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K리그1 1·2·3위 나란히 탈락, FA컵 32강부터 쏟아진 자이언트 킬링
2019 KEB하나은행 FA컵 32강에 참여한 K리그1 구단들이 줄줄이 탈락하는 이변이 일어났다. K리그1 울산 현대·전북 현대·FC서울 모두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KFA 제공K리그1(1부리그) 팀들에게 참 어려운 대회, 그게 바로 FA컵이다.아마추어와 프로를 막론하고 한국 축구 최강자를 가리는 단 하나의 대회. 2019 KEB하나은행 FA(대한축구협회)컵에서 K리그1팀들이 참가하자마자 줄줄이 떨어지는 이변이 벌어졌다. 지난 17일 전국 각지에서 열린 FA컵 4라운드(32강)에서 K리그1팀끼리 맞붙은 3경기를 제외하고, 하부리그팀들에 덜미를 잡힌 팀이 무려 3팀이다. 그것도 K리그1에서 1위부터 3위까지 선두권을 질주 중인 팀들이 모두 탈락하는 결과를 맞아 올해 FA컵에선 '언더독의 반란'이 더욱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시즌 개막 후 무패가도를 달리던 울산 현대는 내셔널리그 대전 코레일에 0-2로 완패했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와 K리그1을 병행하며 시즌 11경기 연속 무패(8승3무)를 질주하던 울산에 첫 패배를 안긴 팀이 대전 코레일이라는 점은 FA컵만이 가지고 있는 특성을 제대로 보여줬다. 울산은 FA컵에서 2017년 우승, 2018년 준우승을 차지한 강팀으로, 올해 다시 정상에 도전해 K리그1·ACL과 함께 '더블' 혹은 '트레블'을 이루겠다는 목표가 있었으나 첫걸음 만에 무산되고 말았다. 트레블을 노린 모라이스 감독의 전북 현대는 K리그2 소속 FC안양과 경기에서 0-1로 패배했다. KFA 제공마찬가지로 올 시즌 신임 호세 모라이스 감독 체제에서 '트레블'을 노린 전북 현대 역시 또다시 FA컵에서 조기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전북은 안방인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K리그2(2부리그) 하위권팀인 FC안양과 맞붙었으나, 안양의 외국인 선수 팔라시오스에게 선제골을 내주며 끌려갔다. 설상가상으로 교체 카드 세 장을 모두 쓴 상황에서 아드리아노가 발목 부상으로 빠져 수적 열세까지 처해 경기를 뒤집지 못하고 0-1로 패했다.자타공인 K리그1 '1강'으로 군림해 온 전북이지만 FA컵에서만큼은 이상할 정도로 운이 없다. 2005년 우승을 마지막으로 지금까지 단 한 번도 FA컵 정상에 올라 본 적이 없어 올 시즌은 반드시 우승하겠다는 열망이 컸다. 그러나 전북을 괴롭혀 온 FA컵 징크스가 또 한 번 발목을 잡았다. 2016년과 2017년 부천 FC·2018년 아산 무궁화 등 K리그2팀에 패해 조기 탈락을 경험했던 기억이 올해도 반복됐다.2위 FC 서울도 박주영이 멀티골을 넣는 등 분전했지만 10위 강원 FC에 덜미를 잡혔다. 불과 사흘 전 K리그1 7라운드에서 맞붙었던 두 팀 간 리턴 매치는 강원의 3-2 승리로 끝났다. 제리치의 후반 추가 시간 결승골로 서울을 탈락의 늪에 밀어넣은 강원은 지난 라운드 비디오판독시스템(VAR) 오심 논란 끝 서울에 1-2로 패했던 아픔을 씻었다. K리그1 1~3위가 나란히 탈락의 고배를 마신 가운데, 32강에서 벌어진 가장 큰 이변은 청주 FC의 몫이 됐다. 4부리그 격인 K3 소속 청주 FC는 K리그1 인천 유나이티드를 1-0으로 꺾고 16강에 올랐다. 비록 인천이 최근 리그에서 5연패에 빠져 있고, 욘 안데르센 감독과 계약을 해지하는 등 '풍파'가 많은 꼴찌팀이라곤 해도 K리그1팀이 K3팀에 덜미를 잡힌 건 분명 '이변'이다. K3팀이 K리그1팀을 꺾은 건 지난해 32강전에서 양평 FC가 상주 상무와 2-2로 비기고 승부차기에서 4-2로 승리한 것이 처음이었으며, 이번 청주 FC가 두 번째다.승리를 거둔 K리그1팀들도 전반적으로 힘든 경기를 펼쳤다. FA컵 '디펜딩 챔피언' 대구는 K리그2 수원 FC와 경기에서 후반 44분까지 0-1로 끌려가다가 후반 45분 김대원의 동점골과 추가 시간 장성원의 역전골을 더해 2-1 진땀승을 거뒀다. 제주 유나이티드는 내셔널리그 강릉시청과 1-1로 비긴 뒤, 승부차기까지 가는 난전 끝에 4-2로 힘겹게 이겼다. 경남 FC 역시 K3 포천시민축구단에 2-1로 어렵게 이겼고, K리그2 광주 FC는 대학팀인 안동과학대와 2-2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4-3으로 이겨 16강에 합류했다. 김희선 기자 kim.heeseon@jtbc.co.kr
2019.04.19 06: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