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IS 수원 모먼트] 유원상-유민상, 25년 만에 역대 2호 형제 투타 맞대결 '감격'
마운드엔 형이, 타석엔 동생이 섰다. KT 투수 유원상(34)과 KIA 내야수 유민상(31)이 KBO 리그 역대 두 번째 형제 투타 맞대결을 펼쳤다. 세 살 터울 형제인 유원상과 유민상은 26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KT-KIA전에서 데뷔 후 처음으로 각각 투수와 타자로 맞섰다. KIA가 3-0으로 앞선 7회 마운드에 오른 유원상은 1사 1·2루서 타석에 들어선 동생 유민상과 맞닥뜨렸다. 1995년 9월 5일 전주구장에서 열린 쌍방울-태평양 전에서 태평양 투수 정명원과 쌍방울 타자 정학원이 투타 맞대결한 이래 무려 25년 만에 성사된 장면. 당시엔 정명원이 정학원을 유격수 땅볼로 솎아냈다. 이번에도 결과는 비슷했다. 투수인 형이 동생을 이겼다. 팀이 지고 있는 상황이라 굳은 표정으로 마운드를 지킨 유원상은 볼카운트 3B-1S로 불리한 상황에 몰렸지만, 5구째 내야로 높이 뜨는 유격수 플라이로 동생을 아웃시켰다. 이어 다음 타자 나주환까지 1루수 파울플라이로 잡고 추가 실점 없이 임무를 완수했다. 유승안 전 경찰야구단 감독의 아들로 유명한 유원상과 유민상은 각각 2006년 한화와 2012년 두산에 입단해 형제 프로야구 선수의 꿈을 이뤘다. 이어 함께 프로 유니폼을 입게 된 지 8년 만에 마침내 투수와 타자로 선의의 경쟁을 펼쳤다. 프로야구 선수의 애환을 공유해 온 유원상-유민상 형제에게는 경기 결과와 별개로 평생 잊기 어려울 기념비적인 순간이다. 내야 플라이로 돌아선 유민상이 더그아웃으로 돌아간 뒤에도 기분 좋은 미소를 감추지 못한 이유다. 수원=배영은 기자
2020.05.26 2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