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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국민타자 VS 국민 유격수, 동갑내기 40대 사령탑의 뜨거운 지략 대결

1976년생 동갑내기 '국민 타자(이승엽)'와 '국민 유격수(박진만)'가 내년부터 두산 베어스-삼성 라이온즈 사령탑으로 맞붙는다. 두 감독의 맞대결은 벌써 KBO리그의 흥행 카드로 떠오르고 있다. 삼성은 18일 박진만 감독대행과 정식 계약을 발표했다. 계약 기간 3년, 총 12억원(계약금 3억원, 연봉 2억 5000만원, 옵션 연 5000만원)의 조건이다. 앞서 두산은 3년 총 18억원(계약금 3억, 연봉 5억)에 이승엽 KBO 총재 특보를 신임 사령탑으로 선임한다고 14일 발표했다. 이로써 가을 야구 탈락 팀 중 계약 기간이 1년씩 남은 롯데 자이언츠(래리 서튼)와 한화 이글스(카를로스 수베로)를 제외한 삼성·두산·NC 다이노스(강인권 감독)가 사령탑 선임을 모두 마쳤다. 이승엽과 박진만은 각각 프로야구 삼성(이승엽)과 현대 유니콘스(박진만)를 대표하던 스타였다. 둘은 선수 시절 대표팀에서 굵직한 국제 대회 때마다 호흡을 맞췄다. 2000년 시드니올림픽,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 2003년 아시아 야구선수권대회, 2006년 1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2008년 베이징올림픽 등 5차례 국제 대회에서 국가대표로 맹활약했다. 이승엽과 박진만 모두 이들의 프로 데뷔 당시에는 흔하지 않았던 ‘고졸 신화’의 주인공인 것도 공통점이다. 한양대의 강력한 러브콜을 받아 입학 직전까지 갔던 이승엽은 마지막에 마음을 돌려 삼성에 입단했다. 고졸 신인 최고 대우 계약금(1억3200만원)을 받았다. 박진만은 인천고 시절 부상으로 1년을 쉬고, 이듬해인 1996년 고려대 진학 예정이었다. 하지만 현대가 그를 납치하다시피 스카우트했다. 박진만은 당시 야수 최고 계약금(2억 8000만원)에 도장을 찍었다. 이승엽은 자타공인 한국 프로야구 최고 홈런 타자다. 통산 홈런 1위(467개), 홈런왕에 5번 등극했다. 정규시즌 MVP(최우수선수) 5회 수상했고, 골든글러브는 10차례나 품에 안았다. 박진만은 탄탄한 기본기로 김재박과 함께 유격수 부문 골든글러브 최다 수상 1위(5회)에 올랐다. 우승 반지도 6개 수집했다. 2005년 현대에서 삼성으로 이적하면서 4년 총액 39억원에 자유계약선수(FA)로 사인했다. 당시 심정수(4년 60억원) 정수근(6년 40억원)에 이은 역대 최다 금액 3위. FA 제도 도입 이래 2000년~05년 총 42명이 계약했는데, 홈런 타자도 아닌 유격수가 대형 계약을 맺은 건 이례적이었다. 그만큼 높은 가치를 인정받았다. 이승엽과 박진만은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출범 40주년을 맞아 선정한 '레전드 40인'에 각각 이름을 올렸다. 삼성 구단과 이들의 인연이 묘하게 엇갈린 것도 흥미롭다. 대다수 야구팬들은 은퇴 후 필드를 떠나 있던 ‘라이언 킹’ 이승엽이 언젠가 삼성의 지도자로 복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었다. 그러나 삼성은 2017년부터 구단에서 지도자 생활을 해온 박진만을 차기 사령탑으로 선택했다. 두산은 삼성이 이승엽에게 적극적으로 지도자 러브콜을 보내지 않는 틈을 파고들어 이승엽을 새 감독으로 선임했다. 이승엽과 박진만이 같은 팀에 있었던 건 2017시즌 삼성에서가 유일하다. 이승엽이 현역 마지막을 보낼 때, 박진만은 수비와 1루 주루 코치였다. 이승엽이 2004년 일본 무대로 건너간 뒤 이듬해 박진만이 삼성으로 FA(자유계약선수) 이적했고, 이승엽이 2012년 삼성으로 돌아오기 전에 박진만이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로 옮겼다. 감독으로 나란히 부임했지만, 지도자로서 출발은 달랐다. 박진만은 은퇴 직후 2016년 SK에서 지도자로 입문해 2017년부터 삼성에서 수비·작전 코치, 퓨처스(2군) 감독을 거쳤다. 올해 8월부턴 1군 감독대행을 맡아 28승 22패를 기록했다. '개인'보다 '팀'을 강조하며 경기와 선수단을 운영했다. 외유내강 스타일이다. 반면 이승엽은 두산 사령탑으로 지도자 첫발을내디딘다. 이승엽 감독은 18일 취임식에서 이를 의식한 듯 "시즌이 시작하면 초보 감독의 평가를 준비된 감독으로 바꾸겠다. 선수들에게 기본기, 디테일, 그리고 팬을 강조한다"고 밝혔다. 또한 "박진만 감독과는 시드니 올림픽부터 국제무대에서 함께 뛴 좋은 친구 사이다. 이제 적으로 만나게 됐다"며 "친구보다는 팀을 먼저 생각할 때다. 젊은 감독들이 조금 떨어져 나간 팬들의 발걸음을 다시 불러모으도록 하겠다"라고 다짐했다. 이형석 기자 2022.10.19 03:30
연예

'라스' 곽윤기 "세리머니 댄스, BTS RM에 보은 위한 것"

남자 쇼트트랙 국가대표 곽윤기가 '라디오스타'에 출연해 2022 베이징올림픽 남자 5000m 계주 시상식에서 방탄소년단의 'Dynamite' 댄스를 선보이게 된 비하인드를 공개한다. 오늘(2일) 오후 10시 50분 방송 예정인 고품격 토크쇼 MBC '라디오스타'는 남자 쇼트트랙 국가대표 곽윤기, 황대헌, 김동욱, 박장혁, 이준서가 출연하는 '꽉 잡아 빙판' 특집으로 꾸며진다. 남자 쇼트트랙 대표 5인은 2022년 베이징올림픽 남자 5000m 계주 종목에서 12년 만에 은빛 신화를 써냈다. 황당 실격 판정 등 예상 밖 상황을 이겨내고 선전한 쇼트트랙 선수단을 향한 뜨거운 응원이 쏟아졌고, 선수단이 시상식에서 선보인 댄스와 세리머니가 화제를 모았다. 맏형 곽윤기는 지난 2010년 밴쿠버올림픽 당시 브라운아이드걸스의 'Abracadabra' 댄스를 추고, 이번 베이징올림픽 시상식에서 방탄소년단의 'Dynamite' 댄스를 깜짝 선보인 것을 두고 "BTS RM에게 보은하고 싶은 마음"이었다고 깜짝 고백한다. 쇼트트랙 간판 황대헌 역시 "보라색 하트가 마음을 정화해 줬다"라며 다사다난했던 베이징올림픽 비하인드를 전한다. 남자 5000m 계주 메달 시상식에서 곽윤기와 김동욱이 장신인 황대헌, 박장혁, 이준서 사이에서 공중 어깨동무를 한 채 포디움에 올라 국민들에게 유쾌한 웃음을 선사했던 세리머니 비화도 언급한다. 곽윤기와 김동욱은 동생들에게 덜렁 들린 당시 심정을 고백하더니, 발이 땅에 닿았는지 여부를 두고 사이즈 논쟁을 벌인다. 급기야 남자 쇼트트랙 완전체 5인은 베이징올림픽에서 선보였던 공중 어깨동무 세리머니를 스튜디오에서 재연, 곽윤기 대 김동욱 사이즈 논란의 종지부를 '라디오스타'에서 찍는다. 곽윤기는 베이징올림픽에서 보여주고 싶었던 세리머니가 따로 있었다며, 남들 몰래 구상했던 세리머니의 정체를 공개한다. 이를 본 쇼트트랙즈 동생들은 곽윤기의 예상과 전혀 다른 반응을 보여 웃음을 자아낸다. 반면 황대헌은 베이징 올림픽 중 화제됐던 오륜기 세리머니가 국민들에게 회자되면서 이것이 억울했다고 고백한다. 경기 비하인드도 만나볼 수 있다. 남자 5000m 계주 결승전 당시, 얼음판 밖에서 동료들을 응원한 김동욱은 '은빛 신화'를 이뤄낸 이유로 익룡 시그널이 있었다고 털어놓는다. 이때 막내 이준서는 익룡 시그널을 듣고 반응했다고 증언, 훈훈한 팀워크를 자랑한다. 올림픽 비화 외에도 남자 쇼트트랙 선수들의 일상 에피소드도 아낌없이 밝혀진다. 황대헌은 곽윤기와 다정하게 찍힌 짤이 온라인에서 화제를 모은 것을 두고 "빙상계 신혼부부 짤로 불리고 있다"라고 설명한다. 황소영 기자 hwang.soyoung@joongang.co.kr 2022.03.02 09:35
스포츠일반

표창원, 김보름 '왕따주행' 사과…4년전 트위터에 올린 글 공유

표창원 전 국회의원은 19일 2022 베이징 겨울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매스스타트 경기를 앞둔 김보름에게 응원과 사과의 뜻을 밝혔다.표 전 의원은 이날 소셜미디어에 2018 평창 겨울올림픽 당시 김보름의 '왕따 주행' 논란을 언급했던 자신의 트위터 글을 게시하며 "진심으로 깊이 사과드린다"며 "김보름 선수에게 큰 격려와 응원, 지지를 부탁드린다"고 적었다.표 전 의원은 "베이징 겨울올림픽 매스스타트 #김보름 선수, 억울한 누명을 벗고 당당히 다시 빙판에 섰다"며 "당시 저도 언급을 했을지 몰라 검색했더니 트위터에 하나가 있다"며 해당 글을 공유했다.그러면서 "혹여 추가된 돌이었다면 진심으로 깊이 사과드린다"며 "잃어버린 세월을 되돌릴 순 없겠지만 많은 격려와 응원으로 긍지와 자부심, 마음의 평온 되찾길 기원한다"고 덧붙였다.표 전 의원은 지난 2018년 2월 트위터에 "김보름 선수 눈물과 큰 절, 태극기. 팀 추월 문제가 인격적인 성숙의 계기가 되리라 믿는다"며 "진솔한 사과와 노선영 선수와의 화해로 다시 전 국민의 사랑을 받는 스타도 거듭나길 기원한다"고 적었다.앞서 김보름은 4년 전 노선영·박지우와 팀을 이뤄 출전한 평창 겨울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팀 추월 준준결승에서 '왕따 주행'을 펼쳤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당시 김보름과 박지우가 나란히 결승선에 도착한 반면 노선영은 두 선수에 크게 뒤처진 채 결승선을 통과했다.김보름은 경기 직후 인터뷰에서 "잘 타고 있었는데 마지막에 뒤에서 저희랑 격차가 벌어지면서 기록이 아쉽게 나온 것 같다"며 동료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듯한 발언을 해 거센 비난을 받았다.이후 문화체육관광부가 감사를 통해 경기에서 고의적인 따돌림이 없었다고 밝혔지만, 이미 여론의 뭇매를 맞은 김보름은 큰 상처를 입고 심리치료를 받아야 했다.김보름은 지난 2019년 1월 자신이 노선영으로부터 훈련 방해, 폭언 등 괴롭힘을 당해왔다고 폭로한 데 이어 이듬해 11월 노선영을 상대로 2억원의 위자료를 청구하는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이와 관련해 법원은 지난 16일 "피고(노선영)가 2017년 11∼12월 후배인 원고(김보름)에게 랩타임을 빨리 탄다고 폭언·욕설한 사실이 인정된다"며 "피고는 원고에게 300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다.재판부는 "피고의 허위 인터뷰로 명예가 훼손됐는지에 대해서는, 원고가 피고를 소외시키고 종반부 갑자기 가속하는 비정상적인 주행으로 '왕따 주행'을 했는지를 먼저 판단해야 한다"며 "문체부에서 특정감사 결과 왕따 주행은 없었다고 결론지었고 재판부 역시 같은 의견"이라고 밝혔다.판결 직후 김보름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길고 길었던 재판이 드디어 끝났다"며 "4년, 정말 많이 힘들었고 포기하고 싶었다. 제일 힘들었던 건 피해자와 가해자가 뒤바뀐 채 거짓이 진실이 되고 진실이 거짓이 되는 상황이었다"고 적었다.이어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 무엇일까 고민하다가 진실을 밝히기 위해 재판을 시작하게 되었고 그날 경기에서 아무런 문제가 없었음이 이제야 밝혀지게 됐다"며 "상처와 아픔은 평생 사라지지 않겠지만 오늘로써 조금 아주 조금 아물어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김보름은 이날 오후 4시 중국 베이징의 국립 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에서 열리는 베이징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매스스타트 경기에 출전한다. 김보름은 평창 대회에서 이 종목 은메달을 획득한 바 있다. 정혜정 기자 jeong.hyejeong@joongang.co.kr 2022.02.19 12:57
스포츠일반

옆에서 말려도 "야,야,야! 여기 봐!"…이상화 반말 해설 논란

전 스피드스케이팅 선수인 이상화 KBS 해설위원의 해설을 두고 "선수를 응원하는 진심이 느껴졌다" "방구석 해설이냐"는 네티즌들 간의 설전이 이어졌다.KBS 시청자권익센터 시청자 청원 게시판에는 14일까지 '베이징 올림픽 중계에서 이상화 위원을 보고 싶지 않습니다', '이상화 해설 자격 없다', '이상화 해설 자격 없으니 중지시켜 주세요' 등의 청원이 올라왔다.청원에 따르면 "아무리 후배라도 공영방송인 KBS에서 반말로 중계하는 모습이 어처구니없다. 준비가 안 된 해설위원을 중계에서 보고 싶지 않다"는 내용이었다앞서 이상화 KBS 해설위원은 지난 12일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m 결승에 출전한 차민규 경기를 해설했다.이상화는 차민규의 경기 중 "먼저, 먼저, 오오! 잘 보여! 차분하게, 차분하게, 차분하게 좋아!"라며 "올려야지! 끝까지 끝까지 끝까지 오오"라고 외쳤다.경기가 끝난 후 최종 기록이 발표되기 전 "뭐야, 뭐야, 뭐야?"라고 소리치다가 차민규의 은메달이 확정되자 "이야 은메달 잘했다. 잘했다. 와 이럴 수가 있나"라며 박수를 치기도 했다.이어 차민규가 태극기를 들고 링크를 돌자 "야, 야, 여기! 야 여기 봐"라고 외쳤다. 옆자리의 이광용 캐스터가 "방송에서 그러시면 안 된다"고 주의를 줬지만 멈추지 않았다. 차민규가 시상대에 올랐을 때도 "와 이럴 수가 있나. 야, 야, 여기! 민규 짱"이라고 했다. 결국 중계방송 말미 이상화는 "너무 흥분했다"며 사과했다.이러한 이상화의 해설에 시청자의 혹평이 쏟아졌다. "이상화 해설 너무 별로다. 방구석 해설도 아니고" "혼자 개인 방송하는 것 같다" "이상화는 해설이 아니고 그냥 응원이다" "집에서 TV 볼 때나 할 말들이다. 해설 너무 실망이다" 등이다.반면 이상화의 해설이 인간적이라는 호평도 있었다. 네티즌들은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기쁨이 느껴진다" "나도 이상화랑 비슷한 소리를 냈다. 차민규 축하한다" 등의 반응을 보이며 이상화를 응원했다.현예슬 기자 hyeon.yeseul@joongang.co.kr 2022.02.14 16:39
스포츠일반

'세기의 라이벌' 첸의 완승, 하뉴 대회 3연패 실패

남자 피겨 '세기의 라이벌'로 통하는 네이선 첸(23·미국) 하뉴 유즈루(28·일본)의 자존심 싸움은 싱겁게 끝났다. 중국계 미국인인 첸은 10일(한국시간) 중국 베이징 캐피털실내경기장에서 열린 대회 피겨스케이팅 남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기술점수(TES) 121.41점, 예술점수(PCS) 97.22점, 총점 218.63점을 받았다. 이틀 전 작성한 쇼트프로그램 세계신기록(113.97점)까지 합해 총점 332.60점으로 금메달을 획득했다. 반면 94년 만에 대회 3연패에 도전한 하뉴는 이날 프리스케이팅에서 188.06점, 총점 283.21점으로 4위에 그쳤다. 하뉴와 첸은 남자 피겨 역대 최고의 선수이자 라이벌로 인정받고 있다. 최근 몇 년 동안 세계 기록을 수없이 갈아치우며 피겨스케이팅 역사를 새롭게 써나갔다. 대회 조직위원회는 이번 올림픽에 출전하는 '슈퍼스타 10명'을 선정했는데 하뉴와 첸이 포함됐다. 한 종목에서 유일하게 두 명의 선수가 이름을 올렸다. 하뉴는 2014 소치, 2018 평창 대회 남자 싱글에서 2연패를 차지한 슈퍼스타다.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세계선수권대회 2차례, ISU 그랑프리파이널 4차례, ISU 4대륙피겨선수권대회 1차례 우승으로 '그랜드슬램'을 완성했다. 첸은 세계선수권 3연패, 그랑프리 파이널 3차례, 4대륙피겨선수권 1차례 우승했다. 하뉴는 안정적인 기량과 독보적인 연기력을 돋보인다. 다만 20대 후반으로 크고 작은 부상이 오랜 기간 누적됐다. 때문에 컨디션 조철 차원에서 2021~22시즌 두 차례 ISU 그랑프리 대회를 기권했다. 첸이 베이징에 입성해 훈련하는 동안 하뉴는 꽁꽁 숨어있다가 경기 이틀 전인 6일에서야 중국에 입국했다. 메인 링크에서 제대로 훈련 조차 하지 않았다. 첸은 기술력과 체력이 뛰어나나 연기에 다소 기복이 있는 부분이 약점으로 지적된다. 첸은 평창올림픽에서 실수를 연발하며 최악의 결과인 5위에 그쳤다. 4년의 시간은 그를 더 단단하게 했다. 학업과 다양한 취미 생활을 병행하며 피겨 스케이팅의 압박감에서 벗어났다. 미국 명문 예일대에 진학해 한동안 학업에 전념했다. 이를 통해 부담감에서 해방한 첸은 이번 올림픽에서 완벽한 모습을 보여줬다. '점프 머신'답게 고난이도 점프를 척척 해냈다. 베이징올림픽 금메달로 그랜드 슬램을 달성했다. 하뉴는 이날 피겨 역사상 단 한 명의 선수도 성공하지 못한 쿼드러플 악셀에 도전하는 승부수를 던졌으나 회전수를 채우지 못하고 넘어졌다. 이어 쿼드러플 살코도 실패했다. 결국 자신의 개인 최고점(322.59점)에 크게 못 미치는 283.21점을 기록, 올림픽에서 처음으로 빈손으로 돌아가게 됐다. 이형석 기자 2022.02.10 17:08
스포츠일반

中 빅토르 안, 韓 후배 쓰담쓰담 "순수한 격려" VS "왜 목 흔드나"

중국 쇼트트랙 대표팀 기술 코치 빅토르 안(한국명 안현수)이 한국 쇼트트랙 국가대표 선수를 격려하는 듯한 영상을 두고 반응이 엇갈린다.지난 8일 국내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남의 선수 격려해 주는 빅토르 안’이란 글이 올라왔다. 첨부된 방송사 영상을 보면 베이징올림픽 남자 쇼트트랙 1000m 준준결승전을 앞두고 몸을 푸는 한국 선수에게 빅토르 안이 다가갔다. 빅토르 안은 한국 선수 목의 뒤쪽 부분을 잡고 머리를 쓰담듬고 손으로 허리를 툭 쳤다. 한국 선수는 빅토르 안에게 목례 하고 자리를 떴다.2006년 토리노올림픽에서 한국 국적으로 금메달을 3개 딴 안현수는 2011년 러시아로 귀화해 빅토르 안이란 이름으로 2014년 소치올림픽에 출전했고, 2020년 은퇴해 중국 쇼트트랙 기술 코치를 맡고 있다. 마스크를 착용해 한국 선수의 얼굴이 잘 구별이 안 되지만, 황대헌, 이준서, 박장혁 모두 빅토르 안의 한국체대 후배다.한 네티즌은 “영상을 보면 통상적으로 안현수가 한국 선수를 격려하기 위한 행동이다. 확대 해석할 필요는 없다”고 했다. 빅토르 안은 러시아 국적일 때 경기가 끝난 뒤 한국 선수 어깨를 두드리며 격려한 적도 있다.반면 편파 판정 논란 여파로 “어디서 외국인 코치가 선배 노릇 하려고 하느냐”는 네티즌들 반응도 있었다. 한 쇼트트랙 국가대표 출신 A씨는 익명으로 “많은 사람들이 인사한거라고 하는데 내 생각은 다르다. 카메라가 밑으로 내려갈 때 보면 안 코치가 목덜미를 잡고 좌우로 흔든다. 보통은 친해도 어깨를 툭툭 치는 정도다. 코로나19 시국이라 악수도 자제하는데”라고 말했다.A씨는 “아무리 친한 사이라도 선수는 경기를 앞두고 집중해야 하고 컨디션 조절도 해야 한다. 건드리면 안된다. 모든 포커스가 시합에 맞춰져 있는데. 저도 선수 때 경기를 앞두고 감독, 코치하고만 어떻게 탈 건지 정도만 얘기했다. 스피드스케이팅이나 수영 선수들이 경기 전에 헤드폰을 끼고 있지 않나. 외부 소리를 차단하기 위함이다”고 했다.그러면서 A씨는 “개인적으로는 선후배라 그런 게 아닌 느낌이 든다. 자칫 ‘마인드 컨트롤을 못하게끔 흔들어 놓겠다’는 의도로 비칠 수 있다”고 했다. 빅토르 안 코치 입장에서 순수하게 한국 후배를 격려하기 위한 행동이었다면 이런 오해가 억울할 수 있다. 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2022.02.09 13:19
스포츠일반

쿼터제 빠진 베이징올림픽, 아프리카 선수들이 사라졌다

세계의 축제여야 할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 오직 한 대륙, 아프리카만이 웃지 못하고 있다. 미국 ESPN은 지난 8일(한국시간) “베이징 동계올림픽 썰매 종목에서 아프리카 선수들이 없는 이유”라며 이번 대회 출전에 어려움을 겪었던 아프리카 선수들의 이야기를 전했다. 이번 대회에는 아프리카 5개국에서 6명의 선수만이 참가했다. 모두 알파인스키와 크로스컨트리 종목이다. 썰매 종목에서는 단 한 명도 본선에 오르지 못했다. 평창올림픽 때까지만 해도 있었던 대륙 쿼터제가 사라진 탓이다. 국제 봅슬레이 스켈레톤 연맹(IBSF)은 지난 2016년 대륙별 선발 쿼터제를 시행했다. 스포츠 인프라, 그중에서도 동계스포츠 인프라가 열악했던 아프리카 국가들에게는 희소식이었다. 덕분에 평창올림픽에 역대 최다인 총 8개 국가에서 13명의 선수가 참가했다. 이들은 세계 정상급 선수들과 성적을 겨루진 못했지만, 정상의 무대에서 도전하는 올림픽 정신을 맘껏 증명했다. 세언 아디군, 은고지오 누메레, 아쿠오마 오메오가(이상 나이지리아)는 아프리카 사상 첫 봅슬레이 대표팀으로 올림픽을 방문했다. 사자와 토끼가 그려진 헬멧을 쓰고 스켈레톤에 참가했던 아콰시 프림퐁(가나)은 최하위를 기록하고도 최선을 다하는 모습에 박수받았다. 반면 베이징올림픽에서는 이들의 모습을 찾아보기 어렵다. 쿼터제가 ‘공정하지 않다’는 항의를 받았고, 결국 IBSF가 2019년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합의한 후 쿼터제를 폐지했기 때문이다. 출전 기회가 사라진 선수들은 크게 아쉬워했다. ESPN에 따르면 프림퐁은 “쿼터제는 중요하다. 아프리카 어린이들에게 올림픽은 롤 모델을 볼 기회다”라며 “비록 세계 최고는 아니더라도 그 나라 최고의 선수들을 보여줄 수 있다”라고 전했다. 상대적으로 불리한 환경도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미국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는 "썰매 선수들은 환경적, 경제적인 어려움을 이겨내야 올림픽에 나갈 수 있다"라며 "기본적인 모노밥 종목 장비 운용 비용만 약 4만 달러에 달한다. 코치 비용과 전문적인 훈련은 연맹에 뒷받침 없이는 어렵다"라고 설명했다. 청소기 판매원으로 돈을 모으고 빚을 내 코치를 고용했던 프림퐁은 "우리가 재능이 떨어지는 게 아니다"라며 "우리는 전문적인 인프라가 없다. 전문 지식이 없다. 지원이 없다"고 한탄했다. 불운도 겹쳤다. 프림퐁은 랭킹을 높여 베이징올림픽 출전을 노렸지만 실패했다. 랭킹을 63위까지 끌어올려 목표인 60위를 앞뒀지만, 독일 대회를 앞두고 코로나19에 확진됐다. 나이지리아 여자 스켈레톤 국가대표였던 시메델레 아데아그보는 종목을 바꿔 1월 독일 윈터버그에서 열린 봅슬레이 모노밥 월드 시리즈에서 우승, 랭킹 33위에 올랐다. 그러나 올림픽 출전 기준에는 들지 못하면서 역시 베이징행에 실패했다. 올림픽과 썰매 종목의 미래를 위해서 아프리카 국가들의 출전 기회를 더 부여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프림퐁을 뒤에서 지원했던 브라이언 맥도널드 미국 대표팀 코치는 "아프리카 사람들이 올림픽에서 아프리카 선수들이 뛰는 걸 TV로 볼 수 없다면, 앞으로 썰매 종목에서 (아프리카 선수가 뛸) 기회가 오랫동안 사라질 가능성이 크다"라며 "다음 세대에서 재능 있는 선수가 나타나더라도 최소한의 기회나 지원을 받지 못해 사그라들 수 있다"라고 우려했다. 차승윤 기자 cha.seunyoon.joongang.co.kr 2022.02.09 12:29
스포츠일반

"쇼트트랙에 아이템전 생겼나요?"…'나쁜 손' 中 판커신의 '블록 밀기'

“쇼트트랙에 아이템전이 생겼나요?”국내 네티즌들이 중국 여자 쇼트트랙 판커신(29)의 ‘블록 밀기’ 영상에 남긴 글이다.지난 7일 베이징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500m 준준결승에서 판커신은 곡선 주로에서 2위 앨리슨 샤를(캐나다)과 3위 플로렌스 브루넬(캐나다) 사이로 파고 들었다. 판커신의 왼손이 주로의 경계를 표시하는 검정색 블록을 밀었다. 블록은 샤를의 스케이트화에 맞았다. 마치 아이스하키에서 퍽처럼 보였다.결국 샤를은 중심을 잃고 넘어졌고, 뒤이어 판커신도 넘어졌다. 워낙 순간적으로 벌어진 일이라서 판커신의 고의 여부는 알 수 없다.심판은 비디오 판독 끝에 브루넬에게 레일 변경 반칙으로 페널티를 줬고, 샤를에 어드밴스를 부여했다. 반면 판커신에 반칙을 주지 않았다.경기 후 국내 온라인 커뮤니티에 한 네티즌은 판커신이 블록을 미는 장면을 편집해서 올렸다. 한 누리꾼은 “쇼트트랙에 아이템전이 생겼나요”란 댓글을 달았다. 게임 카트라이더처럼 아이템을 써서 상대를 넘어뜨렸다는 의미다. 이밖에 “중국산 쇼트트랙 신기술인가”, “만약 판커신이 결승에 갔다면 폰타나도 실격 당했을 수도”란 댓글도 달렸다.국내 네티즌들의 이런 반응은 판커신이 반칙 전력이 있기 때문이다. 판커신은 2014년 소치올림픽 때 박승희를 잡아 채려는 손동작으로 ‘나쁜 손’, ‘반칙왕’이라 불렸다. 판커신은 2018년 평창올림픽에서 실격당한 뒤 “우리가 한국이었다면 실격 되지 않았을 것이다. 베이징올림픽은 공정할 것”이라며 ‘두고 보자’는 뉘앙스로 말했다. 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2022.02.08 08:25
스포츠일반

밴쿠버 참사 재현되나...여자 쇼트트랙 빨간불

여자 쇼트트랙 대표팀이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100여일 앞두고 위기에 빠졌다.에이스 최민정(23·성남시청)이 무릎, 발목 등을 다치면서 오는 28일부터 31일까지 일본 나고야에서 열리는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쇼트트랙 월드컵 2차 대회 출전이 불투명하다. 대한빙상경기연맹은 "최민정이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월드컵 1차 대회를 끝내고 25일 새벽에 귀국해 정밀 검진을 받았다"고 전했다.앞서 대표팀 주장 심석희(24·서울시청)는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대표팀 한 코치와 나눈 문자메시지가 유출돼 월드컵 시리즈에 못 나가게 됐다. 문자메시지를 통해 심석희가 팀 동료를 험담하고 최민정을 고의로 충돌한 의혹이 제기됐기 때문이다.대표팀 원투펀치로 꼽히는 최민정과 심석희가 다 빠지면서 여자 쇼트트랙 대표팀은 여자 계주 3000m에서 3위에 그쳤다. 맏언니 김아랑(26·고양시청)이 경기 시작과 함께 스케이트 날에 문제가 생기면서 뛰지 못했다. 3명만 달리면서 4팀 중 4위로 뒤처졌다. 이탈리아 선수가 중간에 넘어지면서 어부지리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쇼트트랙 여자 계주 3000m는 한국이 오랫동안 점령한 종목이다. 쇼트트랙이 1992년 알베르빌 동계올림픽에서 공식 종목이 된 이후 열린 8번의 올림픽에서 6개의 금메달을 여자 계주 3000m에서 따냈다. 순발력이 빠른 선수가 스타트를 맡고, 아웃코스로 추월하는 힘이 있는 선수는 마지막 주자로 뛰는 등 세밀한 전략이 중요하다. 그런데 에이스 두 명이 빠졌고, 나머지 선수들의 위기관리 능력도 부족해 보였다.베이징올림픽에서 공식 종목으로 채택된 혼성 계주 2000m도 아쉬웠다. 남자 2명, 여자 2명이 출전하는데 이번 대회 결승에서는 남자 대표팀에선 에이스 황대헌(22·한국체대), 단거리에 장점이 있는 박장혁(23·스포츠토토)이 나섰다. 여자 대표팀에선 최민정, 심석희가 빠지면서 김아랑과 김지유(22·경기일반)가 출전했고 동메달에 만족했다. 라이벌 관계인 중국은 여자 계주 3000m와 혼성 계주 2000m에서 조직력을 발휘하면서 모두 우승했다.반면 여자 대표팀은 손발이 맞지 않았다. 최민정은 여자 1500m에서 김지유의 무리한 추월 시도로 충돌해 다쳤다. 박승희 SBS 해설위원은 "올림픽 시즌에는 다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아직 대회가 많이 있기 때문에 무리한 레이스를 펼치지 않는 게 좋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첫 대회부터 팀워크가 실종됐다. 올림픽 지도 경험이 없는 젊은 지도자들로 대표팀을 꾸리면서 팀을 하나로 묶는 연륜은 부족했다.최민정과 김지유 충돌에도 3위로 달리던 이유빈(20·연세대)이 침착하게 결승선에 들어와 금메달은 땄다. 이 금메달이 이번 대회 여자 대표팀의 유일한 금메달이었다. 2018년 평창올림픽을 앞두고 참가했던 월드컵 1차 대회에서는 여자 대표팀에 걸린 4개 금메달을 싹쓸이했다. 당시 최민정이 500·1000·1500m 개인전을 전부 우승했고, 여자 계주 3000m도 석권했다.여자 쇼트트랙 대표팀은 2010년 밴쿠버올림픽에서 18년 만에 노 골드 성적으로 부진했다. 베이징올림픽에서도 밴쿠버 참사가 재현될 수 있다. 박소영 기자 park.soyoung0914@joongang.co.kr 2021.10.25 13:18
야구

[창간특집] 데이터로 분석한 KBO 현주소① 투수 편- 평균구속 141.6㎞/h…KBO리그의 현실

한국프로야구는 '위기의 강'을 건너고 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구단 운영이 휘청거리는데 그라운드 안팎 선수들의 사건·사고까지 겹쳤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이후 하늘 높은지 모르고 치솟던 인기가 한풀 꺾인 모양새다. 야구단 안팎에선 "이대로 가면 공멸할 수 있다"는 극단적인 목소리까지 나온다. 팬심이 떠나는 근본적 원인은 경기력이다. 최근 막을 내린 도쿄올림픽은 성난 여론에 기름을 부었다. 대표팀은 6개 국가가 참여한 본선에서 4위에 그쳐 '노메달 굴욕'을 당했다. 리그는 물론이고 국제 경쟁력마저 떨어진 모습으로 지탄받았다. 일간스포츠는 야구통계전문업체 스포츠투아이의 기록을 바탕으로 'KBO리그의 현재'를 진단했다. 빠른 공은 투수의 강력한 무기다. 타자를 힘으로 윽박지르는 것만큼 위협적인 건 없다. 변화구의 위력을 더하는 것도 바탕이 되는 빠른 공이다. 그런데 KBO리그 투수들의 구속 경쟁력은 심각한 수준이다. 올 시즌 KBO리그 패스트볼 평균구속은 142.4㎞/h다. 외국인 투수 기록을 제외하면 141.6㎞/h로 더 낮아진다. 미국 메이저리그(MLB)보다 9.3㎞/h가 느리다. 평균구속이 시속 145㎞/h 안팎인 일본 프로야구(NPB)에도 3㎞/h 정도가 뒤처진다. 시속 150㎞의 빠른 공을 던지는 투수가 없는 건 아니지만, 조상우(키움), 고우석(LG)처럼 짧은 이닝을 소화하는 불펜 투수들이 대부분이다. 이마저도 많지 않다. 경기 내내 강속구를 포수 미트에 꽂는 '토종 에이스'는 실종 상태다. 하루 이틀 문제가 아니다. KBO리그는 수년째 국내 투수들의 패스트볼 평균구속이 142㎞/h를 넘지 않고 있다. 2015년 140㎞/h로 저점을 찍은 뒤 약간 상승했지만 대동소이하다. 부족한 구속을 만회할 수 있는 건 제구. 하지만 올 시즌 리그 9이닝당 볼넷(BB/9)이 4.31개로 많다. 그만큼 국제 경쟁력도 떨어진다. 2017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1라운드 탈락했고 최근 막을 내린 도쿄올림픽에선 '노메달 굴욕'까지 당했다. 타자들의 부진 못지않게 투수들도 버텨내지 못했다. 허구연 MBC 해설위원은 "도쿄올림픽만 보더라도 타순이 두 바퀴만 돌면 타자들이 (공에 익숙해져) 쳐낸다. 고영표(KT)도 그렇고 원태인(삼성)도 마찬가지다. 그 정도 구속으로는 어렵다"고 꼬집었다. 허 위원은 "방송을 통해 '한국 야구가 우물 안 개구리'라는 얘길 많이 하고 있다. 미국은 코어 근육을 비롯한 여러 가지 방법으로 시속 5마일(8㎞/h) 정도의 구속 증가가 언제든지 가능하다고 판단한다. 반면 국내에선 체계적인 프로그램이 부족하다. 설령 프로그램이 있더라도 대학교나 고등학교까지 보편화하지 않는다. 일본과 비교해도 R&D(연구·개발)가 크게 뒤진다. 정신을 똑바로 차려야 한다"고 쓴소리를 내뱉었다. 일본과의 격차는 점점 더 벌어지고 있다. 도쿄올림픽 야구 준결승 한·일전 선발 투수로 등판한 야마모토 요시노부(23.오릭스)는 경기 내내 150㎞/h 안팎의 강속구를 던졌다. 컨디션이 좋지 않았지만 5⅓이닝 9탈삼진 2실점 쾌투했다. 김경기 스포티비 해설위원은 "10~20년 전 일본에 전지훈련을 가면 공원에서 훈련하는 유소년 선수들을 볼 수 있었는데 하나같이 다 예쁘게 던졌다. 일본은 스타급 출신 선수들이 소속된 명구회에서 연봉을 책임지며 유소년을 가르치게 한다. 어렸을 때부터 프로 스타들로부터 기본기를 전수받는다"며 "기초를 잘 배우니 커가면서 점점 좋은 구속도 나온다. 우리나라에도 타고난 강견은 있다. 하지만 제구가 안 된다. 제구에 포커스를 맞추면 나중에 구속이 줄어든다. 그렇게 발전이 멈춘다"고 말했다. A 구단 투수코치도 "미국이나 일본과 비교한다면 아마추어 인프라 차이가 크다"며 "일본 선수들은 기술에 비해 다소 힘이 약했다. 하지만 최근 힘이 좋아지면서 더 빠른 구속이 나오는 것 같다"며 "한국 선수들은 아직 힘으로만 던지려는 모습이 많다. 구속이라는 게 정답은 없지만, 유연성, 순발력과도 연결된다고 볼 수 있다. 구속을 증가하려면 유연성과 순발력을 전체적으로 올리는 체계적인 노력이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투수 육성이 쉽지 않다. B 구단 투수코치는 "지속성이 문제다. 3~5년 정도를 꾸준히 해야 어느 정도 자기 것을 만들 수 있는데 1, 2군 모두 부상 등의 이유로 (지속성이) 단절된다"며 "구속이나 제구 모두 시간이 필요한 작업이다. 경력이 단절되면 제자리걸음을 한다"고 말했다. 지방의 한 고등학교 감독은 "이전보다 선수들 몸집은 더 커졌지만, 내구성이 떨어진다. 조금만 던지면 아픈 선수들이 나온다"며 "3학년 학생들은 실적이 있어야 대학에 갈 수 있다. 그러다 보니 각종 대회를 3학년 위주로 치러야 한다. 저학년 선수 중에선 아무리 잘해도 출전 기회를 잡는 게 쉽지 않다. 먼 미래, 박찬호(야구)나 김연아(피겨)가 나올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고 현실적인 어려움을 토로했다. KBO리그는 선수층이 얇다. 2군에서 어느 정도 경험이 쌓이면 곧바로 1군에 투입된다. 이 과정에서 코치도 갈팡질팡한다. C 구단 투수코치는 "아마추어에선 시속 150㎞를 던졌던 투수가 프로에 오면 그 구속을 보여주지 못하는 경우가 꽤 있다. 프로에선 휴식이 짧고 시즌 내내 많은 공을 던져야 해 구속 유지가 어렵다. 체력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며 "기본기보다 승부를 강조하는 문화이다 보니 투수들이 구속을 늘리는 코어 운동보다 손가락으로 기술을 익혀 변화구 제구력을 기르는 훈련에 집중한다"고 말했다. D 구단 투수코치는 "빠른 구속을 위해선 신체 에너지를 효과적으로 사용해야 한다. 훈련과 실전 투구가 연결돼야 한다. 훈련에서 100%로 던지는 법을 알아야 하는데 실전에만 집중하려는 경향이 있다"고 밝혔다. 투수의 경쟁력은 중요하다. 허구연 해설위원은 "리그 평균구속이 시속 150㎞가 되면 스윙 메커니즘이 속도를 따라가지 않으면 뛸 수 없다. KBO리그는 평균구속이 시속 140㎞를 겨우 넘는다. 타자는 투수 수준에 비례한다"고 강조했다. 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ongang.co.kr 2021.09.23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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