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gma2024 ×
검색결과7건
스포츠일반

냉랭한 일본 분위기…확진 선수 속출에 최고 스폰서 도요타 "광고 안해"

올림픽 개막이 코앞이지만 도쿄의 분위기는 여전히 냉랭하다. 최고 스폰서인 도요타 자동차마저 등을 돌렸다. 일본 교도통신은 19일(한국시간) “도쿄 올림픽·패럴림픽의 최고 등급 스폰서인 도요타가 올림픽과 관련한 일본 내 TV 광고를 보류하겠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도요타는 일본 기업 중 파나소닉, 브리지스톤과 함께 스폰서 최고 등급인 월드와이드 올림픽 파트너 기업이다. 삼성전자, 에어비앤비 등 전 세계 14개 기업만 월드와이드 올림픽 파트너에 이름을 올렸다. 매체는 도요타 아키오 사장 등 도요타 측 주요 관계자들도 개막식에 참석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NTT, NEC 등 일본 주요 기업들도 개막식 불참을 선언했고 일본항공(JAL)도 참석을 신중히 검토한다며 회의적인 태도를 보였다. 올림픽 안팎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한 탓이다. 19일 기준 도쿄도 확진자는 727명으로 일주일 전보다 225명(44.8%) 증가했다. 같은 날 선수촌 내 첫 확진자 2명을 포함해 도쿄올림픽 관련 확진자만 55명을 넘어섰다. 반대 여론도 강성하다. 교도 통신은 “온라인 서명 13만9000개가 올림픽 개최를 막아달라는 요청서와 함께 도쿄도에 전달됐다”고 전했다. 아사히 신문이 19일 진행한 여론조사에서도 시민 68%가 올림픽조직위원회의 코로나19 감염 통제 능력을 믿지 못한다고 답변했으며 55%는 올림픽 개최에 반대한다고 대답했다. 스폰서에게도 부담인 상황이다. 교도 통신에 따르면 니가타 준 도요타 홍보 담당 임원은 이날 올림픽이 열리는 과정에 대해 “여러 가지로 이해가 가지 않는 올림픽이 되고 있다”라고 혹평했다. 다만 니가타는 “선수 지원, 대회 차량 등은 철저히 지원하겠다”라며 스폰서로 경기 내 역할은 다하겠다고 전했다. 매체는 “광고를 방영하다 참가 선수를 향한 비판이 강해지거나 기업 이미지가 나빠진다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있다”라고 도요타 측의 의중을 추정했다. 미래 자동차 마케팅의 장을 꿈꿨던 도요타의 계획도 무산됐다. 영국 가디언지에 따르면 도요타는 올림픽을 통해 무인 자동차 및 휠체어를 탄 관중을 위한 음식 배달 로봇을 개발해둔 상태였으나 냉랭한 분위기와 무관중 경기로 마케팅 상당수가 물거품이 될 위기에 처했다. 주최 측은 도요타를 시작으로 스폰서들이 차례로 빠져나가는 것을 우려하는 중이다. 가디언지는 “일본 60개 법인이 30억 달러 이상을 후원금으로 지불했다”라며 “올림픽조직위원회는 이들이 대중이 지지하지 않는 행사에서 자기 브랜드를 떼어내고 싶어 할지 몰라 걱정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차승윤 인턴기자 2021.07.20 12:48
경제

정의선 현대차 회장, 영국 오토카 '최고 영예의 상' 수상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8일(현지시각) 영국 자동차 전문지 오토카가 주관하는 2021 오토카 어워즈에서 '이시고니스 트로피'를 수상했다. 오토카는 1895년 세계 최초로 발간된 자동차 전문지다. 영미권 독자 외에도 온라인판, 국제판 등을 통해 글로벌 영향력을 보유한 매체다. 오토카는 매년 글로벌 자동차 업계에서 괄목할 성과를 거둔 인물과 제품을 선정해 시상하고 있다. 정의선 회장이 수상한 이시고니스 트로피는 오토카 어워즈의 최고 영예의 상이다. 최초 '미니' 개발자로 알려진 전설적인 자동차 디자이너 겸 엔지니어 '알렉 이시고니스'의 이름을 차용해 지어졌다. 이시고니스 트로피의 역대 수상자로는 론 데니스 맥라렌 회장, 도요타의 도요다 아키오 사장, 디터 제체 다임러 회장, 하칸 사무엘손 볼보 최고경영자(CEO) 등이 있다. 오토카 측은 정 회장의 수상에 대해 "지난 10년 현대차그룹은 현재 세계 굴지의 자동차 그룹으로 성장했으며 정의선 회장이 이러한 변혁의 원동력이었다"며 "10년 전만 해도 현대차·기아는 흥미로운 브랜드가 아니었지만 정 회장의 리더십으로 주요 선두 업체들과 대등하게 경쟁하며 놀라운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이번 수상에 대해 정의선 회장은 “현대차그룹 모든 임직원들의 노력의 결과”라고 감사를 전하며 “이 영예는 지속가능하고 고객 중심적인 모빌리티 솔루션을 통해 인류에 공헌하겠다는 우리의 의지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고객은 현대차그룹의 유일한 존재 이유로, 고객을 위해 더 많은 기회를 창출하고 인류 진보에 이바지하겠다”고 강조했다. 안민구 기자 an.mingu@joongang.co.kr 2021.06.09 14:30
야구

[긴급제언] 김인식 전 국가대표팀 감독 '대표팀 구성, 이렇게 하자'

많은 논란 속에서 마무리된 아시안게임 야구와 관련, 필자는 몇 가지 의견을 전하려 한다. 한국 야구대표팀은 2018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에서 대회 3연패를 달성했다. 하지만 대만에 1-2로 졌고, 일본과 두 차례 맞대결에서 각각 5-1(슈퍼라운드) 3-0(결승전)으로 어렵게 이겼다. 한국은 24명 전원을 프로 선수로 구성한 반면 일본은 사회인리그 소속, 대만은 프로 7명·실업 17명으로 구성했다. 이로 인해 경기력에 관해 많은 말이 나오고 있다. 다만 한 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 있다.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요소가 있기 때문이다. 사회인리그, 실업 소속으로 구성된 일본·대만 대표팀은 우리의 사회인 야구, 동호회 야구와 개념이 다르다. 일본은 사회인리그라고 하더라도 모두 직장팀 선수들이다. 이들은 도쿄가스·도요타자동차·미쓰비시중공업 나고야·도시바 등 소속이다. 미쓰비시중공업의 경우 지방에 여러 팀이 있을 정도다. 대만 역시 직장팀이다. 과거 한국에서 한일은행·상업은행 등 금융팀과 같다. 국내 사회인 선수, 즉 주말에 모여 동호인 야구를 하는 것과 성격이 엄연히 다르다. 특히 이번 대회를 통해 '한국 야구가 병역 혜택에만 너무 신경 쓰는 것 아니냐'는 것으로 비치고 있다. 문제는 앞으로 어떻게 아시안게임 대표팀을 구성하냐다. 일각에선 '우리도 사회인+대학 선발을 혼합해서 나가자'는 목소리가 나온다. 지난해 일본에서 열린 아시아 프로야구 챔피언십(APBC)처럼 대표팀을 꾸렸으면 한다. APBC는 와일드카드 최대 3명을 제외하고선 출전 자격을 24세 이하 혹은 프로 3년 차 이하로 제한했다. 아시안게임 역시 자체적으로 나이 기준을 정하는 것이다. 20대 초반의 선수로만 대표팀을 구성한다면 KBO 리그도 중단 없이 치를 수 있다. 자연스럽게 (군 입대를 미뤄 온) 20대 중·후반 선수들은 뽑히지 못할 것이다. 그러면 이번처럼 논란이 생기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 또 프로 선수든 대학 선수든, 선발 인원에 제한을 두지 않고 무조건 실력을 기준으로 뽑는 것이다. 일본은 이번에 사회인리그 선수만으로 대회에 나섰지만 예전에는 프로 1.5군과 사회인리그 소속 선수를 섞어서 나선 적도 있다. 이왕 대회에 출전한다면 메달은 따야 하지 않겠나. 이 경우 10개 구단의 협조가 필요하다. 아시안게임 대회 기간에 KBO 리그가 중단 없이 소화될 경우 젊은 주축 선수들이 대표팀에 뽑히면 팀 전력에 큰 영향을 미치는 만큼 차출을 반대할 수도 있다. 구단 이기주의에서 벗어나 크게 보고 배려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이시이 아키오 감독이 한국 타자의 파워를 인정했지만, 이번 대회에서 마운드에 비해 타격이 기대에 못 미친 것은 사실이다. 국제 대회 경험이 풍부한 김현수와 손아섭 등이 부진했다. 한 가지 이유는 아시아연맹에 소속된 아마추어 심판진이 나섰기 때문이다. KBO 리그 스트라이크존과 비교해 공 1~1.5개를 더 넓게 스트라이크존을 형성하고 봤다. 그러면서도 일관성이 떨어졌고, 엉뚱한 판정도 나왔다. 국내 리그에서 완전히 볼로 선언되는 공에 스트라이크로 선언했기 때문에 타격에 어려운 측면도 분명 존재했다. 투수들이 굉장히 이익을 봤다면, 타자들은 엄청난 손해를 본 것이다. 메이저리그 심판진이 나서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 프리미어 12 등과 달리 아시안게임과 올림픽은 아마추어 심판이 나서 판정 차이가 엄청 크다. 선수나 코칭스태프 모두 아마추어 심판의 스트라이크존 적응에 상당히 애를 먹었을 것이다.대회 전부터 이런 차이를 감안하고 준비해야 한다. 김인식 전 국가대표팀 감독 2018.09.05 06:00
야구

[AG] '일본 필승카드' 사타케, 사회인리그 13년차 백전노장

일본의 한국전 선발 투수는 오른손 사타케 카츠토시(35)다.이시이 아키오 일본 감독은 30일 인도네시아 겔로라 붕 카르노(GBK) 야구장에서 열리는 2018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야구 슈퍼라운드 한국전 선발로 사타케(도요타)를 선택했다. 일본 대표팀 에이스 오카노 유이치로(도시바)의 등판이 조심스럽게 점쳐졌지만, 최종적으로 이번 아시안게임 야구 대표팀 최고령인 사타케가 중책을 맡게 됐다.와세대를 나온 사타케는 뛰어난 기량에도 불구하고 작은 키(169cm) 때문에 신인 드래프트에서 낙방했다. 곧바로 2006년부터 사회인리그 도요타에서 뛰고 있다. 수차례 사회인리그 우승을 경험한 백전노장. 올해로 무려 13년차다. 불리한 신체조건에서도 시속 140km대 공을 던진다.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에도 출전했고, 이번 대회에선 일본 최고령 선수로 선수단을 이끌고 있다.한편 한국의 일본전 선발 투수는 최원태가 나선다. 최원태는 지난 27일 조별리그 인도네시아전에 중간계투로 나와 1이닝을 던졌다. 이틀 휴식 후 일본전을 치르게 됐지만, 투구수(7개)가 많지 않아 큰 무리는 없는 상태다.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tbc.co.kr 2018.08.30 13:38
야구

[IS 포커스] 오카노? 요시카와? 누가 나와도 위협적이다

한국전 일본 선발투수는 누구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누가 나와도 위협적이다.2018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에 출전하는 일본 야구대표팀은 전원(24명)이 사회인 야구선수로 꾸려졌다. 예전 한국의 실업 야구처럼 일과 야구를 병행한다. 기본적으로 프로팀에 입단하지 못한 선수들이다. 엔트리 전원이 프로 선수인 한국과 온도 차이가 분명하다. 그렇지만 마냥 만만하게 볼 수 있는 상대는 아니다. 이번 대회 한국전 선발투수로 분류되는 '오른손 원투펀치' 오카노 유이치로(24·도시바) 요시카와 순페이(23·파나소닉)도 마찬가지다. 오카노는 이시이 아키오 일본 야구대표팀 감독이 에이스로 점찍은 자원이다. 지난 19일 열린 도쿄 가스와 연습 경기에 선발로 나와 4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경력도 화려하다. 사회인 야구 명문 도시바의 에이스다.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 후지나미 신타로(한신)와 함께 제25회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에서 대표로 활약했다. 최고 구속 시속 147km에 형성되는 직구에 슬라이더와 포크볼, 체인지업 등을 섞는다. 제구에 강점이 있다.지난해 12월 열린 아시아 윈터 베이스볼(AWB)에서 탈삼진 부문 1위를 차지했다. AWB는 KBO 연합팀을 비롯해 CPBL 1개 팀, NPB 2개 팀, 일본 사회인 야구 1개 팀, 국제야구소프트볼연맹(WBSC)이 파견하는 유럽 대표팀 1개 팀 등 총 6개 팀이 출전해 자웅을 겨룬 국제 대회. 여러 가지 활약을 바탕으로 올해 열리는 신인 드래프트 상위 지명이 유력한 후보군으로 분류된다. 파나소닉 소속인 요시카와도 위력적이다. 현재 애리조나 입단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계약이 확정된다면 2008년 타자와 준이치(당시 신일본석유 ENEOS) 이후 10년 만에 사회인 리그 투수가 NPB를 거치지 않고 미국에 진출하는 사례가 된다. 그만큼 입지전적 투수다. 최고 구속 시속 148km 빠른공에 싱커를 섞는다. 4월에 열린 리그 경기에서 무려 30명의 스카우트가 투구를 체크했다. 지난 16일 일본 닛칸스포츠는 '올해 드래프트 1순위 후보로 국내 12개 구단이 주목하고 있다'고 전했다. 아시안게임 결과가 미국 진출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누구보다 목적의식이 강하다. 이 밖에 일본은 키 168cm에 시속 147km 직구를 던지는 우스이 이사무(도쿄 가스), 왼손 투수로 시속 150km 안팎의 직구를 구사하는 타카하시 타쿠미(일본생명) 등 탄탄한 라인업을 자랑한다. 사회인 리그에서 뛴다고 무시했다간 큰코다칠 수 있다. SK에서 불펜 포수로 뛰고 있는 나카니시 카즈미는 "일본은 도시바·파나소닉·미쓰비시·스즈키 등 대부분의 대기업이 사회인 리그에 참여하고 있다. 내 고향인 나고야에선 도요타가 강세를 보인다"며 "일본에선 사회인 리그에 간다고 해서 나쁘게 보는 시선이 없다.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인 리그에 가면 2년 뒤 프로 지명을 받을 수 있는 권리가 다시 생긴다. 프로에 가서 당장 주전으로 뛰지 못하는 선수들이 사회인 리그로 가기도 한다"고 말했다. 카즈미는 추쿄고 3학년 때 일본 최고 고교 대회 '고시엔(전국 고등학교 야구선수권대회)' 8강을 경험한 경력자다. 사회인 리그에서 뛰는 지인이 꽤 있어 전후 사정을 누구보다 더 잘 안다. 선동열 야구대표팀 감독도 일본을 경계한다. 선 감독은 "일본 투수 9명은 모두 선발로 나설 능력이 있고, 프로에 지명될 가능성이 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투수 엔트리를 11명으로 꾸린 한국보다 선수는 2명 적지만, 쉽게 볼 투수는 아니다.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tbc.co.kr 2018.08.22 06:00
야구

'예상대로' 일본 AG 야구대표팀, 전원 사회인 선수로 구성

일본이 2018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야구대표팀 최종엔트리를 확정했다. 역시나 사회인 야구선수 위주로 구성했다. 일본은 그동안 자국 프로리그가 한창인 8~9월에 열리는 아시안게임에 주로 사회인 야구선수를 파견해 왔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선수 24명은 모두 사회인리그에서 뛰고 있다. 지휘봉은 이시이 아키오 도쿄 가스 감독이 잡는다. 젊은 선수 위주로 구성됐다. 총 24명 엔트리 가운데 1980년대생은 사타케 가즈토시(35·도요타자동차)와 포수 호소야마다 다케시(32·도요타자동차) 2명뿐이다. 나머지 22명은 1990년 이후 출신이다. 포지션은 투수 9명·포수 3명·내야수 8명·외야수 4명으로 구성됐다. 아시안게임이 단기전인 점을 고려해 투수보다 야수 쪽에 좀 더 무게를 실은 모습이다. 대회 3연패에 도전하는 우리 대표팀 구성과 크게 차이가 난다. 지난 11일에 발표된 한국 대표팀은 24명 전원 KBO 리그 프로 선수들로 구성됐다. 아마추어 선수는 1명도 없다. 1980년대생 11명, 1990년대 이후 출신이 13명이다. 투수 11명·야수 13명으로 일본보다 투수가 2명 더 많다.주로 사회인 야구선수를 파견한 일본은 아시안게임에서 딱 한 차례 금메달을 땄다. 자국에서 열린 1994 히로시마 대회였다. 반면 한국이 가장 많은 4개, 대만이 1개 금메달을 획득했다.그렇다고 방심은 금물이다. 한국은 '도하 참사'로 회자되는 2006 도하아시안게임에서 사회인 야구선수로 구성된 일본에 7-10으로 패한 적이 있다. 사회인 야구선수로 구성된 팀이라고 해도 실력이 수준급인 선수들이 꽤 있다. 2010 광저우 대회에 출전했던 일본 대표 선수 24명 중 5명은 같은 해 드래프트로 프로 구단의 지명을 받기도 했다. 일본 매체 풀카운트는 "올해 드래프트 상위 지명이 예상되는 투수 요시카와 페이(파나소닉), 외야수 사토 아사히(도시바) 사사가와 고헤이(도쿄 가스) 등이 뽑혔다"고 전했다.일본은 오는 21~ 24일에 1차 합숙 훈련, 8월 18~21일에 또 한 차례 소집 훈련을 한다. 이형석 기자 2018.06.20 06:00
야구

[야큐와 야구]이치로의 '시즌 17', 일본에선 '야구 그 이상의 존재'

‘연예계의 이치로’ ‘과학계의 이치로’.일본 매체에서 자연스레 쓰이는 수식어다. 물론 이치로는 메이저리그 데뷔 17년 차를 맞이한 스즈키 이치로(44·마이애미 말린스)를 가리킨다. 그는 일본 사회에서 야구라는 범주를 넘어선 존재로 자리 잡혀 있다. 지난해 메이저리그 통산 3000안타를 달성하며 야구 인생에 또 다른 이정표를 세웠다.지난 3월 1일 스포츠 중계 채널 스카이퍼펙트 커뮤니케이션은 야구팬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했다. 이치로는 '프로야구 사상 가장 좋은 수비수' 부문 1위, '프로야구 사상 최강 타자' 부문 2위에 올랐다. 1위에는 일본 프로야구 통산 868홈런의 오 사다하루 소프트뱅크 호크스 회장이 자리했다. 홈런 타자가 아닌 이치로가 나가시마 시게오, 장훈 등 쟁쟁한 선배 강타자들을 제쳤다.제이스포츠(JSports)는 2017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의 중계권사이자, 연평균 메이저리그 280여 경기를 생중계한다. 제이스포츠의 제작 PD는 “이치로는 올해로 17년째 일본 사람들이 당연히 (경기를) 챙겨 보는 존재가 됐다. 야구팬이 아니라도 이치로에 대해 물어보면 모두 한마디씩은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치로의 중계는 아침 정보 프로그램 같다”며 “아침 출근, 등교를 준비하는 중에도 이치로의 경기는 그냥 TV에 그냥 나와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치로가 일본 프로야구 옛 소속팀과 맺는 관계는 많은 메이저리거를 배출하고 있는 KBO 리그에도 시사점을 준다. 이치로의 데뷔팀인 오릭스 버팔로스(당시 오릭스 블루웨이브)는 지금도 이치로에게 훈련 장소를 제공하며, 이치로의 이름이 새겨진 클래식 유니폼을 판매하고 있다. 홈구장 교세라돔에도 이치로를 기억하는 공간이 따로 존재할 정도다. 이 구단의 홍보담당자는 “우리 구단에서 그런 선수가 배출됐다는 것은 자랑거리”라며 “외국인 선수와 협상할 때도 '이치로가 일본에서 뛰었던 구단'이라는 타이틀을 어필한다”고 했다.실제로 효과가 있을까. 그는 “KBO 리그와 협상 중이던 선수도 이치로라는 이름을 듣고 우리 쪽으로 한층 협상이 기운 적이 있다. 효과가 있다”고 장담했다. 일본의 메이저리그 칼럼니스트 도요우라 쇼타로는 “일본을 대표하는 인물, 야구계의 시선으로만 그를 논하기에는 부족함이 많다”고 했다.지난해 6월 16일 이치로가 미·일 통산 4257안타를 때려 냈을 때 각계로부터 축하를 받았다. 아베 신조 총리를 비롯해 고이케 유리코 도쿄도지사, 일본 연예계의 대모 와다 아키코 등이 축하의 뜻을 전했다. 이치로의 위상은 야구계를 넘어섰다. 일본에서 인기 있는 '이치로 대담'이라는 콘텐트가 있다. 이치로와 일본 사회 중역들이 야구와 노력, 가치관, 기업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다. 도요타 자동차 사장인 도요타 아키오, 오릭스그룹 회장인 미야우치 요시히코 등이 '이치로 대담'에 참여한 재계 거물이다. 도요타 사장은 이치로에게 오릭스 시절 등번호 51번을 계속 사용하는 이유를 물었다. 이치로는 “그것(51번)으로 기억되는 사람인데, 바꾸는 것이 쉽지 않다”고 대답했다. 이에 도요타 사장도 “한 가지 관념을 쌓아 가는 것이 중요하다. 도요타의 크라운(자동차 브랜드)이 이치로가 생각하는 51번과 뜻을 같이한다”며 공감하기도 했다.평범한 일본인들의 생각은 어떨까? 중앙조사사는 1992년부터 ‘일본인들의 인기 스포츠’를 조사하고 있다. 올해 보고서에 따르면 ‘누구라도 좋아하는 스포츠 선수’ 부문에 이치로는 피겨스케이팅의 아사다 마오, 테니스의 니시코리 케이를 제치고 22.4%의 지지를 받아 1위에 올랐다. 야구계 인사로는 현재 최고 스타인 오타니 쇼헤이가 3.5%, 일본 야구 최대 스타로 손꼽히는 나가시마 시게오가 3.3% 득표에 그쳤다. 또 이치로는 세대별 지지율에서도 20대에서 70대까지 전 연령대 모두 1위에 올랐다. 세대를 불문하고 일본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스포츠 선수가 이치로였다.메이지 야스다 생명에서 실시한 신입 사원 입사 예정자들이 뽑은 '이상적인 상사 스타일'에서도 이치로가 1위에 뽑혔다. 이유는 ‘실력이 있다’는 것. 미야모토 가츠히로 간사이대학 교수는 이에 “현재 젊은이들은 상사의 무능함으로 조직이 퇴보되는 것을 느끼고 있다. 이들에게 말 잘하는 상사, 친절함은 필요 없다. 실력적으로 어필이 된다면, 따른다 혹은 따를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며 실력 있는 상사, 즉 이치로 같은 스타일을 따르고 싶은 일본 젊은이들의 심리가 반영돼 있다는 해석이다. 한편, '야구에 전혀 관심이 없다'는 도쿄의 이시다 히토미는 “그 나이에 통산 최다 안타를 기록한 것과 여전히 미국 투수들에게 밀리지 않는 모습이 감명 깊다”고 이치로를 자랑스러워하는 이유를 함축적으로 말했다. 일본인들 사이에선 2000년대부터 야구를 즐기는 새로운 관점이 생겨났다. 바로 미국 강투수, 강타자들을 상대하는 일본 선수다. 후쿠도메 고스케, 이구치 다다히토, 가와카미 겐신 등 수많은 선수들이 도전했지만, 이치로만 살아남았다. 그는 다나카 마사히로, 다르빗슈 유, 이와쿠마 히사시 등 일본인 메이저리거들이 새롭게 ‘투입’된 뒤에도 여전히 경쟁력을 뽐내고 있다. 제이스포츠 PD에게 이치로를 '한마디로 표현해 달라'고 했다. 그는 ‘시즌17’이라고 했다. 인기 애니메이션, 드라마가 종영하지 않고 새 시즌을 맞듯이, 이치로에게 종영 없는 또 하나의 시즌이 시작된 것이라는 설명이다. 16년 전 4월 2일 메이저리그에 데뷔하며, '시즌1'을 시작한 이치로가 이제 17번째 시즌을 맞이하고 있다. 서영원(프리랜서 라이터) 2017.04.04 06:00
브랜드미디어
모아보기
이코노미스트
이데일리
마켓in
팜이데일리
행사&비즈니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