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결과13건
프로야구

송성문 "정후·혜성 대결? 너무 앞서간 얘기...동기부여 될 것" [주간 MVP]

메이저리그(MLB) 무대를 향한 도전 의식이 생겼다. 송성문(29·키움 히어로즈)이 더 매서운 스윙을 보여줄 전망이다. 송성문은 현재 리그에서 가장 뜨거운 타자다. 그는 6월 넷째 주(6월 24~29일) 출전한 6경기에서 타율 0.519(27타수 14안타) 4홈런 12타점, OPS(출루율과 장타율 합계) 1.678을 기록했다. 주간 홈런·타점·OPS 1위였다. 송성문은 특히 삼성 라이온즈와의 홈(서울 고척 스카이돔) 주말 3연전에서 '홈런쇼'를 펼쳤다. 27일 1차전에서는 소속팀 키움이 3-4로 지고 있었던 8회 말 역전 투런홈런을 쳤고, 28일 2차전에서는 1·2회 연타석 홈런, 29일 3차전에서는 키움이 5-2로 앞선 5회 말 쐐기 스리런홈런을 쳤다. 조아제약과 본지는 송성문을 6월 넷째 주 최우수선수(MVP)로 선정했다. 송성문은 "지난해 연말 시상식에서도 큰 상(최고야수상)을 받았는데 또 뽑아줘서 감사하다. 팀(키움)이 올 시즌 첫 시리즈 스윕(삼성 3연전 전승)을 하는 데 기여해 준 상으로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송성문은 지난주 타격감에 대해 "솔직히 주간 단위로는 프로 데뷔 뒤 가장 좋았던 것 같다. 특히 경기 흐름상 중요한 상황에서 그렇게 많이 장타를 치고 타점을 올린 건 처음이었다"라고 웃었다. 그러면서도 송성문은 "타격감이 갑자기 좋아졌다기 보다는 매일 루틴을 지키고, 부진해도 반드시 해야 할 일들에 소홀하지 않다 보니 결과도 따라주기 시작한 것"이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송성문은 개인 성적보다 팀 성적이 나아진 점에 더 의미를 부여했다. 5월까지 15승 1무 44패를 기록하며 시즌 100패를 당할 우려를 줬던 키움은 6월 치른 22경기에서는 0.500(10승 2무 10패) 승률을 기록했다. 송성문은 "젊은 선수들이 더 집중해야 할 순간과 그 때 자신이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명확하게 알게 되면서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라며 후배들에게 공을 돌렸다. 송성문은 화제성으로도 가장 뜨거운 선수다. 'MLB 진출설' 주인공이기 때문이다. 그는 2025시즌이 끝나면 포스팅 신청 자격을 얻는다. 지난달 24~29일 홈 6연전에 시애틀 매리너스, 시카고 컵스, 뉴욕 양키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4개 구단 스카우트가 송성문을 보기 위해 찾아 이 기류를 더 거세게 만들었다. 송성문은 MLB 도전 소문이 막 나온 지난 9일 "냉정하게 나는 MLB에서 뛸 수준의 선수가 아니다. 내 나이에 미국 진출은 비현실적"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최근 달라진 생각을 전했다. 메이저리거 김하성(탬파베이 레이스)과 대화가 심경 변화를 일으킨 것. 송성문은 "(김)하성이 형이 '밑져야 본전이고, 돈 주고도 못 하는 경험'이라고 하더라. 애써 부정해 스스로 MLB 진출 가능성을 지울 필요가 없다는 얘기였다"라면서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려 한다. 앞으로 더 좋은 성적을 내고 나를 좋게 봐주는 (MLB) 구단이 있으면 도전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MLB 로스앤젤레스(LA) 다저스에서 뛰고 있는 김혜성은 지난해 6월 초, 현재 에이전시인 CAA 스포츠와 계약했다. 송성문은 "아직 에이전트 선임을 한 건 아니지만, 여름을 지나고 나를 향한 기류가 조금 더 명확해지면 (포스팅) 준비에 필요한 기본적인 것들을 갖출 것"이라고 전했다.송성문은 현재 MLB에서 뛰고 있는 김하성·김혜성·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과 키움에서 한솥밥을 먹으며 동료애를 나눴다. 송성문은 지난달 14~16일(한국시간) 다저스와 샌프란시스코가 대결하며 김혜성과 이정후가 처음으로 한 그라운드에 선 모습을 관심 있게 지켜보기도 했다. 송성문에게 이정후·김혜성과 빅리그 대결하는 자신의 모습을 상상해봤느냐고 묻자, 그는 "그건 너무 앞서간 얘기다. 포스팅 신청, 계약 성사, 로스터 진입 모두 장담할 수 없는 내가 그런 상상을 한다는 건 김칫국을 너무 마시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송성문은 "MLB 진출 가능성을 열어 두는 자체가 후반기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기 위한 동기부여가 될 것 같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5.07.04 05:40
예능

BTS 제이홉, 3년 치 계획 짜놨다더니 “군 복무 당시 ‘전참시’ 나가겠다고”

‘전참시’가 전 세계를 뒤흔든 ‘월드 클래스’ BTS(방탄소년단) 멤버 제이홉과 ‘MBC 뉴스데스크’ 앵커 김수지의 일상으로 토요일 밤을 사로잡았다.지난 14일 방송된 MBC 예능 프로그램 ‘전지적 참견 시점’(기획 강영선 / 연출 김윤집, 전재욱, 이경순, 김해니, 정동식, 이다운 / 작가 여현전 / 이하 ‘전참시’) 351회에서는 공중파 최초 공개된 BTS 멤버 제이홉의 첫 솔로 월드 투어 현장과 김수지 아나운서의 MBC 대통령 선거 방송 ‘선택 2025’ 준비 과정이 그려졌다.이날 제이홉은 군 입대 전 이미 월드 투어 일정은 물론, ‘전참시’ 출연까지 사전에 계획했다고. 그는 “군 복무 당시 재방송을 보면서 전역하면 ‘전참시’에 꼭 나가야겠다”라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제이홉 매니저 또한 “그래서 이름이 제이(J)홉인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라고 말했다. 15개 도시에서 총 47만 명 관객을 동원하는 등 각종 신기록을 세우며 첫 솔로 월드 투어를 성황리에 진행 중인 제이홉은 태국 방콕에서 하루를 시작했다. 망고밥, 토스트 등 야무진 먹방으로 식사를 해결한 그는 계획된 시간에 맞춰 헬스, 샤워까지 완벽히 끝내는 파워 J(계획형) 면모로 미소를 자아냈다. 안다솔 매니저는 이런 제이홉의 성향을 완벽하게 파악하고 있는 등 두 사람의 환상 호흡이 웃음을 유발했다.안다솔 매니저와 함께 콘서트장으로 향한 제이홉은 BTS 활동 시절부터 이어온 철저한 공연 루틴을 공개해 이목을 집중시켰다. 그는 공연장에 도착하자마자 식사를 하고, 어머니가 챙겨준 석청 꿀을 먹는 등 시간을 틈틈이 체크하는 안 매니저의 케어 아래 분 단위로 치밀하게 짜인 루틴을 공연 직전까지 실천했다.그런가 하면 제이홉의 월드 투어 방콕 공연과 백스테이지 현장이 공중파에서 최초 공개되며 시청자들을 열광케 했다. 팬들의 뜨거운 함성과 함께 무대에 오른 제이홉은 솔로곡 ‘스위트 드림스 (feat. Miguel)’은 물론 BTS의 ‘마이크 드롭’ 등 무대 천재다운 완벽한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제이홉의 폭발적인 에너지에 현장은 후끈 달아올랐고 월클 제이홉의 일상이 다음 회에 계속되며 기대감을 높였다.다음으로 ‘MBC 뉴스데스크’ 앵커 김수지 아나운서의 다채로운 하루가 펼쳐졌다. 아나운서, 작가, 작사가 등 ‘프로 N잡러’로 화제를 모았던 김수지는 새로 이사한 집 공개와 함께 “10월 중순 출산 예정이다. 태명은 빅희”라고 임신 소식을 최초 고백하며 참견인들에게 진심 어린 축하를 받았다.한편 선거 방송 진행을 맡은 김수지는 MBC 제21대 대선 선거 방송 ‘선택 2025’ 최종 리허설로 분주한 하루를 보냈다. 그녀는 선배 전종환 아나운서에게 조언받은 뒤, 조현용 앵커, 이재은 아나운서 등 동료들과 프로미를 방출하며 리허설을 실시했다. 선거 방송 현장에는 와이어캠, 6면 LED 무대 등 최첨단 장비가 총출동해 신선한 재미를 선사했다.선거 방송 리허설과 보도국 회의를 마친 김수지는 ‘MBC 뉴스데스크’ 야외 생방송을 위해 국회의사당으로 이동했다. 6m 높이의 특별 야외 스튜디오 등 ‘전참시’에서만 볼 수 있는 ‘뉴스데스크’의 이면이 시선을 사로잡았다. 잠시 후 김수지는 뉴스 생방송을 시작했고 돌발 상황이 연이어 발생했음에도 평정심을 유지하고 멘트를 이어가 감탄을 자아냈다. 방심할 수 없는 긴박한 야외 스튜디오 현장이 보는 이들의 손에 땀을 쥐게 했다.오는 21일 ‘전참시’ 방송에서는 불타올랐던 콘서트 종료 후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는 제이홉의 일상이 이어진다. 제이홉은 솔로 신곡 ‘킬린 잇 걸’ 안무 연습과 MV 촬영, 신곡 비하인드를 ‘전참시’에서 최초 공개할 예정이다. 또한 배우 최강희는 본인만의 알찬 여름 휴가를 떠난다. 30년 지기 친구의 고깃집에서 아르바이트를 자처하며 특별한 여름을 보내고 있는 근황을 전한다고 해 기대를 모은다.‘전지적 참견 시점’은 매주 토요일 오후 11시 10분 방송된다.이수진 기자 sujin06@edaily.co.kr 2025.06.15 08:04
예능

뮤지컬 배우 카이 ‘나혼산’ 출격…종이 신문 구독+독서 마니아 일상 공개

‘나 혼자 산다’에서 뮤지컬 배우 카이가 예술적 감성으로 채워진 일상을 공개한다.오는 16일 방송되는 MBC ‘나 혼자 산다’에서는 뮤지컬 배우 카이의 감성 하우스가 공개된다.카이는 대한민국 대표 뮤지컬 배우이자 팝페라 가수로, 뮤지컬 ‘팬텀’, ‘프랑켄슈타인’, ‘레미제라블’, ‘지킬 앤 하이드’ 등 굵직한 무대에서 주연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또한 음악 예능에서 활약을 펼치는가 하면 뮤지컬 전공 교수로 재직하며 뮤지컬을 꿈꾸는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공개된 사진 속에는 자취 8년 차 카이의 예술적 감성으로 채워진 ‘카이 하우스’의 모습이 담겨 있다. 카이는 집에 대해 “짜맞춰진 인테리어가 아니라, 제가 좋아하는 것들의 나열이 최고의 인테리어”라며 자신의 생활습관들이 쌓여 자연스럽게 조화를 이루게 됐다고 소개한다.또한 곳곳에 자유롭게 놓인 애장품들과 다른 분위기를 뿜어내는 거실, 서재, 주방 등이 ‘멀티 유니버스’처럼 따로 또 같이 하모니를 이루며 카이만의 감성을 만들어낸다. 그는 집에서 유일하게 인테리어를 한 곳으로 침대부터 에어컨까지 모두 ‘올블랙’인 침실을 소개하는데, 과연 그 이유가 무엇일지 궁금증을 자아낸다. 화려한 꽃무늬 잠옷을 입은 카이는 귀여운 반려묘 ‘테너’와 인사를 하며 모닝 루틴을 시작하는데, 종이 신문을 읽는 그의 모습이 포착돼 시선을 모은다. 그는 정치, 경제, 광고까지 정독하고 스크랩을 하기도. 또한 곳곳에서 틈이 날 때마다 책을 보는 ‘독서 마니아’의 면모를 자랑한다.카이는 “휴대전화는 제가 선택하지 않은 걸 보게 되는 기계인 것 같다. 불행의 원천이랄까”라며 최대한 안 보려고 한다고 밝힌다. 이어 그는 스스로 SNS을 멀리하는 자신만의 방법을 소개한다고 해 기대가 쏠린다.그런가 하면 카이가 피아노 앞에 앉아 ‘성대 스트레칭’을 하는 모습을 비롯해 완전한 계획형인 ‘파워 J’의 분단위 건강 관리법도 공개된다고 해 호기심을 자극한다.카이의 일상은 오는 16일 오후 11시 10분에 방송되는 ‘나 혼자 산다’에서 확인할 수 있다.강주희 기자 kjh818@edaily.co.kr 2025.05.15 17:27
금융·보험·재테크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 신입직원에'셀프 리더십' '신문보기' 강조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이 16일부터 4박 5일간 경기도 기흥 소재 신한은행 블루캠퍼스에서 각 그룹사 신입직원들이 참여한 공동 연수에 방문해 셀프 리더십과 함께 신문 보는 습관을 갖기를 주문했다.19일 신한금융에 따르면 공동 연수는 은행, 카드, 증권, 라이프, 캐피탈, 자산운용, 제주은행, 자산신탁, DS 등 9개의 그룹사 신입직원들이 함께 모여 그룹의 역사와 비전, 문화 등 기본 소양을 익히기 위해 각 사의 연수기간 중에 진행하는 프로그램이다.특히 이번 연수는 그룹 연수생들을 팀 단위로 운영해 서로 간의 팀워크를 다지며 ‘함께’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한편, 팀 활동에 있어 개인의 주도적인 역할과 책임감을 가지는 것에 중점을 두며 진행 중이다.진옥동 회장은 18일 공동 연수 중인 신입직원들을 찾아 “앞으로는 내가 원하는 모습뿐만 아니라 상대가 나에게 바라는 모습도 균형 있게 보여주기 위한 노력도 필요하다”며, 이와 함께 “주어진 나의 역할에 주도권을 갖고 임하는 ‘셀프 리더십’을 갖춘 진정한 프로가 돼 주길 바란다”고 전했다.건강 관리를 위한 비결을 묻는 신입직원의 질문에 진 회장은 “오늘 하루의 시작과 끝을 머릿속으로 그리면서 숨쉬기 운동과 같은 작은 움직임이라도 매일 반복하면 몸과 마음이 보다 정돈된 채 하루를 맞이할 수 있다”며, ‘규칙적인 루틴’을 가져볼 것을 권유했다. 끝으로 진옥동 회장은 “신문을 꾸준히 읽고 궁리하는 습관을 가져주길 바란다”며, “이를 통해 ‘생각의 주체성’을 길러 단순 지식보다는 지혜를 갖춘 신한금융그룹의 일원이 돼 줄 것”을 당부했다.권지예 기자 kwonjiye@edaily.co.kr 2024.12.19 13:55
프로야구

[김종문의 진심 합심] 매달 첫 경기가 개막전? 트윈스의 프레시 스타트 전략

2012년 구글이 한창 잘 나갑니다. 그해 처음으로 매출액이 500억 달러를 돌파합니다. 그런 구글이 당시 몇몇 경제학자를 미국 캘리포니아주 마운틴 뷰의 본사로 초대합니다. 학자들을 모은 구글의 인사담당 부사장 프라사드 세티는 이렇게 말합니다. "회사는 직원들의 삶과 업무를 동시에 개선하기 위해 다양한 복지 프로그램을 제공합니다. 회사 내 여러 운동시설도 갖췄습니다. 흡연, 건강에 해로운 식생활 등 문제 해결을 위한 교육 과정도 만들었고요. 여기에 회사 돈을 많이 들였는데 직원들 참여도가 너무 낮아요." 그는 또 "홍보가 안됐고, 직원들이 너무 바빠 참여할 시간이 없는 것 같아요. 직원들에게 새로운 프로그램을 제안하려면 언제가 좋은 타이밍일까요?"라고 묻습니다. 초청된 학자 중 케이티 밀크먼(Katy Milkman)이 있습니다. 펜실베니아 대학 와튼 스쿨 교수로, 행동과학 전문가입니다. 행동과학은 합리적 선택이란 고전 경제학의 믿음을 깨고, 인간의 비합리성과 편향(bias)으로 기울어진 현실 인간의 심리에 주목합니다. 이를 역이용해 보다 나은 의사결정을 돕는 학문입니다. 밀크먼은 좋은 루틴을 설계하는 디테일에 강합니다. 뒤집으면 그의 연구는 '나쁜 습관'을 깨뜨리는 데도 유용합니다. 밀크먼은 구글에 직원들의 습관 설계의 방법으로, 새로운 시점을 잡는 방법 등을 제안합니다.개념은 어렵지 않습니다. 다이어트나 학원 등록, 금연 등 일상에서 이루고 싶은 목표를 세울 때 여러분은 어떻게 하세요? 생일이나 새로운 한 달의 첫날, 연휴 이후, 학기 초, 새해 첫날에 맞추지 않나요? 이사나 직장을 옮기고, 부서를 바꿀 때 결심을 실행하기도 합니다. 지금껏 해온 것과 작별하고 백지에서 새 출발하겠다는 마음을 시점과 연결시킵니다. 자신의 마음에 새로운 달력이 만들어 집니다. 심리적 재도전의 기회를 특정 시점과 결합, 과거와 단절하는 시도라고 밀크먼은 설명합니다. '새로운 시작효과(fresh start effect)'라고 부릅니다.좋은 타이밍에 맞춰 새로 시작하는 것과 관련, 최근에 읽은 야구 기사가 떠올랐습니다. LG 트윈스 염경엽 감독의 말입니다. "매달 시작하는 경기가 개막전이라고 생각하자, 다음 달이면 승패가 초기화되고, 다시 개막전 치른다고 생각하자고 선수들에게 말했다." 염 감독님은 밀크먼이 구글에 제시한 '새로운 시작효과'를 오랜 현장경험으로 체득한 것 같습니다. 7개월여 144경기라는 시즌의 긴 항해를 견디기 위해 한달 단위로 목표를 나누고, 그 한달의 첫 경기를 '개막전'으로 다시 시작하자는 염 감독의 의도는 행동과학에서 제시하는 전략적인 목표 설계(이름 붙이기, 신호기반 계획짜기 등)와 유사합니다. 전략가 답습니다. 매달 첫 경기를 그냥 '00월의 첫날'이 아니라 개막전으로 이름 붙인 것은 초심으로 찾고, 동기부여와 분위기 전환을 두루 의도한 시도로 읽힙니다. 가령 여러분이 수영을 시작했다면 '수영 1일차'라고 하지 않고 '돌고래 수영 1일차'라고 규정하면 더 매력적일 수 있습니다. 돌고래 같은 몸매와 웨이브 실력을 떠올리며 목표의식을 자극하는 것이 네이밍(naming)의 힘이자, 넛지(nudge)의 일종입니다.그러나 생각, 목표, 교육, 지시만으론 구성원 대부분의 행동 변화가 지속되긴 어렵습니다. 멤버의 다양한 패턴, 여러 변수를 분석해 구성원의 도움과 협력을 끌어낼 제도, 장치를 마련하라는 것도 행동과학의 조언입니다. 지난달 부진한 선수를 새 달에 맞춰 리셋시키는 평가, 보상책을 만드는 것도 방법입니다. 제가 있던 팀에서 2013년 창단 첫 시즌, 첫 한 달의 악몽(4승17패)을 반전시킬 때 효과를 봤습니다. 그러나 구성원 저마다 처한 상황이 달라 제도의 설계는 조심스럽습니다. 손해가 생기는 누군가는 더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손실회피 성향, 이 역시 행동과학에서 깊이 연구하는 주제입니다. 야구에선 타자가 희생번트를 해도 타율의 손해를 보지 않습니다. 다른 선택의 기회가 희생되어도 야구규칙 덕분에 기록의 희생까지 강요되진 않습니다. 제도가 야구의 팀 플레이 정신을 챙깁니다. 매달 첫 경기가 개막전이 되는 트윈스의 시도에 주목합니다. 어떻게 디자인했고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궁금합니다.한국코치협회 인증코치 김종문김종문은 중앙일보 기자 출신으로, 2011~2021년 NC 다이노스 야구단 프런트로 활동했다. 2018년 말 '꼴찌'팀 단장을 맡아 2년 뒤 창단 첫 우승팀으로 이끌었다. 현재 한국코치협회 인증코치(KAC)다. 2023.05.15 08:35
스타

BTS 슈가 “6년동안 3시간 이상 못 잤다..먹고 자는 시간 제외 춤연습”(뜬뜬)

방탄소년단(BTS) 슈가와 지민이 월드 스타로서 인생의 고충을 털어놨다.11일 유튜브 채널 ‘뜬뜬’에서는 슈가와 지민이 출연해 유재석, 지석진, 조세호와 함께 월드 스타로서 생활을 나눴다.유재석이 “왜 세계적인 스타가 ‘핑계고’에 어떻게 나오게 됐느냐”고 묻자 슈가는 “유튜브 ‘뜬뜬’을 자주 본다”고 말했다. 조세호는 슈가, 지민과 가까운 사이라고 한다.유재석이 스타가 된 이후 가족들의 반응이 다른지 묻자 지민은 “아버지가 저를 조심스러워하신다”며 “예전에는 잔소리 하시던 것을 이제는 안 하신다”고 말했다. 슈가는 “저는 아버지와 한달에 한 번씩 싸우는 것 같다”며 “저도 말이 센 편이고 아버지도 센 편이다. 싸우고 저녁에 화해하고 그런다”고 전했다. 슈가가 아버지와 싸우는 이유는 ‘식사’ 때문이라고. 하루에 한 끼를 먹는 슈가에 아버지는 챙겨 먹으라고 강조하신다고 한다.춤 연습에 대해 묻자 슈가는 “처음에는 잠 자고 밥 먹는 시간 제외하고 계속 춤만 췄다”며 “지금은 (연습이) 적응돼서 하루에 3~4시간정도 2주동안 붙여서 연습한다”고 했다. 이어 “그때는 회사가 절박했다. 어떤 식으로까지 연습했냐면 모니터 영상이 나오면 프레임 단위로 쪼개서 손을 다 맞췄다”고 했다. 지민도 “눈알도 맞췄다”고 말해 놀라움을 안겼다. ‘핑계고’의 고정 질문 수면시간에 대한 이야기도 나왔다. 지민은 “빨리 잠들면 새벽 3~4시”라고 말했다. 슈가는 “어릴 적부터 아이들 스케줄을 살아보면 쪽잠 자는 것이 버릇”이라며 “5~6년 동안 3시간 이상을 자 본적이 없다. 2시간 자고 깬다. 루틴이 되니 피곤하지 않다”고 했다. 지민은 “나는 잘 잔다”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김혜선 기자 hyeseon@edaily.co.kr 2023.04.12 08:41
야구

'마운드 점령' 원태인 "내 루틴 있다...여름 이후? 자신 있다"

루틴이 생겼고 지켜나가고 있다. 원태인(21·삼성)은 후반기에도 잘할 자신이 있다. 원태인은 지난 13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KT와의 주중 3연전 3차전에 선발 등판, 7이닝 동안 5피안타·4볼넷·무실점을 기록하며 호투했다. 소속팀 삼성은 그가 마운드에 있을 때 3점을 지원했다. 4-0 승리. 원태인은 시즌 6승째를 거뒀다. 1.18이었던 평균자책점은 1.00으로 낮췄다. 리그 다승·평균자책점 모두 1위다. 원태인은 "지난해보다 나아진 점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패스트볼의 구위와 제구력이 좋아졌고, 슬라이더 활용폭이 더 넓어진 점을 꼽는다"라고 했다. 두 구종이 완성도를 높이자, 체인지업까지 효과를 봤다. KT전에서는 체인지업 위력이 돋보였다. 특히 KT 간판타자이자 리그 타율 1위인 강백호에게 제대로 통했다. 1-0, 1점 앞선 7회 말 2사 1·2루 위기에서 강백호에게 체인지업을 던져 우익수 뜬공 처리했다. 1회 첫 타석, 3회 2번째 승부에서도 체인지업으로 각각 삼진과 뜬공을 잡아냈다. 원태인은 현재 외국인 투수들보다 위력적인 투수다. 아직 남은 경기 수는 많다. 그러나 2017년 박세웅(롯데), 2019년 이영하(두산)에 이어 다시 한번 토종 우완 에이스가 등장해줄 것이라는 야구팬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원태인도 "가장 가까이 보이는(최종엔트리 발표가 머지않은) 국가대표가 가장 욕심난다"라고 했다. 선수 시절, 통산 152승을 기록한 이강철 KT 감독은 원태인을 향해 "모든 구종이 완벽하더라"라고 했다. 현재 구위와 구종 완성도는 분명히 리그 정상급이다. 변수는 부상과 체력 관리. 풀타임 2년 차, 데뷔 3년 차 투수인 원태인에게는 아직 몸 관리 노하우와 '1년 단위' 루틴이 정립되지 않았다. 실제로 지난 2년(2019~20시즌) 모두 전·후반기 편차가 컸다. 2020시즌은 전반기(14경기 기준) 6승2패·평균자책점 3.54를 기록했지만, 이후 13경기는 승수 없이 8패를 당했다. 평균자책점은 6.38. 2019시즌도 전반기 평균자책점 2.86, 후반기는 9.45를 기록했다. 같은 패턴을 반복할 생각은 없다. 올해는 다른 페이스를 보여줄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다. 원태인은 "그저 (올 시즌 치른) 7경기, 한 달 잘하기 위해서 준비한 건 아니다. 2021시즌뿐 아니라 1년, 2년 뒤에도 꾸준히 좋은 투구를 하기 위해 열심히 몸을 만들었다. 작년과 다르게 나만의 루틴을 만들고 유지하고 있다. 올해는 (후반기에 잘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층 세심하게 신경을 써주고 있는 트레이닝 파트를 향해 고마운 마음을 전한 그는 "매 경기 좋은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다시 한번 각오를 전했다. 일단 국가대표팀은 반갑다. 성장세에 가속도가 붙은 현재 원태인이 올림픽에서 활약해줄 수 있다는 기대가 커진다. 여기에 후반기까지 좋은 모습을 이어가면 삼성의 명가 재건도 탄력을 받게 될 것. 원태인의 등판을 향한 관심도 점차 커지고 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2021.05.14 13:08
야구

오늘만 사는 남자, KIA 윌리엄스

맷 윌리엄스(55) KIA 감독이 가장 자주 하는 말은 '오늘'이다. 미래를 예측하고 걱정하는 데 에너지를 쓰는 대신, 현재에 최선을 다한다는 점을 강조하는 것이다. 29일 기준으로 비로 연기된 KIA의 경기는 모두 8번이나 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탓에 정규시즌 개막이 늦은 터라 KIA의 후반기 일정이 부담스럽다. 체력이 떨어진 상태에서 다른 팀보다 많은 경기를 치르면 순위싸움에서 불리할 수밖에 없다. 윌리엄스 감독은 이 상황에 대해 "걱정하지 않는다. 우리가 컨트롤할 수 있는 부분, 오늘 할 수 있는 부분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표정과 어조 모두 차분했다. 비로 연기된 28·29일 광주 KT전을 두고 윌리엄스 감독은 "오늘에 집중한다"는 유독 말을 많이 했다. 그는 예상하지 못한 변수와 맞닥뜨릴 때마다 이런 반응을 보인다. 지나버린 과거, 불확실한 미래에 휘둘리지 않고 현재에 집중하겠다는 메시지를 선수단과 미디어에 보내고 있다. KIA는 67경기에서 37승 30패(승률 0.552)를 기록하며 KBO리그 5위에 올라 있다. 전문가들은 올 시즌 KIA가 중하위권에 머물 거라고 전망했지만, 예상을 뛰어넘는 성적을 내고 있다. 에이스 양현종이 부진하고, 김선빈 등 부상 선수들이 많이 나온 상황에서도 KIA는 안정감 있게 주행 중이다. 윌리엄스 감독은 들뜨지 않았다. 현재는 '지나간 오늘'이 모여 만든 결과라고 생각한다. 그는 "(시즌이 종료됐을 때) 팀이 어떤 위치에 있고 싶은지 묻는다면, 난 당연히 우승이라고 말할 것이다. 그러나 더 중요한 건 우리 선수들이 매일 경기장에 올 때 뭔가를 기대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미래는 알 수 없지만, 우리는 오늘 준비하고, 집중한다"고 말했다. 그에게 계획이 없다는 뜻은 아니다. 윌리엄스 감독은 특히 선수단 체력을 철저하게 관리한다. 이동 거리, 경기 시간 등을 두루 고려해 훈련 스케줄을 짜는 것으로 유명하다. 계획은 계획일 뿐, 결과에 연연하지 않을 뿐이다. 이런 이유로 윌리엄스 감독은 주간 또는 월간 단위의 목표를 세우지 않는다. 그는 "이기든 지든, 경기를 치르지 못하든 일단 오늘 할 일을 한다. 내일을 준비한다"고 강조했다. 선수의 기록과 명성에도 별 관심을 두지 않는다. 그건 선수의 '어제'이기 때문이다. 윌리엄스 감독은 선수의 '오늘', 즉 현재의 기량과 컨디션에만 관심이 있다. 그는 지난해 가을 캠프부터 꽤 오래 KIA 선수들을 봐왔지만, 여전히 선수들을 탐구하고 있다. 윌리엄스 감독은 "매일 새롭다. (KBO리그에서 첫 시즌을 치르지만) 난 모든 것을 새롭게 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내가 가진 유리한 면"이라고 말했다. 윌리엄스 감독의 눈에 들기 위해 이름값 있는 스타들도 긴장할 수밖에 없다. 젊은 선수들에게는 큰 동기 부여다. 다른 감독들이 리빌딩을 외치며 먼 미래를 지향하는 동안, 현재의 집중하는 윌리엄스는 무한 경쟁을 통해 리빌딩을 시도하고 있다. 윌리엄스 감독은 경기 전, 야구장 계단을 열심히 오르내린다. 체력을 관리하고,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한 루틴이다. 홈구장 광주-기아 챔피언스 필드뿐 아니라 다른 8개 구장도 모두 정복했다. 그의 루틴은 오늘에 충실한 모습을 몸소 보여주는 효과도 있다. KIA 선수들도 이제 사령탑이 주는 메시지를 정확하게 이해하는 것 같다. 윌리엄스 감독은 "클럽하우스에 있는 한 명, 한 명이 오늘의 팀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현실적으로 매일 이길 순 없다. 그러나 우리 선수들이 경쟁력 있는 경기를 하려는 자세를 보여주고 있다"며 만족스러워했다. 언젠가부터 KBO 감독들은 미래와 육성 얘기를 아주 많이 한다. 이런 가운데 외국인 감독이 조금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다. 그의 말은 영화 '아저씨'의 대사를 떠올리게 한다. "너희는 내일만 보고 살지? 내일만 사는 놈은 오늘만 사는 놈한테 죽는다." 영화에서 원빈이 했던 대사다. 광주=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2020.07.31 05:58
야구

[김도윤의 B트레이닝] 이치로의 자기관리가 의미하는 메시지

최근 반일감정이 꽤 높아졌다. 이전부터 야구나 축구를 비롯한 모든 스포츠 종목에선 일본과 맞대결하면 의미가 남달랐다. 전 국민이 하나 된 마음으로 응원했다. 하지만 이런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인정할 수밖에 없는 일본 출신 선수가 한 명 있다. 바로 스즈키 이치로다. 2019시즌을 끝으로 메이저리그에서 은퇴한 이치로는 1973년생이다. 불혹을 넘긴 무려 46세까지 현역 선수 생활을 했다. 타고난 재능도 있지만 만들어진 천재라는 평가도 있다. 메이저리그 마지막 시즌 스프링캠프 당시 이치로의 체지방률은 7%였다. 시애틀 팀 내 나이가 가장 많은 선수임에도 불구하고 체지방률이 가장 낮았다. 선수와 일반인의 차이가 좀 있는데 보통 15~18%를 정상, 21% 이상을 비만으로 평가한다. 이치로가 낮은 체지방률은 유지한 비결은 뭘까. 대답은 의외로 간단하다. 지독하고 철저한 자기관리다. 이치로는 경기가 있는 날이면 일과를 분 단위로 정확하게 운영했다. 철저하게 자신의 루틴을 지켰다. "발이 건강해야 한다"며 더그아웃에서 1인치짜리 나무 막대기로 발바닥을 문지른 건 익히 알려진 일화 중 하나다. 누구보다 열심히 땀 흘리니 그 결과 20대부터 40대 중반까지 체중 변화가 1파운드(0.45㎏)에 불과할 정도였다. 천재는 99%의 노력과 1%의 재능이라는 말이 있듯 우리가 알고 있고 인정하는 천재의 모습은 끊임없는 노력과 고민 그리고 도전으로 일궈낸 과정의 결과이다. 운동선수의 자기관리는 좀 더 특별하다. 꾸준함을 위한 필수조건이다. '자기관리'란 쉽게 이해하면 실패와 성공을 위한 과정 중 자신의 외적 내적 요인들을 통제하고 조절하면서 실패의 원인이 무엇인지 알고 이를 극복하는 모든 과정이다. 사람의 신체적 능력은 유전적 요인과 후천적 요인에 의해 개인차가 있지만, 후천적 요인 즉, 훈련과 자기관리를 위한 노력의 성과가 50% 이상의 비율을 차지한다. 타고난 신체 능력을 바탕으로 성공한 선수도 있겠지만, 조막손 투수 짐 애보트처럼 노력과 땀으로 신체적 한계를 극복하고 성공을 일궈낸 선수도 많다. 애보트는 태어날 때부터 오른손이 없었지만, 왼손 하나로 노히트노런을 달성하는 등 빅리그에서 롱런했다. 메이저리그 통산(10년) 승리만 87승이다. 자신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과 고민을 반복하면 극복할 수 없는 한계가 있을까. 인간은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뇌 용량의 10% 정도만 사용한다고 한다. 아직 인간이 극복할 수 있는 영역은 90%나 남아 있다. 자신의 한계를 극복하고 90%의 가능성을 현실로 만들기 위한 끊임없는 고민과 노력 그리고 시행착오에 대한 나만의 해답을 찾는 게 중요하다. 일반적으로 모든 운동 종목에서 경기력은 체력과 기술, 심리의 상관관계로 설명이 가능하다. 체력을 바탕으로 보다 정확하고 다양한 기술구현이 가능하고 완성된 체력과 기술은 심리적 제어를 통해 경기에서 100% 수행될 수 있어야 한다. 야구를 높은 체력이 요구되는 종목으로 여기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다른 종목과 비교했을 때 극단적으로 근력과 파워, 순발력이 중요시될 수 있다. 또한 야구의 경기력 결정 요인으로 심리 50%, 체력 10%, 기술 40%로 구분하기도 하기도 한다. 흔히 야구를 '멘탈 싸움'이라고 말하는 것도 바로 이 이유다. 4타수 4안타의 맹타를 휘두르는 날 그 타자에게 물어보면 야구공이 볼링공처럼 보인다고 한다. 선수의 당일 컨디션 조절이 어떻게 되었는지도 확인해볼 필요가 있겠지만, 뜬금없이 어느 날 자고 일어났더니 야구공이 볼링공처럼 보이지는 않을 것이다. 누구나 하루 24시간이고 1년 365일의 시간 속에 살아간다. 그렇지만 그 시간을 활용하고 노력하는 과정은 다 다르다. 야구를 비롯한 운동선수는 항상 고민해야 한다. '왜'라는 질문을 나 스스로 끊임없이 던지고 괴롭힐 수 있어야 한다. 이치로가 그랬던 것처럼. 김도윤 인천스포과학센터장정리=배중현 기자 2020.06.12 06:01
야구

[김식의 야구노트] 야구의 새 법칙, 적자생존

메이저리그(MLB) LA 다저스의 에이스 클레이턴 커쇼(33)는 등판 4시간 전부터 분(分) 단위로 움직인다. 오후 7시 5분 경기라면 정확히 3시 5분에 자신의 루틴을 시작한다. 지난해 류현진(33·토론토)의 트레이너로 다저스에서 생활한 김용일 LG 수석 트레이닝 코치는 “커쇼는 마사지 베드 높이를 ㎝ 단위로 정확히 맞춘다. 스파이크 끈을 맬 때도 시계를 본다. 왜 저러나 싶을 정도로 철저하다”고 말했다. 류현진도 루틴이 있다. 등판 전날 감자탕을 먹고, 경기 시작 4시간 전에 냉·온탕 찜질을 한다. 이승엽(44·은퇴)은 한때 야구장 가는 길의 차로까지 정해서 운전했다. ‘멘탈 스포츠’인 야구에서 선수들은 루틴을 통해 물리적 준비와 동시에 심리적 안정까지 얻으려 한다. 2020년 스포츠맨들의 루틴은 완전히 깨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겨울 종목 대부분이 조기 종료했다. 개막 직전 멈춘 야구는 일정 재개를 논의 중이다. 이달 초 한국과 미국 야구 일정이 모두 멈췄다. MLB는 한 달 넘게 ‘봉쇄’됐고, KBO리그는 자체 청백전을 했다. KBO 선수들은 “개막일을 모른 채 준비하는 게 가장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코로나19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이례적 상황인 만큼, 야구도 ‘가보지 않은 길’을 개척 중이다. MLB는 5월 중순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에 30개 팀이 집결, 4~5개월간 단축 리그를 진행하는 ‘애리조나 계획’을 검토하고 있다. 홈 구장을 떠나서 무관중 경기를 치르기에 구단은 입장 수입을 올릴 수 없다. TV 중계권료 등 수입이라도 벌어 야구산업을 유지하자는 게 이 계획의 골자다. 커쇼가 이 계획에 강력히 반대했다. 그는 LA타임스 인터뷰에서 “우리는 야구를 하고 싶다. 하지만 가족과 몇 달간 떨어지는 건 동의할 수 없다. 무관중 리그는 경기력에도 영향을 미친다. 그걸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커쇼는 위대한 투수이면서 매우 가정적이다. 등판하지 않는 날에는 다저스타디움에서 아이들과 노는 게 그의 루틴이다. 한국이 방역에 성공하면서, KBO리그는 다음 달 초 관중 없이 개막할 전망이다. 그래도 전과는 다른 야구가 될 것이다. KBO의 ‘코로나19 대응 통합 매뉴얼’ 2판에 따르면, 선수들은 그라운드에 침을 뱉지 못한다. 맨손 하이파이브도 금지됐다. 현장에서는 “낯설고 불편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그러나 그들의 동의 여부와 상관없이 세상은 바뀌었다. 코로나19 종식 전까지는 불편과 동행할 수밖에 없다. 김용일 코치는 “청백전을 치렀어도 선수들 집중력은 많이 떨어져 있다. 긴장감을 유지하고 철저히 준비한 선수들이 좋은 시즌을 보낼 것”이라고 말했다. 달라진 환경을 탓하기보다 효과적으로 적응하는 게 중요하다. 2020년 야구는 강자(强者)가 아니라 적자(適者)가 이기는 게임이 될 것이다. 김식 야구팀장 seek@joongang.co.kr 2020.04.21 08:23
브랜드미디어
모아보기
이코노미스트
이데일리
마켓in
팜이데일리
행사&비즈니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