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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김식의 엔드게임] 이대호와 이대은, 그리고 김성근의 '최강야구'

“응. 지금 훈련 끝났어요.”“어때? 그 선수 좋아졌지?”“야구를 대하는 자세가 달라졌어.”예능 프로그램 ‘최강야구’에서 최강 몬스터즈를 이끄는 김성근 감독이 요즘 자주 하는 말이다. 낯설면서도 낯익다. 예능 출연자의 코멘트로는 별스럽지만, 그가 수십 년 반복한 것이기에 그리 이상하지도 않다.저런 말은 김성근 감독이 LG 트윈스(2001~2002) SK 와이번스(2007~2011) 한화 이글스(2015~2017) 지휘봉을 잡았을 때 자주 들었다. 일본 롯데 마린스 코치일 때, 독립야구단 고양 원더스 사령탑일 때도 마찬가지였다. 기자가 취재한 시절은 아니지만 1980~90년대에도 그랬다고 한다. 고교팀과 실업팀 시절까지 올라가면 김성근 감독은 반세기 동안 별로 달라지지 않았다. ‘최강야구’에서도 여전하다. 은퇴 선수들로 팀을 구성한 예능인데도 다큐처럼, 전쟁처럼 하고 있다. ‘최강야구’가 실전성을 강조한 프로라고 해도 그는 진짜 프로팀을 이끄는 것처럼 승부에 몰두한다. 훈련 프로그램을 짜고, 성과를 체크한다. 최적의 전략과 조합을 찾는다. 어떤 선수가 자발적으로 훈련했다는 말에 흐뭇하게 웃는다.이 과정에서 예상 밖의 일도 일어나기도 한다. 김성근 감독은 훈련에 적극적이지 않았던 이대호(전 롯데 자이언츠)를 첫 경기(KT 위즈 2군)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했다. 지난해 KBO리그 지명타자 골든글러브 수상자를 과감하게 빼면서까지 리더의 지향점을 구성원들에게 똑똑히 전했다. 이대호는 “대타부터 차근차근 올라가겠다”고 하더니 지난 8일 방송된 경기(휘문고)에서 4번 타자로 나섰다.김성근 감독은 지독하게 이기고 싶어 한다. 그것도 자신의 방식을 고집한다. 예능이 재미있으면 됐지 꼭 그렇게까지 해야 할까? 목표 승률 이하로 떨어지면 프로그램이 폐지된다는 장치가 있긴 하지만, 그는 연출 의도보다 더 절박하게 고민하고, 싸우고 있다. “돈 받으면 (은퇴 선수라도) 프로다”, “팀 구성원과 그들의 가족까지 수백 명의 생계가 달린 일”이라며 미간에 힘을 준다.‘최강야구’가 화제를 모으는 건 은퇴 선수들이 보여주는 열정 덕분이다. 프로그램 자체가 관찰 예능의 성격을 띠며 승부의 이면을 잘 묘사한다. 여기에 독한 김성근 감독의 리더십이 더해지면서 극적인 스토리가 만들어지고 있다.모든 시선이 부드러운 건 아니다. 은퇴했다고 해도 최고 레벨에 있던 선수들이 프로 2군이나 고교팀을 상대하는 건 어린아이 손목 비틀기로 보는 사람도 있다. 프로에서 더 많은 돈을 받고도 슬렁슬렁 뛰었던 선수들이 예능에서 이를 앙다물고 뛴다며 탐탁지 않게 보는 이도 있다.논란이 있어도 많은 이들은 ‘최강야구’를 본다. 그 이유는 진짜 야구 중계가 담지 못하는 팬들의 갈증을 풀어주기 때문일 것이다. 중계에서 볼 수 없는 연출적인 요소가 이 프로그램에 있다. 게다가 김성근 감독이 증폭하는 승리를 향한 간절함이 잘 묘사돼 있다.지난 3월 한국 야구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1라운드에서 탈락했다. 단순히 일격을 당한 게 아니었다. 2013, 2017년 WBC와 2020 도쿄올림픽으로 이어지는 참패의 연장이었다. 한국 야구가 경쟁력을 잃은 데에는 여러 이유가 있다. 일부 선수의 몸값은 치솟지만, 그에 걸맞은 실력을 갖추지 못했다. 팀플레이는 퇴보했다. 이를 바꿀 리더십은 등장하지 않았다. 여러 감독의 색깔과 구단의 운영 방식은 대동소이했다.최근 KBO리그에는 보신주의와 몰개성이 만연해 있다. 야구가 큰 인기를 누리는 건 변함없지만, 팬들에게는 어떤 결핍이 있었다. 그러다 김성근 감독에게 다시 눈길이 가는 것이다.6년 전 김성근 감독이 한화 지휘봉을 내려놓을 때 그의 지도자 인생은 끝난 줄 알았다. 승리지상주의와 권위적 모습, 혹사 논란으로 상징되는 그의 리더십이 한계에 부딪힌 거로 보였다. 그러나 이후에도 일본 소프트뱅크 호크스가 그를 코치로 영입했다. 팔순 나이에는 ‘최강야구’를 이끌고 있다.지난 8일 방송에서 이대은(전 KT)은 변화구 3개로 삼진을 잡는 모습을 보여줬다. 시속 145㎞의 패스트볼을 예리하게 꽂기도 했다. “이대은은 155㎞를 던질 수 있다”는 김성근 감독의 허풍 같았던 말이 절반쯤은 실현됐다.김성근 감독은 개인의 단련과 조직의 단결을 프로야구가 아닌 새 플랫폼에서 웅변하고 있다. 새로운 발명이 아니다. 낡은 것으로 여겨졌던 가치의 발견이다. 남들이 유행을 좇을 때 그는 50년째 자신의 자리에서 단단하게 뿌리내리고 있다. 돌고 도는 세상은 김성근을 또 찾는다. 2023년에도 그의 야구를 기대하는 이들이 또 생겼다. 고집스런 리더가 가진 특권이다.스포츠1팀장 2023.05.11 10:00
해외축구

'실전 갈증' 홀란드, 리버풀전 선제골...맨시티는 3-2 승리

엘링 홀란드(22·맨체스터 시티)가 '실전' 갈증을 해소하며 소속팀 승리를 이끌었다. 홀단드는 23일(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 에티하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23시즌 카라바오컵 리버풀과의 16강에 출전, 73분을 소화하며 1골을 넣었다. 소속팀 맨체스터 시티(맨시티)의 3-2 승리를 이끌었다. 카타르 월드컵 기간 '강제' 휴식기를 가진 홀란드는 체력을 충전하고 나선 이 경기에서 초반부터 활발한 공격력을 보여줬다. 그리고 전반 10분 만에 골망을 갈랐다. 미드필더 케빈 더 브라위너가 왼쪽 측면에서 올린 크로스를 쇄도하면서 왼발 슈팅으로 연결해 골키퍼를 꼼짝 못 하게 만들었다. 맨시티는 10분 뒤 파비오 카르발류에게 동점 골을 허용했지만, 리야드 마레즈가 후반 1분 만에 왼발 슈팅으로 달아나는 골을 넣었다. 2분 뒤 모하메드 살라를 막지 못해 두 번째 동점 골을 내줬지만, 후반 13분 다시 한번 더 브라위너의 크로스를 네이선 아케가 헤더로 골망을 갈랐다. 접전 끝에 3-2 승리를 기록했다. 홀란드는 모국 노르웨이가 월드컵 진출에 실패하며, 지구촌이 뜨거웠던 시기 잠시 잊혔다. 하지만 유럽 리그가 재개되자마자 바로 존재감을 보여줬다. 올 시즌 공식전 24번째(3도움) 골을 기록했다. 카라바오컵 16강 일정이 끝나고 바로 8강 대진 추첨이 이어졌다. 맨시티는 사우샘프턴과 붙는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찰턴과 만나면서, '맨체스터 더비'는 불발됐다. 황희찬의 소속팀 울버햄턴은 노팅엄과 만난다. 안희수 기자 2022.12.23 09:17
프로야구

테스형이 이탈한 사이...KIA 외야 경쟁 점입가경

KIA 타이거즈 국내 외야수들이 '테스형' 소크라테스 브리토의 이탈 공백을 번갈아서 메우고 있다. KIA는 지난 8일 한화 이글스전에서 5-3으로 이기며 8연패를 끊어냈다. 외야수들의 활약이 돋보였다. 2번 타자·좌익수로 선발 출장한 이창진은 1-3으로 지고 있던 7회 말 무사 1루에서 상대 투수 김범수로부터 깔끔한 중전 안타를 치며 득점 기회를 열었다. KIA는 이후 상대 투수의 연속 사사구와 포수 실책, 황대인의 적시타 등을 묶어 4점을 추가했다. 이창진은 5월 중순 이후 선발 좌익수로 가장 많이 선발 출장한 선수다. 출전한 53경기에서 꽤 높은 타율(0.293)을 남겼다. 김선빈이 컨디션 저하에 시달릴 때 2번 타자를 맡기도 했다. 9연패 위기, 중요한 순간에 안타를 때려냈다. 이창진이 역전 발판을 만들었다면, 중견수로 선발 출장한 김호령은 환상적인 수비로 KIA의 리드를 지켜냈다. 9회 초 2사 1·3루에서 한화 하주석의 타구가 좌중간으로 뻗었는데, 쏜살같이 쫓아가 공을 잡아냈다. KIA 선발 투수로 나섰던 이의리가 두 손을 번쩍 들어 환호했다. 김호령은 소크라테스가 코뼈 골절상으로 이탈한 뒤 콜업됐다. 그는 KIA 외야수 중 가장 넓은 수비 범위를 갖춘 선수다. 잡지 못했다면 동점을 내줄 수 있던 위기에서 자신의 수비력을 뽐냈다. 시즌 초반 오른쪽 옆구리 부상으로 이탈했던 김호령은 6월 중순 복귀, 그동안 퓨처스리그에서 실전 감각을 끌어올렸다. 지난 2일, 1군 주축 타자였던 소크라테스가 코뼈 골절상을 당해 이탈한 뒤 콜업돼 기회를 얻었다. 그는 수비에 비해 타격 능력이 부족한 선수로 평가받는다. 그러나 이날(8일) 경기에선 적시타 포함 2안타를 치며 타석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9일 한화 2차전에선 김석환이 묶은 장타 갈증을 해소했다. KIA가 3-4로 지고 있던 6회 말, 선두 타자로 나선 그는 한화 투수 주현상의 시속 131㎞ 체인지업을 공략, 동점 우월 솔로포를 쏘아 올렸다.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 외야석을 넘어가는 장외 홈런이었다. 김석환의 괴력에 KIA 더그아웃이 들끓었다. 지난해부터 '거포 유망주'로 기대받은 김석환은 김종국 감독의 믿음 속에 올 시즌 가장 먼저 주전 좌익수로 낙점됐다. 그러나 4월 출전한 19경기에서 타율 0.173에 그쳤고, 결국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퓨처스리그에서 심신을 정비한 김석환은 소크라테스가 이탈한 뒤 다시 기회를 얻었고, 복귀 3경기 만에 홈런을 때려냈다. KIA는 이 경기(9일 한화전)도 호수비로 리드를 지켜냈다. 6-5, 1점 앞선 9회 초 2사 1·2루에서 마무리 투수 정해영이 한화 간판타자 정은원에게 좌측 선상 근처 장타성 타구를 허용했는데, 교체 투입된 좌익수 이우성이 다이빙 캐치를 해내며 경기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잡아냈다. 장내는 들끓었고, 마운드 위 장해영은 이우성을 향해 주먹을 치켜들었다. 백업 이우성도 존재감을 보여줬다. 소크라테스는 8월 초에 복귀할 전망이다. 외야 오른쪽은 나성범이 지키고 있다. 주전 좌익수를 두고 남은 외야수들이 경쟁한다. 한화와의 지난 주말 3연전에선 시너지 효과가 나타났다. 안희수 기자 2022.07.11 05:00
축구

[송지훈의 축구·공·감] 11월에 올림픽팀 축구 한·일전 어떤가요

“대표팀(A팀)과 친선경기라도 치르게 돼 얼마나 다행스러운지 몰라요. K리그 경기장을 열심히 쫓아다니며 관찰하지만, 다 같이 모여서 발 한 번 맞춰보는 게 나한테나 선수들한테 좋은 기회니까요. 하지만 사실 다음 달 이후가 걱정입니다. K리그 끝나면 그때부턴 선수를 어떻게 점검할지….” 5일 파주 축구대표팀 트레이닝센터(NFC). 한국 올림픽 축구대표팀 입소 기자회견을 마치고 흡연실 한쪽에 앉아 홀로 담배를 태우던 김학범(60) 올림픽팀 감독과 마주쳤다. 표정이 어두웠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9, 12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리는 두 차례의 대표팀 평가전 때문이 아니었다. 김 감독 머릿속은 내년으로 미뤄진 도쿄올림픽 구상으로 복잡했다. 대한축구협회는 다음 달 유럽파 위주로 대표팀을 소집해 해외에서 두 차례 평가전(A매치)을 치른다. 상대는 구했다. 장소와 시간을 확정해 조만간 발표한다. 대표팀 사령탑 파울루 벤투 감독은 이번 달에는 국내파를, 다음 달에는 해외파를 직접 만나 소통하고 경기력도 점검한다. 반면, 올림픽팀은 상황이 다르다. 이달 두 차례의 대표팀 평가전 이후에는 계획이 없다. A매치 기간에 소속팀 눈치를 보지 않고 원하는 선수를 불러 테스트할 수 있는 대표팀과는 사정이 다르다. 올림픽 남자축구는 23세 이하(U-23, 도쿄올림픽에 한해 24세 이하) 선수로 엔트리를 짠다. A매치가 아니기 때문에 선수를 불러도 소속팀이 차출을 거부할 수 있다. 평가전 상대를 찾는 일도 쉽지 않다. 올림픽 남자축구는 16개국이 출전한다. 출전국과 평가전을 하는 게 가장 좋은데, 그럴 경우 상대가 15개국으로 한정된다. 무엇보다 코로나19로 선수단 이동이 자유롭지 않다. 좋은 방안이 없을까. 다음 달 A매치 기간에 도쿄올림픽 개최국 일본과 평가전을 제안한다. 미리 보는 ‘올림픽 축구 한일전’ 말이다. 우선 한국과 일본은 나란히 도쿄올림픽 본선에 진출했다. 서로 간 경쟁의식이 남달라 피차 괜찮은 스파링 파트너다. 흥행은 무슨 말이 필요할까. 윷놀이도 한일전 아니던가. 때마침 두 나라 간 인적 교류의 통로가 열렸다. 한일 양국 정부가 서로 단기간 방문하는 기업인과 외교·공무상 출장자에 대해 일정한 방역 절차를 거치면 격리 조치를 면제하는 내용의 ‘기업인 특별입국절차’를 8일부터 시행키로 했다. 상대국 방문을 원하는 기업인은 초청기업이 작성한 서약서와 활동계획서를 대사관 또는 총영사관에 제출하면 비자를 발급받을 수 있다. 출국 전 14일간 건강 모니터링, 항공기 출발 72시간 이내 코로나19 검사 실시, 상대국 체류 시 적용할 민간의료보험 가입 등이 조건이다. 기업인과 외교관에 적용할 ‘특별입국절차’ 대상 범위에 ‘국가대표 운동선수’를 포함하면 절차상 문제가 없다. 입출국 시 2주 자가격리 부담이 사라지기만 하면, 언제 어디서든 자유롭게 맞대결할 수 있다. 양국 축구협회가 앞장서고 외교부와 문화체육관광부가 지원하면 될 일이다. 올림픽팀 한일전은 모두에게 이로운 ‘윈-윈’ 이벤트다. 양국 올림픽팀으로서는 본선을 앞두고 선수를 점검하고 실전 감각을 다듬을 기회다. 팬들은 국가대항전에 대한 갈증을 해소할 수 있다. 양국 축구협회는 경기장 광고판과 중계권 판매를 통해 수익을 낼 수 있다. 양국 모두 국내파가 올림픽팀 주축이라서 선수 차출 어려움도 없다. 한일 양국은 최근까지도 서로 냉랭했다. 외교적 갈등에 코로나19까지 겹치면서 문을 걸어 잠갔다. 단절됐던 인적 교류가 7개월 만에 재개된다. 축구가 그 마중물 역할을 한다면 어떨까. 상상만으로도 흥미롭지 않은가. 담배 연기에 한숨을 섞어 내뿜던 학범슨(김학범 감독 별명)은 금연하게 될지도 모르고. 송지훈 축구팀장 milkyman@joongang.co.kr 2020.10.08 08:43
생활/문화

경정, 강심장 가진 스타트 승부사를 찾아라

경정 선수들이 코로나19 사태로 개장이 계속 연기되고 있지만 정상화에 대비해 경기력 향상을 위한 담금질에 여념이 없다. 지난 2월부터 4개월 이상 경기를 소화하지 못한 만큼 개장 후에는 좋은 모터를 손에 쥐거나 인코스에 배정받은 선수가 인기를 얻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극강의 조건을 갖추고도 선수의 승부 의지가 뒷받침되지 못한다면 말 그대로 무용지물이다. 승패를 가르는 중요한 요소인 스타트 경쟁에서 밀린다면 입상권 진입이 쉽지 않아서다. 경정에 있어 스타트는 탁월한 판단력과 순발력을 필요로 한다. 1코스부터 3코스, 그리고 4코스에서 6코스의 조주거리 및 가속 타이밍이 모두 다르다. 대시계가 0초(12시 방향)에서 1.0초를 가리키는 사이에 출발선을 통과해야 하는데 회차마다 호흡을 맞추는 모터의 성능이 각각 다르고 환경적인 요인도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정해진 시간 안에 출발하면 문제가 없지만 갑자기 불어닥친 바람과 수면에 남아있는 너울로 인해 조주거리를 벗어나거나 승부 포인트를 놓친다면 사전출발(플라잉) 또는 출발지체(레이트)라는 출발위반 제재를 받게 된다. 경륜경정총괄본부는 2017년부터 출발위반을 범하면 2년의 유예기간을 두고 날짜를 소멸해 나가고, 만일 유예기간 안에 한 번 더 출발위반을 범하면 주선보류 1회의 제재를 준다. 물론 구제 방안도 함께 운영하고 있다. 기존에는 출발위반 누적으로 주선보류가 된 경우에는 5년이 지나야 됐으나 제도가 개선되면서 3년 동안 출발위반을 범하지 않으면 주선보류가 1회 소멸된다. 성적 부진이 아닌 출발위반 누적으로 주선보류를 안고 간다는 것 자체가 선수들에게는 큰 부담인 만큼 홈페이지와 예상지를 통해 미리 출전 선수들의 출발위반 내역과 남은 소멸일을 체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출전 선수들의 스타트 감각을 알기 위해서는 지정훈련을 꼼꼼하게 지켜봐야 한다. 입소 후 화요일 지정훈련과 경주 당일 오전 훈련, 시합 직전의 사전 스타트를 진행하는데, 통상적으로 경정 선수들이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스타트는 0.2초대 초반이다. 0.2초대 타이밍이면 외부적인 요인에도 출발위반을 걱정할 이유가 없고 타 선수들과의 경쟁에서도 밀릴 위험이 적다. 모든 선수가 연습과 실전에서 안정적인 시속을 유지해 줬으면 하지만 훈련 내용은 천차만별이다. 화요일 훈련 시작부터 시합 전 사전 스타트까지 플라잉을 연신 범하거나 다소 빠듯한 기록을 내 주목을 받다가도 본 경주에 들어서면 주눅이 들어 늦은 출발을 하는 사례도 종종 볼 수 있다. 오히려 연습 초반에는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더라도 차츰차츰 시속을 끌어올리는 전력이나 모터가 약해도 기대 이상의 꾸준한 시속을 유지하는 선수들을 눈여겨본다면 베팅에 도움될 수 있다. 임병준 쾌속정 예상분석전문가는 “휴장기가 길었던 만큼 입상과 상금 수득에 대한 갈증은 모든 선수가 같을 것이다”며 “기존에 성적이 좋지 않았던 중하위권 전력이나 경험이 부족한 신예 선수라도 스타트 승부를 통해 일격을 가할 수 있는 만큼 개장 후에는 경정 전문가들의 조건과 꼼꼼한 컨디션 체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두용 기자 kim.duyong@joongang.co.kr 2020.07.01 07:00
야구

68일 동안의 낯선 봄, 그 기억과 교훈

KBO 리그는 전례 없던 바이러스 정국 속에 낯선 봄을 보냈다. 현장은 경험하지 못한 변수들과 당면했고, 야구가 없는 3, 4월을 보낸 팬의 갈증은 커졌다. 그러나 방역 일선에서 희생한 의료진과 국민의 노력 덕분에 비로소 개막에 다가섰다. 구단과 사무국 그리고 야구팬이 지난 68일 동안 얻은 교훈도 적지 않다. 10구단이 한창 2차 스프링캠프를 진행하던 2월 넷째 주. 코로나19 사태의 심각성이 심화됐고 스포츠계도 긴장했다. KBO는 2월 27일, 3월 14일에 개막할 예정이던 시범경기 전 일정(50경기)를 취소하기로 결정했다. 이 시점부터 현장은 수차례나 초유(初有)의 상황을 받아들여야 했다. 처음에는 이동이 용이한 구단 사이에 연습경기가 추진됐다. 그러나 이내 무산됐다. 감염자가 발생할 위험을 줄이기 위해 사무국이 금지했다. 호주, 미국에서 캠프를 진행하던 몇몇 구단은 연장을 선택했다. 그러나 국가 사이 출입국 제재가 시작되면서 귀국 일정을 당긴 구단도 있다. 대만에 있던 키움과 두산 2군은 전세기로 귀국했다. 외인 선수의 동행 문제도 불거졌다. 다섯(KT, 한화, 키움, LG, 삼성) 구단 소속 외인들은 각자의 고국으로 향했다. 이 시점까지는 국내 코로나19 감염자가 확산 추세였다. 그러나 3월 중순을 기점으로 미국 등 해외 사정이 더 심각했고, 귀국 릴레이가 이어졌다. 정부 지침에 따라 이 선수들은 자가격리 기간(2주)을 보냈고, 컨디션 관리에 어려움을 겪었다. 현장은 4월 20일까지 자체 청백전과 훈련만 소화했다. 선수들의 실전 감각 회복뿐 아니라 감염 예방까지 도모했다. 몇몇 구단은 소속 선수와 지도자 또는 협력 업체 인원이 발열 증세를 보이며 훈련을 중단하기도 했다. KBO는 감염자 추세, 사회적 분위기를 고려해 대외 경기 시행과 정규리그 개막 날짜를 결정하려고 했다. 3월 말까지도 안갯속이었다. 그러나 4월 중순을 기점으로 확진자 수가 크게 줄어들었고, 정부도 '무관중' 진행을 전체로 야외 스포츠의 개막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전했다. 4월 21일부터 대외 경기가 차질 없이 진행됐고, 같은 날 열린 제4차 KBO 이사회에서 개막 날짜(5일)가 확정됐다. 예정된 개막 날짜(3월 28일)보다 38일 미뤄진 본무대. 여전히 숙제는 많다. 코로나19 대응 매뉴얼이 권고되면서, 습관처럼 이뤄지던 현장의 행위들이 제약을 받는다. '무관중' 진행은 선수들의 집중력과 기운에 영향을 미친다. 지역사회에서 발생한 감염자 수가 한 자릿수 이하로 줄어들었지만, 여전히 바이러스 정국의 종식 선언을 거론하기에는 시기상조다. KBO 리그도 긴장감을 유지할 때다. 이 정국을 과거처럼 바라볼 때는 아니다. 그러나 시범경기 취소가 발표된 2월 27일부터 정규리그 개막까지 야구계가 새로운 가능성을 확인한 것은 분명하다. 일단 현장은 자체 청백전 기간 동안 내부 인원의 기량을 더 세밀하게 살필 수 있었다. 1군 선수뿐 아니라 2군 선수도 확인했다. 올 시즌은 월요일 경기와 더블헤더까지 소화해야 한다. 백업층 확보는 필수다. 길어진 준비 기간 덕분에 해외 전지훈련에서는 추진하지 못했던 변화를 준 팀도 있다. KT 간판타자 강백호의 1루수 전향이 대표적이다. 각 구단은 바이러스라는 변수에 대처하는 매뉴얼을 추가할 수 있었다. 관중 감소가 전망되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서 자생력을 갖추기 위한 전략을 강구하는 움직임도 기민해졌다. 무관중 정국에서 야구팬의 관람 갈증을 해소할 수 있는 다양한 이벤트가 진행되고 있는 점도 고무적이다. KBO는 144경기 체제를 유지하는 과정에서 경기의 질을 염려하는 현장의 목소리를 확인했다. 해외 언론의 시선이 모인 점도 호재다. 연일 KBO 리그 구단과 선수에 대한 소개가 나왔다. 개막 하루 전인 4일에는 미국 스포츠 매체 ESPN, 일본 SPOZONE과의 중계권 계약이 발표됐다. 리그와 선수의 경쟁력을 알릴 기회다. 리그 개막이 가능했던 한국의 시민정신도 자연스럽게 알려질 수 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2020.05.06 06:00
야구

야구 현장, 1미터 공식을 넘어선 '창의적' 거리두기가 필요해

형식과 숫자에 얽매이면 본질에 다가설 수 없다. 프로 스포츠의 뿌리와 줄기는 팬이다. 한국야구는 모범 사례로 극찬받은 K-방역과 국민성을 토대로 전례 없던 정국 속에서도 개막을 앞두고 있다. 단 한 명도 확진자가 나오지 않은 야구단과 야구인의 노력도 조명받았다. 이제 현장에 활력을 불어넣는 관중의 입장을 준비할 시점이다. 그러나 정부의 권고 지침은 관람 문화의 본질을 온전히 추구할 수 없다. 이해관계자는 생존 문제로 애끊고 있는 상황이다. 안전과 갈증을 동시에 아우르는 방안. 일간스포츠는 이른바 '창의적 거리두기'를 제안한다. '장기·지속적 1m 거리 두기, 흔들리는 야구계 생존' 고강도 사회적 거리 두기가 완화된 지난 주말(4월 25~26일), 주요 관광지와 명소의 방문객은 크게 늘었고 종교 활동도 재개됐다. 조심스럽게 봄을 만끽했다. 인파가 모이는 장소에서는 사람 사이 1m (이상)거리 두기가 '어쨌든' 실천되고 있다. 정세균 국무총리가 "다가올 황금연휴(4월 30일~5월 5일)는 리트머스 시험지가 될 것이다"며 "방역과 일상을 조화롭게 병행할 역량이 있는지 가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 상황. '고강도' 거리 두기로 회귀하지 않으려는 국민의 '1m' 거리 두기 실전 의지는 고비에서 더 강하게 작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코로나19 정국이 완전히 종식될 시점은 가늠할 수 없다고 한다.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을 것이다"는 소견을 전한 전문가도 있다. 정부는 생활방역 체계로 전환해도 장기적이고 지속적인 생활 속 거리 두기를 권고할 계획이다. 국민의 적극적 참여를 당부했다. 1m 거리 두기가 이어질 것이라는 얘기다. 특히 종교, 관람 활동에는 필수로 적용될 것이다. 단계적 관중 입장을 준비하고 있는 KBO와 리그 이해관계자는 이러한 정부의 권고와 향후 계획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1m 거리 두기가 사회 전 분야에 일률 적용될지, 분야별 특성이 반영될지 아직 정해지지 않은 시점이기 때문이다. KBO 이사회는 정부의 '거리 두기' 기간을 존중하며, 당초 유력했던 5월 1일보다 나흘 뒤로 정규리그 개막을 정했다. 정부의 노력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존중하는 방침을 유지하고 있다. 관중도 사회적 분위기를 고려해 점진적으로 늘릴 생각이다. 그러나 종료 시점을 기약할 수 없는 상태로 거리 두기가 '도식적이고 고답적으로' 유지되면 여러모로 계획은 차질이 생긴다. 한 구단 관계자는 "전체 수용 인원에 10% 정도만 채울 수 있을 것이다"고 했다. 최소 두 좌석 이상은 떨어져서 앉아야 하고, 앞과 뒤 측면과 대각까지 고려해야 한다. 결국 구단의 수익 저하로 이어진다. 방송, 뉴미디어 중계권료가 상승했지만, 관중 입장 수익과 부대 시설 이용 수익은 여전히 큰 비율을 차지한다. 야구장 안팎에 업계 종사자도 연쇄 타격을 입는다. 고용 문제도 생긴다. 야구단 자생력 저하는 이전부터 화두였다. 코로나19 정국 속에 안 그래도 경기의 질과 직결되는 선수 영입과 계약 문제도 한파가 우려되는 상황. 1m 거리 두기가 이어지면 수익 향상을 전제로 타진하던 의사 결정까지 무산될 수 있다는 얘기다. '관람 문화 본질 추구가 우선, 일행끼리는 함께 앉아야' 야구단의 수익 저하로 커진 볼멘소리는 물론 사회 전 구성원에게 공감받기 어렵다. 경제 침체는 모든 분야를 망라하고 있다. '이 시기를 철저하게 방비하지 않으면 더 큰 문제가 초래될 수 있다'는 인식이 퍼져 있다. 일정 수준의 희생은 모든 업계가 감수하고 있다. 명소에 인파가 모이고, 맛집에도 손님이 가득하다. 프로 스포츠도 관중 동원 자체가 제재 받고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정부의 권고 사항을 거스르면서까지 수익성 확대를 외칠 수도 없는 상황이다. 이런 시국이기에 10구단과 KBO는 더 많은 관중보다 문화의 본질에 주목해야 한다. 1m 거리 두기가 적용된 관중석의 모습은 분명히 스포츠 관람에 적합하지 않을 것이다. 2008년 이후 KBO 리그의 관중 동원력은 크게 증가했다. 여성팬이 늘었고, 가족 단위 관중이 많아졌다. 잦은 회식이 지양되고 있는 세태 속에 건전한 문화생활이 선호 받았고 정착했다. 이를 관통하는 공식은 '함께 즐긴다'는 것이다. 야구장에는 가족, 연인 단위로 동행하는 팬의 비율이 높다. 일행이 경기장에 와서 두 좌석을 떨어져 착석한 모습을 상상해 보자. 일행 4명 가운데 2명은 경기 내내 얼굴조차 마주하지 못할 수 있다. 야구계 내부 관계자는 구장 수용 인원에 몇 퍼센트가 입장할 수 있는지 여부보다, 2020시즌에 처음으로 야구장을 찾는 팬, 돌아온 야구팬이 이전처럼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최소한 일행이 두 좌석씩 떨어져 앉는 모습은 막아야 한다는 얘기다. 동행 끼리는 같이 앉아야 한다. 박능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차장(보건복지부 장관)은 지난 2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가진 정례 브리핑에서 "(생활 속 거리 두기)방역 지침이 일상생활 속에 뿌리내리려면 국민 여러분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학습, 창의적인 적용이 필수적이다. 국민 여러분께서도 집단방역 세부지침에 대해서 좋은 의견을 제안해달라"고 했다. 특정 분야의 특성을 반영한 거리 두기 지침을 적용할 여지가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결국 구단과 KBO가 체계적인 안전 대책과 개선안을 정부에 제공한다면, 이전처럼 일행끼리 떨어져 앉지 않고 관람하는 게 가능할 수 있다. 일단 감염자 발생을 막을 수 있는 능력을 확인시켜야 한다. KBO 코로나19 대응 태스크포스(TF)의 일원인 전병율 교수는 "야구는 실외에서 하는 종목이고, 계단식으로 조성된 야구장 객석, 그라운드를 주로 바라보는 관중의 관전 자세 등을 고려할 때 침방울을 통한 코로나19 비말 전파 가능성은 작다"고 전했다. KBO는 야구장의 특성을 활용하면서도 마스크 착용 여부, 발열 증세 확인 등 기존 예방 매뉴얼을 더 철저하게 실행할 예정이다. 구장 내 안전 요원이 할 일이 많아지면 고용을 줄이지 않아도 되는 효과도 얻을 수 있다. 사후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입장 관람객의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도 구축한다. 동행 일원이 함께 관전하는 방법도 더 세밀하게 만들어야 한다. KBO도 '야구장 방문 행태' 설문조사를 통해 가족 단위 관람객이 50.5%에 이른다는 결과에 주목했다. 일단 동반 2인 좌석을 운영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그러나 일행이 2명뿐인 팬들만 입장하는 건 아니다. 1인도 있고 3~4인도 있다. 일행이 2명보다 더 많더라도 함께 즐길 수 있는 환경을 만들 수 있도록 대비해야 한다. 좌석 점유에 대한 시뮬레이션을 더 다각적으로 하고, 예약 시스템도 손을 봐야 한다. 수용 인원에 연연해 안전 관리에 소홀해서도 안 된다. 대각선, 좌우 간격을 더 늘려야 한다면 감수해야 한다. 최근 공연계에서는 관객이 방역에 솔선수범하며 공연 재개에 일조했다는 평가가 있다. 관객을 향한 이벤트, 편의 시설 이용을 마다하면서 감염자가 나오지 않도록 스스로 노력했다. 야구팬의 의식과 실천 의지도 다르지 않을 것이다. 해외 언론이 한국 야구의 개막을 주목하고 있는 상황. 대만 리그의 마네킹 응원은 그저 화젯거리였다. 관람 문화를 존중하면서도 안전 수칙까지 실천할 수 있다면 다시 한번 각광 받는 계기가 될 것이다. 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nag.co.kr 2020.04.28 06:00
야구

'리허설' 시작, 교류전 적응 과제 두 가지

함성이 없는 그라운드. 컨디션만큼 큰 변수로 작용할 수 있는 요인이다. 10구단은 코로나19 정국으로 인해 지난 한 달 동안 자체 청백전만 소화했다. 실전 감각은 유지할 수 있었다. 팀 동료의 저력을 확인하는 계기도 됐다. 그러나 개막 날짜가 미정인 탓에 컨디션 관리에 애를 먹었다. 무엇보다 팀의 진짜 역량, 다른 팀의 전력을 확인할 수 없었다. 비로소 갈증이 해소된다. 개막은 5월 첫째 주가 유력하다. 21일부터는 교류전에 돌입했다. 홈구장을 떠나서 다른 팀 선수들과 경기를 한다. 팀당 네 경기씩 치른다. 신입 외인, 토종 신인 그리고 성장세가 두드러지는 선수들이 베일을 벗는다. 사령탑들은 이 기간을 통해 미완인 1군 엔트리, 선발 로테이션, 백업 구성을 완료할 전망이다. 한 달 넘게 연기된 프로야구가 기지개를 켰다. 그러나 선수들은 전에 없던 적응 과제에 당면했다. 공식 개막전을 포함해, 당분간 무관중 경기로 진행될 전망이다. KBO 이사회가 정한 사안이다. 정부도 이 조건 실행을 전제로 실외·밀집 시설 운영을 허용했다. 개막을 더 미룬다면 144경기 체제가 무너질 수 있다. 일단 개막을 한 뒤 향후 사회적 분위기를 고려해 점진적으로 관중 입장을 늘려갈 계획이다. 현장은 피하고 싶던 시나리오다. 지도자, 선수 모두 "선수는 팬들이 있기에 존재하고, 야구를 할 수 있는 것이다"며 한목소리를 냈다. 함성과 응원가 등 통상적인 현장음은 선수들에게 적당한 긴장감을 심어준다. 기분 탓으로 치부할 수 없다. 집중력으로 이어지는 문제다. 몇몇 팀의 응원단은 무관중 경기라도 장내 응원을 추진하고 있다. 최소한 상대 더그아웃에서 하는 '말' 견제는 들리지 않는 환경을 만들려고 한다. 방송 중계도 본무대에 걸맞은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 한몫을 한다. 낯선 4월을 보낸 야구팬은 청백전에도 큰 관심을 보냈다. 일단 보는 눈은 많다. 그러나 무관중으로 치러지는 정규리그는 누구도 경험하지 못한 조건이다. 실력보다 개별 성향이 경기력을 좌우할 가능이 크다. 지도자, 프런트도 예측이 어렵다. 네 경기에 불과한 교류전이지만, 이 분위기를 적응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개막과 동시에 기록은 인정된다. 개별 동기 부여라도 해서 내성을 만들어야 한다. 두 번째 적응 과제는 코로나19 대응 매뉴얼 실천이다. 아직 종식되지 않은 사태 속에서 개막을 추진한다. KBO는 한층 강화된 매뉴얼을 만들어 예방과 대응을 도모한다. 선수들은 하이파이브와 악수 등 동료와의 접촉도 자제하도록 권고받고 있다. 지난 시즌부터 팀별 세레모니가 생겨나며 접촉 없이 격려와 응원을 하는 모습이 많아졌다. 그러나 극적인 순간에는 습관이 나올 수 밖에 없다. 경기 중에 침을 뱉는 행위도 금지된다. 비말 전파를 막기 위해서다. 다른 종목에 비해 호흡을 가다듬을 상황이 적은 편이지만, 주루 플레이나 타구 추격 뒤에는 불가피하다. 코로나19 극복이 사회 전반에 걸친 화두이기 때문에 야구팬, 스포츠팬은 이해하는 선수의 무의식 행위가 누군가에게는 논란거리가 될 수 있다. 정규리그를 치르며 철저한 생활 방역까지 해야 하는 것도 어려움이 될 수 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2020.04.21 06:01
생활/문화

이례적 2개월 휴장기, 재개장 체크사항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현재 국내 4대 스포츠는 물론 대부분의 스포츠 경기 관람이 멈춰있는 상태다. 수상 스포츠인 경정 역시 2002년 개장 이후 이례적으로 긴 휴장 기간을 맞고 있다. 당초 동절기 경정 선수들의 안전을 위해 1월 마지막 주부터 4주 동안 휴장을 계획했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진자가 급격하게 늘어나면서 1차적으로 지난달 23일부터 8일까지 휴장 기간을 연장했다. 하지만 지역사회 감염으로 번지자 24일까지 또 한 번 개장을 연장했다. 이례적인 2개월 휴식기 후 재개장을 앞두고 체크해야 할 사항들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 우선 오랫동안 미사 경정장 수면을 떠나있었던 선수들의 실전 적응력이 가장 큰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통상적인 휴장 기간은 2∼3주 정도였고 길어야 한 달이었으나 올해는 두 달이 훌쩍 넘어가고 있다. 매주 출전해도 모터와 코스 배정, 날씨의 변화에 따라 경기력에 편차를 보이는 것이 경정이라 장기간 실전 경주를 소화하지 못했다면 몸의 반응 또한 날카로움이 무뎌질 수밖에 없다. 체중 관리 역시 체크 요소로 꼽힌다. 긴장이 풀려 그동안 억누르고 있던 식욕을 제어하지 못한다면 2∼3kg는 급격하게 불어날 수 있다. 출전을 앞두고 무리하게 감량에 들어갈 경우에는 컨디션이 무너질 가능성도 있다. 더욱이 감염에 대한 우려로 인해 휴장 기간 영종도 훈련원 및 미사 경정장에서 훈련하지 못했다. 이로 인해 개장 후 첫 회차에 출전하는 경정 선수들의 움직임은 지정훈련부터 어느 때보다 더욱 꼼꼼하게 체크해야 한다. 특히 경주 경험이 많이 부족한 신예 경정 선수들은 경기력을 끌어 올리는 시간이 베테랑들에 비해 어려움을 많이 겪을 것으로 보인다. 당회차에 호성능의 모터나 유리한 코스를 손에 쥔 막내들이 흐름을 뒤집을 수 있다. 느슨해진 선배들을 상대로 일격을 가할 수 있기 때문에 이런 전투력을 눈여겨본다면 실전에서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수면에 투입되는 모터 또한 가동되고 있지 않은 상태였다. 기계가 정상적인 성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자주 활용하고 기름칠을 하는 등 손길을 더해줘야 한다. 하지만 오랫동안 주인을 잃고 대기했던 상황이라 체크가 필요하다. 최상급으로 평가되는 모터들도 돌다리를 두르려 본다는 마음으로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 중하위권에 랭크되어 있던 모터 역시 호흡을 맞추는 경정 선수들의 정비 능력에 따라 기력 변화를 보일 수 있다. 모든 부분이 정상 궤도에 올라설 때까지 신중에 신중히 처리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 임병준 쾌속정 예상분석 전문가는 “휴장 기간이 길었던 만큼 새롭게 시작한다는 생각으로 추리에 나서야겠다. 전문가들을 비롯해 수많은 팬이 재개장을 목 빠지게 기다려왔으나 오랫동안 숨죽이고 활약하지 못한 경정 선수들의 입상에 대한 갈증이 더 클 것으로 예상한다” 며 “선수들도 바둑의 복기가 중요하듯이 휴장 기간이 끝날 때까지 지난 경주를 되짚어 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두용 기자 kim.duyong@joongang.co.kr 2020.03.18 06:00
야구

김광현 맞이한 세인트루이스, "우리 팀에 꼭 필요한 왼손 투수"

"우리 팀에 큰 도움을 줄 수 있는 왼손 투수다." 마이크 매덕스 세인트루이스 투수코치가 새 식구 김광현(32)을 두 팔 벌려 환영했다. 세인트루이스 감독과 동료들도 모두 김광현에게 좋은 인상을 받은 분위기다. 김광현은 13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주피터 로저딘 스타디움에서 첫 메이저리그 스프링캠프 공식 훈련을 시작했다. 시종일관 밝고 당당한 표정으로 땅볼 처리 훈련과 1루 커버 훈련을 비롯한 모든 수비 훈련 과정을 자연스럽게 소화했고, 동료들과도 미리 연습해 온 영어로 틈틈이 대화를 시도하며 팀에 적응하기 위한 노력을 했다는 후문이다. 이번 캠프에서 5선발 자리를 두고 경쟁해야 하는 카를로스 마르티네스와도 처음으로 만나 한 조에서 함께 시간을 보냈다. 세인트루이스는 현재 잭 플래허티, 애덤 웨인라이트, 다코타 허드슨, 마일스 마이컬러스를 1~4선발로 사실상 확정한 상태다. 나머지 한 자리를 놓고 김광현과 마르티네스가 선의의 경쟁을 펼쳐야 한다. 마르티네스는 2015년부터 2017년까지 세 시즌 동안 붙박이 선발로 뛰면서 연속 두 자릿수 승리를 기록했지만, 2018년 후반기에 어깨 통증을 느껴 불펜으로 전환했다. 지난 시즌엔 마무리 투수로 활약했다. 그러나 이번 시즌을 앞두고 "다시 선발로 돌아가고 싶다"고 구단에 요청했고, 코칭스태프가 그 뜻을 받아들였다. 현 시점에선 이미 빅리그 선발 투수로 능력을 검증받은 마르티네스가 경쟁에서 한 발 앞서 있는 것으로 보인다. 존 모젤리악 세인트루이스 야구 운영 부문 사장은 공식 훈련에 앞서 "앞으로 40일 동안 새 마무리 투수를 찾고 선발 로테이션을 확정해야 한다"는 목표를 명확히 했다. 마르티네스를 더이상 마무리 투수로 쓰지 않겠다는 의미다. 또 '김광현이 5선발 자리를 차지하려면 어떤 모습을 보여줘야 하느냐'는 국내 취재진의 질문에는 "김광현이 어떻게 하는지보다 선발 로테이션의 다른 후보들에게 어떤 변화가 생기는지가 더 중요하다"고 했다. 기존 네 명의 선발과 마르티네스가 크게 부진하지 않는 한 먼저 기회를 주겠다는 뜻으로 읽을 수 있다. 마르티네스 역시 훈련을 마친 뒤 "난 항상 스스로를 선발투수라고 생각했다"고 강조하면서 "다시 선발투수가 되기 위해 잘 준비했다. 이제 선발을 맡을 수 있다"고 했다. 그러나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의미는 아니다. 마르티네스의 선발 복귀 과정이 성공적일지는 미지수인 데다 김광현 역시 자신감과 초심으로 무장한 채 쾌조의 컨디션으로 캠프에 임하고 있다. 마이크 실트 감독은 모젤리악 사장과 달리 "5선발 자리는 아직 결정된 게 없다"며 "마르티네스는 지난해 구원 투수로 좋은 모습을 보였지만, 선발 투수는 다른 루틴으로 공을 던져야 해 좀 더 지켜봐야 한다. 회복력이 관건이다"라고 선을 그었다. 무엇보다 팀 전체가 김광현이라는 새 전력의 합류를 반기는 분위기다. '컨트롤의 마법사' 그렉 매덕스의 형이기도 한 매덕스 코치는 "구단이 김광현과 계약해 매우 기뻤다. 그는 빠른 공과 변화구, 제구력을 갖춘 좋은 왼손 투수로서 내가 바라는 점을 모두 갖고 있다"며 "김광현에게 그동안 해온 대로 준비하라고 했고, 우리도 그의 페이스를 이해해가며 준비 과정을 지켜보고 있다"고 했다. 또 "김광현이 활짝 웃는 모습이 참 보기 좋다"며 "이번 캠프에서 건강한 몸 상태를 유지해 차근차근 정규시즌을 준비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덕담했다. 김광현과 호흡을 맞추게 될 명 포수 야디에르 몰리나도 이미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2016년과 2017년 오승환(삼성)과 배터리를 이루면서 친분이 깊었던 그는 오승환의 통역인 구기환 씨를 통해 이미 김광현과 관련한 정보를 입수해 놓은 상태다. 그는 "김광현이 좋은 사람이라고 들었다. 빨리 김광현의 공을 받아 보고 싶다"며 "영상으로 본 투구 모습이 매우 인상 깊었다. 김광현이 우리 팀에 합류해 무척 기대된다"고 했다. 또 "김광현은 지금 바로 실전에 나갈 수 있을 정도로 빠르게 준비하고 있다"며 "세인트루이스엔 왼손 선발 투수가 부족한데 김광현이 그 갈증을 풀어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뿐만 아니다. 강력한 경쟁자를 맞아들이게 된 마르티네스도 "우리 팀 선수 모두 김광현이 오는 것을 좋아했다"며 "우리 팀엔 지금 왼손 투수가 필요하다. 계약 전에 김광현의 투구 영상을 많이 봤는데, 팀에 큰 도움을 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귀띔했다. 첫 공식 훈련을 무사히 마친 김광현은 14일 세인트루이스 합류 후 두 번째 불펜 피칭을 한다. 실트 감독과 매덕스 코치 앞에서 공을 던지는 것은 이날이 처음이다. 첫 시범경기 등판은 23일 뉴욕 메츠전으로 예상되고 있다. 실트 감독은 "김광현이 선발 보직을 원하는 것을 알고 있다"며 "충분한 경쟁 기회가 주어질 것"이라고 했다. 배영은 기자 2020.02.13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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