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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일반

‘성별 논란’ 칼리프·린위팅에 바흐 위원장도 입 열다…“명확하게 여성 선수” [2024 파리]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이 2024 파리 올림픽에서 ‘성별 논란’에 휩싸인 복싱 선수 이마네 칼리프(알제리)와 린위팅(대만)을 보호했다.3일(한국시간) BBC, CNN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바흐 위원장은 최근 일일 IOC 브리핑에서 “두 선수가 여성이라는 사실에 의심의 여지가 없다”라고 밝혔다.여자 66㎏급 칼리프와 57㎏급 린위팅은 성별 논란으로 올림픽에서 화제되고 있다. 앞서 두 선수는 지난해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했다가 국제복싱협회(IBA)로부터 실격 처분을 받았다. 성별 자격 테스트에서 XY 염색체가 발견돼 부적합한 선수로 평가된 것이다. 하지만 IOC는 칼리프, 린위팅의 올림픽 출전 자격을 빼앗지 않았다.다만 칼리프와 린위팅과 만난 상대 국가들은 싸늘한 시선을 보낸다. 특히 칼리파의 8강 상대였던 언너 루처 허모리(헝가리)는 경기를 앞두고 그를 뿔이 달린 괴물로 묘사한 사진을 게시해 우회적으로 비판하기도 했다. 하지만 바흐 위원장은 “우리는 여자 복싱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 이들은 여성으로 태어나고 자랐으며, 여권을 가지고 수년간 경쟁해 온 복서”라면서 “이들이 여성이라는 것에 의심의 여지가 없다”라고 발언했다. 이어 “우리가 인정하지 않은 조직(IBA)이 올림픽과 IOC의 명예를 훼손해 왔다”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IOC는 지난해 심판 편파 판정, 재정난, 승부조작 등 부실로 논란이 된 IBA를 사실상 퇴출한 바 있다. 이번 올림픽에선 IOC가 설립한 임시기구인 파리 복싱 유닛(PBU)이 주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칼리프는 4일 열린 66㎏급 8강전에서 허모리를 상대로 5-0(29-26 29-27 29-27 29-27 29-27) 판정승을 거뒀다. 4강에 오르며 최소 동메달을 확보했다. 4강에선 잔자엠 수완나펭(태국)과 주먹을 맞댄다.린위팅은 4일 오후 6시 스베틀라나 카메노바 스타네바(불가리아)와 8강전을 벌인다.김우중 기자 2024.08.04 12:56
국가대표

추락하는 한국축구, 사라진 정몽규 회장…이제는 사과도, 반성도 없다 [IS 시선]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의 무책임한 행보가 이어지고 있다. 한국축구가 추락하고 있는데도 자취를 감췄고, 뒤에서는 4선을 바라보는 듯한 행보만 이어가는 중이다. 정 회장의 사퇴를 포함한 대한축구협회(KFA)의 대대적인 개혁을 요구하는 여론에 대한 답은 침묵과 야욕 의지뿐인 셈이다.정몽규 회장 체제의 한국축구가 추락하고 있다는 신호는 비단 한두 가지가 아니다. 지난해 A매치 경기 도중 승부조작 사범 등을 포함한 징계 축구인들의 사면을 기습 발표했던 꼼수는 정 회장 체제의 KFA 수준을 고스란히 보여줬던 대표적인 예였다. 외신들조차 갸웃했던 위르겐 클린스만(독일) 감독에게 A대표팀 지휘봉을 맡기고, 클린스만 감독 재임 기간 내내 재택·외유 논란에 여론이 폭발하는 상황에서도 그저 쩔쩔맸던 것도 정몽규 회장과 KFA였다. 역대 최고 전력이라는 평가 속 클린스만호가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4강에서 탈락한 건 사실상 참사였다. 손흥민(토트넘)과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의 충돌에 대한 외신 보도를 빠르게 공식화한 KFA에 선수 보호라는 개념은 찾아볼 수 없었다. 심지어 대회 기간 직원이 선수들과 어울려 카드놀이를 하는 등 내부 관리조차 엉망이었던 사실마저 뒤늦게 드러났다.현재진행형인 새 감독 선임 과정은 그야말로 촌극의 연속이다. 올림픽 최종예선을 앞둔 황선홍 감독에게 A대표팀 임시 지휘봉을 맡긴 건 결과적으로 40년 만의 올림픽 진출 실패라는 대참사로까지 이어졌다. 5월까지 감독을 선임하겠다던 약속은 또 다른 임시 감독 체제, 그리고 '원점 재검토' 결말만 낳았다.이 과정에서 정몽규 회장이 대중 앞에 나서서 사과한 건, 축구인 사면 철회와 클린스만 경질을 직접 발표할 때뿐이었다. 심지어 클린스만 경질 이후에는 아예 자취를 감췄다. 40년 만의 올림픽 참사에는 정 회장 명의도 아닌 달랑 KFA 차원의 입장문 하나가 전부였다. 거듭되는 A대표팀 감독 선임 실패에 대해서도 그저 침묵만 지키는 중이다.그런데 정작 정 회장의 보이지 않는 4선 행보는 거침이 없다. AFC 집행위원에 단독 출마에 당선됐고, 최근에는 자신이 총수로 있는 HDC와 KFA 사이를 4년 간 스폰서 계약으로 묶었다. 심지어 대한체육회가 체육회장을 포함한 KFA 등 산하 단체장의 연임 제한 규정을 없애려는 개정마저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 회장이 침묵만 지키고 있으니 4선 야욕에 대한 의심의 눈초리가 커지는 건 당연한 수순이다.그저 이름값있는 감독만 선임하면 모든 논란을 잠재울 수 있다는 생각이라면 너무도 큰 오산이다. 여러모로 추락하고 있는 현 상황에 대한 처절한 반성과 사과가 우선이고, 4선 등 자신을 둘러싼 책임 있는 발언이 필요하다. 지금처럼 침묵과 외면으로만 일관한다면, 지난 3월 A매치 현장이 그랬듯 정몽규 회장을 향한 퇴진 목소리는 점점 더 거세질 전망이다. 책임과 반성조차 없이 그저 야욕만 채우려는 이에게, 더 이상 한국축구를 맡길 수는 없다는 목소리다.스포츠2팀 기자 2024.05.30 07:03
축구일반

‘0-29’ 참사 벌어진 이유, 제2의 예원예술대 사태 막기 위해 ‘고심’

대학축구연맹이 제2의 ‘예원예술대 사태’를 막기 위해 규정 변화를 검토한다. 지난 17일 막을 내린 제18회 1,2학년대학축구대회의 핫이슈는 예원예술대의 ‘대패’였다. 사실 대패라는 표현도 부족할 만치 경기 결과와 내용이 모두 충격적이었다. 백두대간기 참가팀인 예원예술대는 조별리그 1차전에서 아주대에 0-29로 졌고, 대구대전(0-31 패) 구미대전(0-29 패) 모두 영패했다. 점수만 보면 ‘승부조작’을 의심해도 이상하지 않다. 하지만 예원예술대가 크게 진 이유가 있다. 엘리트 선수가 아닌 일반 학생들로 명단을 꾸려 대회에 참가한 탓이다. 대회 최소 출전 신청 인원이 14명인데, 예원예술대는 15명을 데려갔다. 적은 인원 중 몇몇은 부상도 있었다. 예원예술대가 무리해서 대회에 나선 것은 대한축구협회(KFA) 규정 때문이다. 등록팀이 1년에 최소 한 차례 KFA 승인 대회에 나서야 이듬해 선수 등록을 할 수 있다는 규정이 있다. 한 개 대회에도 참가하지 못하면, 다음 해 축구부가 해체된다. 신입생 모집 등 어려움이 있는 대학의 경우 축구부의 해체로 타격을 입을 수 있는 셈이다. 물론 대학축구연맹도 일반 선수의 대회 참가를 막을 방도가 없다. ‘엘리트 선수만 대회에 나올 수 있다’는 규정이 없기 때문이다. 백두대간기, 태백산기 모두 초·중·고 시절 선수 생활을 한 대학생들이 나와 자웅 겨루는 대회로 여겨지지만, 규정만 따지면 일반 선수도 나올 수 있다. 변석화 대학축구연맹 회장은 “규정 때문에 생긴 문제다. 예원예술대 같은 팀을 대회에 못 나오게 하면 (학생들의) 인권을 침해하는 것일 수도 있다. (규정상) 현재로서는 이게 자연스러운 것”이라고 말했다. 대학축구대회는 말 그대로 대학생들의 축제 중 하나다. 당연히 일반 학생들도 대회에 참가해 즐길 권리가 있다. 하지만 예원예술대의 사례처럼 무기력한 패배는 누구에게도 의미가 없다는 지적이 숱하다. 특히 조별리그 통과하려면 골 득실이 중요한데, 1차전에서 일반학생들을 상대로 29점을 넣으면 다음 팀들은 그 이상을 넣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뛰는 선수들, 보는 관중 모두 얻을 것 없는 경기로 전락하는 격이다. 더 유의미한 대회가 되기 위해서는 이번 사태가 재발하지 않을 장치가 필요한 실정이다. 변석화 회장은 “고등학교 때까지 선수 경력이 있는 학생만 대학축구연맹 선수로 등록될 수 있다고 하면 인권 침해 소지가 될 수 있다. 대회가 끝나고 이사회에서 법률적으로 논의해 봐야 할 것 같다”며 변화를 예고했다.김희웅 기자 2023.07.20 05:33
국가대표

KFA 심판위원장 인선 '미스터리'…공백 길어지는데 손 놓은 정몽규 회장

대한축구협회(KFA)가 심판위원장 인선을 두고 이해하기 어려운 행보를 보여주고 있다. 현 심판위원장이 불미스러운 일로 스포츠윤리센터 조사를 받고 있는 데다, 새 위원장을 선임할 기회까지 있었는데도 일단 동행을 택한 것이다. 정작 수사권이 없는 윤리센터는 조사에 애를 먹고 있어 자칫 사실상의 위원장 공석 기간이 길어질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K리그를 비롯해 한국 축구 심판 관리·배정 업무를 담당하는 KFA 심판위원회 업무에도 지장이 불가피해 보인다.11일 축구계에 따르면 지난 1월 선임된 김동진 KFA 심판위원장은 최근 스포츠윤리센터에서 조사를 받고 있다. 앞서 KFA에 김 위원장의 비위 행위에 대한 투서가 접수됐다. KFA는 이를 토대로 김 위원장과 관련자들에 대한 자체조사를 벌였지만, 모두 부인해 조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결국 지난 3월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스포츠윤리센터에 신고해 현재까지 투서 내용에 대한 조사가 진행 중이다.공정이 가장 중요한 심판위원장에 대한 투서가 있었고, 사회적 규범에 어긋나는 일로 조사를 받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KFA가 나서서 동행을 끝낼 명분은 있었다. 그러나 정몽규 회장은 김 위원장의 거취에 대해 결단을 내리지 못했다.그런데 심판위원장이 먼저 사퇴하는 일이 벌어졌다. 3월 말 승부조작범을 포함한 축구인 100인에 대한 사면 논란과 관련해 부회장단·이사진이 총사퇴하면서 이사직을 맡고 있던 심판위원장도 함께 사퇴 의사를 밝혔다. 사실상 자연스러운 교체가 가능했던 셈. 그러나 대대적인 새 인사 과정에서도 김동진 위원장의 거취는 결정되지 않았다. 김동진 위원장이 물러난 것은 아닌데, 윤리센터의 조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는 업무를 하지 못하는 사실상의 공백 상태다. 정몽규 회장은 새 이사진을 발표하는 과정에서 심판위원장과 관련된 질문에 “스포츠윤리센터에서 조사를 받고 있다. 결과를 봐야 한다”며 말을 아꼈다. “좋은 분이 있으면 새로 뽑을 수 있다”는 단서를 달긴 했으나, 김 위원장의 거취에 대해서는 직접 결단을 내리기보다 조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것이다.문제는 사건을 접수한 윤리센터가 김 위원장과 관련인들에 대한 조사에 애를 먹고 있다는 점이다. 윤리 센터 관계자는 “강제 수사권도 없고 조사권만 가지고 있어 애로사항이 있다. 앞서 KFA에서 한 차례 조사를 받았던 이들인 만큼 이번 조사에는 비협조적이라 애를 먹고 있다”고 전했다.조사가 불가피하게 지연될수록 정 회장이 기다리는 김 위원장의 조사 결과도 늦어질 수밖에 없다. K리그를 포함해 한국 축구 내 모든 심판의 관리와 배정 등을 담당하는 심판위의 수장 공백 기간도 늘어나는 셈이다. 현재 한창 리그가 진행 중인 K리그는 KFA의 인사 결정을 기다리느라 심판위원장 없이 2023시즌을 치르고 있다. 심판위원장의 공백은 결코 작은 구멍이 아니다. KFA의 지지부진한 인사 결정 여파가 K리그 등 한국 축구 전반에 걸쳐 이어지는 셈이다.KFA 관계자는 “지금은 3명의 부위원장을 중심으로 심판위가 운영되고 있는 중이다. 업무 분장은 잘되어 있다”고 해명했다. 위원장은 없지만 부위원장 3인이 있으니 큰 문제는 없다는 설명으로 들린다. 이 관계자는 “그래도 위원장 자리의 공석이 길어지면 KFA 입장에서도 부담스러울 수 있다. 조사 결과를 기다리면서 동시에 마땅한 사람도 있는지를 살펴보고 있다”고 설명했다.사실상의 심판위원장 공백이 한달 넘게 이어지고 있다. 그 사이에 K리그에서는 오심이 밝혀지기도 했다. 대체 KFA가 심판위원장 자리의 무거움에 대해 어떻게 판단하고 있는건지 의심스럽다고밖에는 설명할 수가 없다.김명석 기자 2023.05.12 07:31
국가대표

[IS 시선] '사면 논란' 불통에 침묵까지…숨어버린 정몽규 회장

대한축구협회(KFA) 정몽규(61) 회장이 숨어버렸다. 그야말로 불통의 연속이다.정몽규 회장은 KFA가 추진했던 기습 사면 논란 이후 단 한 차례 공식석상에 나섰다. 지난달 28일 기습 사면 발표 뒤 불과 사흘 만에 사면을 전면 철회한다는 입장문 발표 자리였다. 이 자리마저도 그는 취재진 질문을 받지 않았다. 일방적으로 입장을 발표하는데 그쳤다. '불통'이었다.논란이 거세지자 정몽규 회장을 제외한 KFA 부회장단과 이사진 전원이 사태에 책임을 지고 사퇴하는 사상 초유의 사태까지 번졌다. 이튿날엔 KFA가 철저하게 숨겼던 사면 대상자 명단까지 정치권을 통해 공개됐다. 승부조작 사범 48명에 가려진 52명 안에는 금전 비리, 폭력 등으로 인해 제명 징계를 받은 이들이 수두룩했다. 홀로 남은 정몽규 회장은 그야말로 벼랑 끝에 몰렸다.월드컵 16강, 축구계 화합 등 쉽게 납득하기 어려운 이유를 대며 사면을 추진했던 데다, 사면 대상자 등을 철저하게 숨기고 가리는데 급급했던 터라 사면 논란을 둘러싼 의혹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커졌다. 들끓는 축구계 분노, 커져만 가는 의혹을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한 길은 단 하나다. 부회장단과 이사진의 사퇴로 끝내려는 게 아니라, KFA 자체 규정에 따른 ‘고유권한’인 사면권을 발의했던 정 회장이 직접 나서는 것이다.그러나 정 회장은 숨어버렸다. 시간이 흐르면 자연스레 무뎌질 것으로 기대하는 것인지 그저 침묵만 지키고 있다. KFA 내부에서조차 정 회장이 기자회견 등을 통해 공식 입장을 밝힐 것 같은 분위기조차 감지되지 않을 정도다. 정 회장이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 새 지도부 선임 과정도 중요하겠으나, 이들이 ‘불명예 퇴진’을 할 수밖에 없었던 원인부터 제대로 수습하지 않은 채 새 인사가 이뤄지면 또 다른 논란이 이어질 수밖에 없다.숨어있는 정 회장이 공식석상에 나서는 것부터가 이번 사면 논란을 매듭지을 수 있는 출발점이다. 사면 발표처럼 기습적으로 정 회장의 입장문이나 새 지도부 인사를 보도자료 형식으로 발표할 문제가 아니다. 한국 축구를 뒤흔든 사면을 도대체 누가, 왜 추진했는지부터 사면이 의결된 이사회 전체 과정 등 전반에 걸친 투명한 공개와 정 회장의 설명이 필요하다.사면 논란에 대한 철저한 반성과 사과가 선행돼야만 향후 발표될 KFA의 ‘쇄신책’도 설득력을 얻을 수 있다. 사면 과정에서 감춰졌을 KFA 지도부의 민낯부터 공개돼야 새롭게 선임될 부회장단이나 이사진에 대한 의심도 지울 수 있다. 대혼란 속 정치권이 개입할 여지를 스스로 주지 않으려면, 결국 정몽규 회장이 사태를 수습하고 고개부터 숙이는 게 필요하다. 10년째 KFA를 이끌고 있는 수장으로서 마지막 책임 아닌가.김명석 기자 2023.04.13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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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부조작은 미끼였나…거짓말도 불사, 끝까지 숨기려 했던 ‘52명’

대한축구협회(KFA)의 '100인 기습 사면'은 사흘 만에 사면이 전면 철회됐지만, 후폭풍이 가라앉을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사면 대상자 중 승부조작 사범(48명) 외 52명에 대한 징계 사유와 수위가 지난 5일에 모두 공개됐다. KFA가 금전비리나 폭력 등으로 제명을 당했던 이들에까지 면죄부를 주려 했던 사실이 들통났다. 그동안 KFA는 기습 사면 논란과 관련해 사과할 때 승부조작 제명자를 넣은 부분을 강조해서 사과했다. 팬들의 반발이 거셌던 이유도 승부조작범을 사면한다는 내용 때문이었다. 승부조작이 스포츠계 병폐 중에서도 최악으로 꼽히는 만큼 KFA가 도대체 왜, 기습적으로 사면하려 했는지에 관심이 집중된 이유였다.그 사이 KFA는 승부조작에 가려진 나머지 52명은 여론의 집중포화를 피해갔다. 이사회 참석자들조차 종이자료가 아닌 태블릿 PC로 명단을 잠깐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을 만큼 KFA는 이들의 명단 유출을 막았다. 명단 공개 요구가 거세지자 개인정보보호법 위반과 명예훼손 등을 내세우는 등 KFA는 민감하게 반응했다. 승부조작이 아닌 나머지 52명 안에 KFA가 기습 사면을 추진하려 했던 진짜 이유가 있는 것 아니냐는 합리적인 의심이 이어진 배경이었다. 앞서 KFA 관계자는 “(52명) 전부 다 아마추어 경기 때 폭력 사고나 동호인 축구에서 일어났던 사고로 인한 징계였다. 52명 명단에는 크게 알려진 인사가 없다”고 해명했다. 이는 금세 거짓으로 들통났다. 지난 5일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이 문화체육관광부와 축구협회로부터 제출받은 ‘사면 대상자 목록’을 공개하면서 감춰졌던 나머지 52명의 징계 사유가 드러났고, 굵직한 인사들도 포함된 것으로 파악됐기 때문이다.KFA는 승부조작뿐만 아니라 금전 비리(8명) 선수·심판에 대한 폭력(5명) 실기테스트 부정행위(4명)로 제명을 받은 17명에게도 면죄부를 주려 했다. 특히 52명 안에는 국가대표 선수·KFA 위원장 출신으로 K리그 구단 이사장 시절 횡령 등을 저질렀던 인물과 그 관계자들도 포함됐다. 징계 사유, 연도 등으로 미루어 볼 때 앞서 KFA에서 발생한 굵직한 비리 사건과 연루된 인사들도 포함된 것 아니냐는 의혹도 나온다. 명단을 철저하게 숨기고 감추려 했던 이유가 여기에 있다는 분석이 나올 만하다.3월 28일 기습 사면 발표 후 여론이 악화되고, 31일에 임시 이사회가 열린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승부조작 48명만 사면을 철회하고 나머지 52명은 사면을 강행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던 것도 같은 이유였다. 끊이지 않는 기습 사면 후폭풍 속에서 비리·폭력 등으로 징계받은 52명을 철저하게 숨기려 했던 '저의' 역시도 정몽규 회장의 해명이 필요해졌다. 김명석 기자 2023.04.07 07:01
국가대표

사면 대상자 100인 ‘징계사유’ 공개...제명, 무기한 자격정지 31명 있었다

대한축구협회(KFA)가 기습적으로 사면을 추진했던 축구인 100인(팀 3개 포함)에 대한 징계 사유 등이 공개됐다. 그동안 2011년 프로축구 승부조작으로 제명된 이들에 가려졌던 52명이 언제, 무슨 이유로 어떤 징계를 받았는지에 대해 윤곽이 드러났다.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5일 문화체육관광부와 KFA로부터 승부조작 관련자 48명 외에 금전 비리 행위 등 나머지 52인의 축구인들이 받았던 징계 사유, 징계 내용 등이 담긴 ‘사면 대상자 목록’을 공개했다.하 의원실에 따르면 ‘제명’ 징계를 받고도 사면 대상자에 오른 이들은 모두 65명이다. 이들 가운데 48명은 2011년 승부조작 사건, 8명은 2009·2010·2012년 금전 비리 행위 등, 5명은 2009·2013년 선수·심판에 대한 폭력, 4명은 2015년 실기테스트 부정행위로 제명 징계를 받고도 이번 사면 대상자에 올랐다.무기한 자격정지를 받았던 14명도 사면 대상에 올랐다. 이들은 2007년과 2009, 2010, 2011, 2017년 금전 비리 행위 등으로 징계를 받았다. 이밖에 선수·심판에 대한 폭력으로 2019년 자격정지 7년, 심판에 대한 폭력·폭언으로 2019년 자격정지 5년을 받았던 이들도 이름을 올렸다.징계 사유별로는 ▲승부조작 48명 ▲금전 비리 행위 등 24명 ▲선수·심판에 대한 폭력 6명 ▲실기테스트 부정 행위 4명 ▲심판에 대한 폭력·폭언 3명 ▲기타규정 및 지시사항 위반 3명 ▲선수에 대한 폭력 2명 ▲부정선수 출전(AD카드 도용) 2명이다.여기에 ▲폭언·시설 및 기물파괴 ▲부정선수의 대회참가(팀) ▲무자격 지도자의 지도행위, 대회 또는 경기 출전 포기(팀) ▲고의적 경기지연 및 폭력 ▲ 대회 또는 경기출전 포기 ▲경기장 난입, 과도한 판정 항의 ▲등록증 위변조, 무단대여 등(팀) ▲폭언·모욕·위협행위도 포함됐다.하태경 의원실은 특히 “2017년 전·현직 임직원 12명이 부정한 법인카드 사용으로 형사 고발됐는데, 이들 중 4명이 사면 대상자에 오른 것으로 의심된다”며 “2010년에 제명된 사면 대상자 10명도 당시 큰 논란이 됐던 뇌물 심판 비리 사건과 연관된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했다.또 100인 가운데 선수에 대한 폭력 등으로 자격정지 1년을 받은 6명을 포함해 8명과 한 팀은 불과 지난해 징계를 받고도 곧바로 사면 대상자에 올랐다.하 의원은 "이번 ‘기습 사면 사태’를 통해 축협이 얼마나 폐쇄적인 환경에서 방만한 운영을 해왔는지 명백하게 드러났다"며 "앞으로 KFA는 투명하고 공정한 운영을 통해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는 데 최선을 다해야 한다"라고 밝혔다.앞서 KFA는 지난달 28일 이사회를 열고 카타르 월드컵 16강 자축 및 축구계 화합과 새 출발을 위해 각종 비위 행위로 징계를 받고 있던 전·현직 선수와 지도자, 심판, 단체 임원 등 축구인 100인에 대해 사면 조치를 의결했다고 기습 발표했다. 논란이 거세지자 결국 사흘 만에 전면 철회했고, 4일엔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고 부회장단·이사진이 일괄 사퇴했다.김명석 기자 2023.04.05 10:29
국가대표

[IS 이슈] 승부조작에 가려진 ‘52명’…반쪽짜리 '사면 철회' 우려

그야말로 ‘희대의 촌극’이다.대한축구협회(KFA)가 31일 오후 4시 임시 이사회를 개최한다. 제2차 이사회가 열린 지 불과 사흘 만이다. 안건은 축구계를 넘어 국민적인 공분을 사고 있는 승부조작 가담자 48명 등 100명에 대한 사면 건이다. 정몽규 회장을 필두로 다시 모여 사실상 기습적으로 의결됐던 사면건을 다시 논의하는 것이다.이미 이사회를 통해 의결됐고, 기습적이지만 대대적인 공식발표까지 이뤄진 사안을 사흘 만에 다시 논의하는 건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월드컵 16강 자축, 축구계 화합 등 납득하기 어려운 이유를 내세워 단행했던 축구인 100명에 대한 사면이 그만큼 구상과 시도 자체만으로도 촌극이었다는 의미다.국가대표 출신 등 내로라하는 축구인들은 대부분 침묵하고 있지만, 다행히 축구팬이나 전문가들을 중심으로 KFA의 비상식적인 결정을 비판하고 있다. 지난 2011년 승부조작 사태로 너무도 큰 상처를 안았던 K리그 팬들은 이미 걸개 등을 통해 KFA를 향해 비판 메시지를 표출하기 시작했다. 국가대표 응원단 붉은악마도 A매치 보이콧 등을 내걸며 사면 철회를 촉구하는 성명서를 냈다. 시간이 갈수록 KFA를 향한 비난 여론이 축구팬들뿐만 아니라 국민적인 공분으로 확대되는 모습은 KFA의 이번 결정이 얼마나 상식을 벗어났는지를 고스란히 보여준다. 들끓는 분노에 화들짝 놀랐을 KFA는 결국 임시 이사회 개최 소식을 알렸다. 전날만 하더라도 홈페이지에 사면에 대한 Q&A 콘텐츠까지 올리며 징계인들의 사면에 적극적이었으나 하루 만에 태도가 확 바뀌었다. KFA 측은 “이번 결의에 대해 많은 우려가 제기되고 있어 신속하 재논의를 개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의결된 사안을 사흘 만에 재논의한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분위기는 우선 ‘사면 철회’ 가능성에 기우는 모습이다. 다만 사면 대상이었던 100명에 대한 사면이 전면 철회될지는 지켜봐야 한다. 세간의 관심이 집중된 승부조작 48명에 대한 사면은 철회하되, 승부조작에 가려졌던 52명에 대한 사면은 유지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나머지 52명은 아마추어 등에서 징계를 받았던, 이름을 봐도 모를 만한 축구인들이라는 게 KFA 관계자들의 공통된 설명이다. 다만 100명이 누구인지, 어떤 징계를 받았는지 등에 대해서는 명예훼손 등을 이유로 공개하지 않고 있다. 관계자의 설명을 100% 신뢰할 수만은 없는 만큼, 승부조작 가담자를 제외한 나머지 52명이 누군지, 무슨 이유로 어떤 징계를 받았는지는 아무도 모르는 셈이다.문제는 이번 논란 내내 KFA ‘왜’, 그것도 14년 만에 갑작스럽게 사면을 단행했는지 정확하게 밝히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월드컵 16강 자축이나 축구계 화합은 누구나 코웃음을 칠 연관성이다. 100명의 사면 대상자, 승부조작에 가담했던 48명뿐만 아니라 그들에 가려졌던 나머지 52명 안에 기습적으로 사면을 단행해야 했던 인물이나 배경이 있는 것 아니냐는 건 정황상 합리적인 의심이다. 임시 이사회를 통한 재논의에도 100인에 대한 사면 결정을 그대로 유지한다면 논란은 더욱 거세지는 게 불 보듯 뻔한 일이다. 여기에 승부조작 가담자들을 제외하고 나머지 52명에게는 면죄부를 주는 ‘반쪽짜리’ 사면 역시도 또 다른 논란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KFA가 스스로 만든 사면 논란의 불을 끄는 건, 이번 사면 결정에 대한 전면 철회와 함께 정몽규 회장의 공식적인 사과와 해명이 유일한 길이다.사면 전면 철회와 함께 ‘사면권의 발의는 대한축구협회 회장의 고유권한’이라고 명시된 KFA 공정위원회 규정도 개정이 필요하다. KFA의 상급단체인 대한체육회는 산하단체에 관련 규정을 따르도록 권고하고 있는데, 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 규정에는 ‘사면’이라는 단어 자체가 없다. 수사기관의 불기소 결정·법원의 무죄판결 확정에 한해 당사자가 직접 구제 신청을 해야 징계 감경·취소 등이 가능하다. 지극히 상식적인 규정이다.KFA는 그러나 체육회의 권고를 무시한 채 2020년 9월 개정을 끝으로 공정위원회 규정을 손보지 않고 있다. 이 사이 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 규정은 다섯 차례나 더 개정됐다. 승부조작 등 이미 징계를 받은 이들에게 직접 면죄부를 주려 했던 KFA의 사면권도, 고유권한도 애초에 시대를 역행한 일인 셈이다.김명석 기자 2023.03.31 07:48
축구일반

축구협회의 날치기 사면, 대체 누굴 위한 건가 [IS포커스]

도대체 왜 한 걸까. 지난 28일 대한축구협회(KFA)가 이사회를 열고 징계 중인 축구인 100명을 사면했다. 이 중에는 2011년 프로축구 승부조작으로 영구제명 징계를 받은 이들도 포함됐다. KFA가 밝힌 이유는 ‘카타르 월드컵 16강 축하’와 ‘축구계 대통합’이다. 대한축구협회장 자격으로 사면했고, 이사회가 동의했다. KFA 공정위 규정 제24조에 대한축구협회장 고유 권한인 사면권이 적시되어 있단다. 하나부터 열까지 다 이해가 안 간다. 여러 개의 물음표 어느 것도 해소되지 않았다. 먼저 사면 대상자가 대체 누구인가에 대한 부분. KFA는 밝힐 수 없다고 했다.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및 명예훼손의 소지가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렇게 법리적으로 꼼꼼하게 따지는 KFA는 정작 규정에 대한 대한체육회의 권고는 가볍게 무시했다. 대한체육회 스포츠공정위 규정 32조에는 징계 감면 자격을 ‘혐의에 관한 불기소 혹은 무혐의 처분을 받은 경우’ 그리고 ‘규정 변경으로 당시 징계 사유가 지금은 아닌 것으로 바뀐 경우’다. 이마저도 징계 당사자가 구제 신청을 해야 한다. 대한체육회는 스포츠공정위 규정을 최근 2년여간 대대적으로 바꿨다. 그러면서 산하 단체들에게 이를 따를 것을 권고했다. 협회장의 직권으로 사면한다? 세상 바뀌었으니 그런 것부터 제발 하지 말라는 권고다. 그런데 대한체육회의 권고는 말 그대로 권고다. 체육회가 사법기관도 아니다. 이번 KFA의 결정을 체육회가 직접적으로 간섭하거나 무효화하는 건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KFA는 명예훼손 소송에 휘말리는 건 피하겠다면서, 시대의 흐름에 따라 스포츠공정 규정을 더 타이트하게 죄는 것은 무시하고 있다. 마이웨이다. 28일 사면 발표 후 팬과 미디어의 여론은 성난 파도처럼 몰아치고 있다. 그러자 KFA는 29일 저녁에 홈페이지를 통해 문답 형식의 해명문을 냈다. 오해하지 말란다. 승부조작 사범들이 처음부터 징계가 없던 것처럼 모든 권리가 회복되는 게 아니란다. 이들은 이미 10년간 자격정지 징계를 받은 셈이므로 지도자, 심판, 선수관리담당자로 등록할 자격이 없다. 그렇다면 대체 왜 승부조작 징계 선수들을 사면했을까. KFA 이사회 임원 중에는 전직 축구대표팀 선수 혹은 지도자가 10명이 넘으니까 그들이 형제처럼 아끼는 축구계 후배들의 명예 회복을 위해? 이게 바로 대통합?물론 그럴 가능성도 없진 않다. 하지만 단순히 그것 때문이라면 이렇게 큰 리스크를 감수한 이유를 설명하기는 어렵다. 다만 이런 추측은 할 수 있겠다. 승부조작을 했던 스타 플레이어 출신이 지도자, 심판, 선수관리담당자가 아닌 행정직군으로 컴백하는 것이라면? 그리고 그렇게 제명 상태에서 다시 활동할 수 있는 천금같은 기회를 얻은 사람은 차기 회장선거 때 현 집행부 쪽의 확실한 ‘내 편’이 되어줄 것이므로? 아무 근거가 없다 해도 합리적인 의심을 하기에 충분한 정황이다. KFA의 이번 사면 결정으로 최고 이득을 본 사람은 과연 누구인가. 아마도 사면을 받은 당사자들 100명. 누군지도 모르는 그 사람 중에는 승부조작 외에도 편파판정, 횡령 배임 등의 비위로 인한 징계자도 있을지 모른다. 이들이 면죄부를 받은 배경도 대한체육회가 권고하는 규정에 따르면 정당성이 없다. KFA는 이익을 얻었을까. 글쎄. 과연 이번 결정에 대해 KFA의 현 스폰서들은 박수를 쳤는지 궁금하다. KFA를 후원했다가 애먼 불똥이 튀어 이미지에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고민하고 있지 않을까. 만일 그렇다면, 정말 그렇다면 말이다. 이번 사면은 축구계 통합이 아니라 소수의 특정 인물들만 좋자고 강행한 ‘날치기’는 아니었을까. 이은경 기자 2023.03.30 13:55
국가대표

‘암적 존재’들에게 면죄부…승부조작 가담자들 복귀길 열렸다

대한축구협회(KFA)가 승부조작 등의 이유로 중징계를 받은 축구인 100명을 사면했다. 사면 이유는 카타르 월드컵 16강 진출과 10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자축하고, 축구계 화합과 새 출발을 위한다는 것이다. 축구계는 물론 KFA 내부에서조차 비판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KFA는 28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 회의실에서 이사회를 열고 각종 비위 행위로 징계를 받고 있던 전·현직 선수와 지도자, 심판, 단체 임원 등 100명에 대해 사면 조치를 의결했다고 발표했다. KFA는 100명의 사면자 명단을 공개하지는 않았다. 이들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48명은 2011년 프로축구 승부조작으로 제명됐던 이들이고, 나머지는 아마추어 무대에서 폭력·사고 등으로 징계를 받았던 이들로 알려졌다. 성폭력·성추행 연루자는 사면 대상에서 제외됐다.이번 사면 결정에 KFA를 향해 비난의 목소리가 거세다. 특히 승부조작 가담자들을 대거 사면한 결정이 큰 논란을 낳고 있다. 당시 제명 징계를 받았던 건 50명인데, 이번 사면을 통해 죄질이 나쁘다고 판단된 2명을 제외하고 나머지는 모두 면죄부를 받았다. 승부조작 논란 당시 “암적 존재는 도려내야 한다”며 사과했던 정몽규 당시 프로축구연맹 총재는 KFA 수장이 된 뒤 암적 존재들의 축구계 복귀길을 직접 열어준 꼴이 됐다. 축구계에 따르면 제명 징계를 받은 승부조작 가담자들에 대한 사면 건의는 2~3년 전부터 꾸준히 제기됐다. 징계 이후 10년이 지난 만큼 용서를 해줘야 한다는 게 일부 축구인의 의견이었다. KFA는 거듭 거절해 왔지만, 최근 카타르 월드컵 16강 분위기와 맞물려 내부적으로도 사면을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이 대두돼 결국 논의에 착수했다.이사회에서는 조연상 KFA 이사 겸 프로축구연맹 사무총장이 “승부조작 연루 선수들의 사면이 자칫 잘못된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 무관용 원칙이 유지되는 게 좋을 것 같다”며 사면에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한 것으로 전해졌지만 결국 사면이 결정됐다.승부조작 범죄를 저지르고도 사면을 받게 된 이들은 지도자로 당당하게 현장으로 돌아올 수 있게 됐다. 승부조작에 가담해 제명 징계를 받았던 이들이 어린 선수들을 지도할 수 있는 자격을 얻게 된 것이다. 한 축구계 관계자는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여러 범죄 중 가장 큰 병폐인 승부조작을 저지른 이들이, 일선 학교 축구부 코칭스태프 등 지도자로서 복귀가 가능해졌다”며 “대한민국 축구를 선도해야 하는 단체인 KFA가 여론 수렴도 없이 일방적으로 사면 결정을 했다는 건 이해할 수 없다”고 한탄했다. KFA 관계자는 본지를 통해 “물론 죄 자체는 용납할 수 있는 게 아니지만, 10년 넘게 축구계에서 아무것도 하지 못하게 한 것만으로 죗값을 충분히 치렀다고 봐야 되는 것 아니냐는 의견들이 대두됐다”며 “이사회에서는 KFA가 승부조작을 용인하는 것처럼 보이지 않도록 관리·감독을 더 철저하게 해야 한다는 당부 의견이 나왔다”고 설명했다.발표 시기도 논란에 불을 붙였다. KFA는 이러한 내용을 28일 우루과이와의 축구 국가대표팀 평가전을 불과 한 시간도 채 남지 않은 시점, 선발라인업 발표 5분 전에 발표해 또 다른 논란을 일으켰다. 관심이 큰 A매치 직전에 기습 발표하면서 사면 논란이 묻히길 바랐던 꼼수 아니냐는 게 축구계와 팬들의 합리적인 의심이다. 심지어 KFA 내부에서도 “누가 봐도 A매치에 묻어가려는 게 보이지 않나. ‘윗분들’ 생각이 뭔지를 잘 모르겠다”는 비판적인 목소리가 나왔다.이에 대해 관계자는 “이사회는 보통 3, 6, 9월 등에 열리고, A매치도 그 시기 서울 등 수도권에서 열린다. 이사들이 모이기 좋은 만큼 A매치에 맞춰 이사회를 진행해 왔다”며 “KFA 차원의 공식적인 발표 이전에 사면과 관련된 내용이 먼저 언론들을 통해 공개될 경우 일부러 쉬쉬하거나 숨겼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었다. 그래서 이사회가 끝난 뒤 바로 보도자료를 통해 공개한 것뿐”이라고 해명했다.김명석 기자 2023.03.30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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