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gma2024 ×
검색결과30건
국가대표

손흥민·이강인 합작골에 웃은 한국, 태국 3-0으로 완파

한국 축구대표팀이 3월 A매치 마지막 경기에서 태국을 상대로 승전고를 울렸다. 주장 손흥민은 이강인의 패스를 받아 쐐기 득점에 성공하며 화해의 포옹을 나눴다.황선홍 임시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26일 오후 9시 30분 태국 방콕의 라자망갈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C조 4차전 태국과의 경기에서 3–0으로 이겼다. 전반전 이재성의 선제골, 이어 후반전 손흥민과 박진섭의 추가 득점이 나왔다. 한국은 이날 승리로 최종 예선 진출의 9부 능선을 넘었다. 4차전 결과로 C조는 1위 한국(승점 10) 2위 중국(승점 7) 3위 태국(승점 4) 4위 싱가포르(승점 1) 순이 됐다. 사실상 남은 2경기와 상관 없이 최종 예선 진출을 눈 앞에 뒀다. 무엇보다 이번 3월 A매치 기간의 해결 과제를 풀어낸 것이 호재다. 한국은 지난달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4강 탈락 이후, 위르겐 클린스만 전 감독의 경질에 이어 손흥민-이강인의 물리적 충돌 등 내우외환에 시달렸다. 대표팀의 선수들의 불화 소식을 대한축구협회가 인정하는 등 축구계를 넘어 사회 전반에 주목을 받았다. 지난 11일 대표팀 명단 발표 당시엔 이강인을 비롯한 일부 선수들의 발탁 소식에 반감을 드러내는 팬들도 있을 정도였다.이에 황선홍 감독은 “내가 이 자리에 있는 건 감독의 역할도 있지만, 다른 역할도 있다고 생각한다”라며 축구계 선배로서 이 위기를 극복할 것이라 목소리를 높였다. 팬들이 기대한 화끈한 결과는 아니었지만, 1차 목표인 조별리그 승점 확보에는 성공했다. 무엇보다 팬들이 기대한 이강인과 손흥민의 합작 득점까지 나왔다. 이강인은 손흥민의 득점 후 곧바로 그에게 달려가 안기며 화합의 포옹을 나눴다. 그동안 이들을 둘러싼 ‘하극상’ ‘탁구게이트’ 등 불명예스러운 꼬리표를 떼기에 충분한 장면이었다.3월 A매치를 마무리한 한국의 다음 과제는 이들을 이끌 정식 사령탑을 맞이하는 것이다. 향후 KFA의 행보에 팬들의 시선이 몰리는 이유다. 이날 황선홍 감독은 먼저 전방에 조규성·손흥민·이재성·이강인을 배치했다. 3선은 황인범과 백승호. 백4는 김진수·김영권·김민재·김문환으로 구성했다. 골키퍼 장갑은 조현우가 꼈다. 직전 3차전과 비교하면 조규성·이강인·김문환이 선발 기회를 잡았다.말 그대로 전 포지션에 변화를 준 셈이었는데, 경기 초반은 태국이 주도했다. 한국이 코너킥 수비 이후 제대로 진영을 갖추지 못한 사이, 결정적인 스루패스가 수파촉 사라찻에게 향했다. 그의 슈팅이 골문 위로 크게 뜬 것이 위안이었다.다소 부정확한 패스를 주고받은 두 팀이었는데, 한국이 먼저 결정적인 기회를 잡았다. 전반 13분 이강인의 힐패스를 받은 황인범이 전방을 향해 날카로운 스루패스를 건넸다. 이를 손흥민이 왼발 슈팅으로 이어갔으나, 상대 육탄 방어에 막혀 아쉬움을 삼켰다. 하지만 아쉬움은 단 5분 만에 만회했다. 하프 스페이스에서 공을 잡은 이강인이 멋진 턴 동작 후 정확한 스루패스를 조규성에게 건넸다. 조규성은 침착하게 상대 골키퍼를 제친 뒤, 슈팅까지 이어갔다. 공은 빗맞았지만, 이를 쇄도하던 이재성이 상대 수비와의 경합 끝에 밀어 넣으며 선제골을 터뜨렸다.여유를 찾은 한국은, 다시 한번 수비 실수로 아찔한 장면을 연출했다. 전반 막바지 김문환이 수비 진영으로 스로인을 했는데, 이를 백승호가 제대로 터치하지 못했다. 위험 지역에서 자라엔삭 윙고른이 강력한 슈팅을 시도했는데, 조현우가 침착하게 저지했다. 다소 어수선한 전반전을 마친 한국은 후반 시작과 함께 백승호 대신 박진섭을 투입하며 수비를 강화했다. 이에 맞선 태국은 후반 시작과 함께 한국 진영에 7명의 선수를 투입하는 등 공격 강도를 최대한 높였다.이때 일격을 날린 게 이강인이었다. 그는 후반 9분 역습 상황에서 정확한 왼발 패스를 손흥민에게 건넸다. 손흥민은 침착한 드리블 후 강력한 왼발 슈팅으로 태국의 골망을 흔들었다. 이강인은 손흥민의 득점 직후 그에게 달려가 안기며 화합의 장면을 연출했다.이후 한국은 침칙한 운영으로 펼쳤고, 손쉽게 태국의 수비를 공략했다. 한편 후반 28분엔 쿨링 브레이크와 함께 다시 한번 대대적인 교체를 단행했다. 황 감독은 황인범·김문환·이강인을 빼고, 정호연·설영우·송민규를 투입했다. 정호연은 생애 첫 A매치 데뷔전에 나섰다.이후 한국이 쐐기를 박았다. 주인공은 박진섭. 그는 후반 37분 코너킥 공격 뒤 후속 상황에서 김민재가 머리로 떨궈준 공을 오른발로 밀어 넣으며 팀의 3골 차 리드를 안겼다. 사실상 전의를 상실한 태국의 수비는 헐거워졌다. 손흥민, 송민규가 여러 차례 뒷공간 침투에 성공했다. 연이은 오프사이드가 유일한 흠이었는데, 비디오 판독(VAR)이 있었다면 결과는 달라질 수도 있었다. 김우중 기자 2024.03.26 23:30
프로야구

원팀 맞나? 롯데는 지금 내우외환

롯데 자이언츠가 그라운드 안팎에서 힘겨운 사투를 벌이고 있다. 롯데는 "팀 분위기를 쇄신하기 위해 코칭스태프 보직 변경을 단행했다"고 지난 27일 밝혔다. 수석·타격 코치를 겸임하던 박흥식 코치가 타격 파트만 맡고, 대신 이종운 퓨처스(2군) 감독이 1군 수석 코치로 합류했다. 배영수 1군 메인 투수코치가 퓨처스 총괄 코치, 사실상 퓨처스 감독직을 맡는다. 김현욱 컨디셔닝 코치가 1군 투수 코치를 담당한다. 코치진 보직 변경이 '항명 사태' 때문이라는 루머가 나왔다. 롯데 구단은 "(코치가 감독에게) 항명한 건 아니었다. 의견을 주고받는 과정에서 대립이 있었을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래리 서튼 롯데 감독은 "코치진 개편은 선수단 분위기 쇄신 차원이다. 6월 들어 성적이 좋지 않아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며 "(코치진 화합은) 문제없다"고 말했다. 항명이든, 의견 대립이든 심각한 갈등 및 분열이 벌어진 건 확실하다. 불과 닷새 만에 두 차례나 코치진을 개편했다. 지난 23일 롯데는 김평호 1루·주루 코치를 2군으로 내리고, 대신 나경민 퓨처스 3루·외야 수비 코치를 불러올렸다. 대개 성적 부진 등의 이유로 코치진을 개편할 때 한 번에 이뤄진다. 일주일도 채 지나지 않아 수석 코치와 투수 코치, 퓨처스 감독 등 주요 코치진 이동을 결정하는 건 그만큼 내부 분위기기 심상치 않다는 의미다. 더군다나 최근 원정 구장에서 래리 서튼 롯데 감독과 A코치가 설전을 벌였다. 이 모습을 일부 선수들이 목격했다.결국 팀 성적 부진 탓이다. 롯데는 6월 초까지 LG 트윈스, SSG 랜더스와 선두 다툼을 벌였다. 개막 첫 달을 1위(0.636)로 마감했고, 5월(0.591)에도 상승세를 탔다. 하지만 6월 초 이후 6연속 열세 시리즈(1승 2패 또는 3패)로 분위기가 꺾였다. 한때 승패 마진이 +11까지 기록했지만 최근에는 5할 승률마저 위태롭다. 성적이 잘 나올 때는 이런 갈등이 크게 두드러지지 않았지만, 순위가 떨어지면 수면 아래 있던 갈등이 표출되기 마련이다. 롯데는 최근 몇 년간 외부에서 영입해온 인사들이 많다. 문제는 성적이다. 팀 성적에 따라 이런 갈등이 더 커질 수도 있다. 위험 요소가 도사리고 있다. 서튼 감독의 계약 기간은 올해까지다. 또 지난해 한 차례 계약 기간이 만료된 구단 고위층에는 올 시즌 성적이 상당히 중요하다. 급한 마음에 다툼이 커질 수 있는 환경이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겸 구단주는 최근 야구장 방문을 늘려가며 야구단에 애정을 쏟고 있다. 지난가을 190억원의 유상증자 역시 신 구단주의 전폭적인 지원 없이 불가능했다. 롯데 팬들은 홈, 원정 가릴 것 없이 현장 응원으로 가장 많은 만원 관중을 달성했다. 롯데가 올스타 '베스트12' 최다 7명이나 배출한 것도 팬들의 열렬한 응원 덕분이다.그러나 일부 프런트와 코치는 서튼 감독이 늘 강조해 온 '원팀(One Team)'의 모습은 전혀 아닌 듯하다. 그라운드에선 '상대'와 경쟁하고, 현장과 더그아웃에선 '내부'와 맞서 싸우는 모습이다. 롯데는 지금 내우외환에 빠졌다. 이형석 기자 2023.06.28 16:25
산업

나홀로 사업장 현장점검 롯데 신동빈, 위기 극복 인사 카드는

롯데그룹의 인사가 예년에 비해 늦어지고 있다. 글로벌 경기 침체와 불확실성에 대비해 주요 그룹들이 ‘이른 인사’로 조직 재정비에 나서고 있는 데 반해 롯데는 심사숙고의 시간이 길어지고 있다. 롯데건설발 유동성 위기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안정과 쇄신을 놓고 어떤 선택을 할 것인지 관심이 쏠린다. ‘내우외환’ 극복 신동빈의 카드는 11일 재계에 따르면 오는 15일 롯데그룹의 인사가 유력하다. 지난 2년간 11월 말에 인사를 해왔던 것과 비교하면 보름 이상 늦어지고 있는 셈이다. 롯데는 영업이익 부문에서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했던 롯데케미칼이 적자로 전환했고, 레고랜드 사태로 롯데건설이 흔들리고 있다. 게다가 롯데홈쇼핑이 새벽 방송 ‘블랙아웃 처분’을 받는 등 국내외적인 경영환경이 썩 좋지 않다. 롯데홈쇼핑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 지난 2019년 내린 업무정지 처분에 대한 대법원의 판결이 확정됨에 따라 내년 2월 1월부터 7월 31일까지 6개월간 오전 2~8시 방송을 송출할 수 없게 됐다. 당시 방송 재승인 심사 기간에 미래창조과학부(현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제출한 사업 계획서에 임직원의 범죄 행위를 허위로 작성한 혐의가 적용되면서다. 신동빈 회장은 이미 2020년 말 인사부터 젊은 최고경영자(CEO)를 전진 배치하는 등 세대교체를 강행했다. 황각규 전 부회장을 과감히 내쳤고, ‘순혈주의’를 버리고 외부 인사를 적극적으로 영입하며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었다. 김상현 롯데쇼핑 대표이사 겸 부회장이 대표적 인물이다. 그는 ‘롯데맨’이 아니면서 처음으로 롯데쇼핑의 지휘봉을 잡았다. 불과 5년 전만 해도 롯데그룹의 주력은 쇼핑·유통이었다. 하지만 코로나19 팬데믹을 겪으면서 변화의 흐름 속에 쇼핑·유통 사업은 산고 끝에 화학사업군에 ‘주력 지위’를 빼앗겼다. 백화점과 면세점 사업은 신세계와 현대백화점그룹 등에 쫓기고 있고, 이커머스 시장에서는 쿠팡, 네이버 등에 밀려 여전히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신동빈 회장은 쇼핑·유통 현장을 직접 살펴보는 등 인사를 앞두고 장고의 시간을 갖고 있다. 현장에서 소비자의 동향을 점검하고 목소리를 듣는 등 초심으로 돌아가 돌파구 마련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지난 3일 서울역 롯데마트에 나타난 신 회장은 수행원이나 그룹 임원진 없이 홀로 매장을 둘러보며 현장을 점검했다. 주말에 깜짝 방문한 신 회장은 서울역 롯데마트 지점 담당자와 함께 1·2층 구석구석을 돌아보며 소비 트렌드 등을 점검하는 모습을 보였다. 주말에 직접 사업 현장을 둘러보고 돌파구의 실마리를 찾으려는 초심의 행보를 보이고 있는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롯데는 그동안 쇼핑·유통이 절대적인 매출을 보여왔는데 최근 그 주력 사업에서 부진하다 보니 부침을 겪으며 고심하는 행보가 나타난다”고 말했다. 장남 신유열과 여성 경영자 중용 가능성 경영 승계도 롯데그룹의 관심사다. 신동빈 회장의 장남인 신유열 롯데케미칼 상무가 중책을 맡을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신 상무는 2020년 일본 롯데와 일본 롯데홀딩스 부장으로 입사했고, 올해 5월 미등기 임원으로 이름을 올렸다. 오너가 3세 신유열 상무는 글로벌 사업 동향과 신사업전략 검토 등의 업무를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그룹이 유통 중심에서 벗어나 헬스·바이오·모빌리티 등을 신사업 동력으로 삼고 있는 가운데 신 상무가 이런 업무를 중점적으로 맡을 가능성이 있다. 신 상무는 지난 9월 신 회장의 베트남 출장 때 함께 동행하는 등 본격적인 글로벌 현장 경영에 뛰어들었다는 평가다. 이번 인사에서는 내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는 계열사 인사들의 연임 여부에도 시선이 쏠린다. 현재 이동우 롯데지주 부회장, 강성현 롯데마트 대표, 김교현 롯데케미칼 부회장 등이 임기 연장의 기로에 섰다. 특히 주력 계열사로 떠오른 롯데케미칼은 올해 글로벌 경기 침체로 실적에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최근 여성 경영인들을 중용하고 있는 추세라 롯데그룹에서도 파격적인 여성 임원 승진 가능성도 제기된다. 롯데는 지난 2018년 5대 그룹 중 최초로 여성 CEO를 발탁한 사례가 있다. 당시 롯데의 헬스·뷰티숍 롭스의 신임 대표로 선우영 롯데하이마트 온라인 부문장이 뽑혔다. 하지만 기대를 모았던 롭스는 내리막길을 걸으며 길거리에서 사라졌다. 신 회장은 그간 여성 인재 육성을 강조해왔고, 지속해서 여성 임원을 늘리고 있다. 지난해에는 6명의 신규 여성 임원이 탄생했다. 롯데 관계자는 “예전보다 인사 시기가 늦어지는 건 철저한 검증을 거치는 것 때문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2.12.12 07:00
경제

유급휴직·감산·안전사고…위기의 포스코

포스코가 창사 이래 최악의 위기를 맞고 있다. 포스코는 지난 16일부터 포항·광양제철소 일부 생산라인 가동을 중단했다. 이로 인해 광양제철소는 유급 휴직이 시작됐다. 이처럼 1968년 포스코 창사 이래 첫 유급 휴직이 도입되는 등 위기감이 팽배하다. 유급 휴업을 하면 해당 직원들은 평균 임금의 70%를 받게 된다. 최정우 포스코 회장은 결국 ‘최후의 수단’인 감산 카드를 꺼냈다. 코로나19로 야기된 글로벌 경기 침체로 포스코는 창사 이래 두 번째 감산을 결정했다. 세계 5위 철강업체인 포스코의 감산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2년 만이다. 여기에 포스코는 4000억원을 들여 수리한 광양제철소 3고로의 가동 시점도 조정하기로 했다. 포스코는 지난달 28일 광양 3고로를 재가동할 계획이었으나 시장 상황에 맞춰 연기했다. 코로나19 여파로 철강업계 업황은 최악이다. 이런 위기는 실적에서 고스란히 나타난다. 포스코는 올해 1분기 매출 14조5458억원, 영업이익 7053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1조4000억원이 줄었고, 영업이익은 4976억원으로 무려 41%나 빠졌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자동차 생산 등이 줄어들면서 2분기 실적 전망도 우울하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포스코의 2분기 영업이익은 지난해보다 62.1%나 급감한 4046억원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최 회장이 최후의 보루였던 감산 카드를 꺼냈음에도 실적 전망은 어두워지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포스코가 1조1050억원의 투자를 약속하며 중점을 뒀던 안전시스템에 경고등이 켜졌다. 포스코는 지난 2018년 1월 외주업체 노동자 4명의 질소질식 사망사고 직후 ‘3년간 1조1050억원 투입, 안전 전문인력 200여 명 확보’ 대책을 내놓았지만 유명무실한 상황이다. 민주노총 금속노조 포스코지회는 “원인 규명과 책임자 처벌이 없다면 화재와 폭발, 죽음과 부상이 끊이지 않는 전쟁터와 같은 포스코는 계속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포스코에 따르면 지난 16일 포항제철소 내 쇳물운반기차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쇳물이 밖으로 쏟아졌다. 이로 인해 붉은색 연기가 공중으로 치솟았고, 놀란 시민들이 신고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연이은 사고에 시민들은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불과 사흘 전인 13일 포항제철소 내 스테인리스스틸 소둔산세 공장에서 불이나 소당당국의 헬기와 소방차 등이 동원되기도 했다. 당시에는 시뻘건 화염과 함께 검은 연기와 유독 가스가 한참 동안 뿜어져 나와 하늘을 뒤덮었다. 2018년 11월 최 회장이 취임한 뒤에도 안전사고가 끊이질 않고 있다. 안전시스템 확충을 약속했음에도 2명의 노동자가 사고로 숨을 거뒀다. 그런데도 책임자의 진정성 있는 사과 한마디조차 없다. 시민들이 잇단 화재와 사고로 불안에 떨자 포항환경운동연합은 "최근 2∼3년 동안 연이어 발생하는 인명사고와 폭발, 화재 사고로 인해 포스코가 강조해 온 안전과 환경 설비 투자는 신뢰를 잃고 있다"며 "포스코는 노동자와 시민 안전을 위해 잦은 사고에 대한 사과와 해명, 구체적인 재발 방지를 약속하라"고 촉구했다. 김두용 기자 kim.duyong@joongang.co.kr 2020.06.19 07:00
스포츠일반

내우외환에도 라운딩…'못말리는 골프광' 트럼프

뉴욕증시가 3%대 폭락한 지난 15일(이하 한국시간) 도널드 트럼프 제 45대 미국 대통령은 미국 뉴저지주 배드민스터에 위치한 자신 소유의 ‘트럼프 내셔널 골프클럽’에서 골프 휴가를 즐겼다. 중국과의 무역 전쟁과 지난주 텍사스주와 오하이오주에서 31명의 목숨을 앗아간 총기 참사 등 내우외환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트럼프의 골프 휴가에 대한 미국 내 언론의 반응은 싸늘했다.트럼프는 지난 13일 미국프로골프협회(PGA) 투어에서 5승을 거둔 ‘필드의 악동’ 존 댈리(미국)를 불러 라운드를 즐기면서 따가운 눈초리를 받았다. 둘의 라운드는 댈리가 자신의 소셜미디어네트워크서비스(SNS)에 트럼프와 함께 한 사진을 공개하면서 온 세상에 알려졌다.미국의 정치전문매체인 폴리티쿠스(Politicus) USA는 18일 “트럼프는 2년 7개월여의 재임 기간 동안 207번의 골프 여행을 하면서 약 1억800만달러(약 1308억원)의 비용을 썼다”고 보도했다. 폴리티쿠스의 기사는 하루 전인 17일에 트럼프가 자신의 트위터에 “연봉 40만달러(약 4억8400만원)를 나라에 기부했다. 매우 기분이 좋다”는 글을 올린데에 대한 반박이었다.트럼프의 골프 사랑은 유별나다. 부동산 투자로 큰 돈을 번 트럼프는 미국 내에만 17개나 되는 자신 소유의 골프 코스를 가지고 있다. 트럼프는 2017년 1월 취임 이후 틈이 날때마다 자신 소유의 골프장을 찾아 라운드를 즐겼다. 이에 미국 언론들은 지난 6월 “트럼프가 취임 이후 자신 소유의 호텔이나 골프장 등 부동산 자산에서 125회 이상의 행사를 치러 최소 160만달러(약 19억4000만원)의 수익을 냈다”고 비판의 날을 세웠다. 미국 골프전문지인 포브스는 지난 7월 “트럼프는 취임 전인 2016년 2월에 ‘골프를 너무 좋아하지만, 백악관에 가게 되면 내가 소유한 골프장에는 가보지 못할 것 같다’고 했다. 하지만 그 약속을 2주 만에 어겼다”고 비판했다.트럼프는 재임 첫 해인 2017년에만 91회의 라운드를 했고, 지난해에는 76회의 라운드를 즐긴 것으로 알려졌다. 2년 동안에만 167회의 라운드를 즐긴 셈이다. 역시 골프광으로 유명했던 전임 버락 오바마(미국) 제 44대 미국 대통령이 재임 8년 동안 333회의 라운드를 한 것과 비교하면 훨씬 많은 빈도다. 폴리티쿠스는 “납세자들은 트럼프의 골프를 위해 무려 270년 어치가 넘는 대통령 급여를 세금으로 냈다”며 “국가는 차라리 트럼프에게 연봉을 지불하고, 트럼프가 자신의 골프 비용을 스스로 내게 하는 것이 더 나을 것”이라고 꼬집었다.이지연 기자 2019.08.19 06:00
경제

흔들리는 오비, 기회 잡은 하이트…성수기 국산 맥주 '희비'

여름철 성수기, 국산 맥주 기업인 오비맥주와 하이트진로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1위 오비맥주는 잇따른 매각설과 출고가 인하로 인한 도매상과 갈등, 노조 파업 우려 등으로 혼란에 빠진 반면, 하이트진로는 내놓는 신제품마다 호평받으며 이른바 '되는 집'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 오비맥주에 악재가 쏟아지면서 업계에서는 일본 맥주 불매운동으로 인한 최대 수혜자가 하이트진로가 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온다.도매상 반발·매각설·노조 파업…내우외환 오비맥주 주류 업계에 따르면 올여름은 국산 맥주의 최대 기회로 평가됐다. 성수기를 앞두고 일본 정부의 한국 수출 규제로 일본 제품 불매운동이 강하게 일면서 일본 맥주 판매 감소로 인한 수혜가 예상되기 때문이다.하지만 오비맥주는 시장 호재에도 맘 편히 웃지 못하고 있다. 주력 제품인 카스의 출고가 인하 전략이 시장의 반대에 부딪힌 데다, 매각설도 돌고 있어서다. 지난달 24일부터 내달 말까지 맥주 제품의 출고가를 최대 41% 인하하면서 주류 도매상과 갈등을 빚고 있다. 오비맥주는 "경기둔화가 이어지는 가운데 맥주가 가장 많이 팔리는 여름 성수기에 소비자와 소상공인이 직접적인 혜택을 누리도록 행사를 기획했다"며 카스 병맥주의 경우 500ml 기준 출고가를 1203.22원에서 1147.00원으로 4.7% 내렸다. 같은 기간 발포주 '필굿'의 가격도 최대 41% 낮췄다. 하지만 전국종합주류도매업중앙회는 오비맥주의 출고가 정책에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이번에 출고가가 인하된 카스 병맥주 가격이 지난 4월 인상 전 가격과 동일하기 때문이다. 도매상들은 8월 성수기를 준비하기 위해 창고에 쌓아 둔 재고까지 할인된 가격에 맞춰 팔아야 하는 부담이 생겼다.유승재 전국종합주류도매업중앙회 국장은 "한시적이라고는 하지만 도매상들의 경우 기존에 비싸게 주고 산 재고를 싸게 팔아야 하는 부담이 있다"며 "이는 자사 제품 시장점유율 확대를 위해 유통 거래에 혼선을 주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업계에서는 오비맥주의 가격 할인 정책을 두고 일본 맥주로 인한 외부적 요인 이외에도 하이트진로의 '테라'를 견제하기 위한 조치일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업계 한 관계자는 "여름 성수기를 맞아 테라의 인기가 고공 행진하는 터에 카스 판매량이 예년만 못하다"며 "도매상 입장에서는 재고 부담을 겪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여기에 지난 4월 출고가 인상과 6월 리베이트 쌍벌제 시행 전 할인가 적용까지 올해만 하더라도 3차례나 가격 변동이 있던 셈"이라며 "출고가 변동 이슈에 맞춰 사재기가 진행됐기 때문에 재고 부담은 더욱 심할 것"이라고 했다.이와 함께 지난해에 이어 또다시 불거진 매각설 역시 오비맥주에는 악재 중 하나다. 모회사인 안호이저부시인베브(AB인베브)가 약 124조원에 달하는 부채를 줄이기 위해 오비맥주 매각에 나설 것이라는 게 요지다. 투자은행(IB) 업계에서는 AB인베브가 외국계 증권사를 통해 국내 유통 대기업과 국내외 대형 사모펀드(PEF)에 인수 타진 의사를 추진한다는 구체적인 정황도 흘러나온다. 지난달 18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AB인베브가 한국과 호주, 중남미 지역 자산과 자회사 매각에 나설 수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실제로 최근 AB인베브가 일본 아사히그룹홀딩스에 호주 사업 부문을 113억 달러(약 13조원)에 매각하면서 오비맥주 매각설에 기름을 부었다. 오비맥주 측은 매각설과 관련해 사실무근이라고 선을 그었다. AB인베브가 호주 사업 매각 이후 추가 매각을 고려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카를로스 브리토 AB인베브 회장은 최근 파이낸셜타임스(FT)와 인터뷰에서 "호주 사업 부문을 일본의 아사히 맥주에 매각하기로 한 결정 이후로 자산을 더 매각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오비맥주는 노동조합과 임금 협상에서도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노조는 총파업을 위한 찬반 투표 절차에 돌입한 상태다. 파업이 현실화 될 경우 여름 성수기 매출 타격은 불 보듯 뻔하다. 일본 맥주 빈자리 채우는 테라…함박웃음 하이트진로 오비맥주가 주춤한 틈을 타 하이트진로는 '맥주 명가' 부활의 기치를 올리고 있다. 특히 신제품 '필라이트'와 '테라'가 연타석 홈런을 터뜨리면서 '뭘 해도 되는 집'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17년 4월 25일 출시한 필라이트가 발포주 시장을 개척하며 올 초 5억 캔 판매를 돌파했다. 오비맥주가 올 초 '필굿'을 출시했지만 이미 2년여 간 시장을 독점해 온 필라이트는 시장 방어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또 지난 3월에는 레귤러 맥주 '테라'를 출시, 3개월여 만에 1억 병을 넘어서며 '맥주 명가'의 자존심을 되찾았다. 하이트진로는 테라의 포지션을 하이트를 대체할 레귤러 맥주로 잡았다.'하이트' 브랜드의 노후화로 인한 매출 감소를 신규 브랜드로 대체하겠다는 전략이다. 이에 일부에서는 하이트 매출 감소분을 테라가 메우지 못하고 전체 맥주 매출 파이만 감소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됐다. 테라가 실패하면 하이트진로가 맥주 시장에서 철수할 것이란 말도 나왔다. 하지만 테라가 시장에 연착륙하면서 자연스러운 세대교체가 이뤄질 수 있게 됐다. 테라와 필라이트의 성장세가 기존 맥주(하이트·맥스)의 판매 감소세를 웃돌고 있다는 것은 긍정적인 신호다. 전문가들은 올해 테라의 매출이 10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한다. 필라이트와 테라가 선전하면서 30%대까지 떨어졌던 맥주 공장 가동률이 높아지고 있는 것도 눈여겨볼 만한 부분이다. 올해 맥주 공장 가동률을 50%선까지 끌어올린다면 2013년 이후 적자를 면치 못했던 맥주 부문의 흑자 전환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여기에 소주 사업도 탄력을 받고 있다. 지난 4월 출시한 '진로'가 좋은 반응을 얻으며 출시 72일 만인 지난달 6일 판매량 1104만 병을 넘어섰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다양해진 소비자 입맛과 '뉴트로(New+Retro) 트렌드'를 반영한 제품으로 출시 당시 목표한 연간 판매량을 두 달 만에 달성했고 판매량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업계에서는 3년 연속 뒷걸음질쳤던 하이트진로의 실적이 올해에는 반등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하이트진로는 지난 2015년 1조9075억원의 매출을 올린 뒤 지난해까지 3년 연속 매출이 소폭 감소해 왔다. 영업이익 역시 2015년 1340억원에서 지난해 904억원으로 30% 넘게 줄어들었다. 하지만 올해는 매출 1조9000억원대를 회복하고 내년에는 매출 2조원, 영업이익 1000억원대 달성이 유력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하이트진로는 맥주·소주 신제품 인기를 발판으로 올해 본격적인 도약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김인규 하이트진로 대표는 "필라이트로 시작돼 테라로 이어지는 맥주 시장 판도 변화와 국내 소주 1위 브랜드 참이슬과 신제품 진로 효과로 더욱 견고해진 소주 시장이 결합해 올해 실적 턴어라운드로 이어질 것"이라며 "지금과 같은 추세를 발판 삼아 국내 주류 시장에서 또 한 번의 성공 신화를 이루겠다"고 말했다. 안민구 기자 an.mingu@jtbc.co.kr 2019.08.01 07:00
야구

'캠프 순항중' 이정후-안우진, 2019 키움의 관전포인트

소속팀을 넘어 리그 평정까지 노리는 '투타 괴물'이 키움 캠프에서 무럭무럭 자라고 있다. 외야수 이정후(21)와 투수 안우진(20)이다. 둘은 미국 애리조나주 피오리아에서 스프링캠프 훈련에 한창이다. 휘문고 1년 선후배 사이인 두 선수가 프로 1군 스프링캠프를 함께하는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지난해는 이정후가 부상, 안우진이 구단 징계로 캠프에 참여하지 못했다. 올 시즌 처음으로 같은 출발선에서 새 시즌을 준비한다. 모든 과정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이정후는 지난 18일(한국시간) 자체 평가전에서 어깨 부상 이후 처음으로 타석에 섰다. "비시즌에 정말 열심히 재활했다"는 장정석 감독의 평가대로, 개막전 정상 출격까지 가능한 몸 상태가 됐다.그는 지난해 10월 20일 한화와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다이빙 캐치를 하다 왼쪽 어깨를 부상당했다. 수술 이후 복귀까지 6개월 정도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았다. 구단은 5월 복귀를 예상, 마음의 준비를 했다. 하지만 이정후는 기대 이상의 속도로 회복해 재활기간을 무려 2개월이나 단축했다. 당초 어려워 보였던 스프링캠프 참가도 무리 없이 성사됐다. 수비 훈련은 정상적으로 소화한 지 오래. 이제 타격도 정상 궤도에 진입했다. 프리 배팅에 이어 평가전에도 출전했다. 무서운 상승세다. 안우진 역시 첫 풀타임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해 서울권에서 1순위로 1차 지명을 받고 키움에 입단했지만, 고교 시절 학교 폭력 사건으로 50경기 출장 정지 징계를 받아 뒤늦게 1군 무대를 밟았던 그다. 올해는 선발로 전환해 진짜 '괴물'의 위용을 보여 줄 준비를 하고 있다.지난해 포스트시즌은 그 전초전이었다. 한화와 준플레이오프·SK와 플레이오프에서 정규 시즌보다 일취월장한 투구로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큰 경기에서 더 강해지는 배짱과 스타 기질을 엿보였다. 불펜에서 뛰었던 지난해는 최고 시속 154㎞의 직구와 날카로운 슬라이더로 맞섰다면, 선발로 나서야 하는 올해는 커브를 새 무기로 내세웠다. 불펜피칭도 커브를 중점적으로 던지며 훈련하고 있다.최근에는 캠프지에서 빅리그 동양인 최다승 투수 박찬호와 현역 메이저리거 류현진(LA 다저스)을 직접 만나 응원받기도 했다. 샌디에이고 구단 임원으로 방문한 박찬호는 안우진의 불펜피칭을 직접 지켜본 뒤 '정확성'을 강조했고, 류현진은 '자신감'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더 높은 도약은 안우진에게 좋은 동기부여이자 자극제가 됐다. 이정후와 안우진은 특급 유망주가 많기로 소문난 '베이징 키즈' 가운데서도 최상위 순번으로 꼽혔던 유망주들이다. 이미 '야구 천재 DNA'를 충분히 보여 준 이정후와 새로운 '괴물'의 탄생을 예감케 한 안우진 듀오는 내우외환에 시달렸던 키움의 히트 상품 후보다.3월 23일 개막하는 정규 시즌에 둘은 얼마나 더 성장한 모습을 보여 줄까. 새 이름으로 새 출발하는 키움의 올 시즌 주요 관전 포인트다. 배영은 기자 2019.02.20 06:00
야구

히어로즈 스폰서십 계약 일등공신? 1차지명 성공사

임병욱·최원태·주효상·이정후·안우진. 히어로즈의 든든한 '미래'로 꼽히는 선수들이다. 이들에게는 공통점이 하나 있다. 모두 1차에 지명받고 히어로즈 유니폼을 입었다. 히어로즈 구단은 지난 6일 넥센타이어와 9년 인연을 끝내고 키움증권과 새 메인 스폰서십을 계약했다고 발표했다. 계약 기간은 2019년부터 2023년까지 총 5년. 금액은 연간 100억원 규모다. 별도의 인센티브도 포함돼 있다.게약 금액은 이전 계약과 큰 차이가 없지만, 기간이 5년이라는 점이 고무적이다. 처음으로 장기 계약을 맺고 안정적으로 팀을 운영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게 됐다. 위기에 직면했다고 여긴 순간, 오히려 더 좋은 계약으로 돌파했다. 앞서 언급한 선수들은 바로 올 한 해 동안 내우외환에 시달린 히어로즈가 이르게 새 파트너를 찾을 수 있게 해 준 일등공신이다. 히어로즈는 KBO 리그에서 유일한 자립형 야구 기업이다. 대기업의 지원 없이 늘 구단 운영자금을 자체적으로 벌어들여야 한다. 스타플레이어가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으면 잡을 수 없고, 주전급 외부 FA는 더더욱 데려올 수 없다. 결국 젊은 선수를 잘 뽑고 잘 키워 '저비용 고효율'을 실현하는 것이 최고의 방법이다. 지금까지는 성공적이었다. 히어로즈의 1차 지명 적중률은 놀라울 정도다. 최근 5년간 1차에 지명한 임병욱(2014년) 최원태(2015년) 주효상(2016년) 이정후(2017년) 안우진(2018년) 가운데 4명이 이번 와일드카드 결정전과 준플레이오프(준PO) 플레이오프(PO)에서 주축 멤버로 활약했다. 임병욱은 준PO에서 연타석 3점홈런을 포함해 9타점을 쓸어 담으면서 시리즈 MVP에 올랐고, 안우진은 준PO와 PO를 거치면서 히어로즈가 가장 중요한 순간에 기용하는 마운드의 핵심 요원으로 떠올랐다.이정후는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맹타를 휘두르고 준PO 1차전 승리를 낚는 '슈퍼 캐치'로 지난 시즌 신인왕 이름값을 했다. 준PO 2차전에서 다쳐 조기에 이탈했지만, 정규 시즌에 보여 준 활약으로 팀을 포스트시즌에 올려놓은 주역 가운데 1명이다. 백업 포수인 주효상 역시 제이크 브리검과 호흡을 맞추면서 값진 경험을 쌓았다. 유일하게 포스트시즌 엔트리에서 빠진 최원태는 이미 이견이 없는 토종 에이스다. 올해 13승을 올리면서 국가대표 타이틀까지 달았다. 팔꿈치 부상이 없었다면, 포스트시즌 3선발로 활약했을 투수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주전 유격수자 중심타자인 김하성(2014년 2차 3라운드)과 2루수로 활약한 김혜성(2017년 2차 1라운드)도 히어로즈의 풍성한 수확을 알려 주는 선수들이다. 더 거슬러 올라가면, 전면 드래프트 시절이던 2012년과 2013년 1라운드에 지명한 한현희와 조상우도 입단 이후 줄곧 팀의 주축 전력으로 기용됐다. 조상우가 불미스러운 일에 휩싸여 팀을 떠나 있지만, 한현희는 이번 포스트시즌에서도 3선발로 좋은 활약을 했다. 2012년부터 올해까지 이어진 히어로즈의 '1번 픽 성공사'가 올가을에 고스란히 드러난 셈이다. 히어로즈의 젊은 선수들은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연일 놀라운 경기력을 보여 박수를 받았다. 이들 가운데 한현희·김하성·최원태·이정후는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획득하며 군 대체복무 혜택을 받아 향후 전력 이탈 없이 팀을 지킬 수 있다. '가치주'를 발굴하고 잘 키워 '우량주'로 만들어 내는 히어로즈의 팀 컬러가 '키움증권'이라는 새 네이밍 스폰서와 잘 맞아떨어진다.아직 히어로즈의 그라운드 밖 수난 시대는 끝나지 않았다. 한국시리즈가 종료되면 구단 최대 주주인 이장석 전 대표이사가 KBO로부터 영구제명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 전 대표 개인에 대한 제동이 실질적인 구단 운영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점은 앞선 징계 사례를 통해 확인됐다. 히어로즈와 키움증권의 일사천리 계약이 가능했던 이유다. 배영은 기자 2018.11.08 06:00
야구

한용덕과 장정석, 간절함과 자신감의 정면 승부

대전에 한화발 가을바람이 불어 닥쳤다. 그 바람을 멈추기 위해 넥센이 도착했다. 한화와 넥센은 19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2018 KBO 준플레이오프(준PO)를 시작한다. 한화는 2007년 이후 11년 만에 처음으로 포스트시즌에 올랐고, 넥센은 2년 만에 가을 무대에 복귀해 지난해의 아쉬움을 씻었다. 한용덕 한화 감독과 장정석 넥센 감독은 결전 하루 전인 18일 대전 중구 모임공간 국보에서 열린 준PO 미디어데이에서 각각 간절함과 자신감을 드러냈다. 한 감독은 "우리 한화는 정규시즌 개막을 맞을 때부터 '도전'이라고 생각했다. 한 번 해보자는 마음이 강했고, 선수단 전체가 하나로 잘 뭉쳤다"며 "준PO에서 새로운 도전을 하겠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한화 선수단과 프런트는 모처럼 대전구장에서 포스트시즌을 보고 싶어 하는 지인들의 티켓 구매 요청에 몸살을 앓고 있다. 한 감독은 "안그래도 내게도 표 청탁이 쏟아질까봐 무조건 미리 사전에 차단을 하고 있다"고 웃으며 "11년 만에 가을야구를 하는 거라 더 그런 것 같다. 한화 팬분들에게 오래도록 가을야구를 보여드릴 수 있도록 계속 준비를 하겠다"고 했다.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KIA를 꺾고 온 장 감독은 "첫 경기에서 단기전 특성상 선수들이 긴장하는 모습을 봤다. 그 한 경기가 아주 좋은 경험이었다"며 "어느 정도 긴장감을 낮추고 실수를 덜 하는 게 중요하다. 분위기를 잘 타고 싶다"고 했다. 넥센에게도 감격적인 가을이다. 밖으로는 구단주의 재판과 구속부터 안으로는 주축 선수들의 줄부상까지, 시즌 내내 이어진 내우외환을 이겨내고 정규시즌 4위를 했다. 장 감독은 "지난 번에도 말했듯 쉽지 않은 과정을 이겨내고 이 자리에 왔다. 준PO도 준비를 잘해서 좋은 경기력 보여주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양 팀은 정규시즌에서 8승 8패로 호각세를 이뤘다. 두 감독 모두 "서로 상대를 잘 알기에 준 PO에서도 대등한 경기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준PO가 몇 차전까지 갈까'라는 질문에 한 감독은 5차전, 장 감독은 4차전을 각각 예상하기도 했다.한 감독은 "요즘 야구 대세가 중후반 싸움이다. 144경기를 중간과 마무리가 잘 끌어왔으니 불펜 투수를 포인트마다 잘 기용하려고 한다"는 전략을 공개했다. 장 감독은 "일단은 내일 벌어질 1차전이 가장 중요한 것 같다"며 "선발 에릭 해커가 좋은 흐름을 가져오면 나머지 경기도 잘 풀어볼 수 있을 것 같다"고 기대했다. 대전=배영은 기자 2018.10.18 17:19
야구

KIA와 넥센, 서로 승리가 절실하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KIA와 넥센 모두 승리가 절실하다. 15일 고척돔에서 열린 KIA와 넥센의 와일드카드 결정전 미디어데이에 참석한 양 팀 사령탑과 선수들의 한목소리다. 지난해 통합 우승팀 KIA는 올해 가까스로 포스트시즌 진출권을 따냈다. 정규 시즌 143번째 경기였던 지난 12일 롯데전에서 6-4로 승리하고, 5위를 확정했다. 6위 삼성과 승차 없이 승률에서 조금 앞섰다. 시즌 막판 분전하며 체면치레는 했지만 자존심이 무너질 수밖에 없었다. 김기태 KIA 감독은 "올해는 기대에 못 미친 게 사실이다. 반성을 많이 했다"고 했다. 이어 "우리의 목표는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해 광주 홈에서) 2경기를 더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그래서) 내일 경기에서 이겨야 한다. 미디어데이에 참석한 장정석 감독, 박병호·이정후 선수에게 미안하지만 쉽게 지지 않도록 준비했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KIA가 넥센에 2경기 모두 승리해 2015년 와일드카드 결정전 도입 이후 처음 상위 라운드에 진출한다면 자존심을 회복하는 것이 가능하다. 3시즌 연속 KIA의 포스트시즌 진출을 이끈 김 감독은 "2년 전에 (LG와) 와일드카드에서 좋은 경기(1차전 승리 이후 2차전 패배)를 했다. 그때보다 선수들의 경험이 쌓여 좀 더 편안하게 경기에 임할 수 있다고 본다. 자신감도 있다"고 강조했다. 후반기 팀의 4번 타자로 결정적인 기회에서 맹활약한 안치홍은 "지난해 좋은 성적을 거두고, 올해 힘들게 가을 야구에 올라오게 됐다"며 "5위로 올라와 힘든 점이 많지만 부담감보다 책임감과 각오를 갖고 강한 모습을 보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7승6패 4세이브 18홀드 평균자책점 3.70으로 프로 데뷔 이후 최고의 시즌을 보낸 김윤동은 "정규 시즌 때 아쉬움이 많았지만 모두 지났다"며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2년 만에 포스트시즌에 다시 진출한 넥센은 올 시즌 내우외환이 상당했다. 이를 의식한 듯 장 감독은 "올 시즌을 되돌아보면 (팀에) 많은 일이 있었다. 그때마다 코칭스태프와 베테랑 선수들이 어린 선수 위주로 된 팀을 잘 이끌어 준 덕에 이 자리까지 왔다"며 "어렵게 온 만큼 (조기 탈락으로) 쉽게 물러서지 않겠다"는 출사표를 내던졌다.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뒤 복귀 첫 시즌에 가을 야구를 함께하게 된 박병호는 "올 시즌 (팀 안팎으로) 힘든 일이 많았다"고 말문을 연 뒤 "그래도 넥센에 복귀하면서 많이 적응했다. 1차전을 반드시 이겨 (2차전 없이) 다음(준플레이오프)을 준비하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팀이 어려운 한 시즌을 보낸 만큼 마지막에 좋은 결실을 맺고 싶어 한다. 이형석 기자 2018.10.16 06:00
브랜드미디어
모아보기
이코노미스트
이데일리
마켓in
팜이데일리
행사&비즈니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