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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시 감독' 황선홍호 수석코치는 마이클 김…'올림픽팀' 김일진 GK 코치도 합류

2026 북중미 월드컵 2차 예선 3월 태국과의 2연전에서 황선홍 감독을 보좌할 코칭스태프가 확정됐다. 수석코치는 마이클 김(캐나다·한국이름 김영민) 코치다. 이외에도 조용형·정조국 코치, 김일진 골키퍼코치, 이재홍 피지컬코치가 3월 A매치 기간 동안 국가대표팀에 합류한다.캐나다 국적의 마이클 김 수석코치는 2018년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국가대표팀의 코치로 부임해 2022 카타르 월드컵을 함께했다. 월드컵 이후에도 지난해 8월까지 코치로 국가대표팀을 지도한 바 있다.2010 남아공 월드컵 국가대표 선수였던 조용형 코치는 2022년부터 대한축구협회 전임지도자로 활동 중이며, 현재 남자 U-16 대표팀 코치다. 대한축구협회가 독일 바이에른 뮌헨 구단과 체결한 교류 업무 협약에 따라 지난해 바이에른 뮌헨에서 지도자 연수를 받았다.선수 시절 국가대표로 활약했던 정조국 코치는 2021년부터 2023년까지 제주유나이티드에서 코치로 활동했다. 2023년 9월부터 시즌이 끝날 때까지 제주 감독대행도 맡았다. 현재 프로축구연맹 기술연구그룹 위원이기도 하다.골키퍼코치는 올림픽 대표팀에서 황선홍 감독과 호흡을 맞추고 있는 김일진 코치가 3월 A매치 기간 동안 국가대표팀을 지도한다. 정해성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장은 황선홍 감독을 제외한 올림픽대표팀 코치진은 3월 중동 친선대회를 준비한다고 밝혔지만, 김 코치는 올림픽대표팀이 아닌 A대표팀 임시 코치로 이동한다. 같은 기간 올림픽 대표팀은 대한축구협회 황희훈 전임지도자가 골키퍼코치를 맡는다. 피지컬코치는 2018 러시아 월드컵 당시 대표팀 일원이었고, 지난해 9월부터 국가대표팀에 합류했던 이재홍 코치가 3월에도 함께한다.오랜 기간 베트남 축구대표팀 코치 경력으로 동남아시아 축구에 정통한 이영진 현 전력강화위원회 위원이 기술자문 역할로 이번 태국 2연전에 황선홍호를 돕는다. '임시 감독' 황선호호는 내달 21일 서울월드컵경기장, 26일 태국 방콕에서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2연전을 치른다.김명석 기자 2024.02.29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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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투호·김학범호 갈등 재현될라…대표팀 차출 매듭 어떻게 풀까

“사실 일본이 부럽습니다.”꼭 2년 전이었다. 김학범 당시 올림픽 축구대표팀 감독은 가나와의 평가전 명단을 발표하는 기자회견에서 “그동안 일본을 부러워 한적은 한 번도 없었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올림픽을 앞둔 시점에 주축 선수들이 A대표팀에 발탁되면서 일본과 달리 최정예를 소집하지 못한 것에 대한 불만이었다.당시 김 감독은 원두재나 이동경(이상 당시 울산 현대) 송민규(당시 포항 스틸러스) 등의 차출을 원했다. 그러나 월드컵 2차 예선을 앞둔 파울루 벤투(포르투갈) 감독은 이들 모두 A대표팀에 불렀다. 그나마 이강인(마요르카)이 김학범호로 향했으나 당시엔 A대표팀 주축 자원이 아니었다. 김 감독은 “일본 올림픽 대표팀은 와일드카드(24세 이상)까지 포함해 평가전을 치른다. 아쉬움이 많이 남는 게 사실”이라며 벤투 감독의 선택에 대해 공개적으로 아쉬움을 드러냈다.당시 김학범호는 올림픽을 한 달 앞두고 마지막 담금질을 하는 시기였다. 와일드카드까지는아니더라도, 올림픽 직전 시기를 고려해 연령에 맞는 선수들의 차출을 바랐다. 그러나 통 큰 양보를 바랐던 김 감독의 기대는 A대표팀 우선 원칙, 그리고 벤투 감독의 결정 앞에 의미가 없었다. 김 감독은 “유럽에서는 올림픽팀에 대해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문화 차이인 것 같다”고 말했고, 벤투 감독은 “지극히 자연스럽고 정상적인 절차를 거친 것”이라고 받아쳤다. 2년 전 대표팀 간 불협화음을 돌아보는 건, 앞으로 클린스만호와 황선홍호 사이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당장 다음 달에는 두 대표팀의 소집 기간이 겹칠 전망이다. 클린스만호는 부산·대전에서 각각 페루·엘살바도르와 두 차례 평가전을 치른다. 오는 9월 항저우 아시안게임(AG)을 준비 중인 황선홍호는 비슷한 시기 해외에서 평가전이 예정돼 있다. A대표팀과 U-24 대표팀 간 ‘교집합’에 속한 선수들에 대한 차출 협의가 필요한 셈이다.가장 대표적인 선수가 이강인이다. 이미 위르겐 클린스만(독일) 감독은 지난 3월 데뷔 2연전부터 이강인을 A대표팀 주축으로 활용할 뜻을 내비쳤다. 내년 1월 아시안컵을 준비하는 과정에 몇차례 없는 평가전이기도 하다. 국내에서 열리는 경기인 만큼 이강인을 향한 팬들의 큰 관심도 외면할 수 없는 게 사실이다.다만 황선홍 감독 역시도 이강인을 중심으로 AG 대표팀을 꾸려갈 준비를 하고 있다. AG는 소속팀의 차출 허가를 전제로 이강인 등 선수들의 병역 특례가 걸린 대회라 의미도 크다. 황 감독 입장에선 이강인 활용법을 실전에서 찾는 게 중요한 시기다. 두 감독 간 차출 협의가 필요한 이유다. 정우영(프라이부르크)과 송민규(전북 현대) 등도 클린스만호와 황선홍호 모두 소집이 가능한 자원들이다. 카타르 월드컵 멤버가 주축이 됐던 클린스만호 1기에는 제외됐으나 엄원상(울산)과 고영준(포항) 홍현석(헨트) 등도 클린스만 감독과 황 감독 간 차출 협의가 필요한 선수들로 분류된다.6월뿐만 아니라 내년 파리 올림픽 준비 기간까지도 클린스만호와 황선홍호 간 선수 차출 관련 이슈는 계속 이어질 수밖에 없다. A대표팀 우선 원칙이 유지되겠지만, 클린스만 감독이 AG나 올림픽의 중요성을 이해하고 상황에 따라 선수 차출에 양보의 뜻을 밝힐 수도 있다. 이 과정에서 대한축구협회(KFA)의 중재도 반드시 필요한 대목이다.KFA 관계자는 “두 감독님이 한 차례 미팅을 진행했다.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원만한 조율을 위해서 미팅을 진행한 것 같다. 클린스만 감독은 선수 개인의 발전에 포커스를 많이 두시는 편이다. 앞으로도 소집과 관련해 협의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김명석 기자 2023.05.19 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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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선홍 감독은 ‘강인 앓이’… AG·올림픽 앞두고 애탄다

연령별 축구대표팀을 맡아 두 개의 큰 대회를 앞둔 황선홍(55) 감독은 고민이 크다. 대회 준비 시간이 부족해 선수들이 손발을 맞출 기회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황선홍호에서 에이스로 활약할 이강인(22·마요르카)의 합류 시점도 알 수 없어 속이 탄다. 황선홍 감독이 지휘하는 U-24(24세 이하) 축구대표팀은 9월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나설 예정이다. U-22(22세 이하) 대표팀과는 2024 파리 올림픽을 준비하고 있다. 황 감독은 3월 A매치 기간을 활용해 두 팀(각 25명씩 총 50명)을 이끌고 카타르 원정을 떠났다. U-24 대표팀은 카타르 프로팀 알 가라파와 연습 경기에서 1무 1패를 거뒀고, U-22 대표팀은 친선대회인 도하컵에서 우승이란 성과를 냈다. 올림픽팀은 만족보다 걱정이 앞선다. 아시안게임과 올림픽 지역 예선이 모두 9월에 열리는데, 선수들을 소집할 기회가 딱 2번(6월·9월)밖에 없기 때문이다. 지난 29일 카타르 원정을 마치고 취재진과 마주한 황선홍 감독은 “작년 6월 이후 24세(아시안게임)는 소집이 한 번도 없었다. 조직력을 형성하는 게 중요하다. 올림픽 멤버는 세 번째 소집이라 연속성이 있는데, 아시안게임 대표는 시간도 촉박하다”고 털어놨다.이번에 뽑힌 아시안게임 대표 25인은 대회 직전 바뀔 가능성이 크다. 아시안게임 최종 엔트리는 22명이다. 이강인, 오현규(셀틱) 정우영(프라이부르크) 등 성인 대표팀에서 활약하는 선수들을 비롯해 와일드카드(연령 무관) 셋이 합류하면 사실상 다른 팀이 된다. 황선홍 감독은 “계속 같이 하면 좋을 텐데, 오현규는 지난해 (9월) 화성에서 우즈베키스탄과 평가전(1-1 무) 때 한 번 했고, 이강인은 계속 못 만나고 있다. 빨리 만나서 함께 하고 싶다”고 바람을 전했다.이강인은 아시안게임과 올림픽에 모두 나설 수 있다. 두 팀에서 중역을 맡을 공산이 크다. 황선홍 감독은 이강인을 핵심으로 여기고 ‘프리롤’을 부여하겠다고 한 바 있다. 그러나 팀의 중심이 돼야 할 이강인과 지난해 6월 아시아축구연맹(AFC) U-23(23세 이하) 아시안컵 이후 호흡하지 못하고 있다. 오는 6월, 9월 A매치 기간이 이강인을 불러 점검할 마지막 기회다. 이강인을 발탁하려면 위르겐 클린스만 축구대표팀 감독과 ‘교통정리’는 필수다. 황선홍 감독은 “상암에서 클린스만 감독님을 뵙고 상황을 말씀드렸다. 감독님도 6월이나 9월 전에 만나서 차 한잔 마시며 이야기하자고 하셨다. 소통을 통해 (클린스만 감독과) 협력 관계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아시안게임 대표팀 동료들도 이강인의 합류를 고대하고 있다. 황선홍호의 에이스이자 이강인의 경쟁자인 고영준(포항 스틸러스)은 “강인이의 활약이 동기부여가 된다. 나도 (성인 대표팀에) 가고 싶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며 “강인이가 볼 소유, 패스가 좋아서 같이 뛴다면 내가 2선 침투를 잘해줄 것 같다”며 호흡을 기대했다.김희웅 기자 2023.03.31 09:03
국가대표

[IS 인천] ‘AG·올림픽’ 앞둔 황선홍 감독 “이강인과 빨리 함께 하고 싶다”

황선홍(55) 감독은 이강인(22·마요르카)과 만남을 고대하고 있다. 황선홍 감독은 3월 A매치 기간을 활용해 U-22(22세 이하) 대표팀, U-24(24세 이하) 대표팀을 각각 25명씩 선발, 총 50명을 데리고 카타르 원정을 떠났다. 오는 9월 열리는 항저우 아시안게임, 내년 예정인 2024 파리 올림픽을 대비하기 위함이었다. 파리 올림픽에 나설 U-22 대표팀은 29일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2023 도하컵 친선대회 결승에서 아랍에미리트(UAE)를 3-0으로 꺾고 우승했다. 3경기에서 7득점, 무실점이라는 기분 좋은 기록도 남겼다. 같은 날 카타르 원정을 마치고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한 황선홍 감독은 “이번 도하컵을 기준으로 삼으면 안 된다. 목표가 거기가 아니다. 더 높은 레벨로 가기 위해서는 수비 보완이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황선홍 감독은 어느 때보다 바쁘다. 9월에 올림픽 1차 예선이 있고, 아시안게임이 열리기 때문이다. 황 감독은 “이번에는 선수 점검 차 원정을 다녀왔다. (남은) 소집이 6월, 9월 두 차례밖에 없다. 1차 예선과 아시안게임을 잘 준비할 생각”이라고 했다. 특히 9월 아시안게임에 나설 U-24 대표팀은 발을 맞출 시간이 턱 없이 부족했다. 이번 카타르 원정에서 벌인 알 가라파와 연습 경기에서는 0-2로 졌다. 황선홍 감독은 “작년 6월 이후 24세는 소집이 한 번도 없었다. 조직력을 형성하는 게 중요하다. 올림픽 멤버는 3번째 소집이라 연속성이 있는데, 아시안게임 대표는 시간도 촉박하다. 선수 풀을 만드는 데 집중하고 있다. 6월부터는 (올림픽팀과) 합쳐서 준비하지 않을까 싶다”고 밝혔다. 아시안게임과 올림픽에 모두 참가할 수 있는 이강인, 오현규(셀틱)와 함께할 시간이 부족한 것도 고민이다. 둘은 황선홍 감독의 부름을 받는 게 확실시되지만, 성인 대표팀에서도 필요한 자원이다. 이번 3월 A매치 기간에도 성인 대표팀에서 맹활약했다. 황선홍 감독은 “계속해서 같이 하면 좋을 텐데, 오현규는 지난해 화성에서 우즈베키스탄과 평가전 때 한 번 했고, 이강인은 계속 못 만나고 있다. 빨리 만나서 같이 하고 싶다”고 바람을 전했다. 선수 차출을 위해 위르겐 클린스만 축구대표팀 감독과 교통정리는 필수다. 황선홍 감독은 “클린스만 감독님을 상암에서 뵙고 상황을 말씀드렸다. 감독님도 6월이나 9월 전에 만나서 차 한잔 마시며 이야기하자고 하셨다. 굉장히 오픈 마인드를 갖고 계신다. 소통을 통해 협력 관계가 돼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와일드카드도 고심하고 있다. 황선홍 감독은 “어느 정도 윤곽은 잡고 있다. 성인 대표팀 선수들도 있기에 전체적인 걸 놓고 다시 한번 코치진과 상의해볼 것”이라며 “(와일드카드 후보의) 이름을 밝히긴 어렵다. 가능한 선수들을 계속해서 모니터링하고 찾고 있다. 와일드카드는 대회 임박해서 합류해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인천공항=김희웅 기자 2023.03.29 20:18
프로축구

[한일 축구의 과거와 미래①] '일본 킬러'에서 '올림픽팀 지도자'로...황선홍 감독이 돌아본 한일전

황선홍(54) 올림픽 축구대표팀 감독은 선수 시절 ‘일본 킬러’였다. 그런 그가 감독으로서 한일전 참패의 쓰디쓴 경험을 했다. 과거 일본을 상대할 때 배수의 진을 치고 덤벼들었던 한국 축구는 최근 각급 대표팀이 4연속 ‘0-3 패배’를 당하는 굴욕을 경험했다. 이 중에는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23세 이하(U-23) 축구대표팀이 6월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8강전에서 기록했던 0-3 패배도 있다. 선수와 지도자로 치열한 한일전을 모두 경험해본 황선홍 감독에게 한일전에 관해 물었다. 과연 한국 축구대표팀 유니폼을 입은 선수들에게 한일전은 어떤 의미인지, 그리고 U-23 대표팀 감독으로서 아시아 최강팀을 만들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이야기를 나눠봤다. 경기도 분당의 한 카페에서 만난 황선홍 감독은 “선수 때 한일전은 월드컵 경기만큼 비중이 컸다. 지면 안 된다는 생각만 있었다. 일본에 패하면 선수에 대한 비난, 언론 질타 같은 후폭풍이 매우 컸다. 한일전만큼은 반드시 이겨야 한다는 사명감을 가질 수 있게끔 분위기가 조성됐다”고 말했다. ━ ‘일본 킬러’였던 황새 선수 시절 황선홍의 대표적인 한일전은 1998년 4월 1일 잠실주경기장에서 열린 친선전이다. 폭우 속에서 치러진 이 경기를 보기 위해 5만 명이 넘는 만원 관중이 들어찼다. TV 시청률은 최고 73%까지 나왔다. 당시 한일전이 국민에게 어떤 의미였는지 알 수 있는 수치들이다. 당시 한국은 경기 직전까지 일본에 2연패를 당하고 있었다. 황선홍은 부상 탓에 1년 4개월간 재활 훈련을 한 뒤 이 경기를 통해 대표팀에 복귀했다. 한국과 일본이 1-1로 맞서던 후반 27분 황선홍이 골키퍼와 일대일 상황을 맞았다. 그러나 그라운드가 비에 흠뻑 젖어 공이 제대로 굴러가지 않았다. 순간 일본 골키퍼 가와구치 요시카쓰가 뛰어나와 공을 잡으면서 득점 기회가 날아간 듯했다. 그 순간 선수 공이 누군가의 발에 맞고 솟구쳐 오르자 황선홍이 황새처럼 날아올랐다. 그리고 시저스킥으로 골망을 갈랐다. 결승 골이었다. 황선홍은 선수 시절 네 차례 일본전에 나서 5골을 터뜨렸다. 놀랍게도 이 골은 모두 결승 득점이었다. 선수 시절을 회상하던 황선홍 감독은 “한일전은 국민의 관심이 상당히 크지 않나. 나는 승부를 결정지을 수 있는 포지션인 공격수이다 보니 (팬들로부터 받는) 기대가 상당히 컸다. ‘일본 킬러’라는 별명이 부담으로도 다가왔다. 한편으로는 일본이 그만큼 ‘나를 두려워하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떠올렸다. 그가 한일전 무패 기록을 이어갔던 원동력으로 꼽은 건 ‘선수들 간의 커뮤니케이션’이다. 모두가 한일전만큼은 절대로 져선 안 된다는 생각으로 대화하며 경기를 준비했다는 것이다. 황선홍 감독은 “최용수, 이상윤 등 공격수들과 경기에서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해 정말 많이 대화했다”며 “내가 골을 넣어야 승리할 수 있으니까 다른 경기보다 골 욕심이 컸다”고도 했다. 황선홍 감독은 “한국은 항상 최고의 공격수들을 갖고 있었다. 대형 공격수에 의해 승부가 많이 결정됐다”고 꼽았다. 또 하나의 승리 비결은 신체조건에서 우위였다. 건장한 체격(1m83㎝·79㎏)의 황선홍은 비교적 왜소했던 일본 선수들을 몸싸움에서 압도했다. 황선홍 감독은 “당시 일본 선수들은 체격이 조금 작고 스피드가 느렸다. 대신 교과서적인 축구, 즉 패스 위주의 기술 축구를 했다. 체격 조건이 좋았던 한국이 힘으로 일본을 눌러버리면 이길 수 있었다”고 짚었다. ━ 저돌적으로 변한 일본 축구 0-17. 지난해부터 올해 9월 중순까지 한일 연령별 축구대표팀의 점수 합계다. 한국은 ▶2021년 3월 A대표팀(0-3 패) ▶2022년 6월 16세 이하(U-16) 대표팀(0-3 패) ▶6월 23세 이하(U-23) 대표팀(0-3 패) ▶6월 대학 선발팀(0-5 패) ▶7월 A대표팀(0-3 패) 경기에서 5연패를 당했다.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U-23 대표팀은 6월 12일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의 파흐타코르 스타디움에서 열린 일본과 U-23 아시안컵 8강전에서 0-3으로 졌다. 일본은 한국을 상대로 한 수 위의 경기력을 뽐냈다. 황선홍 감독은 “상당히 안 좋게 끝났다. 준비도 부족했다. 누구를 탓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닌 것 같다”며 고개를 숙였다. 황선홍 감독은 “일본의 축구 스타일이 바뀌었다. 예전의 일본 축구는 얌전했다. 섬세한 기술이 좋았다. 최근 기존 강점에 적극적으로 뛰는 저돌성까지 생겼다. 공간이 생기면 침투하고, 패스 타이밍도 빨라졌다. 축구의 다양성이 생겼다. 과거 일본은 패스 축구에 한정된 플레이를 해 대비하기 쉬웠다. 이젠 다양한 축구가 가능해져 대응하기 상당히 어려워졌다”고 짚었다. 축구계는 일본이 체계적인 시스템으로 ‘더 강한 축구’를 만들었다고 본다. 일본축구협회(JFA)는 ‘2030년 월드컵 4강 진출, 2050년 월드컵 우승’이라는 거대한 목표를 위해 장기 계획을 세워 실행에 옮겼다. 유소년 시절부터 JFA가 만든 가이드라인에 맞춰 일관된 교육 시스템을 구축한 게 단적인 예다. 자국보다 ‘축구를 더 잘하는’ 국가의 선진 시스템도 적극적으로 받아들였다. 황선홍 감독도 일본의 장기 계획이 성공궤도를 달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일본 축구는 세계의 중심으로 가는 게 그들이 가진 첫째 목표인데, 이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아시아에서 계속 상대해야 하는 한국을 꺾어야만 한다는 생각을 가졌다. 수십 년 전부터 차근차근 계획을 세워서 실행을 시작했다. 이제 결과로 나타나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한국과 일본 선수 간의 기량 차이가 벌어졌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한국 선수들은 충분히 경쟁력이 있고,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일본 선수들의 의식이 공격적으로 바뀌었다. 옛날 한국 축구처럼 한다. 공격 방향으로 돌진하는 도전적인 플레이가 크게 늘었다. 반면 한국은 실수를 줄이려는 안전한 축구를 하려고 한다. 한국과 일본의 축구가 서로 바뀌었다”고 했다. 〉〉기사 이어집니다. 성남=김영서 기자 zerostop@edaily.co.kr 2022.10.05 11:30
축구

B조 ‘벼랑 끝 승부’…일본, 24일 호주 이기면 본선행 확정

한국과 이란의 조 1위 다툼으로 좁혀진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와 달리 ‘옆 동네’ B조는 여전히 본선을 향한 살얼음판 경쟁이 이어지고 있다.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3위 일본을 비롯해 호주(37위), 사우디아라비아(53위) 등 아시아 축구 강자 3개국 중 상위 두 나라만 월드컵 본선에 직행한다. 3위는 험난한 여정이 기다리는 대륙 간 플레이오프까지 치러야 한다.두 경기를 남겨둔 현재 B조 1위는 사우디(19점)다. 일본(18점)과 호주(15점)가 뒤를 따른다. 본선행에 가장 근접한 팀 역시 사우디다. 24일 중립국 아랍에미리트(UAE)에서 약체 중국(5점)을 상대한 뒤 오는 29일 안방 리야드에서 호주와 맞붙는다. 중국을 이기면 호주전 결과에 상관없이 카타르 행 확정이다.일본과 호주는 애가 탄다. 24일 호주 시드니에서 열리는 두 나라의 맞대결 결과에 따라 희비가 엇갈린다. 원정팀 일본이 승리하면 본선행 티켓을 거머쥘 수 있다. 일본이 비기거나 질 경우엔 29일 베트남과 최종전 결과까지 봐야 한다.반대로 홈팀 호주가 이기면 일본과 승점(18점)이 같아지면서 골 득실에서 앞선 호주가 2위로 올라선다. 호주는 일본전 승리를 전제로 사우디가 중국을 꺾고 본선행 티켓 한장을 먼저 가져가길 바라고 있다. 사우디가 호주와의 최종전에서 힘을 빼고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모리야스 하지메 일본 감독은 지난달 유럽 전역을 돌며 유럽파 일본 선수 13명을 잇달아 만났다. 호주전을 앞두고 선수들 컨디션을 점검하는 한편 일본 축구의 도전 과제를 설명하는 시간으로 삼았다.호주는 ‘새 얼굴’로 맞선다. 지난해 도쿄올림픽에 와일드카드(23세 초과 선수)로 참가한 우루과이 태생 베테랑 공격수 브루노 포르나롤리(34)를 비롯해 올림픽팀 멤버 5명을 긴급 수혈했다. 그레이엄 아널드 호주 감독은 “도쿄에서 강호 아르헨티나를 2-0으로 완파한 올림픽팀 주축 멤버들에 대한 기대가 크다. 카타르행 최대 승부처인 일본전이 그들의 축구 인생을 바꿀 기회의 장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일본은 간판 공격수 미나미노 타쿠미(27·리버풀)를 중심으로 볼 점유율을 높여 경기 흐름을 지배한다는 전략이다. 호주는 베테랑 골키퍼 매튜 라이언(30·레알소시에다드)을 중심으로 수비를 탄탄히 한 뒤 역습으로 승부를 건다. 창과 방패의 대결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한편 카타르 월드컵 유럽 예선 플레이오프에서도 강자들의 맞대결이 펼쳐진다. 이탈리아 명문 유벤투스에서 지난 시즌까지 한솥밥을 먹은 공격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7)와 수비수 레오나르도 보누치(35)가 각각 포르투갈과 이탈리아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격돌한다. 두 나라 중 한쪽은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을 수 없다. 30대 중반을 넘어선 두 간판선수에겐 이번이 마지막 월드컵 도전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호날두는 2006년 이후 4차례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았지만, 우승과 인연이 없었다. 보누치도 이탈리아가 월드컵 정상에 오른 2006년 이후 대표팀에 발탁돼 월드컵 우승 트로피를 안지 못했다. 송지훈 기자 song.jihoon@joongang.co.kr 2022.03.23 07:49
축구

'도쿄 리' 이동경, 도쿄 다녀온 뒤 '미친 왼발'

‘도쿄 리’ 이동경(24·울산 현대)이 도쿄올림픽에 다녀온 뒤 ‘미친 왼발’을 선보이고 있다. 이동경은 지난 29일 울산 문수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1 28라운드 인천 유나이티드와 홈 경기에서 멀티 골을 몰아쳐 3-2 승리를 이끌었다. 이동경은 1-0으로 앞선 후반 16분 교체 투입됐다. 2분 뒤 이청용이 자기 진영에서 높이 뜬 공을 절묘하게 트래핑했다. 상대 2명 사이로 볼을 빼내 적진으로 치고 들어갔다. 이청용의 패스를 받은 이동경은 아크 왼쪽에서 강력한 왼발 땅볼 중거리 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이동경은 후반 23분에는 자기가 때린 논스톱 슛이 골키퍼 맞고 나오자 왼발로 재차 차 넣었다. 지난 7일 강원FC전에서 시즌 첫 골을 신고한 이동경은 이날 2, 3호 골을 뽑아냈다. 7월 도쿄올림픽을 마치고 돌아온 이동경은 8월에만 3골째다. 올여름 K리그1에서 가장 ‘핫’한 공격형 미드필더가 됐다. 이동경은 경기 흐름을 한 순간에 바꾸는 ‘게임 체인저’ 역할을 한다. 김도훈 전 울산 감독처럼 홍명보 현 감독도 이동경을 주로 교체로 투입한다. 상대가 힘이 빠져 발이 느려진 순간 이동경을 ‘슈퍼 조커’로 내보낸다. 이동경은 폭발적인 움직임으로 분위기를 반전 시키는 매력이 있다. 왼발이 자신 있다 보니 과감하게 왼발 슛을 많이 때린다. 인천전에서도 들어가자마자 왼발 중거리슛을 꽂았다. 잘 나가는 이동경 옆에는 울산 동료이자 선배 ‘블루 드래곤’ 이청용(33)이 있다. 축구 센스가 뛰어난 이청용은 볼을 가지고 움직이며 동료가 최상인 위치를 파악한다. 인천전에서도 수비가 따라붙지 않자 이동경에게 패스를 내줬다. 이동경은 경기 후 “청용이 형은 가까이서 보고만 있어도 배울 게 많은 선수다. 본인이 가진 걸 가르쳐 준다”고 고마워했다. 이동경과 이청용의 활약 덕분에 울산은 최근 3연승 포함 7경기 연속 무패(5승 2무)를 달리며 선두(승점 54)다. 2경기를 덜 치른 2위 전북 현대와 승점을 7점 차로 벌렸다. 이동경 별명은 ‘도쿄 리’다. 이름이 올림픽 개최지 도쿄의 한자 독음 ‘동경’과 같아서다. 도쿄는 그에게 특별한 장소였지만 올림픽에서 꿈을 이루지는 못했다. 한국 올림픽축구 대표팀은 7월 31일 멕시코와 8강전에서 3-6 참패를 당했다. 이동경은 왼발로 2골을 넣으며 고군분투했지만 역부족이었다. 올림픽팀 에이스였던 이동경은 경기 후 눈물을 흘렸다. 앞서 이동경은 뉴질랜드와 조별리그 1차전에서 상대 선수 악수를 거부하는 듯한 행동으로 논란이 됐다. 이동경은 도쿄에 다녀온 뒤 한층 성숙해졌다. 올림픽을 준비하며 체력을 한층 끌어올렸다. 자신감도 부쩍 늘었다. 파울루 벤투 대표팀 감독도 최근 이동경의 활약이 반갑다. 이동경은 2022년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최종 예선 1, 2차전 명단에 뽑혀 대표팀에 합류했다. 이동경은 A대표팀에서도 왼발 킥을 정조준한다. 이동경은 “컨디션이 좋기 때문에 주어진 시간이 있다면 최대한 잘하고 싶다. (올림픽을 비롯해 바쁜 해를 보내고 있지만) 힘든 것은 없다. 선수가 계속 경기장에 나가는 것은 행복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공격수다보니 찬스에서 득점에 신경 쓰겠다. 한국이 월드컵을 나갈 수 있게하는 시작점에서 최대한 팀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각오를 밝혔다. 박린 기자 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2021.08.31 06:00
축구

수원FC 3위 돌풍, 밑바닥부터 올라온 김도균 감독

프로축구 승격팀 수원FC의 돌풍, 그 중심에 김도균(44) 감독이 있다.수원FC는 지난 25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수원 삼성을 3-0으로 완파했다. 승격팀인데 K리그1 3위(10승 7무 9패·승점 37)다. 최근 9경기에서 6승 2무 1패를 쓸어 담았다. 그 기간에 선두 울산 현대(5-2승), 2위 전북 현대(1-0승)도 잡았다.수원FC는 3월 중순부터 5월초까지 11위와 꼴찌(12위)를 오갔다. 올 시즌 새롭게 19명을 영입했는데 손발이 잘 맞지 않았고, 수차례 오심 피해도 봤다. 그러나 5월 중순부터 쭉쭉 치고 올라왔다.김도균 감독은 26일 전화 인터뷰에서 “포백을 스리백으로 바꾼 게 주효했다. 수비 안정을 위한 결정이었는데, 오히려 공격도 조직력도 살아났다. 공격 전개가 빨라지고, 패스 질도 좋아졌다. 박주호를 중앙 미드필더로 돌린 게 신의 한수였다. 경기 밸런스를 잡아준다”고 했다.3-4-1-2 포메이션으로, 김건웅이 중앙 수비로 한 칸 내려가고, 박주호가 측면 수비에서 중앙 미드필더로 옮기고, 투톱으로 라스와 양동현이 나서는 형태다.25일 수원 삼성 선수 한 명이 퇴장 당하자, 김 감독은 4-3-3 포메이션으로 변경했다. 박주호와 이영재를 공격적으로 올려, 3골 차 대승을 이뤄냈다.김 감독의 가장 큰 장점은 이런 ‘유연함’이다. 김 감독과 김호곤 단장은 ‘케미스트리’가 좋다. 김 감독은 “경험이 많은 단장님이 진짜 든든한 조력자다. 프로 감독 2년 차인 내가 캐치 못한 부분을 짚어준다. 서로 허심탄회하게 얘기하는데, 동계 훈련 때 ‘꼭 포백만 고집할 필요는 없다’고 말씀해주셨다”고 했다. 김 감독은 “원래 고집이 안 세다. 늘 열린 마음으로 주변 사람들 의견을 들으려 한다”고 했다.그러다 보니 선수단 분위기도 좋다. 공격수 양동현이 21일 제주 유나이티드전에서 자신이 얻어낸 페널티킥을 라스에게 양보했다. 김 감독은 “원래 연습 때는 양동현이 페널티킥 1번 키커다. 동현이가 희생하니 팀 분위기도 살고 라스도 살았다”고 했다.김 감독은 밑바닥부터 올라온 지도자다. 김 감독은 “난 선수 때 전성기가 없었다”고 했지만, 2000년대 초반 그는 올림픽팀과 A팀을 오가며 수비형 미드필더로 활약했다. 이동국과 함께 ‘꽃미남’으로 불렸다. 그러나 무릎 수술 여파로 2006년에 29세 나이로 은퇴했다.이후 2007년부터 서남대 코치, 2010년부터 울산 현대중 감독, 2014년부터 울산 현대 코치, 2017년부터 울산 현대 유스 총괄부장을 거쳤다. 지난해 수원FC 지휘봉을 잡고 1부 승격을 이뤄냈다.김 감독은 “2014년부터 일찌감치 P급 지도자 자격증(최고 등급)을 준비했다. 유스 총괄 시절 외부에서 경기를 보며 시야가 넓어졌다. 내가 감독이 되면 어떤 축구를 해야겠다고 생각해왔다”고 했다. 김 감독은 원정 경기를 떠날 때 항상 65인치 대형 TV를 가져간다. 전반전이 끝나면 실시간으로 중요한 장면을 뽑아, 라커룸에서 보여주며 전술 변화를 준다.김 감독이 개막 전에 “목표가 상위 스플릿 진입(6위 이내)”이라고 밝히자, 비웃는 사람들도 있었다. 김 감독은 “초반에 나락으로 떨어졌을 때 강등을 걱정했다. 지금은 누구와 붙어도 쉽게 지지 않는 팀이 됐다. 남은 7경기를 통해 상위 스플릿에 가고 싶다. 작년에 K리그2 2위를 하겠다고 했는데 2위를 했다. 이번에도 말한 대로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했다. 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2021.08.27 13:37
스포츠일반

[신태용 신의 한수] '위대한 벽' 오초아, 빵훈이가 빵 터뜨렸으면

참 질긴 인연이다. 한국 올림픽 축구대표팀이 31일 오후 8시 요코하마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도쿄올림픽 8강전에서 멕시코를 또 만난다. 5년 전 내가 이끌었던 리우올림픽 조별리그 3차전에서도 멕시코와 맞붙었다. 당시 조별리그 2차전까지 1승 1무를 기록한 데다 다득점에서도 앞섰던 우리는 서두르지 않았다. 그리고 1-0으로 이겼다. 반면 A팀 맞대결이었던 2018년 러시아월드컵 조별리그 2차전에서는 멕시코에 1-2로 졌다. 당시 1패를 안고 있던 우리는 강하게 몰아붙였어야 했다. 기성용의 플레이 때 상대 선수의 파울이 인정되지 않아 실점한 장면은 두고두고 아쉽다. 도쿄올림픽에서 ‘강 대 강’으로 맞설지는 김학범 감독님의 선택에 달렸다. 이미 조별리그 3경기를 마친 만큼, 멕시코 공격력과 양쪽 풀백의 성향 등을 디테일하게 파악했을 것이다. 멕시코는 조별리그에서 프랑스(4-1)와 남아공(3-0)을 이겼고, 일본에 1-2로 졌다. A대표팀은 멕시코가 우월하지만, 해당 연령대 상대 전적에서는 우리가 3승4무(올림픽에선 2승2무)로 진 적이 없다. 멕시코 입장에서는 한국이 징크스일 수 있다. 난 개최국 일본보다 멕시코가 8강 상대로 낫다고 본다. 시차와 기후 등 환경 적응에서 우리가 유리하다. 멕시코 핵심 미드필더 카를로스 로드리게스가 퇴장으로 결장하는 것도 호재다. 멕시코 골키퍼는 익숙한 선수다. 독특한 파마머리의 기예르모 오초아(36·클럽 아메리카), 러시아월드컵 때도 멕시코 A대표팀의 수문장이었다. 30대 중반을 넘었는데 동물적인 반사 신경은 여전하더라. 그의 수비는 높은 성벽처럼 견고해 ‘만리장성(Great wall)’이라 불리기도 한다. 그러나 오초아도 벽이 아닌 사람 아닌가. 러시아월드컵 때 손흥민이 만회 골을 넣은 것처럼, 과감한 중거리 슛을 쏜다면 충분히 뚫을 수 있다. 오초아의 키(1m83㎝)는 큰 편이 아니다. 1m94㎝ 장신 수비수 정태욱(대구)이 세트피스에서 가담할 수 있다. 멕시코 올림픽팀과 A팀의 공통점이 있다. 북중미 국가 중 가장 공을 고급스럽게 찬다. 후방에서 무시무시한 스피드로 한 번에 ‘쭉’ 튀어 나간다. 우리는 전방부터 강한 압박을 펼치고, 역으로 이동준(울산)이 뒷공간을 노려볼 수 있다. 온두라스와 3차전(6-0승) 때처럼 과감하게 공격하고, 두 줄 수비는 15~20m를 벗어나지 않게 공수 밸런스를 맞추면 좋을 것 같다. 리우올림픽 멕시코전 후반 32분에 권창훈(27·수원 삼성)이 대포알 같은 왼발슛으로 결승 골을 터트린 장면은 지금 생각해도 짜릿하다. 창훈이는 이번 올림픽팀에도 뽑혔다. 와일드카드(25세 이상) 3명 중 황의조(보르도)는 3차전에 해트트릭을 작성했고, 박지수(김천)는 철벽 수비를 펼치고 있다. 창훈이는 최근 인터뷰 요청을 거절했다고 들었다. 아직은 자기 활약에 만족하지 않는 것 같다. 창훈이는 미디어에 자신을 어필하는 선수가 아니다. 대신 어디 세워놔도 감독이 원하는 역할을 묵묵히 다 해내는 살림꾼이다. 러시아월드컵을 앞두고 권창훈, 김민재, 김진수가 부상으로 낙마하지 않았다면 결과가 달려졌을 거다. 창훈이는 유일하게 올림픽 멕시코전 경험이 있다. 동생들에게 자신의 경험을 공유해줄 거다. 5년 전 좋았던 기억을 되살렸으면 한다. 난 권창훈을 ‘빵훈이’라 부른다. 빵집을 운영하신 아버지가 리우올림픽 준비 기간에도 선수단에 빵을 돌리셨다. 멕시코과 8강전, 빵훈이가 ‘빵빵’ 터트릴 차례다. 신태용 리우올림픽 축구대표팀 감독 2021.07.29 14:54
스포츠일반

복싱 감독도 도쿄 못간다, ‘AD 카드’ 없어서

한국 복싱대표팀 감독이 ‘AD(Ac-creditation 승인) 카드’가 없어서 도쿄올림픽에 가지 못한다.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올림픽이 다가오고 있다. 나동길 복싱대표팀 감독은 올림픽을 한국에서 TV로 봐야 한다. 도쿄올림픽조직위원회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AD 카드 발급을 줄인 여파 때문이다. AD 카드는 올림픽조직위원회가 경기장·선수촌·훈련장 등의 출입을 승인하는 패스다. 도쿄올림픽조직위는 참가국에 AD 카드 수량을 예년 대비 80%로 줄여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AD가 없으면 일본에 입국조차 할 수 없다. 한국 복싱대표팀은 감독 없이 선수 2명, 코치 2명만 도쿄로 간다. 임원용 AD 카드를 2장밖에 배정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여자대표팀 라이트급 오연지와 페더급 임애지, 그리고 둘을 지도한 한순철, 아리안 포틴(캐나다) 코치만 동행한다. 도쿄에 가지 못한 나동길 감독은 “나보다는 여자 선수들을 전담해서 지도해 온 두 코치가 가는 게 맞다고 생각해서 (AD 카드를) 양보했다. 남자 대표팀 선수가 와일드카드로 추가 발탁되길 기다리고 있다. 그러나 이마저도 쉽지 않다. 올림픽에 가기 어려울 것 같다”고 했다. ‘감독 없는 올림픽팀’. 그러다 보니 ‘AD 대란’이란 말까지 나오고 있다. 한국 선수단은 도쿄올림픽에 선수 232명, 지원 인력 122명(경기 임원 88명, 본부 임원 34명)을 파견한다. 2016년 리우올림픽 파견 인원(선수 223명, 지원 인력 105명)과 비교하면 큰 차이는 없다. 지난 6월 대한체육회는 세부 종목 수, 직전 대회 파견 수, 경기력 등을 고려해 AD를 배분했다. 그러나 도쿄올림픽은 이전과 달리 데일리패스(1일 임시 출입증)와 트랜스퍼 카드(다른 종목에 양도 가능한 출입증)를 사실상 없앴다. 도쿄올림픽 참가 정임원은 PTO(Primary Team Officials), 즉 경기장과 훈련장, 선수촌 출입이 가능한 패스를 받는다. 감독, 코치, 지원 인력용 PTO는 꽤 줄었다. 추가 인원인 ATO(Additional Team Officials)는 자비로 체제비를 부담해야 한다. 훈련장 패스인 TAP(Training Access Pass)는 종목에 따라 경기장에 훈련 시간만 입장 가능하다. 대한체육회 관계자는 “TAP의 수량은 충분했지만 의외로 신청자가 적었다. 아마도 경기 시간에 들어갈 수 없어서인 것 같다”고 전했다. 한 종목 관계자는 “ATO는 모두 경기장에 들어갈 수 있는지, TAP는 아예 경기장 자체를 못 들어가는지도 모르겠다. 현장을 가봐야 알 것 같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도쿄올림픽은 무관중 경기라서 입장권을 사서 경기장에 들어갈 수도 없다. 도쿄에 가는 한국 유도대표팀의 전담 트레이너는 ‘0명’이다. 동행하는 파트너 선수도 1명뿐이다. 금호연 유도대표팀 감독은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 게임에는 파트너 선수만 7명 따라갔다. 이번 올림픽에는 트레이너도 대한체육회 의무실로부터 빌려서 써야 한다. 그렇다고 지난 5년 동안 고생한 코치들을 데려가지 않을 수도 없다. 대한유도회 회장님도 못 가신다”고 했다. 가라테는 선수(박희준)와 감독(아마드 사피) 2명으로만 꾸리는 ‘초미니 대표팀’이다. 야구대표팀은 김경문 감독과 최일언 코치가 PTO다. 이종열 코치는 ATO이지만 정임원 AD를 받은 덕분에 3명 모두 더그아웃에 들어갈 수 있다. 아울러 야구대표팀은 ATO 5명(코치 3명, 트레이너, 직원), TAP 6명(트레이너·전력분석·불펜포수 등)을 추가로 보낸다. 한국야구위원회(KBO) 관계자는 “다른 국제 대회와 비교하면 적은 인원이다. 다른 코치 1명과 배팅볼 투수도 못 가게 됐다. 불펜포수도 경기 시간에는 출입할 수 없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여자 배구대표팀은 스테파노 라바리니 감독과 세자르 에르난데스 코치가 PTO로 가며, 전력분석관·통역원·의무트레이너·트레이너가 동행한다. 마시모 메라치 체력 트레이너는 개인 사정으로 도쿄에 가지 못한다. 축구대표팀은 협의를 통해 AD 부족 문제를 해결했다. 이와 별도로 도쿄올림픽 한국 선수단 본부 임원 34명 중 코로나19 전문가는 역학조사관 1명뿐이다. 이밖에 의사 3명을 파견하는데 정형외과, 재활의학과, 가정의학과 담당의다. 감염병 전문가는 사실상 ‘0명’인 셈이다. 대한체육회와 질병관리청이 방역 강화를 위해 논의했지만, 충분한 지원에 합의하지 못했다. 선수들에게 피해가 생길 경우 비난의 화살이 쏟아질 가능성도 작지 않다. 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2021.07.16 0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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