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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오동진 영화만사] 의미냐, 재미냐, 그것이 문제로다..’글래디에이터2’

‘글래디에이터2’ 같은 영화는 둘 중 하나의 길을 걷게 마련이다. 진부하지만 재미있거나 혁신적이긴 한데 재미는 뒷전일 수 있다. 예상하겠지만 ‘글래이에이터2’는 전자다. 서사의 진행이 한치의 예측을 벗어나지 않는다. 그것도 지나치게 진부하다. 1편에서 영웅적으로 죽은 막시무스 장군(러셀 크로우)에게 공주 루실라(코니 닐슨)와의 사이에서 혼외정사로 낳은 아들이 있었고 2편에서는 그가 대를 이어서 로마를 구하기 위해 떨쳐 일어난다는 얘기이다. 아들의 이름은 루시우스(폴 메스칼)이다. 막시무스가 죽은 지 16년이 흐른 후이다. 노장 리들리 스콧이 이야기를 만들다 만들다 못해 너무 끌어 낸다는 느낌을 준다. 당연히 이번 영화는 서사는 포기하고 스펙터클로 가겠다고 작정하고 나선다.서사가 대충 대충 가는 만큼 영화의 여러 설정에는 구멍이 많다. 가장 이해가 안가는 것은 루시우스의 친엄마인 루실라가 오랜 세월 동안 아들을 찾지 않았고 소문조차 듣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렇게 사랑했던 남자의 아들이라면 어떻게든 찾으려 애썼을 것이다. 루실라는 막시무스 이후 또 다른 장군 아카시우스(페드로 파스칼)와 살고 있고 그를 사랑한다. 둘의 러브 라인의 전사는 나오지 않는다. 아마도 아카시우스는 막시무스 휘하에 있었고 그를 추앙했던 인물로 보인다. 그런 정도로는 다소 부족해 보인다. 극 중간쯤 아카시우스와 루실라는 쿠데타를 모의하는 것으로 나온다. 로마는 쌍둥이 황제 게타(조셉 퀸)와 카라칼라(프레드 헤킨저)의 폭정으로 신음 중이다. 콜로세움의 검투사 활극은 이들 폭군들이 늘 그렇듯 민중의 시선을 다른 곳으로 돌리기 위해 쓰는 일정한 방편인 셈이다. 리들리 스콧 감독은 올해 87세임에도 노익장으로서 파워가 여전하고 건재함을 여실히 드러내려 노력한다. 그 점만큼은 혀를 내두를 정도다. 스펙터클을 구상하는 데 있어 아이디어가 차고 넘쳐나는 것으로 보이는데 이번엔 콜로세움에 물까지 가득 채우고 그 안에 상어를 넣어 놓은 채 선상 전투를 벌이게 한다. 스펙터클의 규모와 강도를 1편에 비해 몇 배로 늘려 놓았다. 거기에 이번 영화의 승부를 걸었다. 영화가 무척이나 진부함에도 관객들은 그 같은 스펙터클 액션을 즐길 것이기 때문에 흥행은 어느 정도 될 것이다. ‘글래디에이터2’는 비평가들에게는 그다지 후한 점수는 받지 못할지언정 관객들은 환호성을 보낼 것이다. 어느 정도 재미는 있다. 그 점에 충실한 작품이다.‘글래디에이터2’에서 가장 좋은 점은 리들리 스콧 감독이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이다. 작게는 미국이나 영국 같은 서구 제국을 바라보는 시선이다. 그는 서기 200년대의 로마 제정을 내세워 지금의 시대가 끔찍한 불의와 부정의 정치인들, 위정자들에 의해 심하게 망가진 상태라고 보고 있다. 루실라는 현군이었던 아우렐리우스의 딸이었고 연인인 아카시우스와 함께 반정(反正)을 통해 세상을 재건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이 먹은 현자, 리들리 스콧 감독의 세상관이다. 대체로 모두가 동의하게 될 지론이다. 루실라와 아카시우스의 계획은 모사꾼인 마크리누스(덴젤 워싱턴)에 의해 좌절된다. 그 과정에서 둘은 원로원 멤버인 쓰라엑스(팀 맥키너니)에게 배신을 당하고 투옥된다. 200년대의 정치는 실로 복잡하게 전개되며 종국에는 마키아벨리주의자인 마크리누스가 실권을 쥐게 된다. 대부분의 인물들은 처참하고 처절한 죽음을 맞게 된다. 공동황제 게타와 카라칼라 역시 서로가 죽고 죽이려고 하는 건 당연한 일이다. 로마 시대의 염치없는 권력 다툼이 기이하게도 지금 세상 어느 땅 어느 곳에서도 똑같이, 그리고 버젓이 벌어지고 있음을 느끼게 한다. 영화를 보면서 주인공 루시우스에 의해서든 그가 이끄는 노예들, 시민들의 단합된 힘에 의해서든 로마는 구출돼야 한다는 것, 거의 2000년이 흐른 지금의 세상도 변하게 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게 한다. ‘글래디에이터2’는 그런 면에서 세상의 전복을 꿈꾸는 영화다. 반란을 통해 세상을 구원해야 한다고 말하는 영화다.하지만 이런 류의 영화로 최고급에 속하는 스탠리 큐브릭 감독의 ‘스파타커스’(1960)에 비하면 많이 떨어진다. 전설의 시나리오 작가 달튼 트럼보가 쓴 것으로도 유명했던 ‘스파타커스’는 1950년대 내내 미국을 수렁에 빠뜨렸던 매카시즘을 우회적으로 비판한 작품이다. ‘글래디에이터2’는 그러한 정치관을 이어받으려 하지만 그러기에는 지나치게 스텍터클 액션에 치중한 면이 있다. 블록버스터의 숙명이다. 의미냐 재미냐, 그것이 문제로다. 블록버스터 영화에서 많은 것을 기대하면 안될 일이다. 2024.11.21 06:05
연예일반

이일형 감독이 ‘리멤버’를 통해 전하고 싶었던 ‘옳고 그름’ [일문일답]

제목이 모든 걸 말해준다. 누군가는 잊고 싶어하는 기억을 한 가운데 두고 이를 잊으려는 자와 잊지 않으려는 자, 잊어가려는 자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영화 ‘리멤버’의 이일형 감독을 만났다. ‘리멤버’ 속 기억을 잃어가고 있는 뇌종양 말기, 알츠하이머 환자 80대 할아버지 필주는 희미해지는 기억 속에서도 일제강점기 시절 가족을 모두 죽게 한 친일파 원수들을 향한 복수만큼은 절대 잊지 않는다. 메가폰을 잡은 이 감독은 필사적으로 ‘기억’하기 위해 처단해야 할 인물들의 이름을 손가락에 새기며 끊임없이 되뇌는 필주의 여정을 가깝고 또 객관적으로 담아냈다. 이 감독은 어딘가 모르게 씁쓸한 표정으로 “2018년에 대본을 처음 썼는데 2022년이 돼서도 해결되지 않은 상황들이 있다”면서 “세상은 변하지 않는다. 정확히 (잘못을) 짚고 넘어가지 않으니까 더 자극되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영화를 통해 관객에게 주고 싶은 메시지로 “옳고 그름”을 강조하며 “우리는 왜 이에 관해 정확히 이야지 하지 않는지 말하고 싶었다”고 털어놨다. -개봉까지 2년의 시간이 걸렸는데. “오랜 기다림 끝에 개봉한다. 2020년 2월에 촬영해서 6월에 촬영이 끝났다. 개봉까지 2년이 넘은 긴 시간이었다. 부담감과 설렘이 교차하고 있다.” -후반 작업을 마치고 개봉을 확정하기 전까지 어떻게 지냈나. “솔직히 ‘리멤버’는 잊고 있었다. 다른 작품 생각도 하고 쉬었다. 촬영하고 후반 작업할 때 수백번도 영화를 기계적으로 봤다. 관객들과 함께 블라인드 시사회를 얼마 전에 가졌는데 한 명의 관객이 되어 긴장하며 봤다.” -관객으로서 본 영화는 어땠나. “지루하진 않았다. 관객들이 영화를 따라가는 데 호흡이 느리다 느끼진 않겠다고 여겼다. 재미있게 볼 수 있지 않을까 했다. 감독이기에 모자란 부분도 보이긴 했다.” -반일감정을 표현하는데 고민했던 부분이 있나. “남들보다 깊이 있게 공부한 건 아니다. 대한민국을 사랑하는 국민으로서 느끼는 감정을 근거로 영화를 찍었다. ‘반드시 우리가 이 이야기를 해야 한다’ 보다는 살아가며 느끼는 것들을 표현하고자 했다. 원작은 딱 한 번 보고 더는 리플레이하지 않았다. ‘어떻게 한국적으로 풀어야 하나’ 생각했다.” -필주의 서사와 상황은 어떻게 설정했나. “필주의 상황은 극단적이다. 실제 그 시대를 살아온 사람들은 조금은 다른 방식으로 살았겠지만 필주는 영화적 인물이다. 복수라는 테마를 실행하는 캐릭터라 사람들이 영화적으로 동의할 수 있지 않나 싶다.” -이성민의 특수 분장에 150시간이 소요됐다는데. “영화를 하면서 가장 무서웠던 건 이성민의 분장이었다. 분장했다는 사실을 관객이 인지하면 인물과의 거리가 멀어진다. 가짜를 진짜처럼 보이게 하는 것에 관해 부담을 느꼈다. 여러 가지 테스트를 할 때마다 긴장했다. 촬영 현장에서 옆에 누가 있으면 ‘할아버지 같냐’고 계속 물어봤다. 또 분장이 잘 돼도 연기가 안 받혀주면 티가 난다. 이성민이 배역을 너무 잘 소화해줘서 안심됐다.” -캐스팅 비화가 있나. “이성민, 남주혁 말고는 대본을 준 경우가 없다. 가장 먼저 대본을 준 배우들이 캐스팅됐다. 이성민은 모든 조건에 맞았다. 그가 가진 선함이 있는데 패밀리레스토랑에서 일하고 있는 진짜 할아버지처럼 보일 수 있을 것 같았다. 수만 가지 조건에 가장 적합했다.” -80대 알츠하이머 할아버지의 액션 장면은 어떻게 기획했나. “복수를 꿈꿨던 할아버지라 그동안 자신의 몸을 관리했을 것이라 생각했다. 물리적으로 액션이 불가능하지 않았을 것이다. 실제 영화를 위해 취재하는 과정에서 90세가 넘었는데 아르바이트를 하는 맥도날드 할아버지를 발견해 모티브로 삼았다.” -원작과의 가장 큰 차이점은 무엇이었나. “원작은 홀로코스트를 경험했던 유대인 할아버지가 독일군 장교를 쫓는 이야기다. 우리 영화는 이야기를 들려주는 방식이 완전히 다르다. 버디 무비의 형태, 액션, 속도감 등이 해당한다. 대중적으로 관객에게 다가갈 수 있는 접근 방법을 선택했다.” -또 다른 원작과의 차이점은 인규의 시선인데 이 인물을 설정한 계기가 있나. “필주는 행동을 하고 사건을 일으키는 인물이다. 리액션할 사람이 필요했다. 보는 이들이 부드럽게 필주를 따라갈 수 있는 창구가 필요했다. 인규는 필주의 행동에 끊임없이 리액션하며 슬퍼하기도 하고 무서워하기도 한다. 그러면서 관객이 인규가 느끼는 감정을 따라갈 수 있다.” -인규 역에 남주혁을 캐스팅한 이유는 무엇이었나. “연기력, 외형적인 부분도 좋았지만 남주혁이 하는 연기는 마치 그 역할이 실제로 있을 것 같은 느낌이다. 필주는 분장도 하고 가상의 인물인데 인규가 진짜처럼 연기하면 관객도 그를 통해 호흡할 수 있을 것이라 여겼다. 진짜 호흡할 수 있는 매력을 가진 배우다.” -촬영장에서 본 남주혁의 연기는 어땠나. “놀란 지점이 있다. 연출자로서 바라본 남주혁은 생각보다 동물적이었다. 가장 놀랐던 점은 디렉션에 즉각적으로 반응하는 유연함이었다. 현장에서 (연출 포인트를) 바꾸면 정확하게 표현이 안 되는 경우도 있는데 남주혁은 달랐다. 촬영장에서 평범한 느낌이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더니 의상, 메이크업을 거의 안 하고 촬영했다. 이성민이 분장하는 데 3시간이 걸렸다면 남주혁은 5분이면 됐다.” -친일파에 관한 이야기다 보니 자료조사를 많이 했을 것 같은데. “지극히 상식적인 선에서 자료조사를 했다. 우리 사회에서 과거 친일을 했던 사람들이 어떤 방식이든 상대적으로 위정자로 살고 있다는 것을 부정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왜 그런 행동을 했는지 논쟁할 수는 있지만 결과적으로 친일파들이 사는 모습을 부정할 수 없다고 봤다. 학계, 재계, 정계, 군인 등 그런 인물들이 표상하는 게 있다고 보고 상식적인 선에서의 터치를 보여주고자 했다.” -빨간 포르쉐를 등장시킨 게 새로웠는데. “등장인물들이 차를 타야 하는데 고민이 많았다. 낡은 차를 태울지 SUV를 태워서 묵직하게 갈 것인지 여러 가지 고민을 많이 했다. 너무 튈 것 같기도 했지만 포르쉐를 등장시켜 얻는 게 많아질 것 같았다. 신선하게 다가갈 수 있을 거라 여겼다. 시각적인 풍성함도 있을 것 같았고 속도감도 주고 싶었다. 죽기 전에 필주가 저런 차를 타고 싶어 하지 않을까도 고려했다.” -필주가 들고 있는 총은 소품이었나. “실제 관동군이 사용했던 총이다. 영화에서처럼 필주가 60년 동안 총을 땅에다 계속 묻어놓은 건 아닐 것이다. 총에 적힌 이름은 창씨개명한 이름으로 푸른 청(靑) 근원 원(原)이다. 한자 자체에 영화적 의미를 부여한 건 아니다. 일제강점기 당시 창씨 개명을 하는 방법을 보고 입에 붙고 느낌이 좋은 걸 선택했다.” -독립기념관에서 필주가 친일파를 처단하는 장면은 어떻게 구상했나. “2004년 일본 자위대 창설 50주년 행사가 국내에서 치러진 적이 있다. 당시 대학생이었는데 그 기사를 보고 충격을 받았다. ‘어떻게 자위대 창설 기념식을 한국에서 할 수 있는 건가’ 했다. 그 상황을 영화에서 가장 큰 장면으로 녹였지만 거시적인 상황일 뿐 이에 관해 이야기하려는 건 아니었다. 나 역시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 등 존경하는 일본 감독도 많다. 그런데도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지점이 있는 건 맞다.” -영화를 통해 관객에게 어떤 메시지를 주고 싶었나. “보편적으로 우리가 알고 있는 잘못에 관해 이야기한다. 2018년에 대본을 처음 썼는데 2022년이 돼서도 해결되지 않은 상황들이 있다. 세상은 변하지 않는다. 정확히 (잘못을) 짚고 넘어가지 않으니까 더 자극이 되는 것이다. 또 주인공이 사적 복수를 하는 게 옳은 것인지도 생각해 봐야 한다. 옳고 그름에 대해 우리는 왜 정확히 이야지 하지 않는지 말하고 싶었다.” -필주의 사적 복수를 세팅한 이유도 연장선인가. “영화를 보는 이유가 여러 가지가 있을 것이다. 필주의 복수 행보 자체에서 오는 유희도 있고 쾌감이 존재한다. 관객들이 박수를 보낸다면 그 지점일 것이다. 다만 살인을 옹호할 순 없기에 극 중 필주는 감옥에 가고 그 미안함으로 인규에게 무릎을 꿇는다. 필주의 친일파 처단에 환호만 할 수 없는 이유다. 시대의 아픔이다.” -제목을 ‘리멤버’로 가져간 이유가 있나. “전작 ‘검사외전’도 이름을 정하기 어려웠다. 이번에도 역시 고민했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원작의 제목 ‘리멤버’처럼 이 영화를 관통하는 제목이 없었다. 기억을 잊으려는 자와 잊지 않으려는 자, 잊어가려는 자가 다 통용된 표현이다.” 김다은 기자 dagold@edaily.co.kr 2022.10.20 09:35
무비위크

김은희 작가 "디딤돌 '킹덤:아신전' 최하위 계급 한(恨) 그린다"

"한 인물과 집단의 한(恨)을 그린 이야기다" 넷플릭스(Netflix)가 '킹덤' 시즌 1, 2의 전사이자 '킹덤: 아신전'으로 새롭게 시작되는 거대한 이야기를 전한다. '킹덤' 시즌2 엔딩은 조선을 덮친 거대한 재앙이 마무리되었지만 시청자는 더 큰 궁금증과 직면해야 했다. 시즌2 엔딩에서 방울소리와 함께 세자 창 일행 앞에 모습을 드러낸 인물의 정체와 역병의 기원이 '킹덤: 아신전'에서 밝혀질 것이 예고되며 끝없는 궁금증을 높였다. '킹덤: 아신전'은 조선을 뒤덮은 거대한 비극의 시작인 생사초와 아신의 이야기를 담은 '킹덤' 시리즈의 스페셜 에피소드다. '킹덤' 시즌1이 권력에 대한 위정자들의 허기와 백성의 굶주림에서 비롯된 역병을 그리며 대서사극의 시작을 알렸다면, 시즌2에서는 혈통을 둘러싼 피의 사투로 더욱 커진 스케일과 깊이를 선보였다. 새로운 상상력과 방대한 세계관으로 전 세계를 매료시킨 '킹덤' 시리즈가 이번에는 북방으로 무대를 옮겨 모든 이야기의 근원을 쫓는다. "'킹덤: 아신전'은 ‘한(恨)'에 대한 이야기다"고 소개한 김은희 작가는 "이전 시리즈가 지배 계급의 선택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면 이번에는 가지지 못한 자들, 가장 최하위 계급이 주역이 된다"고 설명했다. 차가운 성질을 좋아하는 생사초의 특성을 쫓아 조선의 북방 지역을 조사하던 김은희 작가는 세종이 군사적인 목적으로 두만강 유역에 6진을 개척한 다음 5진의 성 아래에 거주시켜 조선의 울타리로 삼은 야인들의 이야기에 주목했다. 성저야인이라 불리던 이들은 조선으로부터 물자를 제공받는 대신 북방의 또 다른 야인들을 살피며 야인의 침입에 대비하는 방어책이 되어 주었다. 하지만 그 어디에도 속하지 못한 변방인이었던 이들은 멸시와 천대의 대상이었다. '킹덤: 아신전'은 조선의 북쪽 경계에서 부락을 이루고 살아가던 성저야인 아신이 아픈 어머니에게 줄 약초를 찾아 헤매다 생사초를 발견하면서 시작된다. 하지만 부락을 덮친 갑작스러운 습격에 가족을 모두 잃고 홀로 남겨진 아신은 복수를 다짐하며 하루하루를 고통 속에서 살게 된다. 김성훈 감독은 "'킹덤: 아신전'의 테마는 한 인물과 집단의 ‘한(恨)'이다. 그 정서가 가장 집약되어 보여지는 인물이 바로 아신이다”라며 아신에게 닥칠 소용돌이에 기대를 더했다. 모든 것을 잃고 깊은 한을 품은 아신과 그가 발견한 의문의 생사초, 생사초를 손에 쥔 아신이 과연 어떤 선택을 하게 될지 궁금증이 더해지고 있다. 김은희 작가와 김성훈 감독은 "'킹덤: 아신전'은 앞으로 이어질 이야기들의 시작이 되는 시발점이다" "'킹덤' 시즌1이 주춧돌 역할을 했다면, 스페셜 에피소드인 '킹덤: 아신전'은 그 이상을 가기 위한 디딤돌이다"고 강조했다. 한(恨)을 품은 인물들의 장대한 이야기를 그린 92분의 스페셜 에피소드 '킹덤: 아신전'은 7월 23일 오직 넷플릭스에서 공개된다 조연경 기자 cho.yeongyeong@jtbc.co.kr 2021.06.24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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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훈아 발언 두고 정치권 공방…野 "문 정부 비판" 與 "오버"

가수 나훈아가 추석 특집 KBS 공연에서 내놓은 ‘소신 발언’이 긴 여운을 남기며 정치권에서도 화제가 됐다. 야당은 나훈아가 “속 시원하게 문재인 정부를 비판했다”고 주장했고, 여권에서는 “지나친 확대 해석 말라”고 맞섰다. 나훈아는 지난달 30일 실황 공연 도중 “국민 때문에 목숨 걸었다는 왕이나 대통령을 본 적 없다” “KBS가 이것저것 눈치 안보고 정말 국민을 위한 방송이 되면 좋겠다” 등의 발언을 했다.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은 3일 페이스북에서 “나훈아가 잊고 있었던 국민의 자존심을 일깨웠다”며 “‘언론이나 권력자는 주인인 국민을 위해 존재해야 한다’는 것이 공연의 키워드”라고 했다. 같은 당 김병욱 의원도 “오죽 답답했으면 국민 앞에서 저 말을 했을까”라고 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의원총회에서‘국민이 힘이 있으면 위정자가 생길 수 없다’는 나훈아 발언을 인용하며 “국민의힘으로 목숨을 걸고 이 나라를 지켜야겠다”고 했다. 같은 당 조수진 의원도 “(나훈아가) 상처받은 우리들의 마음을 어루만져 줬다”고 했다. 원희룡 제주지사는 “한편으론 자괴감도 들었다”며 “이 예인(藝人)에 비하면 (정치인으로서) 너무 부끄럽기 짝이 없다”고 했다. 반면 여권은 ‘오버 해석’이라며 난색을 표했다. 박수현 전 청와대 대변인은 “나훈아씨가 TV 공연 중 ‘왕이나 대통령들이 백성과 국민을 위해 목숨 거는 것을 본 적이 없다’라고 한 말을 두고 ‘ 문 대통령을 비판한 것’이라거나 ‘문 대통령보다 나훈아로부터 더 큰 위로를 받았다’는 둥 나훈아씨의 말을 아전인수식으로 떠들기 바쁘다”며 “감사한 말을 ‘정치’가 아닌 ‘정쟁’의 도구로 전락시키는 정치인들의 아전인수식 해석이 놀랍다”고 지적했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나훈아의 발언에 부끄러워해야 할 사람들이 고개를 쳐들고 이런 말 저런 말로 마치 남 얘기하는 걸 보니 이분들은 아직도 제정신이 아닌 모양”이라며 “나훈아의 발언을 오독하지 말고 오도하지 마라. 한국어를 모르는가”라고 했다. 김경희 기자 amator@joongang.co.kr 2020.10.04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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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직한 후보' 감독 "브라질 영화 원작, 위정자의 위선 매력적으로 풍자"

영화 '정직한 후보'의 장유정 감독이 브라질 영화를 리메이크한 소감과 과정에 대해 전했다. 장유정 감독은 28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진행된 '정직한 후보' 언론배급시사 및 기자간담회에서 "브라질 영화를 리메이크하다보니 달라질 수밖에 없었다. 정치적 상황, 문화적 상황이 다르기에, 그것들을 현실에 안착시키기 위한 노력이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주상숙이 거짓말을 못하게 됐다는 것 이외엔 리얼리티를 더 확보하자고 생각했다. 원작에서는 대통령 남자 후보였다가, 지금은 국회의원 여자 후보다. 없던 남편, 시어머니가 새롭게 생겼다. 주상숙의 할머니와 관련된 이야기도 새로 만들었다"며 "정치에 대한 풍자 코미디도 다르다. 브라질과 우리나라의 도덕적 잣대가 다르기 때문이다. 한국에 맞춰 변형했다"고 말했다. 또 장 감독은 "(원작에서) 위정자들의 위선을 풍자하는 방식이 매력적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나서 원작을 접했다. 이 영화를 하기로 한 후 6개 당의 보좌관, 대변인을 만났다. 프리 프로덕션 과정에서 보궐 선거가 있었다. 운 좋게 선거 운동을 지켜볼 수 있었다"고 이야기했다. '정직한 후보'는 거짓말이 제일 쉬운 3선 국회의원 주상숙(라미란)이 선거를 앞둔 어느 날 하루아침에 거짓말을 못 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좌충우돌 코미디. 라미란, 김무열, 나문희, 윤경호, 장동주 등이 출연한다. '김종욱 찾기'(2010), '부라더'(2017) 장유정 감독의 신작이다. 오는 2월 12일 개봉. 박정선 기자 park.jungsun@jtbc.co.kr 사진=박세완 기자 2020.01.28 16:26
생활/문화

넥슨, ‘클로저스’ 신규 캐릭터 ‘파이’ 사전 계약 진행

넥슨은 액션 MORPG ‘클로저스’의 14번째 캐릭터 ‘파이’의 사전 계약 이벤트를 시작한다고 12일 밝혔다.파이는 사냥터지기팀 소속으로 그릇된 위정자를 심판하는 어둠의 일족 출신이다. 검을 주무기로 사용하며 양쪽 눈의 색이 다른 오드아이인 점이 특징이다.넥슨은 오는 18일까지 신규 캐릭터 파이 사전 계약 및 사전 생성 이벤트를 진행한다. 사전 계약 이용자를 대상으로 ‘보안요원 3성 풀세트 상자’, ‘레어 액세서리 랜덤 상자’ 등 4만 원 상당의 아이템을 지급하고, 캐릭터를 미리만들면 최대 6종의 구성품으로 이루어진 ‘얼리버드 상자’를 선물한다.오는 19일까지 ‘빛나는 얼음 조각’, ‘깨진 얼음 조각’을 모으면 ‘슈에의 안경(액세서리)’, ‘파이의 수련 상자’ 등 캐릭터의 성장을 돕는 아이템 제작이 가능하다. 얼음 조각은 30분 이상 게임 접속을 비롯해 던전 플레이를 통해 얻을 수 있다.이외에 넥슨은 공식 홈페이지에서 파이 오디오 무비 예고편을 공개하고, 16일까지 파이의 숨겨진 스토리를 확인할 수 있는 단서를 하루에 한 장씩 제공한다.권오용 기자 kwon.ohyong@jtbc.co.kr 2018.07.1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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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길진의 갓모닝] 707. 정치 지망생

옛날 피라미드에는 ‘요즘 젊은이들은 예의가 없다’는 식의 문구가 있었다고 한다. 기원전 건축물에도 젊은 세대들에게 한 훈계가 새겨져 있다니 아이러니하다. 사람은 누구나 젊은이였던 시절이 있다. 그 시절에는 혈기 왕성하게 시대를 개탄하고, 새로운 정치를 추구한다.그들은 변화를 추구해 정치를 시작한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그들이 기성세대가 되고, 나이가 들어 중진이 되면 젊은 시절에 가졌던 혈기와 의욕은 사라지고 온데간데없다. 이번 지방선거를 바라보면서 ‘변하지 않으려면 변해야 한다’는 말의 힘을 다시금 느꼈다.선거는 민심의 척도다. 민심이 엄준한 심판을 내렸음에도 이를 수용하지 못하고 상대방을 비방하면 정치는 발전할 수 없다. 세상에서 모든 정보가 공개되고 공유되는데도 여전히 구시대의 편협한 인신공격이나 일삼는 정치인들은 자연스럽게 퇴출될 수밖에 없다.세상은 달라졌다. 현재 가장 중요한 문제는 '달라진 세상에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 것인가'다. 남북 정상회담은 북미 정상회담으로 이어졌고, 곧 북미 간 핫라인이 움직일 조짐이다. 이런 시대에 위정자들은 '청년들은 어떻게 살아야 하며, 한국은 앞으로 어디로 나아가야 할 것인가'에 대해 진중하게 고민해야 한다.과거에 전옥이라는 유명한 배우가 있었다. 그녀의 별명은 ‘눈물의 여왕’. 그녀가 울면 관객 모두가 울었고, 그녀가 웃으면 관객 모두가 박수를 보냈다. 만약 전옥이 살아서 무대로 돌아온다면, 관객들은 그녀에게 박수를 보낼 수 있을까. 일제 강점기, 국민들의 마음을 대변했던 대배우였지만 이미 국민의 정서는 달라졌다. 남을 울리려면 자신이 너무 눈물을 보여서는 안 된다. 울고 싶은 심정을 웃으면서도 잘 전달할 수 있는 연기가 필요하다.지인을 통해 정치가 꿈인 법조인을 만났다. 그 사람이 왜 자꾸 정치를 하고 싶어 하는지 궁금했다. 법조인은 정의감이 누구보다 투철하지만 정치와 법정은 분명 다르다. 그에게 정치를 만류하며 이런 이야기를 해 줬다. 매우 가정적인 50대 가장이 있었는데, 그는 회사가 끝나면 정시에 퇴근해 자녀들의 숙제를 봐 주고, 아내의 가사까지 헌신적으로 도왔다. 그 흔한 회식도 참석하지 않고 술도 마시지 않았으며 담배도 안 했다. 누가 봐도 헌신적인 가장이었지만 아내는 그에게 황혼 이혼을 선언했다.이유는 숨 막히는 결혼 생활이었다. 남편의 시계처럼 정확하고 부지런한 삶이 가족들을 힘들게 했다. 아내는 물론이고 아이들까지 자유가 없었다. 오로지 아버지의 스케줄에 따라 부지런히 살아야만 했다. 아내는 이혼을 요구하며 “나도 내 인생을 살고 싶어요”라고 말했다. 50대 가장은 나에게 하소연했다. “바람 한 번 피운 적 없이 가족들을 위해 앞만 보고 살아온 내가 무슨 잘못을 했다는 건지 말씀해 주십시오.”그는 정말 열심히 일했다. 다만 낭만과 인간미가 결여됐다. 가족에게는 헌신적인 아버지뿐 아니라 인생의 참된 의미를 알게 해 주는 아버지도 필요했다. ‘일등 아버지’란 생각은 본인만 한 착각인 셈이다. 법조인으로는 최고일지 몰라도, 정치는 또 다른 판이다. 정치인에게는 낭만과 매력이 있어야 한다. 국민들의 사랑을 받아야 하는 존재기 때문이다. 정치는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국정을 논하지만, 의사·법조인·과학자·교수·방송 언론인으로서 조금 유명해졌다고 해서 정치에 뛰어드는 풍토는 바뀌어야 한다. 정말 정치를 잘하는 사람 그리고 본분을 지키는 사람이 가장 아름답다. (hooam.com/ 인터넷신문 whoim.kr) 2018.06.26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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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길진의 갓모닝] 638. 10월의 참극

1979년 10월 16일 성수대교의 개통식이 있었다. 서울 성동구 성수동과 압구정동을 잇는 교량으로 당시 신공법인 게르버트러스트 방식으로 지어진 다리였다. 이날 개통식 테이프를 끊은 사람은 다름 아닌 박정희 전 대통령이었다. 그는 1160m 성수대교를 도보로 걸으면서 향후 9개의 한강다리를 더 건설할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지만 10일 뒤인 10월 26일 김재규의 총에 시해되고 만다.10월 16일과 10월 26일 사이, 역사는 요동쳤다. 10월 17일 김형욱 실종이 첫 보도됐고 18일 부산에 계엄령, 20일에는 마산에 계엄령이 내렸다. 약 열흘 동안 박 전 대통령의 행보는 거침없었기에 아무도 그가 시해될 것이라고 예상하지 못했다.비극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박 전 대통령이 개통식 테이프를 끊었던 성수대교는 그로부터 15년 뒤인 1994년 10월 21일 붕괴되고 말았다. 사상자는 무려 50여 명이었다. 성수대교는 박 전 대통령의 운명과 비슷했다. 10월 개통된 달에 붕괴됐으며 이 다리를 탄생시킨 박 전 대통령 역시 10월에 시해됐다. 10월의 참극이었다.나는 대학로에 사무실이 있는 관계로 자주 성수대교를 이용한다. 1994년 붕괴 뒤 1997년에 다시 완공하고 2004년에 8차선으로 확장한 성수대교는 과거의 모습은 온데 간데 사라지고 없다. 그럼에도 성수대교를 건널 때마다 과거 경부고속도로 건설현장에서 일했던 시절이 떠오른다.현장에서 항상 듣는 말은 ‘빨리빨리’였다. 박 전 대통령 시절에는 뭐든 빨리 빨리 끝내야 했다. 경부고속도로의 졸속공사는 대표적이었다. 오죽하면 케이크 위에 크림을 얹듯이 아스팔트를 깔았다는 소문까지 돌았을까.한강의 다리들도 마찬가지였다. 성수대교도 그 중 하나였다. 1977년부터 1979년까지 2년 6개월이라는 짧은 시간동안 기술력도 없는 상태에서 신공법으로 지은 다리가 과연 완벽했을까. 무조건 싸게, 무조건 빨리 지으라는 상부의 압박도 졸속 공사에 한몫했으리란 생각이다. 현재 경부고속도로의 보수공사에 들어가는 비용은 가히 천문학적이라고 한다.무릇 정부의 시책들은 신중하게 결정돼야 맞다. 최근 가장 안타까운 정책 결정은 사드배치이다. 왜 사드를 그토록 빨리 배치했어야 했을까. 사드는 그 어떤 정책보다도 꼼꼼하고 치밀하게 계산돼야 했다. 중국과 미국 사이에서 사드로 인해 발생하는 엄청난 손해를 생각하지 못한 채 서둘러 내린 결정이 얼마나 많은 국민들을 힘들게 하고 있는지 위정자들은 알고 있어야 한다. 한국은 ‘빨리빨리’로 인해 많은 이득도 봤지만 손해도 컸다. 개발도상국 시절에는 ‘빨리빨리’가 성장의 원동력이 됐을 수 있었겠지만 이제는 이로 인해 발생하는 국가적인 손해도 감안해야 할 때다.성수대교를 지나갈 때마다 ‘빨리빨리’의 환영이 떠오른다. 환한 얼굴로 개통식 테이프를 끊는 박 전 대통령의 모습, 위풍당당하게 다리를 걸어가며 관계자들에게 지시하던 그가 10일 뒤 죽음을 맞이할 것이란 사실을 그 누가 알았겠는가. 게다가 박 전 대통령이 자랑스러워했던 성수대교가 15년 뒤 붕괴될 것이라고 누가 상상이나 했겠는가. 이 모두 ‘빨리빨리’의 환영이 만들어낸 안타까운 비극이다. 이제 대한민국은 졸속에서 벗어나 정속을 되찾아야 한다. (hooam.com/ 인터넷신문 whoim.kr) 2017.10.24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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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회 백상] 놓칠 수 없었던 감동의 순간 BEST3

제53회 백상예술대상이 또 하나의 감동으로 역사를 만들었다. 지금껏 여타 시상식에서 보여줬던 차원이 다른 축하무대로 시상식 이후 회자되며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눈을 감는 그 순간까지 연기 열정을 불태운 故(고) 김영애의 공로상, 송강호의 역사적 의미를 되새기게 하는 개념 소감 등이 백상예술대상의 남다른 품격을 높였다. 故 김영애 공로상 수상1971년 MBC 3기 공채 탤런트로 배우의 길에 들어선 김영애가 지난달 9일 눈을 감았다. 암 투병으로 힘들었던 와중에도 끝까지 작품을 향한 의지를 놓지 않았다. 촬영 날에는 정신이 맑아야 연기를 잘할 수 있다면서 진통제 투입을 거부할 정도로 연기에 대한 열정을 보여줬던 고인. 40년이 넘는 그의 연기 인생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그가 생전 작품에서 보여줬던 활약상들을 함께 나누며 추억했다. 김영애의 유작이 된 KBS 2TV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에서 함께 호흡을 맞춘 라미란은 "김영애 선생님은 투병 중에도 마지막까지 치열하게 병마와 싸우셨다. 후배들에게 아름드리나무 같은 분이셨다. 선생님의 연기 정신을 잊지 않겠다"고 말했다. SBS '닥터스'에서 김영애와 연기했던 박신혜 역시 "선생님은 후배들로 하여금 배우라는 직업에 긍지를 갖게 해주신 분"이라면서 눈물을 보였다. 포르테 디 콰트로·단역배우 33인의 특별무대진심은 통했다. 축하무대에 화려한 퍼포먼스나 톱스타는 없었지만 그 어떠한 것보다 강력한 힘을 뿜어냈다. 그것은 바로 진심이었다. JTBC '팬텀싱어'를 통해 목소리 하나만으로 감동을 자아냈던 포르테 디 콰트로(고훈정·김현수·손태진·이벼리)의 노래를 시작으로 단역배우 33인의 무대가 이어졌다. 꿈과 현실의 장벽 앞에서 고뇌하는 청춘들의 마음을 담은 무대였다. 잠깐 스치듯 지나가는 장면에서 활약한 이들이 얼마나 자신의 꿈을 향해 얼마나 열심히 달려가고 있는지, 배우란 직업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고스란히 묻어났다. KBS 2TV '김과장' OST인 '꿈을 꾼다'라는 노래에 맞춰 자신들의 이야기를 전하는 33인의 무대는 백상예술대상에 참석한 배우들과 시청자의 심금을 울렸다. 두고두고 회자될 만한 명품 무대를 완성한 순간이었다. 송강호의 개념 수상소감배우 송강호가 영화 '밀정'으로 백상예술대상 영화부문 남자 최우수 연기상을 수상했다. 자신의 수상을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는 그는 "이 작품은 우리 민족이 가장 고통스러웠던 일제 강점기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예나 지금이나 그런 어두운 시간 속에서 수많은 위정자가 있지만, 본인의 안위를 뒤로하고 민족, 조국, 백성, 국민을 위했던 수많은 분이 계신다. 그 덕에 우리가 이 자리에 있다. 그분들의 숭고함에 고개 숙여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역사적 의식이 성숙한 발언이면서도 현실을 향한 쓴소리로 공감을 불러왔다.또 송강호는 "'밀정'에서 뛰어난 연기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부득이하게 편집돼 단 한 장면도 나오지 못 했던 어린 후배들이 있다. 이 영광은 그분들에게 바치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자신의 업을 강조하기보다는 자기 이외의 사람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먼저 전하는 이 모습이 참으로 아름답게 다가왔다.황소영 기자 hwang.soyoung@joins.com 2017.05.04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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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회 백상] '밀정' 송강호 "민족을 위해 힘써주신 분들께 영광 바친다"

'제53회 백상예술대상'에서 배우 송강호가 영화 부문 남자 최우수 연기상을 수상했다.3일(수) 서울 강남구 코엑스 D홀에서 열린 제 53회 백상예술대상 영화 부문 남자 최우수 연기상에는 곽도원·송강호·유해진·이병헌·하정우가 후보에 올랐다.이날 '밀정'으로 영화 부문 남자 최우수 연기상을 수상한 송강호는 "밀정이란 영화의 배경이 우리 민족이 가장 아프고, 고통스러웠던 일제 강점기를 배경으로 한다. 곰곰이 생각해 보면 예나 지금이나 어두운 시간들 속에서도 수많은 위정자들도 있었지만, 그보다도 본인의 안위를 뒤로 하고 민족과 조국과 백성과 국민들을 위했던 수많은 분들이 계시다"며 "그분들이 계시기에 저희들이 여기 있다고 생각한다. 그분들의 숭고함에 고개를 숙인다. 1부 무대를 꾸며준 수많은 후배 분들에게도 너무 고맙다는 인사를 전하고 싶다. 오늘의 영광은 그분들께 바치겠다"고 소감을 전했다.한편 백상예술대상은 TV와 영화 부문을 아우르는 국내 최고 권위의 시상식으로 JTBC PLUS 일간스포츠가 주최하며 JTBC와 JTBC2에서 생방송된다. 온라인 생중계는 다음·카카오톡 채널·카카오 TV에서 볼 수 있다.정여진 기자 jeong.yeojin@jtbc.co.kr 2017.05.03 1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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