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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극기→기다려지다→오늘 서울에서 시작, 곧 만나요' 또 한글 인사한 오타니

'오늘 저녁 시즌이 서울에서 시작됩니다. 곧 만나요. 다저스 화이팅!'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가 '서울 시리즈' 개막전을 앞두고 한글로 인사말을 남겼다. 오타니는 20일 자신의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오늘 저녁 시즌이 서울에서 시작됩니다. 곧 만나요. 다저스 화이팅!'이라는 글을 올렸다. 다저스는 오는 20~21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2024 미국 메이저리그(MLB) 월드투어 서울 시리즈를 치른다. 오타니에게도 특별한 의미를 지닌 경기다. LA 다저스 유니폼을 입고 이적 후 처음으로 정규시즌 경기에 출장하기 때문이다. 다저스 유니폼을 입고 시범경기를 치렀지만, 정규시즌으로 한정하면 다저스 데뷔전인 셈이다. 오타니는 지난겨울 다저스와 10년 총액 7억 달러(9366억원)에 계약했다. 전 세계 프로 스포츠 최고 몸값이다. 지난해 팔꿈치 접합 수술 여파로 올 시즌 타자로만 나서는 오타니는 미국에서 치른 시범경기에서 타율 0.500(22타수 11안타) OPS(출루율+장타율) 1.486으로 몸값에 걸맞은 활약을 선보였다. 벌써부터 '다저스 오타니'의 인기는 대단하다. 한국에서 역시 마찬가지다. 그가 타석에 들어서자 고척돔이 들썩였다. 팬들은 휴대전화를 꺼내 오타니의 모습을 담기에 바빴다. 그의 유니폼은 내놓자마자 다 팔렸다. 오타니도 한국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오타니는 최근 SNS에 태극기 이모지를 몇 차례 게시했다. 지난 13일 다저스 선수단이 '서울 시리즈'를 기념해 찍은 사진에서 손 하트 동작과 함께 태극기 이모지를 넣었다. 서울행 비행기에 오르기 전 아내 다나카 마미코와 팀 동료 야마모토 요시노부, 통역 등과 함께 찍은 사진에서 '기다려지다'는 인사말과 함께 태극기 이모지를 게시했다. 오타니는 지난 16일 공식 기자회견에서 "한국은 제가 가장 좋아하는 나라 중 하나"라면서 "한국에서 다시 뛰게 돼 정말 기쁘다. 야구를 통해 한국에 돌아와서 무척 특별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오타니는 고교 3학년에 재학 중이던 2012년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 출전을 위해 서울을 방문한 적 있다. 오타니는 "한국과 일본은 항상 스포츠에서 라이벌 관계였다. 한국과 경기를 보면서 한국 선수, 한국 팀을 항상 존경해왔다. 그래서 이렇게 환영받는다는 게 더욱 기분 좋은 일"이라고 했다. 지난달 깜짝 결혼 발표를 했던 오타니는 이번 서울 원정에서 처음으로 아내(다나카 마미코)를 공개했다. 다나카 마미코는 일본 여자프로농구 선수 출신이다. 그는 "(미국 외에) 같이 해외에 나온 건 결혼한 뒤 처음이다. 우리 둘에게 정말 좋은 추억이 될 것 같다"며 "한국에서 야구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한국 문화를 경험할 수 있다는 점도 무척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오타니는 다저스 이적 신고식에 앞서 다시 한번 SNS에 한글 인사말을 올려 국내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이형석 기자 2024.03.20 14:23
메이저리그

[IS 고척] 753승 다저스 사령탑, 통합 4연패 대표팀 감독의 마음 훔친 18세 신인 김택연

"95~96마일의 공을 던진 오른손 투수가 인상적이었다."미국 메이저리그(MLB) 사령탑으로 통산 753승(통산 1196경기)을 데이브 로버츠 LA 다저스 감독이 한국 야구대표팀 중 '18세 신인' 김택연의 투구에 가장 높은 점수를 줬다. 대표팀은 18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다저스와 평가전에서 2-5로 졌다. 전날(17일) 샌디에이고전 0-1 패배에 이어 이틀 연속 졌지만 역시나 잘 싸웠다. 특히 2024년 두산 베어스 1라운드 2순위로 입단한 김택연이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성인 대표팀 신고식으로는 최고였다. 김택연은 2-4로 뒤진 6회 말 마운드에 올라 첫 타자 테오스카 에르난데스를 시속 151km 직구로 헛스윙 삼진 처리했다. 후속 제임스 아우트먼 역시 직구(시속 149km)로 헛스윙 삼진을 잡았다. 김택연은 공 11개로 삼진 2개를 올린 뒤 황준서(한화 이글스)로 교체됐다. 고척돔을 찾은 관중들도 김택연의 당찬 투구에 환호했다. 김택연은 이날 11개의 공을 던졌는데 직구가 10개였고, 나머지 하나는 커브였다. 로버츠 감독은 경기 뒤 "아우트먼이 '김택연의 구위가 엄청났다. 스트라이크존 상단에 꽂는 공이 위력적이었다'고 말했다"고 전하며 "구속은 시속 91마일(약 146㎞) 정도였던 것 같은데, 실제로는 시속 95∼96마일(약 153∼154.5㎞)의 위력이 있었을 것"이라고 밝혔다.이날 김택연의 위력은 데이터로 확인 가능했다. 직구 분당 회전수(RPM)가 2428회로, 다저스와 한국 대표 선수를 통틀어 가장 많았다. 김택연이 자신 있게 직구 승부를 펼칠 수 있었던 이유였다. 김택연은 지난해 '고교 최동원상'을 수상했다. 18세 이하(U-18) 야구월드컵(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에서 닷새 연속 마운드에 오르는 투혼을 펼치기도 했다. 두산은 신인 드래프트 전체 2순위로 김택연을 지명했고, 이승엽 감독은 그를 마무리 후보로 꼽고 있다.2011~14년 삼성 라이온즈 시절 통합 4연패를 이룬 류중일 대표팀 감독도 김택연의 투구에 흡족해했다. 류 감독은 "김택연이랑 황준서가 정말 많은 관중 앞에서 현역 메이저리거를 상대로 자기 공을 던져 기특하다"며 "앞으로 KBO리그에서 어떤 투수로 성장할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이어 "타선이 조금 약해 보이지만 항저우 아시안게임도 그렇고 이번 두 차례 평가전을 통해 대표팀의 투수력은 괜찮다"고 평가했다. 로버츠 감독은 "김택연의 투구가 정말 인상적이었다. 팔을 정말 잘 쓰는 선수"라며 "한국에 정말 좋은 선수가 많음을 느꼈다"고 말했다. 김택연은 "상대가 나에 관한 정보가 없다 보니 내가 유리한 면이 있었다"고 몸을 낮추면서 "성인 대표팀에 처음으로 뽑혔고 첫 등판이어서 타자를 피하지 않고, 내 공을 던지며 후회 없이 마운드에서 내려오고 싶었다. 후회는 남기지 않았으니 만족스럽다"고 했다.고척=이형석 기자 2024.03.19 06:19
메이저리그

[IS 스타] 서울 고척돔 지배한 오타니, 삼진 2개에도 "It's SHO-time!"

"It's SHO-time!"오타니 쇼헤이가 서울 고척스카이돔에 등장했다. 지난겨울 로스앤젤레스(LA) 다저스와 10년 7억 달러(약 9100억원)의 자유계약선수(FA) 계약을 맺은 그는 17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2024 미국 메이저리그(MLB) 키움 히어로즈와 연습경기에 2번·지명타자로 선발 출전, 한국 야구팬들과 인사를 나눴다. 오타니는 오는 20일과 21일에 열리는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MLB 정규시즌 서울 개막전에 출전하기 위해 지난 15일 한국에 입국했다. 다저스 선수들은 18일 한국 야구대표팀 '팀 코리아'와 두 번째 연습경기를 치르고 MLB 서울 시리즈 개막전에 나선다. 고척돔 수놓은 "오타니 , 오타니"17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은 '오타니'로 가득했다. 다저스 유니폼을 입은 팬들 대부분이 오타니의 17번 유니폼을 입고 경기장을 찾았다. 경기장 밖에 설치된 MLB 굿즈샵에는 오타니의 다저스 유니폼을 사기 위한 팬들이 문전성시를 이뤘다. 경기 전부터 오타니를 보기 위해 스마트폰 카메라부터 망원 렌즈까지 등장했다. 경기 시작 후, 오타니가 타석에 들어서자 고척돔이 들썩였다. 1만여 명의 고척돔 관중은 환호와 함께 "It's SHO-time(이젠 오타니 쇼헤이의 시간)"이라는 구호로 오타니를 맞았다. 이날 다저스의 응원을 맡은 KBO리그 응원단도 그를 응원했다. 키움 선발 아리엘 후라도를 상대한 오타니는 1회 삼진으로 물러났다. 2회에는 헬멧이 벗겨질 정도로 배트를 크게 휘둘렀지만 다시 한번 삼진을 당했다. 하지만 오타니가 벗겨진 헬멧을 들고 더그아웃으로 빠져나갈 때까지 카메라 셔터는 계속됐다. 태극기 게재에 아내 최초 공개까지오타니의 입국은 출발 전부터 화제였다. 지난 13일 그는 소셜미디어(SNS)에 '손가락 하트'와 함께 태극기 이미지를 올리며 한국행에 대한 설렘을 드러냈다. 특수한 한일 관계를 고려하면 매파격적인 행보였다. 한국행 전세기에 오를 때에는 아내 다나카 마미코와 함께 찍은 사진을 처음 공개하면서 이목을 집중시켰다. 오타니는 지난달 29일 깜짝 결혼을 발표하면서 아내의 정체를 밝히지 않았는데, 이번 서울 시리즈에서 처음으로 공개한 셈이 됐다. 지난 15일 오타니의 입국 현장은 열기가 대단했다. 입국 후 기자회견에서 그는 "한국은 가장 좋아하는 나라다. (2012년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 이후) 다시 올 수 있어 특별하다. 좋은 경험이 될 것"이라고 말하며 한국 팬들을 열광하게 했다. 17일 경기는 다저스의 14-3 대승으로 끝났다. 이날 키움의 마운드는 장단 17개의 안타와 11개의 볼넷을 내주며 흔들렸다. 타선은 6안타를 때려내는 동안 15삼진을 당하며 침묵했다. 다저스 프레디 프리먼은 1회 선제 솔로포를 포함해 6타수 3안타 1타점 2득점으로 맹활약했다. 제이슨 헤이워드가 5타수 3안타 4타점으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오타니는 18일 '팀 코리아'와 연습경기에 한 차례 더 모습을 드러내 타격감을 조율할 예정이다. 고척=배중현·윤승재 기자 2024.03.18 00:04
프로야구

[단독] 김성근의 돌직구 “사장들은 2~3년 후 떠난다. 야구 미래 고민하겠나” [창간 54]

일간스포츠가 창간 54주년을 맞아 '레전드의 일침' 시리즈를 연재합니다. 2023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등에서 드러난 한국 야구에 대한 부진 이유를 되짚어 보고, 개선 방향을 논의하자는 취지입니다. 본지는 하리모토 이사오(한국명 장훈), 이토 쓰토무, 다카쓰 신고, 김성근 등 한국과 일본 야구에 정통한 레전드부터 일침(一針)을 들었습니다. 한국 야구가 다시 도약하길 바라는 이들의 ‘비수 같은 훈수’를 독자 여러분과 야구 관계자들에게 전합니다. 여든이 넘은 노장(老將)은 지금도 야구장에 있다. 예능 프로그램 '최강 야구'에서 최강 몬스터즈를 이끄는 김성근 감독은 대부분의 시간을 훈련장(서울 노량진야구장)에서 보내고 있다. 한국 야구의 현실을 누구보다 상세하게, 냉정하게 말해줄 그를 만났다.김 감독은 2012년 서울에서 열린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에서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 후지나미 신타로(볼티모어 오리올스) 등을 처음 봤다고 한다. 일본의 고교생들을 관찰한 그는 이때부터 한일 야구의 격차가 벌어지기 시작했다고 느꼈다."당시 협회장을 비롯해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관계자들에게 물었다. (야구 발전을 위한) 10년 대계(大計)가 있느냐고. 답이 없을 뿐 아니라 관심조차 없더라. 경기장에 와서 자리나 지키다가 중간에 가버리더라. 아마추어 협회만의 문제가 아니다. 프로 야구단 사장도 모그룹에서 오지 않나? 그들은 2~3년 있다가 다른 곳으로 간다. 이런 상황에서 사장이 야구의 미래를 고민하겠느냐는 말이다. 또 한국야구위원회(KBO) 총재도 이사회(야구단 사장 모임)의 영향을 받는 구조다. 중요한 포스트마다 이런 사람들이 있는데, 누가 사명감을 가지고 야구 발전을 위해 노력하겠는가?" 수업뿐 아니라 ‘진짜 교육’ 필요그는 인터뷰 내내 사명감이라는 단어를 강조했다. 현재에 만족하지 않고 미래를 준비하기 위한 동력은 그것뿐이라고 역설했다."돈이나 지위를 좇는 사람은 절대 미래를 그리지 못한다. 현재에 안주하거나 다른 자리를 찾느라 바쁘기 때문이다. 감독은 연승을 달릴 때 연패를 대비해야 한다. 관중이 많을 때 KBO는 위기를 준비해야 한다. 그러지 못한 게 한국 야구의 현실이다. 거기에 야구인의 아픔이 있고, 슬픔이 있다."김성근 감독은 KBO리그의 기량 저하를 걱정했다. 한국 투수들의 구속이 예전보다 빨라진 건 틀림없다. 그러나 제구력 등 기술적인 발전이 동반되지 않았다고 그는 지적했다. 특히 수비 실책을 남발하는 건 경기장을 찾아준 팬들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고 지적했다."이건 아마추어로부터 시작된 문제라고 본다. 유소년부터 중고교생까지 괜찮은 선수들이 꽤 있지만, 전체적인 기량은 하향평준화 되고 있다. 감독‧코치들이 어떻게 가르칠지 몰라 선수들이 나쁜 폼을 고치지 못한다. 그러면 부상이 생긴다. 구조적인 문제도 있다. 훈련 시간은 적은데 중-고교 대회는 너무나 많다. 좋은 투수가 예선에서 많이 던지느라 정작 준결승, 결승에는 등판하지 못한다. 이런 환경에서 우승한다고 해도 전혀 우승팀답지 않다."김 감독의 주장은 '고교 야구 주말리그제'로 대표되는 운동선수들의 학습권 보장과 연관이 있다. 이는 중고교 선수들이 정규 수업을 듣고 경기는 주말에 하라는 취지로 만들어졌다. 그는 "공부시키자는 걸 누가 반대하나. 그런데 억지로 수업을 들었다고 정말 교육이 됐는가? (탁상행정 탓에) 운동을 소홀히 하면 안 된다. 오전 9시부터 오후까지 수업을 받는다면, 아침과 저녁에 훈련하면 된다"라고 주장했다.그의 비판은 유관 기관인 교육부와 문화체육관광부까지 향했다. 학생 선수들의 학습권을 보장하는 동시에, 운동할 권리와 직업 선택권을 위한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였다. 김성근 감독은 "난 지금도 시간이 나면 책을 읽는다. 공부는 평생 하는 것이다. 내가 프로야구 감독을 할 때 스프링캠프에서 매일 한두 시간씩 선수들을 교육했다. 학생 야구도 정말 필요한 교육을 해야 한다”며 “요새 학교폭력 등도 이슈지만, 학교에서 일어나는 가장 나쁜 일은 선수들의 미래를 막는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돈‧지위 아닌 사명감 좇아야김성근 감독은 한국 야구인 중 일본 프로야구(NPB)를 가장 오래, 깊이 들여다본 지도자다. 2005년 롯데 마린스의 인스트럭터, 2006년 정식 코치를 지냈다. KBO리그에서 감독 커리어를 마치고 2018년 소프트뱅크 호크스의 코치 고문을 맡았다. 2020년부터는 1군 코치 고문, 2022년에는 특별 어드바이저로 활동했다.김성근 감독은 "예전의 일본 야구를 생각해선 안 된다. 일본 선수들 체격이 좋아진 데다 훈련 방법도 과학적으로 바뀌었다"고 전했다. 인터뷰 도중 그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투구와 타격 자세를 재연했다. 2023년 WBC에서 우승한 일본 대표팀 선수들이 미‧일 리그에서도 맹활약하는 건 탄탄한 기본기와 성실한 훈련 덕분이라고 그는 강조했다. 반면 KBO리그 선수들은 WBC에서 부진했을 뿐 아니라 부상도 워낙 많았다.그는 "WBC에 출전한 몇몇 우리 선수들을 보라. (근육이 아니라) 살이 붙어 있더라. 대회에 나갈 준비가 안 돼 있었다. 그런 선수를 왜 뽑았나?"라고 물었다. 아마추어가 기본기를 다지는 데 소홀하고, 프로에는 체계적인 훈련을 도울 '코치의 부재'가 김성근 감독이 안타까워하는 한국 야구의 문제였다.김성근 감독은 "현재에 만족해서 그렇다. 더 발전하려고 노력해야 미래가 있다. 2007년 SK 와이번스가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한 뒤 일본 도쿄에서 열린 아시아 시리즈에 참가했다. (일본시리즈 우승팀) 주니치 드래건즈를 두 번 만나서 예선(6-3)에서 이겼지만, 결승(5-6)에서 졌다. SK는 다음날 귀국하지 않고 일본 고치 캠프로 갔다. 코치‧선수들에게 '퍼펙트한 팀을 만들자'고 했다. 그게 SK 왕조의 시작”이라고 말했다. 그의 주장은 다시 사명감으로 이어진다."지난해 말 SK 출신 선수들이 식사 자리를 만들었다. '감독님 계실 때 훈련하느라 죽을 뻔했다. 그래도 덕분에 성공했다'고 하더라. '내가 더 죽을 뻔했다'고 했더니 선수들이 '그건 맞다'며 웃더라. 나는 이 더위에도 하루 300개씩 펑고(fungo, 수비 훈련을 돕기 위해 타구를 날리는 것)를 친다. 집에 가면 온몸이 아프지만, 선수를 위해서는 어쩔 수 없다. 내가 죽는 한이 있더라도 선수를 살리는 게 지도자다."인터뷰 내내 김성근 감독은 한국 야구의 총체적 문제를 지적했다. 행간을 잘 읽어보면 그가 아쉬워하는 대상은 선수보다 행정가와 지도자, 즉 '야구계의 선배'였다. 절박한 현실을 외면한 채 듣기 좋은 말만 나누는 한국 야구의 현실을 꼬집었다. 끝으로 그는 지난해 소프트뱅크를 떠나면서 일본의 전설적인 홈런왕 출신 오 사다하루(83) 호크스 야구단 회장과 나눈 일화를 전했다."오 회장이 '긴상(金さん), 우리가 살면 얼마나 살겠나? 마지막 가는 길에 (야구계에) 혼을 선물하고 가자'고 했다. 나는 '좋습니다. 대신 악에 받쳐서 합시다. 사람들로부터 칭찬받는 일은 하지 말자'고 답했다.”김식 기자 ◆김성근(金星根, 1941년 10월 30일~)일본 교토에서 태어나 한국 국적을 유지한 채 1961년부터 한국 실업야구에서 뛰었다. 선수 은퇴 후 마산상고, 충암고, 신일고 등에서 감독을 맡았고, 1982년 OB 투수코치로 프로 무대에 들어왔다. 1984년 OB 감독을 시작으로 태평양 돌핀스(1989~90년) 삼성 라이온즈(1991~92년) 쌍방울 레이더스(1996~99년) LG 트윈스(2001~2002년) SK 와이번스(2007~11년)를 거쳐 한화 이글스(2015~17년) 감독을 역임했다. SK 시절엔 세 차례나 우승을 차지하며 ‘야신(野神)’으로 불렸다. 비판 의식이 강한 탓에 구단과 잦은 마찰을 일으키기도 했다. 2023.09.28 11:00
프로야구

[드래프트] 5연투 논란 겪은 '두택연' "지금은 멀쩡…팀 대표하는 스타 플레이어 되고 파"

"대회가 끝난 후 집에서 푹 쉬어 거의 다 회복된 상태다. 멀쩡하다. 팀을 대표하는 스타 플레이어가 되는 게 내 목표다."역시 두산 베어스의 선택은 김택연(18·인천고)이었다.김택연은 14일 서울 중구 소공동 웨스턴조선호텔에서 열린 2024 KBO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2순위로 두산에 지명됐다. 두산이 김택연을 지명할 건 일찌감치 예견된 일이었다. 김택연은 장충고 왼손 투수 황준서와 함께 진작부터 '빅2'를 형성했다. 특히 이달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2023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에 출전해 전국에 이름을 알렸다. 5연투로 논란을 샀지만, 6경기 16이닝 2승 평균자책점 0.88의 활약 또한 뛰어났다. 대한민국 대표팀의 동메달을 이끌며 대회 올 월드 팀(베스트 9)에도 이름을 올렸다.고교 리그 성적도 뛰어났다. 올해 13경기 출전해 64와 3분의 1이닝 7승 1패 평균자책점 1.13을 남겼다. 최고 150㎞/h에 육박하는 강속구는 당장 1군에서도 통할 수 있다는 평가다. 지난 2021년까지 7년 연속 한국시리즈(KS)에 진출했던 두산으로서도 모처럼 지명한 최대어였다. 두산은 그동안의 갈증을 풀기라도 하는듯 미리 이름까지 넣어 준비한 유니폼을 그에게 입혔다. 김태룡 감독은 그를 두고 "빠르면 2~3년 안에 두산의 스토퍼로 성장할 것이라 기대하고 지명했다"고 평가했다.지명 후 취재진과 만난 김택연은 "두산 유니폼이 나랑 잘 어울리는 것 같다. 주변에서도 그렇게 말해줘 기분 좋다. 이름을 새겨주실 줄 몰랐다. 이렇게 신경써주셔서 정말 감사드린다. 감동 받았다.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더 열심히 해야 될 것 같다"고 기뻐했다.김택연은 "지금까지는 롤모델 같은 걸 말해왔다. 아마추어이니 따라가기 위해 말했다. 이제는 나도 똑같은 프로 선수라고 생각하고, (후배) 아마추어 선수들이 보고 배울 수 있는 선수가 될 수 있게 하겠다. 제2의 누군가가 아닌 제1의 김택연이 되겠다"고 포부를 전했다. 다음은 김택연과의 일문일답.-(최근 5연투 논란으로) 팬분들이 궁금해할 것 같다. 최근 컨디션은 어떤가."(대회가 끝난 후) 집에서 푹 쉬어 거의 다 회복된 상태다. 멀쩡하다."-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에서 (고생한 것 말고도) 좋은 기억도 많았을 거 같다."동메달 결정전에서 잘 던졌고, 팀원들도 다 잘 도와줘 동메달을 따고 귀국한 게 가장 기억에 남는다. (무리한다는 주변의) 이야기도 들었지만, 감독님이나 트레이닝 코치님이 항상 관리를 잘 해주셨다. 상태가 어떤지 항상 물어봐주셨다. '안 될 것 같으면 항상 바로 말해라, 조금이라도 무리가 되면 말해라'고 하셨다. 나도 던질 때 무리가 왔다고 느낀 건 없다. 내 임무니까, 국가대표니까 열심히 던지려 했다."-구단에서 본인의 이름이 새긴 유니폼을 만들어왔다."처음 입었을 때 내가 봐도 잘 어울리는 것 같았다. 친구들도 모두 다 잘 어울린다고 해줬다. 이름을 새겨주실 지는 나도 몰랐다. 하나하나 신경 써주셔서 정말 감사드린다. 나를 생각해 이렇게 제작해주셔서 감동 받았다. 그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더 열심히 해야겠다."-평소 두산에 대해 어떻게 생각했나."원래부터 워낙 야구를 잘 하는 팀이다. 항상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를 보면 두산이라는 팀이 올라가 있었다. 나도 그 멤버에 낄 수 있도록 하고 싶다. 바로 내년부터 시합에서 뛸 수 있도록 준비를 잘 해야겠다. 그 팀에 어울릴 수 있도록 잘 준비해야 하겠다."-김태룡 단장은 "구단의 스토퍼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는데."팀의 핵심 선수, 팀을 대표하는 스타 플레이어가 되는 게 내 목표다. 단장님께서 그렇게 말해주신 만큼 거기에 맞게 하기 위해 남은 시간 열심히 준비하겠다. 내년 바로 잠실 마운드에서 뛸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롤 모델은."지금까지는 항상 롤 모델을 말해왔다. 아마추어 선수니까 따라가기 위해 말했다. 이제는 나도 똑같은 프로 선수라고 생각하고, 후배 아마추어 선수들이 보고 배울 수 있는 선수가 되도록 생각을 바꿨다. 제2의 누군가가 아닌 제1의 김택연이 되고 싶다."-보직 희망은 마무리 투수인지."항상 구원 투수가 될 거라 생각했는데, 이번 대만 대회 때 길게 던져보니 무리가 없었다. 스태미나는 기본적으로 자신 있다. 선발이나 불펜 가리지 않고 보직은 어디나 다 자신 있다." -황준서와 대표팀을 같이 갔고, 탑2로 계속 평가를 받았다."준서와는 워낙 친하다. 내가 준서에게 '네가 1번 갈 거다'라고 했다. 준서는 워낙 잘하고, 희소성도 있고, 자기 게 확실한 친구다. 서로 칭찬도 많이 했고 친구로 잘 지내왔다. 서로 응원도 많이 한다. 준서가 지명됐을 때 축하도 많이 해줬다. 이제는 동료지만 내일은 적이다. 만난다면 이길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상대해보고 싶은 타자는."SSG 랜더스 최정 선배님이다. 어릴 때부터 최정 선배님을 많이 보고 자랐다. 한국의 레전드고, 프로에 가면 승부해야 할 타자다. 한 번은 승부해보고 싶다. 처음 야구를 볼 때 최정 선배님을 보고 동기 부여를 받곤 했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3.09.14 21:45
프로야구

드래프트 이변 없었다…황준서·김택연 전체 1·2순위 한화·두산행

장충고 왼손 투수 황준서(18)가 프로야구 신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한화 이글스 유니폼을 입었다.한화는 14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2024 KBO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1순위로 황준서를 지명했다. 손혁 한화 단장은 "구단 스카우트들이 1년 내내 추천했다. 아시다시피 여기 있는 모든 분이 원하는 투수가 아닐까 생각한다. 미래가 되면 더 원할 투수"라고 말했다. 2024 신인 드래프트는 전면 드래프트 방식(총 11라운드)으로 진행됐다. 2022년 구단 순위 역순으로 지난해 리그 최하위에 머문 한화가 전체 1순위 지명권을 행사했다.황준서는 일찌감치 한화행이 유력했다. 고교 랭킹 1·2위를 다툰 오른손 투수 장현석(마산용마고)이 지난 8월 미국 메이저리그(MLB) LA 다저스 구단과 계약한 뒤 '최대어'로 분류됐다. 140㎞ 후반대 직구에 수준급 슬라이더와 커브를 던진다. 올 시즌 고교리그 성적은 15경기 6승 2패 평균자책점 2.16이다. 최근 막을 내린 18세 이하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에서 김택연(인천고)이 호투하며 1순위 대항마로 떠올랐지만, 한화는 황준서의 가치를 더 높게 평가했다. 황준서는 지명 뒤 "아직 믿기지 않는다. 손발이 다 떨릴 정도로 기쁘다"고 말했다. 한화는 2022 신인 1차 지명 문동주, 지난해 1라운드 전체 1순위 김서현에 이어 황준서까지 품어 투수 뎁스(선수층)를 강화했다.오른손 투수 김택연은 전체 2순위로 두산 베어스 유니폼을 입었다. 김택연은 18세 이하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에서 대표팀 에이스로 맹활약했다. 6경기에 등판해 평균자책점 0.88(16이닝)을 기록했다. 특히 미국과 동메달 결정전에서 7이닝 2피안타 9탈삼진 무실점 역투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올해 고교리그 성적은 7승 1패 평균자책점 1.13이다. 236타자를 상대해 사사구 10개(탈삼진 97개)만 내줄 정도로 제구가 빼어나다. 이닝당 출루허용(WHIP)이 0.66으로 황준서(1.04)보다 더 낮다. 김태룡 두산 단장은 "김택연은 봄부터 이번 대회까지 꾸준했다. 부상도 없고 컨트롤(제구) 좋고 스피드도 유지했다. 앞으로 빠르면 2~3년 안에 스토퍼(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투수)로 성장할 거로 생각해 지명했다"고 말했다. 김택연은 "어렸을 때부터 꿈꿔온 자리인데 두산에 뽑혀 너무 영광스럽고 기분 좋다"며 "부족한 점도 많고 배울 점도 많은데 하루빨리 성장해 잠실마운드에서 공 던질 수 있게 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전체 3순위 롯데 자이언츠는 투타 겸업 가능성이 있는 경북고 전미르를 지명했다. 이어 삼성 라이온즈가 장충고 투수 육선엽, NC 다이노스가 휘문고 투수 김휘건, KIA 타이거즈가 강릉고 투수 조대현을 차례로 호명했다. 이번 신인 드래프트는 고교 졸업 예정자 782명 포함 총 1083명이 지원, 110명이 프로 유니폼을 입었다.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3.09.14 15:59
프로야구

[드래프트] '황준서 한화행' 두산, 전체 2순위로 김택연 택했다

2024년 KBO(한국야구위원회) 신인 드래프트의 주인공은 역시 청소년 대표팀의 좌·우 에이스였다.인천고 김택연(18)이 14일 서울 중구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2024년 KBO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2순위로 두사 베어스에 지명됐다. '고교 최대어' 장현석(19·마산용마고)이 미국 메이저리그(MLB) LA 다저스와 계약으로 빠진 상황. 황준서(18·장충고)와 함께 전체 1·2번을 나눠가질 것이라는 예상대로였다.김택연은 이달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2023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에 출전해 전국에 이름을 알렸다. 5연투로 논란을 샀지만, 6경기 16이닝 2승 평균자책점 0.88의 활약 또한 뛰어났다. 대한민국 대표팀의 동메달을 이끌며 대회 올 월드 팀(베스트 9)에도 이름을 올렸다.고교 리그 성적도 뛰어났다. 올해 13경기 출전해 64와 3분의 1이닝 7승 1패 평균자책점 1.13을 남겼다. 최고 150㎞/h에 육박하는 강속구는 당장 1군에서도 통할 수 있다는 평가다. 당초 올 봄까지만 해도 전체 1·2번으로 장현석과 황준서가 꼽혔다. 그러나 장현석이 청룡기를 마친 후 빠르게 다저스와 계약을 발표했고, 김택연이 고교 리그와 청소년 대표팀에서 주가를 올리며 판도를 바꿨다. 두산의 선택을 받아냈다.김태룡 두산 단장은 김택연을 지명 후 단상에 올라 그에게 미리 이름을 새겨온 유니폼을 입혔다. 김 단장은 "여러 선수들을 봄부터 추적해왔지만, 김택연은 봄부터 이번 대만 청소년 대회까지 꾸준함을 보여줬다. 꾸준하게 부상 없이 컨트롤 좋고 구속을 유지했다. 빠르면 2~3년 안에 두산의 스토퍼로 성장할 것이라 기대하고 지명했다"고 설명했다.김택연은 "어릴 때부터 꿈꿔왔던 자리에 두산이라는 좋은 구단에 뽑히게 돼 너무 영광스럽고 기분 좋다"며 "어제 밤에는 최대한 생각하지 않으려 했는데 긴장되고 설레어 잠이 잘 안 왔다. 그래도 잘 잤다"고 웃었다.김택연은 "(이름이 새겨진 유니폼을 챙겨줘) 너무 영광스럽다. 더 기대에 부응해야겠다"면서 "아직 부족한 점도 많고 배울 점도 많지만, 하루 빨리 성장해서 잠실 마운드 위에서 공을 던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3.09.14 14:18
프로야구

'황준서, 조대현, 이승민 포함' KBSA, 청소년 대표팀 명단 발표

이영복 충암고 감독이 이끄는 청소년대표팀 선수단 명단이 결정됐다.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KBSA)는 18일 제31회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18세 이하)에 참가할 선수단 명단을 발표했다.KBSA는 "16일 경기력향상위원회 회의를 개최, 문용수 율곡고야구단 감독(수석 코치), 김인철 청주고 감독(투수 코치), 석수철 군산상일고 감독(야수 코치)을 각 분야별 코치로 선임했다. 포지션 별로 투수 9명, 포수 2명, 내야수 5명, 외야수 4명 총 20명의 선수를 최종 엔트리로 선발했다"고 전했다.이번 청소년 국가대표 선수단에는 올해 고교야구를 대표하는 스타 선수들이 대거 출전한다. 신인 드래프트 최대어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좌완 에이스 황준서, 그와 원투 펀치를 이루는 육선엽(이상 장충고) 투타 겸업으로 화제를 모은 조대현(강릉고) 전미르(경북고) 그리고 김택연(인천고) 등이 마운드를 꾸린다. 야수진에서는 이병규 현 삼성 라이온즈 수석코치의 아들 이승민(휘문고)과 월드파워쇼케이스에서 우승한 이상준(경기고) 등이 이름을 올렸다. 오는 9월1일부터 10일까지 대만 타이베이와 타이중에서 열리는 이번 대회에는 12개국이 참가한다.한국은 A조에 편성돼 대만, 멕시코, 푸에르토리코, 호주, 체코와 예선 라운드를 치른다. B조는 미국, 일본, 베네수엘라, 파나마, 네덜란드, 스페인으로 편성됐다.예선 라운드 상위 3팀에 들어야 슈퍼 라운드에 진출할 수 있다. 예선 라운드 상대전적(2경기)과 슈퍼 라운드 성적(3경기)을 합산한 종합 성적 최종 상위 2팀이 결승전에 진출한다.KBSA는 2008년 캐나다 에드먼튼 대회 이후 15년 만의 정상 탈환을 꿈꾸고 있다. 협회는 다음달 말 선수단을 소집해 국내 강화훈련을 통해 팀 전력을 향상시킨 후 대만으로 출국할 예정이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3.07.18 16:32
메이저리그

한때 오타니 라이벌이었는데, 돌파구가 안 보여···벌써 5패, ERA 12.62로 치솟아

후지나미 신타로(오클랜드 애슬레틱스)가 벌써 시즌 5패째를 당했다.후지나미는 18일 미국 링센트럴 콜리세움에서 열린 2023 미국 메이저리그(MLB)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홈 경기 8회 구원 등판해 3분의 2이닝 동안 1피안타 2볼넷 2실점으로 패전을 기록했다. 후지나미는 시즌 1승 5패를 기록했다. 평균자책점은 12.24에서 12.62로 더 나빠졌다. 후지나미는 3-3 동점이던 8회 초 2사 2, 3루에서 구원 등판해 4번 타자 크리스티안 워커를 삼진 처리하고 급한 불을 껐다. 하지만 9회 초 무너졌다. 선두타자 루어데스 구리엘 주니어에게 2루타를 내준 후지나미는 1사 후 고의4구와 볼넷으로 만루 위기를 자초했다. 그러자 오클랜드 벤치는 마운드를 아드리안 마르티네스로 교체했다. 이후 두 명의 승계 주자가 홈을 밟아 모두 후지나미의 자책점이 됐다. 애리조나는 3-5로 졌다. 후지나미는 고교 시절 오타니(LA 에인절스)와 최고의 유망주 투수로 이름을 날리며 라이벌 구도를 형성했다. 2012년 일본 청소년 대표팀의 '원투펀치'로 서울에서 열린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에 출전하기도 했다. 후지나미는 명문 한신 타이거스 입단 후 3년 연속 10승 이상을 거뒀으나 이후 성적이 떨어졌다. 오타니와의 격차도 점점 벌어졌다. 후지나미는 일본 무대에서 57승 54패 평균자책점 3.41을 기록한 뒤 비공개 경쟁입찰(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올해 MLB 진출에 성공했다. 다만 1년 325만 달러(43억원) 계약에 합의, 좋은 조건은 아니었다. 후지나미는 시범경기에 5차례 등판해 3승 평균자책점 3.86을 기록하며 기대감을 모았다. 하지만 개막 후 4차례 선발 등판에서 모두 패전을 기록했다. 총 4경기에서 16이닝을 던지는 동안 24실점(평균자책점 14.40) 했다. 구원 투수로 보직을 바꾼 뒤에도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불펜 등판 시 평균자책점도 11.17(1승 1패)로 높다.후지나미는 이닝당 1개에 가까운 볼넷을 허용하고 있다. 이닝당 출루허용률(WHIP)은 2.14다.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에 속한 오클랜드는 MLB 30개 팀 가운데 최저 승률(0.222, 10승 35)을 기록하고 있다. 이날 오클랜드 홈구장을 찾은 총관중은 고작 4159명이었다.이형석 기자 ops5@edaily.co.kr 2023.05.18 15:02
프로야구

소형준·사사키 다시 만난 괴물루키, 한일전 리턴매치 성사될까

한·일 괴물루키의 리턴매치가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성사될까. 한국의 괴물루키 소형준(22·KT 위즈)과 일본의 사사키 로키(22·지바롯데 마린스)가 4년 만에 국제대회에서 다시 만난다. 두 선수는 지난 2019년 부산 기장에서 처음 만났다. 그해 열린 제29회 U-18(18세 이하)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이하 U-18 월드컵) 슈퍼라운드 한일전에서 선발 맞대결을 펼쳐 소형준이 판정승을 거둔 바 있다. 주목은 사사키가 더 많이 받았다. 고등학생의 나이에 160km에 가까운 강속구를 뿌리며 화제를 모았다. 하지만 결과는 달랐다. 사사키는 경기 도중 오른쪽 가운데 손가락 물집 부상으로 19구 만에 조기 강판됐다. 반면, 소형준은 6⅔이닝 2실점으로 호투하면서 제 몫을 다하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부상에서 희비가 엇갈렸다. 그로부터 4년 뒤, 두 선수는 각 리그를 대표하는 선수로 성장해 국가대표에서 재회했다. 오는 3월 열리는 WBC의 한일 대표팀 명단에 이름을 올리면서 4년 만의 재회를 앞두고 있다. 한국과 일본은 본선 1라운드 B조에 속해 오는 3월 10일 맞대결을 펼친다. 두 선수의 대결도 이뤄질 수 있다. 사사키는 4년 전의 아쉬움을 WBC에서 설욕하고자 하는 의지가 강하다. 사사키는 지난 14일 일본 매체 스포츠호치와의 인터뷰에서 “(부상으로 조기 강판돼) 팀에 힘이 되지 못한다는 답답함이 있었다”고 4년 전을 회상한 뒤, “이번(WBC)에는 그럴 일이 없도록 잘 준비하겠다”라며 WBC에 나서는 각오를 전한 바 있다. U-18 월드컵 이후 사사키는 무섭게 성장했다. 2021년 일본프로야구(NPB)에 데뷔한 사사키는 최고 164km에 달하는 포심 패스트볼과 무려 150km가 찍히는 포크볼을 자유자재로 구사하면서 일본 최고의 투수로 거듭났다. 지난해에는 20경기에서 9승 4패 평균자책점 2.02로 호투하면서 NPB 최연소 퍼펙트게임을 달성하기도 했다. 한국으로선 여간 까다로운 상대가 아니다. 하지만 소형준도 KBO리그 성인 무대에서 4시즌을 활약하며 성장을 거듭했다. 데뷔해부터 두 자릿수 승수(13승)를 거두며 팀의 창단 첫 가을야구와 신인왕 두 마리 토끼를 잡은 소형준은 3년차인 2022시즌 다시 한번 두 자릿수 승수(13승)와 3점대 평균자책점(3.05)을 기록하며 리그 최고의 투수로 성장했다. 한국 최고의 유망주에서 리그를 대표하는 괴물루키로 성장한 이들의 리턴매치는 어떻게 펼쳐질까. 다만, 사사키가 11일 체코전 선발 출격이 유력해지면서 두 선수가 본선 1라운드에서의 만날 가능성은 다소 줄어들었다. 본선 1라운드 이후 두 선수가 다시 만나는 경기는 결승전 뿐이다. 숙명의 한일전 1차전 이후 대망의 결승전에서 두 선수의 리턴매치가 성사될지 두고 볼 일이다. 윤승재 기자 yogiyoon@edaily.co.kr 2023.02.21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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