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 축구 대표팀 감독이 직전 경기 대패의 충격을 극복하고 승전고를 울린 선수단에 박수를 보냈다.
홍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14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10월 A매치 친선전서 파라과이를 2-0으로 제압했다. 지난 10일 브라질에 0-5로 완패했던 대표팀은 이날 결과로 10월 A매치 1승 1패라는 성적표를 받아냈다.
이날 대표팀은 상대 실수를 놓치지 않고 득점으로 연결해 승전고를 울렸다. 전반 15분 상대 수비가 제대로 걷어내지 못한 공을 엄지성(스완지시티)이 마무리하며 기선을 제압했다. 이어 후반 30분 김문환(대전하나시티즌)의 기습적인 스로인을 건네받은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이 환상적인 로빙 패스를 시도했다. 수비 뒷공간을 누빈 오현규(헹크)가 깔끔하게 마무리하며 쐐기를 박았다.
이날도 대표팀은 브라질전과 같은 백3 전형을 택했고, 9월 미국전(2-0 승) 이후 또다시 무실점 승리에 성공했다.
홍명보 감독은 공식 기자회견에 참석해 “선수들에게 축하한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라고 운을 뗀 뒤 “이 경기는 월드컵 1차전 대패 뒤의 2차전을 가정한 무대였다. 어려운 패배 뒤 짧은 시간 준비했는데, 선수들이 이를 극복했다. 그 어떤 것보다 큰 소득”이라고 호평했다.
다만 경기 내용에 대한 시선은 엇갈린다. 결과적으로 무실점에 성공했지만, 전반 막바지 이한범의 패스 실책으로 득점 기회를 내줬다. 골키퍼 김승규가 선방하며 간신히 위기를 면했다.
후반에도 마찬가지였다. 팀이 1-0으로 앞선 후반 25분, 상대의 직접 프리킥이 골대를 강타했다. 2차 슈팅 마저 골대 상단으로 향했다. 대표팀 입장에선 행운이 따른 순간이었다. 이후로도 수비 진영에서의 아쉬운 플레이가 몇 차례 보였다. 파라과이의 컨디션이 더 좋았다면, 무실점을 장담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홍명보 감독은 “수비진에선 개인적 실수가 나왔다. 지난 경기 이후 선수들이 가진 부담감이 나타났을 거”라며 “조직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보지 않는다. 중요한 건 우리가 실점하지 않았다는 거”라고 강조했다.
이어 “브라질전 결과 뒤 정신·신체적이 어려움이 있는 상황에서, 패배에 대한 두려움이 분명히 있다. 하지만 모든 구성원이 자기 위치에서 각자 역할을 하려고 한 것이, 경기를 잘 마친 이유”라며 선수단을 거듭 칭찬했다.
홍명보 감독은 2026 월드컵까지 남은 4~6경기에 대한 계획을 덧붙이기도 했다. 홍 감독은 “공식적으로는 11월과 2026년 3월 4경기가 예정돼 있다. 조 추첨에 영향이 있는 FIFA 랭킹도 중요하지만, 11월부터는 점검 범위를 좁힐 거”라며 “선수들의 장단점에 대한 분석은 끝났다. 3선, 수비 조합에 대한 고민은 계속 해야할 과제”라고 말했다.
김우중 기자 ujkim50@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