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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정부 시위로 시끄러웠던 미국-이란전...풀리시치 활약한 미국이 웃었다

경기 전부터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던 미국과 이란의 대결은 미국의 승리로 마무리됐다. 미국은 30일(한국시간) 열린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B조 최종 3차전에서 이란에 1-0으로 승리했다. 웨일스와의 1차전에서 1-1, 잉글랜드와의 2차전에서 0-0으로 2무 승점 2점을 쌓았던 미국은 이날 승리로 1승 2무(승점 5)으로 조 2위를 확정, 16강에 합류했다. 지난 2010년 남아공 대회, 2014년 브라질 대회 후 8년 만의 16강 진출이다. 이란과 미국의 맞대결은 경기 전부터 정치적 이슈로 관심을 끌었다. '반정부 시위'로 달아올랐던 이란의 국내 정세가 중심에 있었다. 이란에서는 지난 9월 한 여대생이 히잡 미착용을 이유로 체포돼 구금됐다가 사망한 사건을 계기로 반정부 시위가 두 달여 간 이어지고 있다. 이란 선수들은 시위에 동참하는 의미로 잉글랜드전에서 국가를 부르지 않았다가 이란 당국의 위협을 받는 일도 있었다. 미국 CNN은 "선수들은 이란 혁명수비대(IRGC) 요원들로부터 '반정부 시위에 참여하면 가족들이 고문을 받거나 감금될 것'이라는 얘기를 들었다"고 전했다. 이란 선수단은 웨일스전에서는 국가를 불렀다. 미국 축구대표팀은 소셜미디어(SNS) 공식 계정을 통해 이란 국기에서 이슬람 공화국 엠블럼을 삭제해 올려 논란을 빚었다. 미국 대표팀 측은 "여성 인권에 대한 지지의 뜻"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란축구연맹의 유감 표명을 들은 후 그렉 버홀터 미국 대표팀 감독이 사과하면서 마무리됐다. 장내에서는 미국이 경기 내내 이란을 몰아쳤다. 결국 전반 38분 에이스 크리시티안 풀리시치(24·첼시)가 해결사가 됐다. 독일 분데스리가 도르트문트 유스팀을 거쳐 2016년 프로에 데뷔해 유럽 리그에서만 뛰어온 그는 이미 미국 축구 역대 최고 선수 반열에 올랐다. 별명도 '캡틴 아메리카'인 풀리시치는 이번 대회에서 처음으로 월드컵 본선에 출전했다. 예선에서 5골(팀내 최다)을 넣었던 그는 앞서 두 경기에서 잠잠했다가 드디어 골맛을 봤다. 웨스턴 맥케니(유벤투스)가 중원에서 공을 올려 세르지뇨 데스트(AC 밀란)에게 연결했고, 이를 페널티 지역 오른쪽에서 전달받은 풀리시치가 오른발로 차 결승 득점으로 연결했다. 2016년부터 A매치 55경기에 출전한 그는 이날 골로 A매치 22번째이자 생애 첫 월드컵 본선 득점을 기록하게 됐다. 이란은 통산 6번째 월드컵 본선에 진출하고도 다시 한번 16강 진출에 실패했다. 아시아를 대표하는 강호지만, 1라운드를 돌파한 적이 한 번도 없다. 아시아축구연맹(AFC)은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이란의 희망은 미국에 의해 산산이 조각났다”며 “카를로스 케이로스 감독은 후반전 시작과 함께 효과적이지 못했던 사르다르 아즈문(레버쿠젠)을 빼고 사만 고도스(브렌트포드)를 투입했지만 고도스는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고 전했다. 이어 “1998년 미국이 프랑스 월드컵에서 이란을 상대로 졌던 걸 복수하는 데 성공했다”고 덧붙였다. 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2.11.30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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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블럼 지우고 이란 국기 올린 미국..."반정부 시위 지지 위해서"

미국 축구 국가대표팀이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이슬람 공화국 엠블럼을 지우고 이란 국기를 올려 논란이 일었다. 미국 AP 통신 등 외신은 27일(한국시간) 미국 대표팀이 공식 SNS에 이란 국기의 일부를 지워 올렸다고 보도했다. 대표팀 측은 CNN 등 현지 매체와 인터뷰에서 "이란 내 반정부 시위를 지지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정치적 상황과 별개로 논란이 일 수 있는 상황. 이란축구협회 측은 즉시 국제축구연맹(FIFA) 윤리위원회를 통해 이 사안을 따지겠다고 발표했다. 이란축구협회 측 관계자는 AP통신에 "국제법을 위반한 것이고, 윤리적으로도 문제가 있다"며 "우리는 이를 FIFA 윤리위를 통해 따져보려 한다. 미국은 반드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제사회에서 수십년 동안 앙숙이었던 미국과 이란은 이번 2022 카타르 월드컵을 두고도 치열한 경쟁 관계가 됐다. 같은 B조에 편성됐으며 한국시간 30일 오전 4시에 조별리그 3차전에서 맞대결한다. 조별리그 최종전이자 16강 진출 여부를 정할 중요한 경기를 앞두고 신경전이 벌어진 모양새가 됐다. 미국은 정치·사회적 이유를 들고 있다. 이란은 올해 9월 마흐사 아미니라는 여대생이 히잡 미착용을 이유로 체포됐다가 사망한 사건으로 현재 이란에서는 반정부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AP통신은 "이 시위로 최소한 450명이 숨지고, 1만8천명 이상이 체포됐다"고 보도했다. AP통신은 미국 대표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소셜 미디어 이란 국기에 이슬람 관련 문양을 삭제한 것은 이란 내 여성들이 기본 인권을 되찾는 운동을 지지하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이란 선수들도 잉글랜드와 1차전 경기 시작 전 국가 연주 때 국가를 따라부르지 않으며 반정부 시위에 연대 의지를 나타냈다. 다만 양 팀은 축구만으로도 신경이 예민하다. 이란은 1차전 잉글랜드에 2-6으로 패했고, 2차전에는 웨일스에 2-0으로 승리했다. 미국은 웨일스, 잉글랜드와 연달아 비겨 2무를 기록 중이다. 미국은 웨일스, 잉글랜드와 연달아 비겨 2무를 기록 중이다. 미국이 이란전에서 이긴다면 16강 진출의 주인이 바뀔 수 있다. 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2.11.28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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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민-케인, 월드컵에서도 꿀케미? '캡틴 기숙사' 캐리커처

월드컵 개막을 앞두고 축제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다. 국제축구연맹(FIFA)도 다양한 콘텐트로 흥행을 유도하고 있다. 출전국 '캡틴'들이 한 자리에 모인 풍경을 그린 캐리커처도 그 중 하나다. FIFA는 공식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주장 기숙사(Captains Dorm)'를 주제로 만든 재기 넘치는 캐리커처를 공개했다. 한국 대표팀 주장 손흥민도 등장했다. 소속팀(토트넘 홋스퍼) 단짝이자 잉글랜드 대표팀 주장인 해리 케인과 소파에 앉아 게임을 즐기는 모습이 그려졌다. 그 옆에 크리스티안 풀리시치(미구)과 칼리두 쿨리발리(세네갈)이 국기를 형상화한 복장으로 한 소파에 자리한 모습도 있다. 뒤에는 웨일스 주장이자 한때 한솥밥을 먹은 가레스 베일이 응원하는 모습이 있어 흥미를 더한다. 같은 방에는 루카 모드리치(크로아티아)와 티아고 실바(브라질)가 테이블을 두고 나란히 앉아 있고, 프랑스 주장이자 골키퍼 위고 요리스가 'Captains Dorm' 간판을 다듬는 모습도 있다. 두 번째 사진에는 금세기 최고의 라이벌 크리스티안 호날두(포르투갈)와 리오넬 메시(아르헨티나)가 2층 침대에 앉아 있다. 침대 한쪽엔 'GOAT ONLY'라는 문구가 새겨있다. G·O·A·T는 'Greatest Of All Time'의 약어로 현장 최고의 선수를 지칭하는 표현이다. 세 번째 사진은 조금 더 활기가 넘친다. 디에고 고딘(우루과이)와 빈센트 아부바카(카메룬) 시몬 키예르(덴마크) 에산 하지사피(이란) 네 선수가 개인 침대와 소파에 나란히 맞아 마치 공으로 대화를 나누듯 헤더로 트래핑을 하고 있다. 그 앞에 현재 FC 바르셀로나에서 함께 뛰고 있는 스페인 캡틴 세르히오 부스케츠와 폴란드 완장을 달고 있는 레반도스프키가 팀 사령탑 사비 에르난데스 감독과 영상 통화를 하는 모습이 있어 웃음을 더한다. 손흥민이 가장 첫 번째 사진에 현재 위상을 상징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 모습으로 등장한 점이 눈길을 끈다. 월드컵 개막이 다가왔다. 안희수 기자 2022.11.20 1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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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우의 스포츠 랩소디] 잉글랜드 상대로 반란 꿈꾸는 웨일스

유럽에서 가장 큰 섬인 브리튼(Britain)에 영국이 있다. 브리튼 섬의 첫 주인은 기원전 5세기경 유럽에서 건너온 켈트족이다. 로마 제국의 카이사르는 기원전 55년에 브리튼 섬을 처음 침공했고, 이후에도 여러 번 공격을 감행한다. 마침내 로마는 서기 43년 브리튼 섬 남쪽을 점령했다. 이후 로마는 400여년 동안 브리튼 섬을 지배한다. 켈트족은 로마의 지배를 받으며 로마 문화에 동화된다. 하지만 쇠퇴하던 로마 제국은 395년 동서로 분열됐고, 410년 로마군은 브리튼 섬에서 철수했다. 로마군이 떠나자 섬의 북쪽, 지금의 스코틀랜드 지역에 살던 픽트족이 남쪽을 노린다. 이에 켈트족은 자신을 지키기 위해 유럽 대륙에서 용병을 데려온다. 이들 용병이 게르만의 일파인 앵글로 색슨족이다. 이들은 자기들 고향과 비교해 너무나 비옥하고 따뜻한 브리튼 섬에 매료된다. 이에 앵글로 색슨은 켈트족을 배신하고 이들을 공격한다. 결국 섬의 남쪽을 차지한 앵글로 색슨족은 일곱개의 왕국을 세웠다. 앵글로 색슨족의 공격을 받은 켈트족은 섬의 남서쪽인 현재의 웨일스 지역으로 피신한다. 웨일스(Wales)라는 단어는 고대 영어로 “외국인의 땅(land of foreigners)”을 의미한다. 켈트족은 귀네드 왕국과 여러 소국을 세워 명맥을 유지했다. 13세기 귀네드 왕국의 흘러웰린 왕은 웨일스 지역을 하나로 통합하며 자신을 웨일스 공(Prince of Wales)으로 칭했고, 당시 잉글랜드 군주였던 헨리 3세는 이를 승인했다. 헨리 3세의 뒤를 이어 왕위에 오른 잉글랜드의 에드워드 1세는 브리튼 섬의 통일을 위해 봉신 관계에 있던 웨일스를 공격한다. 웨일스 공국은 처절하게 저항했지만 결국 패배했다. 1301년 에드워드 1세는 자신의 아들인 왕세자에게 웨일스 공 작위를 수여했고, 이로써 웨일스는 잉글랜드에 종속된다. 이 전통은 지금까지 이어져 영국 왕 계승 예정자인 왕세자는 웨일스 공을 겸한다. 현재 웨일스 공은 찰스 3세의 장남 윌리엄 왕자다. 영국 국기인 ‘유니온 잭(Union Jack)’은 국내에도 널리 알려져 있다. 이 국기는 성(聖) 조지(잉글랜드), 성 앤드루(스코틀랜드)와 성 패트릭(아일랜드)을 상징하는 십자가들의 조합으로 만들어져 있다. 이에 웨일스의 상징은 유니온 잭에 왜 반영되지 않았는지 궁금해하는 이들도 있다. 이유가 있다. 웨일스 지역은 16세기에 잉글랜드와 완전히 병합됐기 때문이다. 따라서 1707년 잉글랜드와 스코틀랜드가 통합될 때, 웨일스는 잉글랜드의 일부로 간주되었고 당시 이들은 독자적인 국기도 없었다. 20세기 중반까지도 웨일스는 잉글랜드의 연장선상에 불과했다. 웨일스는 1955년까지 수도가 없어, 런던이 그 역할을 대신했다. ‘레드드래곤’이 들어간 현재의 웨일스 국기도 1959년에 만들어졌다. 전통적으로 웨일스를 상징하는 레드드래곤이 유니온 잭에 포함되야 한다는 주장도 일부 있지만, 실현 가능성은 없다. 잉글랜드와 웨일스의 관계를 의붓아버지와 아들에 빗대는 이들도 있다. 웨일스는 잉글랜드의 원치 않은 아들이고, 웨일스는 의붓아버지에 대한 애정은 없으나 약간의 돈을 받는 것에 만족하며 이사하기를 거부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웨일스는 스코틀랜드와는 달리 영국에서 독립하겠다는 의지가 약하다. 강원도보다 약간 큰 면적에 320만 인구를 가진 웨일스에서 가장 인기있는 스포츠는 럭비다. 웨일스는 자신들의 정체성과 같은 럭비에서 세계 최강 팀 중 하나다. 웨일스는 1987년 시작하여 4년 주기로 개최되는 럭비 월드컵에 9번 모두 참여했고, 4강에도 3번 진출했다. 럭비에 비해 웨일스 축구는 유럽에서 변방에 가깝다. 웨일스의 월드컵 데뷔는 1958 스웨덴 월드컵에서 이루어졌다. 조별 예선을 통과해 8강에 진출한 웨일스는 이 대회의 우승팀이 될 브라질을 만나 선전했으나, 축구 황제 펠레에게 결승골을 내줘 0-1로 아쉽게 패했다. 웨일스는 1980년대에 마크 휴즈와 이안 러시라는 걸출한 스타를 앞세워 월드컵과 유로 대회 본선에 도전했으나, 성공하지 못했다. 이들은 1990~2000년대에도 라이언 긱스와 크레이그 벨라미를 앞세워 부활을 꿈꿨으나 메이저 대회 벽을 끝내 넘지 못했다. 2010년대 들어 가레스 베일과 아론 램지 등을 앞세운 웨일스는 메이저 본선을 다시 두드렸고, 결국 2016 유로에 진출하는 쾌거를 이룬다. 당시 잉글랜드는 인구 30만의 아이슬란드에 2-1로 지며 8강 진출에 실패한 데 반해, 웨일스는 4강에 진출했다. 웨일스가 잉글랜드와의 간접 대결에서 이긴 것이다. 웨일스는 2020유로 대회에서도 16강에 올랐다. 그리고 지난 6월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를 1-0으로 꺾고 웨일스는 2022 카타르 월드컵 티켓을 거머쥐었다. 무려 64년 만에 웨일스가 두 번째 월드컵 본선 진출에 성공한 것이다. 웨일스는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잉글랜드, 미국, 이란과 함께 B조에 속해 있다. 만약 웨일스가 축구가 아닌 럭비 월드컵에서 잉글랜드를 만났다면 분위기가 크게 달랐을 것이다. 웨일스에서 럭비는 종교이고, 잉글랜드는 퇴마의 대상인 악마이기 때문이다. 흥미로운 점은 2016유로에서도 웨일스는 잉글랜드와 B조에 같이 속했다는 것이다. 당시 웨일스는 세네갈이 2002 월드컵에서 프랑스를 꺾었듯이 피지배자의 반란을 꿈꿨다. 하지만 후반 추가 시간에 골을 허용한 웨일스는 잉글랜드에 1-2로 아쉽게 졌다. 6년 만에 메이저대회에서 다시 만난 웨일스가 잉글랜드를 상대로 이번에는 반란에 성공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이화여대 국제사무학과 초빙교수 2022.11.02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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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우의 스포츠 랩소디] 가깝고도 먼 나라, 잉글랜드와 스코틀랜드

2022 카타르 월드컵 B조에는 잉글랜드, 이란, 미국이 속해 있다. 남은 한 자리를 놓고 웨일스, 스코틀랜드, 우크라이나가 경쟁 중이다. FIFA(국제축구연맹) 랭킹 27위인 우크라이나와 스코틀랜드(39위)가 6월 1일 맞붙는다. 그리고 이 경기의 승자가 나흘 후 웨일스(18위)와 대결해 B조 마지막 자리의 주인공을 가린다. 객관적인 전력, 경기 일정과 장소에서 웨일스가 유리하다. 하지만 공은 둥글고 축구는 해봐야 안다. 스코틀랜드가 B조의 한 자리를 차지하면, 축구에서 최초로 국제경기를 벌인 잉글랜드-스코틀랜드전이 월드컵 본선에서 처음으로 열리게 된다. 필자는 2회에 걸쳐 이 두 나라의 라이벌 관계를 소개하고자 한다. 축구 라이벌전을 이해하려면, 잉글랜드와 스코틀랜드가 가진 애증의 역사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기원전 55년 로마의 카이사르는 브리튼 섬을 처음 공격했고, 이후 로마제국은 여러 번 침공을 감행해 섬 남쪽 지역을 점령했다. 하지만 로마는 브리튼 섬의 원주민인 켈트족, 픽트족 등의 강한 저항에 부딪히며 섬 전체를 점령하는 데는 실패한다. 원주민들의 공격을 방어하기 위해 122년 로마는 현재의 잉글랜드와 스코틀랜드 국경 부근에 5~6m의 높이에 약 120㎞ 길이의 방벽을 세운다. 이렇게 만들어진 ‘하드리아누스 방벽(Hadrian's Wall)’은 로마의 북방 경계선이었다. 로마인의 기준으로 브리튼 섬 원주민들은 야만족이었다. 따라서 이 방벽은 ‘문명과 야만의 경계’이기도 했다. 로마인들은 방벽 위쪽의 스코틀랜드 지역을 ‘칼레도니아(Caledonia)’라고 불렀다. 4세기 후반 게르만족의 대이동으로 위기에 처한 로마는 브리튼 섬에서 군대를 철수한다. 이후 독일에서 건너온 게르만 족의 일파인 앵글로색슨이 브리튼 섬의 남부를 차지하면서 7왕국을 세웠고, 이 곳을 앵글로들의 땅인 잉글랜드라고 부르게 된다. 섬 북쪽의 픽트족은 스코트족에 동화됐고, 이들은 843년 스코틀랜드 왕국을 세운다. 한편 7왕국 중 하나였던 웨식스는 알프레드 대왕의 지휘하에 바이킹의 대규모 침략을 막아낸다. 이어 대왕의 손자인 애설스탠이 927년 잉글랜드를 통일해 잉글랜드 왕국을 건설했다. 프랑스에서 건너온 노르망디의 공작 윌리엄은 잉글랜드를 정복하고 1072년 스코틀랜드를 침공한다. 잉글랜드가 스코틀랜드에 가한 첫 공격이었다. 윌리엄의 군대는 스코틀랜드의 말콤 3세를 격파했고, 그의 아들 던컨을 인질로 잡아갔다. 1286년 스코틀랜드의 알렉산더 3세가 갑작스럽게 낙마사하자, 마땅한 후계자가 없어 귀족들 사이에 왕위 계승 분쟁이 생긴다. 이러자 잉글랜드의 에드워드 1세가 개입해 허수아비 왕을 세우고 실질적으로 스코틀랜드를 지배하게 된다. 한편 잉글랜드와 프랑스는 가스코뉴 지방의 영유권을 두고 갈등을 겪는 가운데, 스코틀랜드가 프랑스와 손을 잡는다. 이에 분노한 에드워드 1세는 1296년 스코틀랜드를 점령했고, 왕권의 상징이었던 ‘운명의 돌(Stone of Scone)’도 빼앗아간다. 에드워드 1세는 스코틀랜드를 잔혹하게 통치했다. 그 결과 잉글랜드에 대한 반감이 폭발했고 독립전쟁이 벌어진다. 당시 독립을 이끈 두 인물이 할리우드 영화 ‘브레이브하트(Braveheart)’의 주인공으로 국내에도 널리 알려진 윌리엄 월레스와 넷플릭스 영화 ‘아웃로 킹(Outlaw King)’의 로버트 1세였다. 수차례 전투 끝에 로버트 1세는 결국 승리하여 1328년 스코틀랜드에 독립을 안겼다. “짐은 국가와 결혼했다”는 말로 유명한 잉글랜드의 엘리자베스 1세 여왕은 후계자 없이 1603년 임종했다. 이러자 여왕과 가장 가까운 친척인 스코틀랜드의 왕 제임스 6세가 왕위를 물려받게 된다. 두 나라는 여전히 안 좋은 감정이 남아 있었지만, 같은 군주를 모시게 된 것이다. 이렇게 동일 군주 아래 2개 이상의 국가가 결합하는 것을 ‘동군연합(Personal union)’이라고 부른다. ‘대항해시대(Age of Discovery)’를 맞아 유럽 국가들이 식민지 개척으로 국부를 쌓게 되자, 스코틀랜드도 이에 동참한다. 17세기 후반 이들은 북미와 남미를 잊는 좁은 길목인 다리엔(Darién)에 주목했다. 교통의 요충지인 이곳에 ‘뉴칼레도니아’를 설립하여 대서양과 태평양을 잇는 무역 거점을 만들고, 부와 영향력을 얻고자 했다. 스코틀랜드는 모든 경제력을 동원해 다리엔에 올인했다. 하지만 그곳은 인간이 살 수 없는 극한의 오지였다. 농사도 지을 수 없었고 풍토병도 만연했다. 설상가상으로 당시 중남미의 맹주였던 스페인은 그곳을 자신의 영토라 여겨, 스코틀랜드 원정대를 공격했다. 결국 국운을 건 다리엔 1, 2차 원정대는 처참하게 실패한다. 이 와중에 1690년대 스코틀랜드는 흉작, 기근으로 인해 인구의 15%가 사망하는 ‘불운한 7년(Seven ill years)’까지 겪게 된다. 나라 전체가 위기에 빠진 것이다. 이러자 잉글랜드가 합병안을 들고나온다. 합병안은 잉글랜드가 스코틀랜드의 빚을 갚아주는 대신 연합왕국을 만들자는 것이었다. 이를 반대하는 사람들도 많았으나 스코틀랜드가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다른 선택이 없었다. 오랫동안 미워하고 싸웠던 두 나라는 결국 1707년 합병해 ‘그레이트브리튼 왕국(Kingdom of Great Britain)’으로 하나가 되었다. 이후 1801년 아일랜드까지 합쳐져 ‘그레이트브리튼 아일랜드 연합왕국(United Kingdom of Great Britain and Ireland)’이 탄생한다. 이화여대 국제사무학과 초빙교수 2022.06.01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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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우의 스포츠랩소디] 보이지 않는 국가들의 월드컵①

국제축구연맹(FIFA)은 국가대표 경기(A매치), 월드컵 같은 국제 축구 경기를 통할하는 단체이다. FIFA에 가입된 축구 협회는 211개로 국제연합(UN) 가입국(193개) 수보다 많다. 영국(UK)을 구성하는 4개의 홈 네이션(Home Nations, 잉글랜드·웨일스·스코틀랜드·북아일랜드)과 팔레스타인·코소보 등 정치적으로 분쟁 중인 지역도 회원국으로 인정하기 때문이다. 사실 FIFA의 회원국 자격 기준은 모호한 면이 있다. FIFA 회원국인 카리브해의 작은 섬나라 몽세라트는 영국의 해외 영토로 인구가 5000명이 채 안 된다. 이렇게 FIFA는 독립국이 아닌 지역에도 회원 자격을 주고 있다. 그에 반해 지중해의 휴양 국가인 모나코는 독립국이고, 인구도 거의 4만 명에 이르지만 FIFA 회원국이 아니다. FIFA에 가입하지 못한 이들을 위한 국제축구협회가 있다. 2013년에 창설된 독립축구협회연맹(Confederation of Independent Football Associations)이 바로 그것이다. 코니파(CONIFA)란 약어로 알려진 이 연맹에는 소수민족·언어소수자·무국적민족·미승인국(기존 국가로부터 국제법상의 주체로 인정받지 못한 나라)등이 회원으로 가입돼 있다. 현재 63개 단체가 회원이다. 비바 월드컵의 후속 대회로 코니파는 2014년부터 격년으로 월드컵(World Football Cup)을 개최하고 있다. 이 대회에 참가하는 선수들은 거의 모든 사람이 국가라고 생각하지도 않는 곳에서 온다. 대부분 참가 팀들의 이름과 그들의 국기 또한 매우 낯설다. 코니파 소속 단체 중 일부는 궁극적으로 FIFA 회원국이 되고 싶어한다. 1회 월드컵은 스웨덴의 중부 도시 외스테르순드에서 열렸다. 개최 단체는 스칸디나비아 북부에 사는 소수 민족인 사프미(Sápmi)였다. 12개 팀이 초청된 가운데 그중에는 캐나다의 퀘벡 주를 대표하는 축구팀도 있었다. 하지만 퀘벡팀은 대회를 한 달 앞두고 FIFA에 가입한다며 불참 의사를 밝혔고, 대신 조지아(그루지야) 북부에 있는 미승인국 남오세티야(South Ossetia)가 참가했다. 또한 아프리카 탄자니아의 자치구 잔지바르(Zanzibar)는 스웨덴 입국 비자를 얻을 수 없어서, 대회 참가를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결국 잔지바르를 대신해 참가한 프랑스의 니스 백국(County of Nice) 축구팀이 초대 대회에서 우승하는 감격을 누렸다. 2016년에 열린 2회 대회는 압하지야(Abkhazia)에서 열렸다. 압하지야는 조지아에 위치한 사실상 독립국이지만, 이를 국가로 인정한 나라는 러시아를 포함해 5개국밖에 안 된다. 따라서 거의 전 세계인의 관점에서 2회 대회 주최국은 압하지야가 아니라 조지아로 보일 수밖에 없었다. 사실 압하지야가 개최지로 결정되기에는 사연이 있었다. 2015년 제1회 유로피언 축구 대회는 헝가리계 소수 민족인 세케이(Székelys, 소설 주인공 드라큘라 백작이 세케이족이다)가 주최했고, 개최 장소는 헝가리였다. 하지만 헝가리 정부는 조지아에 위치한 남오세티야와 압하지야의 입국을 불허했다. 이에 코니파는 헝가리 정부의 정치적인 결정에 강한 거부감을 표시했고, 집행위원회는 만장일치로 압하지야를 2016년 월드컵 주최국으로 선정했다. 이러한 결정을 통해 코니파는 모든 회원을 지지한다는 메시지를 보낸 것이다. 압하지야 대회부터 초청 대신 예선전을 거친 팀들이 참가했다. 하지만 아쉽게도 개최지 압하지야에 입국하기 위해서는 보안상의 문제가 있었고, 전 대회 우승팀 니스 백국을 비롯해 여러 팀이 대회 참가를 포기했다. 2회 대회 우승은 개최국 압하지야가 차지했다. 2018년 열린 3회 대회의 개최 단체는 바라와(Barawa) 축구협회였다. 바라와는 소말리아의 항구 도시 이름이다. 코니파의 규정에 의하면 대회는 반드시 개최국 영토에서 열릴 필요는 없다. 아울러 소말리아는 내전이 진행 중이어서 대회를 개최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했다. 바라와 축구협회는 잉글랜드에 있는 소말리아인의 공동체 역할도 대표하는 관계로, 실제 대회는 런던과 근교 지역에서 개최되었다. 2018년 대회부터 참가팀이 16개국으로 늘어났고, 대회의 퀄리티 또한 높아졌다. 글로벌 도시인 런던에서 개최된 덕에 3회 대회는 세계 주요 언론사의 관심을 받는 데도 성공했다. 아일랜드의 도박업체 패디 파워(Paddy Power)도 스폰서로 참여했다. 초록(green)이 상징색인 스폰서 패디 파워의 제안으로 기존의 엘로·레드 카드 외에 3번째 카드로 그린 카드 제도가 신설되었다. 그린 카드는 지속적인 어필을 한 선수 혹은 페널티 킥을 유도하기 위해 다이빙을 한 선수에게 주어졌고, 이 카드를 받은 선수는 즉시 교체돼야 했다. 코니파 대회는 FIFA와 연관이 없어 이러한 독자적인 규칙 도입이 가능했다. 코니파 월드컵을 통해 사람들은 자신이 원하는 깃발 아래서 축구를 할 수 있다. 국제사회로부터 인정받지 못하는 소수민족이 자신들의 정체성을 드러낼 소중한 기회인 것이다. 코로나 19의 영향으로 북마케도니아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2020년 대회는 취소됐다. 그들은 2022년 대회를 기다리고 있다. 이정우 이화여대 국제사무학과 초빙교수 2021.03.10 06:00
스포츠일반

돌아온 ‘마린보이’ 박태환, 목표는 더 높아졌다

'마린보이' 박태환(25·인천시청)이 돌아왔다. 목표는 더 높아졌다.박태환은 6일 인천공항을 통해 호주 전지훈련을 마치고 입국했다. 지난 1월11일 호주 브리즈번으로 떠났던 8주만에 돌아왔다. 호주 전훈은 성과가 좋았다. 박태환은 전지훈련 말미 뉴사우스웨일스(NSW) 스테이트오픈수영대회에 출전해 금 2개·은 1개·동 1개를 목에 걸었다. 특히 자유형 100m에서는 4년 묵은 한국기록까지 갈아치웠다. 9월 열리는 인천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목표로 하고 있는 박태환의 목표는 더 세밀해졌다. 금메달은 물론 아시안게임에서 개인 최고 기록을 세울 계획이다.박태환은 "이번 대회에서 예상보다 좋은 기록이 나와 자신감을 갖고 인천아시안게임을 준비할 수 있게 됐다"고 했다. 박태환을 전담하고 있는 박태근 코치도 "아시안게임대표선발전ㅠ이전에는 400m에서도 가능성이 보이는 기록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박태환은 오는 17일 다시 호주로 떠날 예정이다. 시즌 두 번째 전지훈련은 5월23일까지 진행된다. 박태환은 "훈련 집중도는 아무래도 호주가 뛰어난 것 같다. 한국에서는 짧게 머물며 음식 보충이나 휴식을 취하겠다"고 전했다. J스포츠팀 2014.03.07 08:43
스포츠일반

박태환, 100m 한국 신기록 400m 우승

'마린보이' 박태환(25·인천시청)이 4년 만에 자유형 100m 한국기록을 깼다.박태환은 28일(한국시간) 호주 시드니 올림픽파크 아쿠아틱센터에서 열린 뉴사우스웨일스주 오픈 수영대회 남자 자유형 100m 결승에서 48초42로 들어와 3위에 올랐다. 제임스 매그누센(호주·47초75)과 카메론 매커보이(호주·48초28)에게 밀려 3위였으나 지난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자신이 세운 48초70의 한국기록을 0.28초 앞당겼다. 박태환은 곧이어 열린 주종목인 자유형 400m에서도 3분43초96의 좋은 기록으로 우승했다. 박태환의 최고 기록은 3분41초53이다. 지난 1월 호주 브리즈번으로 전지훈련을 떠난 박태환은 컨디션 점검차 이번 대회에 참가했으며 3월에 귀국할 예정이다. J스포츠팀 2014.02.28 20:36
스포츠일반

박태환, 5년 2개월 묵은 자유형 1500m 한국新 깼다

박태환(23·단국대)이 5년 2개월 묵은 자유형 1500m 한국신기록을 새로 썼다.박태환은 12일 오후 호주 시드니의 시드니올림픽파크 아쿠아틱센터에서 열린 뉴사우스웨일스 스테이트오픈 수영대회 마지막 날 남자 자유형 1500m 경기에서 14분47초38의 한국 신기록을 세우며 1위를 차지했다. 종전 한국기록은 박태환 자신이 2006년 도하아시안게임 우승 당시 세운 14분55초03이다. 박태환은 5년 2개월 만에 열린 이번 대회에서 이 기록을 7초65나 앞당겼다. 자유형 1500m 아시아기록은 쑨양(중국·14분34초14)이 갖고 있다. 박태환은 훈련 성과 점검차 나선 이번 대회에서 3관왕(자유형 200m·400m·1500m)에 올랐다.박태환은 지난해부터 '장거리 선수'에서 '스프린터'로 변신을 꾀했다. 그는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까지만 해도 국제대회에 나설 때마다 자유형 1500m에 꾸준히 참가했다. 그러나 도하 아시안게임 이후 자유형 1500m 기록은 하향곡선을 그렸다. 2010년부터 박태환을 전담지도하고 있는 마이클 볼(호주) 코치는 광저우 아시안게임 대회 도중 "박태환이 100m부터 1500m까지 모두 뛰는 것은 우사인 볼트가 100m부터 마라톤까지 모두 뛰는 것과 같다"며 박태환의 1500m 출전을 만류했다. 박태환은 지난해 상하이 세계선수권대회 때 자유형 1500m에 출전하지 않았다.이처럼 박태환은 단거리와 중거리 훈련에 집중하는 와중에 자유형 1500m 한국신기록을 세웠다. 파워와 스피드 위주의 단거리 훈련을 하면서도 지구력이 전혀 저하되지 않았다는 증거다. 7월에 열리는 런던올림픽 전망도 한층 밝아졌다. 이번 대회 자유형 1500m 금메달로 지구력이 정상 궤도에 올랐음을 확인한 박태환은 앞으로 턴과 잠영을 세밀하게 보완할 예정이다. 한편 박태환은 이날 열린 자유형 50m 결승에서는 22초74로 레이스를 마쳐 3위를 차지했다. 예선 기록을 0.04초 줄였지만 호주의 매튜 어부드(22초34)와 지난해 상하이 세계선수권대회 자유형 100m 금메달리스트인 제임스 매그너슨(22초65)을 따라잡지 못했다. 새해 첫 전지훈련을 마무리한 박태환은 13일 귀국해 16일 단국대 졸업식에 참여한 뒤 19일 다시 호주 브리즈번으로 출국해 훈련을 이어간다.오명철 기자 omc1020@joongang.co.kr사진=정시종 기자 2012.02.12 20:26
스포츠일반

박태환, 호주 지역대회 男자유형 200m 결승 진출

박태환(23·단국대)이 호주 지역대회 남자 자유형 200m에서 결승에 올랐다. 박태환은 11일(이하 한국시간) 호주 시드니의 시드니올림픽파크 아쿠아틱센터에서 열린 뉴사우스웨일스 스테이트오픈 대회 이틀째 남자 자유형 200m 예선에서 1분48초86을 기록하며 11조 1위이자 전체 참가선수 중에서도 1위로 결승에 진출했다. 박태환과 함께 호주 브리즈번에서 훈련해온 아시안게임 국가대표 출신 이현승(26·콜롬비아대)은 1분52초63으로 11조 6위, 전체 16위에 올라 B-파이널(11∼20위 순위결정전)에 나선다. 종목별 결승은 이날 오후 4시에 시작한다.자유형 200m는 박태환이 2008 베이징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딴 종목이다. 개인 최고 기록은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세운 한국기록 1분44초80다. 박태환은 금메달을 목에 걸며, 아시아 최고의 '물개'로 자리매김했다. 박태환은 전날 열린 대회 자유형 400m에서는 금메달을 땄고, 자유형 100m에서는 4위에 올랐다.이번 대회 자유형 100m에서 우승한 호주의 제임스 매그너슨과 박태환의 맞대결은 무산됐다. 매그너슨은 이날 자유형 200m 예선에서 9조 6번 레인을 배정받았지만 출전하지 않았다. 지난해 상하이 세계선수권대회 자유형 100m 금메달리스트인 매그너슨은 런던올림픽에서 자유형 200m에 도전하겠다고 밝혀 박태환의 메달 경쟁 상대로 떠올랐다. 스포츠 2팀 2012.02.11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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