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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무능·무책임한 축구협회 본 적 없다” 지도자협회도 정몽규 회장 사퇴 촉구

한국축구지도자협회가 대한축구협회의 홍명보 감독 선임과 관련해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모든 과정과 결과에 대해 책임지고 즉각 회장직에서 사퇴하기를 촉구한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지도자협회는 출범 당시 국내 감독이 대표팀 감독 후보군에서 뒷전으로 밀린 현실에 아쉬움을 밝혔던 바 있지만, 홍명보 감독의 선임 과정에 대해서만큼은 비판의 목소리를 낸 것이다.축구지도자협회는 12일 입장문을 내고 “대한축구협회는 8일 울산 HD 홍명보 감독을 신임 국가대표 감독으로 발표했다. 지난 5개월 간의 무능과 반복되던 시행착오를 종결짓는 매듭이 될 것으로 기대했지만, 더 심한 혼돈과 또 다른 기만의 서막이 되고 말았다”며 “이번 대표팀 감독 선임과 발표 과정은 역대 감독 발표와는 모든 것이 이상하고 비정상적이었다. 보안이라는 이유로 규정과 절차적 시스템을 모두 내팽개쳤다. 축구협회는 스스로 규정과 절차를 어기는 이런 졸속행정에도 불구하고 그라운드에서 뛰는 선수와 지도자에게는 규정과 규칙을 준수하라며 휘슬을 불 수 있는 권위가 있는가”라고 직격 했다.지도자협회는 “(이임생) 기술위원장이 ‘정몽규 회장은 저에게 모든 기술 파트에 대한 권한과 책임을 줬다’고 하면서 ‘그래서 홍명보 감독으로 정해졌다. 부회장에게만 보고했고, 아직 정몽규 회장에게 보고하지 않았다’고 했다. 무엇인가 숨겨야 할 일이 없다면 모든 권한과 책임을 준 회장에게 과정과 결과를 보고해야 하는 것은 너무도 상식적”이라며 “만약 그의 말대로 회장에게 보고도 하지 않고 중차대한 국가대표 감독을 선임하고 기자회견까지 했다면 월권이다. 반면, 회장이 전 국민적 관심사가 된 감독선임 문제를 보고도 받지 않고 기술위원장 혼자 독단적으로 결정하게 했다면 그런 회장은 있으나 마나해 자격이 없음을 스스로 입증한 것”이라고 했다. 이어 “정몽규 회장은 2013년 취임 이후 국가대표 감독 선임 시스템을 지속적으로 변경해 왔다. 기술위원회, 국가대표감독선임위원회, 전력강화위원회 다시 기술위원회로 바꾼 것이다. 이는 정몽규 회장이 얼마나 비정상적으로 협회를 운영하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라며 “이번에도 어김없이 반복됐다. 그간 대표팀 감독 선임 업무를 관장해 온 전력강화위원 11명 중 절반 이상이 빠져 5명만 남았다. 그렇다면 당연히 위원장을 다시 선임하고, 위원 역시 추가해 해당 위원회가 이 일을 매듭짓게 하는 것이 상식이다. 만약 기술위원회로 이관하려 했다면 남아있는 전력강화위원의 동의를 얻어 이사회를 거치는 절차를 거쳐야 했다. 그러나 이런 절차는 철저히 무시됐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지도자협회는 “정몽규 회장은 지난 7월 5일 ‘절차적 정당성보다 감독에게 필요한 덕목이 중요하다’고 했다. 상식적인 국민과 많은 축구인들은 이 말에 귀를 의심했다. 이제야 우리 축구인들은 제대로 알게 됐다. 작금의 한국축구가 겪고 있는 숱한 위기와 혼돈이 축구협회 회장의 이런 인식에서 비롯되고 있음을”이라며 “절차적 정당성은 내부의사 결정권자들에게는 예측 가능한 시스템 속에서 집단지성을 발휘하게 하고 외부적으로는 국 내·외 지원자들에게 공정하고 균등한 기회를 제공한다. 이런 측면에서 우리 축구지도자협회는 대한축구협회 및 정몽규 회장에게 다음과 같은 질문을 한다”며 세 가지 질문을 던졌다.지도자협회는 “일부 외국인 지원자는 면접에서 무려 50여 쪽에 달하는 PPT 자료를 발표했다고 한다. 그러한 PPT 발표 및 두 외국인 감독과의 면접 결과를 선임 과정에서 누구와 공유하고 결과에 어떻게 반영하였는가”라며 “둘째, 모두에게 공평해야 할 할 면접기준이 특정 후보 앞에서만 왜 갑자기 주관적이고 자의적 해석으로 바뀌어야 했는가. 한국축구발전을 위한 선한 의도로 그러했다면, 그럴수록 선한 의도를 증명할 길은 절차적 정당성을 지키는 것 밖에 없다. 그런 측면에서 축구협회는 무엇이 그리 다급해 비정상적 절차로 ‘밤 11시경 후보자 자택인근 카페’에서 면접 대신 ‘감독을 맡아 달라’고 부탁해야 했는가”라고 의문을 제기했다.이어 “비록 스타플레이어 출신은 아니지만 현재 아마추어, 학원, 프로축구에 몸담고 있는 수많은 축구지도자들은 최고의 영예인 대한민국 국가대표 감독을 목표로 오늘도 노력하고 있다. 유럽에서 명장 반열에 오른 유수한 지도자들 역시 그러했다. 우리 지도자들에게는 협회 행정의 절차적 정당성이야말로 그나마 꿈을 향해 나아갈 수 있는 유일한 희망의 사다리다. 그럼에도 정몽규 회장은 여전히 절차적 정당성이 중요하지 않은가”라고도 덧붙였다. 축구협회 관계자가 박주호 전력강화위원의 내부 폭로에 ‘법적대응’을 운운한 것에 대해서도 비판 목소리를 냈다. 지도자협회는 “일련의 과정 속에서 축구협회의 무능한 행태를 비판한 특정 축구인에게 ‘법적 대응’ 하겠다고 한 대한축구협회에 실망스러움을 넘어 분노를 표한다. 이번 사태는 대한축구협회가 평소 축구인들을 어떻게 대하는지에 대한 인식을 그대로 드러내 보였다. 즉 선수와 지도자에게는 존중(Respect)을 강요하면서 정작 협회는 전혀 선수와 축구인들을 존중하지 않는다. 조그마한 비판 도 들으려 하지 않고 견디지 못하는 협회는 발전하지 못한다”고 했다.그러면서 “축구협회의 무능과 잘못을 비판하는 축구인에게 법적대응 운운하는 일이 향후 다시 재발한다면 우리 지도자협회는 좌시하지 않을 것이며 모든 축구지도자 그리고 축구인과 함께 대응해 나갈 것”이라며 “많은 축구인들이 개탄한다. 역대 이렇게 무능하고 무책임한 축구협회를 본 적이 없다고 한다. 한국축구지도자협회는 이런 총체적 난국을 조장하고 더 큰 혼란만 가중시키는 책임이 전적으로 정몽규 축구협회 회장에게 있음을 명백히 밝힌다. 따라서 대한축구협회 정몽규 회장은 이 모든 과정과 결과에 대해 책임지고 즉각 회장직에서 사퇴하기를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김명석 기자 2024.07.13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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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성도 작심 발언 “참담한 기분, 축구협회 체계 완전히 무너졌다…정몽규·홍명보 결정 남아”

한국 축구 레전드 박지성 현 전북 현대 디렉터가 대한축구협회와 정몽규 축구협회회장 등을 향해 작심 발언에 나섰다. 최근 축구 대표팀 사령탑으로 홍명보 감독을 선임한 절차 등과 관련해 “체계 자체가 완전히 무너졌다”며 한숨을 내쉬었다.박지성 전북 디렉터는 지난 12일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진행된 문화행사 MMCA 플레이 : 주니어 풋살에 참석한 뒤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결국 회장 스스로 선택해야 한다는 것만은 분명한 사실”이라고 직격 했다. 거센 사퇴 요구를 받고 있는 정몽규 회장의 거센 사퇴 요구에 힘을 실은 것이다. 박지성 디렉터는 “규정이 없는 상황에서 ‘회장이 내려와야 한다, 내려오지 말아야 한다’는 의견이 외부의 압력으로 얼마나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면서도 “회장이 그만둔다고 했을 때 대안이 있는지도 고민을 해봐야 한다. 당장 무언가를 해야 하는 것보다 장기적으로 협회를 바라보는 시선들을 재확립시키고 신뢰를 심어줄지가 우선돼야 한다. 그 상황에서 그 답(정몽규 회장 사퇴)이 맞는 거라면, 그렇게 해야 한다는 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했다. 박지성은 “(축구협회는 현재) 체계 자체가 완전히 무너졌다. 체계를 바로 세우고 앞으로 나아갈 거라는 기대는 5개월 전이 마지막이었다”고도 강조했다. 5개월 전은 선임 과정부터 논란이 됐던 위르겐 클린스만(독일) 감독을 경질한 시점이자, 새로운 전력강화위원회가 출범하면서 새로운 감독 선임 작업을 시작한 시점이기도 하다. 박지성은 그러나 “전력강화위원회를 구성하고 제대로 된 선임 절차를 밟는다고 발표한 건 무언가 변하지 않을까라는 기대를 팬들에게 심어줬던 것이다. 결국 그러지 못한 건 팬들에게도 충격이지만, 협회 안에서도 큰 충격일 거다. 체계를 변화시키는 건 시간이 오래 걸리는 작업이다. 결국 모든 걸, 다시 하나부터 쌓아야 하는 상황을 맞이했다”고 덧붙였다. 현재 축구계의 분위기에 대해 “첫 번째 드는 감정은 슬픔”이라고 했다. 그는 “한국에서 축구를 시작했고, 아직도 축구라는 분야에 있으나 ‘우리가 이것밖에 되지 않았나’라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든다. 또 ‘이렇게 될 수밖에 없었는가’에 대한 아쉬움도 크다. 너무 슬픈 상황이고, 마음이 상당히 아프다”며 “가장 슬픈 건 뭐 하나 확실한 답이 없다는 것”이라고 했다.그는 “2002 월드컵을 통해 한국 축구는 상당히 변했고, 앞으로도 많이 변할 거라는 기대가 있었다. ‘그때와 달라진 것이 무엇인가’에 대한 답을 이렇게 받은 것”이라며 “뭐라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참담하다”며 “문제는 과연 어디까지 이래야 하는 것인가라는 점이다. 이제는 어느 정도라도 왜 이런 상황이 벌어질 수밖에 없는가에 대한 이야기는 나와야 한다. 협회에서 일을 한다는 건 이제는 아무도 하고 싶지 않은 일이 되어가고 있다”고 강조했다.축구계 선배이기도 한 홍명보 감독이 대표팀 사령탑에 선임된 것에 대해서도 박지성은 쓴소리를 가했다. 박지성은 “홍명보 감독과 이야기를 나눈 건 전혀 없다”면서 “현 상황에 대해 답이 보이지 않는 상황인 것만은 확실하다. 여기서 누군가는 결단을 내려야 할 것이고, 해결책을 최대한 빨리 제시해줘야 한다. 한국 대표팀뿐만 아니라 유소년까지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최악의 상황은 면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출항 전부터 거센 비판을 받고 있는 만큼 홍명보호의 성공 가능성도 부정적으로 봤다. 박지성은 “새로운 감독이 부임한 뒤 기대감을 갖고 시작해도 성공을 확신하기 어려운 게 대표팀”이라며 “감독 선임 직후 이런 상황이 지속된 적이 있었나 싶을 정도다. 솔직히 (홍명보 감독이) 어떻게 극복해 나갈지 걱정되는 것도 사실”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선임 번복 가능성에 대해서도 “충분히 가능성은 있다”고 내다봤다. 박지성은 “그래도 새 감독이 왔을 때 기대감, 사람들의 기대 심리가 큰 상황에서 시작하는 감독이 대부분이다. 이런 상황에서 시작하는 감독은 솔직히 처음이다. 어떤 결과를 맞을지 모른다”며 “감독 선임을 번복하느냐, 마느냐는 협회와 홍명보 감독의 결정이 남아있다. 쉽사리 지금 상황에서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지에 대한 걱정은 남아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선수들에게 직접 이야기를 듣진 않았지만, 선수들도 얼마나 당황하고 있을지는 어느 정도 예상이 된다”며 “지난 5개월 간 국내파 감독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여론과 평가가 안 좋았다. 분명 그 선택(국내파 감독 선임)은 하지 않을 거라는 기대 속에서 오히려 국내파 감독이 선임됐다는 데 선수들도 굉장히 당황스러운 상황이지 않을까 싶다. 다만 선수들이 나설 상황은 분명히 아니다. 선수들은 (선임) 결과를 받아들이고 자기 역할을 할 거라 생각하지만, 그렇다고 매듭을 짓지 않고 나아가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협회가 어떤 조치를 취하느냐에 따라 많은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내부 폭로에 나선 후배 박주호 전력강화위원에게도 지지의 뜻을 전했다. 박지성은 “가장 먼저 느끼는 건 회의 기간 내내 상당히 많은 무력감을 느꼈겠구나라는 것이다. 본인의 의견이 100% 받아들여질 수는 없겠으나, 안에서 얘기했던 절차대로 진행되지 않으니 그 자리에 있을 필요도 없다는 무력감이 상당히 컸을 것”이라며 “아무리 좋은 사람들을 데리고 와도 행정절차가 투명하지 않고 시스템이 올바르지 않다면 결국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다. 가장 안타까운 결과”라고 덧붙였다. 축구계 선배로서 후배들에게는 “가장 큰 생각은 미안하다는 것”이라고 했다. 박지성은 “선배로서 조금이나마 좋은 환경에서 후배들이 실력을 뽐낼 수 있게 만들어줬어야 한다. 어느 정도 영향력을 보일 수 있는 사람들이 좋은 영향력을 보여줬다면, 일이 이렇게까지는 되지는 않았을 거라고 생각한다”며 “한국 축구 역사에 가장 좋은 선수들로 구성돼 있는 이 시기에 그걸 뒷받침할 수 없는 상황이, 축구인들 뿐만 아니라 팬들 역시도 가장 아쉽다고 생각할 것 같다”고 말했다.김명석 기자 2024.07.13 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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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락하는 한국축구, 사라진 정몽규 회장…이제는 사과도, 반성도 없다 [IS 시선]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의 무책임한 행보가 이어지고 있다. 한국축구가 추락하고 있는데도 자취를 감췄고, 뒤에서는 4선을 바라보는 듯한 행보만 이어가는 중이다. 정 회장의 사퇴를 포함한 대한축구협회(KFA)의 대대적인 개혁을 요구하는 여론에 대한 답은 침묵과 야욕 의지뿐인 셈이다.정몽규 회장 체제의 한국축구가 추락하고 있다는 신호는 비단 한두 가지가 아니다. 지난해 A매치 경기 도중 승부조작 사범 등을 포함한 징계 축구인들의 사면을 기습 발표했던 꼼수는 정 회장 체제의 KFA 수준을 고스란히 보여줬던 대표적인 예였다. 외신들조차 갸웃했던 위르겐 클린스만(독일) 감독에게 A대표팀 지휘봉을 맡기고, 클린스만 감독 재임 기간 내내 재택·외유 논란에 여론이 폭발하는 상황에서도 그저 쩔쩔맸던 것도 정몽규 회장과 KFA였다. 역대 최고 전력이라는 평가 속 클린스만호가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4강에서 탈락한 건 사실상 참사였다. 손흥민(토트넘)과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의 충돌에 대한 외신 보도를 빠르게 공식화한 KFA에 선수 보호라는 개념은 찾아볼 수 없었다. 심지어 대회 기간 직원이 선수들과 어울려 카드놀이를 하는 등 내부 관리조차 엉망이었던 사실마저 뒤늦게 드러났다.현재진행형인 새 감독 선임 과정은 그야말로 촌극의 연속이다. 올림픽 최종예선을 앞둔 황선홍 감독에게 A대표팀 임시 지휘봉을 맡긴 건 결과적으로 40년 만의 올림픽 진출 실패라는 대참사로까지 이어졌다. 5월까지 감독을 선임하겠다던 약속은 또 다른 임시 감독 체제, 그리고 '원점 재검토' 결말만 낳았다.이 과정에서 정몽규 회장이 대중 앞에 나서서 사과한 건, 축구인 사면 철회와 클린스만 경질을 직접 발표할 때뿐이었다. 심지어 클린스만 경질 이후에는 아예 자취를 감췄다. 40년 만의 올림픽 참사에는 정 회장 명의도 아닌 달랑 KFA 차원의 입장문 하나가 전부였다. 거듭되는 A대표팀 감독 선임 실패에 대해서도 그저 침묵만 지키는 중이다.그런데 정작 정 회장의 보이지 않는 4선 행보는 거침이 없다. AFC 집행위원에 단독 출마에 당선됐고, 최근에는 자신이 총수로 있는 HDC와 KFA 사이를 4년 간 스폰서 계약으로 묶었다. 심지어 대한체육회가 체육회장을 포함한 KFA 등 산하 단체장의 연임 제한 규정을 없애려는 개정마저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 회장이 침묵만 지키고 있으니 4선 야욕에 대한 의심의 눈초리가 커지는 건 당연한 수순이다.그저 이름값있는 감독만 선임하면 모든 논란을 잠재울 수 있다는 생각이라면 너무도 큰 오산이다. 여러모로 추락하고 있는 현 상황에 대한 처절한 반성과 사과가 우선이고, 4선 등 자신을 둘러싼 책임 있는 발언이 필요하다. 지금처럼 침묵과 외면으로만 일관한다면, 지난 3월 A매치 현장이 그랬듯 정몽규 회장을 향한 퇴진 목소리는 점점 더 거세질 전망이다. 책임과 반성조차 없이 그저 야욕만 채우려는 이에게, 더 이상 한국축구를 맡길 수는 없다는 목소리다.스포츠2팀 기자 2024.05.30 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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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계 최고의 골초는 누구일까? ④ [이정우의 스포츠 랩소디]

‘아스널의 미래’로 기대를 받았던 잭 윌셔는 2013년과 2014년 담배를 피우는 사진이 찍혔다. 2015년 골키퍼 보이치에흐 슈체스니는 사우스햄튼과의 경기에서 치명적인 실수를 한 데 이어, 탈의실에서 흡연하다 발각되었다. 선수들의 몸 관리와 식단에 철저하기로 유명한 아르센 벵거 감독의 아스널에서 흡연 문제가 연달아 발생한 것이다.당시 아스널 소속이었던 올리비에 지루는 프랑스의 스포츠 일간지인 레퀴프와 이에 관해 인터뷰를 가졌다. 지루는 윌셔와 슈체스니의 논란에 “아무도 충격받지 않았다”면서, 축구계에 흡연은 만연하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클럽마다 4~5명의 선수가 담배를 피운다”고 밝혔다.지루의 인터뷰를 보고 솔직히 필자는 놀랐다. 지금도 최고의 리그에서 뛰는 프로선수가 이렇게 많이 담배를 피운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다. 과거 활동했던 선수와 감독 중에는 골초가 꽤 많았다. 대표적인 유명 골초 선수로는 1970년대 축구를 상징하는 네덜란드의 요한 크루이프와 1980년대 브라질 축구를 대표했던 소크라테스다. 특히 소크라테스는 소아과 전문의 자격증을 취득한 의사였는데도 하루에 담배 두 갑을 피웠다.축구와 흡연에 관해 글을 쓰던 중 의문이 하나 생겼다. 축구계 최고의 골초가 누구일지 궁금해진 것이다. 물론 이에 대한 정확하고 공식적인 기록은 존재하지 않는다. 하지만 필자가 열심히 조사한 결과 가장 유력한 이를 찾아냈다. 주인공은 이탈리아 출신으로 나폴리, 첼시, 유벤투스의 감독을 거쳐 현재 라치오의 수장인 마우리치오 사리(Maurizio Sarri)다. 그렇다면 사리는 과연 얼마나 담배를 많이 폈을까? 영어에는 ‘라이트 스모커(light smoker)’와 ‘헤비 스모커(heavy smoker)’라는 표현이 있다. 보통 하루에 10개비 이하를 피면 라이트이고, 한 갑 즉 20개 이상을 피는 사람을 헤비라고 부른다. 헤비들은 줄 담배를 피우는 경우가 많은데, 이를 ‘체인 스모커(chain smoker)’라고 칭한다.다양한 외신이 그의 하루 담배 소비량을 보도했다. 하지만 언론에 따라 사리의 흡연량은 들쑥날쑥하다. 하루에 60개비를 핀다는 기사가 있는가 하면, 80개비라고 주장하는 언론도 있다. 심지어 하루에 100개비까지 피운다는 기사가 나온 적도 있다. 종합하면 그는 하루에 최소 60에서 최대 100개비를 핀다는 결론이 나온다. 수면, 식사, 샤워 시간 등을 제외하고 하루에 14시간이 사리에게 주어진다고 가정해 보자. 100개비를 소비하기 위해서는 그는 대략 8분마다 한 개비를 펴야 한다.사리와 담배와 얽힌 논란 몇 개를 소개한다. 2018년 2월 사리의 나폴리는 유로파리그에서 RB 라이프치히를 만났다. 당시 라이프치히는 홈구장인 레드불 아레나에 사리만을 위한 임시 흡연 공간을 만들어 줬는데, 이로 인해 발생한 비용 1200유로는 나폴리 구단이 부담했다. 2019년 7월 유벤투스의 방한 경기 때 벌어진 호날두의 ‘노쇼’를 기억하는 팬들이 많을 것이다. 당시 내한한 사리 감독은 인천국제공항 금연구역에서 흡연한 데 이어, 담배를 입에 물고 국내 팬들에게 사인을 해줘 논란을 일으켰다.흡연으로 인해 사리에게서 나는 악취는 선수들에게도 고역이었다. 유벤투스의 ‘명수비수’이자 이탈리아 대표팀의 주장이었던 지오르지오 키엘리니는 그의 자서전에서 “유벤투스 선수들은 사리 감독과 얘기를 나눈 후 담배 냄새를 없애기 위해 샤워를 해야 했다”고 밝혔다. 따라서 선수들은 훈련 후 땀이 많이 난 트레이닝 키트를 입은 채, 그를 만나는 것을 선호했다. 샤워 후 깨끗한 옷을 입고 사리를 만나면 다시 한번 샤워를 해야 했기 때문이다. 프랑스와 비슷하게 흡연은 오랫동안 이탈리아 문화에 깊게 뿌리내렸다. 이탈리아에는 ‘라 돌체 비타(La dolce vita)’라는 삶의 방식을 아우르는 철학이 있다. 영어로 옮기면 ‘the sweet life(달콤한 인생)’이 되는데, 이는 “단 한 번 사는 인생에 모든 순간과 경험을 음미하고 최대한 즐기라”는 뜻이다. 따라서 이탈리아인에게 멋진 패션과, 예술, 맛있는 음식, 사교 활동 등은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이로 인해 카페, 레스토랑 등에서 벌어지는 사교 모임에서 흡연은 자연스럽게 삶의 일부가 된 것이다. 게다가 이탈리아에서는 담배에 불을 붙이고 흡연하는 행위를 매력적으로 바라보는 시각도 있다.이탈리아 축구인들의 담배 사랑도 유명하다. UEFA 챔피언스리그와 월드컵을 모두 우승한 최초의 감독인 마르첼로 리피의 입에는 거의 언제나 시가(cigar)가 물려 있었다. 또한 챔피언스리그에서 4번 정상에 올랐고 유럽 5대 프로축구리그에서 모두 우승한 경력이 있는 카를로 안첼로티 감독도 유명한 골초다. 이외에도 잔루카 비알리, 마르코 베라티도 정기적으로 흡연을 즐겼다. 아스널에서 부진했던 니콜라스 벤트너는 2012~13시즌 유벤투스로 임대됐다. 클럽에서의 첫날 벤트너는 동료들이 안 보여 찾아 나섰다. 그는 마침내 10~12명의 동료를 화장실에서 발견했는데, 그들은 커피를 마시며 담배를 즐기고 있었다. 흡연은 어느 클럽에서나 흔히 볼 수 있지만, 이렇게 많은 선수가 모여 담배 피우는 광경에 벤트너는 놀랐다. 하지만 흡연 중인 안드레아 피를로와 부폰을 본 순간 그는 어떤 말을 할 필요성도 느끼지 못했다고 한다. 그들은 월드클래스 선수였기 때문이다.경희대 테크노경영대학원 객원교수 2023.12.29 15:00
국가대표

[IS 이슈] 승부조작에 가려진 ‘52명’…반쪽짜리 '사면 철회' 우려

그야말로 ‘희대의 촌극’이다.대한축구협회(KFA)가 31일 오후 4시 임시 이사회를 개최한다. 제2차 이사회가 열린 지 불과 사흘 만이다. 안건은 축구계를 넘어 국민적인 공분을 사고 있는 승부조작 가담자 48명 등 100명에 대한 사면 건이다. 정몽규 회장을 필두로 다시 모여 사실상 기습적으로 의결됐던 사면건을 다시 논의하는 것이다.이미 이사회를 통해 의결됐고, 기습적이지만 대대적인 공식발표까지 이뤄진 사안을 사흘 만에 다시 논의하는 건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월드컵 16강 자축, 축구계 화합 등 납득하기 어려운 이유를 내세워 단행했던 축구인 100명에 대한 사면이 그만큼 구상과 시도 자체만으로도 촌극이었다는 의미다.국가대표 출신 등 내로라하는 축구인들은 대부분 침묵하고 있지만, 다행히 축구팬이나 전문가들을 중심으로 KFA의 비상식적인 결정을 비판하고 있다. 지난 2011년 승부조작 사태로 너무도 큰 상처를 안았던 K리그 팬들은 이미 걸개 등을 통해 KFA를 향해 비판 메시지를 표출하기 시작했다. 국가대표 응원단 붉은악마도 A매치 보이콧 등을 내걸며 사면 철회를 촉구하는 성명서를 냈다. 시간이 갈수록 KFA를 향한 비난 여론이 축구팬들뿐만 아니라 국민적인 공분으로 확대되는 모습은 KFA의 이번 결정이 얼마나 상식을 벗어났는지를 고스란히 보여준다. 들끓는 분노에 화들짝 놀랐을 KFA는 결국 임시 이사회 개최 소식을 알렸다. 전날만 하더라도 홈페이지에 사면에 대한 Q&A 콘텐츠까지 올리며 징계인들의 사면에 적극적이었으나 하루 만에 태도가 확 바뀌었다. KFA 측은 “이번 결의에 대해 많은 우려가 제기되고 있어 신속하 재논의를 개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의결된 사안을 사흘 만에 재논의한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분위기는 우선 ‘사면 철회’ 가능성에 기우는 모습이다. 다만 사면 대상이었던 100명에 대한 사면이 전면 철회될지는 지켜봐야 한다. 세간의 관심이 집중된 승부조작 48명에 대한 사면은 철회하되, 승부조작에 가려졌던 52명에 대한 사면은 유지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나머지 52명은 아마추어 등에서 징계를 받았던, 이름을 봐도 모를 만한 축구인들이라는 게 KFA 관계자들의 공통된 설명이다. 다만 100명이 누구인지, 어떤 징계를 받았는지 등에 대해서는 명예훼손 등을 이유로 공개하지 않고 있다. 관계자의 설명을 100% 신뢰할 수만은 없는 만큼, 승부조작 가담자를 제외한 나머지 52명이 누군지, 무슨 이유로 어떤 징계를 받았는지는 아무도 모르는 셈이다.문제는 이번 논란 내내 KFA ‘왜’, 그것도 14년 만에 갑작스럽게 사면을 단행했는지 정확하게 밝히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월드컵 16강 자축이나 축구계 화합은 누구나 코웃음을 칠 연관성이다. 100명의 사면 대상자, 승부조작에 가담했던 48명뿐만 아니라 그들에 가려졌던 나머지 52명 안에 기습적으로 사면을 단행해야 했던 인물이나 배경이 있는 것 아니냐는 건 정황상 합리적인 의심이다. 임시 이사회를 통한 재논의에도 100인에 대한 사면 결정을 그대로 유지한다면 논란은 더욱 거세지는 게 불 보듯 뻔한 일이다. 여기에 승부조작 가담자들을 제외하고 나머지 52명에게는 면죄부를 주는 ‘반쪽짜리’ 사면 역시도 또 다른 논란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KFA가 스스로 만든 사면 논란의 불을 끄는 건, 이번 사면 결정에 대한 전면 철회와 함께 정몽규 회장의 공식적인 사과와 해명이 유일한 길이다.사면 전면 철회와 함께 ‘사면권의 발의는 대한축구협회 회장의 고유권한’이라고 명시된 KFA 공정위원회 규정도 개정이 필요하다. KFA의 상급단체인 대한체육회는 산하단체에 관련 규정을 따르도록 권고하고 있는데, 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 규정에는 ‘사면’이라는 단어 자체가 없다. 수사기관의 불기소 결정·법원의 무죄판결 확정에 한해 당사자가 직접 구제 신청을 해야 징계 감경·취소 등이 가능하다. 지극히 상식적인 규정이다.KFA는 그러나 체육회의 권고를 무시한 채 2020년 9월 개정을 끝으로 공정위원회 규정을 손보지 않고 있다. 이 사이 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 규정은 다섯 차례나 더 개정됐다. 승부조작 등 이미 징계를 받은 이들에게 직접 면죄부를 주려 했던 KFA의 사면권도, 고유권한도 애초에 시대를 역행한 일인 셈이다.김명석 기자 2023.03.31 07:48
프로축구

'이기형 아들' 아닌 '포항 특급 조커'... 3년 차 이호재, 본격 시험대 오르다 [IS 인터뷰]

국내 프로축구 K리그1(1부) 포항 스틸러스 최전방 공격수 이호재(23)가 올 시즌 본격 시험대에 선다. 소속팀 감독의 전술 지시를 제대로 수행하기 위해 비시즌 동안 체중 감량까지 한 이호재는 “책임감을 많이 느낀다. 올 시즌 좋은 활약을 반드시 보일 수 있게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이호재는 올 시즌을 앞두고 베트남에서 치른 1차 동계 훈련 때 연습 경기 도중 슛을 시도하다 큰 부상을 당했다. 뼛조각 6개가 발견됐다. 이호재는 수술 대신 재활을 선택했다. 그는 “동계 훈련이 시즌을 준비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하지 않은가. 프로 3년 차다. 간절했다. 수술보다는 치료와 재활을 선택한 배경”이라고 밝혔다.이호재는 올 시즌부터 ‘22세 이하(U-22) 룰(K리그 경기에서 22세 이하 선수를 의무 출전시켜야 하는 규정)’을 적용받지 않는다. 증명해야 하는 연차가 됐다. 올 시즌 전까지 이호재는 2시즌 통산 31경기 3골에 그쳤다. 이호재는 “프로 3년 차가 가장 중요하다고 느낀다. 이제 22세 이하 선수가 아니다. 책임감을 많이 느낀다. 내가 가진 강점을 최대한 많이 보이고 싶다. 좋은 활약을 펼치겠다는 각오로 경기장에 들어간다”고 강조했다.김기동 포항 감독은 이호재에게 일본 프로축구 J2(2부)로 진출한 허용준(30·베갈타 센다이)의 공백을 메우기를 바랐다. 빠르고 활동량이 많은 허용준은 지난 시즌 30경기에서 10골·5도움을 기록했다. 이호재는 “용준이 형처럼 활동량을 많이 가져가야 하는 게 김기동 감독님께서 요구하시는 공격수 스타일이다. 여기에 맞추려고 노력했다”고 전했다.이를 위해 이호재는 비시즌 동안 3㎏을 감량했다. 그는 대구FC와 벌인 개막 라운드(3-2 승)에서는 후반 교체 투입해 6분 동안 2골을 터뜨렸다. 이호재는 “포항의 축구는 역습 속도가 상당히 빠르다. (적응하려고) 체중을 감량하니, 몸이 가벼워졌다. 제공권 장악, 강한 킥력 등 나의 강점을 유지하면서도 예년 시즌보다 더 많은 활동량을 보이려고 한다”고 말했다.이호재는 김기동 감독의 ‘특급 조커’다. 경기 후반 승부처에 투입된다. 그는 여러 차례 극적인 득점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자신감이 생겼다. 그의 목표는 팀의 주전 공격수다. 이호재는 “교체 선수로 만족하는 축구 선수는 아무도 없을 거다. 경기장에서 제 역할을 하면서 계속 좋은 모습을 감독님께 보여드리면 기회가 오지 않겠나”라고 강조했다.올 시즌 목표는 두 자릿수 공격 포인트를 기록해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23세 이하 대표팀에 차출,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참가하는 거다. 그는 이미 황 감독이 이끄는 연령별 대표팀에 소집된 경험이 있다. 이호재는 “태극마크를 가슴에 달고 싶은 목표가 있다. 소속팀에서 최선을 다하고 좋은 경기를 보여주면 황선홍 감독님께서 기회를 주시지 않겠는가”라고 기대했다.이호재는 ‘축구인 2세’ 부담감도 이겨내야 한다. 이호재의 아버지는 축구대표팀에서 활약하며 ‘캐논 슈터’라 불렸던 이기형 성남FC 감독이다. 이호재가 아버지처럼 강한 킥을 가졌다는 건 고려대 재학 시절부터 유명했다. 그는 “아무래도 어렸을 때부터 부담감이 있었던 게 사실”이라며 “부담을 이겨내고 주어진 기회 안에서 최선을 다하는 게 앞으로의 목표”라고 했다. 김영서 기자 zerostop@edaily.co.kr 2023.03.13 06:12
축구

英 가디언, “폰세카, 토트넘 감독직 합의 완료”...주역은 '파라티치'

영국 ‘가디언’이 14일(한국시간) 파울로 폰세카 전 AS 로마 감독과 토트넘 홋스퍼 사이의 협상이 원만하게 이뤄졌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토트넘이 오는 16~17일, 파울로 폰세카 감독 선임을 공식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매체는 폰세카와 토트넘의 협의가 지난 주말부터 원만하게 이뤄지면서 진척을 보였다며, 3년 계약이 체결될 것으로 봤다. 토트넘은 지난 7일 파비오 파라티치 단장을 선임하면서 ‘새 토트넘 가꾸기’에 돌입했다. 2008년 데미안 코몰리 단장 이후 단장이 없었던 토트넘은 여태껏 다니엘 레비 회장의 주도로 구단의 모든 업무가 이뤄졌다. 하지만 토트넘이 계속해서 부진하고 선수 이탈 문제가 시급해지자, 일각에서 축구인 출신의 단장이 토트넘의 전력 보강 작업을 책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고, 이에 토트넘은 유벤투스의 황금기를 이끈 파라티치 단장을 선임했다. 파라티치 단장은 유벤투스에서 11년간 몸담으면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같은 스타 선수 영입에 성공한 바 있다. 그는 2011년부터 2014년까지 안토니오 콘테 감독과 함께 일하며 유벤투스의 세리에 A 3연패 달성에 크게 기여한 바 있기도 하다. 파라티치 단장은 유벤투스에서 맛본 황금기를 토트넘에서 재현하고자 한다. 이에 단장은 감독 선임과 함께 선수 재정비를 통해 본격적으로 토트넘의 운영 체계를 뒤바꾸고 있다. 파라티치 단장은 토트넘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토트넘과의 만남은 큰 경험이자 새로운 경험”이라며 “너무도 기쁘고 흥분된다”고 말했다. 그는 “나는 토트넘이 환상적이고 놀라운 클럽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클럽이 더 새로운 목표를 위해 나아갈 수 있도록 돕고 싶다”고 말했다. 서지수 인턴기자 2021.06.14 15:16
축구

텀블링 스로인 하는 '무도(武道)' 축구인을 아시나요?

축구와 무도(武道)를 병행하는 '무도 축구인'이 있다. 주인공은 용인대 축구부 신재욱(21)이다. 신재욱은 지난 5일 끝난 'KBS N 제17회 1,2학년 대학축구대회' 우승에 큰 역할을 해냈다. 풀백과 미드필더 등을 소화하며 용인대의 2연패를 이끌었다. 주장으로서 리더십도 빛났다. 신재욱은 수비상도 받았다. 이장관 용인대 감독은 수훈선수로 신재욱을 꼽으며 "축구 특기생이 아닌 일반 학생이 축구부에 들어와 수비, 중원을 가리지 않고 궂은일을 해줬다"고 칭찬했다. 신재욱은 이색적인 이력을 가지고 있다. 대부분 축구 특기생인 용인대 선수들은 체육학을 전공한다. 신재욱의 전공은 용무도(龍武道). 생소한 이 무술은 용인대 무도학과 교수진을 중심으로 한국 고유의 무술 및 호신술의 장점만 모아 만든 한국산 창작 무술이다. 유도를 기본으로 태권도, 레슬링, 합기도, 복싱, 씨름, 검도 등 7가지 무도가 들어있다. 신재욱은 "용무도의 꿈을 안고 용인대에 왔지만, 축구에 눈길이 갔다. 용무도와 축구를 병행했다. 지금은 축구가 더 좋아졌다. 꿈이 더 커졌다. 프로선수까지 해보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축구부에 들어가서 감독님이 원하는 것에 맞춰 열심히 노력했다. 처음에는 뒤로 물러나 있었는데 계속 시도해보니 조금씩 올라섰던 것 같다. 감독님도 기용을 많이 해줘 감사하다"고 돌아봤다. 무도가 축구에 도움이 되기도 했다. 그는 "유연성이 좋아서 큰 도움을 받고 있다. 코치님들이 '공중에서 내려올 때 낙법을 하라'고 장난을 치기도 한다"고 웃었다. 그는 지난해 10월 대학축구연맹전 한산대첩기 결승 연세대와 경기에서 '텀블링 스로인'을 시도해 화제를 만들었다. 공중으로 앞으로 한 바퀴 돈 후 스로인을 했다. 무도인다운 모습이었다. 당시 중계진도 감탄사를 내질렀다. 신재욱은 "조금 더 멀리 던질 수 있을 거 같아서 그렇게 했다. 앞으로도 기회가 오면 해볼 것"이라고 당차게 말했다. 그의 롤모델은 조르지니오 바이날둠(리버풀)이다. 신재욱은 "어느 포지션에서도 다 뛸 수 있는 축구 선수가 되고 싶다. 다가오는 춘계대학축구연맹전에서 다시 한번 우승을 해낼 것"이라고 다짐했다. 최용재 기자 choi.yongjae@joongang.co.kr 2021.02.09 06:00
축구

강원FC의 선택, 이영표의 선택

"월드컵은 경험하는 자리가 아니다. 증명하는 자리다."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한국 축구대표팀이 16강 진출에 실패하자, 당시 KBS 해설위원이었던 이영표(43)가 한 말이다. 월드컵이라는 무대에서 경험을 쌓는 데 그치지 말고, 결과를 보여줘야 한다는 그의 발언은 대중의 뜨거운 공감을 얻었다. 이 말은 이제 감독이나 코치가 아닌 행정가로서 K리그에 다시 발을 내딛게 된 이영표 본인에게도 적용할 수 있는 '어록'이 됐다. 강원도는 강원FC 새 대표이사로 이영표 대한축구협회 축구사랑나눔재단 이사를 내정했다고 지난 8일 밝혔다. 박종완 현 대표가 올해 말 퇴임할 예정이라 새 대표 선임을 위해 움직여왔던 강원이 '이영표 카드'를 내놓았다. 강원도 관계자에 따르면 이영표 내정자는 구단의 요청을 수락했으며, 오는 22일 구단 이사회를 통해 대표이사 선임이 마무리될 예정이다. 화려한 선수 생활을 마치고, 은퇴 후 방송 등을 통해 활발히 활동 중인 이영표가 K리그1 강원의 대표이사로 돌아온다는 소식은 많은 이들을 놀라게 했다. 보통 은퇴 후 K리그에 돌아오는 스타들은 사령탑의 위치에서 제2의 축구인생을 시작한다. 홍명보 대한축구협회 전무도 대표팀 감독을 거쳐 현재 축구 행정가로 일하고 있지만, K리그 구단 대표이사를 맡은 건 이영표가 처음이다. 이전부터 이영표는 꾸준히 자신의 미래가 '축구 행정가'에 있다는 점을 강조해왔다. 선수 시절부터 '시스템'에 대한 고민과 함께 행정가에 대한 관심을 보였다. 이를 위해 이영표는 선수 은퇴 전 마지막 무대를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로 선택했다. 밴쿠버 화이트캡스에서 뛰며 영어를 배웠고, 북미 프로스포츠의 구단 운영 노하우도 경험했다. 우려의 시선도 있다. '초보 대표이사'가 구단을 얼마나 성공적으로 경영할 수 있을지 미지수이기 때문이다. 대표이사는 감독 및 선수단과 프런트가 협력할 토대를 만들어야 한다. 언제라도 찾아올 수 있는 위기에 대응하고, 어떤 변화에도 팀이 흔들리지 않도록 기둥을 세워줘야 하는 막중한 책임이 요구되는 자리다. 축구를 잘 알아야 하지만, 축구에 지나치게 개입해서도 안 된다. 그래도 축구인, 그것도 한국 축구 레전드 출신인 이영표의 대표이사 부임은 K리그의 활력소가 된다는 게 축구계의 기대다. 축구인 출신 행정가가 드문 K리그에서 이영표의 행보는 앞으로 많은 선수에게 지향점이 될 수 있다. 더구나 이영표는 강원도 홍천 출신으로, 강원도가 배출한 역대 최고의 축구 스타 중 한 명이다. 강원의 지휘봉을 잡고 있는 김병수 감독과도 고향 선후배 사이다. 이번 인사는 강원과 이영표 모두 만족할 만한 선택이라는 것이 주된 평가다. 그리고 축구 행정가로서, K리그 대표이사 취임을 앞둔 이영표는 이제 자신이 한 말처럼 '경험'이 아닌 '증명'을 해야 한다. 김희선 기자 kim.heeseon@joongang.co.kr 2020.12.10 06:01
축구

[단독]배정 조작의 '주체' 축구심판, 버젓이 활동 중이다

2020년 초부터 한국 프로축구 K리그에서 숱한 오심 논란이 일어났다. 올해는 K리그 심판 운영 주체가 한국프로축구연맹(축구연맹)에서 대한축구협회(축구협회)로 바뀐 첫해다. 축구협회는 오심 논란이 일어날 때마다 해명했지만, 이후 논란이 더욱 커지는 기현상이 벌어졌다. 예고된 오심. 본지가 심판 문제를 심층 취재하면서 다다른 결론이다. 축구계 일부에서는 축구협회 심판 고위급의 '특정 심판 감싸기'가 잇따른 오심의 근본 원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특정 팀을 봐주는 오심이 아니라, 특정 심판을 보호하기 위함이라는 것이다. 일간스포츠는 이 실체를 파악하기 위해 취재에 들어갔다. 수많은 제보자를 만났고, 심판계의 목소리를 들었다. 그 결과 '특정 심판 감싸기' 의혹을 제기할 수 있는 장면들이 보였다. 잇단 오심은 결국 시스템의 문제였다. 본지는 4회에 걸쳐 심판계의 구조적 문제를 심층 보도한다. ◈심판 배정 조작하고도 경징계 2017년 중·후반, 한 지역의 고등리그에서 심판 배정 조작 사건이 터졌다. 이 지역 축구협회 전무이사 A는 2급 이상 심판을 배정해야 하는 고등리그에 3급 이하 심판을 배정했다. 실제 경기에 3급 이하 심판을 투입했고, 배정 기록에는 2급 심판 이름을 넣었다. 한 경기가 아니라 수차례 심판 배정을 조작했다. 원래 배정을 담당하던 심판이사는 공석이었다. 때문에 전무이사였던 A가 심판 배정과 승인을 주도했다. 이 건으로 A는 축구협회 공정위원회(공정위)로부터 벌금 300만원의 징계를 받았다. 이후 A는 전무이사직을 내려놨다. 하지만 A는 여전히 심판으로 활동하고 있다. 오히려 승승장구하고 있다. 올 시즌 최상위 리그인 K리그1(1부리그)에 있다. 심판계 일부에서 "말도 안 되는 징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심판 자격정지도 같이 받았어야 했다는 주장이다. 윤리강령을 준수하지 건 않은 축구협회 정관 위반이다. 심판으로서 권위와 품위 및 도덕성을 유지할 의무도 저버렸다. 직권남용에 해당할 여지도 있다. 공정위 규정을 보면 심판의 명예실추는 최소 자격정지 1년 이상부터 최대 제명, 직권남용 역시 자격정지 1년 이상부터 제명이다. A는 경징계인 벌금 300만원만 받고 심판 활동을 계속하고 있다. 공정위에 나온 최소한의 징계도 받지 않은 셈이다. A에 대한 자격정지까지 이어져야 한다는 지적에 축구협회는 "심판 문제가 아니라 행정적인 문제였다. 행정적 업무로 인해 전무이사에서 물러났고, 벌금이 부과됐다. 문제가 있었지만, 정상참작의 여지가 있다고 봤다. 심판으로서 징계는 받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현직 심판이 심판 배정을 조작했는데도 축구협회는 눈을 감았다. 축구협회의 해명대로 행정직과 심판직을 구분해서 징계했다고 해도 앞뒤가 맞지 않는다. 공정위 규정에 따르면 협회, 시도협회 연맹 임원이 명예실추, 혹은 직권남용을 저지르면 최소 자격정지 1년부터 최대 제명까지 할 수 있다. 자격정지란 '일정 기간 구성원의 자격을 정지하며, 해당 기간 등록 불가'를 뜻한다. 달리 명시하지 않는 한 지도자, 선수, 임원, 심판, 중개인 등 축구 관련 모든 활동의 정지를 의미한다. 행정가로서 규정대로 징계를 받았다면 최소 자격정지 1년을 받았어야 했다. 그랬다면 심판 활동도 할 수 없다. 원창호 축구협회 심판위원장은 "A가 행정적 책임을 진 걸로 안다. 자격정지가 내려졌다면 심판 생활을 못 했을 것이다. 다른 지역도 마찬가지로 관련된 행정 책임자들이 책임졌다. 법률가들이 있는 공정위가 전후 사정을 보고 판단했다고 본다. (적절한 징계인지에 대한 논란은) 내가 말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고 답했다. 형평성 논란도 제기됐다. 원창호 위원장이 말한 것처럼 비슷한 시기 다른 지역의 한 전무이사 B도 A와 유사한 사례로 같은 징계를 받았다. 조작한 경기 횟수는 A가 더 많았다. 둘에게는 똑같은 징계가 내려졌다. A는 현역 심판, B는 심판에서 은퇴한 상황이었다. 이에 대해 축구협회는 "B의 조작 경기수가 A보다 적다"고 인정하면서 "A는 수급 문제가 있어서(뛸 심판이 모자라서) 그랬고, B는 그런 상황이 아닌데 부탁을 받고 한 거라서 동일하게 처리했다"고 설명했다. ◈축구협회의 말 바꾸기와 이중잣대 A심판 사건에 대한 축구협회에 입장을 밝혀달라고 요청했다. 처음에는 축구협회가 사실과 다른 말을 했다. 축구협회는 "당시 A는 전무이사로 심판이사가 배정한 것을 승인만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원창호 위원장도 "그 지역 심판 수급에 어려움이 있어 3급 심판을 배정한 것으로 알고 있다. 잘못된 거다. (A가 배정과 승인을 모두 한 것에 대해) 그 내용은 정확히 모르겠다"고 답했다. 본지는 A가 심판을 직접 배정했다는 결정적 증거를 확보, 축구협회에 다시 물었다. A는 배정과 승인을 모두 책임진 '주체'였다. 사실관계를 A에게 직접 확인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러자 축구협회는 "A에게 확인해줄 수 없다. 공정위에 확인했다. 그때는 심판이사가 없었으니 A가 전무이사 자격으로 심판을 배정하고, 승인했다"고 인정했다. 올해 초 축구협회는 A를 VAR(비디오판독) 보조강사로 선임했다. 현행 심판규정에 없는 새로운 자리다. 게다가 VAR 강사로 주심이 아닌 부심이 발탁되는 건 이례적인 일이었다. 징계 이력 문제가 제기되자 축구협회는 A 선임을 취소하고, 다른 사람을 선발했다. 축구협회는 "VAR 강사를 보조하는 스태프다. 주심 중에 적절한 사람이 없었다"며 A의 발탁 배경을 설명했다. 취소 이유에 대해 원창호 위원장은 "A가 과거 벌금을 부과받았던 사실을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 국제심판이라 교육도 많이 받았고, 행정 경험이 있어서 할 수 있을 거라고 단순하게 생각했다. 내 판단 착오였다. 이의제기가 들어왔는데, 틀린 이야기가 아니라고 생각했다. 규정상 문제는 없지만, 강사는 사람을 가르치는 사람이다. 도의적으로 봤을 때 타당하지 않다고 봤다"고 말했다. 심판은 VAR 강사 이상으로 도덕성이 중요한 자리다. 강사를 할 수 없는 사람이 심판을 하는 걸 축구인과 팬들이 납득할 수 있을까. 원창호 위원장은 "어쩔 수 없다. A는 자격정지를 받지 않았다. 과거 징계를 받은 걸로 심판을 자르는 건(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최용재 기자 choi.yongjae@joongang.co.kr 2020.10.22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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