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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th BIFF] 집주인 바뀌었나…넷플릭스가 장악한 부산영화제 [중간결산②]

이쯤 되면 공생을 넘어서 주객전도다.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가 반환점을 돈 가운데 올해 영화제는 ‘넷플릭스의 축제’라는 평가가 들리고 있다.부산국제영화제(BIFF)는 지난 2일 열린 개막식에서 개막작으로 넷플릭스 영화 ‘전,란’을 상영했다. BIFF가 개막작으로 극장 영화가 아닌 OTT 작품을 선정한 건 이번이 처음으로, 넷플릭스가 부산영화제에 얼굴을 처음 비친 지 3년 만이다.◇폐막식 날 공개되는 넷플릭스 신작 개막작 선정…홍보 수단 전락 우려‘전,란’의 개막작 선정은 지난달 발표 직후부터 영화 관계자들과 팬들의 빈축을 샀다. 영화제 본질을 흐리는 행위라는 의견이 대다수였다. 특히 ‘전,란’은 부산국제영화제 폐막식(11일) 당일 정식 공개를 앞둔 작품으로, BIFF가 넷플릭스의 홍보 수단으로 전락할 것이란 우려까지 일었다. 실제 해외 영화제에서도 이렇게 공개 시점이 밭은 OTT 영화를 초청하는 경우는 없었다. 제75회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황금사자상을 받은 넷플릭스 영화 ‘로마’ 역시 베니스영화제 이후 3개월 뒤에 넷플릭스에서 정식 공개됐다. 이와 관련, 박도신 BIFF 집행위원장 직무대행은 “관객이 즐길 수 있는 영화에 선정 기준을 뒀다”는 말만 반복하며 “‘전,란’은 대중적으로 다가가기 좋은 영화이자 완성도도 높은 작품이다. 그래서 꼭 개막작으로 관객에게 소개해 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외 구체적인 선정 의미에 대한 질문에는 답을 비껴갔다.불행인지 다행인지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전,란’은 현재까지 공개된 BIFF의 초청작 중 가장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개막식 다음 날 영화의전당 야외무대에서 진행된 오픈 토크는 팬들로 인산인해를 이뤘고, 영화를 먼저 접한 언론과 평단의 호평도 이어졌다. 정식 공개를 앞두고 화제성과 입소문을 챙기는 데 성공한 셈이자, 일각의 우려대로 BIFF가 넷플릭스의 홍보 수단으로 제대로 쓰인 셈이다.넷플릭스 입장에서야 잃을 게 없다. 김태원 넷플릭스 디렉터는 “‘전,란’이 개막작으로 공개돼 저희는 너무너무 기뻤다. 이번 BIFF에서 ‘전,란’을 공개하고 다양한 관객을 만난 건 (넷플릭스에) 너무 좋은 자양분이었다”고 돌아보며 “이 경험을 염두에 두고 학습해서 더 좋은 영화를 만들겠다. 그래서 내년 BIFF에서 또 영화를 선보일 수 있도록 하겠다”는 각오까지 다졌다.BIFF는 이번에 개막작 외에도 3편의 넷플릭스 작품을 더 초청했다. 연상호 감독의 ‘지옥’ 시즌2와 일본 시리즈 ‘이별, 그 뒤에도’, 대만 작품 ‘스포트라이트는 나의 것’이다. ‘온 스크린’ 섹션 초청작들로, 전체 초청작(7편) 중 넷플릭스 지분이 가장 높다. ◇기회 잡은 넷플릭스, 영화 팬들부터 관계자까지 포섭넷플릭스는 물 들어온 김에 부지런히 노를 젓고 있다. 일례로 영화제 기간 BIFF 메인 스테이지인 영화의전당 맞은편 건물과 해운대 한 복판에 대형 옥외광고를 내걸어 자사 초청작을 홍보 중이다. 또 곳곳에 넷플릭스의 상징인 빨간색 ‘N’ 조형물을 설치하며 공격적인 마케팅을 이어가고 있다.지난 2022년부터 영화의전당 인근 카페에서 운영해 온 ‘넷플릭스 사랑방’ 역시 변함없이 문을 열었다. 이곳에서는 넷플릭스가 선보였던 작품과 선보일 작품들의 포스터를 전시 중이며, 스티커 등을 제작해 신규 콘텐츠를 홍보하고 있다. 특히 사랑방 한켠에는 넷플릭스 전용 포토부스를 마련해 MZ 영화인들의 발길을 붙들고 있다.넷플릭스는 또 그간 대형 영화 투자배급사들이 열어왔던, 이른바 ‘부산의 밤’ 행사를 영화제 대목인 개막 사흘째 저녁에 개최했다. 4일 열린 ‘넥스트 온 넷플릭스: 2025 한국영화’에는 언론 및 영화계 관계자, 넷플릭스 임직원과 넷플릭스 공개를 앞둔 작품들의 연출자 연상호, 변성현, 김병우 감독 등이 대거 참석했다. 넷플릭스는 이 자리에서 자사 신규 라인업을 공개하고 영화 시장 내 파이를 확대해 가겠다는 포부를 분명히 전했다.이어 6일에는 BIFF 부대행사 일환인 포럼을 진행했다. 넷플릭스가 BIFF와 협업해 아시아 태평양 전역의 크리에이티브 전문가들을 한자리에 모은 자리다. 일본, 대만,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크리에이터들과 넷플릭스 아태지역 콘텐츠팀, 프로덕션팀이 참석, 3시간 동안 넷플릭스의 경험과 노하우를 공유했다. 올해 BIFF 포럼에 참여한 투자배급사는 CJ ENM 외 넷플릭스가 유일하다.이처럼 매년 커지고 있는 부산영화제 속 넷플릭스의 영향력에 대해 BIFF 측은 여전히 자연스러운 흐름에 따른 상생이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영화계에선 우려의 목소리가 점점 더 커지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영화계 관계자는 “해마다 영화계에서 넷플릭스 영향력이 확대되고 있고 넷플릭스도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있다. 이러다 영화제 근간이 흔들리는 것은 물론, 영화 생태계에도 적신호가 켜질까 걱정”이라며 “대중성, 화제성이 아닌 영화제의 본질을 다시 돌아봐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부산=장주연 기자 jang3@edaily.co.kr 2024.10.07 06:00
영화

[28th BIFF] 폐막 향해 달려가는 ‘부국제’ 후반부 기대 포인트

내홍을 딛고 어렵게 개막한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가 반환점을 돌았다.첫 부산국제영화제 호스트를 맡은 송강호와 주윤발, 판빙빙 등 중국어권 톱스타들을 비롯해 수많은 스타들이 부산을 다녀갔다. 오는 13일까지 이어질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 후반부에는 또 어떤 스타와 행사가 관객들을 기다리고 있을까. ◇세계적 거장, 하마구치 류스케의 스페셜 토크지난해 영화 ‘드라이브 마이 카’로 일본 아카데미상 우수작품상,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국제장편영화상,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 외국어영화상 등을 휩쓸며 주목받은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의 스페셜 토크는 올해 부산국제영화제 후반부 가장 기대되는 행사다.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이 직접 각본을 쓰고 연출한 ‘악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도쿄 인근 미즈비키 마을에서 자연의 방식에 따라 살던 타쿠미(오미카 히토시)와 그의 딸 하나(니시카와 료)가 집 근처가 글램핑장으로 개발된다는 소식을 듣게 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이 작품은 ‘제80회 베니스 국제 영화제’ 경쟁 부문에 공식 초청됐으며, 영화제 상영 이후 로튼토마토에서 무려 97% 신선도(100%에 가까울수록 높은 평가)를 기록했다.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의 스페셜 토크는 10일 오후 5시 30분 영화의전당에서 ‘악은 존재하지 않는다’ 상영 이후 진행된다. ◇홍경&고민시, 충무로 샛별 나야 나!‘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로 대세 배우로 거듭난 박은빈이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의 시작을 알렸다면 영화제의 마무리는 앞으로가 기대되는 충무로 샛별 홍경, 고민시가 맡는다.홍경은 영화 ‘결백’, 드라마 ‘D.P.’, ‘약한영웅 클래스1’, ‘악귀’ 등을 통해 얼굴을 알렸다. 섬세한 연기로 입체적인 캐릭터를 그려내며 국내외 관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기고 있다. 지난해 ‘약한영웅 클래스1’으로 부산국제영화제를 찾았던 그가 올해는 폐막식 사회자로서 2년 연속 부산국제영화제와 함께하게 됐다.고민시는 영화 ‘마녀’, ‘봉오동전투’, ‘헤어질 결심’, 드라마 ‘스위트홈’, ‘지리산’으로 주목받은 배우다. 최근엔 영화 ‘밀수’에서 밀수판의 정보통 옥분 역을 맡아 김혜수, 염정아 등 대배우들 사이에서도 신스틸러로서 천연덕스러운 연기력을 뽐냈다.홍경과 고민시의 신선한 케미스트리로 화려하게 장식될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 폐막식은 오는 13일 오후 5시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야외극장에서 열린다. 폐막작은 닝하오 감독의 ‘영화의 황제’다. 폐막식에서는 영화인들의 레드카펫 이후 뉴 커런츠상, 지석상, 올해의 배우상 등의 시상과 폐막작 상영이 진행된다. ◇후반부 주목할 작품은 이것!영화제 후반부 주목할 작품으로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의 피날레를 장식할 닝하오 감독의 ‘영화의 황제’를 빼놓을 수 없다. ‘브레이크업 버디즈’, ‘풍광적외성인’ 등을 통해 자신만의 코미디 세계를 다진 닝하오 감독이 내놓은 일종의 블랙코미디다.영화의 주인공은 홍콩 출신 배우 유덕화와 닝하오 감독 자신. 유덕화는 홍콩필름어워즈에서 또 남우주연상을 놓친 뒤 서구 영화제 수상을 노리고 린하오(닝하오) 감독에게 연락을 하는 웨이치를 연기했다. 중국 영화의 대명사나 마찬가지인 ‘솜 깔깔이’, 해외 영화제 프로그래머와 원활하지 않은 소통 등이 웃음 요소로 등장한다. 닝하오 감독은 ‘영화의 황제’를 통해 침체기를 겪고 있는 홍콩과 중국 영화 산업 간의 미묘한 경계, 자본이 잠식한 영화 산업에 대한 갈등, 진정성이 더 이상 미덕이 아닌 시대에 대한 성찰 등을 웃음 안에 날카롭게 담아냈다. 유덕화가 연기하는 톱스타 역시 볼거리다.부산국제영화제의 대표적인 경쟁 부문인 뉴 커런츠 부문에선 손현록 감독의 ‘그 여름날의 거짓말’, 일본 감독 모리 다츠야의 ‘1923년 9월’ 등을 주목할 만하다. 뉴 커런츠는 아시아 신예 감독들의 첫 번째 혹은 두 번째 장편을 대상으로 한 부문. 손현록 감독은 첫 장편 연출작인 ‘그 여름날의 거짓말’에서 반성문이 영화로 펼쳐지는 기발한 상상력을 발휘했다. 모리 다츠야 감독의 ‘1923년 9월’은 관동대지진이 일어난 뒤 조선인이 우물에 독을 풀었다는 소문이 퍼지며 발생한 비극을 들여다봤다. 99년이 지난 이후 관동대지진의 비극을 다시 되짚어 보며 망각을 경계하게 한다. 모리 다츠야 감독은 ‘에이’로 1998년 베를린영화제에 초청을 받은 유명한 다큐멘터리 감독이다. ‘1923년 9월’은 감독의 첫 장편 극영화 연출작이다.두, 세편 이상의 영화를 연출한 아시아 중견 감독들에게 수여하는 지석상 부문에서는 올해 부산국제영화제 ‘인도네시아영화의 르네상스’ 프로그램을 통해 소개된 ‘가스퍼의 24시간’, 국가부도를 선언한 스리랑카의 현재를 무대로 시민들이 무능하고 부패한 국가 권력에 대한 분노를 표출하는 ‘파라다이스’ 등 10편이 경합을 펼친다. 한국 영화 후보는 이상철 감독의 ‘그녀에게’와 안선경 감독의 ‘이 영화의 끝에서’ 등이다.부산=정진영 기자 afreeca@edaily.co.kr 2023.10.10 05:50
스타

[IS BIFF] ‘27회 BIFF’ 5월 세상 떠난 故강수연 추모 영상 ‘뭉클’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의 개막식에서 지난 5월 세상을 떠난 배우 고(故) 강수연을 추모했다. 5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에서 열린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에서는 고 강수연의 추모 영상이 재생됐다. “영화가 개봉하면 첫날 꼭 극장에 가서 본다”, “여러분의 인기가 없다면 나는 아무것도 아니다” 등 생전 고인이 남긴 말들이 화면에 뜰 때마다 영화의전당을 가득 채운 관객들은 안타까움의 반응을 보냈다. 김정원 피아니스트는 추모 영상에 맞춰 아름다운 연주를 펼쳤다. 생중계로 개막식 현장을 지켜보고 있던 누리꾼들 역시 “연기를 더 보고 싶었던 배우”, “두말할 것 없는 연기력”, “정말 보고 싶은 배우” 등의 반응을 보이며 고인을 애도했다. 화면에는 또 ‘비둘기의 합창’. ‘하늘나라에서 온 편지’, ‘슬픔은 이제 그만’ 등 고인의 출연작과 동료 영화인들의 추모 메시지가 담겨 보는 이들을 뭉클하게 했다. 한국 영화를 빛낸 고 강수연은 지난 5월 7일 세상을 떠났다. 개막일인 5일 오후 4시께 영화의전당 인근 APEC 나루공원에서는 ‘영화의 숲’ 조성 행사가 열렸다. 여기에 ‘강수연 나무’가 심어졌다. 5일 개막을 알린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는 오는 14일까지 부산 곳곳에서 계속된다. 정진영 기자 afreeca@edaily.co.kr 2022.10.05 19:38
무비위크

[BIFF 중간결산] #태풍 #사과 #깜짝손님 올해도 '이슈의 바다'(종합)

반환점을 돈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BIFF·Busan International Film Festival·이하 부국제)의 키워드는 '살얼음판'이다. 20여 년간 꽝꽝 얼려 놓았던 안전한 얼음이 최근 몇 년간 녹아 내리면서 다시 완벽하게 얼려지지는 못한 모양새다. 매일 살얼음판을 걷는 기분으로 모두가 잔뜩 긴장해야 했던 전반부. 불행 중 다행인 것은 살얼음이 깨져 큰 사고가 발생하지는 않았다는 것이다. 올해 부국제는 이용관 집행위원장이 이사장으로 컴백하고, 전양준 집행위원장이 새 집행부로 자리매김 하면서 '다시, 시작'을 슬로건을 내걸고 정상화를 향한 첫 발걸음을 내딛는 전환점의 시간을 선물할 것이라 약속했다. '처음'은 늘 그렇듯 어수선하기 마련이다. 쌓아 둔 노련미로 탁월한 위기 대처 능력을 보였지만 완벽한 정상화를 위해서는 다소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다시 뭉친' 영화인들 일단 영화인들은 똘똘 뭉쳤다. 각 영화 단체의 보이콧이 해제되면서 전성기 때 만큼은 아니지만 암흑기처럼 조용한 부국제도 아니었다. 밤 행사가 부활했고, 부국제를 위해 수 많은 배우들과 감독들이 부산을 찾았다. 낯익은 얼굴과 인사하고 근황을 묻기엔 영화제만큼 좋은 자리가 없다. 특별한 작품 없이 개막식에 참석한 유연석, 윤제균 감독의 부탁으로 '한국 영화 감독의 밤'에 모습을 드러낸 하지원, 당초 게스트 명단에 없었지만 '변산(이준익 감독)' 행사 소식을 듣고 홀로 기차를 타고 내려 온 고준, 그리고 배성우·심은경 등은 올해 부국제의 깜짝 손님이었다.개막작 '뷰티풀 데이즈' 이나영을 시작으로 김남길·김희애·문소리·유아인·주지훈·장동건·한지민·현빈 등 부산 곳곳에서 의리를 지킨 스타들도 많다. '창궐' 장동건과 현빈은 드라마 촬영으로 바쁜 스케줄 속에서도 영화제를 빛내기 위해, 또 개봉을 앞둔 영화를 위해 부산을 직접 찾았고, 두 편의 영화로 부산을 방문한 문소리는 큰 행사보다는 관객과의 대화(GV)를 통해 영화제의 진정한 주인공 관객들과 소통하는데 집중했다. 개막식 사회와 '미쓰백'으로 부산을 방문한 한지민은 시간이 허락하는 선에서 다채로운 행사를 모두 챙겨 눈길을 끌었다. 개막식 사회를 무사히 진행한 후 전반부 내내 부산에 머물며 무대인사를 비롯해 라디오 공개방송, KBS 2TV '해피투게더4' 첫 게스트 녹화도 부산에서 마쳤다. 주지훈은 그야말로 '밤의 황제'였다. 제2의 전성기를 누리며 '2018년의 배우'로 꼽힌 주지훈은 영화제 공식 행사와 시상식까지 눈 코 뜰 새 없는 일정 속에서도 배급사·제작사 등 부활한 각종 밤 행사에 빠짐없이 눈도장을 찍으며 감사인사를 건네 '주지훈의 밤'을 완성했다. 다만 해운대의 명물 포차촌은 조용했다. 밤마다 쏟아진 비는 게스트들의 발걸음을 쉽게 돌리지 못했다. 포차촌이 익숙한 몇몇 감독들만이 삼사오오 자리해 오랜만에 술잔을 기울인 것이 전부였다. 예년보다 참석 인원이 많다고는 하지만 대부분 일회성에 불과해 '영화제 기간동안 해운대 인근만 돌아다녀도 유명 감독과 배우들을 분, 초 단위로 마주칠 수 있다'는 과거 분위기 역시 완벽히 돌아오지는 못했다. ▶콩레이 영향권…지옥의 반나절 초대받지 못한 손님도 있었다. 바로 태풍 콩레이다. 전반부 어수선한 상황의 8할은 반나절만에 부국제 현장을 쑥대밭으로 만들어 놓은 콩레이의 영향이 크다. 지난 6일 오전부터 휘몰아친 태풍의 위력은 모든 스케줄을 꼬이게 만들었고, 축제 분위기까지 앗아갔다. 야외 행사는 장소만 두 번을 옮겼다. 부국제 명당 해운대 비프빌리지를 포기하면서 영화의전당 두레라움 광장으로 이동했지만 결국 1층 라운지까지 들어서야 했고, 결과적으로 많은 관객을 수용 하지도 못하고 말았다. 취재진들 사이에서는 "영화 기사보다 날씨 기사를 더 많이 쓴 것 같다"는 이야기가 나오기도 했다. 단 시간이었지만 부산이 고립 아닌 고립 상태가 되면서 게스트들의 발은 당연히 묶여야 했다. 기다림의 시간은 기본, 줄줄이 취소된 스케줄에 발길을 돌린 스타들도 많았고, 아오이 유우 등 일본 배우들은 부산으로 향하는 비행기가 최종 결항되면서 아쉬운 불참을 통보했다. '버닝' 유아인·전종서는 시간을 옮기는 초강수 속 겨우 관객들을 만났다. 6일 오후부터 언제 태풍이 왔냐는 듯 맑게 개인 하늘이 야속하고 허탈하게 느껴질 수 밖에 없었던 상황. 한 관계자는 "영화제 기간 선정 0순위는 날씨가 돼야 하지 않을까 싶다. 변수는 매 해 있기 마련이지만 최대한 피할 수 있는 날짜를 파악하는 것도 영화제 측의 몫 아닐까 싶다"고 전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 팬들의 열기는 뜨거웠다. 영화를 관람하기 위해 태풍을 뚫는 과감함도 보였다. 부국제 측은 오전 일정을 모조리 취소 하면서도 영화 상영과 관객과의 대화(GV)는 가장 빠르게 재개 시켰다. 예상보다 취소 표가 많이 풀리지 않는 이유였다. 부국제 측 관계자는 "이른 오전부터 위험한 날씨가 지속됐기 때문에 취소표도 많이 풀릴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부득이하게 상영 자체를 취소하지 않는 한 관객들이 자발적으로 취소한 사례는 많지 않다. 실제 객석도 꽉 차더라"며 "태풍까지 이겨낸 애정에 또 한 번 놀랐다"고 전했다. ▶미흡한 행사진행, 부끄러운 사과 문제적 이슈도 피하지 못했다. 예민한 정치적 발언이라 조용히 넘어갈 수 없었다. 7일 오전이 되자마자 제일 먼저 맞닥뜨린 소식은 부국제 측의 사과문. 부국제 측은 5일 뉴 커런츠 심사위원 기자회견에서 심사위원 자격으로 참석한 쿠니무라 준에게 민감한 정치적 발언을 하게 만드는 계기를 마련했다는데 책임을 통감하고 사과했다. 기자회견에서 한 취재진은 쿠니무라 준에게 "일본 배우로 최근 국내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 일본 해상자위대의 욱일기 게양 문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는 질문을 던졌고, 쿠니무라 준은 자신의 생각을 밝혀야 했다. 소신 답변은 결국 시시비비를 엇갈리게 만들었고, 억측과 오해가 쌓이면서 부국제 측의 사과, 쿠니무라 준의 재 입장표명이라는 촌극을 낳았다. 넘어야 한계는 또 있다. 후반부다. 전반부는 수 많은 이들의 도움 속에 축제 분위기를 완성했지만, 폐막까지 버텨낼 힘이 부족하다. 전반부만큼 특별한 행사나 게스트 없이 영화의 힘과 영화를 사랑하는 영화 팬들의 애정으로만 영화제를 이끌어가야 한다. 물론 영화를 즐기기엔 '외지인'이 모두 떠난 조용한 지금이 진정한 축제의 시작일지도 모른다. 부국제가 지속돼야 할 이유와 지속되어 온 힘, 그리고 부국제가 잊지 말아야 할 단 한 가지는 한결같이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 영화와 영화 팬들의 존재다. 부산=조연경 기자 cho.yeongyeong@jtbc.co.kr사진=박세완 기자 2018.10.08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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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FF 개막 프리뷰③] "얄궂은 태풍" 해운대 결국 포기 '장소변경'(공식)

해운대 행사는 결국 포기다.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BIFF·Busan International Film Festival·이하 부국제)가 4일 개막하는 가운데, 올해도 태풍이 영화제의 발목을 잡고 말았다. 부국제 측은 개막 전날인 3일 "태풍 콩레이의 영향으로 인해 해운대 비프빌리지 야외무대에서 진행될 예정이었던 야외무대인사와 핸드 프린팅, 오픈 토크의 장소가 영화의전당 두레라움 광장 및 영화의전당 내 아주담담 라운지로 변동한다"고 밝혔다.이에 따라 부국제 트레이드 마크이자 메인 무대라 할 수 있는 해운대 비프빌리지, 즉 바다를 배경으로 한 모래사장 무대 위에 올라 선 스타들의 인생 사진을 올해는 볼 수 없게 됐다. 부국제는 지난 2013년 18회 행사를 치를 당시, 태풍 다나스가 부산 해운대구 인근을 덮치면서 최악의 기상 상태를 맞이한 바 있다. 길거리를 걸어다니기 힘들 정도로 몰아치는 비바람에 부국제 측은 비프빌리지를 결국 철거했고, 모든 야외 행사는 취소 혹은 변경됐다. 2016년에도 태풍 영향권은 벗어나지 못했다. 태풍 차바가 해운대를 덮치면서 비프빌리지 무대가 완전히 파손됐고, 개막 전 복구가 불가능한 상황이 된 것. 당시에도 해운대 비프빌리지 일정은 모두 영화의전당 두레라움 광장으로 변경 돼 치러졌다. 배우들은 비행기가 아닌 기차로 급하게 이동 경로를 바꿔 부산을 찾기도 했다. 지난해 역시 마냥 맑은 날씨는 아니었다. 다행히 태풍이 휘몰아치지는 않았지만 시작을 폭우와 함께 해야 했다. 몇 해에 걸쳐 태풍과 폭우에서 자유롭지 못했던 부국제 측은 올해는 아예 개막 전부터 장소 변경 고지를 내렸다. 폭우와 폭풍으로 인해 일어날 수 있는 안전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고자 하기 위함이다. 오점없는 행사를 위한 최선의 결정이자 선택에 영화 팬들은 얼마나 많이 응답할지 열흘간의 축제에 영화계 한 팎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조연경 기자 cho.yeongyeong@jtbc.co.kr [BIFF 개막 프리뷰①] 이나영 문열고 현빈 지원사격…부산행★ 누구누구? [BIFF 개막 프리뷰②] "낮보다 화려한 밤" 영화인 보이콧 전면 해제 [BIFF 개막 프리뷰③] "얄궂은 태풍" 해운대 결국 포기 '장소변경'(공식) 2018.10.04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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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FF 폐막①] "후련해"…'無사고·無논란' 독화살 피한 축제 '자축'

21회 부산국제영화제가 우려와 걱정 속에 큰 사고, 큰 논란 없이 열흘간의 축제의 막을 내렸다.6일부터 15일까지 부산 해운대구 우동 영화의전당 인근에서 치러진 제21회 부산국제영화제(BIFF)는 일부 영화인들의 보이콧과 예산 축소에도 불구하고 예년과 큰 틀에서 벗어나지 않는 선에서 공식일정을 모두 소화해 냈다.특히 태풍 피해와 김영란법 시행 속에서 해운대 비프빌리지 행사 무산, 배급사·제작사·소속사 등에서 준비했던 대규모 밤 행사가 전면 취소되면서 어느 때보다 조용한 분위기 속에서 축제가 진행됐지만 부산국제영화제 측은 "무탈하게 마무리지은 것 만으로 1차 목표는 달성했다"고 자축했다.▶열흘간의 축제, 무엇을 남겼나.부산국제영화제 집계 결과 올해 부산국제영화제를 찾은 총 관객수는 16만5,149명으로 확인됐다. 69개국에서 초청받은 299편의 영화가 상영됐으며, 이는 지난해 75개국 302편에 비해 축소된 수치다.아시아필름마켓은 예상보다 활발한 움직임을 보였다. 예산 감소 및 BIFCOM의 독자 개최 등 여러 변화에도 불구하고 세일즈부스는 총 24개국 17개 업체, 62개 부스로 전년도 수준을 유지, 참가자는 소폭 상승, 신규 바이어는 증가했다.지난해 이어 E-IP마켓에서 연이은 현장 계약들이 성사됐고, 아시아 국가관, 해외 세일즈사, E-IP 관련업체, 웹툰, 출판사 등 다양한 산업군을 포괄한 엔터테인먼트 토탈 마켓으로써의 가능성 확장했다는 평이다.아시아영화펀드는 장편독립영화 인큐베이팅펀드 총 5편, 장편독립영화 후반작업지원펀드 총 5편, 다큐멘터리 AND 펀드 총 12편 8편에 원하기로 확정했다.▶ "관객 사랑 재확인…과제는 여전"부산국제영화제 측은 올해 부산국제영화제에 대해 "세계영화인의 연대와 관객들의 사랑, 소중함을 재확인할 수 있었던 시간이다"며 "아시아필름마켓, E-IP마켓 성장 등 내실을 다져 신 성장동력도 확보했다"고 자축했다.세계의 많은 영화인들이 부산국제영화제의 독립성 쟁취를 위한 기나긴 투쟁을 지지하고 연대하면서 직접 영화제를 찾아 의미를 더했다. 표현의 자유와 영화제의 독립성은 절대 양보할 수 없는 가치이며 영화제의 근본임을 보여줬다는 것.영화제 측은 "악재 속에서도 영화제를 찾아주시는 관객들과 영화인들을 보며, 관객들이 부산국제영화제의 주인이자 든든한 밑거름임을 다시 확인할 수 있었다. 향후에도 관객들을 위한 알찬 프로그램과 서비스향상을 통해 더욱 보답하는 영화제가 될 것이다"고 밝혔다.이어 "안정적인 영화제를 치러내기 위해 부족한 시간과 여건에도 최선의 노력을 다했다. 특히 첫 민간 이사장체제 하에서 치러진 영화제라는 의미 있는 한 해로 기록될 것이다"고 분석했다.또 "내용적으로는 새로운 영화들과 신인감독들에게 좀 더 주목할 수 있는 계기가 되며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작가의 새로운 발견과 소개라는 부산국제영화제의 정체성과 가치를 다시 돌아볼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조연경 기자 cho.yeongyeong@joins.com 2016.10.15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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