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결과9건
경제

[서지영 기자의 랜드ing] 금수저? 누구를 위한 청년주택인가

올해 서른넷 직장인 A 씨의 목표는 향후 5년 이내에 내 집을 마련하는 것이다. 현재 부모와 거주 중인 그는 당장에라도 나와서 살고 싶은 마음이 크다고 했다. 하지만 최근 상승세인 전∙월세 가격을 보면서 "당분간 캥거루족 신세를 면치 못할 것 같다"고 한숨 쉬었다. 그런 그에게 "시에서 운영하는 청년주택을 알아보라"고 하자 이런 답이 되돌아왔다. "인기있는 곳은 월세만 60만원이라던데요? 보증금도 상당하고요, 도대체 이게 어떻게 청년주택인가 싶어요. 청년보고 살라는 건지, 말라는 건지…."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소병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서울 마포구 서교동에 위치한 신혼부부 민간임대 청년주택(전용 37.17㎡)은 보증금 1억3760만원에 월세 66만원이었다. 임대보증금을 조정하면 부담금이 더 높다. 보증금을 3060만원으로 낮추면 월세를 108만원 내야 한다. 이는 인근 마포한강푸르지오2차(전용 25.49㎡·보증금 1000만원, 월세 105만원)나 명지한강빌드웰(전용 32.99㎡·보증금 1000만원, 월세 75만원) 수준에 육박하거나 넘어서는 가격이다. 구의동 신혼부부 민간임대 청년주택은 보증금 1억509만원, 월세 42만원에 달했다. 월세가 높다 보니 고소득 청년들이 청년주택에 입주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 5월과 6월 입주자 모집 절차를 실시한 서울 강서구 등촌동 청년주택(아임2030)은 특별공급을 통해 80명의 입주자(당첨자)가 선정됐다. 그런데 입주자 80명 중 월 소득 300만~400만원인 사람은 9명, 400만~500만원인 사람은 2명이었다. 월 소득 500만원(500만~550만원)이 넘는 연봉 6000만~8000만원 사이의 고소득자 1명도 특별공급을 통해 입주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2018년 기준 25~29세 청년의 월평균 소득은 237만원, 30~34세 청년의 월평균 소득은 299만 원이었다. 고소득자도 청년주택에 입주할 수 있는 건 느슨한 기준 때문이다. 이 단지의 입주자 모집 공고문을 보면, 월평균 소득 666만5980원 이하(4인 기준)인 가구면 특별공급 신청이 가능하다. 연봉 7000만~8000만원의 고소득자도 입주 가능한 셈이다. 서울시 청년주택은 서울시가 청년·신혼부부 주거 안정을 위해 내놓은 정책이다. 하지만 높은 임대료와 느슨한 기준으로 정작 입주해야 할 취약 청년층이 밀려나는 형국이다. 김성달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국장은 "임대료도 고소득자 아니면 감당 못 할 비싼 임대료를 책정해 오히려 주거 취약계층을 소외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소병훈 의원은 "서울시가 역세권 청년주택 사업시행자에 토지 용도변경과 용적률 상향 등 엄청난 특혜를 제공했지만, 청년주택은 주변 시세보다 비싼 가격에 공급돼 젊은이들이 외면하고 있다"며 "서울시가 임대료 문제를 해결할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고 지적했다. 서지영 기자 seo.jiyeong@joongang.co.kr 2020.10.12 07:00
경제

[서지영 기자의 랜드ing] '반포 3주구' 재건축 부담금 4억 시대가 열렸다

'4억200만원'. 2018년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이하 재초환) 시행 이후 조합원 1인당의 부담금이 가장 많은 단지가 나왔다. 강남 재건축 단지 중 '대어'로 불리는 서울시 서초구 반포동 ‘반포주공 1단지 3주구(이하 반포 3주구)'다. 이번 반포3 주구 사례는 향후 강남구 대치동 ‘은마’, 송파구 잠실동 ‘주공5단지’ 등 대형 재건축 단지의 부담금 산정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서초구는 반포 3주구 조합에 재건축 예상 부담금으로 1인당 4억200만원, 총 5965억6844만원을 통보했다고 23일 밝혔다. 반포 3주구 공사비가 8000억원 수준임을 고려하면 공사비의 약 75%에 달하는 금액을 부담금으로 내야 한다. 이는 재초환 시행 이후 가장 높은 금액이다. 재초환은 조합원이 얻은 이익이 1인당 평균 3000만원을 넘을 경우 초과액의 최고 50%를 부담금으로 환수하는 제도다. 2006년 처음 도입된 이 제도는 주택시장 침체 등의 이유로 2013~2017년 유예됐다가 2018년 1월부터 다시 시행됐다. 이번 반포 3주구 산출 결과는 향후 재건축을 추진할 대형 재건축단지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정비 업계는 이들 단지 역시 반포 3주구처럼 조합원 1인당 수억 원의 부담금을 전망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재건축을 추진 중인 강남 5개 단지, 강북 1개 단지, 경기 2개 단지를 대상으로 조합원 1인당 재건축부담금 예상액 시뮬레이션을 진행한 결과 강남 5개 단지는 평균 4억4000만~5억2000만원의 부담금을 떠안을 것으로 보인다. 시장 분위기는 엇갈린다. 부담금이 4억원을 넘나들면서 재건축 시장은 더 얼어붙을 것이란 예상이 많다. 올해 재건축 안전진단 강화,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등이 시작되면서 재건축이 위축된 가운데 부담금까지 늘어나면서 공급이 줄어들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부담금이 많다는 것은 조합원당 초과이익 또한 많다는 것이라면서 지나친 우려를 경계한다. 업계 관계자는 "반포 3주구가 4억200만원 부담금을 내는데 이는 조합원당 초과이익이 8억7400만원가량 발생한다는 것"이라며 "그만큼 많이 남기 때문에 부담금 때문에 재건축 사업이 무기한 늘어지는 일은 적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지영 기자 seo.jiyeong@joongang.co.kr 2020.09.28 07:00
경제

[서지영 기자의 랜드ing] 부동산감독원→분석원으로 바꿨지만…갑론을박 여전

정부가 부동산시장 감독기구 설립을 본격화한다. 앞서 논의된 '부동산감독원'보다는 감독 수위를 낮춘 '부동산거래분석원(가칭)'으로 톤을 낮췄으나 이를 둘러싼 갑론을박은 여전하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2일 "부동산시장 교란 행위를 차단하기 위해 불법행위 대응반을 부동산거래분석원으로 확대 개편해 이상 거래 분석기능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그동안 논란이 됐던 부동산 감독기구 대신 국토부 내 분석원이라는 이름의 조직으로 운영하겠다는 것이다. 현재 TF 팀으로 꾸려진 대응반은 국토부·검찰·경찰·국세청·금융감독원 등 7개 기관 13명으로 구성됐다. TF 팀은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신고된 9억원 이상 고가주택 거래 중 1705건의 이상 거래에 대해 조사를 진행했다. 이 중 811건을 법령 위반 의심 사례로 금융위와 국세청·경찰청 등 소관 기관에 통보하며 활약했다. 그러나 전국적으로 나타나는 각종 불법행위, 시장교란 행위 등에 대응하기에는 물리적 한계가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홍 부총리는 "13명으로 구성된 임시조직의 인력으로는 현실적 한계가 있다"며 "정부 내에 설치하는 정부조직으로서 금융정보분석원(FIU), 자본시장조사단 사례를 참고해 부동산거래분석원의 기능과 권한을 설계하고 있다. 이런 내용을 포함하는 관련 법률 제정안의 입법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일부에서는 특정 기관이 부동산 거래자의 금융·과세 정보 등을 조회할 수 있게 된다면 개인정보 침해 우려가 커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기존에는 대응반이 9억원 이상의 고가 주택 거래나 토지거래허가구역 등 이상 과열 지역을 집중적으로 조사했으나 상시 감시 조직이 생기면 자금조달계획서 제출 거래 전반이 조사 대상이 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정부는 6·17대책에서 규제지역(조정대상지역, 투기과열지구)의 모든 거래는 자금조달계획서를 제출하도록 의무화하는 방안을 발표해 현재 관련 법령 개정을 위한 입법 예고가 진행 중이다. 정부가 국민의 부동산 거래를 이른바 ‘빅 브라더’처럼 통제하고 감시하려 든다는 비판과 반발도 일고 있다. 홍 부총리는 정부가 개인 거래의 감독한다는 지적에 대해 "시장을 통제하고 감독하는 기구를 신설한다는 지적이 있으나 이번 방안은 시장을 상시 모니터링하고 불법행위를 포착해 신속히 단속하는 상시조직을 만들고자 하는 것"이라며 "정부 외부의 독립된 감독 기구를 만드는 것도 아니다"라고 했다. 갑론을박이 계속되자 국토교통부는 3일 "부동산거래분석원은 불법 가능성이 높은 의심거래에 한해 부동산 실거래 조사를 진행할 계획"이라며 "부동산거래분석원의 모태가 될 국토부 ‘부동산시장불법행위대응반’ 또한 정상적인 거래에 대해서는 조사를 진행한 적이 없었다"고 해명 자료를 내놨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교란 행위를 막는다는 당위성은 언제나 참이다. 그러나 국회 입법 시 주어진 정보를 어떻게 사용할지 명확하고 구체적인 기준 설정을 해야 논란이 되는 이른바 '빅 브러더' 등 여러 부작용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서지영 기자 seo.jiyeong@joongang.co.kr 2020.09.07 07:00
연예

[서지영 기자의 랜드ing] '서울은 무조건 100대 1 이상 찍는다?' 미친 청약 열풍

올해 들어 서울에서 분양하는 아파트의 청약 경쟁률이 고공행진을 거듭하고 있다. 또 한 번 역대 최고 경쟁률을 돌파하면서 '로또 청약'에 몰리는 수요도 폭발하는 모양새다. 수도권 아파트 매매가가 급등하고, 당분간 추가 분양 물량이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감이 지속해 향후에도 비슷한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감정원은 서울 은평구 'DMC SK뷰 아이파크 포레'(수색 13구역 재개발)가 1순위 청약에서 110가구 모집에 3만7430명이 신청해 평균 340.3대 1의 경쟁률로 모든 주택형이 청약을 마감했다고 지난 19일 밝혔다. 주택형별 최고 경쟁률은 전용면적 102㎡(1976.8대 1)에서 나왔다. 전용 84㎡B(1101.7대 1)와59㎡A(1053.5대 1)도 네 자릿수 경쟁률을 기록했다. 공급 물량이 가장 많았던 신혼부부 특별공급에는 1만500명이 접수해 평균 308.8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 단지 일반분양가는 3.3㎡당 평균 1992만원이다. 지난달 말 시행된 상한제 전 입주자 모집공고 승인 신청으로 상한제 적용을 피할 수 있었다. 인근 시세보다 4억~5억원가량 싸게 분양받을 수 있다는 뜻이다. 덕분에 분양가가 9억원을 넘기지 않아 중도금 대출을 받을 수 있어서 인기가 더욱 있었다. DMC SK뷰 아이파크 포레 결과가 나오자 분양업계는 술렁였다. 종전까지 서울에서 최고 청약 경쟁률을 기록한 단지는 2016년 10월 서초구 잠원동 신반포5차를 재건축해 분양한 '아크로리버뷰'(306.6대 1)였다. DMC SK뷰 아이파크 포레는 올해 서울에서 가장 높은 평균 청약률(168.1대 1)을 보인 서울 강남구 대치동 '대치 푸르지오 써밋'(대치 구마을 1지구 재건축)의 2배가 넘는 경쟁률을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올해 평균 청약 경쟁률이 100대 1을 초과하는 단지가 속출하고 있다. 마곡지구9단지(146.8대 1), DMC센트럴자이(128.7대 1), 호반써밋목동(128.1대 1), 르엘신반포(124.8대 1), 고덕강일8단지(124.2대 1), 길음역롯데캐슬트윈골드(119.6대 1), 르엘신반포파크애비뉴(114.3대 1), 고덕강일14단지(109.6대 1) 등 10개 단지가 청약 경쟁률이 100대 1을 넘긴 바 있다. 서울 청약 경쟁률은 꾸준하게 높아지고 있다. 부동산 정보업체 직방에 따르면 지난해 1분기 서울 청약 평균 경쟁률은 13.7대 1 정도였지만, 올해 1분기에는 124.7대 1까지 경쟁률이 치솟았다. 올해 2분기 청약 평균 경쟁률은 64.9대 1, 19일까지 집계된 3분기 평균 경쟁률은 54.5대 1로 높은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가 시행되고 HUG의 분양가 통제에 대한 수요자의 기대감이 큰 상황에서 생애 최초 특별 공급과 3기 신도시 물량 등에 대한 수요자들의 관심도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지영 기자 seo.jiyeong@joongang.co.kr 2020.08.24 07:01
경제

[서지영 기자의 랜드ing] 코로나19에 우는 건설사들

국내 건설업계가 본격적인 코로나19 영향권에 들어왔다. 사업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해외사업을 중단하거나, 수주 실적도 지지부진하다. 설상가상 해외에서 들어온 우리 건설 노동자가 코로나19에 확진되면서 비상이 걸렸다. 대림산업은 100억 달러(약 12조원) 규모의 미국 석유화학단지 개발 사업에서 철수하기로 하고 오하이오주 당국과 국내 기관 투자자들에게 이를 통보했다고 지난 15일 밝혔다. 대림산업은 지난 2018년 태국의 석유회사와 함께 미국 오하이오주에 폴리에틸렌 제조 공장을 짓기로 했다. 그동안 1억2500만 달러(1507억7500만원)를 투자하기도 했다. 해당 사업장에서 대림산업 컨소시엄의 지분은 총 20억 달러(2조4000억원)다. 그러나 2026년 가동 목표로 진행됐던 사업이 코로나19 장기화와 국제유가 불안으로 인해 장기간 표류할 가능성이 생기면서 자금 손실을 떠안게 됐다. 대림산업은 더 큰 손실을 막기 위해 사업에 손을 떼기로 했다. 또 투자금 손실을 일부 만회하기 위해 대체 투자자를 물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GS건설은 연초부터 해외의 모듈러 업체를 인수하며 모듈러 주택 사업에 나섰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인한 해외 현장의 매출 감소 영향과 유럽 시장을 겨냥한 모듈러 주택의 실적 편입 효과가 당초 계획인 8500억원보다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이라크 건설 현장에서 입국한 우리 근로자 20명 안팎이 무더기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는 것도 우려스럽다. 윤태호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방역총괄반장은 지난 16일 "해외유입 중에서 가장 큰 비중은 이라크에서 온 우리 근로자 20명이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라크 카르발라 현장 근무자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카르발라 현장에는 현대건설·현대엔지니어링·GS건설·SK건설 등 한국의 4개 건설사와 하도급 협력업체 등 한국인 직원 683명이 근무하고 있다. 4개 건설사 조인트벤처(JV)는 바그다드 남쪽 120㎞ 부근에 위치한 카르발라 지역의 원유정제시설 및 부대설비 건설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데 지난 9일 외국인 근로자가 확진된 후 공사 현장을 긴급 폐쇄하고 모든 직원을 숙소에 자가격리 조치했다. 이 중 100여 명만 15일 전세기편으로 귀국한 상황이라서 향후 확진자가 더 늘어날 수 있다.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지난 14일 기준 해외 수주계약 건수는 올해 292건으로 전년 동기 343건보다 약 15% 감소했다. 특히 국내 건설사가 주로 나서는 플랜트 시장도 세계적으로 축소 추세다. 지난해 기준 108억 달러로 전년 184억 달러 대비 절반 가까이 줄었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 체결된 굵직한 발주도 코로나19로 연내 진행될지는 미지수다"며 "공기 지연과 신규 사업의 경우도 발주처와의 접촉이 제한되면서 수주가 어려운 상황이다"고 말했다. 서지영 기자 seo.jiyeong@joongang.co.kr 2020.07.20 07:00
경제

[서지영 기자의 랜드ing] 문재인 정부의 21번째 '핀셋' 규제…이번엔 통할까?

문재인 정부가 21번째 부동산 대책을 내놨다. 그러나 시장 반응은 차갑다. '핀셋규제→풍선효과→추가 핀셋규제'의 악순환이 반복되고, 투기지역이 계속 넓어지다 보니 "차라리 서울 강남에 사는 게 훨씬 낫다"는 말까지 나올 지경이다. 이번 대책은 과열지역의 투기수요 차단과 대출·재건축·법인투자 규제가 골자다. 정부는 강남권은 물론 수도권 상당을 조정대상 지역이나 투기과열지구로 묶었다. 정부는 전세대출을 활용한 갭투자를 막기 위해 투기지역 또는 투기과열지구 내 3억원 초과 아파트를 새로 사들이는 경우 전세대출 보증을 제한한다. 또 전세대출을 받은 후 투기지역 또는 투기과열지수 내 3억원이 넘는 아파트를 사들이는 경우 전세대출을 즉시 회수한다. 1주택자의 경우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전세대출 보증 한도도 최대 4억원에서 2억원으로 낮췄다. 정부는 갭투자 차단을 위해 지난해 12월 16일 9억원 초과 주택 보유자에 대한 전세보증 제한했다. 전세대출 후 9억원 초과 주택매입을 하면 대출금을 회수하는 등의 고강도 부동산대책을 발표했지만, 갭투자 열기를 잠재우지 못했다. 법인을 통한 주택 투자에 대한 세금도 강화된다. 법인이 주택을 팔 때 추가세율을 20%로 인상한다. 법인이 보유한 주택에 대한 종부세 공제가 폐지되고, 법인의 조정대상 지역 내 신규 임대주택에 대해서도 종부세를 과세한다. 이 밖에 정부는 투기과열지구나 조정대상 지역에서 이뤄지는 모든 주택에 대한 자금조달계획서를 받아 분석하기로 했다. 하지만 시장의 반응은 무덤덤하다. 앞선 20번의 부동산정책을 통해 규제책이 수요를 제한할 수 없다는 걸 경험했기 때문이다. 풍선효과도 즉각 나타나고 있다. 규제 지역으로 묶이지 않은 김포와 파주는 벌써 부동산 시장이 들썩일 조짐을 보이는 중이다. 파주 운정신도시는 정부의 전날 대책 발표 후 가격이 4000만원 이상 올랐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유동자금이 풍부한 환경에 정부의 규제마저 비껴가면서 풍선효과를 볼 가능성이 커졌다"고 우려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17일 "대통령은 투기근절의 의지도 없고, 능력도 없는 김현미 장관을 즉각 경질하라"고 촉구했다. 심상정 정의당 의원도 김현미 국토부 장관에게 조건을 건넸다. 심 의원은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3년 전 '집을 투기수단으로 전락시키는 일을 용납하지 않겠다'고 각오했지만, 투기 세력과 두더지 게임을 반복한다면 이는 헛된 외침이 될 것"이라며 "오답 노트를 그만 내려놔야 한다. 정부에 부동산 정책의 근본적 재검토를 요청한다"고 말했다. 서지영 기자 seo.jiyeong@joongang.co.kr 2020.06.22 07:00
경제

[서지영 기자의 랜드ing] 엉망진창 반포3주구

서울 서초구 반포주공1단지 3주구(반포3주구) 재건축 사업을 둘러싼 삼성물산과 대우건설의 수주전이 과열되고 있다. 서울시가 '클린 수주 시범사업장'으로 지정한 곳이지만, 양측의 경쟁은 이를 무색하게 할 지경이라는 것이 업계 지적이다. 삼성물산과 대우건설은 지난 19일 반포3주구 입찰 시공사 1차 합동설명회를 열었다. 이날 설명회에는 김형 대우건설 사장과 이영호 삼성물산 건설부문 사장이 참석했다. 시공사 합동설명회에 최고경영자가 직접 참석한 것은 이례적이다. 양사에 반포3주구 프로젝트가 얼마나 중요한지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문제는 기싸움이 치열하다 못해 이상 과열 양상을 띤다는 점이다. 두 회사는 지난 20일부터 홍보관을 운영하고 있다. 서로 크고 화려하게 짓기 위해 관할 자치구에 가설건축물 축조 허가를 위한 신고도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면서 빈축을 샀다. 서초구청이 공동주택관리법 위반으로 원상복구 명령을 내렸지만, 양측 모두 일정대로 홍보관을 열 방침을 고수해 눈총을 받았다. 대우건설과 삼성물산은 사사건건 잡음을 내고 있다. 조합이 두 회사의 홍보물을 각각 3개 발송으로 제한했지만, 삼성물산이 6개를 발송한 것이 확인되면서 시비가 붙었다. 외주홍보직원(OS요원) 활동을 둘러싼 공방도 이어지고 있다. 삼성물산은 임직원 중심으로 홍보활동을 진행하는 반면, 대우건설은 100여명의 OS요원을 통해 개별홍보활동 등을 진행한 게 원인이 됐다. 이 과정에서 대우건설은 홍보활동과 관련해 지자체로부터 경고 조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두 회사가 앞다퉈 발표하고 있는 각종 서비스도 눈길을 잡아끈다. 삼성물산은 단지와 상가로 이어지는 9호선 구반포역 연결 통로를 만들고 500만 화소의 주차장 폐쇄회로(CC)TV를 설치하며 지능형 영상 감시 시스템을 구축해 범죄와 사고를 예방하겠다고 약속했다. 대우건설은 글로벌 컨시어지(고객 안내·관리) 1위 업체인 퀀터센셜리와 계약해 단지에 호텔급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며 맞대응 중이다. 저마다 최상급, 최고급을 내세우고 있으나 일부에서는 "수주를 위해 지키지 못할 약속을 남발하는 것 아니냐. 결국 공사비만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반포3주구 재건축 사업은 서울 서초구 1109번지 일대에 있는 1490가구 아파트를 허물고 지하 3층∼지상 35층의 아파트 2091가구로 바꾸는 공사다. 공사비는 8087억원 수준이다. 업계 관계자는 "반포3주구는 강남의 상징성이 있는 재건축 단지다. 양사가 강남 입성을 목표로 지나친 자존심 경쟁을 하는 모습이다. 무리한 수주전은 결국 모두에게 좋지 않은 결과가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서지영 기자 seo.jiyeong@joongang.co.kr 2020.05.25 07:01
경제

[서지영 기자의 랜드ing] ‘4월 총선’에 쫓기고 코로나에 밀리고…마음 급한 분양시장

“코로나19에 4월 국회의원 총선거까지…다들 분양 날짜 잡느라 고민 중일 겁니다.” 지난주 국내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이렇게 업계 분위기를 전했다. 그의 말마따나 한창 분양 성수기를 맞아 총력전을 펼쳐야 할 시기에 예상치 못한 악재와 스케줄이 겹치고 있다. 시작부터 쉽지 않다. 국내 분양시장은 지난 1월 약 한 달 동안 휴식 기간을 가졌다. 청약 업무가 종전 금융결제원에서 한국감정원으로 이관된 것에 따른 것이다. 2월을 기다렸던 건설사들은 코로나19라는 복병을 만났다. 모델하우스는 각지에서 몰려든 분양 관심자로 북적이게 마련이다. 바이러스가 전파되기 딱 좋은 조건이다. 각 건설사는 모델하우스 공개 일정을 뒤로 미루거나 사이버 모델하우스를 택하고 있다. 꽃 피는 봄에도 분양 일정 잡기가 까다롭다. 분양 성수기인 오는 4월에는 제21대 국회의원 총선거가 잡혀 있다. 국민적 관심이 쏠리는 분양 일정과 정치권 유세가 얽혀봐야 좋을 일이 없다는 것이 분양 업계 관계자의 전언이다. 게다가 4월 말에는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유예 기간이 끝난다. 각 건설사가 상반기 분양 일정을 잡지 못하고 갈팡질팡할 만하다. 계산상 분양 최적기로 꼽히는 달은 오는 3월이다. 하지만 상반기 분양 계획을 세운 건설사들이 3월에 모두 몰릴 경우 자칫 흥행에 실패할 수도 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2~4월 아파트 분양예정 물량은 총 8만1592가구다. 지난해 같은 기간(4만7739가구)과 비교해 물량이 약 2배 많다. 지난해 정부가 분양가 규제안을 내놓은 데 이어 지방정부도 높은 분양가를 이유로 사업승인을 규제하면서 분양 일정이 줄줄이 밀린 탓이다. 눈을 크게 뜨고 봐야 할 분양도 많다. 국내 최대규모 재건축 단지인 강동구 둔촌주공(계획세대수 1만2032세대)은 4월 이전에 분양을 마치겠다는 계획이다. 6702가구 규모의 강남구 개포주공1단지 역시 4월에 분양에 나선다. 상한제가 적용되기 전이지만 서울 강남권의 대단지이고, 시세차익이 보장되다 보니 청약수요자들이 몰릴 것으로 전망된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4월 여러 정치적 이벤트가 있는 가운데 계속 사업을 연기하면 분양을 하기 위해 투입된 비용에 대한 이자만 계속 발생한다. 오는 3월이 상반기 분양 분수령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서지영 기자 seo.jiyeong@joongang.co.kr 2020.02.17 07:01
경제

[서지영 기자의 랜드ing] 12·16 부동산 대책 50일째…엇갈린 지표와 기대 심리

오늘(3일)은 정부가 고강도 부동산 규제 정책인 ‘12·16 종합 부동산 대책’을 발표한 지 50일째를 맞는 날이다. 문재인 정부 들어 가장 강력한 규제라는 평가를 받는 만큼 시장도 요동치고 있다. 한국감정원의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1월 27일 기준)에 따르면 1월 넷째 주 서울 강남 4구(강남·서초·송파·강동구) 고가 아파트 가격이 지난해 6월 둘째 주 이후 처음으로 떨어졌다. 20일 기준 강남 4구가 상승세를 멈추는 데 이어 이번 주에는 하락으로 돌아선 것이다. 감정원 관계자는 "12·16 대책 영향으로 상승세를 주도했던 주요 고가 아파트의 하락과 외곽 중저가 단지의 갭 메우기 상승이 주춤해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 모두 하락 폭이 확대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 같은 수치는 규제 발표 직전 최고점을 찍은 거래 탓에 이미 살 사람은 모두 산 결과로 보는 시선도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서울 지역의 지난해 11월 아파트 거래량은 1만1460건(1월 28일 기준)을 기록했다. 이는 1년 전인 2018년 11월 거래량(1776건)과 비교하면 무려 5.5배가량 늘어난 수치다. 고강도 세금·대출 규제가 포함된 12·16 부동산 대책 발표 직전에 막차를 탄 서울 주택시장 과열이 극심했다는 분석이다. 김광석 리얼투데이 대표는 “현재는 가격 조정 중이다. 지난해 이미 산 사람들이 상당수 있고, 나머지 사람들은 강남 3구 이외에 대체 지역을 찾아 나선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부동산 가격이 단기적 하락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한다. 이유는 이 지역 부동산 가격이 다시 오를 것이라는 기대 심리가 여전하고, 수요도 많다는 것이다.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는 직장인 7592명을 대상 ‘2020 부동산 전망’에 대한 설문 결과를 지난달 20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절반에 가까운 47%의 직장인들은 올해 부동산 시장이 ‘상승한다’고 봤다. ‘하락한다’와 ‘변동 없다’는 각각 36%와 17% 비율이었다. 특히 이들은 수도권과 서울 강남을 각각 31%, 24% 비율로 투자 선호 지역을 택했다. 부동산 투기 수요를 잡겠다는 정부의 의지는 분명하다. 자본주의 시장에서 투기 수요는 사라져야 한다는 명제는 언제나 참이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이후 발표된 부동산 정책만 무려 18차례다. 너무 잦다. 분야도 금융, 세제, 청약 등을 망라한다. 현 정부 들어서 강남 3구는 물론 서울 아파트 가격 그래프는 큰 틀에서 늘 상향이었다. 정부의 규제 정책이 나오면 잠시 주춤했다가 다시 올라가는 식이다. 풍선도 너무 누르면 터진다. 터질 때 폭발음도 클 수밖에 없다. 김 대표는 “정부가 내놓은 대책을 보면 강남 지역을 중심으로 부동산 수요를 잡겠다는 강력한 의지가 보인다”며 “그러나 이런 규제는 역설적으로 이 지역에 몰리는 수요가 많다는 것을 확인하는 역할도 한다. 언젠가 규제가 풀리면 오를 수 있다는 이야기”라고 말했다. 서지영 기자 seo.jiyeong@joongang.co.kr 2020.02.03 07:00
브랜드미디어
모아보기
이코노미스트
이데일리
마켓in
팜이데일리
행사&비즈니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