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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일반

평창은 신기루? 원점으로 회귀한 '종목 편식'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의 가장 큰 소득은 메달밭 확장이었다. 한국 대표팀은 개최국 이점을 살려 사상 최다인 6개 종목(종전 최다 3개 종목)에서 메달을 획득했다. 윤성빈이 스켈레톤, 이상호가 남자 알파인 평행 대회전에서 각각 금메달과 은메달을 획득, 한국 동계 스포츠 역사를 새롭게 썼다. 불모지나 다름없던 남자 봅슬레이 4인승과 여자 컬링에서도 깜짝 메달 사냥에 성공했다. 평창 대회에서 대표팀은 금 5개, 은 8개, 동 4개로 종합순위 7위에 이름을 올렸다. 금메달 수는 2006년 토리노, 2010년 밴쿠버 대회(이상 6개)보다 1개 부족했다. 하지만 전체 메달 증가와 종목 균형 발전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동계 인프라를 갖춘 만큼 동계 스포츠 강국으로 도약할 기회를 잡는 듯했다. 그러나 지난 20일 폐막한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선 도로아미타불이 됐다. 획득한 메달 9개(금 2개, 은 5개, 동 2개)가 전부 쇼트트랙과 스피드스케이팅에서 나와 '종목 편식'이 다시 두드러졌다. 두 대회 연속 메달을 노렸던 이상호가 8강전에서 탈락했고, 여자 컬링도 4강 벽을 넘지 못했다. '디펜딩 챔피언' 윤성빈은 25명 중 12위에 그쳤다. 관심이 쏠렸던 한국 썰매는 '노메달'로 대회를 마쳤다. 차준환과 유영, 김예림을 비롯한 남녀 피겨스케이팅 선수들이 기대 이상의 성적을 거뒀지만, 메달권 밖이었다. 대한체육회가 개막 전 밝힌 목표는 금메달 1~2개, 종합 순위 15위권. 목표를 낮게 잡았던 만큼 소기의 성과는 거뒀다. 하지만 쇼트트랙이 아니었다면 종합 순위 20위권으로 밀려날 수 있었다. 평창 대회 때 어렵게 일궜던 메달밭이 다시 척박해졌다. 대부분의 동계 올림픽 경기장이 대회 이후 방치되면서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수십억 원의 유지 비용을 두고 혈세 낭비라는 지적이 쏟아졌다. 평창 대회 직후 한국 썰매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던 평창 슬라이딩센터는 임시 폐쇄돼 한동안 운영되지 않았다. 윤성빈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국외 훈련에 어려움이 따랐고 국내에서도 마땅한 훈련장이 없어 경기력이 떨어졌다. 각 종목 연맹의 행정력도 후퇴했다. 여자 컬링 대표 '팀 킴'은 대한컬링연맹 전 집행부와 지도자 갑질 문제 등으로 갈등을 겪다 지난해 3월 강릉시청으로 이적했다. 대한빙상경기연맹은 평창 대회 이후 관리 단체로 지정되는 진통을 겪었다. 대한아이스하키협회는 '맷값 폭행' 논란으로 물의를 일으켰던 최철원 마이트앤메인 대표의 회장 인준을 대한체육회가 거부, 수장 없이 운영되고 있다. '효자 종목' 쇼트트랙도 전 국가대표 코치가 성폭행 혐의로 구속되고 대표팀 에이스 심석희가 동료 욕설 및 비하 논란으로 자격정지 징계를 받는 등 어수선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그사이 경쟁국 일본은 한 발 더 달아났다. 일본은 베이징 대회에서 역대 최다인 메달 18개(금 3개, 은 6개, 동 9개)를 따냈다. 종전 기록은 평창 대회에서 획득한 13개. 더 인상적인 건 메달 분포였다. 스키점프 간판 고바야시 료유가 남자 노멀힐과 라지힐 개인전에서 각각 금메달과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스노보드 남자 하프파이프에선 신성 히라노 아유무가 '스노보드 전설' 숀 화이트를 제치고 금메달을 손에 넣었다. 히라노는 평창 대회에선 같은 종목 금메달을 화이트에 빼앗겼지만 4년 만에 설욕했다. 이 밖에 여자 컬링, 프리스타일스키 남자 모굴, 피겨스케이팅을 비롯해 총 7개 종목에서 메달을 캤다. 20일 일본 산케이신문에 따르면 일본은 2020년 도쿄 하계올림픽 개최지로 선정된 2013년 이후 장기적인 안목으로 과감하게 투자했다. 선수 경기력 향상 사업비가 매년 증가해 2019년 처음으로 100억엔(1038억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산케이신문은 "일본올림픽위원회(JOC)가 '여름과 겨울 일체(夏冬一体)'라는 점을 내세워 동계 경기 예산을 늘리고 의료 및 과학적인 지원 체제를 강화했다"고 전했다. 일본은 코로나19로 1년 연기돼 치러진 지난해 도쿄 올림픽에서 역대 최다인 금메달 27개(종전 최다 16개)를 쓸어담았다. 개최국 프리미엄도 있었지만, 신규 종목인 스케이트보드에서 금메달 3개를 따내는 등 괄목할만한 성과를 보여줬다. 한국체육학회 회장인 김도균 경희대 체육대학원 교수는 "평창 때는 홈 어드밴티지를 100% 활용했다. 하지만 이번 대회에선 코로나19 영향도 있다 보니 현지 적응에 문제가 생겼던 것 같다"며 "평창에선 많은 기업이 후원했다. 동계 종목은 이른바 '돈림픽'이라고 불릴 정도로 가난한 나라는 참여하지 못하는데 기업 후원으로 다양한 종목에서 훈련과 장비 지원을 받았다. 이번에는 이 부분이 부족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또 "종목 생태계 구성이 중요하다. 평창에서는 선수와 지도자, 정책 등이 하나가 됐다. 평창 대회가 끝난 뒤 레거시(유산)가 남은 게 없다. 경기장은 다 문 닫았다. 어설픈 (스포츠) 선진국 대열에 올라선 것 같다"고 지적했다. 배중현 기자 2022.02.22 06:00
스포츠일반

베이징 봅슬레이, 다시 한 번 ‘쿨러닝'

동계 종목과는 거리가 멀었던 남반구 국가 선수들이 24년 전 '쿨러닝'을 베이징에서 재현했다. 14일 중국 옌칭 국립슬라이딩센터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남자 봅슬레이 2인승 경기 1, 2차 시기. 주인공은 독일이었다. 프란체스코 프리드리히-토어스텐 마르기스 조와 요하네스 로크너-플로리안 바우어 조가 각각 합계 1분58초38, 1분58초53으로 나란히 1·2위에 올랐다. 최하위권 팀들도 이들만큼 주목받았다. 이날 대회에 출전했던 브라질, 자메이카, 트리니다드 토바고 대표팀 선수들은 각각 29위, 30위, 27위에 머물렀다. 메달권과 거리는 멀었지만, 이들은 존재만으로 올림픽의 의미를 빛냈다. 이들은 모두 남반구 국가 소속인 선수들이다. 눈이 내리지 않고 썰매 인프라가 갖춰지지 않은 탓에 훈련하기 쉽지 않다. 같은 상황에서 1988 캘거리 동계올림픽에 출전했던 자메이카 봅슬레이 대표팀의 이야기는 영화 '쿨러닝'으로 만들어진 바 있다. 베이징 대회 자메이카 봅슬레이 팀은 '쿨러닝' 주인공들의 후계자다. 캘거리 올림픽 이후 무려 24년 만에 올림픽 무대를 밟았다. 성적은 최하위다. 1차 시기에서는 봅슬레이가 전복될 뻔했다. 1, 2차 시기에서 선두 조와 4.2초나 차이 났다. 4초 이상 차이 난 팀은 브라질과 자메이카뿐이다. 최하위라 할지라도 갖은 어려움을 뚫고 돌아온 트랙이기에 의미가 남다르다. 자메이카는 지난 2018 평창 동계올림픽 당시 세계 랭킹 1위 차이로 출전권을 얻지 못했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는 비용이 발목을 잡았다. 고가의 봅슬레이 장비 마련을 위해 온라인 모금을 노렸지만, 결국 목표 금액을 채우는 데 실패해 중고 썰매로 올림픽을 준비했다. 인프라가 없는 상황에서 코로나19로 해외 훈련까지 어려워졌다. 결국 도로에서 자동차를 밀면서 훈련을 대체했다. 트리니다드 토바고 대표팀 역시 사연이 있다. 대표팀 봅슬레이 파일럿 악셀 브라운은 영국 출신이다. 그는 지난해 여름 어머니의 나라인 트리니다드 토바고 대표로 출전을 결심했다. 그런데 트리니다드 토바고에는 그와 호흡을 맞출 브레이크맨이 없었다. 브라운은 소셜미디어(SNS)로 대체자를 찾았다. 빠른 스피드의 육상선수 출신을 찾다 단거리 육상 선수 출신체육 교사 안드레 마르카노의 SNS를 발견했다. 브라운이 마르카노를 끈질기게 설득한 덕분에 트리니다드 토바코는 2002 솔트레이크시티 동계올림픽 이후 20년 만에 동계올림픽 무대를 밟을 수 있었다. 차승윤 기자 cha.seunyoon@joongang.co.kr 2022.02.15 14:33
스포츠일반

쿼터제 빠진 베이징올림픽, 아프리카 선수들이 사라졌다

세계의 축제여야 할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 오직 한 대륙, 아프리카만이 웃지 못하고 있다. 미국 ESPN은 지난 8일(한국시간) “베이징 동계올림픽 썰매 종목에서 아프리카 선수들이 없는 이유”라며 이번 대회 출전에 어려움을 겪었던 아프리카 선수들의 이야기를 전했다. 이번 대회에는 아프리카 5개국에서 6명의 선수만이 참가했다. 모두 알파인스키와 크로스컨트리 종목이다. 썰매 종목에서는 단 한 명도 본선에 오르지 못했다. 평창올림픽 때까지만 해도 있었던 대륙 쿼터제가 사라진 탓이다. 국제 봅슬레이 스켈레톤 연맹(IBSF)은 지난 2016년 대륙별 선발 쿼터제를 시행했다. 스포츠 인프라, 그중에서도 동계스포츠 인프라가 열악했던 아프리카 국가들에게는 희소식이었다. 덕분에 평창올림픽에 역대 최다인 총 8개 국가에서 13명의 선수가 참가했다. 이들은 세계 정상급 선수들과 성적을 겨루진 못했지만, 정상의 무대에서 도전하는 올림픽 정신을 맘껏 증명했다. 세언 아디군, 은고지오 누메레, 아쿠오마 오메오가(이상 나이지리아)는 아프리카 사상 첫 봅슬레이 대표팀으로 올림픽을 방문했다. 사자와 토끼가 그려진 헬멧을 쓰고 스켈레톤에 참가했던 아콰시 프림퐁(가나)은 최하위를 기록하고도 최선을 다하는 모습에 박수받았다. 반면 베이징올림픽에서는 이들의 모습을 찾아보기 어렵다. 쿼터제가 ‘공정하지 않다’는 항의를 받았고, 결국 IBSF가 2019년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합의한 후 쿼터제를 폐지했기 때문이다. 출전 기회가 사라진 선수들은 크게 아쉬워했다. ESPN에 따르면 프림퐁은 “쿼터제는 중요하다. 아프리카 어린이들에게 올림픽은 롤 모델을 볼 기회다”라며 “비록 세계 최고는 아니더라도 그 나라 최고의 선수들을 보여줄 수 있다”라고 전했다. 상대적으로 불리한 환경도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미국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는 "썰매 선수들은 환경적, 경제적인 어려움을 이겨내야 올림픽에 나갈 수 있다"라며 "기본적인 모노밥 종목 장비 운용 비용만 약 4만 달러에 달한다. 코치 비용과 전문적인 훈련은 연맹에 뒷받침 없이는 어렵다"라고 설명했다. 청소기 판매원으로 돈을 모으고 빚을 내 코치를 고용했던 프림퐁은 "우리가 재능이 떨어지는 게 아니다"라며 "우리는 전문적인 인프라가 없다. 전문 지식이 없다. 지원이 없다"고 한탄했다. 불운도 겹쳤다. 프림퐁은 랭킹을 높여 베이징올림픽 출전을 노렸지만 실패했다. 랭킹을 63위까지 끌어올려 목표인 60위를 앞뒀지만, 독일 대회를 앞두고 코로나19에 확진됐다. 나이지리아 여자 스켈레톤 국가대표였던 시메델레 아데아그보는 종목을 바꿔 1월 독일 윈터버그에서 열린 봅슬레이 모노밥 월드 시리즈에서 우승, 랭킹 33위에 올랐다. 그러나 올림픽 출전 기준에는 들지 못하면서 역시 베이징행에 실패했다. 올림픽과 썰매 종목의 미래를 위해서 아프리카 국가들의 출전 기회를 더 부여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프림퐁을 뒤에서 지원했던 브라이언 맥도널드 미국 대표팀 코치는 "아프리카 사람들이 올림픽에서 아프리카 선수들이 뛰는 걸 TV로 볼 수 없다면, 앞으로 썰매 종목에서 (아프리카 선수가 뛸) 기회가 오랫동안 사라질 가능성이 크다"라며 "다음 세대에서 재능 있는 선수가 나타나더라도 최소한의 기회나 지원을 받지 못해 사그라들 수 있다"라고 우려했다. 차승윤 기자 cha.seunyoon.joongang.co.kr 2022.02.09 12:29
연예

[휴]올림픽 끝난 뒤 일상으로 돌아간 평창, 9월에 다시 신명 나는 한 마당 잔치

6개월 전만 해도 대한민국에서, 아니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했던 곳이 있다. 바로 강원도 평창이다. 겨울올림픽이 열려서다. 게다가 올림픽을 계기로 남북 화해 무드가 조성되면서 평창올림픽은 평화올림픽이라는 찬사를 받았다. 겨울올림픽과 패럴림픽이 모두 끝난 지 5개월가량 지난 지금, 평창은 올림픽 전으로 되돌아갔다. 비록 올림픽의 열기는 식었지만 오는 9월 다시 평창에서 흥겨운 축제 한 마당이 펼쳐진다. 평창효석문화제가 그것이다. 올림픽이 끝난 평창 이곳저곳을 둘러봤다. 올림픽의 흔적은 하나둘 사라지고지난 23일 휘닉스평창. 평창올림픽 스노보드 9개 종목이 열렸던 곳이다. 특히 '배추 보이'이상호가 모두의 예상을 깨고 대한민국 설상 종목에서 최초로 스노보드 대회전에서 은메달을 딴 곳이다. 결승선을 통과한 뒤 눈밭에 누워 감격하던 이상호의 모습이 지금도 생생하다. 하지만 올겨울 시즌을 준비해야 하는 휘닉스평창은 중장비를 동원해서 슬로프를 올림픽 이전 상태로 되돌리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물론 예정된 일이지만 은메달의 감격이 사라진다는 생각에 섭섭했다.차를 몰고 20분쯤 떨어진 알펜시아 리조트로 향했다. 알펜시아 리조트 사정도 마찬가지였다. 윤성빈이 금메달을 땄던 스켈레톤과 오픈 4인승 종목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었던 봅슬레이가 열렸던 슬라이딩센터. 멀리서 보니 경기장은 그대로인 듯했다. 하지만 입구에 '공사 차량 외 출입 금지'라고 쓰인 팻말이 붙어 있어 안으로 들어갈 수는 없었다. 아직도 어떻게 사용할지 결정하지 못한 상태라고 한다.그래도 사람들이 가끔 이용하는 시설이 있긴 하다. 바로 스키점프대다. 대회가 끝났지만 여전히 예전처럼 일반인들을 상대로 점프대를 운영하고 있다. 관람객들은 모노레일을 타고 스키점프대에 올라 올림픽 선수들처럼 멋지게 활강하는 장면을 연출하며 사진을 찍기도 했다. 올림픽 때 보지 못했던 시설물이 하나 눈에 들어왔다. 알펜시아 리조트 광장에 세워진 기념탑이다. '평창 세계에 빛나는 별이 되다'라고 적힌 탑이다. 지난 5월 28일 준공했는데 마치 스키 슬로프를 질주해서 날아오르는 듯한 형상이다. 평창의 비상을 알리는 '테이크 오프(TAKE OFF)'라는 테마로 평창의 역동성과 미래를 상징하는 탑이라고 한다. #가을맞이 한창인 고랭지 밭 육백마지기 이상호의 별명은 '배추 보이'다. 초등학교에 다니던 시절 겨울이면 눈이 쌓인 고랭지 배추밭에 아버지가 만든 눈썰매장에서 스노보드를 연습해서 '배추 보이'로 불리게 됐다. 평균 해발고도 700m인 평창은 고랭지 채소로 유명하다. 그중에서도 청옥산에 있는 육백마지기가 으뜸이다. 평창과 정선에 걸친 청옥산(1256m)은 예부터 청옥이라는 산나물이 많이 나서 청옥산으로 불린다. 청옥산 정상 부근인 해발 1200m에 육백마지기가 있다. 이런 고산지대에 볍씨 육백 말을 뿌릴 수 있는 평지라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물론 평야 같은 곳이 아니고 구릉과 비탈로 이루어진 곳이다. 심심산골이지만 나무 한 그루 없는 밭이 있다니 신기했다. 사연은 이렇다. 약 50년 전에 화전민들이 이 거친 땅을 개간하고 경작했다. 면적을 조금씩 넓혀 가 지금 같은 육백마지기, 약 60만㎡나 되는 넓은 밭을 만들었다. 여기에 배추나 무를 심어서 생계를 유지했다고 한다. 덜컹거리는 비포장도로를 10여 분쯤 올라가니 서서히 밭들이 눈에 들어왔다. 8월 하순이었지만 배추 밭보다 무 밭이 훨씬 많았다. 올해는 날씨가 너무 더워서 배추를 포기하고 무를 많이 심었다고 했다. 이달 말부터 김장용 고랭지 배추를 심는다고 했다. 비닐하우스 곳곳에 배추 모종이 빼곡히 자라고 있었다. 한쪽에 야생화 공원이 만들어지고 있었다. 주차장과 공원, 산책로, 작은 교회, 하트 포토존이 보였다. 이 넓은 지역이 겨울이면 온통 눈으로 덮인다. 물론 이상호가 여기서는 훈련하지 않았지만 이런 고랭지 배추밭에 쌓인 눈 위에서 스노보드를 타던 모습을 상상하니 웃음이 나왔다. 그만큼 열악한 환경에서 따낸 값진 은메달이었다는 생각에 이상호에게 다시 한 번 박수를 보내고 싶었다. 메밀꽃을 테마로 한 '효석달빛언덕' 평창은 메밀의 고장이다. 이곳에서 태어난 이효석 선생의 소설 '메밀꽃 필 무렵'의 배경이 된 곳이기도 하다. 소설 속에서 '산허리는 온통 메밀밭이어서 피기 시작한 꽃은 소금을 뿌린 듯이 흐뭇한 달빛에 숨이 막힐 지경'이라고 표현한 곳이 바로 봉평면이다. 봉평면에 지난 21일 문을 연 문학 테마 관광지 '효석달빛언덕'이 있다. 이효석 선생의 생애와 근대문학의 가치를 느낄 수 있는 문학 테마 관광지다. 봉평을 모티브로 책 박물관, 근대문학체험관, 이효석문학체험관, 나귀광장 & 수공간, 효석광장 등으로 이뤄졌다. 근대문학체험관은 1920~1930년대 이효석 작가가 활동했던 근대의 시간과 공간, 문학을 이야기로 풀어내 한국의 근대문학과 한층 더 가까워질 수 있는 체험 공간이다. 달빛언덕 인근에 이효석 생가와 문학관 등이 있다. 거기에 널따란 메밀밭이 주변에 펼쳐져 있다. 이곳에서 오는 9월 1~9일 메밀꽃을 주제로 한 '평창효석문화제'가 열린다.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통해 특별한 추억 여행을 즐길 수 있는 축제인데 올해는 '연인, 사랑 그리고 추억'을 주제로 열린다. 3년 뒤 개봉되는 사랑의 돌탑캡슐, 연의 끈, 사랑 이야기를 메모하는 터널 등 '사랑과 인연'을 간직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새롭게 마련했다. 나귀를 타고 메밀꽃 밭을 걸어 보거나 메밀꽃 열차를 타고 메밀꽃을 즐기는 이색적인 체험도 준비돼 있다. 이효석문학관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문학마당에서 문학 산책, 거리백일장, 독서토론회 등 다양한 문학 행사를 경험할 수 있다. 글·사진=이석희 기자 seri1997@joongang.co.kr 2018.08.30 07:00
경제

남·북 폐회식 따로입장..."北, 미국산 장비 반납 요구에 '미묘한 갈등'

25일 평창 겨울올림픽 폐회식에선 한국 선수단과 북한 선수단이 따로 입장했다. 한반도기를 함께 흔들며 공동입장했던 개회식 때와는 달랐다. 이날 폐회식의 선수단 입장에선 마지막 순서로 북한 선수단이 먼저 들어온 뒤 한국 선수단이 뒤를 따랐다. 더구나 북한 선수단은 붉은색 북한 유니폼을 입고 인공기와 한반도기를 들었지만 한국 선수단은 양손에 태극기를 들고 입장했다. 기수 입장 방식도 달랐다. 개회식에선 ‘남남북녀’ 콘셉트로 한국의 원윤종(봅슬레이)과 북한 황충금(아이스하키)이 한반도기를 들고 입장했다. 그런데 폐회식에선 남자 매스스타트에서 금메달을 딴 한국의 이승훈이 태극기를 들었고, 북한은 김주식이 인공기를 들고 입장했다. 개회식과 달리 폐회식에서 남북이 따로 입장한 것은 남북 선수단 사이에 미묘한 갈등이 있었기 때문으로 전해졌다. 대한체육회 관계자는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의 북한 선수에게 지급했던 경기용 장비는 대부분 미국과 캐나다 산이다. 유엔 제재 등 이유로 북측에 반납을 요구했다가 관계가 서먹해졌다”며 “대회 개막 전 통보한 내용이지만 북측에서 잘 몰랐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꼭 그 이유 때문에 남북이 따로 입장했다고 보긴 어렵지만 결과적으로 남북 선수단은 폐회식 공동 입장에 대해 이견을 보여 따로 입장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온라인 일간스포츠 2018.02.26 10:22
스포츠일반

[평창겨울올림픽 폐막③] 쇼트·스피드 의존 '빙상 편식' 고쳤다

한국 겨울올림픽 역사는 빙상에서 시작됐다.겨울올림픽 첫 메달이 나왔던 1992 알베르빌 대회. 당시 한국은 쇼트트랙과 스피드스케이팅에서 메달을 획득하며 겨울올림픽에서 처음으로 존재감을 떨쳤다. 이어진 1994년과 1998년, 2002년 대회에선 쇼트트랙에서만 메달이 나왔고 2006 토리노 때는 쇼트트랙과 스피드스케이팅에서 메달을 수확했다. 2010 밴쿠버 대회와 2014 소치 대회는 '피겨여왕' 김연아(28·은퇴)가 가세해 피겨스케이팅에서 메달을 획득하며 사상 처음으로 3종목 메달 획득에 성공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메달은 여전히 쇼트트랙에서 나왔고, '효자 종목'이라는 명함 아래 쇼트트랙 의존도는 점점 커졌다. '빙속여제' 이상화(29·스포츠토토)나 '장거리 간판' 이승훈(30·대한항공) 역시 스피드스케이팅의 '메달 기대주'로서 올림픽 때마다 많은 부담을 안고 경기에 나섰다. 그나마 피겨스케이팅은 김연아 은퇴 이후 메달에 대한 기대가 아예 사라졌다. 자연스레 한국 겨울올림픽 메달 판도는 쇼트트랙-스피드스케이팅 양대 산맥으로 굳어졌다. 겨울올림픽의 메달밭 설상 종목은 명함도 내밀기 힘들었다. 기술과 인프라가 갖춰져야 결과가 나오는 썰매 같은 종목은 경쟁에 끼기도 어려웠다.2018 평창겨울올림픽은 이런 '빙상 편중'에서 탈피해 한국 겨울스포츠의 가능성을 증명한 뜻깊은 대회가 됐다. 금메달 갯수보다 값진, 종목의 다양화가 이뤄졌기 때문이다. 시작은 썰매였다. 대회 전부터 막강한 우승 후보로 거론되던 스켈레톤 세계랭킹 1위 윤성빈(24·강원도청)이 설날 아침 한국 썰매 역사상 첫 금메달을 안겼다. 한국을 넘어 아시아 선수 최초로 이 종목 금메달을 목에 건 윤성빈은 압도적인 레이스로 '최강'의 자리를 거머쥐었다. 함께 뛴 김지수(24·성결대)도 6위에 올라 4년 뒤 베이징에 대한 기대를 키웠다. 여기에 대회 마지막날인 25일, 원윤종(33) 전정린(29) 김동현(31·이상 강원도청) 서영우(27·경기BS경기연맹)가 뛴 봅슬레이 남자 4인승 대표팀도 은메달을 획득하며 썰매의 가능성을 증명했다. "우리처럼 4년 정도 지원한다면 다른 종목도 메달을 딸 수 있을 것"이라는 이용(41) 봅슬레이·스켈레톤 총감독의 말처럼, 2018 평창겨울올림픽에서 메달을 따내기 위해 철저하게 준비하고 집중적인 투자와 지원을 받은 덕이 크다. 투자와 지원 덕분에 꽃핀 재능은 또 있다. 한국에 설상 종목 최초의 메달을 안긴 '배추보이' 이상호(23·한국체대) 역시 평창을 준비하며 체계적인 지원을 받았다. 2014 소치 대회까지만 해도 이상헌(43) 코치 홀로 스노보드 알파인 대표팀을 지도했지만, 불과 4년 사이에 외국인 코치를 포함해 5명의 코치진이 꾸려졌다. 덕분에 이상호는 스노보드 남자 평행대회전에서 값진 은메달을 목에 걸며 한국 스키 58년 역사상 첫 메달리스트로 기록에 남게 됐다. 이번 대회 최고의 화제 종목으로 떠오른 컬링도 폐회식날 열린 결승전에서 스웨덴을 꺾고 은메달을 획득, '아시아 최초' 행렬에 동참했다. 비인기 종목으로 꼽혔던 컬링은 '팀 킴(Team Kim)' 열풍을 이끌며 이번 대회에서 최고의 인기를 구가했다. 첫 경기부터 세계 최강 캐나다에 승리를 거두더니 스위스, 스웨덴, 영국 등 강팀을 잇달아 제압하며 승승장구한 '팀 킴'의 활약은 한국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큰 관심을 모았다.이들의 메달은 단순히 '사상 처음', '아시아 처음'이라는 수식어 때문에 값진 것이 아니다. 체격 차이, 장비 차이, 그리고 인프라 차이 등으로 인해 이제껏 유럽과 북미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종목들에 도전장을 내고 메달을 따내 '가능성'을 증명했다는 점이 가장 큰 소득이다. 물론 이들의 메달이 일회성 성과로 끝나지 않기 위해선 앞으로도 지속적인 노력과 지원이 있어야 한다는 교훈도 함께 증명했다. 전통의 메달밭인 쇼트트랙과 스피드스케이팅도 제 몫을 해냈다. 쇼트트랙에서는 금메달 3개, 은메달 1개, 동메달 2개가 나왔고 스피드스케이팅도 금메달 1개, 은메달 4개, 동메달 2개로 풍성한 성적을 거뒀다. 특히 스피드스케이팅은 김민석(19·성남시청) 차민규(25·동두천시청) 김태윤(24·서울시청) 등이 단거리와 중거리에서 예상치 못한 메달 릴레이를 벌여 2010 밴쿠버 대회 이후 또 한 번의 '황금세대'의 탄생을 예고했다.강릉=김희선 기자 kim.heeseon@joins.com [평창겨울올림픽 폐막①] ‘컬링 동화’도 평창도‘해피엔딩’[평창겨울올림픽 폐막②] 금 같은 은메달… '팀 킴'이 일군 기적[평창겨울올림픽 폐막③] 쇼트·스피드 의존 '빙상 편식' 고쳤다[평창겨울올림픽 폐막④] 1등보다 박수 더 받은 2등, 독일 아이스하키[평창겨울올림픽 폐막⑤]최고의 '감동' 3선, 최악의 '절망' 3선 2018.02.26 06:00
스포츠일반

아이언맨이 정면을 향할 때, '황제'는 침묵한다

연합뉴스'아이언맨'의 눈이 정면을 향할 때, '황제'는 침묵한다.한국 스켈레톤의 희망 윤성빈(24·강원도청)의 별명은 '아이언맨'이다. 주행 최고 속도가 시속 145.44km, 바람보다 빠르게 트랙을 질주하는 윤성빈의 모습을 정면에서 바라보면 형형하게 빛나는 아이언맨의 눈을 볼 수 있다. 좋아하는 영화 '아이언맨'에서 따온 헬멧 디자인 덕분이다. 그가 '아이언맨'으로 불리는 건 헬멧 때문만은 아니다. 두 팔을 몸에 바짝 붙이고 빠른 속도로 하늘을 나는 아이언맨처럼, 썰매 하나에 몸을 싣고 총알처럼 트랙으로 나가는 모습은 아이언맨과 꼭 닮았다. 전 세계 언론들도 윤성빈을 '아이언맨'이라고 부른다. 국제봅슬레이스켈레톤경기연맹(IBSF) 월드컵 시리즈에 출전할 때마다 현지 방송 중계에선 "저 색깔과 헬멧 그리고 썰매를 보라. 그야말로 '아이언맨'"이라고 윤성빈을 소개하곤 했다. 전 세계가 인정한 '아이언맨' 윤성빈은 15·16일 양일에 걸쳐 열리는 2018 평창겨울올림픽 스켈레톤 1~4차 주행에 나선다. 그의 목표는 단 하나, 누구보다 빨리 결승선을 통과하는 것. 만약 윤성빈이 네 차례 주행을 통해 가장 빠른 기록으로 1위를 거머쥔다면 그는 진짜 '히어로'가 될 수 있다. 역대 겨울올림픽에서 아시아 선수가 단 한 번도 메달을 따지 못했던 종목, 스켈레톤에서 최초로 메달을 따낸 선수로 역사에 남을 수 있기 때문이다. 썰매 종목인 스켈레톤은 그동안 유럽과 북미 선수들의 전유물로 여겨졌다. 선수 개개인의 기량은 물론이고 오랫동안 이어져 온 썰매 제작 기술, 철저한 장비 관리, 훈련 환경 등 모든 면에서 철저히 유럽과 북미 쪽에 중심축이 기울어져 있었다. 수많은 선수들이 도전에 나섰지만 높디높은 유럽·북미의 벽에 가로막혔다. 2012년 9월, 윤성빈이 스켈레톤에 입문하기 전까지만 해도 그랬다. 그러나 스켈레톤 불모지 한국에서 '갑툭튀(갑자기 툭 튀어나온)'한 윤성빈은 침착하게 스켈레톤 지형도를 바꿔 나갔다. 올림픽 데뷔전이던 2014 소치겨울올림픽에서 한국 역대 최고 성적인 16위를 기록, 강렬한 인상을 남긴 윤성빈은 2013년 70위였던 세계 랭킹을 5년 만에 1위로 끌어올리며 메달 후보 1순위로 올라섰다. 모두가 비웃는 도전자의 입장에서 썰매를 시작했던 소년은 어느새 모두가 경계하는 최강의 '아이언맨'으로 트랙을 지배하고 있다. 이번 대회를 위해 특수 제작한 아이언맨 헬멧을 쓰고, 경기가 열리는 강원도 평창 알펜시아 슬라이딩센터에 처음 나선 윤성빈은 공식 연습 3·4차 주행에서 각각 50초81, 50초99를 기록하며 쾌조의 컨디션을 자랑했다. 설렁설렁 뛰고도 경쟁자인 '스켈레톤 황제' 마르틴스 두쿠르스(34·라트비아)보다 좋은 기록이었다. 코스에 대한 분석도, 얼음에 대한 적응도 완벽하게 마친 윤성빈은 "굳이 더 연습할 필요가 없다"는 말로 자신감을 드러냈다.이제 남은 건 연습해 온 대로 실수 없이 주행을 마치는 것뿐이다. 헬멧에 그려진 아이언맨의 눈이 흔들림 없이 정면을 바라보기만 한다면, '황제'도 침묵시킬 수 있다.강릉=김희선 기자 2018.02.15 06:00
스포츠일반

윤성빈 세계랭킹 1위 지켜

'스켈레톤 천재' 윤성빈(24·강원도청)이 올 시즌 마지막 월드컵에 불참하고도 세계 랭킹 1위 자리를 지켰다.21일 국제봅슬레이스켈레톤경기연맹(IBSF)에 따르면 윤성빈은 2017∼2018시즌 월드컵에서 총 1545점을 얻어 시즌 최종 세계 랭킹 1위에 올랐다.무려 9시즌 만에 왕관의 주인이 바뀌었다. '스켈레톤 황제' 마르틴스 두쿠르스(34·라트비아)는 2009∼2010시즌부터 지난 시즌까지 8시즌 연속 정상에 올랐다.지난 시즌 세계 랭킹 3위(월드컵 기준 2위) 윤성빈은 올 시즌 7차 대회까지 금메달 5개, 은메달 2개를 수확하며 황제의 자리를 빼앗았다.당초 윤성빈은 2018 평창겨울올림픽이 열리는 트랙에서 조금이라도 더 훈련하고자 7차 월드컵을 마치고 귀국하면서 마지막 8차 월드컵까지 치른 뒤 정해지는 최종 세계 랭킹에서 두쿠르스에게 밀릴 것으로 점쳐졌다.하지만 두쿠르스가 7차 월드컵에서 장비 관련 규정을 위반한 것이 뒤늦게 드러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동메달을 땄던 두쿠르스는 '탈락'으로 번복돼 7차 대회에서 포인트를 쌓지 못했다. 두쿠르스는 총 1440점으로 세계 랭킹 4위에 그쳤다. 독일의 악셀 융크는 1507점으로 윤성빈에 이어 2위로 시즌을 마쳤다.월드컵 세계 랭킹 1위를 차지했다고 올림픽에서 혜택을 받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자신감 측면에서는 윤성빈한테 플러스 요인이 될 전망이다. 김희선 기자 2018.01.22 06:00
스포츠일반

케이토토, 카카오와 함께 동계스포츠 선수 후원

국민체육진흥공단이 발행하는 체육진흥투표권(이하 스포츠토토)의 수탁사업자인 ㈜케이토토(대표 손준철)가 공익캠페인 ‘이상화의 Tok! Tok!’ 의 일환으로, 카카오와 함께 동계스포츠선수를 후원한다. 카카오의 사회공헌 서비스 ‘같이가치 with kakao’를 통해 진행되는 이번 캠페인은 여성과 유소년 그리고 장애인 등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최선을 다해 노력하고 있는 다양한 분야의 동계스포츠선수들을 지원하고 이들을 향한 관심을 북돋기 위해 마련됐다. 이번 캠페인은 각 선수당 5백만원의 기부금을 목표로 하고 있다. 모금액이 모두 모이면 각 선수들에게 필요한 후원물품을 구입해 전달할 예정이다. 참여를 원하는 사람은 ‘같이가치 with kakao’(https://together.kakao.com)내에 준비된 케이토토 페이지 및 스포츠토토 공식 페이스북(www.facebook.com/sportstoto.toto.proto)을 방문한 후원하는 선수에게 응원 댓글을 작성하면 된다. 이번 캠페인의 나눔기업인 케이토토는 댓글 한 건당 1천원의 기부금을 적립하게 된다. 모금액이 미달되면 목표액 전액을 후원할 계획이다. 이번 캠페인에 선정된 여성 동계 스포츠 선수는 대한민국 스켈레톤 청소년 대표 중 유일한 여성인 허혜교다. 현재 상지대관령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허혜교 선수는 중학교 시절 육상 코치의 소개로 봅슬레이를 접하게 됐다. 이후 스켈레톤으로 종목을 전환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유일한 여성이기 때문에 어려운 점도 많다. 스켈레톤을 제 2의 삶으로 생각한다는 허혜교에게는 얼음에서 썰매를 타는 것 자체가 선수 생활을 지속할 수 있는 원동력이다. 더 많이 배우고 성장해서 올림픽에 출전하겠다는 꿈을 꾸고 있다. 실력 향상을 위해 매일 최선을 다해 훈련에 임하고 있다. 유소년 부문에서는 스피드스케이팅 스타를 꿈꾸는 샛별인 박성윤이 선정됐다. 현재 중학생인 박성윤은 일상이 스피드스케이팅이라고 말할 정도로 스케이팅에 깊은 애정을 가지고 있다. 스피드스케이팅 1500m 기대주 김민석 선수가 롤 모델이라고 한다. 세계 주니어 선수권 메달이라는 구체적인 목표도 가지고 있다. 아직은 또래와 다르지 않다. 초코렛을 좋아하고 새 스마트폰을 가지고 싶다. 하지만 훈련에서는 누구보다 진지하다. 마지막으로 케이토토가 후원에 나선 분야는 장애인 아이스하키팀 ‘서울 연세 이글스’다. 대한민국 최초의 장애인 아이스하키 클럽팀이다. 지난 2000년에 창단한 연세 이글스는 감독과 코치, 선수 등 총 15명이 활동 중이다. 올해 3월에 열릴 평창 장애인 동계대회에도 국가대표를 배출하기도 했다. 장애인 아이스하키는 선수들에게 건강한 변화를 선사했다. 홍재화는 체력 향상뿐 아니라 많은 사람을 알게 되는 계기를 마련하며 사회성을 길렀다. 민수기도 이전보다 밝아지고 건강해졌고. 걸을 때 균형 잡기가 힘들었다던 오주훈은 현재 스케이팅도 자유롭게 구사할 뿐만 아니라 건강 또한 크게 호전됐다고 한다. 누구보다 뜨거운 열정을 가진 이들에게 한가지 걸림돌은 고가의 아이스하키 장비다. 소속 팀에서 대부분 지원해주지만 은퇴한 선수들의 썰매나 스틱을 물려받는 것들이 다수다. 그래서 자비를 들여 직접 구매하는 경우도 많다. 후배 양성은 물론 10년 후까지도 아이스하키를 즐기고 싶은 마음이 크다. 관심과 지원은 반드시 필요한 요소다. 케이토토 관계자는 "이번 캠페인은 평창동계올림픽의 성공적인 개최를 응원하고, 국내 동계스포츠의 발전과 저변확대를 위해 기획됐다" 며 "앞으로도 케이토토는 국내 스포츠의 균형적인 성장을 위해 노력할 것을 약속한다"고 전했다. 안희수 기자 2018.01.12 06:00
스포츠일반

'태릉 시대' 가고 '진천 시대' 온다

'태릉 시대'의 막이 내리고 '진천 시대'가 새로 열린다.반세기 넘게 한국 엘리트 스포츠의 요람으로 자리매김해 온 태릉선수촌이 '후계자'에게 바통을 넘기고 물러난다. 태릉선수촌의 뒤를 이어 대한민국 국가대표들의 보금자리이자 한국 엘리트 스포츠의 새로운 중심이 될 주인공은 오는 27일 공식 개촌식을 앞둔 진천선수촌이다.2009년 2월 첫 삽을 뜬 이후 장장 8년에 걸친 공사 끝에 완공된 진천선수촌은 한국 체육사에 또 하나의 변곡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진천선수촌의 공식 개촌식까지 일주일도 채 남지 않은 만큼 태릉 시대에서 진천 시대로 이어지는 역사를 살펴본다. ◇ '스포츠 강국' 한국을 만든 태릉태릉선수촌의 역사는 1966년 6월 30일 시작됐다. 서울 노원구 공릉동에 위치한 태릉선수촌은 근처에 문정왕후의 무덤인 '태릉'이 있어 거기에서 이름을 따왔다.진천선수촌이 생기기 전까지만 해도 한국 유일의 국립 종합 스포츠 트레이닝센터로 엘리트 스포츠의 상징과 같은 장소로 여겨졌다.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도 국가에서 운영하는 전문적인 체육 시설은 드물었기에 태릉선수촌의 위상은 더욱 두드러졌다.태릉선수촌은 1964 도쿄올림픽에서 224명의 선수단을 파견하고도 금메달 없이 은메달 2개, 동메달 1개에 그친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 만들어졌다. 국가대표 선수들이 보다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훈련을 받을 수 있는 시설을 만들고, 합숙을 통해 선수단을 운영하면서 국제 대회 경쟁력을 기르기 위한 결정이었다. 1966년 완공돼 선수들이 입촌한 뒤 처음 치른 1968 멕시코시티올림픽 그리고 다음 대회인 1972 뮌헨올림픽에선 '태릉 효과'가 극적으로 나타나지 않았다.그러나 1976 몬트리올올림픽에서 레슬링의 양정모가 첫 금메달을 한국에 안기면서 태릉선수촌의 '금빛 행진'도 시작됐다. 1984 로스앤젤레스올림픽 때는 무려 6개의 금메달(은6, 동7)이 나왔고, 안방에서 열린 1988 서울올림픽에서는 12개의 금메달, 10개의 은메달, 11개의 동메달을 수확하며 종합 4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단기간에 한국을 스포츠 강국으로 끌어올린 태릉선수촌의 성과가 집중적인 조명을 받았음은 물론이다.이처럼 국가적인 지원을 등에 업은 한국은 태릉선수촌 설립 이후 올림픽을 비롯한 국제 대회에서 꾸준히 좋은 성적을 냈다. 태릉선수촌은 한국 엘리트 스포츠의 산실이자 역사 그 자체였다. 하지만 시대가 변하면서 태릉선수촌의 입지도 점점 바뀌어 갔다. 여전히 국가대표의 자부심을 가득 안겨 주는 공간이지만 개촌 50년을 넘긴 만큼 시설이 낙후됐고 이를 위한 개·보수 및 관리 비용도 늘어났다.올림픽, 아시안게임 등 국제 종합 대회 종목들이 신설되고 확대되면서 수용 가능 종목과 인원에도 한계가 생겼다. 새로운 선수촌의 필요성이 대두됐고, 태릉선수촌의 뒤를 이을 더 크고 더 전문적인 진천선수촌이 2009년 공사에 돌입했다. ◇ 더 커진 진천에서 새 역사를 기대한다"단순히 선수촌을 태릉에서 진천으로 옮기는 게 아니다. 세계 최대 규모급 종합 훈련 선수촌이 탄생하는 것이다."이재근 진천선수촌장은 이번 개촌의 의미를 이렇게 설명했다. 이 선수촌장의 말처럼 충청북도 진천군 광혜원면에 자리 잡은 진천선수촌은 태릉선수촌과 비교하면 시설·시스템·수용 인원 등 모든 면에서 압도적이다. 선수촌 조성에 투입된 예산은 5130억원에 달하고, 부지면적도 기존 태릉선수촌(31만969㎡)보다 5배가량 넓어진 159만4천870㎡다.선수들이 사용할 숙소도 태릉선수촌(3개 동 358실)에 비해 8개 동 823실로 크게 늘어났다. 수용 종목과 인원도 총 35개 종목 1150명으로 늘어났고, 훈련 시설도 12개소에서 21개소로 많아졌다. 실내 훈련장 3곳을 비롯해 벨로드롬, 빙상장, 럭비장, 하키장 등 다양한 훈련 시설이 생기면서 럭비와 우슈, 사이클, 철인3종, 근대5종 등의 국가대표 선수들의 입촌이 가능해졌다.공식 개촌식을 앞두고 대한체육회는 선수촌 이촌을 위한 태스크포스(TF)팀을 구성해 지난 3월부터 운영하고 있다. 우선 2018 평창겨울올림픽을 앞두고 현재 태릉선수촌에서 훈련 중인 아이스하키와 컬링, 쇼트트랙 등 16개 종목 선수단이 다음 달 중순부터 진천선수촌으로 시설 및 장비 이전을 시작할 예정이다. 대한체육회는 오는 11월 말까지 상기 종목들의 이촌이 완료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아쉬운 점은 평창을 준비하는 겨울올림픽 종목 선수들이 진천선수촌의 시설을 100% 활용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현재 대부분의 겨울올림픽 종목 선수들이 해외 전지훈련을 떠나 있는 상태인 데다 진천선수촌의 겨울올림픽 종목 시설이 시험 가동 중이라 선수들이 이용하기 어렵다. 현재 진천선수촌에 입촌해 있는 봅슬레이·스켈레톤 국가대표팀의 경우도 체력 단련에 중심을 두고 있다.대신 정부와 대한체육회, 평창겨울올림픽조직위원회 및 종목 단체 등은 지난 2월 경기력 향상 지원단을 구성해 총력 지원 체계를 구축했다. 지원단은 외국인 지도자와 종목 전문가 증원을 비롯해 체계적인 경기력 분석 및 관리, 국내외 훈련 기간 확대, 특식 지원 등 종목별 맞춤형 지원을 통해 평창을 준비할 예정이다.김희선 기자 2017.09.2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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