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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IS 포커스] '김형준 수술' 출구 없는 NC의 양의지 FA 계약

"몸값 오르는 소리가 들린다." 강인권 NC 다이노스 감독 대행이 안방마님 양의지(35)을 두고 한 말이다. 지난달 28일 NC에 대형 악재가 터졌다. 상무야구단에서 군 복무 중인 포수 김형준(23)이 오른 무릎 전방 십자인대 재건술을 받은 것이다. 경기 내내 쪼그리고 앉아야 하는 포수에게 무릎 부상은 치명적이다. A 구단 수석 트레이너는 "일반인이라면 6개월 정도 재활 치료 후 생활이 가능하지만, 운동선수의 무릎 십자인대 수술은 상황에 따라 1년에서 1년 반 정도 공백이 불가피할 수 있다. 간단하게 볼 수술은 아니다"라고 우려했다. 강인권 대행의 포수 운영 계획에도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김형준은 오는 21일 전역 직후 팀에 합류할 예정이었다. 강인권 대행은 지난달 2일 김형준에 대해 "(전역하면) 바로 경기에 나서게 해야 한다. 지금도 상무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기대를 내비쳤다. 김형준은 상무에서 주전 포수로 활약했다. 현재 100%의 몸 상태가 아닌 양의지가 지명타자 출전과 수비를 병행하고 있다. 군 복무 전까지 양의지의 백업을 맡은 김형준이 복귀하면 NC의 숨통이 트일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청천벽력 같은 무릎 수술 소식이 전해졌다. 강인권 대행은 "(9월 1일) 확대엔트리에 포함할 포수 중 마땅한 선수가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세광고를 졸업한 김형준은 2018년 신인 드래프트 2차 1라운드 전체 9순위로 NC 유니폼을 입었다. 2018년 곧바로 1군에 데뷔한 뒤 3년 동안 김태군(현 삼성 라이온즈)과 양의지의 백업으로 경험을 쌓았다. "KBO리그 내 20대 초반 포수 중 잠재력이 가장 높다"는 평가를 들었다. 그 결과 1년 연기된 항저우 아시안게임 야구 대표팀 발탁이 유력하게 점쳐지기도 했다. 당시 야구 대표팀은 최종 엔트리(24명)를 만 24세 이하 또는 입단 3년 차 이하 선수로 꾸리려고 했다. 김형준의 이탈은 양의지와의 FA 협상에도 큰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양의지는 4년 전 사인한 총액 125억원 FA 계약이 시즌 뒤 만료된다. NC로선 김형준이 복귀하면 FA 협상에서 여러 가지 경우의 수를 고려할 수 있었다. 하지만 무릎 수술로 내년 시즌 개막전 합류 여부마저 불투명해져 양의지를 잡아야 한다는 절실함이 더 커진다. 김형준이 장기 재활 치료 중인 상황에서 양의지까지 팀을 떠나면 자칫 안방이 한 번에 붕괴할 수 있다. "(양의지의) 몸값 오르는 소리가 들린다"는 얘기를 허투루 들을 수 없는 이유다. 관건은 'FA 최대어' 양의지의 잔류 여부다. 이번 겨울 FA 시장에는 대형 포수가 여럿 풀린다. 유강남(LG 트윈스) 박세혁(두산 베어스) 박동원(KIA 타이거즈) 등이 대상이다. 한 구단 관계자는 "양의지와 유강남, 박세혁에 이재원(SSG 랜더스)까지 리코스포츠에이전시 소속이다. 한 에이전시에서 동일 포지션의 선수를 다수 데리고 있다"며 "협상 과정에서 나오는 정보를 쥐략펴략할 수 있는 시장 구도가 형성될 거다. 주전 포수가 이동한다는 건 팀 전력에 큰 영향을 끼친다. 10개 구단이 주목할 부분인데 NC의 협상도 쉽지 않을 거"라고 예상했다. 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2.09.01 10:18
프로야구

FA 코앞인데…박세혁, 타격보다 수비가 문제네

박세혁(32)은 4년째 두산 베어스의 주전 포수를 맡고 있다. 고려대를 졸업하고 지난 2012년 두산에 입단한 그는 경찰청 야구단에서 복무하며 포수로서 기량이 만개했다. 전역 후인 2016년 기존 백업 포수였던 최재훈(현 한화 이글스)을 제치고 '1번 백업'으로 올라섰다. 양의지가 부상으로 이탈했을 때 그가 빈자리를 채웠다. 박세혁은 양의지가 FA(자유계약선수) 계약을 맺고 NC 다이노스로 떠난 2019년부터 두산의 주전 포수 자리를 지켜왔다. 공격력에서 양의지와 같은 화려함은 보여주지 못했지만, 견실한 수비형 포수로 인정받으며 4년 동안 3243과 3분의 1이닝(23일 기준·포수 4위)을 소화했다. 주전과 백업으로 커리어를 쌓아온 그는 올 시즌 후 FA 자격 취득을 앞두고 있다. 그러나 성적표가 만족스럽지 못하다. 타격도 좋다고 평가하기 어렵지만, 기대치에 크게 미치는 못하는 건 아니다. 타율 0.250 3홈런 36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659를 기록 중이다. 지난해 부진(OPS 0.566)에서 탈출했다고 할 만하다. OPS는 2019년(OPS 0.736), 2020년(OPS 0.712)과 비교하면 낮다. 그러나 '투고타저' 현상을 고려한 wRC+(조정 득점 생산성. 리그 평균을 100으로 계산)는 올해 86.8(스탯티즈 기준)로 2020년(90.7)에 근접하다. 문제는 장점으로 평가돼온 수비다. 도루 저지율(26%)도 낮지만, 무엇보다 블로킹이 흔들리고 있다. 올해 박세혁은 Pass/9(9이닝당 폭투와 포일 개수)이 0.571개에 달한다. 주전으로 뛰었던 지난 3년간 최저 0.348개를 기록했고, 0.4개를 넘긴 적 없던 그다. 백업 시절을 포함해도 가장 높은 수치다. KT 위즈 장성우(0.254개) LG 트윈스 유강남(0.346개) 등 다른 포수들과 비교해도 눈에 띄게 높다. 30대 중반을 향해 가고 있는 나이. 타격뿐 아니라 수비에서도 안정감에 대한 물음표가 생길 수 있다. 그러나 두산 입장에서는 박세혁을 놓치기도 어렵다. 박세혁은 올해 716과 3분의 2이닝 동안 포수로 출장했다. 첫 번째 백업 포수 장승현의 기록이 143과 3분의 1이닝인 것을 고려하면, 두산의 박세혁 의존도는 절대적이다. 백업 때부터 주전감이라 평가받았던 박세혁과 달리 장승현 등 기타 백업 포수들은 아직 '떡잎'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다. 포수의 시세가 낮지 않은 점이 변수다. 지난해 타율 0.231 OPS 0.711로 부진했던 장성우는 4년 42억원의 계약을 맺고 KT에 잔류했다. 삼성 라이온즈 강민호는 30대 후반 나이에 4년 최대 36억원의 가치를 인정받았다. FA 시점에서 박세혁의 가치 역시 높을 수 있다. 올 시즌 후 양의지, 유강남, 박동원(KIA 타이거즈) 등 포수 매물이 동시에 나온다. 이로 인해 박세혁의 상대적 가치가 낮아질 수도 있다. 반대로 생각하면 수요도 늘어날 가능성도 작지 않다. 롯데 자이언츠 등 주전 포수가 불확실한 팀도 있고, 주전을 대체하기 힘든 포수 특성상 이적에 이적이 이어지는 'FA 대이동'이 이뤄질 경우 박세혁을 찾는 팀이 나올 가능성도 충분하다. 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2.08.24 16:10
야구

'미라클' 겨냥 KT VS 두산, 3가지 키워드

6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을 노리는 두산, 정규시즌 2위 자존심을 지키려는 KT가 한국시리즈행 티켓을 두고 격돌한다. KT와 두산은 9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플레이오프(PO) 1차전을 치른다. 두 팀 모두 리그 정상급 공격력을 갖추고 있고, 1~3선발도 탄탄하다. 이강철 KT 감독이 2018시즌, 수석 코치로 김태형 두산 감독을 지원한 인연이 있어서 더 관심을 끄는 매치업이다. 경험 VS 패기 풍부한 가을야구 경험은 두산이 가진 최대 강점이다. 최근 치른 5시즌(2015~2019년) 모두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팀이다. 주전 야수 대부분 포스트시즌에서만 30경기 이상 출전했다. 내야수 오재원은 PO 출전만 31경기다. 2015년 포스트시즌에서는 준PO(정규리그 3위)부터 치러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달성했다. 투수 운영, 체력 저하 등 불리한 조건을 이겨내고 최종 승자가 된 경험이 있다는 의미다. 지난 4~5일 치른 LG와의 준PO 2경기도 저력을 발휘했다. 1회 공격부터 호세 페르난데스 주니어가 선제 투런 홈런을 치며 기선을 제압했다. 꼭 필요한 시점에 추가 득점도 했다. 2차전에서는 4회 공격에서만 7득점 하며 빅이닝을 만들었다. 8-7, 1점 차 추격을 허용한 상황에서 등판한 젊은 불펜투수 박치국, 이영하도 침착한 투구로 리드를 지켜냈다. 팀 리더 오재원은 "2차전에서 점수 차를 크게 벌린 뒤에도 '이대로 끝나진 않을 것이다'는 생각을 했다. 추격을 당했을 때도 동요되지 않았다"며 단기전 이해도가 경기력에 미치는 영향력을 짚었다. 베테랑 내야수 김재호도 "워낙 큰 경기(포스트시즌)를 많이 치른 선수단이다. 아직 한국시리즈가 아니기 때문에 긴장감은 크지 않다"며 평정심을 유지하고 플레이를 하는 배경을 전했다. 반면 KT는 창단 처음으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팀이다. 15경기 이상 출전한 주전급 야수는 유한준과 황재균뿐이다. 데뷔 18년 차 내야수 박경수조차 첫 출전을 앞두고 있다. 이강철 KT 감독은 "어파치 (포스트시즌 진출이라는) 목표는 달성했으니, 이제 마음껏 뛰어놀아봐라"고 주문하며 경험이 부족한 선수들이 부담감을 이겨낼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 후반기 리그 승률 1위를 기록하며 끌어올린 상승세와 팀 특유의 패기로 맞선다. 강백호·배정대 등 근성 있는 선수들이 제 기량을 발휘한다면 전력은 밀리지 않는다는 평가다. 사령탑, 지략 대결 두 사령탑의 치열한 머리싸움도 볼거리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준PO에서 주자를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1차전, 2-0으로 앞선 4회 말 무사 1루에서는 타자 김재호에게 페이크 번트 앤드 슬래시 작전을 냈다. 타자가 중전 안타를 만들었고, 1루 주자 박세혁은 3루까지 진출했다. 오재원이 좌중간 안타를 치며 1점 더 달아났다. 5회 무사 1루에서는 개인 통산(13시즌) 도루가 10개뿐인 오재일이 도루를 시도해 2루를 훔쳤다. 의미하는 바가 크다. '모든 주자가 뛸 수 있다'는 의지를 보여주며 상대 수비진을 압박했다. 2차전에서도 LG 내야진을 쉴 새 없이 흔들었다. 4회 초 공격에서는 1사 1루에서 허경민과 박세혁이 연속 도루에 성공하며 득점 기회를 만들었다. 빅이닝(7득점) 발판을 만들었다. LG가 스코어 8-5, 3점 차로 추격했을 때도 주자였던 정수빈이 페르난데스의 타석에서 도루 1개를 추가하며 상대 기세를 꺾었다. 단기전은 플레이 한 장면에 분위기가 바뀐다. 실패가 주는 악영향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과감한 작전 지시가 줄어드는 편이다. 그러나 김태형 감독은 허를 찔렀다. 두산 육상부는 PO에서도 멈춰있지 않을 전망이다. KT도 기동력이 좋다. 삼성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도루를 시도한 팀이다. 리그 도루 1위 심우준(35개), 6위 배정대(22개)를 보유했다. 이강철 KT 감독도 한 베이스 더 가는 플레이를 중시한다. 주력이 빠르지 않은 선수가 누상에 있어도 '런 앤드 히트' 사인을 낸다. 물론 경기 흐름과 타자의 콘택트 능력을 두루 살핀다. 타율이 낮더라도 선상 타구 생산 능력이 뛰어난 좌타자가 타석에 나서면 뛰는 야구를 지시한다. 투수 출신이기 때문에 상대 배터리의 볼 배합을 간파하는 능력도 뛰어나다. 투수 컨디션이 좋으면 연속 안타조차 나올 가능성이 낮다. 1점을 짜내는 야구가 필요할 때가 있다. 이강철 감독은 PO를 앞두고도 작전 수행 능력이 좋은 타자를 몇 번 타순에 배치할지 고민했다. '불펜 변수' 두산은 정규시즌 팀 타율(0.293) 1위, KT는 팀 홈런(163개) 2위다. 두 팀 모두 기동력과 화력을 모두 갖췄다. 선발진 전력도 우열을 가리기 어렵다. KT는 두 자릿수 승수를 기록한 투수만 4명이다. 두산은 NC에 이어 팀 선발승(55승) 2위다. 반면 불펜진은 상대적으로 어수선하다. 두산은 시즌 막판, 셋업맨 이승진과 마무리투수 이영하 의존도가 컸다. 두 투수 모두 선발로도 나설만큼 이닝 소화 능력을 갖춘 투수였기에, 1이닝 이상 맡기는 경기가 많았다. 체력 저하 등 부작용을 감수하며 필승 의지를 드러냈다. 다른 불펜투수들의 컨디션이 좋지 않다는 방증이기도 했다. 두산 불펜진은 준PO 2차전에서도 8-4로 앞선 상황에서 1점 차까지 추격을 허용했다. 5회 말 등판한 두 번째 투수 이현승은 LG 로베르토 라모스에게 우월 솔로 홈런을 맞았고, 6회 2사 1루에서 등판한 이승진도 볼넷과 적시타를 차례로 허용하며 2실점 했다. 김태형 감독이 경기 뒤 "고전한 불펜투수들이 PO에서 위축되면 안 된다"는 당부를 남기기도 했다. 준PO는 선발 자원 최원준을 구원 투입해 1이닝 이상 막았다. 그러나 5전 3선승제로 치러지는 PO에서는 그를 선발투수로 써야 한다. 선발 투수와 필승조 사이 헐거운 연결고리는 두산의 약점이다. KT는 7·8회는 든든하다. 셋업맨 주권은 올 시즌 등판한 두산전 8경기에서 평균자책점 0.87·피안타율 0.143을 기록했다. 좌타자에 강한 우투수다. 김재환·오재일·페르난데스 등 두산 대표 좌타자들에게도 1안타 이상 내주지 않았다. 다른 셋업맨이자 좌완투수인 조현우도 두산전 7경기에서 평균자책점 1.17을 기록했다. 피안타율은 0.143. 반면 마무리투수 김재윤이 두산전에서 약했다. 7경기(7⅓이닝)에 등판해 5점을 내줬다. 피안타율(0.300)과 이닝당출루허용(1.77)도 높은 편이다. 시즌 막판, 손에 힘이 빠지는 증세를 보이며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된 전력도 있다. KT는 두산보다 가용 자원이 많다. 좌타자 상대로 강했던 베테랑 우완투수 이보근·전유수·유원상도 중요한 순간에 투입할 수 있다. 이강철 감독의 투수 교체 전략은 야구팬이 PO 주요 관전 포인트다. 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2020.11.09 05:58
야구

함덕주의 '1+a 이닝' 줄이기, 두산 불펜진의 숙제

마무리투수 함덕주(25)가 8회 등판하는 장면이 줄어야 한다. 두산 불펜진의 숙제다. 김태형(53) 두산 감독은 한창 불펜진이 고전하던 5월 중순에 "부상 선수들이 돌아오는 시점부터는 나아질 것이다"고 했다. 6월을 전환점으로 예고했다. 실제로 아킬레스건 부상을 털어낸 우완 강속구 투수 김강률(32)이 1군에 콜업됐고, 2018시즌 팀 내 홀드 1위(17개)를 기록했던 박치국(22)의 컨디션도 나아졌다. 그러나 여전히 정상화는 이뤄지지 않았다. 지원군으로 여겨졌던 곽빈(21)과 김명신(27)은 지난주까지 1군 무대에 오르지 못했다. 박치국은 다시 컨디션 난조에 빠지며 지난달 27일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된 뒤 열흘 동안 조정기를 가졌다. 김강률도 11경기에서 평균자책점 6.75에 그쳤다. 시속 147~8㎞에 육박했던 빠른 공의 평균 구속이 140㎞대 초반에 머물자 스트레스가 컸던 모양새다. 김태형 감독이 밸런스 회복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지만 나아지지 않았다. 4일 2군행을 지시받았다. 김태형 감독은 현재 엔트리에는 추격조 역할을 하며 2이닝 이상 막아줄 수 있는 투수가 필요하다고 봤다. 2년 차 좌완 이교훈(20), 3년 차 우완 김민규(21) 등 젊은 투수들이 기회를 얻었다. 그러나 우완 채지선(25)만 경쟁력을 증명했다. 결국 이닝 소화로 부담을 주지 않으려 했던 베테랑 좌완투수 이현승(37)을 다시 콜업했다. 두산 불펜진은 6월 한 달 동안 평균자책점 4.32를 기록했다. 7.58이던 5월보다는 향상된 수치다. 이적생 홍건희(28)가 기대보다 좋은 투구를 했고, 우완 사이드암 투수 최원준(26)도 5월보다 컨디션이 향상됐다. 그러나 여전히 고정 필승조를 만들지 못했다. 마무리투수 함덕주는 안정감이 있다. 두산은 2019시즌 마무리투수 이형범(26)이 개막 초반에 부진하자 5월 둘째 주부터 1인 체제 가동을 멈췄다. 기복 없이 좋은 투구를 이어간 함덕주가 이내 그 자리를 꿰찼다. 지난주까지 등판한 21경기에서 3승·8세이브·2홀드·평균자책점 2.38을 기록했다. 리드를 잡거나 박빙 상황에서 등판한 우완 윤명준(31)과 홍건희 그리고 채지선이 선전하고 있다. 그러나 김태형 감독의 승리 의지가 가장 강하게 드러나는 순간은 함덕주를 8회 투입할 때다. 선수는 기대에 부응했다. 상대의 공격 흐름을 끊었다. 6월 27일 NC전이 대표적이다. 3-3 동점 상황이던 8회초 1사 1·3루 상황에서 등판해 상대 간판타자 나성범을 몸쪽 하이 패스트볼로 헛스윙을 유도해 삼진 처리했고, 만루 위기가 이어진 뒤 승부한 애런 알테어에게도 삼진을 잡아냈다. 의존도가 너무 높다는 시선도 있다. 함덕주는 지난 3일 한화전에도 1-1 동점이던 8회초 1사 2·3루 상황에서 등판했다. 임무 완수. 그러나 1⅓이닝을 소화했다. 21경기에서 9번은 1이닝 이상 소화했다. 김태형 감독도 "주자가 없는 상황에서 올리고 싶은데 잘 안 된다"고 했다. 부담감을 이겨내고 꾸준히 잘 해주고 있는 선수에게 고마움을 전하기도 했다. 김 감독은 확실하게 리드를 지켜내기 위해서 가장 믿을 수 있는 투수를 투입했다. 정석이다. 혹사도 아니다. 6월 연투는 1번뿐이다. 등판 관리도 잘하고 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함덕주가 1이닝 이상 소화하거나, 8회 등판하는 상황이 줄이는 운영이 필요하다. 이닝 소화가 많으면 피안타율과 실점 확률도 높아진다. 현재 좋은 밸런스가 흔들릴 여지가 있다. 누적 피로가 순위 경쟁이 가장 치열한 시점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리그 최고 마무리투수 정우람(한화)도 1이닝 이상 막는 빈도가 높던 2018시즌 8, 9월 7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며 부진했다. 결국 승리와 마무리투수 관리를 모두 해내는 방법은 내실 강화뿐이다. 김태형 감독이 등판 안배를 고려할 수 있도록 다른 불펜투수들이 정상 컨디션을 찾아줘야 한다. 7, 8회 1이닝씩을 확실하게 맡아줄 수 있는 투수가 필요하다. 윤명준, 이형범 등 기존 셋업맨뿐 아니라 다른 투수도 분전이 필요하다. 두산은 7일 잠실 LG전에서 홍건희가 8회초에 마운드에 올라 세 타자만 상대하며 이닝을 마쳤다. 함덕주는 4점 앞선 9회 시작과 동시에 마운드에 올라 1점을 내줬지만, 리드를 지켜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2020.07.08 06:00
야구

[미디어데이]자신감 표출? 올해도 돋보인 김태형 감독의 입담

김태형(52) 두산 감독의 자신감은 미디어데이부터 발산됐다. 특유의 입담이 돋보였다. 두산과 키움의 2019 한국시리즈가 22일 잠실구장에서 시작한다. 하루 전인 21일에는 미디어데이가 열렸다. 정규시즌에서 우승을 차지하고 기다리고 있던 김 감독은 첫 공식 행사 참석이다. 우승팀 사령탑다운 여유와 재치 있는 답변이 다소 경직될 수 있는 공식 행사장 분위기에 활력을 불어 넣었다. 상대 전력에 대해 묻는 질문부터 허를 찔렀다. 키움이 LG와의 준플레이오프(PO)부터 빼어난 불펜 운용을 보여준 점에 대해 묻는 질문에 "상황에 맞게 잘하는 것 같다"고 먼저 칭찬을 한 뒤 "조상우가 많이 던지는 것 같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좋은 투수가 많고, 운용도 잘하고 있지만 주축 투수 의존도가 높은 편이라는 것을 우회적으로 꼬집었다. 취재진에서 "우승을 하면 선수단에 어떤 선물을 해주고 싶으냐"는 질문을 하자, 김 감독은 "감독은 안 받는 것인가"라며 한 차례 웃음을 준 뒤 "선수들이 너무 예쁘다. 좋은 선물을 해주고 싶다. 그러나 10만 원 내에서 하겠다"고 말해 옆에 있던 소속 선수 이영하와 오재일의 폭소를 자아냈다. "(선수들이)너무 많다"고 덧붙이기도. 상대 주축 타자 이정후를 향해 덕담을 해달라는 질문에는 난감한 표정을 그대로 드러내며 "이 상황에서 덕담이 되겠느냐"고 말했다. 이어 "그는 경계 대상 1호다"며 이정후의 가치를 인정하는 말로 답변을 대신했다. 김태형 감독의 입담 발휘는 미디어데이에서 유독 두드러진다. 5연속 한국시리즈 미디어데이에 나서며 그 수위도 진화를 하고 있다. 자신감의 표출이다. 참석한 소속 선수뿐 아니라 다른 선수단에도 전해지는 메시지가 있다. 잠실=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미디어데이] KS 1차전은 외인 맞대결… 린드블럼 VS 요키시 확정[미디어데이] 김태형 감독이 박세혁에게 보내는 메시지='확신'[미디어데이] KS 앞둔 이정후가 '절친' 고우석을 언급한 이유[미디어데이]김태형-장정석 감독, 다른 자세 같은 자신감[미디어데이] 'KS 베테랑' 오재일과 이지영 "최대한 편안하게", "하나만 잘하자" 2019.10.21 16:04
야구

'안방 균열을 막아라', 10구단 백업 포수 기상도

본격적인 순위 경쟁을 앞두고 각 팀 안방 전력이 변수로 떠올랐다. 백업 포수의 역할이 중요해졌다. 선발포수는 한 경기에 150번 이상 앉았다 일어서기를 반복한다. 보호 장비의 무게는 10㎏이 넘는다. 활동 반경은 가장 좁지만 어떤 포지션보다 체력 소모가 크다. 경기를 치를수록 피로가 쌓인다. 특히 여름을 지나 후반기로 향하는 7, 8월이 고비다. 벤치도 주전 포수의 출전 관리 필요성을 절감한다. 하지만 순위 경쟁과 맞물리는 시기다. 포수가 사인하고, 잡고, 던지는 공 한 개에 승부가 갈린다. 모든 팀이 최소 한 명 이상의 백업 포수를 두고 있지만 기량과 경험에 차이가 있다. 후반기 성패를 가르는 큰 요인이다. 선두 KIA는 안방도 든든하다. SK에서 이적한 김민식이 공석이던 주전 포수를 꿰차며 팀에 녹아들었다. 전반기 10개 구단 주전 포수 중 가장 높은 도루저지율(46.9%)을 기록하기도 했다. 백업 한승택도 언제든지 주전으로 나설 수 있는 기량을 갖췄다. KIA는 2013시즌이 끝난 뒤 한화와 FA 계약을 한 이용규의 대체 선수로 그를 선택했다. 군 입대를 앞두고 있었지만 잠재력을 높이 샀다. 풀타임 시즌을 치러 보지 못한 김민식을 지원하는 데 손색이 없다. 두산은 지난 6월 양의지가 상대 투수의 직구에 왼손을 맞아 중수골 미세 골절상을 입었다. 데뷔 6년 차 포수 박세혁이 공백을 메우고 있다. 당시 박세혁은 "어떻게든 해내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이후 나선 12경기에서 무난하게 임무를 수행했다. 김태형 감독도 "아직 경기 흐름을 읽는 능력은 부족하지만 투수 리드는 뛰어나다"고 칭찬했다. 양의지는 본의 아니게 체력을 안배할 시간을 얻었고 박세혁은 경험을 쌓았다. LG는 지난해 포스트시즌에서 활약한 유강남, 정상호가 있다. 타격 부진 탓에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던 유강남은 1군 복귀 후 20경기에서 타율 0.367을 기록하며 반등했다. 경험이 많은 정상호는 후반기와 큰 무대에서 진가를 발휘한다. kt는 전반기 이해창이 378⅓이닝, 장성우가 341이닝을 소화했다. 주전과 백업 구분이 없는 팀이다. 김진우 kt 감독이 선발투수와의 궁합, 경기 전략에 따라 출전 관리를 해 주고 있다. 넥센도 예년에 비해 타격감이 좋은 박동원이 건재하고, 백업 주효상과 김재현이 버티고 있다. 일단 가용 자원에 여유가 있다. 반면 롯데와 삼성 그리고 SK는 주전과 백업의 기량 차이가 크다. 롯데 강민호는 현역 포수 최다 출전 선수다. 지난해 말 당한 무릎 부상의 여파가 있다. 백업 김사훈이 있지만 강민호가 안방을 지킬 때와 경기력 차이가 크다. 삼성도 이지영의 의존도가 높다. 지난달 30일 콜업된 신인 포수 나원탁이 공수에서 가능성을 보여 줬다. 아직 경험이 부족하다. SK도 이재원이 고군분투하고 있다. 손가락 부상을 당한 백업 이홍구의 복귀가 절실하다. 한화도 주전 최재훈과 백업 허도환의 공수 기여도에 차이가 있다. NC는 후반기뿐 아니라 내년 시즌까지 대비해야 한다. 주전 김태군이 군 입대를 앞두고 있다. 올 시즌 팀이 치른 84경기 중 78경기에 그가 선발 출전할 만큼 여전히 의존도가 높다. 3년 차 포수 박광열, kt에서 트레이드로 영입한 김종민의 선전이 필요하다. 안희수 기자 An.heesoo@joins.com 2017.07.18 0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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