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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일반

메달 색깔보다 스토리...파리에서도 낭만을 보여주세요 [IS 시선]

3년 전 열린 도쿄 올림픽 남자유도 73㎏급 동메달 결정전. 국가대표 안창림이 루스탐 오루조프(아제르바이젠)를 꺾고 승리했지만, 당시 중계를 맡은 모 방송국 캐스터는 "우리가 원했던 (메달) 색깔은 아닙니다만"이라며 말끝을 흐렸다. 이 말에 누리꾼들은 비난을 쏟아냈다. 선수가 대회를 준비하며 흘린 땀의 가치를 폄하했다는 반응이었다. 과거 올림픽에선 메달 획득 여부나 색깔로 국위 선양 정도를 평가했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도쿄 대회부터 그런 기류에 변화가 감지됐다. 도전 자체에 의미를 부여하고, 즐기는 모습으로 밝은 기운을 전파한 선수들에게 박수가 쏟아졌다. 높이뛰기 국가대표 우상혁이 대표적이었다. 비록 2㎝ 차로 메달에 실패하고 4위에 머물렀지만, 목표(바)를 앞에 두고 행복한 표정을 지어 보이며 기합을 넣던 그의 모습은 코로나 팬데믹 시대 국민에게 큰 힘을 줬다. 과거엔 "은메달에 그쳐 죄송하다"라고 말한 선수도 있었다. 도쿄 대회에선 메달 획득에 실패해도, 자신의 한계를 확인하고 최선을 다해 경기에 임한 것에 의미를 부여하는 선수가 많았다. 다이빙 3m 스프링보드에서 4위에 오른 우하람은 "세계적인 선수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한국 다이빙을 알려서 만족한다"라며 담담한 모습을 보여 감탄을 안겼고, 대표팀 동료 전웅태에게 총점 4점 차이로 밀려 4위에 오른 근대5종 정진화는 "레이저 런(육상과 사격이 결합된 종목)에서 (전)웅태의 등 뒤를 보며 뛸 수 있어서 마음이 편했다"라며 동료애를 드러내 더 많은 응원을 받았다. 성적 지상주의가 과거보다 옅어진 것 같다. 선수뿐 아니라 스포츠팬도 그렇다. 여전히 치열한 경쟁의 묘미를 즐기고, 승패와 순위에 가치를 부여하는 이들도 많다. 하지만 즐기는 방식이 다양해진 건 분명해 보인다. 선수 개인의 스토리, 성장 가능성, 소셜미디어(SNS) 통해 알 수 있는 장외 활동에 더 관심을 보인다. 매체들도 경기 결과 외 콘텐츠를 부각해 생산하기 시작했다. 이는 국내 선수와 해외 선수를 가리지 않는다. 특히 스포스맨십, 경쟁에 임하는 태도에 더 큰 의미를 부여하는 스포츠팬이 많아졌다.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 테니스 남자단식 2회전 중 라켓을 코트에 내리쳐 부수고, 패한 뒤 상대 선수와의 악수도 거부했던 권순우는 '비매너' 논란에 휩싸였다. 반면 탁구 혼합복식에서 동메달 수상자로 시상식에 나선 탁구 대표팀 선수들은 유쾌하면서도 끈끈한 동료애를 드러내 국내뿐 아니라 해외 스포츠팬 관심을 받았다. 배드민턴 대표팀 에이스이자 여자단식 세계 랭킹 1위 안세영은 올림픽을 앞두고 "낭만 있게 끝내고 싶다"라고 했다. 목표는 당연히 금메달 획득이지만, 후회를 남기지 않도록 모든 걸 쏟아붓는 게 2024년을 좋은 기억으로 남길 수 있는 방법이라고 여겼다. 이번 파리 올림픽 한국 선수단 성적 전망은 앞선 대회들보다 어둡다. 축구·배구 등 인기 구기 종목 대부분 본선 무대에 오르지 못해 흥행도 장담할 수 없다. 하지만 그동안 그랬던 것처럼 새로운 스타가 등장할 것이다. 혼신의 노력을 다하는 모습이 시선을 끌고, 저마다 특별한 서사가 감동을 안길 것이다. 경제는 어렵고, 정국은 어수선하다. '낭만의 도시' 파리에서 태극전사들 보내 줄 희망의 메시지가 기다려진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4.07.25 06:40
연예일반

부산국제영화제 내홍 해결될까..임시 이사회 개최

인사 관련 논란으로 이사장과 집행위원장 모두 사의를 표명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진 부산국제영화제가 해결의 실마리를 풀기 위해 임시 이사회를 개최한다.이용관 부산국제영화제 이사장은 24일 오후 3시 30분경 부산국제영화제 임시이사회에 참석하기 위해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에 들어섰다.이날 임시 이사회에서는 최근 사의를 표명한 허문영 집행위원장의 복귀 문제와 새로 도입한 운영위원장 직제 유지 여부, 올해 영화제 준비상황 점검 등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허문영 집행위원장은 지난 11일 돌연 사의를 표명해 영화계가 술렁였다. 부산국제영화제를 약 5개월 남겨둔 시점이며 가장 바쁘게 보내야할 시기에 총괄 역할을 하는 집행위원장이 공석이 됐기 때문이다.일각에서는 허문영 집행위원장이 ‘직제 개편’에 불만을 품고 사의를 표명한 게 아니냐는 추측이 나왔다. 부산국제영화제가 당초 집행위원장 1인 체제에서 운영위원장을 더해 투 톱 체제로 전환한 것이 허문영 집행위원장의 사의 표명에 주요한 역할을 했을 것이라는 것이다. 새로운 운영위원장에는 이용관 이사장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조종국 운영위원장이 지난 9일 위촉됐다.이후 부산영화문화네트워크·부산독립영화협회·부산영화평론가협회·부산영화학과교수협의회 등 지역 영화인들과 한국영화제작가협회·여성영화인모임 등이 잇따라 성명을 내놓으며 비판하자 이용관 이사장도 15일 기자회견을 열고 사의를 표명했다.아시아에서 최대 영화제로 손꼽히는 부산국제영화제는 지난 2014년 ‘다이빙 벨’ 상영 금지 사태 이후 최대 위기에 봉착했다. 영화제까지 앞으로 5개월, 부산국제영화제가 내홍을 딛고 단단하게 다시 설지 주목된다.김혜선 기자 hyeseon@edaily.co.kr 2023.05.24 16:02
해외축구

[이정우의 스포츠 랩소디] 한국이 브라질전에서 PK 얻기 힘든 이유

2022 카타르 월드컵이 아르헨티나의 우승으로 지난 19일 막을 내렸다. 하지만 결승전에서 승부차기 접전 끝에 패배한 프랑스의 일부 팬들은 불만이 꽤 많아 보인다. 이들은 “주심이 아르헨티나 사람 같았다”고 주장하며, 국민청원을 통해 재경기를 요구했다. 모든 스포츠가 그러하듯 축구에서도 심판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주심은 경기당 최대 200개의 결정을 내린다고 알려져 있다. 따라서 이들이 가져야 할 필수 덕목이 ‘공정성’이다. 그러나 축구 심판들은 종종 편파적인 결정으로 논란의 중심에 설 때가 있다. 물론 심판은 애매하고 복잡한 상황에서 빠른 시간내에 결정을 내려야 하기 때문에 실수할 수도 있다. 문제는 심판의 실수가 팀 간에 불평등하게 분포되어 있다는 것이다. 즉 특정 요소가 심판 결정에 영향을 미친다는 얘기다. 기존 연구가 밝혀낸 심판의 편견(referee bias)에 미치는 요소는 꽤 많다. 예를 들어 심판은 관중과 미디어로부터 사회적 압력을 받는다. 특정 팀에 대한 문화적 혹은 인종적 친밀감도 판정에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심지어 유니폼 색상이나 선수의 키(height)마저도 편견에 기여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많은 연구에 의하면 특히 심판은 ‘홈 팀 편애(Home Team Favoritism)’를 갖고 있다. 잉글랜드, 스페인, 독일, 이탈리아, 브라질 리그의 경기를 조사한 연구들에 의하면, 심판은 홈팀이 뒤지는 접전인 경기에서 더 많은 추가시간을 부여한다고 한다. 잉글랜드의 프리미어리그(EPL)와 독일의 분데스리가를 조사한 연구는 홈팀이 페널티 킥(PK)을 더 많이 받는다고 밝혔다. 또한 유럽 주요리그와 UEFA(유럽축구연맹) 대회에서 옐로카드와 레드카드를 수여하는 것에도 홈 우대가 존재한다. 심판은 실제로 옳은 결정을 내릴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을 때, 홈 관중의 영향을 더 쉽게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국대표팀은 지금까지 월드컵 본선에서 38경기를 치러 39점을 올렸다. 이 득점 중 한국이 PK로 얻은 점수는 한 점도 없다. 38경기 중 한국은 홈에서 열린 2002 월드컵에서만 PK를 2번 얻을 수 있었다. 심판이 홈팀에게 유리한 PK 판정을 한다는 연구와 일치하는 부분이다. 하지만 한국은 조별 리그 미국과의 경기와 이탈리아와의 16강전에서 얻은 2번의 PK를 모두 실축, 득점으로 연결하지는 못했다. 심판이 갖는 또 하나의 대표적인 편견은 실력이 뛰어나거나 인기가 많은 팀과의 경기에서 나온다. 이를 ‘빅 팀 편애(Big Team Favoritism)’라고 말한다. 2014~15시즌 스페인의 라리가를 조사한 연구에 의하면, 심판은 인기 있는 팀이 지고 있으면 더 많은 추가 시간을 부여한다고 한다. 같은 맥락으로 이들이 이기고 있을 때는 적은 추가 시간을 줬다. 2002년부터 2007년까지 5시즌 동안 UEFA 컵과 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국적이 심판의 결정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한 연구가 있다. 이 연구에 의하면 중요한 결정에 직면했을 때 심판은 자신과 클럽의 국적, 그리고 클럽 명성과 리그 평판에 영향을 받는다고 한다. 실제로 ‘빅5’라고 불리는 EPL, 분데스리가, 라리가, 세리에 A, 리그앙의 클럽들은 다른 군소 리그 팀들과의 경기에서 옐로카드를 적게 받는 등 유리한 판정을 받았다. PK 판정도 빅 팀에게 유리하게 작용한다. 2011~12시즌 EPL을 조사한 연구에 의하면 맨체스터 시티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PK 판정에서 이득을 본 것으로 나타났다. 참고로 맨체스터의 두 팀은 그해 각각 89점이라는 압도적인 승점을 기록했고, 맨체스터 시티가 골득실 차이로 우승을 차지했다. 2020년 발표된 한 연구는 노르웨이 프리미어리그(NPL) 소속의 강팀은 다른 팀에 비해 더 많은 PK를 얻었다고 밝혔다. 이 연구에 참여한 4명의 NPL 심판이 논란의 장면을 비디오 영상으로 분석한 결과, 강팀은 10번의 PK를 받아야 했으나 실제로는 11번을 받았다. 그에 반해 상대 팀은 PK를 8번 받아야 했으나, 이들이 실제로 받은 것은 단 1번에 불과했다고 한다. 따라서 강팀은 잘못된 PK를 받을 가능성이 더 높고, 이들과 붙은 상대 팀은 PK 판정에 불리하다는 것이 증명됐다.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PK는 총 23번 나왔다. 이 중 언더독이 전통적인 강팀을 상대로 얻어낸 PK는 단 3번에 불과했다. 조별 예선에서 캐나다와 가나가 각각 벨기에와 우루과이를 상대로 PK를 얻었으나, 2번 다 실축했다. 이란도 잉글랜드를 상대로 PK를 얻어냈고 성공했다. 하지만 이란의 PK는 잉글랜드가 6-1로 이기는 상황에서 종료 직전에 나온 것이어서, 큰 의미를 부여하기 어렵다. 2022 대회에도 PK를 둘러싼 논란은 여러 번 나왔다. 포르투갈은 1차전에서 만난 가나와의 경기에서 PK를 얻었고, 호날두가 성공시켰다. 당시 상황은 선수들 간의 접촉이 크지 않았는데도, 심판은 비디오 판독(VAR) 없이 포르투갈에 PK를 줬다. 이에 가나 감독은 “심판이 호날두에게 준 선물”이라며 노골적으로 불만을 표했다. 16강전에서 브라질과 만난 한국도 석연치 않은 판정에 눈물을 흘려야 했다. 브라질이 경기 시작 12분 만에 얻어낸 PK는 분명 논란의 여지가 있는 결정이었다. PK 허용으로 전반 초반에 한국이 0-2으로 뒤지는 순간 사실상 경기 승패는 거기서 결정됐다. 하지만 전반전에 황희찬이 박스 안에서 넘어진 장면. 그리고 후반전에 티아구 실바가 조규성을 두 손으로 밀치는 장면에 심판은 단호하게 PK가 아니라고 선언, VAR도 이뤄지지 않은 것은 납득하기 어려웠다. 2022 대회에서 돌풍을 일으킨 모로코도 프랑스와의 준결승전에서 분통을 터트렸다. 전반 26분 모로코의 부팔이 수비수의 태클에 걸려 넘어졌으나, PK는 고사하고 도리어 다이빙을 했다면서 경고를 받았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도 VAR은 없었다. VAR이 도입됐으나, 이의 실행 여부나 판독 결과는 결국 심판이 결정한다. 심판의 잠재적인 편견이 분명 존재하는 상황에서, 이를 이겨내기 위해서는 실력 향상과 더불어 손흥민 같은 네임드 선수가 계속 나와야 한다. 아울러 한국축구의 외교력 증진을 위한 대한축구협회의 대책 마련도 시급하다. 이화여대 국제사무학과 초빙교수 2022.12.28 07:00
스포츠일반

[이정우의 스포츠 랩소디] 동계 최강 노르웨이가 우리에게 주는 교훈

1924 초대 동계올림픽부터 지금까지 거의 상위권을 유지한 노르웨이도 기억하고 싶지 않은 대회가 있다. 바로 캐나다 캘거리에서 열린 1988 올림픽이다. 노르웨이는 캘거리에서 금메달 없이 겨우 5개 메달(은 3, 동 2)을 획득했다. 눈과 얼음의 나라로 스키와 스케이팅을 즐기는 노르웨이가 받아들이기 힘든 결과였다. 특히 이웃 국가이자 라이벌인 스웨덴(금 4, 동 2)에 크게 밀렸다. 노르웨이는 고민했다. 더군다나 1994년에는 자국의 릴레함메르에서 동계올림픽이 열릴 예정이었다. 이에 정부와 스포츠 지도자들이 모여 문제점을 파악했고, 체육 단체는 구조조정에 들어갔다. 이듬해인 1989년 엘리트 스포츠 센터인 ‘올림피아토펜’이 건설됐다. 이 센터는 훈련장, 의료시설, 우수한 지도자와 스포츠 과학 등 모든 환경을 구비했다. 가장 뛰어난 선수들이 함께 훈련하며 기량을 발전시킬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된 것이다. 노르웨이 스포츠는 협력에 무게를 두기 시작했다. 올림피아토펜도 이러한 공유와 상호작용이라는 새로운 철학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센터가 만들어지기 전에는 다른 종목의 선수들은 서로 만나 정보를 교환할 기회가 거의 없었다. 하지만 설립 이후 이곳에서 만난 다양한 종목의 선수와 코치들은 각자의 지식과 경험을 공유하게 된다. 예를 들어 알파인 스키와 스케이팅 선수들이 같이 훈련하면서 자기들만의 코너를 도는 방법, 몸의 위치나 트레이닝 노하우 등을 공유하고 서로 배우게 되었다. 연관성이 별로 없어 보이는 크로스컨트리 스키와 축구도 지식 교환을 통해 서로 배울 점이 있다고 한다. 다양한 전문지식 공유는 모두에게 도움이 되었고, 이러한 시스템은 노르웨이가 그 후 동계올림픽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는 데 일조한다. 동계올림픽을 개최한 국가 중 인구가 가장 적은 나라는 노르웨이다. 이들은 1952년 오슬로에 이어 1994년 릴레함메르에서 두 번째 올림픽을 개최했다. 특히 릴레함메르는 지금도 회자할 정도로 이들에게 특별한 대회였다. 200만 명에 가까운 관중을 동원해 흥행에서도 대성공이었고, 노르웨이는 총 메달 수(26개)에서 1위를 기록하며 캘거리에서 무너진 자존심을 완전히 회복했다. 릴레함메르에서 거둔 뛰어난 성적에 노르웨이인들은 열광했다. 특히 올림픽 영웅들이 어린이들에게 미친 영향이 컸다. 이들은 자국의 유망주들한테 중요한 롤 모델이자 영감의 원천이 된 것이다. 1994 대회의 성공에서 고무받은 세대가 주축을 이룬 노르웨이 대표팀은 2010년대에 열린 동계올림픽에서도 연거푸 좋은 성적을 거둔다. 필자는 3회에 걸쳐 동계올림픽 최강 노르웨이의 비결을 알아보았다. 한국스포츠는 그들의 성공을 통해 무엇을 배울 수 있을까? 물론 한국과 노르웨이는 많은 점에서 다르다. 우리는 동계스포츠에 적합한 천혜의 자연환경이 없다. 한국은 노르웨이만큼 부자이지도, 평등한 사회도 아니다. 매력적으로 보이는 노르웨이 모델도 우리가 받아들이기에는 한계가 있다. 한국스포츠는 아직도 엘리트 선수 위주다. 생활체육의 중요성은 꾸준히 대두하고 있지만, 이에 따른 예산 문제는 차치하더라도 우리의 사회 구조는 많은 국민이 이러한 체육에 참여하는 데 걸림돌이다. 예를 들어 한국 사회는 노르웨이와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경쟁적이다. 밥 먹고 살기 바쁜 국민 다수는 편안한 마음으로 자아실현을 위해 스포츠에 참여할 형편도 안 된다. 또한 지금같이 거의 모든 학생이 대학입학에 목매는 현실에서는 생활체육에 참여하는 학생이 많을 수가 없다. 13세 이전의 경기는 순위나 평가를 하지 말고, 어린이들이 다양한 스포츠를 접할 수 있는 환경을 본받자는 의견이 나올 수도 있다. 하지만 이 시스템은 어린 나이에 집중적으로 연마해야 하는 기술 스포츠(technical sports: 체조, 다이빙, 피겨 스케이팅 등)에 적합하지 않다. 아울러 조기교육과 성적을 중시하는 한국 사회가 이러한 시스템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는지도 의문이다. 우리가 현실적으로 노르웨이 모델에서 얻을 수 있는 교훈은 그들이 가진 ‘팀 정신’이다. 파벌이나 특혜가 없고 평등한 대접을 받는 선수들이 열심히 함께 하는 것이 노르웨이 스포츠의 힘이다. 자기중심적인 생각은 사회적 기술(social skills)의 부족에서 나온다. 사회적 기술이란 타인과 관계를 맺고 살아가는 데 필요한 기술이다. 이 기술은 선천적으로 가지고 태어나지 않는다. 학습하는 것이고 노력으로 얼마든지 향상할 수 있다. 사회적 기술을 익힌 이는 타인과 효과적으로 의사 교환을 할 수 있고, 대인 관계에서 생겨나는 갈등을 적절하게 해결한다. 결국 사회에서 더불어 살아가는 지혜를 배우는 것이라고 할 수 있고, 이러한 기술을 배우는 과정을 ‘사회화’라고 한다. 우리 사회에는 세대 간, 소득에 따른 불협화음과 ‘갑질’ 논란 등 많은 갈등이 존재한다. 사람들은 타인을 배려할 줄 모른다. 자기만이 옳고, 편하면 된다고 생각한다. 사회적 기술만 제대로 익혀도 이러한 갈등은 많이 줄어들 수 있다. 이러한 기술은 언제 배워야 가장 효과적일까? 어렸을 때 배워야 한다. 노르웨이 모델의 최우선 과제는 어린이들을 스포츠에 참여시키는 것이다. 이를 위해 많은 돈을 쓰고 노력을 기울인다. 이들의 목표는 능력 있는 선수를 조기에 발굴하는 것이 아니다. 어린이들을 스포츠 영재로 키우는 것에 그들은 관심이 없다. 대신 노르웨이 모델은 스포츠를 통해 어린이들이 사회성을 개발하고, 성숙한 인간으로 성장하기를 바란다. 필자는 우리가 노르웨이로부터 배워야 할 점이 이것이라고 생각한다. 실력이 좋지만, 인성은 낙제인 스포츠 스타를 한국 사회도 더는 원하지 않는다. 따라서 스포츠 기술을 어린이들에게 가르쳐 주는 선에서 끝나면 안 된다. 사실 지식과 기술은 조금 늦게 배워도 상관없다. 어린이에게 가장 중요한 교육은 사회성을 키워 주는 것이다. 많은 어린이가 스포츠를 통해 규범을 배우고 남을 배려할 줄 아는 인성을 갖추길 바란다. 그리고 우리 사회가 성숙한 사람으로 가득 채워질 때 대한민국의 스포츠는 진정으로 강해질 것이다. 이화여대 국제사무학과 초빙교수 2022.03.02 06:07
축구

'일류첸코 극장 헤딩골' 전북, '사실상 챔프전'서 울산에 3-2 승

2-2로 맞선 후반 추가시간 5분이 끝나가던 시점. 전북 현대 쿠니모토가 왼쪽 측면에서 올려준 크로스를 일류첸코가 다이빙 헤딩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사실상 챔피언결정전’이었던 ‘현대가 더비’에서 전북 현대가 극적으로 울산 현대를 꺾었다. 전북은 6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1 파이널A 35라운드에서 울산을 3-2로 눌렀다. 전북은 전반 24분 송민규의 선제골로 앞서갔지만, 전반 38분 임종은에게 헤딩 동점골을 내줬다. 후반 20분 전북 류재문이 추가골을 뽑아냈지만, 후반 34분 이청용에게 동점골을 내줬다. 하지만 일류첸코가 후반 추가시간 극장골을 뽑아냈다. 9경기 연속 무패(7승2무)의 전북은 20승10무5패(승점 70)를 기록, 2위 울산(승점67)을 승점 3점 차로 따돌렸다. 이날 경기 전까지 양 팀은 승점이 똑같았고, 다득점에서 1위 전북이 2위 울산에 5골 앞서 1위였다. 시즌 마지막 맞대결인 데 다, 두 팀 다 남은 경기가 3경기씩에 불과하다. ‘사실상 결승전’ 같은 경기에서 전북이 승리하며 자력 우승을 위한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또 올 시즌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포함 울산과 상대전적에서 2무2패였던 전북은 5경기 만에 첫 승을 챙겼다. 전북은 중원에 쿠니모토-백승호-류재문을 내세웠고, 울산도 포백 앞의 수비형 미드필더에 원두재와 박용우를 세웠다. 울산은 부상 당한 불투이스 대신 중앙수비 임종은을 내세웠다. 울산은 햄스트링 부상에서 회복한 이동준, 전북은 태업 논란이 있었던 바로우를 교체명단에 넣었다. 전반 24분 전북이 선제골을 터트렸다. 쿠니모토의 왼발 프리킥을 울산 골키퍼 조현우 몸에 맞고 나왔다. 쇄도한 송민규가 왼쪽 골포스트 인근에서 오른발 발바닥으로 찍듯 차 넣었다. 앞서 울산 선수들은 홍정호 파울 아니냐고 항의했지만 득점으로 인정됐다. 올여름 포항 스틸러스에서 전북으로 이적한 송민규는 홈 경기 첫 골을 신고했다. 전반 38분 울산이 동점골을 뽑아냈다. 이동경이 오른쪽에서 올린 왼발 코너킥을 임종은이 헤딩으로 공을 돌려 골망을 흔들었다. 전북 벤치에서는 파울이 있었다고 항의했지만, VAR 온 필드 리뷰 끝에 득점이 인정됐다. 임종은은 시즌 첫 골을 뽑아냈다. 김상식 전북 감독은 후반 9분 한교원과 송민규를 빼고 바로우와 문선민을 교체투입했다. 울산도 후반 16분 이동준을 교체로 내보냈다. 양 팀 다 ‘공격적인 카드’를 꺼내 들었다. 후반 20분 백승호가 치고 들어간 공이 김태환 맞고 흘렀다. 세컨볼을 문전에서 류재문이 논스톱으로 오른발 아웃프런트로 찼다. 공은 오른쪽으로 휘며 골망을 흔들었다. 울산도 곧바로 이청용을 교체투입했고, 후반 33분 박용우 대신 윤빛가람이 들어갔다. 후반 34분 전북 골키퍼 송범근이 손으로 쳐낸 공을 페널티 박스 오른쪽에 있던 이청용이 기다렸다는듯 오른발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이동준의 오프사이드 여부를 두고 VAR 온 필드 리뷰가 들어갔고 득점으로 인정됐다. 후반 41분 이동준이 드리블 돌파 끝에 왼발슛을 쐈지만 골 포스트 옆으로 살짝 빗나갔다. 후반 추가시간 바로우의 두 차례 슛을 울산 골키퍼 조현우가 연속 수퍼세이브로 막아냈다. 후반 45분 구스타보 대신 일류첸코가 교체투입됐다. 이대로 경기가 끝나는듯 싶었지만, 일류첸코가 첫 슈팅을 결승골로 연결했다. 전북이 먼저 넣으면 울산이 추격에 나섰지만, 결국 전북이 웃었다. 말 그대로 ‘미친 경기’였고 명승부였다. 전주=박린 기자 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2021.11.06 21:06
경제

아프간 비행기 추락사 희생자 조롱 티셔츠 판매 논란…“카불 스카이다이빙”

탈레반의 재점령으로 이른바 ‘쑥대밭’이 된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에서 탈출하려고 미 공군 수송기에 매달렸다 추락사한 피난민들의 사연이 알려지며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일부 온라인 판매사이트에서 희생자들을 조롱하는 내용의 티셔츠를 판매해 논란이 일고 있다. 현지시각으로 19일 뉴욕포스트 보도에 따르면 티포스포츠(Tee4Sport)와티셔츠앳로우프라이스(TShirtAtLowPrice.com) 등 일부 온라인 의류 판매사이트에서는 ‘카불 스카이다이빙 클럽’(Kabul Skydiving Club Est. 2021)이라는 문구가 적힌 티셔츠가 판매됐다. 티셔츠에는 비행기에서 추락사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담겨있다. 판매자 측은 “패러슈팅이나 스카이다이빙에 푹 빠져 있는 사람들, 그리고 비행기에서 뛰어내려 최고의 기분을 경험하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아주 적합한 옷”이라는 내용의 광고 문구도 게재했다. 이에 대해 국제문제 싱크탱크인 대서양위원회의 선임 연구원인 이란계 미국인 홀리데이그리스는 “아프간인의 고통과 불행을 상업화했다”며 “인간이 이처럼 잔인할 수 있다는 사실에 분노를 느낀다”고 개탄했다.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에서는 가입자들이 투표를 통해 해당 의류 광고에 대해 ‘도덕적·정신적·육체적 타락 내지는 변태적 행위’라고 규정했다. 레딧은 현재 광고를 삭제한 상태다. 하수영 기자 ha.suyoung@joongang.co.kr 2021.08.20 14:56
스포츠일반

'금메달 머신' 키우는 中…우는아이 대롱대롱 철봉 매달았다

중국이 2020 도쿄올림픽에서 총 88개(금 38개, 은 32개, 동 18개)의 메달을 휩쓸며 2위를 차지한 가운데, 서구에선 중국의 스포츠 영재 육성 방식은 '금메달 머신 키우기'에 가까운 아동학대라는 지적이 나왔다. 11일 더선에 따르면 중국이 올림픽에서 좋은 성적을 올릴 수 있었던 건 공산당이 후원하는 스포츠 관계자들이 경쟁을 통해 싹수있는 어린아이들을 선발하고, 이들에게 무자비한 훈련을 시켰기 때문이다. ━ 4살가량 유망주 '사냥' 하듯 낚아채 신문은 중국은 스포츠의 국민적 인기를 체제 유지에 활용하는 '소련식 모델'에 뿌리를 두고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은 서구 국가의 비인기 종목을 중심으로 스포츠 영재를 육성해왔다. 국가가 운영하는 2000여개의 스포츠학교에서 수만 명의 아이가 훈련받고 있으며, 유망한 아이들을 '사냥'하듯 낚아챈다. 유망주 선발 땐 팔굽혀펴기를 비롯해 지구력을 확인하기 위한 달리기, 벤치프레스 등 어린아이들이 쉽게 하기 어려운 테스트가 진행된다. 그런데도 중국의 부모들은 정부의 보조금 유혹과 아이들의 미래를 생각해 자녀들의 등을 떠밀고 있다. 중국의 스포츠 관계자는 "농촌 출신이나 경제적 형편이 좋지 않은 가정의 아이들이 어려운 훈련에 잘 적응한다"고 밝혔다. 실제로 4살가량의 중국 어린이들이 눈물을 흘리면서 철봉을 붙잡고 있거나, 코치의 회초리를 피해 훈련을 하는 스포츠 영재 훈련 사진이 공개돼 아동학대 논란이 여러차례 일기도 했다. 어린이들은 훈련 중 성과가 좋지 않으면 고개 숙여 사과한 뒤, 벌로 나머지 훈련을 받는다고 한다. ━ 약물강요 의혹 "女선수 은퇴뒤 수염 났다" 아이들은 대부분 부모를 떠나 기숙사 생활을 한다. 일 년에 한 두 차례 가족을 만날 뿐이다. 매일 고된 훈련이 끝난 뒤엔 이층침대에 몸을 눕힌다. 성적을 높이기 위해 어린 시절부터 약물을 강요한다는 의혹도 있다. 신문은 "전직 국가대표 여자역도 선수의 경우 은퇴 뒤 수염이 계속 났다"며 "약물주입을 강요한 탓"이라고 설명했다. 아이들은 한참 배워야 할 나이이지만, 학문적 가르침은 거의 없다. 충분한 교육을 받지 못했기 때문에 스포츠 분야에서 성공하지 못하면, 이후의 삶이 어려워질 것이라고 신문은 지적했다. 실제로 이번 도쿄올림픽 여자 다이빙 10m에서 금메달을 딴 14살 취안훙찬은 메달 획득 뒤 인터뷰에서 모국어인 중국어도 알아듣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 논란을 빚기도 했다. ━ 中 "서구의 비열한 공격, 스포츠정신일뿐" 하지만 중국 측은 '금메달 머신만 키운다'는 비판에 대해 "서구언론의 편파적 보도"라고 반박했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금메달을 중요하지 않게 여기는 나라는 없다. 서구 언론들이 중국 선수들의 금메달에 이중잣대를 들이대며 비열한 공격을 하고 있다"는 장이우 베이징대 교수의 의견을 실었다. 장 교수는 "중국 선수들의 스포츠 정신은 매우 풍부하다는 걸 누구나 알 수 있다"며 "경기에 집중한 사람들이라면 선수들을 '금메달 머신'으로 볼 수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고석현 기자 ko.sukhyun@joongang.co.kr 2021.08.11 09:19
야구

민낯 드러낸 '노메달' 한국 야구...프로야구도 위기

성적은 초라했고, 과정은 조금도 박수를 받지 못했다. 2020 도쿄올림픽 야구대표팀의 현주소다. 한국 야구 대표팀은 지난 7일 일본 가나가와현 요코하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도미니카공화국과의 도쿄올림픽 야구 동메달 결정전에서 6-10으로 졌다. 굴욕이었다. 올림픽 '디펜딩 챔피언'으로 참가했지만 '노메달'로 레이스를 마쳤다. 6개 팀만 참가해 한국의 메달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컸다. '아시아 라이벌' 대만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해 대회 출전을 포기했고 '아마 최강' 쿠바는 미주 예선에서 탈락해 도쿄행 비행기를 타지 못했다. 그런데도 한국 야구는 4위에 그쳤다. '숙적' 일본이 5전 전승으로 사상 첫 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걸어 대표팀이 받아든 성적표가 더 초라했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3승 4패를 기록했다. 4일 열린 일본과의 승자 준결승전에서 2-5로 패했고, 이튿날 치른 미국과의 2차(패자) 준결승전에서도 2-7로 완패했다. 도미니카전까지 3연패를 당하며 빈손으로 귀국길에 오르게 됐다. 야구팬은 결과보다 과정에 더 분노하고 있다. 대표팀은 선수 선발부터 논란을 자초했다. 김경문 야구 대표팀 감독과 기술위원회는 내야수 박민우(NC)와 투수 한현희(키움)가 코로나19 방역수칙을 위반한 사실이 드러나 태극마크를 반납하자, 김진욱(롯데)과 오승환(삼성)을 대체 선수로 발탁했다. '신인' 김진욱은 국제무대에서 검증되지 않은 기량이, 오승환은 과거 도박으로 징계받은 전력이 도마 위에 올랐다. 두 선수는 도움이 되지 못했다. 김진욱은 패전조 임무만 맡았다. 오승환은 동메달 결정전에서 6-5로 앞선 8회 초 등판했지만, 1이닝도 막지 못하고 4피안타(1피홈런) 5실점 하며 역전 빌미를 제공했다. 김경문 감독의 투수 교체 타이밍도 납득하기 어려웠다. 4일 일본전 8회 초에서는 멘털이 흔들린 고우석(LG)을 고수하다가 대량 실점을 자초했다. 고우석은 8회 초 1사 1루에서 실책성 베이스커버로 출루를 내준 뒤 폭투와 볼넷까지 허용한 상태였다. 결국 만루에서 야마다 테츠토에게 3타점 좌전 안타를 맞았다. 김경문 감독은 경기 뒤 "내일(패자 준결승) 경기도 생각하지 않을 수는 없었다. 고우석이 이닝을 마무리하는 게 이상적이었다"라고 했다. 야구팬은 더 큰 비난을 쏟아냈다. 5일 미국전에서는 1-2, 1점 뒤진 6회 말 1사 1루에서 구원 등판이 익숙하지 않은 원태인을 투입했다. 제구 난조가 확연히 드러났지만, 그가 안타 2개를 허용한 뒤에도 한 타자를 더 맡겼다. 원태인이 볼넷을 내준 뒤에는 조상우를 투입했다. 조상우는 한국이 치른 앞선 5경기 중 4경기에 등판해 공 90개를 던졌다. 어깨가 무뎌진 투수를 굳이 내세웠다. 조상우는 안타 2개를 허용했다. 한국은 미국전 6회 수비에서만 5점을 내줬다. 공격력도 형편없었다. 11-1 콜드게임으로 승리한 2일 이스라엘전을 제외하면 경기당 득점이 3.67점에 불과했다. 양의지(NC)·오재일(삼성) 등 KBO리그에서 고액 몸값을 받는 선수들이 어처구니없는 스윙을 연발한 탓에 야구팬의 화는 더욱 커졌다. 일본·미국전에서는 승기를 잡을 수 있었던 1회 득점 기회에서 후속타 불발로 무득점에 그쳤다. 여기에 벤치는 경험이 많은 선수만 맹신했다. 김경문 감독은 대회를 앞두고 "현재 컨디션이 가장 좋은 선수를 기용한다"라고 했다. 그러나 결과는 실망스러웠다. 동메달 결정전 인터넷 중계 응원 창에는 도미니카공화국을 응원하며 대표팀의 ‘노메달’을 기원하는 팬들의 냉소적인 반응이 주를 이뤘다. 병역 미필자를 대상으로 ‘군대 가자’는 조롱까지 나왔다. 도쿄올림픽에서는 수영, 육상, 다이빙, 근대5종 등 한국 스포츠의 불모지에서 묵묵하게 땀을 흘려왔던 선수들이 의미 있는 기록을 냈다. 이들은 그 어느 때보다 큰 응원을 받았다. 반면 야구는 고액 연봉을 받으며 늘 팬들의 응원을 받는 프로 선수들로 이뤄졌는데, 기대 이하의 성적을 내서 대비를 이뤘다. 한국 야구는 도쿄올림픽을 통해 빈약한 선발, 폭발력과 짜임새가 없는 타선 등 처참한 국제 경쟁력의 현주소를 확인했다. 문제는 이렇게 민낯을 드러낸 게 향후 프로야구에도 적잖은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점이다. 선수들의 거듭된 일탈로 커진 야구팬의 피로감은 올림픽 참사로 더 증폭됐다. 한국 야구가 출범 최대 위기에 빠졌다. 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2021.08.09 08:21
축구

‘레이저 빔·애국가 비매너’...UEFA, 잉글랜드에 벌금 부과 가능

유럽축구연맹(UEFA)이 잉글랜드에 벌금을 부과할 예정이다. 잉글랜드는 8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20) 준결승전에서 덴마크에 2-1로 이기며 결승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하지만 잉글랜드 대표팀의 승리 뒷면엔 불편한 장면들이 여럿 있었다. 잉글랜드 팬들의 ‘비신사적’ 행동들이다. 영국 ‘가디언’ 등은 UEFA가 잉글랜드에 벌금을 부과할 것이라고 공식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UEFA는 공식 성명을 통해 “잉글랜드 팬들의 행동은 적절한 절차에 따라 UEFA 윤리 및 징계 기구가 벌금을 부과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은 두 가지다. 그 첫 번째는 덴마크 대표팀 골키퍼 카스퍼 슈마이켈의 얼굴에 레이저 빔을 쏜 것이다. 1-1로 잉글랜드와 덴마크의 승패가 나지 않던 연장전에서, 잉글랜드의 라힘 스털링이 페널티킥 기회를 얻어낸 후, 해리 케인이 페널티킥 키커로 나선 상황이었다. 잉글랜드 관중석에서 한 팬이 슈마이켈 골키퍼의 얼굴에 레이저 빔을 쐈다. 득점이 달린 중요한 순간인 만큼, 집중력이 무엇보다 중요한 때 골키퍼 주의를 산만하게 만드는 부당한 행동이었다. 슈마이켈 골키퍼는 이러한 상황에서 케인의 슛을 막아냈지만, 완전히 막아내지 못하며 실점했다. 또 문제가 된 것은 덴마크 국가가 울려 퍼질 때 팬들의 비신사적 행동이다. 잉글랜드 팬들은 덴마크 국가가 울려 퍼질 때, 야유하고 불꽃놀이를 하는 등 비신사적 행동을 보였다. 상대 팀에 그 어떠한 배려와 존중도 보이지 않은 태도였다. 이에 UEFA 측은 잉글랜드에 벌점 부과 등 적법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발표했다. 잉글랜드 대표팀은 관중석의 불편한 행동 이외에도 라힘 스털링 다이빙 논란, 주심 판정 논란 등 여러 가지 오점을 많이 남겼다. 1966년 월드컵 이후 55년 만에 우승 트로피를 거머쥘 기회를 얻게 된 날이었다. 유로 대회로는 사상 첫 결승 진출을 만든 역사적인 날이다. 하지만 여러 오점으로 흙탕물이 된 이 날의 승리가 잉글랜드로서도 마냥 반갑지 않게 됐다. 서지수 인턴기자 2021.07.09 07:32
스포츠일반

'케인 PK골' 잉글랜드 유로 첫 결승행

잉글랜드축구대표팀이 사상 처음으로 유럽축구선수권대회 결승에 진출했다. 잉글랜드는 8일(한국시각) 영국 런던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덴마크와 유로 2020 4강전에서 1-1로 비긴 뒤 연장 끝에 2-1로 승리했다. 잉글랜드 공격수 해리 케인(토트넘)이 연장에 페널티킥 결승골을 넣었다. 잉글랜드는 전반 30분 덴마크 미켈 담스고르에 프리킥 선제골을 허용했다. 전반 39분 잉글랜드 부카요 사카의 크로스가 덴마크 수비수 시몬 키예르 발 맞고 자책골이 됐다. 1-1로 맞선 연장 전반 13분, 잉글랜드 라힘 스털링이 페널티 박스 안에서 덴마크 요하킴 멜레와 경합 과정에서 넘어졌다. 비디오 판독(VAR) 끝에 페널티킥이 선언됐다. 키커로 나선 케인이 오른쪽을 노리고 찬 슈팅이 덴마크 골키퍼 카스퍼 슈마이켈에 막혔다. 하지만 케인이 리바운드 된 공을 재차 오른발로 차 넣었다. 조별리그에서 무득점에 그쳤던 케인은 토너먼트 3경기에서 4골째를 넣었다. 게리 리네커와 함께 잉글랜드 대표팀 메이저대회 최다골 타이기록(10골)을 세웠다. 경기 후에도 연장전 페널티킥 선언 여부를 두고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스털링이 다이빙한 거 아니냐는 지적이다. 스털링 본인은 다리에 걸려 넘어졌다고 주장했다. 잉글랜드는 1966년 월드컵 이후 55년 만에 메이저 대회 결승에 올랐다. 대회 첫 우승에 도전하는 잉글랜드는 12일 오전 4시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이탈리아와 격돌한다. 조별리그 1차전 도중 크리스티안 에릭센이 심정지로 쓰러졌던 덴마크는 ‘에릭센의 기적’을 4강에서 멈췄다. 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2021.07.08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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