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ACL 2차전, K리그의 역습]② 서정원-김도훈 진단 "일본-중국 막대한 투자, 수년 내 K리그 위협"
"일본 J리그와 중국 슈퍼리그가 향후 몇 년 안에 K리그를 위협할 상대가 될 것이다."K리그 클래식(1부리그) 서정원(47) 수원 삼성 감독과 김도훈(47) 울산 현대 감독이 한목소리를 냈다. 중국과 일본이 막대한 투자를 통해 수준급 자원을 빨아들이는 동시에 내실 다지기에도 몰두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조별예선 1차전에서 한국이 일본과 중국을 상대로 1승도 챙기지 못한 가운데 K리그를 대표하는 두 감독의 '경고'가 예삿일처럼 들리지 않는다. J리그는 최근 다시 투자의 고삐를 조이고 있다. 지난해 영국 미디어 그룹인 퍼폼과 2100억 엔(약 2조1200억원) 규모의 10년 짜리 대형 중계권 계약을 맺으면서 올 시즌 J리그 예산도 265억900만 엔(약 2600억원)을 기록했다.J리그 클럽 투자도 활기차다. 일본은 K리그 간판 골키퍼를 싹쓸이했다. 권순태(33·가시마 앤틀러스)·정성룡(32·가와사키 프론탈레)·김진현(30·세레소 오사카) 등 2017년 J리그 18개 구단 주전 골키퍼 중 한국인이 5명이다. 상당수가 한국 대표팀 출신이다. 권순태와 정성룡은 ACL 1차전에서 각각 울산과 수원을 상대로 '선방 쇼'를 펼치기도 했다.유럽 스타 영입도 시도하고 있다. 비셀 고베는 다가올 여름 이적 시장에서 독일 간판 공격수 루카스 포돌스키(31·갈라타사라이)를 영입하기 위해 연봉 9억5200만 엔(약 96억원)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슈퍼리그의 이른바 '황사머니'는 축구 중심지 유럽에 불어닥친지 오래다. 카를로스 테베즈(33·상하이 선화)·오스카(26·상하이 상강)·알렉스 테세이라(27·장쑤 쑤닝) 등 주급만 수억원에 달하는 선수들이 슈퍼리그를 누비고 있다. 서 감독은 "2년 전 일본과 중국의 투자를 보면서 'K리그에 위협이 되는 건 시간문제'라고 생각했다. (최근 ACL 등에서) 두 나라 축구 전력이 갈수록 좋아지고 있는 반면 K리그는 많이 어려워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아쉬워했다. 그는 리그 차원에서 많은 투자가 이뤄지면 좋은 선수가 영입될뿐더러 성과급 수준도 올라가 동기부여가 될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김 감독 역시 이 뜻에 동의했다. 그는 "투자가 축구 발전에 미치는 영향은 있다. 연봉이 높은 선수는 그 값을 하려고 든다"며 "물론 투자가 곧 성적으로 연결될 수는 없다. 그러나 함께 뛰는 선수들에게 긍정적인 시너지 효과를 분명히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 감독은 K리그가 일본처럼 중계권 계약 등을 통해 자생력을 길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울산은 28일 브리즈번 로어(호주), 수원은 삼일절에 광저우 에버그란데(중국)와 ACL 조별리그 두 번째 경기를 앞두고 있다. 나란히 위기의식을 공유하고 있는 서 감독과 김 감독은 "축구는 돈 말고도 정신력 또한 중요하다. 승리로 K리그 자존심을 지키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서지영 기자 [ACL 2차전, K리그의 역습]① '3·1절 한일전', 권순형vs엔도 중원사령관 대결[ACL 2차전, K리그의 역습]② 서정원-김도훈 진단 "일본-중국 막대한 투자, 수년 내 K리그 위협"[ACL 2차전, K리그의 역습]③데얀이 ACL 역사상 최고 명승부였다는 '그 경기'… 'AGAIN 우라와'
2017.02.27 06: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