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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일반

[신태용 신의 한수] '위대한 벽' 오초아, 빵훈이가 빵 터뜨렸으면

참 질긴 인연이다. 한국 올림픽 축구대표팀이 31일 오후 8시 요코하마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도쿄올림픽 8강전에서 멕시코를 또 만난다. 5년 전 내가 이끌었던 리우올림픽 조별리그 3차전에서도 멕시코와 맞붙었다. 당시 조별리그 2차전까지 1승 1무를 기록한 데다 다득점에서도 앞섰던 우리는 서두르지 않았다. 그리고 1-0으로 이겼다. 반면 A팀 맞대결이었던 2018년 러시아월드컵 조별리그 2차전에서는 멕시코에 1-2로 졌다. 당시 1패를 안고 있던 우리는 강하게 몰아붙였어야 했다. 기성용의 플레이 때 상대 선수의 파울이 인정되지 않아 실점한 장면은 두고두고 아쉽다. 도쿄올림픽에서 ‘강 대 강’으로 맞설지는 김학범 감독님의 선택에 달렸다. 이미 조별리그 3경기를 마친 만큼, 멕시코 공격력과 양쪽 풀백의 성향 등을 디테일하게 파악했을 것이다. 멕시코는 조별리그에서 프랑스(4-1)와 남아공(3-0)을 이겼고, 일본에 1-2로 졌다. A대표팀은 멕시코가 우월하지만, 해당 연령대 상대 전적에서는 우리가 3승4무(올림픽에선 2승2무)로 진 적이 없다. 멕시코 입장에서는 한국이 징크스일 수 있다. 난 개최국 일본보다 멕시코가 8강 상대로 낫다고 본다. 시차와 기후 등 환경 적응에서 우리가 유리하다. 멕시코 핵심 미드필더 카를로스 로드리게스가 퇴장으로 결장하는 것도 호재다. 멕시코 골키퍼는 익숙한 선수다. 독특한 파마머리의 기예르모 오초아(36·클럽 아메리카), 러시아월드컵 때도 멕시코 A대표팀의 수문장이었다. 30대 중반을 넘었는데 동물적인 반사 신경은 여전하더라. 그의 수비는 높은 성벽처럼 견고해 ‘만리장성(Great wall)’이라 불리기도 한다. 그러나 오초아도 벽이 아닌 사람 아닌가. 러시아월드컵 때 손흥민이 만회 골을 넣은 것처럼, 과감한 중거리 슛을 쏜다면 충분히 뚫을 수 있다. 오초아의 키(1m83㎝)는 큰 편이 아니다. 1m94㎝ 장신 수비수 정태욱(대구)이 세트피스에서 가담할 수 있다. 멕시코 올림픽팀과 A팀의 공통점이 있다. 북중미 국가 중 가장 공을 고급스럽게 찬다. 후방에서 무시무시한 스피드로 한 번에 ‘쭉’ 튀어 나간다. 우리는 전방부터 강한 압박을 펼치고, 역으로 이동준(울산)이 뒷공간을 노려볼 수 있다. 온두라스와 3차전(6-0승) 때처럼 과감하게 공격하고, 두 줄 수비는 15~20m를 벗어나지 않게 공수 밸런스를 맞추면 좋을 것 같다. 리우올림픽 멕시코전 후반 32분에 권창훈(27·수원 삼성)이 대포알 같은 왼발슛으로 결승 골을 터트린 장면은 지금 생각해도 짜릿하다. 창훈이는 이번 올림픽팀에도 뽑혔다. 와일드카드(25세 이상) 3명 중 황의조(보르도)는 3차전에 해트트릭을 작성했고, 박지수(김천)는 철벽 수비를 펼치고 있다. 창훈이는 최근 인터뷰 요청을 거절했다고 들었다. 아직은 자기 활약에 만족하지 않는 것 같다. 창훈이는 미디어에 자신을 어필하는 선수가 아니다. 대신 어디 세워놔도 감독이 원하는 역할을 묵묵히 다 해내는 살림꾼이다. 러시아월드컵을 앞두고 권창훈, 김민재, 김진수가 부상으로 낙마하지 않았다면 결과가 달려졌을 거다. 창훈이는 유일하게 올림픽 멕시코전 경험이 있다. 동생들에게 자신의 경험을 공유해줄 거다. 5년 전 좋았던 기억을 되살렸으면 한다. 난 권창훈을 ‘빵훈이’라 부른다. 빵집을 운영하신 아버지가 리우올림픽 준비 기간에도 선수단에 빵을 돌리셨다. 멕시코과 8강전, 빵훈이가 ‘빵빵’ 터트릴 차례다. 신태용 리우올림픽 축구대표팀 감독 2021.07.29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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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태용 신의 한수] ‘리우 복수혈전’ 온두라스 거칠게 다뤄라

분위기는 바꿨다. 한국 축구대표팀이 지난 25일 도쿄올림픽 조별리그 B조 2차전에서 루마니아를 4-0으로 대파했다. 공격에서 다득점, 수비에서 무실점을 했다. 대승 덕분에 선수들은 자신감이 생겼을 거다. 앞서 1차전(뉴질랜드에 0-1패)에선 상대가 5백으로 내려 설 거라고 예측하지 못했던 것 같다. 2차전은 잘 준비했다. 김학범호가 가장 잘하는 압박과 측면 스피드를 보여줬다. 루마니아가 발이 느린 편이었는데, 측면 공격수 이동준(울산)이 빠른 돌파로 자책골을 끌어냈다. 좌우 풀백의 공격 가담도 좋았다. 설영우(울산)가 페널티킥을 얻었고, 강윤성(제주)이 도움을 기록했다. 현대 축구에서는 좌우 풀백이 높은 곳까지 올라가야 숫자 싸움에서 이길 수 있다. 미드필더 정승원(대구)이 미친 듯이 뛰어다니며 활력을 불어넣었다. 감독 입장에서는 조별리그 1차전 패배가 가장 힘들다. 김학범 감독님이 2차전을 앞두고 덤덤한 척했으면 했다. 선수들은 식사할 때도 감독 얼굴부터 본다. 사진을 보니 경험 많은 감독님답게 환하게 웃고 계시더라. 그런 노력이 흐름을 바꿨다. 3차전(28일 오후 5시 요코하마) 상대는 리우올림픽 8강 탈락의 아픔을 안긴 온두라스다. 당시 슈팅 한 방에 한 골을 내줬다. 손흥민(토트넘) 등이 나섰지만, 득점 운이 따르지 않았다. 온두라스는 ‘침대 축구’를 했다. 당시 감독(루이스 핀토)이 ‘젠틀’하지 않았다. 이번 온두라스팀은 드러눕지는 않더라. 골은 1분 만에 날 수도 있으니 조급하면 안 된다. 김 감독님은 내게 “지금 온두라스가 5년 전보다 강한 것 같다”고 했다. 온두라스는 2차전에서 뉴질랜드에 3-2 역전승을 거뒀다. 4-4-2 포메이션에 9번(호르헤 벤구체)과 19번(더글라스 마르티네스)이 투톱이다. 1, 2차전 모두 슈팅을 17개나 때리는 등 매우 공격적이었다. 온두라스는 북중미 특유의 리듬을 타며 텐션을 끌어올린다. 반대로 잘 안 풀리면 짜증을 낸다. 그래서 강한 압박, 때로는 거친 플레이가 필요하다. 2차전 때 중앙수비 박지수(김천)가 몸을 던지는 ‘군인 정신’을 발휘한 것처럼 말이다. 박지수는 A대표팀 수비다웠다. 이동준과 엄원상(광주)이 측면 뒷공간을 노려야 한다. 아직 득점이 없는 공격수 황의조(보르도)가 살아나는 게 핵심 포인트다. 1차전에 상대 선수의 악수를 거부해 논란이 됐던 이동경(울산)이 2차전 중거리 슛으로 득점에 기여했다. 울화통이 터지더라도 속으로 ‘기필코 앙갚음하겠다’고 생각해야 한다. 지난 일은 훌훌 털어내고 더 큰 선수가 됐으면 한다. B조 4개 팀 모두 1승1패를 기록 중이다. 한국이 골 득실에 앞서 조 1위로 올라섰다. 비기기만 해도 최소 조2위로 8강에 오르지만, 지면 탈락이다. 조 2위면 8강에서 한일전이 열릴 수 있다. 일본은 이번 대회 16개 팀 중 유일하게 2승(A조 1위)을 거두고 있다. 개최국 일본은 피하는 게 좋다. 자국에서 우승을 목표로 준비한 팀이다. 홈 어드밴티지도 있다. 5대5가 아닌 4대6으로 불리하게 싸울 수 있다. 일본은 유럽에서 뛰는 요시다 마야(삼푸도리아)와 엔도 와타루(슈투트가르트)를 뽑았다. 도안 리츠(에인트호번)와 ‘일본 이강인’이라 불리는 구보 다케후사(레알 마드리드)는 클래스가 다른 모습이다. 되돌아보면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때도 조별리그에서 고전했으나 결국 금메달을 따냈다. 우리 선수들, 충분히 할 수 있다. 신태용 리우올림픽 감독·인도네시아 축구대표팀 감독 2021.07.27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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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태용 신의 한수] 김민재 와일드카드 1순위였는데, ‘학범슨’ 플랜B는?

사실 김학범(61) 한국 올림픽축구대표팀 감독님의 마음속 ‘와일드카드 1번’은 김민재(25·베이징 궈안)였다. 대표팀 명단 발표를 앞두고 김 감독님과 세 차례 통화했다. 내가 인도네시아 축구대표팀을 지도하다 휴가차 귀국해 선생님께 안부 인사를 드렸다. 이후에도 김 감독님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다. 내가 직전 올림픽(2016년 리우올림픽 감독)에서 먼저 부딪히며 경험한 것들을 나눴다. 올림픽대표팀에 3장을 쓸 수 있는 와일드카드(25세 이상 선수)로 김 감독님은 황의조(29·보르도)와 권창훈(27·수원)을 선발해 데려갔다. 그러나 감독님은 ‘수비 안정이 1번’이라고 생각했다. 나도 김민재를 추천했다. 김 감독님은 김민재의 대표팀 차출 문제를 풀기 위해 중국에 날아갈 생각도 했다. 그러나 김민재의 도쿄행은 불발됐다. 소속팀 베이징 궈안(중국)이 그를 내주지 않았다. 올림픽은 국제축구연맹(FIFA) 주관대회가 아니어서 소속팀이 차출을 거부할 수 있다. 출국 전날까지 김민재를 기다린 김 감독님의 행동을 지적하는 분들도 있다고 들었다. 하지만 감독으로서는 단 1% 희망이라도 있다면 포기할 수 없다. 부담감과 책임감이 큰 자리이기 때문이다. 자꾸 김민재 얘기를 하는 건, 출국 전 두 차례 평가전에서 우려한 대로 수비 불안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대표팀은 지난 16일 프랑스에 1-2 역전패를 당했다. 후반 39분부터 6분 사이에 2실점 했다. 프랑스의 패스 플레이에 무너졌고, 상대 중거리 슛이 골키퍼(송범근) 가랑이 사이로 통과했다. 올림픽대표팀은 13일 아르헨티나전(2-2무)을 포함해 두 차례 평가전에서 4점을 내줬다. 수준 높은 팀들을 상대할 때 너무 공만 보면서 몰려다니면 안 된다. 상대 위치에 따라, 1~2m의 간격도 계산하고 움직여야 한다. 도쿄올림픽 멤버가 ‘역대 최강’이란 평가도 나오지만, 냉정하게 보면 수비 라인이 약한 게 사실이다. 사실 리우올림픽 때도 수비 불안이 컸다. 양쪽 풀백의 체격이 작아서 상대 세트피스와 얼리 크로스에 고전했다. 김학범호는 공수 밸런스와 ‘전환 템포’를 중요하게 여긴다. 이동준(울산)과 엄원상(광주)의 스피드가 상대에 위협이 될 수 있다. 물론 김민재가 있었다면 팀의 무게감이 더해졌을 거다. ‘학범슨(명장 퍼거슨에 빗댄 김학범 별명)’의 플랜B가 궁금하다. 나는 김 감독님과 1998년부터 7년간 성남 일화 선수-코치로 인연을 맺었다. 선생님 방에 가면 늘 영상 분석을 하고 계셨다. 휴식기에는 유럽과 남미로 날아가 선진 축구를 지켜본 ‘학구파’다. 김 감독님은 실업팀 국민은행에서 은퇴한 뒤 은행원으로도 일하셨다. 그래서인지 아주 섬세하고 꼼꼼하다. 김 감독님이 김민재를 대신해 발탁한 중앙 수비수 박지수(27·김천 상무)도 좋은 선수다. 비록 출국 전날 합류했지만, 군인 정신(군팀 김천 상무 소속)으로 후배들을 리드할 거로 믿는다. 다만 K리그 수원FC 시절 박지수의 동작이 크다 보니 핸드볼 파울이 많았던 게 걱정이다. 2018년 러시아월드컵 때 김영권처럼 박스 내에서는 열중쉬어 자세를 해도 괜찮을 것 같다. 이번 조 편성이 최상이라고들 한다. 그러나 감독 입장에서 최상의 조는 없다. 22일 1차전 상대 뉴질랜드가 ‘1승 제물’이라는데, 이 팀에는 와일드 카드 크리스 우드(30)가 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번리에서 4시즌 연속 두 자릿수 득점을 올린 선수다. 2차전 상대 루마니아는 정예 멤버를 내보내지 않지만 만만치 않다. 3차전 상대는 리우올림픽 8강 때 내게 탈락의 아픔을 안긴 온두라스다. 역습 한 방에 무너진 그 날의 패배가 지금까지 한스럽다. 북중미 특유의 유연한 발재간을 앞세우는 온두라스를 우리는 더 거칠게 해야 한다. 김 감독님이 ‘박살’ 내줬으면 좋겠다. 올림픽대표팀이 지난 17일 결전지에 도착했다. 코로나19 검사 등으로 6시간이나 걸려 공항을 빠져나왔다고 들었다. 김 감독님과 선수들도 모두 고생했다. 김 감독님의 출사표대로, 사고 한번 쳐서 코로나19로 힘든 국민께 큰 웃음을 드리길 바란다. 신태용 리우올림픽 감독·인도네시아 축구대표팀 감독 신태용 리우올림픽 감독·인도네시아 축구대표팀 감독 2021.07.19 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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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태용의 신의한수] “김진수, 이영표-람 같은 ‘공수겸장’ 풀백 되길”

"알비렉스 니가타 감독은 이 선수를 딱 두 마디로 표현했다. 다부지고 헌신적이다. 가시마와 나고야 등 일본 J리그 상위권팀들이 영입 쟁탈전을 벌이고 있다."올 초 만난 일본 J리그 관계자가 알비렉스 니가타 왼쪽풀백 김진수(21)를 극찬하며 건넨 말이다. 김진수는 이번 A매치 2연전에서 그의 극찬이 틀리지 않았음을 입증했다. 김진수는 12일 브라질과 평가전에서 헐크(제니트)를 꽁꽁 묶더니, 15일 말리와 평가전에서 과감한 오버래핑과 페널티킥 동점골을 유도한 번뜩이는 크로스를 선보였다. 이영표(36·밴쿠버)의 2011년 1월 대표팀 은퇴 후 2년 넘게 무주공산인 왼쪽풀백 적임자로 급부상했다. 김진수는 깜짝 탄생한 신데렐라가 아니다. 각급 연령별 대표를 거친 엘리트다. 2009년 U-17 월드컵에서 주장과 전문키커를 병행하며 손흥민(레버쿠젠)과 함께 8강 신화를 이끌었다. 2011년 U-20 월드컵 스페인과 16강에서 테요(바르셀로나)를 봉쇄한 것은 물론 탁월한 공격력을 뽐냈다. 현대축구에서는 공격형 풀백들이 각광 받고 있다. 과감한 오버래핑으로 공격에 가담해 크로스를 올리고, 윙어들의 중앙 침투길을 열어준다. 공격 빌드업의 시발점 중 하나다. 지난 4월 유럽 연수 중 직접 본 다니엘 알베스(바르셀로나)와 마르셀로(레알 마드리드)는 풀백인지 윙어인지 헷갈릴 만큼 공격에 적극 가담했다. 지난달 영국 웸블리에서 직접 본 잉글랜드 왼쪽풀백 레이튼 베인스(에버턴)의 왼발 감아차기 크로스는 데이비드 베컴급이었다. 나도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때 왼쪽 윙백을 봤지만, 김진수는 박경훈·하석주 등 한국 축구 계보를 이을 공격형 풀백이다. 말리전에서 김진수의 칼날같은 얼리 크로스에 손흥민이 한 템포 늦게 헤딩슛하는걸 보고, 김진수의 공격 재능에 감탄했다. 하지만 김진수는 미완의 대기다. 말리전에서 섣부른 파울로 선제 프리킥 실점의 빌미를 제공했다. 요즘 세계축구 윙어들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가레스 베일(이상 레알 마드리드)처럼 피지컬과 기술을 겸비했다. 다소 작은 체구(177cm·69kg)인 김진수는 이들을 막기위해 경험과 수비력을 더 키워야 한다. 김진수가 전형적인 공격형 풀백보다는 이영표나 필립 람(바이에른 뮌헨)처럼 공수 겸장 풀백이 됐으면 한다. 이영표는 주특기 헛다리 짚기 뒤에는 안정적인 수비력이 깔려있다. 람은 풀백의 3가지 요소인 킥과 민첩성, 수비력을 갖춘 완전체에 가까운 선수다. 김진수는 두 선수처럼 공격력 뿐만 아니라 수비력을 신장 시킬 필요가 있다. 이번 A매치 2연전에서 유럽파 윤석영(QPR)과 박주호(마인츠)를 밀어낸 김진수는 현재에 안주하지 말고 끊임없는 노력으로 주전 자리를 굳혀야 한다. 윤석영이 QPR에서 아수 에코토-클린트 힐과 주전경쟁을 이겨내지 못하고, 박주호가 홍명보 감독이 강조하는 민첩성을 보완하지 않는다면, 브라질월드컵 본선 조별리그 1차전 왼쪽 터치라인에 서있는 선수는 아마 김진수일 것이다. 일간스포츠 해설위원 2013.10.16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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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태용의 신의한수] ‘태권축구’ 논란? 터프했지만 더티하진 않았다

한국이 브라질을 상대로 더티한 '태권 축구'를 했나.축구대표팀이 12일 브라질과 평가전을 치른 뒤 '태권축구 논란'이 뜨겁다. 스페인의 '문도 데포르티보'는 "한국의 작전은 네이마르 사냥인듯하다"고 비꼬았다. 한국은 브라질 공격수 네이마르(바르셀로나)를 상대로 12개의 파울을 범하며 거칠게 수비했다. 경기 후 다니엘 알베스(바르셀로나)는 "친선전이고 경기에 함께 뛰는 동료다. 다치지 않게 조심했으면 좋겠다"고 일침을 가했다. 일부 네티즌은 "1970~80년대 태권축구로 회귀했다"며 쓴소리를 했다. 그런데 네이마르와 날선 신경전을 벌였던 이청용(볼턴)의 말은 달랐다. 그는 경기 후 "네이마르를 막기 위해 파울을 할 수밖에 없었다. 브라질 선수들은 개인기가 뛰어나서 그냥 놔두면 하고 싶은 대로 플레이를 한다. 그래서 경기 나가기 전부터 거칠게 하려고 마음 먹었다"고 말했다. 총대를 메고 할 말을 한 이청용의 의견에 적극 공감한다. 나 역시 현역 시절 브라질과 평가전을 치러봤고, 감독으로서는 브라질 클럽 인터나시오날을 상대해 봤다. 브라질 선수들은 한 번 삼바리듬을 타기 시작하면 걷잡을 수 없다. 반면 상대가 끈적끈적하고 적극적인 프레싱을 펼치면 쉽게 흥분한다. 모따 등 많은 브라질 출신 K리거들도 그랬다. 한국은 브라질전 전반 43분 네이마르에 프리킥에 선제 실점하기 전까지 거친 전방압박으로 대등한 경기를 펼쳤다. 전날 홍명보 감독이 기자회견에서 "기죽고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 그대로였다. '더티했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충분히 반론할 수 있다. 이청용은 거칠게 브라질 선수들을 상대했지만, 부상을 입힐 만큼 치명적인 파울을 하지는 않았다. 이청용 자신이 과거 살인태클을 당해 10개월 짜리 장기 부상으로 고생한 적이 있다. 그는 거친 파울이 얼만큼 나쁜지 누구보다 잘 안다. 홍명보 감독은 경기 후 "터프하지만 정당한 경기를 했다"고 말했다. 오스카(첼시)도 이청용의 거친 플레이에 대해 "그럴 수도 있다"두둔했다. 네이마르도 "7번(이청용)과 16번(기성용)이 날 거칠게 대했다"면서도 "파울도 경기의 일부다"고 쿨하게 넘겼다. 브라질월드컵 본선까지 8개월 밖에 남지 않았다.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지 100일 남짓 된 홍 감독에게 브라질전은 단순한 평가전 이상이었다. 본선에서 만날 강팀 상대 리허설이었다. 실력 차가 분명하다면 대안을 만들어야한다. 카메룬은 1990년 이탈리아월드컵에서 마라도나의 아르헨티나를 상대로 서른 개가 넘는 파울을 한 뒤 역습 한방으로 1-0 승리를 거뒀다. 물론 과유불급은 경계해야한다. '터프'하게 하되, '더티'해서는 안 된다. 월드컵 본선은 파울에 대한 잣대가 더 엄격하다. 거친 플레이로만 일관하다가는 경기를 망칠 수도 있다. AFC(아시아축구연맹) 국가들은 최근 브라질에 대패했다. 지난해 중국은 0-8, 이라크는 0-6 참패를 당했고 올해 일본은 0-3, 호주는 0-6으로 졌다. 한국 선수들은 0-2로 비교적 선전했는데도 경기 후 브라질 선수들과 유니폼 교환을 하지 않았다. 2006년 독일월드컵 스위스전 패배 후 서럽게 눈물을 쏟은 이천수(인천), 2011년 아시안컵 일본전 패배 후 엉엉 운 손흥민(레버쿠젠)처럼 분한 표정이었다. 상대가 명품 팀, 명품 선수들이라고 해서 중국처럼 0-8로 진 뒤 네이마르와 유니폼을 바꾸려고 달려가는 모습이 보고 싶은가. 그보다는 터프하더라도 이기고 싶어 투지 넘치는 모습이 낫지 않은가. 신태용 일간스포츠 해설위원 2013.10.13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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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태용의 신의한수] “루니 없는 잉글랜드, 박주영 없는 한국”

7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잉글랜드-몰도바의 2014년 브라질월드컵 유럽예선 H조 7차전을 관전했다. 대한축구협회 P급 라이센스 대상자 해외 연수 중 경기장을 찾았다. 잉글랜드가 스티븐 제라드(리버풀)와 리키 램버트(사우샘프턴), 대니 웰백(맨유·2골)의 릴레이골로 4-0 완승을 거뒀다. 특히 원톱 공격수 램버트는 1골-1도움을 올렸다.공장 노동자 출신으로 불과 4년 전까지 3부리그를 전전하던 램버트는 2009년 사우샘프턴에 입단해 팀을 챔피언십, 프리미어리그 차례로 끌어 올렸다. 지난달 스코틀랜드와 평가전에 31살 나이로 A매치 데뷔전을 치른 램버트는 첫번째 터치를 결승골로 연결했고, 동화처럼 브라질월드컵 본선행을 꿈꾸고 있다. 잉글랜드는 11일 우크라이나와 H조 8차전을 치른다. 잉글랜드는 몬테네그로와 승점(15점)이 같지만 골득실에 앞서 아슬아슬한 조 1위다. 우크라이나는 승점 14점으로 바짝 추격 중이다. 하지만 이번 우크라이나 원정에 공격수 루니와 웰백, 다니엘 스터러지(리버풀)가 빠졌다.루니는 훈련 중 이마가 찢어지는 부상을 당했고, 스터러지도 허벅지를 다쳤고, 웰백은 경고 누적이다. 램버트와 저메인 데포(토트넘)가 있지만 다소 무게감이 떨어지는게 사실이다. 램버트는 스코틀랜드, 몰도바를 상대해 절대평가가 힘들고, 아직 큰 무대에서 검증되지 않았다. 또 전형적인 타겟형 공격수로 루니처럼 미드필드까지 내려와 연계 플레이를 펼치지는 못했다. 중요한 우크라이전을 앞두고 A매치 84경기에서 36골을 터트린 루니의 공백이 확실히 느껴진다. 한국축구대표팀이 오버랩됐다. 한국은 지난 6일 아이티와 평가전에 제로톱을 가동해 좋은 경기를 펼쳤지만, 원톱 공격수 부재를 또 절감했다. 홍명보 대표팀 감독은 20세 이하 대표팀 시절부터 기본적으로 4-2-3-1 포메이션을 고수하고 있다. 루니 같은 확실한 원톱 공격수가 필요한 상황이다. 개인적으로 현재 한국 공격수 중 박주영(아스널)만한 선수는 없다고 본다. 소속팀에서 표류 중이지만 위기 때 '디 앤서(해답)' 같은 존재가 되어줬다. 홍 감독이 소속팀에서 꾸준히 경기에 출전하지 않는 선수는 선발하지 않겠다는 원칙 때문 박주영을 뽑을 명분이 부족한건 사실이다. 하지만 만약 홍 감독의 머릿 속에 월드컵 본선에서 박주영을 조커로라도 기용하겠다는 생각이 있다면, 과감히 뽑아서 점검해보는건 어떨까. 브라질월드컵까지 고작 9개월, 12차례 남짓의 A매치가 남았다. 조광래 전 대표팀 감독은 2011년 일본과 평가전을 앞두고 이적팀을 찾던 박주영을 먼저 소집해 개인훈련을 시키기도 했다. 박주영은 월드컵에 두 번이나 출전했고, 골도 넣었다. 아스널에 잔류하면 고액의 연봉도 보장된다. 하지만 귀네슈 전 서울 감독은 "축구선수는 뛰어야 축구 선수다"고 말했다. 버리고 낮춰서 FA자격을 얻어 뛸 수 있는 팀으로 옮겼으면 하는 바람이다. 개인사와 오해로 박주영을 좋지 않게 보는 시선이 더러 있다. 주영이가 이번 브라질월드컵에서 국가에 헌신해 '은사' 홍 감독과 함께 새 역사를 쓰고 말끔히 털어냈으면 한다. 런던에서 ※일간스포츠는 신태용 전 성남 감독의 칼럼 '신태용의 신의 한수'를 연재합니다. 신 감독이 K리그 클래식과 대표팀, 유럽축구 등을 두루 관전하고 축구계 핫 이슈를 이야기합니다. 2013.09.09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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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태용의 신의한수] “악동 벨라미가 ‘김보!’ 외치며 박수 쳐주더라”

'포스트 박지성' 김보경(24·카디프시티)에게서 박지성(32·에인트호벤)의 향기가 진하게 나기 시작했다.1일(한국시간) 영국 웨일스의 카디프시티 스타디움에서 카디프시티-에버턴의 2013-2013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3라운드를 관전했다. 대한축구협회 P급 라이센스 대상자 해외 연수 중 경기장을 찾았다. 카디프시티 김보경(24)은 섀도 스트라이커로 선발출전해서 82분간 뛰었다. 경기는 0-0으로 끝났다. 골닷컴 영국판은 김보경을 경기 최우수선수로 선정했다. 지난 주중에 만났던 말키 맥케이 카디프시티 감독은 김보경에 대해 "축구 센스와 피지컬, 전술 이해능력, 성장 가능성을 두루 갖췄다. 우리팀 핵심이 될 선수"라고 칭찬했다. 김보경은 한 단계 더 성장해 있었다. 박지성을 능가하는 선수가 될 수도 있다는 가능성도 봤다.김보경은 지난 번 맨시티전에서 '거구' 야야 투레(189㎝)를 상대하더니 이번에는 에버턴의 마루앙 펠라이니(194㎝)에 맞서서도 헤딩을 제외하고는 밀리지 않았다. 드리블도 인상적이었다. 토트넘의 가레스 베일과 에런 레넌처럼 빠른 스피드를 앞세운 드리블이 아니었다. 김보경은 상대 디딤발을 보고 툭툭 차며 템포를 뺏는 영리한 드리블을 했다.지난 4월 스위스 바젤에서 바젤(스위스)과 첼시(잉글랜드)의 유로파리그 4강 1차전을 관전한 적이 있다. 김보경이 측면과 중앙을 자유롭게 오가며 득점 찬스를 만드는 모습이 그때 봤던 후안 마타(첼시) 같았다.김보경은 이날 양팀 통틀어 가장 좋은 찬스도 만들었다. 후반 16분 왼발 아웃프런트킥 킬패스로 크레이그 벨라미에게 골키퍼 1대1 기회를 만들어줬다. 퍼스트 터치가 길어 골로 연결시키지는 못했지만 '악동' 벨라미가 '김보'라 부르며 박수를 쳐줄 정도였다. 홈팬들은 김보경이 후반 막판 교체될 때 김보경 응원가를 부르며 기립박수를 쳐줬다. 아직 부족한 점도 있다. 서정원 수원 감독 등 동행자들은 김보경이 슈팅을 아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한국 선수들은 타인에 대해 배려를 먼저 한다. 김보경은 기회가 생길 때마다 더 욕심을 내야 빅클럽으로 갈 수 있다.김보경은 24세의 박지성 보다 기술이 한 수 위다. 단, 박지성은 김보경 나이 때 '산소탱크'로 불릴 정도로 활동량이 많았다. 반면 김보경은 후반 중반 이후 체력이 급격히 떨어지는 모습이었다. 김보경은 대표팀에 합류하기 위해 경기 후 한국으로 출국했다. 김보경은 2선 공격의 모든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미들라이커(미드필더+스트라이커)다. 김보경 덕분에 포메이션을 자유롭게 전환할 수 있기 때문에 감독으로선 카드를 한 장 더 들고 포커를 치는 셈이다. 홍명보 대표팀 감독이 이번 A매치 2연전에 김보경을 어떻게 활용할지 기대가 크다. 카디프에서 2013.09.01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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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태용의 신의 한수] ‘뮌헨 왕조 열렸다’ 獨, 브라질월드컵 우승도 보인다

'뮌헨 왕조'가 열렸다.바이에른 뮌헨(독일)은 26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2-2013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에서 도르트문트(독일)를 2-1로 꺾었다. 뮌헨은 12년 만에 5번째 유럽 챔피언에 등극했다. 뮌헨의 아르연 로번이 후반 44분 극적 결승골로 '결승 악몽'을 떨쳐냈다. 앞서 로번은 조국 네덜란드 대표로 나선 2010년 남아공월드컵 결승전, 뮌헨 소속으로 치른 2011-2012시즌 유럽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는 부진했다. 뮌헨은 우승상금 1050만 유로(약 153억원)와 중계권료 등 각종 수입으로 1000억원의 돈방석에 앉게 됐다. 이제는 뮌헨의 독주가 어디까지 이어질지가 가장 큰 화두다. 뮌헨은 지구상에서 가장 강한 팀이다. 올 시즌 각종 대회에서 딱 3번 졌다. 뮌헨은 진화한 FC 바르셀로나(스페인)다. 바르셀로나의 기술을 80-90% 갖춘 데다, 바르셀로나가 못 갖춘 피지컬과 높이까지 겸비했다. 바르셀로나가 뮌헨과 대적하려면 '에이스' 리오넬 메시의 몸상태가 정상이어야 하고, 새로 가세하는 네이마르가 무사 안착하고, 중앙 수비 등 약점을 대수술해야 할 것이다.뮌헨은 다음 시즌 유럽 준우승팀의 '원투 펀치'까지 탑재한다. 도르트문트의 마리오 괴체는 이미 뮌헨 이적을 확정 지었고, 역시 도르트문트의 레반도프스키도 뮌헨행이 임박했다. 지구방위대라 불러도 손색없을 만한 스쿼드를 구축하게 된다.다음 시즌 뮌헨 지휘봉을 잡는 펩 과르디올라 감독은 뉴욕 휴가 중 TV로 결승전을 봤다고 한다. 그는 심경이 복잡할 것 같다. 뮌헨은 6월2일 슈투트가르트와 포칼컵 결승에서 유럽 무대 역대 7번째 트레블(3관왕)에 도전한다. 리그 12위 슈투트가르트를 상대로 뮌헨이 2군을 내보내도 가볍게 이길 것이라는 이야기까지 나온다. 한편 분데스리가 팀의 선전은 자연스레 독일 A대표팀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독일 축구는 1990년 통일 후 경제 침체와 함께 내리막을 걸었다. 유로 2000과 유로 2004에서도 부진했다. 독일축구협회는 1999년 1, 2부리그 36개팀에 의무적으로 유소년팀을 두게 했다. 매년 유소년축구에 10만 유로를 투자해야 리그에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뮌헨의 바스티안 슈바인슈타이거, 필립 람, 마누엘 노이어, 토마스 뮐러, 마리오 괴체, 토니 크로스, 도르트문트의 마르코 로이스 등이 그 유산이다. 이들은 독일 유니폼을 입고 2014년 브라질월드컵에 나설 주축들이다. 독일은 2002년 월드컵 준우승, 2006년 월드컵 개최, 2010년 월드컵 2연속 3위를 거두며 정상을 향해 달리고 있다. 2016년 브라질월드컵에는 '황금 세대'가 총출동한다. 한국 축구도 눈 앞에 보이는 것에만 급급하지 말고, 독일처럼 10년을 내다보고 유소년에 투자해야한다. 일간스포츠 해설위원사진출처=SPOTV 영상 캡처/신태용 제공 2013.05.26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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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태용 신의한수] 뮌헨이 도르트문트보다 빅이어에 가까운 이유

바이에른 뮌헨(독일)은 2012-2013시즌 유럽 최강팀이다. 올 시즌 분데스리가에서 1번,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2번 등 총 3번 진 게 전부다. 한 마디로 무적(無敵)이다. 뮌헨은 26일 영국 런던의 웸블리에서 열릴 도르트문트(독일)와의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에서 이를 재입증하려한다. 독일 축구 연수 중 뮌헨과 도르트문트의 경기들을 현장 관전했다. 미리보는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5일 독일 도르트문트 지그날 이두나 파크에서 열린 뮌헨과 도르트문트의 분데리가 32라운드도 직관했다. 사견으로 이번 챔피언스리그 결승 결과를 예측해본다면 뮌헨의 손을 들어주고 싶다. 뮌헨은 지난 시즌 도르트문트에 3연패를 당한 뮌헨이 아니다. 단테와 하비 마르티네스, 마리오 만주키치 등 알짜배기 선수들을 영입해 업그레이드된 양질의 최상급 스쿼드를 구축했다. 뮌헨은 2008년부터 세계 축구를 주름 잡은 바르셀로나(스페인)을 대회 4강에서 1, 2차전 합계 7-0으로 완파했다. 리오넬 메시(바르셀로나)가 움직이면 어떻게 해야한다 등 상황에 따른 포지션별 빌드업이 완벽하게 구축돼 있다. 특히 분데스리가 역대 최고 이적료(약 580억원)에 영입된 수비형 미드필더 하비 마르티네스가 중심을 잡아준다. 동기부여와 정신력 측면에서도 뮌헨이 앞선다. 도르트문트의 중심은 마리오 괴체와 로베르토 레반도프스키다. 하지만 일찌감치 다음 시즌 뮌헨행이 확정된 괴체는 부상으로 결장한다. 레반도프스키는 뮌헨 이적을 원하고 있어 미묘한 기류가 흐른다. 도르트문트는 레알 마드리드(스페인)와의 4강 1차전에서 4-1 승리를 거둔 뒤부터 하향세다. 이후 5경기에서 1승2무2패에 그쳤다. 미리보는 챔피언스리그 결승에서도 도르트문트는 대부분의 주전을 기용하고도 1.5군으로 나선 뮌헨과 겨우 1-1로 비겼다.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치며 결승에 오른 도르트문트는 초과 목표를 달성한 상황이라 뮌헨보다 우승에 대한 절실함이 떨어질 수 있다. 반면 뮌헨은 우승에 대한 열망이 매우 강하다. 지난 시즌 리그와 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준우승에 그쳤다. 뮌헨은 챔피언스리그 결승 이후 6월2일 슈투트가르트와 포칼컵 결승도 앞두고 있다. 트레블(3관왕)을 노리는 뮌헨은 분데스리가 최종전까지 베스트11을 투입해 꾸준한 경기력을 유지하고 있다. 아울러 도르트문트전이 유프 하인케스 감독의 유럽대항전 고별경기란 점도 선수들을 자극할만하다. 유럽 현지에서는 '뮌헨과 도르트문트전 결과'보다 '뮌헨의 독주가 언제까지 이어질까'가 더 큰 화두다. 뮌헨은 바르셀로나의 기술을 80-90% 갖춘데다, 바르셀로나가 못 갖춘 피지컬과 높이까지 겸비했다. 독일에서 만난 디트마르 크라머 전 한국 올림픽대표팀 감독님은 뮌헨처럼 한 팀이 리그에서 독주하면 흥미가 떨어질지 우려하기도 했다. 다음 시즌 뮌헨 지휘봉을 잡는 펩 과르디올라 감독이 도리어 민망한 상황이다. 독일 현지에서는 뮌헨이 슈투트가르트와 포칼컵 결승에 1.5군을 내보내도 우승할거라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다. 만약 뮌헨이 이번 시즌 트레블을 달성한다면, 과르디올라 감독은 바르셀로나가 2009년 달성한 6관왕을 목표로 세워야할 판이다. 물론 큰 경기에서 전력상 상대적 약팀이 상대적 강팀을 꺾는 이변이 연출되기도 한다. 가깝게 지난 시즌 세계 도박사들은 대회 4강에서 첼시(잉글랜드)의 우승 가능성을 뮌헨, 바르셀로나, 레알 마드리드보다 낮게 책정했다. 하지만 첼시는 보란듯이 뮌헨을 꺾고 우승했다. 1994-1995시즌 아약스(네덜란드)가 AC밀란(이탈리아)를 꺾고 정상에 섰고, 2004-2005시즌 리버풀(잉글랜드)이 AC밀란을 누르고 빅이어를 들어 올렸다. 레알 마드리드와 4강 1차전에서 4골을 몰아친 레반도프스키가 또 한 번 미친 득점력을 뽐낸다면 도르트문트가 깜짝 우승을 차지할 수도 있다. 개인적으로 결과를 예측해본다면 뮌헨이 3-1로 이길 것 같다. 지금의 뮌헨을 잡으려면 바르셀로나의 약점을 대수술한 뒤 맞붙어야 대적이 될 것 같다. 신태용 일간스포츠 해설위원사진=뮌헨 페이스북·신태용 일간스포츠 감독※ 일간스포츠는 신태용 전 성남 감독의 칼럼 '신태용의 신의 한수'를 연재합니다. 신 감독이 K리그 클래식과 대표팀, 유럽축구 등을 두루 관전하고 축구계 핫 이슈를 이야기합니다. 2013.05.24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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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태용의 신의 한수] “손흥민 만나 도르트문트行 추천 했다”

29일 독일 겔젠키르헨의 벨틴스 아레나에서 열린 함부르크와 샬케04전을 현장 관전했다. 독일 분데스리가 31라운드 경기였다.전날 겔제키르헨의 한 호텔에서 샬케 원정을 온 손흥민(21·함부르크)을 만났다. 지난해 7월 성남과 함부르크의 피스컵 결승전 이후 9개월 만의 재회였다. 흥민이는 늘 미소를 잃지 않아 별명이 '써니 보이'다. 흥민이는 여전히 해맑았지만 미소 속에는 남모를 고민이 묻어 있었다. 바로 자신의 다음 시즌 거취 때문이었다.요즘 한국 언론은 물론 독일·영국·이탈리아 언론에서도 손흥민이 화제다. 올 시즌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11골을 터트린 흥민이는 유럽 여름이적시장에서 '핫이슈'다. 토트넘·맨체스터 유나이티드·첼시·아스널·리버풀·뉴캐슬·웨스트햄(이상 잉글랜드), 도르트문트·샬케(이상 독일), 인터밀란·AS로마(이탈리아), 아인트호벤(네덜란드). 이적설이 돈 클럽만 10개가 넘는다.무려 23개 클럽과 연결된 '이적설의 제왕' 혼다 게이스케(27·CSKA모스크바)와는 좀 다른 케이스다. 독일 현지에서 만난 축구인들은 공통적으로 "유럽 빅클럽들이 손흥민을 보기 위해 함부르크 경기에 수석 스카우터를 지속적으로 파견하고 있다. 도르트문트 등은 손흥민을 위해 기꺼이 이적료 1000만 파운드(약 170억원)를 지불할 의지가 있다. 함부르크는 재정적으로 넉넉하지 않아 손흥민을 떠나보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손흥민 본인은 "이적 문제로 스트레스가 극심하다"고 했다. 이제 갓 스무살을 넘긴 어린 친구에게 향후 축구인생 10년을 좌우할 수도 있는 선택은 당연히 버거울수밖에 없다. 행여 흥민이가 부담을 느낄까봐 이적과 잔류에 관해 묻지 않았다. 앞으로 월드컵을 3~4차례 더 나갈 한국 축구 미래로서 이겨내야할 과정이라며 어깨를 토닥여줬다. 조심스럽게 가능하다면 보다 더 큰 클럽으로 이적, 그 중 도르트문트행이 괜찮을 것 같다고 조언해줬다.사실 난 흥민이가 함부르크에 남아 길게는 2년, 짧게는 1년 더 뛰었으면 했다. 함부르크는 UEFA 챔피언스리그 출전 경력도 있고, 작은 클럽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번에 샬케전 1-4 완패를 보고 생각이 바뀌었다. 흥민이는 이날 원톱으로 나섰는데 2선의 지원이 거의 없었다. 미드필더들은 전진패스를 두려워하고 횡패스와 백패스만 반복했다. 레알 마드리드 출신 판 데르 파르트도 실망스러웠다. 수비 뒷공간을 파고드는 움직임이 좋은 흥민이를 전혀 활용하지 못했다. 함부르크는 뮌헨과의 27라운드에서 2-9로 대패한 뒤 잠시 살아나는가 싶더니 다시 정신 못차리더라. 이제는 흥민이가 바라던 UEFA 챔피언스리그나 유로파리그 출전도 가물가물해졌다. 독일 내에서는 도르트문트가 손흥민을 원한다는 보도가 연일 쏟아지고 있다. 올 시즌 손흥민에게 2연속 멀티골을 얻어맞은 도르트문트는 아시아 최고의 재능을 알아보는 것 같다. 스페인과 독일로 축구 연수를 와서 도르트문트 경기를 2차례 봤다. 25일 바르셀로나(스페인)와 UEFA 챔피언스리그 4강 1차전, 28일 뒤셀도르프와 분데스리가 31라운드다.도르트문트는 손흥민을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 시켜줄 수 있는 구단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흥민이가 추구하는 독일판 티키타카와 스피디한 토털사커를 펼쳤다. 위르겐 클롭 도르트문트 감독은 어린 선수를 톱클래스로 성장시키는 재주가 있는 명장이다. 흥민이는 이미 마리오 괴체가 바이에른 뮌헨행이 확정됐고, 로베르토 레반도프스키와 권도간이 이적이 유력해 주전 경쟁과 자신의 가치, 역할에서 유리할 수 있다. 가가와 신지(맨유)는 도르트문트 시절 전반기 MVP를 수상하는 등 리그 최고 반열에 올랐다. 도르트문트는 다음 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진출도 유력하다. 흥민이도 "아직 결정된 것은 없지만 좀 더 큰 팀에서 뛰고 싶은 마음이 있다"고 했다. 선택은 흥민이의 몫이다. 예상을 깨고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무대로 이적할 수도 있다. 겔젠키르헨(독일)=신태용 일간스포츠 해설위원※일간스포츠는 신태용 전 성남 감독의 칼럼 '신태용의 신의 한수'를 연재합니다. 신 감독이 K리그 클래식과 대표팀, 유럽축구 등을 두루 관전하고 축구계 핫 이슈를 이야기합니다. 2013.04.29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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