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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리그

4626억원 최고 몸값 하나, 야마모토 사이영상 모의투표서 NL 1위로 뽑혔다

야마모토 요시노부(LA 다저스)가 사이영상 1차 모의투표에서 내셔널리그(NL) 1위를 차지했다. 메이저리그 공식홈페이지 MLB닷컴은 13일(한국시간) 양대리그 사이영상 1차 모의투표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투표에는 총 37명의 전문가가 참가했고, 1위(5점) 2위(4점) 3위(3점) 4위(2점) 5위(1점)으로 점수를 차등 분배해 순위를 정했다. 야마모토는 1위표 22장을 받아 NL 1위로 뽑혔다. 야마모토는 올 시즌 8경기에 등판해 4승 3패 평균자책점 1.80을 기록하고 있다. 이번 시즌 처음으로 5일 휴식 후 등판했던 지난 9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전에서 5이닝 6피안타 5실점 부진으로 MLB 유일의 0점대 평균자책점이 무너졌다. 그러나 여전히 NL에선 평균자책점이 1위다. MLB닷컴은 "야마모토는 이닝당 출루허용률이 0.98, 피안타율이 0.188로 낮다"라며 "특히 야마모토의 스플리터는 피안타율 0.086, 삼진율 45%로 거의 치기 어렵다"라고 높이 평가했다. 12년 총 3억 2500만 달러(4626억원)에 계약한 야마모토는 빅리그 두 번째 시즌에 사이영상 강력한 후보로 언급되며 몸값에 걸맞은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피츠버그 파이리츠 투수 폴 스킨스(3승 4패 평균자책점 2.63)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로건 웹(4승 3패 평균자책점 2.60)이 각각 1위 표 3장 씩을 받아 2~3위에 올랐다. 아메리칸리그(AL)에선 지난해 만장일치로 사이영상을 수상한 타릭 스쿠발(디트로이트 타이거즈)이 가장 많은 1위표 19장을 받았다. 스쿠발은 올 시즌 8경기에서 4승 2패 평균자책점 2.08로 호투 중이다. MLB닷컴은 "스쿠발은 지난해 투수 트리플 크라운과 만장일치 AL 사이영상을 수상했을 때만큼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주진 못했지만, (1차 모의투표에서) 강력한 지지를 받을 만큼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라고 평가했다. 2위는 8경기에서 6승 무패 평균자책점 1.05를 기록 중인 맥스 프리드(뉴욕 양키스)가 차지했다. 프리드는 13명으로부터 1위표를 얻었다. 이형석 기자 2025.05.14 03:31
메이저리그

SF 이정후, 신인왕 레이스서 9위…“헛스윙·삼진율 상위 1% 인상적”

미국프로야구(MLB) 내셔널리그(NL)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외야수 이정후가 한 매체 선정 신인왕 레이스에서 9위에 이름을 올렸다. 같은 데뷔 시즌을 보내고 있는 일본인 투수 이마나가 쇼타(시카고 컵스)와 야마모토 요시노부(로스앤젤레스 다저스)는 톱3에 포함됐다.스포츠 매체 디애슬레틱은 11일(한국시간) NL 신인왕 레이스 톱10을 공개했다. 매체는 “NL 신인왕 레이스에는 국제적 경험이 있는 베테랑 선수들이 등장한다. 컵스의 이마나가는 일본 프로야구(NPB)에서 8년의 경력을 가진 30세 베테랑으로, NL 신인왕 레이스 선두다. 진정한 신인으로는 제러드 존스(피츠버그 파이어리츠) 카일 해리슨(샌프란시스코)이 두각을 드러냈고, 잭슨 메릴(샌디에이고 파드리스)과 마이클 부시(시카고)가 포지션 내에서 존재감을 뽐냈다”라고 짚었다.매체가 평가한 신인왕 레이스 1순위는 이마나가였다. 이마나가는 7번의 선발 등판에서 5승을 기록하며 평균자책점(ERA) 1.08 이닝당 출루허용률(WHIP) 0.816을 기록했다. 매체는 “이마나가의 포심 패스트볼(직구)의 피안타율은 0.140에 불과하며, 스플리터는 0.214에 달한다”라고 조명했다.2위는 존스가 차지했으며, 3위에는 또 다른 일본인 투수 야마모토가 이름을 올렸다. 매체는 “야마모토는 한국에서의 시즌 첫 선발 등판에서 1이닝 만에 강판당했다. 하지만 그는 8번의 선발 등판에서 ERA 2.79를 기록했고, 42이닝 동안 47개의 삼진을 잡았다. 이정후는 9위에 이름을 올렸다. 매체는 ”이정후는 타율 0.262 출루율 0.310을 기록했고, 중견수에서 평균 이상의 수비를 기록했다. 그는 현재 6경기 연속 안타를 기록했고, 팀 내 공동 안타 선두를 기록했다. 가장 인상적인 점은, 그가 헛스윙과 삼진 비율이 가장 낮은 것“이라고 짚었다. 이정후는 헛스윙 비율과 삼진율 순위에서 모두 4위를 기록, 까다로운 타자로 인정받고 있다. 비율로 따지만 상위 1%에 달하는 헛스윙 비율과 삼진율이다. 송구 능력은 상위 3%, 스프린트는 16%다.다만 지난 9일 콜로라도 로키스전에서 발에 파울 타구를 맞은 뒤, 통증으로 인해 2경기 연속 벤치를 지켰다. 당시 이정후는 8회 상대 오른손 투수 제이크 버드의 싱커를 받아쳤는데, 타구가 자신의 오른발을 직격했다. 해당 타석에선 좌익수 플라이, 이후 9회 초 수비에 나선 바 있다. 밥 멜빈 샌프란시스코 감독은 ”내일이나 모레에 돌아올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우중 기자 2024.05.11 12:03
메이저리그

[송재우의 포커스 MLB] MLB 시범 경기에서 '인상적인' 선수들

올해 메이저리그(MLB)는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리는 LA 다저스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서울 시리즈(3월 20~21일)'로 정규시즌 막을 올린다.현재 MLB에선 겨우내 갈고닦은 기량을 점검하는 시범경기 일정이 한창 진행 중이다. 며칠 전 미국의 한 MLB 애널리스트가 시범경기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펼친 선수와 '신병기'를 소개했는데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이름도 포함돼 눈길을 끌었다. 올해 MLB에서 주목받는 선수는 누가 있을까.선두 주자는 지난해 20승을 기록한 스펜서 스트라이더(애틀랜타 브레이스)이다. 현지에선 스트라이더가 새롭게 장착한 커브에 비상한 관심이 쏠린다. 스트라이더는 지난해 탈삼진율이 36.8%로 1위. 탈삼진의 95%를 포심 패스트볼과 슬라이더 조합으로 잡아냈는데 여기에 커브를 추가, 투구 레퍼토리를 확장하고 있다. 그의 진화가 어디까지 이어질지 흥미롭다.브라이스 밀러(시애틀 매리너스)도 눈여겨볼 선수다. 지난해 데뷔한 밀러는 인상적인 빠른 공으로 눈도장을 찍었다. 시즌 성적은 8승 7패 평균자책점 4.32. 밀러는 오른손 타자 상대 피장타율이 0.315로 리그 최상위권이었다. 다만 왼손 타자 상대 피장타율이 0.558로 MLB 투수 중 뒤에서 두 번째였다. 그런 그가 왼손 타자를 극복하기 위한 비장의 무기로 스플리터를 장착하고 있다. 100마일(160.9㎞/h) 파이어볼러 헌터 그린(신시내티 레즈)도 변화 중이다. 그린의 공은 빠르지만 움직임이 작았다. 변화구는 슬라이더 비중이 워낙 높았다. 올겨을 그는 스플리터와 커브를 배합, 타자를 현혹할 준비를 하고 있다. 만약 투구 레퍼토리가 확장되면 타자 입장에선 그야말로 공포의 대상이 될 전망이다.디트로이트 타이거스 '원투 펀치' 케이시 마이즈와 타릭 스쿠발은 포심 패스트볼 구위를 끌어올렸다. 토미존 서저리(팔꿈치 인대접합 수술)에서 회복된 마이즈는 평균 구속이 95.4마일(153.5㎞/h)로 빨라졌고 무브먼트 역시 향상했다고 한다. 스쿠발은 평균 97.4마일(156.8㎞/h), 최고 99마일(159.3㎞/h)의 빠른 공을 앞세워 시범경기 5이닝 1피안타 무실점 쾌투 중이다. 3이닝 동안 무려 14번의 헛스윙을 유도, 탈삼진(8개)과 볼넷(1개)의 비율이 이상적이다. 마지막으로 주목할 선수는 이정후다. 이정후는 KBO리그에서 좋은 모습을 보였지만 MLB 무대에선 '미스터리 박스'라는 꼬리표를 달고 첫발을 내디뎠다. 그런데 시범경기에서 타구 스피드 109.7마일(176.5㎞/h)짜리 홈런으로 이목을 끌었다. 이는 호세 알투베(휴스턴 애스트로스) 댄스비 스완슨(시카고 컵스) 브라이슨 스톳(필라델피아 필리스)을 비롯해 쟁쟁한 빅리그 타자들도 지난해 해내지 못한 타구 속도였다.이정후는 빅리그에 연착륙 중이다. 시범경기지만 기대 이상의 타격 성적과 선구안 그리고 스피드, 흠잡을 곳 없는 수비 능력까지 보여주며 오버 페이(1억1300만 달러, 1492억원) 지적을 잠재우고 있다. 본경기는 아직 시작하지 않았지만, 미국 진출 첫해 1번 타자와 중견수라는 공수 중책을 맡아 생각보다 빠른 적응력으로 정규 시즌 기대를 높이고 있다.메이저리그 해설위원정리=배중현 기자 2024.03.13 08:43
일본야구

[레인보우 리포트] 완벽하다고? '홈런왕' 무라카미도 약점은 있다

한국 야구 대표팀이 '역대급' 천재 타자 무라카미 무네타카(23·야쿠르트 스왈로스)를 이겨낼 수 있을까.무라카미는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와 함께 이번 일본 대표팀에서 가장 완벽한 타자로 꼽힌다. 그는 지난 시즌 0.318의 타율과 56홈런 134타점을 기록하며 일본프로야구(NPB)의 역사를 새로 썼다. 한국 대표팀이 1라운드에서 만날 상대 중 가장 위협적인 존재로 꼽을 만하다.지난해 그가 세운 56홈런은 1964년 오 사다하루가 세운 일본인 타자 최다 기록(55개)을 58년 만에 경신한 신기록이다. NPB 전체 2위를 기록한 야마카와 호타카와 격차가 15개에 달했고, 센트럴리그 2위 오카모토 가즈마와 차이는 26개에 이른다. 무라카미는 8.7타수당 1홈런을 때려냈는데, 이는 NPB 평균 기록(43.7타수당 1홈런)의 5배에 달하는 수치다. 다소 큰 체구의 외면과 달리 무라카미는 발도 제법 빠르다. 지난해 12도루(센트럴리그 8위)를 기록했는데, 50홈런 10도루를 달성한 건 1950년 고즈루 마코토(51홈런 28도루) 이후 72년 만이다. 수비를 제외한 모든 부분에서 완벽에 가깝다.타격 세부 성적을 살펴봐도 빈틈이 좀처럼 보이지 않는다. 무라카미는 지난해 직구 상대로 0.365의 타율을 기록한 데 이어 슬라이더 상대 0.339, 커브볼 상대 0.324로 고른 성적을 보여줬다. 왼손 타자인 그를 상대로 왼손 투수를 내는 전략도 크게 유효하지 않다. 오른손 투수에게 타율 0.322 OPS(출루율과 장타율의 합) 1.187을 기록한 그는 왼손 투수에게 오히려 타율 0.359 OPS 1.242로 더 막강했다. 정말로 무라카미 상대로 탈출구는 없는 걸까.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은 있다고, 그에게는 아주 단순한 약점이 하나 있다. 바로 스트라이크 존에서 낮게 빠져나가는 유인구 대응이다.무라카미의 타격 존별 기록을 보면 이 점이 크게 드러난다. 그는 왼손 투수를 상대로는 바깥쪽 낮은 공에 대해 약점을 드러냈다. 기본적으로 브레이킹볼에 강하더라도 스트라이크 존으로 오는 것처럼 보이다가 존 바깥으로 흘러 나가는 공은 골라내지 못하곤 했다. 지난해 해당 코스로 날아온 공에 대한 타격 기록은 8타수 무안타였고, 삼진을 6개나 당했다. 오른손 투수에 대해서는 이 기록이 더 뚜렷하게 나타난다. 직구나 브레이킹 볼 계열에는 강해도 포크볼이나 스플리터, 체인지업 등 아래로 떨어지는 오프스피드(off-speed) 계열의 구종으로 넘어가면 확연히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특히 포크볼에 대한 세부 성적은 34타수 4안타(2홈런) 12삼진으로, 삼진율이 29.3%에 달했다. 스플리터 역시 삼진율 36.0%로 쉽게 공략하지 못했다. 무라카미의 지난 시즌 삼진율이 20.9%였던 것을 고려하면 대부분의 삼진이 오프스피드 계열 구종을 공략하지 못해 나왔다는 걸 확인할 수 있다.오른손 투수에게는 한 가지 더 무기가 있다. 무라카미의 지난 시즌 상대 헛스윙 히트맵을 다시 살펴보면 스트라이크존 상단으로도 헛스윙이 자주 나온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높은 존에서 강점을 보이는 공은 직구뿐이다. 즉 하이 패스트볼은 무라카미를 공략하는 열쇠가 될 수 있다. 실제로 무라카미는 지난해 직구를 상대로 커터 다음으로 높은 타율을 기록했지만, 삼진율에서는 20.5%로 삼진율도 가장 낮았던 커터(9.1%)와 달리 평범한 수치를 보였다. 이로 유추해본다면 무라카미는 스트라이크존으로 들어오는 직구는 자비 없이 때려내지만, 존보다 높게 던져 헛스윙을 유도하는 하이 패스트볼을 마주한다면 그 목적에 맞게 헛스윙을 휘둘러준다고 이야기할 수 있을 것이다.실제로 무라카미 무네타카를 스카우팅한 메이저리그(MLB) 통계 사이트 팬그래프닷컴은 "무라카미는 스트라이크 존 위로 날아오는 하이 패스트볼에 취약한 점을 보인다. 하이 패스트볼이 날아올 때마다 헛스윙을 돌리는 모습이 눈에 띄게 보인다"며 "이 점은 그가 MLB에 진출했을 때, 빠른 공을 상대하는 때가 온다면 부정적인 이슈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무라카미가 MLB에서 실패할 수 있는 위험 요인 중 하나로 보인다”고 지적했다.이번 대회 일본 대표팀은 역대 대회 중 최강의 전력을 갖춘 로스터라고 평가받는다. 무라카미는 그중에서도 핵심 전력으로 꼽힌다. 지난 7일 연습경기에서 6번 타자로 나서긴 했지만, 본선에서는 요시다 마사타카, 라스 눗바 등 다른 메이저리거들을 제치고 분명 4번 타자 자리를 차지할 가능성이 크다.그런 무라카미가 아무리 천재 타자라고 불린다 한들 분명히 허점은 존재한다. 지나치게 공격적인 투구를 하다 실투가 들어가면 위험하겠지만, 하이 패스트볼과 떨어지는 오프스피드 계열의 유인구, 왼손 투수의 슬라이더 유인구에 집중한다면 공략해볼 만하다. 구사하는 구종의 커맨드 완성도가 전반적으로 높고 체인지업이 주 무기인 고영표(KT 위즈)가 그렇다. 고영표는 호주전 선발이 예정됐지만, 그와 같은 유형이라면 무라카미의 약점에 정확히 대응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물론 무라카미 말고도 일본 대표팀에는 경계해야 할 타자들이 매우 많다. 위에서 언급한 요시다와 오타니, 눗바는 물론이고 2019 프리미어 12와 2020 도쿄 올림픽에서 연속으로 대한민국을 무너뜨린 야마다 테츠토도 있다. 하지만 역시나 무라카미가 팀의 클린업 히터를 맡는 만큼, 무라카미를 잡아낼 수 있다면 일본 대표팀 타자들을 공략하는데 그나마 수월하지 않을까. 무라카미를 포함한 일본 대표팀을 상대로 분투할 대한민국 대표팀의 건투를 빈다.김동민 SPOTV 메이저리그 분석원 2023.03.09 08:11
메이저리그

오타니 vs 저지...MLB 뒤흔드는 루스의 후계자들

올 시즌 미국 메이저리그(MLB)의 최대 화두는 아메리칸리그(AL) MVP(최우수선수) 경쟁이다. MLB 역사상 최고의 선수로 여겨지는 베이브 루스(1895~1948)의 두 후계자가 거인과 같은 행보를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역대급 홈런쇼 펼치는 저지 애런 저지(30·뉴욕 양키스)는 타격의 새 역사를 쓰는 중이다. 저지는 지난 21일(한국시간) 미국 뉴욕 양키스타디움에서 열린 피츠버그 파이리츠와 홈 경기에서 시즌 60호 홈런을 쏘아 올렸다. 이날 홈런으로 그는 MLB 역사의 상징이자 양키스의 상징인 루스의 기록과 나란히 섰다. 단일 시즌 60홈런은 MLB 역사상 6번째. 저지는 1961년 로저 매리스가 세운 양키스 최다 홈런(61개)까지 단 한 개만을 남겨두고 있다. 매리스의 기록 역시 사연이 깊다. 당시 그는 루스보다 많은 경기를 뛰어 기록을 깬 탓에 홈런 옆에 별표(*)가 붙어야 했고, 훗날 이 사연이 영화 '61*'로 만들어지기도 했다. 매리스의 기록은 깨끗하기에 더 의미 있다. 매리스의 61홈런은 새미 소사(1998년 66개·1999년 63개·2001년 64개) 마크 맥과이어(1998년 70개·1999년 65개), 그리고 MLB 역대 최다 기록인 2001년 배리 본즈의 73홈런과는 다른 대접을 받는다. 소사, 맥과이어, 본즈는 기록 달성 후 금지약물 복용 사실이 알려주면서 명예가 실추된 이들이다. 저지가 홈런을 두 개만 더한다면 매리스 이후 61년 만에 팀 기록을 경신한 것은 물론 '청정한 새 역사'를 MLB에 세우게 된다. 저지는 홈런만 많이 친 게 아니다. 25일 기준으로 타율 0.314 출루율 0.421 장타율 0.697 128타점 125득점까지 타격 전 부문에서 뛰어나다. 잰더 보가츠(보스턴 레드삭스)와 모 단위에서 경쟁하고 있는 타율을 비롯해 모두 AL 1위에 올라 있다. 타격 주요 타이틀(타율·홈런·타점) 3관왕을 의미하는 '트리플 크라운'은 물론 타격 6관왕이 눈앞이다. 저지의 리그 지배력도 역대급이다. 구장마다, 시즌마다 달라지는 득·실점 환경을 보정한 지표에서도 저지의 기록은 특별하다. 야구 통계 사이트 베이스볼 레퍼런스가 OPS(출루율+장타율)를 환경에 맞춰 리그 평균(100) 대비로 계산한 OPS+(조정 OPS)는 213에 달한다. 또 다른 통계 사이트 팬그래프가 wOBA(가중 출루율. 안타, 홈런, 삼진 등 타격 결과물의 기대 득점을 바탕으로 계산)에 기반해 리그 평균 대비로 계산한 wRC+(조정득점 생산력) 역시 209(이상 26일 기준)에 달한다. MLB.com에 따르면 1901년 이후 122년 MLB 역사에서 규정 타석을 채운 타자는 총 1만 3400명. 저지의 기록은 이들 중 OPS+ 25위, wRC+ 18위에 달한다. 1957년 테드 윌리엄스 이후 저지보다 압도적이었던 타자는 배리 본즈뿐이었다. 저지의 공헌도는 타격에 그치지 않는다. 주로 우익수로 출장했던 그는 올 시즌 중견수로도 팀 승리에 공헌하고 있다. 우익수로 뛴 이닝(443)보다 많은 이닝(626과 3분의 2)을 중견수로 나섰다. 뛰어난 타격에 준수한 수비 공헌도가 더해지면서 종합 성적표인 WAR(대체선수 대비 승리기여도) 또한 훌륭하다. 베이스볼 레퍼런스는 그의 WAR을 9.9로 산정했고, 팬그래프는 무려 10.7(역대 31위)로 평가했다. 2017년 아쉽게 수상을 놓쳤기에 올해 활약이 더 뜻깊다. 당시 저지는 타율 0.284 52홈런 128타점 127득점을 기록하며 AL 신인왕에 올랐다. 홈런·타점·득점 모두 1위를 기록했으나, MVP 경쟁에서 타격왕(타율 0.346)과 최다안타(204개) 타이틀을 차지한 호세 알투베(휴스턴 애스트로스)에게 밀렸다. 2m의 장신 저지와 대비되는 알투베(1m68㎝)는 꼴찌였던 팀을 우승으로 이끈 스토리로 사랑받았다. 그러나 후일 휴스턴이 전자기기로 사인을 훔쳤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알투베의 수상은 다소 빛을 잃었다. 이로 인해 저지가 '억울한 2위'로 평가받았는데, 5년 만에 MVP가 될 기회를 다시 잡았다. 유일한 업적 만드는 오타니 그런 저지도 독주하지 못하고 있다. 전년도 MVP 오타니 쇼헤이(28·LA 에인절스)의 활약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오타니 역시 루스의 후계자로 불린다. 루스는 양키스 시절 홈런의 상징이었지만, 이적하기 전인 보스턴 시절에는 왼손 에이스이자 홈런도 잘 치는 타자였다. 1919년 루스 이후 MLB에서 '투타 겸업' 선수는 사라졌다. 99년이 지난 2018년 일본 최고의 스타 오타니가 미국에 상륙, 투타 겸업으로 신인왕을 차지했다. 이어 부상에서 완전히 회복한 지난해 한 단계 더 발전했다. 타자로 타율 0.257 46홈런 100타점 103득점, 투수로 9승 2패 156탈삼진을 기록하면서 AL MVP를 수상했다. 2021시즌이 정점이 아니었다. 올해 오타니는 더 진화했다. 타자로 타율 0.270 34홈런 91타점 85득점, 투수로 14승 8패 평균자책점 2.47을 기록 중이다. 투·타를 합산한 WAR이 베이스볼 레퍼런스 기준 8.9, 팬그래프 기준 8.8을 기록 중이다. 저지에 이은 2위다. 타격 성적이 지난해만 못하지만, 대신 투수로서 성장세가 눈부시다. 지난 24일 미네소타 트윈스와 원정 경기에서 선발 등판한 그는 5이닝 동안 7탈삼진을 기록하면서 데뷔 후 처음으로 시즌 200탈삼진 고지를 넘었다. 지난해 39.9%였던 강한 타구 허용 비율(HardHIt%)은 34.4%로 감소했고, 삼진율(K%)은 29.3%에서 32.9%(리그 1위)로 올랐다. 투수로 진화한 배경에는 변화구 구사율 증가가 있다. 시속 100마일 강속구를 던지는 그는 지난해 직구(구사율 44.1%)를 중심으로 슬라이더(22%) 스플리터(18.3%) 커터(12.1%)를 고루 섞어 던졌다. 반면 올 시즌 직구 구사율을 29.6%로 크게 낮췄고, 슬라이더(37.3%)가 제1구종 자리를 차지했다. 기존 구종인 스플리터와 커터뿐 아니라 커브도 9.1%로 지난해(구사율 3.6%)에 비해 크게 늘었다. 한 시즌에서 30홈런과 200탈삼진을 동시에 달성한 건 MLB 역사상 그가 처음이다. 저지가 '역대급' 성적을 올렸다면 오타니는 '유일한' 업적을 이뤄내고 있다. 저지에 비해 다소 낮은 WAR 역시 논쟁의 대상이다. 통계 분석가로 잘 알려진 MLB.com의 마이크 페트릴료 기자는 "WAR은 MVP 수상 논의에서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지표다. 그러나 오타니 같은 투타 겸업 선수를 위한 지표는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오타니가 투수 WAR에 대부분 지명타자로 출전한 타자 WAR을 합산하는데 이 계산이 잘못됐다는 뜻이다. 팬그래프 기준 지명타자는 팀에 수비로 공헌하지 않아 풀 시즌 기준 17.5점을 상대에게 내준다고(2022년 오타니 기준 -15.2점) 평가받는다. 그러나 오타니는 야수보다 어려운 투수를 소화하는 만큼 감점하는 것이 부적합하다는 의미다. 페트릴료는 "오타니가 타자 WAR의 10%는 더 올려받아도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의 가설대로라면 오타니의 올 시즌 합산 WAR은 팬그래프 기준 9.18로 오르게 된다. 보정을 하더라도 두 선수의 성적은 꽤 차이가 난다. MLB.com이 정기적으로 진행하는 현지 기자들의 모의 투표에서도 저지가 1위를 꾸준히 지켜왔다. 가장 최근인 16일 투표에서는 저지가 1위표 50장 중 36장을 얻어 1위를 차지했다. 오타니는 남은 1위표 14장을 가져갔다. FA 되면 사상 최고 몸값 가능 두 사람의 활약은 곧 대형 계약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저지는 올 시즌 후 자유계약선수(FA) 권리를 행사한다. 지난겨울 양키스는 저지에게 7년 2억 1350만 달러(3000억원)의 계약을 제안했다. 그러나 저지는 9~10년 동안 연평균 3600만 달러(510억원)의 대형 계약을 원했다고 알려졌다. 양키스는 어느덧 30대에 접어든 그에게 그 돈을 지불하지 않았다. 그러자 저지는 엄청난 성적으로 자신의 가치를 증명했다. 1년 전 제안한 금액 이상의 계약이 맺어질 가능성도 크다. 오타니도 내년 시즌 후 FA를 맞이한다. 미국 '디애슬레틱'의 켄 로젠탈은 지난 6월 "에인절스가 스프링캠프에서 오타니의 에이전트와 연장 계약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고 전했다. 당시 양측의 대화에는 역대 최고 연봉(맥스 슈어저 4330만 달러·610억원)이 오갔다고 전해졌다. 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2.09.26 10:20
야구

오타니, 마구인 스플리터와 함께 돌아왔다 “손댈 수 없는 공”

미국 메이저리그(MLB) 오타니 쇼헤이(27·LA 에인절스)가 올 시즌 역대급 스플리터와 함께 부활했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은 29일(한국시간) “손댈 수 없는 공이 돌아왔다”며 오타니의 스플리터에 찬사를 보냈다. 매체는 “2018년 오타니가 스플리터로 55타수 2피안타 35탈삼진을 기억하는가”라며 “똑같은 일이 2021년 벌어지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라고 전했다. 올 시즌 오타니는 투타 모두에서 활약 중이다. 타율 0.284 장타율 0.636 7홈런의 타자로서는 물론 평균자책점 3.29에 9이닝당 탈삼진 15.15개의 투수로서도 압도적인 위력을 보여주고 있다. 스플리터는 올 시즌 투수와 타자로 모두 부활에 성공한 오타니의 성공 요인 중 하나다. 오타니의 스플리터는 현재까지 20타수에서 19타석 무안타(1볼넷)를 기록하고 있다. 단순히 치기 어려운 차원이 아니다. 19명의 타자 중 18명이 삼진을 당했다. 루리 가르시아(시카고 화이트삭스)를 제외하면 범타조차 만들어내지 못했다. 리그 전체로 봐도 오타니의 스플리터는 독보적이다. 20타수 이상으로 한정했을 때 오타니의 스플리터 삼진율은 90%(20타수 18탈삼진)로 2위인 더스틴 메이의 커브(67%)를 한참 웃돈다. 매체는 “오타니의 스플리터를 상대로 출루할 수 있던 타자는 당시 풀카운트 상황에서 제구가 흔들렸던 덕에 나간 지난해 아메리칸리그 MVP 호세 아브레유뿐이다”라며 “그런 운 좋은 사람은 더는 없었다”라고 전했다. 말 그대로 공략 불가다. 타자들이 공략을 시도했음에도 쳐내지 못하고 있다. MLB.com에 따르면 타자들은 오타니의 공을 총 23번 휘둘렀고 그중 헛스윙만 17번에 달했다. 범타는 물론 파울을 만들기조차 쉽지 않다. 삼진을 당한 18명의 타자 중 헛스윙 삼진도 15명에 달한다. 타자들이 신중해서도, 투수의 제구가 좋아서도 아닌 그저 스플리터의 구위로 타자를 제압했다는 의미다. 오타니의 스플리터가 기록한 헛스윙률 74%는 스윙 20번 이상을 끌어낸 구종 중 1위를 기록 중이다. (2, 3위는 모두 67%를 기록한 밀워키 코빈번스의 슬라이더와 체인지업) 빨라진 구속은 물론이고 포심 패스트볼과의 조합이 힘을 더했다. 오타니는 지난 비시즌 동안 드라이브 라인에서 교정을 통해 구위를 끌어올렸다. 덕분에 신인왕을 탔던 2018년 평균 87.3마일보다 2.5마일이 빨라진 평균 89.9마일(약 144.7㎞)의 스플리터를 구사할 수 있게 됐다. 23개의 스윙 스트라이크 중 11개가 90마일(약 144.8㎞) 이상일 정도로 빨라진 구속의 덕을 보고 있다. 지난 5일 시카고 화이트삭스전에서는 루이스 로버트를 상대로 던진 스플리터가 92.6마일(약 149㎞)을 던져 스플리터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여기에 직구와 볼 배합도 성공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너무 깔끔하다고 지적 받은 포심 패스트볼이지만 수직으로 떨어지는 스플리터와는 환상의 궁합을 보여주고 있다. MLB.com은 “타자를 향해 곧바로 날아가는 포심 패스트볼과 타자에게 직진하다 바닥으로 떨어지는 스플리터를 던진다”고 설명했다. 매체는 “포심 패스트볼은 평균 4.6인치, 스플리터는 평균 4.2인치 움직이며 날아간다”며 “그러다 포심 패스트볼은 12.7인치만 떨어지는 반면 스플리터는 32.1인치나 떨어진다”고 밝혔다. 중간까지 유사했던 두 공의 움직임이 타자 앞에서 급격하게 갈라지는 셈이다. 여기에 구속이 다시 한번 힘을 더했다. MLB.com은 “특히 포심 패스트볼은 시속 100마일(약 161㎞)로 들어오고 스플리터는 시속 90마일로 들어오는데 이 둘을 구분해야 하는 타자가 된다고 상상해 봐라”라며 “19타석 18탈삼진이 이해가 가고 오히려 19탈삼진이 아닌 게 이해하기 어려워진다”라고 설명했다. 차승윤 인턴기자 2021.04.30 00:21
메이저리그

[송재우의 포커스 MLB] 포스팅 절차 밟는 스가노, 왜 인기가 많을까

최근 메이저리그(MLB)에서 가장 많이 언급되는 KBO리그 선수는 김하성(25·키움)이다. 이번 겨울 포스팅 시스템(비공개 경쟁입찰)으로 MLB 진출을 시도하면서 그의 이적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김하성 못지않게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선수가 한 명 더 있다. 바로 일본 프로야구(NPB) 출신 투수 스가노 도모유키(31)다. 요미우리 에이스 스가노는 김하성과 같은 방법으로 MLB 무대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미국 현지의 평가가 상당히 후하다. FA(자유계약선수) 최대어인 투수 트레버 바우어(29·전 신시내티) 다음으로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MLB 구단들이 스가노를 긍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보는 이유는 뭘까. 스가노는 도카이 대학을 졸업하고 2013년 요미우리에 입단했다. 첫 시즌 13승 6패 평균자책점 3.12를 기록하면서 프로 무대에 연착륙했다. 이후 8년 동안 요미우리의 선발진을 이끌었다. 9승에 그친 2016시즌을 제외한 나머지 시즌에서 모두 두 자릿수 승리를 따냈다. 그만큼 꾸준했다. 스가노는 2017년 17승 5패 평균자책점 1.59이라는 무시무시한 성적을 보여줬다. 올 시즌에도 14승 2패 평균자책점 1.97로 위력적인 모습을 유지했다. 프로 통산 성적은 101승 49패, 평균자책점 2.32. 이닝당 출루허용(WHIP)이 1.03으로 특급 수준이다. 2017년과 2018년에는 NPB 최고 투수에게 주는 사와무라상을 연속 수상했다. MLB 현지 전문가들은 호평 일색이다. NPB를 오랫동안 지켜본 짐 앨런은 스가노의 최대 강점으로 커맨드와 균형감, 그리고 슬라이더를 꼽았다. 여기에 빠른 공과 스플리터도 평균 이상이라고 내다봤다. 허리 부상 영향으로 떨어졌던 구속을 지난해 시속 150㎞대로 다시 끌어올린 것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MLB 구단에서 2~4선발이 가능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MLB 스카우트의 눈을 사로잡은 경기는 2018년 10월에 열린 포스트시즌 1라운드(퍼스트 스테이지)였다. 당시 스가노는 야쿠르트를 상대로 NPB 사상 첫 포스트시즌 노히트 노런의 주인공이 됐다. 첫 20타자를 연속 아웃시킨 뒤 21번째 타자를 상대로 이날 경기의 유일한 피출루인 볼넷을 허용했다. 이목이 쏠린 경기에서 노히트 노런을 해내니 스카우트들이 매료될 수밖에 없었다. 이전에도 그는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바로 2017년 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이었다. 당시 일본 대표팀으로 출전한 그는 다저스타디움에서 미국 대표팀을 상대로 6이닝 1실점 쾌투했다. 미국 대표팀을 이끌던 짐 릴랜드 감독이 스가노의 피칭에 엄청난 찬사를 보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릴랜드 감독은 "스가노는 MLB에서 통할 수 있는 투수이며 스트라이크존 바깥쪽에 걸치는 빠른 공과 불리한 볼카운트에서 던진 슬라이더가 상당히 인상적이었다"고 밝혔다. 스가노는 MLB에서 성공을 거둔 선배 마쓰자카 다이스케, 다르빗슈 유, 다나카 마사히로 등과는 다른 스타일의 투수다. 그러나 NPB에서 일정 기간 꾸준한 모습을 보여줬다는 점이 비슷하다. 스가노에게는 다르빗슈의 빠른 구속과 다양한 구종이 없다. 다나카의 필살기인 스플리터도 갖지 못했다. 그러나 스가노는 최상급의 커맨드와 슬라이더로 NPB 통산 22.2%의 탈삼진율을 기록했다. 이는 다르빗슈(25.1%)와 다나카(23.3%)에 뒤지지만, 마에다 겐타(20.4%)보다 높다. 볼넷 허용률은 오히려 다르빗슈나 다나카보다 낮다. 여러 가지 부분을 고려했을 때 다르빗슈나 다나카, 마에다처럼 MLB에서 충분히 자기 역할을 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경쟁이 치열한 MLB에서는 '검증된 기량'을 원한다. 앞서 MLB 무대를 밟았던 선수들의 성패가 그 뒤를 잇는 후배들에게 큰 영향을 끼친다. 스가노도 마찬가지다. 전망이 나쁘지 않은 이유다. 송재우 MBC SPORTS+ 해설위원 정리=배중현 기자 2020.12.29 06:00
야구

2017년 '닥터 K' 후보 '6인 6색', 결정구는 뭐냐?

'200K' 투수는 올 시즌 등장할 것인가. 2017년 4월 현재 KBO 리그는 삼진 풍년이다. 올해 가장 높은 비율로 탈삼진을 기록 중인 투수는 아래 6명이다. 같은 삼진이지만 투수도 다르고 삼진을 잡아내는 공도 제각각 다르다. ▶ 켈리(SK)= 지난해 두산 보우덴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탈삼진 152개를 기록했다. 올해는 더 놀랍다. 32⅔이닝 동안 상대 타자 41명을 타석에서 더그아웃으로 직행시켰다. 9이닝당 탈삼진은 11.30개로 지난해(6.91개)보다 64% 늘어났다. 포심패스트볼과 투심패스트볼, 슬라이더, 커브, 체인지업 등 다양한 구종을 구사한다. 맞춰 잡는 용도인 투심을 제외한 다른 구종을 모두 삼진 아웃 피치로 쓸 수 있다. 지난해 가장 많은 삼진을 잡은 공은 체인지업. 올 시즌엔 포심패스트볼이다. ▶ 박진형(롯데)= 롯데에는 과거 포크볼러 '닥터 K'가 있었다. 2009년 류현진에 이어 탈삼진 부문 2위(175개)를 기록한 조정훈이다. 박진형은 그의 뒤를 잇는다. 빠른공 스피드는 평범하다. 그러나 전체 투구의 30%가량인 스플리터가 주 무기다. 두 손가락을 그렇게 넓게 벌리지 않기 때문에 자신은 "무리가 없다"고 한다. 지난해엔 전체 삼진의 51.3%를 스플리터로 잡았다. 하지만 올해는 직구(52.0%)가 최고다. 타자가 떨어지는 공을 기다리는 타이밍에 직구를 던진다. 그 역도 가능하다. ▶ 류제국(LG)= 커터와 싱커가 주 무기인 류제국은 '닥터 K' 이미지와 잘 맞지 않는다. 올해는 9이닝당 11개에 가까운 삼진을 잡아내고 있다. 시속 150km대 강속구를 뿌리던 미국 마이너리그 시절에도 9.0개 수준이었다. 류제국의 삼진 피치는 커브다. 전체 삼진의 42.9%를 커브로 잡아냈다. 지난해도 비슷했다. 달라진 점은 슬라이더로도 삼진을 잡아내고 있다는 점이다. 시속 130km 중반 스피드로 찍히는 그의 슬라이더는 사실 커터다. 올 시즌 삼진 아웃 피치는 2개로 늘어났다. ▶ 고영표(kt)= 롯데 박진형처럼 아직은 무명이다. 그러나 탈삼진 능력 만큼은 다르다. 지난해도 9이닝당 9.9개의 삼진을 잡아냈다. 선발 로테이션에 자리를 잡는다면 왕년의 이강철 이후 오랜만에 KBO 리그에 '사이드암 탈삼진왕'이 탄생할지도 모른다. 직구 구속은 시속 130km 초중반대에 그친다. 하지만 '마구' 수준의 체인지업을 던진다. 고영표의 체인지업은 KBO 리그에서 가장 자주 헛스윙을 유도하는 구종이다. 올해는 커브를 또 다른 결정구로 추가했다. ▶ 레일리(롯데)= 올해 탈삼진율이 급격하게 늘었다. 하지만 KBO 리그 두 번째 시즌이던 지난해도 첫해보다는 늘었다. 왼손 투수 레일리는 지난해 좌타자를 상대로 피안타율 0.232를 기록했다. 하지만 우타 상대로는 3할이 넘었다. 올해도 우타자에게 약하지만 달라진 점이 있다. 지난해보다 더 많은 우타자를 삼진으로 잡고 있다. 지난해는 슬라이더로 전체 삼진의 42.2%를 잡아냈다. 하지만 올 시즌엔 슬라이더 비중이 27.3%로 늘어난 반면 직구가 36.4%로 1위다. ▶ 차우찬(LG)= 갑자기 나타난 이름이 아니다. 차우찬은 통산 1000이닝 이상 던진 투수 가운데 9이닝당 탈삼진(7.91) 5위에 올라 있다. 2015년엔 9이닝당 10.09개 삼진을 잡아냈다. 차우찬은 직구, 슬라이더, 커브, 스플리터 네 구종을 주로 구사한다. 네 구종 모두로 삼진을 잡을 수 있다. 특정 구종을 결정구로 삼는 투수가 아니다. 올해는 커브로 잡은 삼진(25.0%)이 직구(39.3%) 다음으로 많다. 커브 구사율을 높였다. 최민규 기자 2017.04.25 08:32
야구

[베이스볼인플레이]'마구'를 던지는 투수, 앤디 밴 헤켄

동네 야구소년들에게 최고의 팬터지는 '마구'다. 고(故) 이상무 화백의 독고탁의 그것처럼 흙먼지를 일으키며 날아가다 타자 앞에서 갑자기 솟아오르거나, 좌우로 꾸불거리며 날아가는 공이다. 하지만 현실에선 존재할 수 없다. 물리법칙을 거스르는 일이기 때문이다.하지만 시속 150km 강속구를 던지고 치는 것도 어떤 면에서 인체의 법칙을 거스르는 일이다. 이런 공이 투수의 손끝을 떠나 홈플레이트 상공에 도달하기 까지 걸리는 시간은 0.4초 정도다. 날아오는 공의 궤적을 포착한 시각정보가 뇌에 전달되는 데 0.15초 시간이 소비된다. 나머지 0.25초 안에 근육에 타격 명령을 내리고 몸이 그에 반응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불가능한 일이다. 프로 레벨의 타자들은 좀 다른 방법으로 이 행동을 성공시킨다. 흔히 말하듯 “공을 끝까지 보라”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 타자의 능력이나 전략에 따라 다르지만 결국 어느 시점에선 공에서 눈을 떼고 -아마도- 공이 지나칠 것이라 예측되는 지점을 겨냥해 스윙을 하는 게 타격의 본질이다. 스윙 도중에 공의 궤적을 쫒는 미세한 조정도 함께 이루어진다. 그런데 이런 것은 눈으로 보고 두뇌가 판단하는 과정이 아니다. 고도로 훈련된 몸의 근육이 무의식적으로 반응하는 것에 가깝다. 그런 이유로 '다른', 그래서 아주 '낯선' 움직임을 가진 공은 타자들에게 두려움의 대상이 된다. 눈으로 보고 두뇌로 판단하지 않는, 몸에 새겨진 훈련과 경험의 기억으로 반응해야 하는 타격 메카니즘의 사각을 찌르기 때문이다.예를 들어 두산 유희관은 패스트볼 평균 스피드는 시속 129km로 KBO리그에서 가장 느리다. 하지만 '라이징 무브먼트'는 최고다. 이런 부조화가 타자의 반응을 교란한다. 그 정도 '느린공'에 대해 몸에 입력된 패턴대로 반응하면 배트는 공의 아래쪽을 지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초저공 언더핸드 박종훈의 싱커와 커브 조합도 비슷하다. 보통 빠른 공은 떠오르고(=덜 떨어지고), 느린 공은 떨어진다. 하지만 그의 공은 반대다. 느린 커브는 떠오르고 빠른 싱커는 가라앉는다. 이런 공들은 물론 물리법칙의 허용범위 안에 있기 때문에 '마구'는 아니다. 하지만 일반적인 타자 대응 메카니즘을 거스른다는 점에서 마구에 가까운 공이다. 그렇게 봤을 때 KBO리그에는 '마구'를 던지는 투수가 있다. 넥센의 왼손 투수 앤디 밴 헤켄이다. 그의 스플리터는 다른 투수들의 구종과 사뭇 다르다.100여년 전 투수 캔디 커밍스(Candy Cummings)는 커브볼의 고안자로 알려져 있다. 당대 타자들에게 커밍스의 커브는 마구였을 것이다. 19세기말 야구를 받아들인 일본에서는 실제 한동안 커브를 '마구'로 번역했다고 한다. 모든 새로운 구종은 탄생한 시점에는 마구다. 대응패턴이 몸에 새겨져 있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훈련과 경험이 반복되면 타자들은 그에 적응한다. 그러면 마구는 '좀 더 좋거나 좀 더 나쁜 변화구'로 바뀐다. 그런데 어떤 공이 보통의 타자들 근육 기억에 저장된 특정 패턴과 일치하지 않는다면, 여전히 마구에 가까운 상태로 남는다.스플리터는 떨어지는 공이지만 투구 메커니즘은 직구와 비슷하다. 원래 이름부터가 '스플릿 핑거드 패스트볼'이다. 대신 손가락을 벌려 잡아 회전을 억제한다. 그래서 패스트볼처럼 날아오다 가라앉는다. 그리고 우투수의 패스트볼이 우타자 몸쪽으로 약간 더 파고들며 날아오듯이(싱커 회전), 보통의 스플리터도 그렇다. 투구궤적추적 데이터에 따르면 평균적인 패스트볼은 회전축 147도(완벽한 백스핀은 180도·투수 손 방향에 따라 거울상 조정한 결과)로 분당 2000~2300회 회전을 한다. 평균적인 스플리터는 회전축 120도에 분당 1000~1500회 회전한다. 같은 구종이라도 투수의 메카니즘의 따라 구질은 조금씩 차이가 난다. 마이클 보우덴(두산)의 스플리터는 회전축 120도에 분당회전수(RPM) 1300회다. 리그 평균보다 회전수가 약간 많기 때문에 빠르고 짧게 떨어진다. 스플리터의 낙차 폭은 회전수가 적을수록 커진다. LG 봉중근의 스플리터는 1200RPM으로 평균 회전수에 가까운데, 회전축은 90도 방향이다. 좌투수 기준이라면 우타자 바깥쪽으로 흐르는 움직임이 생긴다. 회전 방향은 좌우 움직임을, 회전수는 낙차 폭을 결정한다.투수마다 차이는 있어도, 평균적으론 회전축 120도·1200RPM을 중심으로 모인다. 스플리터란 원래 그런 성질을 가진 공이다. 체인지업과 비슷하며 낙폭이 좀더 크다. 위 그림에서 KBO리그 평균적인 스플리터(회색점)가 그렇다. 그런데, 유독 밴 헤켄의 스플리터(붉은색)는 회전축x회전수 차원에서 전혀 다른 위치에 나타난다. 그는 세 종류의 서로 다른 스플리터를 던진다. 첫 번째는 그냥 평범한 타입이다. 차트에서 다른 투수들의 공이 표시된 구역에 겹쳐 있다. 두 번째 타잎은 회전수 500-800RPM 사이에 있는 저회전 스플리터다. 왼쪽 아래에 표시된다. 낙차가 크다. 다른 투수보다 30cm 이상 더 떨어진다. 하지만 '마구'라고 불릴 만한 공은 세 번째 타입의 스플리터다. 회전수는 1200RPM 정도로 평범하지만 핵심은 회전 방향이다. 거의 모든 투수들의 스플리터는 약간씩 차이가 있을지언정 90도 이상의 회전축을 가진다. 그런데 밴헤켄의 스플리터 회전축은 30도에서 60도 사이다. 90도보다 회전축이 휠씬 낮다. 톱스핀 성질을 가졌다는 뜻이다. 톱스핀 성질을 가진 구종은 커브다. 보통의 스플리터가 체인지업과 비슷한 백스핀 성질을 갖는 것과 반대다. 이 대비가 밴헤켄의 세 번째 스플리터를 '마구'로 만든다. 타자의 근육기억에 이런 움직임에 대한 대응패턴이 준비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밴헤켄 외 투수도 한 두 개쯤 이런 공을 던졌다고 기록돼 있다. 아마 실투에 가까운 공이다. 밴 헤켄만 유일하게 꾸준하게 이런 성질의 공을 던졌다.지난해 준플레이오프 LG-넥센전을 앞두고 박용택은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밴 헤켄의 스플리터는 다른 투수와 전혀 다르다. 처음 한동안은 그 공이 커브인 줄 알았다”고 말한 적이 있다. 커브만큼 낙차가 크다는 뜻도 되겠지만 투구추적 데이터를 참고한다면 리그최 고의 타격기술을 가진 베테랑 타자가 본능적으로 파악해 낸 정보였을 수도 있다. 밴 헤켄의 스플리터는 커브와 비슷한 회전축을 가진다. 톱스핀 회전을 하는 스플리터는 메이저리그에도 흔하지는 않다. 피치프레이밍 이론을 정초한 미국의 분석가 마이크 패스트는 몇 해 전에 보통의 스플리터와 달리 톱스핀 회전을 하는 공이 '진짜 포크볼'이라고 구분했다. 그의 분석에 따르면 메이저리그에서 정통 포크볼러는 너클볼러 보다 더 희소하다. 호세 콘트라레스, 스캇 라인브링크, 저스틴 스피어 등 세 명이 전부였다. 밴 헤켄이 언제 톱스핀 스플리터를 완성했는지가 궁금하다. 그는 트리플A 시절 지극히 평범한 투수였다. 9이닝당 탈삼진은 5.7개에 불과했다. 정통 포크볼러의 성적답지 않다. 포크볼은 삼진을 잡는 구종이다. 반면 KBO리그에서는 9개 이상으로 크게 늘었다. 외국인투수의 9이닝당 삼진율이 KBO리그에서 약간 줄어드는 경향과 반대였다. 아쉽게도 밴헤켄의 마이너리그 시절에는 투구궤적추적 데이터가 없었다. 하지만 정황으로 그가 이 마구를 손에 넣은 시점은 KBO리그 데뷔 이후였을 것이다. 두산과 한화에서 오랫동안 투수로 활약했던 차명주 한국야구학회 이사는 "아마도 톱스핀 스플리터를 던지는 투수라면 손가락이 길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밴 헤켄은 손가락이 길다. 이런 생각이 든다. 손가락이 긴 한국 투수 유망주라면 밴 헤켄의 '마구'를 훔칠 수도 있지 않을까. 프로야구 구단들이 밴 헤켄과 같은 구질의 스플리터를 던지는 투수를 발굴한다면 어떨까. 지금 트리플A에선 밴 헤켄과 비슷한 톱스핀 스플리터를 던지는 투수가 세 명 있다. 신동윤(한국야구학회 데이터분과장) 데이터는 신비로운 마법도 절대적 진리도 아니다. 대신 "당신 야구 얼마나 해봤는데?" 라고 묻지도 않는다. 그것은 편견 없는 소통의 언어이며 협력의 플랫폼이다. 2017.01.2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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