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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김인식 클래식] 포크볼 의존하는 마무리 투수들, 한계는 명확하다

1982년 KBO리그 출범 후 가장 뇌리에 남는 마무리 투수는 오승환(41·삼성 라이온즈)이다. KBO리그 최다인 381세이브를 기록한 것만 봐도 그렇다. '돌직구'라고 불릴 만큼, 그의 포심 패스트볼 스피드와 회전력은 최고였다. 과거 김용수, 이상훈, 구대성, 임창용 역시 한 시대를 풍미한 마무리 투수였다. 그러나 성적과 위압감 등을 종합하면 오승환이 단연 으뜸이다. 투수로는 현역 최고령인 오승환도 세월 앞에서 어쩔 수 없는 듯하다. 올 시즌 2승 3패 11세이브 평균자책점 4.65로 부진하다. 그러나 오승환은 일본에서 최고 마무리 투수로 군림했다. 미국 메이저리그(MLB)에서도 셋업맨과 마무리 역할까지 맡아 실력을 인정받았다. 선동열(통산 평균자책점 1.20)과 송진우(통산 최다승·210승)도 KBO리그 최고 우완, 좌완 투수로 각각 132세이브, 103세이브를 올렸으나 전문 마무리 투수는 아니었다. 최근 KBO리그 마무리 투수를 보면 하나같이 불안하다. 불리한 볼카운트에 몰려 스스로 위기를 자초한다. 과거 마무리 투수들은 구위, 제구, 체력이 모두 뛰어났다. 김용수는 포심 패스트볼(포심), 투심 패스트볼(투심), 슬라이더 세 구종을 던졌다. 이상훈은 포심과 슬라이더, 구대성은 다양한 구종으로 승부했다. 오승환은 포심과 슬라이더 투 피치에 가깝지만, 투구 회전력이 워낙 좋고 공이 묵직했다. 이들은 모두 구위와 제구력을 활용해 초구 스트라이크를 잡은 뒤 유리하게 승부를 펼쳤다. 또한 투수 분업화가 이뤄지기 전이어서 7~8회에 등판하는 경우도 잦았다. 요즘에는 자신에게 주어진 한 이닝, 9회를 깔끔하게 막는 투수가 별로 없다. 특히 포크볼에 너무 의존하는 경향이 있다. 검지와 중지를 최대한 벌려 잡는 포크볼은 자유자재로 제구하기 어려운 구종이다. 몸쪽이나 바깥쪽 코너워크가 까다롭다. 자칫 투구가 한가운데로 몰려 얻어 맞을 수 있다. 포크볼은 스트라이크존 아래로 떨어뜨려 헛스윙을 유도해야 효과가 가장 좋은데 타자가 속지 않으면 볼이 늘어난다. 리그에서 내로라하는 마무리 투수의 포크볼 구사 비율이 40~50%대에 이르기도 한다. 포크볼에 의존하다 보니 볼을 남발한다. 자연스럽게 이닝 당 투구 수가 늘어나고, 그들의 책임 이닝은 줄어들고 있다. 그나마 현재 KBO리그에서 가장 돋보이는 클로저는 LG 트윈스 고우석이다. 지난해 연말 시상식에서 만난 이대호(전 롯데 자이언츠)가 고우석을 가리키며 "감독님, 우석이는 커터(컷 패스트볼)가 좋습니다. 그래서 공략하기 힘듭니다"라고 하더라. 고우석은 포크볼을 던지지 않는다.일본 투수들도 포크볼 의존도가 높은 편이다. 그러나 그들 대부분은 포크볼을 자유자재로 컨트롤한다. 메이저리그(MLB)에선 마무리 투수가 체인지업을 많이 던지더라. 체인지업 구사가 어려우면, 투심이 대안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요즘 마무리 투수 중에는 몸쪽으로 투심을 던지는 투수가 거의 없다.오른손 투수가 투심을 던지면 우타자 기준 몸쪽으로 살짝 휜다. 때문에 투심은 병살타를 유도하기 쉬운 구종이다. 마무리 투수의 빠른 공에 대처하려는 타자를 현혹하기 쉽다. 포크볼이 구속이나 상하 움직임을 통해 배트를 끌어내면 좋지만, 볼을 남발하기 일쑤다. 투심 승부를 하면 타자의 머릿속을 복잡하게 만들 수 있다. 포심과 포크볼로 이뤄진 투 피치로는 한계가 분명해 보인다. 더 과감한 승부, 정교한 제구를 자랑하는 든든한 마무리 투수가 늘어났으면 한다. 김인식 전 국가대표 감독정리=이형석 기자 2023.07.24 18:18
야구

[프로야구 40주년 올스타⑥] 국민타자 이승엽

'국민 타자' '라이언킹' '합법적 병역 브로커'. 야구에 크게 관심 없는 팬들도 한 번쯤은 들었을 법한 별명의 주인공은, 이승엽(46)이다. 일간스포츠는 KBO리그 출범 40주년을 맞아 포지션별 최고의 선수를 선정하고 있다. 20대부터 50대 이상까지 세대별 야구인 10명씩 총 40명이 투표에 참여한 가운데, 이승엽을 올스타 1루수로 선택한 이는 무려 37명이다. 이승엽은 이번 투표에서 야수 전체 득표율 1위(92.5%)를 차지했다. 이승엽이 '최고의 1루수'라는 평가에는 이견이 거의 없었던 셈이다. 2020년 신인상을 받은 KT 위즈 우완 투수 소형준은 "고민하지 않고 선택했다"고 말했다. NC 다이노스 이용찬은 "몰표가 나올 것 같다”고 했다. 이승엽은 어릴 적부터 야구를 좋아했다. 아버지 이춘광씨가 "생일 선물로 갖고 싶은 게 뭐냐"고 묻자 이승엽은 "동네 형들이랑 야구 하고 싶다. 방망이와 글러브를 사달라"고 했다. 이승엽은 집 안이든 앞마당이든 장소를 가리지 않고 늘 혼자 공을 던지며 놀았다. 동네 유리창을 자주 깨트려 변상하곤 했다. 이승엽도 "공부보다 운동에 관심이 많았다"며 웃었다. 우연히 야구에 입문했다. 동덕초등학교에 다닐 때 대구 지역 멀리 던지기 대회에서 입상했다. 이를 눈여겨본 중앙초등학교 신용승 선생이 야구 입문을 권유했다. 이승엽은 정규 수업을 마치면 집에 책가방만 던져 놓고 중앙초등학교로 달려갔다. 공을 던지고, 배트를 휘두르느라 시간 가는 줄 몰랐다고 한다. 하지만 아버지는 막내아들의 운동을 반대했다. '꼬마 이승엽'은 물러서지 않고 단식 투쟁까지 했다. 결국 아버지의 허락을 받았다. "포기하지 않고 야구만 열심히 하겠다"고 약속한 뒤였다. 이승엽은 경상중학교 재학 당시 투수로 노히트 노런을 기록했다. 경북고 재학 시절에는 우수 투수상도 받았다. 그의 야구 인생은 1995년 삼성 라이온즈 입단 후 바뀌었다. 투수로 계약했으나, 입단 기자회견 뒤 팔꿈치 수술을 받았고, 구단의 권유에 따라 타자로 전향했다. 이승엽은 어릴 적부터 '왼손 박철순'을 꿈꿨고, "타자는 취미"라고 여겼다. "과연 내가 타자로 잘 될 수 있을까" "1년만 시한부로 해볼까" 하는 마음마저 내심 품고 있었다. 진로를 바꾼 이승엽은 누구보다 강한 야구 열정과 노력으로 최고의 반열에 올라섰다. 1990년대 후반 타이론 우즈(OB 베어스)와 펼친 '홈런왕' 경쟁은 그를 '국민타자'로 만들었다. 2002년에는 양준혁, 마해영과 중심 타선을 이뤄 삼성의 숙원이던 한국시리즈 우승 한을 풀었다. 2003년에는 역대 한 시즌 최다 홈런(56개)을 작성하며 전 구장에 '잠자리채' 열풍을 몰고 왔다. 이승엽은 미국 메이저리그(MLB) 일본 프로야구 진출 갈림길에서 2004년 지바 롯데 마린스에 입단했다. 2006년 일본 최고 명문 팀 요미우리로 이적해 구단 역사상 70대 4번 타자로 활약하기도 했다. 2012년 삼성으로 복귀한 뒤 2017시즌을 끝으로 유니폼을 벗었다. KBO리그 최초 '은퇴 투어'의 주인공이기도 했다. 이승엽은 일본에서 8년(2004~2011년)이나 뛰었음에도 KBO리그 각종 최다 기록을 갖고 있다. 최다 홈런(467개), 타점(1498개), 득점(1355개), 루타(4077개), 2루타(464개)를 기록했다. 이 외에도 '최연소' '최고령' '최소 경기' 등등 수식어가 줄 잇는다. 한·일 통산 홈런은 무려 626개(일본 159개)에 이른다. 이종열 SBS스포츠 해설위원은 "아시아 홈런왕 출신 아닌가. 야구는 홈런을 때려줘야 제맛인데, 프로야구 최고의 홈런타자는 이승엽"이라고 평가했다. 이동욱 NC 감독은 "기록이 독보적"이라고 표현했고, 정경배 SSG 랜더스 타격코치는 "성적을 보면 너무 압도적이다. 600홈런 이상을 친 타자를 능가하는 선수가 있을까"라고 반문했다. 조원우 전 롯데 감독도 "특별히 말할 것이 없다. 모든 기록을 다 가지고 있다”고 했다. 이승엽의 KBO리그 통산 성적은 1906경기 타율 0.302(2156안타). 홈런왕과 MVP(최우수선수)를 5회씩 수상했다. 골든글러브는 역대 최다인 10회 수상했다. 이승엽의 활약은 태극마크를 달고 있을 때 더욱 돋보였다. 2000년 시드니 올림픽 3·4위전,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준결승전 등 '숙적' 일본을 만나 결정적인 홈런과 적시타를 터뜨렸다. 특히 베이징 올림픽 8회 역전 결승 2점 홈런을 때려내며 그동안의 부진과 부담을 떨쳐낸 뒤 눈물을 쏟은 장면은 여전히 회자하고 있다. 한국 야구에 '8회의 기적'이라는 단어를 선물하며, 역전 드라마를 썼다. SSG 최지훈은 "초등학교 시절부터 베이징 올림픽 영웅으로 기억한다. 누구나 떠올리는 '레전드'"라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1루는 전 포지션을 통틀어 강타자가 가장 많이 포진해 있다. 그 가운데 이승엽은 '독보적' '압도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항상 최고의 위치에 있으면서도 그는 '더 잘하고 싶다'며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았다. 끊임없이 공부하고 노력했다. 양상문 전 롯데 자이언츠 감독은 "이승엽밖에 없다. 이대호도 있지만, 이승엽이 단연 역대 최고 1루수"라고 했다. 김경기 스포티비 해설위원은 "1루수는 경쟁자가 많은 포지션인데 그 정도 업적을 낸다는 게 압도적"이라고 했다. 이승엽과 마찬가지로 1루수 출신의 동갑내기 이호준 LG 타격코치는 "명실상부한 넘버원 타자"라고 인정했다. 이형석 기자 2022.01.18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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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꿈치 수술 딛고 부활 NC 이용찬 "3패 기록 가장 후회"

"혜자 계약이라고요? 후회하지 않아요. 올해 잘 복귀해서 정말 다행이죠." 올 시즌 FA(자유계약) 시장이 열리자 우완 투수 이용찬(32·NC 다이노스)이 의외의 주목을 받았다. 올해 FA 시장에 걸출한 선수가 많이 나오면서 열기가 뜨겁다. 코로나19 악재에도 100억원 이상 계약 규모가 나올 수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에 비해 이용찬의 FA 계약은 비싸지 않아 '혜자(좋은 가성비) 계약'으로 보였다. 이용찬은 지난 5월 NC와 계약 기간 3+1년, 최대 27억원에 FA 계약을 맺었다. 계약금은 5억원 포함 보장액은 14억원, 옵션은 13억원 규모였다. 기대 이상의 계약조건은 아니었다. 지난해 6월 팔꿈치 수술을 받고 시즌 아웃됐던 처지라 그를 찾는 구단은 거의 없었다. 친정팀 두산 베어스의 태도도 미온적이었다. 결국 개막 2개월이 지나서야 NC와 계약했다. 그런데 이용찬은 우려를 딛고 완벽하게 부활했다. 지난 6월 1군 마운드에 올랐고 시즌 끝날 때까지 39경기 나와서 1승 3패, 16세이브, 3홀드, 평균자책점은 2.19로 준수한 성적을 거뒀다. 직구 구속이 시속 150㎞에 육박했다. 팔꿈치 통증도 없었다. 그는 "올 시즌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생각보다 잘 던져서 기쁘다"고 했다. 몸이 건강하다는 것을 증명하면서 이용찬이 1년 미뤄 올겨울 FA를 신청했다면 계약조건이 더 좋지 않았을까. 이에 대해 이용찬은 "그때 선택을 후회하지 않는다. 좋은 팀에 가서 이렇게 잘 복귀할 수 있었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이어 "올해 아쉬운 건 3패를 했다는 것이다. 만약 내가 3패를 기록하지 않았다면 우리 팀이 가을야구를 했을 것"이라고 했다. 7위 NC는 포스트시즌 진출 마지노선인 5위 키움 히어로즈와 2경기 차였다. 그는 두산에서 5번이나 한국시리즈를 치렀고, 지난해는 팔꿈치 수술 후 재활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이용찬에게 가을은 항상 바쁜 계절이었다. 그런데 올해는 모처럼 휴식을 취했다고 한다. 그는 "이렇게 시간이 많은 날이 없어서 어색하다. 포스트시즌 경기도 대충 봤다"며 웃었다. 이용찬의 내년 보직은 아직 모른다. 올해는 불펜과 마무리를 오갔다. 그는 "선발, 불펜, 마무리 등 한 번도 내가 원해서 한 적은 없다. 팀 상황에 맞게 주어진 대로 열심히 했다. 내년에도 어떤 보직이든 최선을 다해서 던지겠다"고 강조했다. 이용찬의 내년 목표는 무조건 '우승'이다. 그는 "올해 여러 일로 가을야구를 못했지만, 우리 팀은 여전히 우승전력이다. 내년에는 반드시 우승하겠다"고 다짐했다. 박소영 기자 2021.11.25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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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S도 큰 변화 없다” KT 이강철의 정석

프로야구 KT 위즈를 정규시즌 1위로 이끈 이강철(55) 감독이 땅을 치며 후회하는 경기가 있다. 10월 28일 NC 다이노스와 더블헤더(DH) 1차전이다. 당시 이강철 감독은 1-1이던 8회 말 1사 2루에서 베테랑 박경수 대신 2년 차 젊은 타자 천성호를 대타로 투입했다. NC 투수 원종현을 상대한 천성호는 볼카운트 2볼-2스트라이크에서 들어온 슬라이더에 어설픈 스윙을 하며 삼진을 당했다.이강철 감독은 이어진 2사 1·2루에서 주전 유격수 심우준 대신 왼손 타자 김준태를 내세우며 다시 한번 승부수를 던졌다. NC 벤치는 우완 이용찬으로 투수를 바꿨고, 김준태는 4구 만에 삼진으로 물러났다. KT는 이 경기에서 1-1로 비겨 전날까지 0.5경기 차로 밀려 있던 1위 삼성 라이온즈와 승차를 좁히지 못했다.이강철 감독은 “박경수와 심우준을 뺀 내 선택을 크게 후회했다. 실수였다”고 돌아보며 “그토록 중요한 상황에서 나선 백업 선수들이 제 실력을 발휘할 수 있을까. 그들을 무시하는 게 아니다. 내가 큰 부담감을 줬다는 것을 간과했다”고 자책했다. 이어 “시즌 초·중반이라면 타격감에 따라 대타를 내세울 수 있다. 하지만 한 경기 결과가 중요한 상황에서는 꾸준히 경기에 나섰던 선수들의 경험을 믿어야 했다”고 말했다.이강철 감독은 KT 타선의 화력이 식은 10월, 거의 매 경기 타순을 바꿨다. 하지만 NC전 이후 고민하지 않았다. 그는 SSG 랜더스와 정규시즌 최종전(10월 30일)을 앞두고 “가장 좋았을 때 선발 라인업으로 짰다”며 웃어 보였다. 이 경기에서 대타도 쓰지 않았다. 한 시즌 동안 팀을 이끈 주전 선수들을 믿었다. 이튿날 열린 삼성과의 1위 결정전도 그랬다.이강철 감독은 정규시즌 마지막 한 주를 앞두고 “이토록 힘든 순위 싸움은 처음이다. 피가 마른다”고 토로했다. 이길 생각만 하다가 조바심내며 악수를 두기도 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배움을 얻었고, 중요한 경기에서 지켜야 할 운영 방침을 다시 세웠다. 그는 “앞으로도 큰 경기에선 주전을 믿으려고 한다. 아무리 타격감이 안 좋아도 그게 맞다. 상대 투수 입장에서도 주전을 상대하는 것이 더 부담스러울 것”이라고 말했다.포스트시즌(PS)에서는 사령탑의 선택 하나가 경기 흐름을 바꾼다. 경험이 부족한 ‘초보 감독’은 자충수를 두기도 한다. 1년 차 류지현 LG 트윈스 감독은 두산 베어스와의 준플레이오프(준PO) 1차전에서 셋업맨 정우영을 5회 초 위기에서 조기 투입하는 강수를 뒀지만, 적시타를 맞았다. 허삼영 삼성 감독이 플레이오프(PO) 1차전에서 내세운 라인업 구성과 투수 교체도 결과적으로 실패했다. 반면 ‘가을 타짜’ 김태형 두산 베어스 감독은 정확한 상황 판단과 뚝심 있는 운영을 보여줬다.이강철 감독도 처음으로 PS을 지휘한 지난해 PO에서 실패(1승3패)를 맛봤다. 정규시즌 내내 4번 타자로 나섰던 강백호를 2번으로 투입하고, 외국인 투수 윌리암 쿠에바스를 구원 투수로 내세웠지만, 효과를 보지 못했다.KIA 타이거즈, 키움 히어로즈, 두산 등에서 코치 생활을 한 이강철 감독은 지난 1년간 산전수전을 다 겪었다. 올 시즌 막판에는 치열한 선두 싸움을 통해 PS 리허설을 치렀다. 오는 14일부터 열리는 한국시리즈(KS)에서는 이강철 야구의 정석을 확인할 수 있을 전망이다. 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2021.11.11 08:22
야구

'1년 전 신스틸러' 최원준, 2021시즌 가을은 당당한 주연

2년 연속 가을 무대에서 펼쳐진 잠실 라이벌전. 1년 전, 신스틸러였던 최원준(27·두산 베어스)이 주연으로 올라섰다. 정규시즌 4위 두산은 4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1 KBO리그 준플레이오프(PO) 1차전에서 2위 LG 트윈스를 5-1로 꺾었다. 역대 3전 2승제로 치러진 총 17번의 준PO에서 1차전 승리 팀의 PO 진출 확률은 100%다. 두산이 잡았다. LG전 포스트시즌 5연승도 이어갔다. 두산의 승리 주역은 선발 투수 최원준이다. 3번이나 득점권에 주자의 출루를 허용했지만, 빼어난 위기관리 능력을 보여주며 5이닝 무실점 투구를 해냈다. 슬라이더 위력이 돋보였다. 1회 말 2사 1·2루에서 상대한 LG 5번 타자 김민성은 포심 패스트볼 3개로 유리한 볼카운트(0볼-2스트라이크)를 만든 뒤 바깥쪽(우타자 기준)으로 흘러가는 슬라이더로 헛스윙을 유도했다. 2회 말 2사 2루에서 상대한 구본혁도 슬라이더를 결정구로 위기를 넘겼다. 스트라이크존에 꽉 찬 공이 타자 배트 끝에 맞고 유격수 정면으로 향했다. 두산 타선은 3회 초 1사 2루에서 나선 정수빈이 LG 선발 앤드류 수아레즈에게 중전 적시타를 치며 선취점을 냈다. 최원준은 리드를 지켜냈다. 4회 말에는 채은성에게 안타, 문성주에게 볼넷을 내주며 다시 실점 위기에 놓였다. 그러나 문보경을 삼진, 유강남을 투수 앞 땅볼로 잡아냈다. 유강남에게는 바깥쪽(우타자 기준) 슬라이더 2개를 보여준 뒤 몸쪽 높은 코스로 다시 한번 슬라이더를 구사해 빗맞은 내야 타구를 유도했다. 타선이 1점을 더 지원한 5회는 처음으로 삼자범퇴를 기록했다. 승리 투수가 요건을 갖췄다. 두산은 7회 말 1점 추격을 허용했지만, 8회 2점을 더 달아나며 승리를 굳혔다. 최원준은 승리 투수가 됐다. 최원준은 지난 2년 사이 급성장한 투수다. 지난해 이용찬(현재 NC 다이노스)과 크리스 플렉센(시애틀 매리너스)이 차례로 부상으로 이탈한 상황에서 대체 선발로 기용됐고, 9연승을 거두며 선발진에 안착했다. 포심 패스트볼의 평균 구속은 시속 130㎞대 후반에 불과하지만, 제구력과 완급 조절 능력이 뛰어나다. 주 무기 슬라이더의 움직임도 매우 좋다. 최원준은 "선발 투수는 내가 항상 바랐던 보직이다. 그래서 더 힘을 내고 있다. 등판하면 마음이 편안하고, 집중력도 더 좋은 것 같다"라며 빠른 속도로 자리를 잡은 원동력을 전했다. 2020시즌 10승(2패)을 거둔 최원준은 2021시즌도 승승장구했다. 첫 14경기에서 한 번도 패전을 기록하지 않았다. 리그를 대표하는 우완 사이드암 투수로 인정받으며 도쿄올림픽 야구 대표팀까지 승선했다. 올 시즌은 멘털도 성숙한 모습을 보여줬다. 지난 시즌에는 9승을 거둔 뒤 한동안 고전했다. 3전 4기 끝에 간신히 10승째를 거뒀고, 이후 4경기는 승수 추가에 실패했다. 하지만 올 시즌은 '아홉수' 없이 10승째를 챙겼다. 최원준은 "지난해 조바심을 냈던 지난해 경험을 돌아봤다"라고 전했다. 김태형 감독도 "지난 시즌 후반보다 경기 운영 능력이 성숙해졌다"라고 평가했다. 팀 선발진의 주축이 된 최원준의 위상은 가을야구에서도 증명됐다. 두산은 지난 시즌에도 준PO에서 LG를 만났는데, 당시 최원준은 불펜 투수로 나섰다. 선발 투수와 셋업맨 이승진 사이를 잇는 허리진이 헐거웠고, 김태형 감독은 선발은 외국인 투수들에게 맡긴 대신, 최원준에게 '연결고리' 임무를 부여했다. 최원준은 1차전에서 두 번째 투수도 등판, 1⅓이닝 무실점을 기록하며 임무를 완수했다. 2차전은 8-5, 3점 차로 추격을 허용한 5회 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등판, 1⅓이닝 1실점을 기록하며 승리 투수가 됐다. 두산은 2연승을 거두며 PO에 진출했다. 작년은 '신스틸러'였다. 올해는 주연이다. 두산은 정규시즌 후반 외국인 투수 아리엘 미란다와 워커 로켓이 모두 부상으로 이탈했다. 최원준은 선발진이 무너진 상황에서 라이벌전 첫 경기에 등판하는 중책을 맡았다. 그리고 열세가 전망됐던 수아레즈와의 선발 맞대결에서 판정승을 거두며 당당히 승리 투수가 됐다. 잠실=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2021.11.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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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밥 신세였던 이용찬, NC 수호신으로 비상

찬밥 신세였던 우완 투수 이용찬(32)이 NC 다이노스 수호신으로 비상하고 있다.펜 투수였던 이용찬은 지난 18일 마무리 투수로 보직을 옮겼다. 원래 원종현이 마무리 투수였지만, 후반기에 힘이 떨어지는 모습을 보여 이동욱 감독은 이용찬으로 교체했다.이용찬은 기다렸다는 듯이 호투했다. 지난 19일 인천 SSG 랜더스전에서 8-3로 앞선 9회 말 1이닝 무실점으로 올 시즌 첫 세이브를 올렸다. 20일 창원 LG 트윈스전에서도 9회 초 2사 만루 위기에서 나왔지만 LG 김용의를 7구 삼진으로 잡아 2세이브째를 기록했다.지난 21일 창원 LG전은 비로 취소됐지만 이용찬의 기세는 꺾이지 않았다. 22일 또 만난 LG를 상대로 9회 초에 올라와 1이닝 무실점으로 막고 3세이브째를 올렸다. 3경기에서 이용찬은 안타도 볼넷도 내주지 않았다. 그야말로 철벽이었다.이용찬이 승리를 지켜주면서 NC는 3연승을 달렸다. 한 주간 4경기를 치러 3승 1패를 기록하면서 5강에서 떨어지지 않고 버티고 있다. 이 감독은 "새로 마무리를 맡은 이용찬이 잘 던져줘서 승리를 완성했다"고 칭찬했다.올 초만 해도 이용찬은 찬밥 신세였다. 지난해 6월 팔꿈치 수술을 받고 시즌을 일찍 마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용찬은 FA(자유계약) 자격을 얻었고, 고민 끝에 권리를 행사했다. 그러나 부상이 잦았던 그를 찾는 구단은 없었다. 2007년 프로 데뷔부터 지난 시즌까지 13년간 소속팀이었던 두산 베어스도 미온적이었다.이용찬은 KBO리그에서 보기 드문 전천후 희귀 전력이다. 선발, 불펜, 마무리 등 다양한 보직을 다 소화했다. 통산 342경기에 등판해 53승 50패 90세이브 4홀드 평균자책점 3.88을 올렸다. 그러나 팔꿈치 부상이 그의 발목을 잡았다.결국 겨울이 지나고 올 시즌 개막이 훌쩍 지난 5월 중순까지 그는 무적 신분이었다. 서글펐지만 그게 현실이었다. 이용찬은 우선 재활에 힘썼다. 그리고 구위가 좋아졌다는 것을 보여주겠다고 다짐했다. 지난 5월 11일 성균관대를 상대로 직구 최고 시속 149㎞를 찍으며 건재함을 보여줬다. 그리고 5월 20일 마침내 NC와 4년 27억원에 FA 계약을 맺었다.NC는 이용찬을 조급하게 기용하지 않았다. 6~7월 5경기에 내보내 실전 경기 감각을 끌어올렸다. 이용찬은 필승조에 빠르게 안착했다. 팔꿈치 통증은 전혀 없었다. 직구 평균 구속은 시속 145.9㎞로 올라왔다. 그는 "혼자서 운동해서 정말 외로웠다. 지금은 1군 마운드에서 던지는 것 자체가 기쁘고 설렌다"고 했다. 실전 경기력을 되찾은 이용찬은 8월이 되어 무시무시한 투수가 됐다.이용찬은 신인 시절 마무리 투수를 맡아 두둑한 배짱을 보여줬다. 프로 3년 차였던 2009년 26세이브를 올렸고, 이듬해에도 25세이브로 2연속 마무리 보직을 잘 수행했다. 몸이 늦게 풀려 선발이 더 어울린다는 시각도 있지만, 이용찬은 마무리 보직을 꽤 즐겼다. 그는 "정면승부를 좋아한다. 긴장하거나 어렵다고 생각하지 않고 그냥 집어던진다"고 했다. 오랜만의 마무리 역할이지만 이용찬은 역시나 어려워하지 않았다. "과거 마무리 투수 경험을 떠올려 투구하고 있다"는 말처럼 공을 거침없이 포수 글러브에 꽂아넣고 있다. 박소영 기자 park.soyoung0914@joongang.co.kr 2021.08.25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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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IS]'2020 PS 사나이' 김민규, 선발 체질 증명할까

두산 우완 투수 김민규(22)가 '선발' 체질을 증명할 수 있을까. 두산 선발진은 6월 내내 쇼케이스가 진행되고 있다. 외국인 투수 아리엘 미란다와 워커 로켓, 국내 에이스 최원준을 제외한 4·5선발 자리가 공석이다. 2019시즌 17승을 거둔 이영하가 2군에서 컨디션을 끌어올린 뒤 최근 2경기에서 한층 나아진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다시 선발진에 안착했다고 보기 어렵다. 내부 자유계약선수(FA) 이용찬이 NC로 이적하며 보상 선수로 얻은 박정수는 두 차례 기회를 얻었지만, 기대보다 안 좋은 투구를 하며 2군으로 내려갔다. 이영하의 자리를 메우던 1차 지명(2018) 유망주 곽빈도 연착륙에 실패했다. 이런 상황에서 김민규가 희망을 안겼다. 그는 지난 20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KT전에 대체 선발로 나서, 5⅓이닝을 실점 없이 막아냈다. 피안타는 3개, 볼넷은 2개였다. 다음 로테이션에서 다시 한번 선발 기회를 얻을 전망이다. 김민규는 개막 전에도 선발 후보로 여겨졌다. 최원준, 이영하 등 기존 선발 투수들이 김민규의 성장세를 치켜세우며 경쟁 시너지에 의미를 부여하기도 했다. 개막 로테이션에는 합류하지 못했다. 이영하, 유희관 등 경험을 통해 선발 능력을 검증한 투수들이 먼저 기회를 얻었다. 김민규는 스윙맨 역할을 했다. 컨디션 난조로 2군에 다녀오기도 했지만, 이후 좋은 컨디션을 보여주고 있다. 5월 14일 인천 SSG전에서 선발 투수 곽빈에 이어 두 번째 투수로 나선 뒤 1⅔이닝을 실점 없이 막아내며 역전 발판을 만든 뒤 승리 투수가 됐고, 대체 선발 후보들이 연달아 고전하고 있는 상황에서 다시 기회를 얻었다. 김민규는 지난해 가을 존재감을 보여준 선수다. KT와의 플레이오프(PO) 4차전에서 선발 유희관이 1이닝도 막지 못한 상황에서 투입된 뒤 5회까지 실점 없이 막아내며 두산의 2-0 승리, 한국시리즈(KS) 진출을 이끌었다. KS 4차전에서는 선발 기회를 얻었다. 5⅓이닝 1실점을 기록하며 상대 선발 송명기와 명품 투수전을 합작했다. 선발로 나선 통산 5경기에서 평균자책점 3.47을 기록했다. 지난해 9월 23일 한화전에서 3⅔이닝 6실점 하며 부진했지만, 다른 4경기는 모두 4이닝 이상 3실점 이하로 막아냈다. 전형적인 선발 체질이다. 김태형 감독은 5선발을 고정하지 않고, 가장 컨디션이 좋은 투수를 내세울 생각이다. 김민규에게는 기회가 찾아왔다. 개막 전에서도 선발 임무를 수행하고 싶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현재 국내 에이스 최원준은 "맡고 싶었던 자리(선발)에서 임무를 수행하다 보니 더 좋은 기운으로 투구하는 것 같다"라고 했다. 김민규가 제2의 최원준을 노린다. 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2021.06.22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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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IS]두산, 대체 선발 전원 조기 강판...예견된 불펜 과부하

'대체 선발' 라인 4명이 투입된 두산의 한 주. 우려를 남겼다. 두산은 1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의 주중 3연전 3차전에서 0-2로 패했다. 패인 상대 선발 투수 정찬헌과 불펜진을 상대로 득점에 실패한 타선의 침묵. 실점 숫자만 보면 마운드는 선전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부진'했다고 볼 순 없다. 문제는 예견된 과부하가 드러난 점이다. 이 경기 선발 투수는 손톱이 깨지는 악재로 잠시 휴식을 취했던 우완 곽빈. 종전 5경기에서 평균자책점 3.75를 기록했던 투수다. 좋은 성적을 남겼다. 열흘이라는 휴식도 긍정적인 효과가 될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곽빈은 무너졌다. 1·2회 실점 위기는 잘 넘겼지만, 4회 급격하게 무너졌다. 한 이닝 사구 3개를 허용했다. 선두 타자 오지환에게 사구, 후속 문보경에게 우전 안타, 유강남에게 다시 사구. 1사 만루에서 상대한 홍창기도 볼카운트 3볼-1스트라이크에서 몸에 맞는 공을 던졌다. 두산 벤치는 이 상황 뒤 이천웅의 타석을 앞두고 불펜 투수 이현승을 투입했다. 곽빈은 3⅓이닝 1실점을 기록했다. 필승조박치국과 홍건희를 제외한 불펜 투수 대부분 나섰다. 이현승과 윤명준, 장원준과 김명신 그리고 김민규까지. 투구 수 관리는 이뤄졌다. 문제는 또 연투만 3명이라는 점. 11일 열린 1차전에서도 '대체' 선발 박종기가 2⅓이닝을 소화한 뒤 강판됐다. 불펜진이 5⅔이닝을 막아야 했다. 8일 롯데전에 나선 박정수, 9일 이영하도 5이닝을 채우지 못했다. 두산은 외국인 투수 듀오와 토종 에이스 최원준 외 두 자리가 헐겁다. 부진 탓에 2군에 내려갔던 이영하가 다시 기회를 얻었고, 이용찬이 자유계약선수(FA) 이적하며 보상 선수로 영입한 박정수도 선발 기회를 얻었다. 박종기는 외국인 투수 워커 로켓이 무릎 통증으로 로테이션 한 번을 비운 상황에서 나선 투수. 6월 둘째 주, 외국인 투수 아리엘 미란다와 최원준이 등판한 두 경기를 제외하고 모두 선발이 부진했다. 당연히 불펜 소모가 많았다. 역전과 추격 기세 속에 등판한 필승조 투수도 있다. 현재 시점에서는 대체 선발 또는 선발 후보들이 안착하지 못하면 내주 일정도 불펜 소모가 불가피하다. 물론 1~3선발 투수가 나선다고 불펜 투수가 나서지 않는 것도 아니다. 두산은 2연속 루징 시리즈다. 주중 롯데, 주말 LG전 모두 2패를 당했다. 이영하 등 대체 선발 투수들이 계산이 서는 경기를 해줘야 한다. 잠실=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2021.06.13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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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IS]'선발 데뷔전' 박정수, 롯데전 9실점 고전...야속한 수비

두산 박정수(25)가 새 유니폼을 입고 나선 선발 데뷔전에서 고전했다. 박정수는 8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와의 주중 3연전 1차전에 선발 등판, 4⅓이닝 동안 8피안타·2볼넷·9실점(8자책점)을 기록했다. 두산이 3-7로 뒤진 상황에서 마운드를 넘겼다. 책임 주자가 모두 홈을 밟으며 점수 차는 더 벌어졌다. 패전 위기다. 1회는 고전했다. 선두 타자 추재현에게 우중간 담장 직격 2루타를 맞았고, 후속 손아섭에게는 우전 안타를 허용했다. 1·3루에서 상대한 전준우에게는 중전 적시타를 맞았다. 이어진 정훈과의 승부에서도 빗맞은 타구가 중견수 정수빈 앞에 떨어지며 2루 주자 손아섭의 홈 득점을 허용했다. 다섯 타자 연속 아웃카운트 획득에 실패했다. 강로한에게는 볼넷을 내줬다. 후속 딕슨 마차도에게는 우익수 희생플라이 허용. 그러나 이후 급속도로 정상 궤도에 올라섰다. 한동희와의 승부에서 슬라이더만 4개를 구사, 루킹 스트라이크를 잡아냈다. 이어진 김민수와의 승부에서도 초구 커브 뒤 연속 슬라이더 구사로 3구 삼진 처리했다. 박정후는 이후 2·3회를 연속 삼자범퇴로 막아냈다. 그러나 4회 매끄럽지 않은 수비가 속출하며 다시 흔들렸다. 선두 타자 마차도에게 우측 땅볼을 유도했지만, 직접 베이스커버를 들어가 1루를 밟는 과정에서 한 차례 발을 헛디뎠다. 주자는 세이프. 공식 기록은 투수 실책이었다. 이어진 상황에서는 한동희에게 3루수 앞으로 향하는 타구를 유도했다. 충분히 잡을 수 있는 타구였지만, 두산 3루수로 선발 출전한 신성현이 펌블했다. 주자가 늘어났다. 이어진 상황에서도 아쉬운 수비가 나왔다. 김민수에게 좌중간 안타를 맞았는데, 두산 좌익수 김재환이 낙구 지점을 제대로 판단하지 못해 타구가 담장까지 흘렀다. 주자 2명이 모두 홈을 밟았다. 박정수는 지시완에게 삼진을 잡아내며 한숨을 돌렸다. 그러나 이 승부에서 폭투도 범했다. 흔들린 박정수는 후속 타자 추재현에게는 우중간 투런 홈런을 허용했다. 시속 142㎞ 포심 패스트볼이 바깥쪽 높은 코스로 들어갔다. 통타 당했다. 일곱 번째 실점. 후속 타자 손아섭과 전준우는 범타 처리하며 추가 실점은 막았다. 그러나 5회 다시 흔들렸다. 선두 타자 정훈에게 좌전 안타를 맞고 도루까지 내줬다. 강로한에게는 볼넷 허용. 마차도는 삼진 처리했지만, 한동희의 타석에서 조제영으로 교체됐다. 구원 투수가 지시완에게 2타점 적시타를 맞았고, 박정수의 실점은 늘어났다. 박정수는 NC와 계약한 자유계약선수(FA) 이용찬의 보상 선수로 두산 유니폼을 입었다. 최근 베테랑 유희관이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되고, 4년 차 우완 곽빈은 손톱이 깨져서 2군에서 치료 중이다. 대체 선발로 나설 기회가 왔다. 경기 전 김태형 감독은 "테스트를 하겠다고 (선발 투수로) 내보내는 것은 아니다. 자리를 잡아야 한다"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당장 잘 하면 좋겠지만, 구속과 제구력 등이 점차 나아지는 모습을 주목하고 있다"라고 했다. 박정수는 1회 3실점 뒤 스스로 안정을 찾았고, 삼자범퇴 이닝도 만들었다. 야수진이 매끄러운 수비를 했다면, 실점을 최소화할 수 있었을 것. 실패한 투구로 보긴 어렵다. 부산=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2021.06.08 2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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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멘트 IS]곽빈까지 선발 4명, 김태형 감독 "잘 하는 선수가 남는다"

"테스트는 아니다." 김태형 두산 감독이 이적 뒤 첫 선발 등판을 앞둔 우완 사이드암 투수 박정수(25)를 향한 기대치를 전했다. 박정수는 두산이 내부 자유계약선수(FA)였던 이용찬이 NC와 계약하며 갖게 된 보상 선수 지명을 행사에 얻은 선수다. NC 소속이었던 지난달 세 차례 선발로 나섰다. 최근 두산 선발진에 공백이 생긴 상황에서 기회를 얻었다. 8일 롯데전 선발 투수다. 김태형 감독은 "테스트로 선발로 내세운 게 아니다. (선발진 한 자리가) 본인의 자리라고 생각하고 던져야 한다. 부담은 클 것이다. 잘 던지고 싶을 것이다. 그래도 선발 경험이 있는 선수이니, 자기 역할을 해주길 바란다"라고 전했다. 두산은 박정수의 발전 가능성을 내다봤다. 김태형 감독은 "좋아지고 있는 단계라고 생각한다. 구속은 오르고 있고, 체인지업도 나아졌다. 물론 당장 잘 해주면 좋겠지만, 좋아질 가능성이 더 높은 선수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두산은 이영하가 2군으로 내려간 사이 대체 선발로 4년 차 우완 곽빈을 내세웠다. 곽빈은 5경기에서 평균자책점 3.75를 기록하며 준수한 성적을 남겼다. 최근 손톱이 깨지는 불운으로 2군으로 내려갔다. 큰 부상이 아니기 때문에 곧 콜업된다. 김태형 감독도 "이미 선발 날짜가 정해졌다"라고 했다. 이영하는 9일 롯데전에 선발로 나선다. 곽빈이 올라오면 선발 자원이 4명이다. 박정수가 8일 등판에서 호투한다면 계속 기회를 줄 가능성이 있다. 김태형 감독은 이에 대해 "잘 던지는 투수가 (선발진에) 남는 것"이라며 웃었다. 국내 에이스 역할을 하고 있는 최원준은 자리가 견고하다. 이영하, 박정수, 곽빈이 경합한다. 현재 2군에서 컨디션을 회복 중인 유희관도 언제든지 콜업될 수 있다. 부산=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2021.06.08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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