드(1426억원)의 이적료로 그의 계약을 확보할 수 있다고 믿는다”고 보도했다.뮌헨이 케인을 얼마나 원하는지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케인은 토트넘과 계약이 딱 1년 남았다. 더구나 30대에 접어들었다. 제아무리 기량이 빼어나도 1000억원 이상을 투자하기는 쉽지 않다. 계약이 끝나는 1년 뒤면 경쟁이 치열해질 수도 있지만, ‘공짜’로 품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여름 케인과 함께하길 원하는 뮌헨은 이적료를 올리는 통 큰 결정을 내렸다.다만 다니엘 레비 토트넘 회장의 마음이 중요하다. 앞서 뮌헨은 케인을 품기 위해 6000만 파운드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토트넘이 거절했다고 한다. 앞서 영국 스카이 스포츠는 “토트넘은 어떤 제안도 거절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고 전했다. 현지에서는 레비 회장이 케인의 몸값으로 1억 파운드(1658억원)를 원한다고 관측했다. 레비 회장의 의중은 알 수 없지만, 당장 케인과 계약을 연장할 수 없어도 우선은 지킨다는 입장으로 해석된다. 뮌헨의 2차 제안에 토트넘의 자세가 바뀔지는 미지수인 셈이다.
앞서 비슷한 사례가 있다. 케인은 지난 2020년 공개적으로 이적 의지를 드러냈다. ‘우승하고 싶다’는 발언 이후 맨체스터 시티와 강력히 연결됐다. 당시 맨시티도 세르히오 아구에로(아르헨티나)의 뒤를 이을 스트라이커가 필요했는데, 토트넘의 자세가 완강했다. 한 발도 물러서지 않았고, 결국 케인의 이적은 무산됐다. 당시 많은 이들이 레비 회장의 ‘고집’에 혀를 내둘렀다. 이후 케인의 이적설은 잠잠했는데, 계약이 1년가량 남은 시점부터 서서히 스파크가 튀었다. 최전방 공격수가 필요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레알 마드리드 등이 케인을 영입 후보에 올렸다. 하지만 최근 들어 두 팀의 이름은 쏙 들어갔고, 갑작스레 뮌헨이 케인의 차기 행선지로 떠올랐다. 현지 보도를 종합하면 뮌헨은 케인을 품고 싶은 의지가 매우 강하다. 잉글랜드 무대를 한 번도 떠난 적 없는 케인도 뮌헨행을 바란다. 매체는 “케인이 뮌헨과 원칙적으로 합의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케인은 과거부터 꾸준히 자국에 남아 앨런 시어러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최다골(260골) 기록을 깨고 싶다는 바람을 내비쳤지만, 해외 이적에 마음을 연 것으로 보인다.
뮌헨은 케인에게 최고의 행선지가 될 수 있다. 케인은 EPL 득점왕 3회, 도움왕 1회 등 그동안 화려한 개인 커리어를 작성했지만, 우승 경험이 단 한 차례도 없다. 이따금 트로피를 들어 올릴 기회를 앞두고도 번번이 미끄러졌다. 소속팀 토트넘을 비롯해 잉글랜드 대표팀에서도 거듭 쓴잔을 들었다. 오죽하면 팬들과 다수 축구전문가도 케인에게 이적을 추천한다. 세계에서도 손꼽는 명문 팀인 뮌헨은 케인의 묵은 갈증을 해결해 줄 수 있다. 데일리 메일은 “케인의 빈 트로피 캐비닛을 채워야 한다고 생각하는 많은 이들에게 올 시즌 리그 11연패를 달성한 토마스 투헬 감독의 팀에서 주전으로 활약할 수 있다는 것은 매력으로 어필될 것으로 보인다”고 짚었다. 우승이 보장되는 팀에서 케인이 주전으로 활약할 수 있다는 자체가 ‘매력’이라고 본 것이다.사실상 케인 영입전에서 뮌헨의 경쟁팀은 없다. 맨유 역시 한발 물러선 모양새다. 매체는 “맨유의 케인 영입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면서 “에릭 텐 하흐 맨유 감독은 구단에 케인 이적 요청서를 제출해 달라고 최종 요청했지만, 타협을 모르는 레비 토트넘 회장이 거액의 이적료를 받지 않는 한 자신의 소중한 자산을 리그 라이벌로 보내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재 맨유는 빅터 오시멘(나폴리) 등 여러 공격수를 둘러보고 있다. 대개 구단은 핵심 선수를 같은 리그의 타팀으로 보내길 꺼린다. 향후 리그에서 경쟁할 때 비수를 꽂을 수도 있고, 팬들이 구단의 결정을 비판하기도 한다. 타 리그보다 같은 리그 팀에 선수를 매각하는 것이 ‘리스크’가 큰 셈이다. 더구나 케인은 토트넘의 상징과도 같은 인물이라 맨유 유니폼을 입는다면, 여느 선수보다 파장이 클 것은 당연지사다. 다만 토트넘과 직접적인 경쟁을 하지 않는 해외 이적은 이야기가 달라질 수 있다. 오히려 토트넘 팬들은 케인의 건승을 빌 가능성이 크다.
케인의 뮌헨 이적은 여러모로 ‘윈윈’이 될 수 있다. 케인은 그간 마음에 품었던 우승 갈증을 뮌헨에서 해결할 수 있다. 지난 시즌 마땅한 스트라이커가 없었던 뮌헨은 검증된 공격수 케인을 품으면서 최전방에 관한 고민을 해소할 수 있다. 보도대로라면 토트넘 역시 순식간에 ‘큰돈’을 거머쥘 수 있다. 물론 케인의 대체자를 찾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뮌헨은 2023~24시즌을 앞두고 대대적인 개혁을 꿈꾼다. 최전방에는 케인, 후방에는 김민재(나폴리) 영입을 추진 중이다. 나폴리의 이탈리아 세리에 A 제패 주역으로 평가받는 김민재 역시 뮌헨행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뮌헨은 뤼카 에르난데스, 뱅자맹 파바르의 올여름 이탈을 대비해 김민재를 이들의 대체자로 점찍었다.
만약 뮌헨이 원하는 두 이적이 성사된다면, 순식간에 최전방과 후방이 강해진다. 세계에서 가장 날카로운 창과 단단한 방패를 장착하게 되는 것이다. 김민재의 이적이 유력하다는 것을 아는 국내 축구 팬도 두 선수의 조합을 기대하고 있다. 케인은 손흥민과 토트넘에서 8년간 찰떡 호흡을 자랑했다. 둘은 EPL 역대 가장 많은 골(47골)을 합작했다. 2위와 차이가 커 당분간은 깨지지 않을 ‘대기록’으로 평가된다. 이제 둘의 ‘케미’를 볼 가능성이 작아지고 있어 아쉬움의 목소리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김민재와 손발을 맞추는 순간을 많은 팬이 고대하고 있다.
결국 관건은 악명 높은 레비 회장의 자세다. 데일리 메일은 “토트넘은 그들의 부적(케인)이 어느 곳도 가지 않을 것이라고 단호하게 말하고 있다. 어떤 시나리오에서는 그를 매각하기보다 계약이 만료되는 내년 여름에 무료로 잃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희웅 기자
2023.06.29 06: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