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일반
[IS 피플]드래프트 최대어 김서현 "강백호 형, 삼진 잡을 자신 있습니다"
최대어가 누군지 분명해졌다. 서울고 오른손 투수 김서현(18)이 압도적인 광속구를 바탕으로 신인 드래프트 전체 1번 자리를 정조준하고 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지난 16일 자정 2023 신인 드래프트 참가 신청을 마감했다. 야구계의 시선은 신청한 선수가 아닌 신청하지 않은 이, 심준석(덕수고)에게 쏠렸다. 1학년 때부터 최대어로 기대받았던 그는 신청 기한 막판까지 고민 끝에 미국 메이저리그(MLB) 진출을 위해 드래프트 불참을 결정했다. 심준석의 결정과 별개로, 올 시즌 고교야구를 지배한 실질적인 최대어는 김서현으로 평가받았다. 스리쿼터로 투구하는 김서현은 최고 시속 156㎞의 강속구를 뿌린다. 직구 스피드는 심준석(최고 시속 157㎞)보다 조금 못 미쳤지만, 투수로서 완성도는 더 높다는 평이다. 직구 제구는 물론 최고 시속 146㎞의 스플리터와 커브, 체인지업까지 다양한 구종을 능숙하게 다뤄낸다. 덕분에 김서현은 올해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22일 기준으로 올해 17경기에 등판한 그는 52와 3분의 1이닝 3승 3패 평균자책점 1.38을 기록 중이다. 한 아마야구 관계자는 "심준석이나 김서현은 다른 선수들과 비교하면 '어나더 레벨'이다. 타고난 재능이 다르다. (잠재력이) 터졌을 때 수준 차이가 클 수 있다"고 전했다. 김서현에게 빅리그 진출의 기회가 없었던 건 아니다. 지난 7월 20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 충암고와의 경기에서 KBO리그 구단은 물론 10여 명의 MLB 스카우트를 앞에 두고 김서현은 5와 3분의 1이닝 2실점을 기록했다. 스카우트의 스피드건에 찍힌 최고 구속은 96마일(시속 154.5㎞)이었다. MLB 구단의 구애도 있었지만, 김서현은 KBO리그에 남는 길을 선택했다. 18일 봉황대기 전국 고교야구대회가 열린 서울 신월야구장에서 만난 김서현은 "한국에서 먼저 성공하고 나서 미국에 가고 싶었다. 한국에서 내 기량을 어느 정도 보여주는 게 우선이라 생각했다"고 밝혔다. 구위에 관해 묻자 질문에 그는 "중학교 2학년 때부터 구속이 시속 14㎞ 정도가 증가해 140㎞대 중반까지 늘었다. 실전에서 특별히 구속이나 제구를 의식하지는 않는다. 아직은 그저 한가운데만 보고 던지는 스타일"이라고 설명했다. 구속보다 맘에 드는 건 평균자책점이다. "올 시즌 스탯 중 평균자책점이 가장 만족스럽다. 평균자책점을 낮춘 데에는 야수들의 도움이 가장 컸다"고 말한 그는 "작년(평균자책점 1.71)보다 더 떨어뜨렸고, 경기 운영 능력이 많이 성장했다고 느꼈다. 2학년 때만 해도 경기 운영에 대한 이해가 없었다. 상황마다 투구를 어떻게 하고, 플레이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올해 많이 배웠다"고 말했다. 김서현의 팔 각도는 스리쿼터와 사이드암을 오간다. 피칭 중 릴리스포인트가 높아지기도, 낮아지기도 한다. 이유는 간단하다. '자연스럽게' 던지기 위해서다. 김서현은 "유정민 서울고 감독님의 철학이 '선수가 원하는 투구 폼, 자기 밸런스에 맞는 투구 폼을 존중하는 것'이다"며 "긴 이닝을 던질 때 팔을 조금씩 낮추는 게 내 밸런스에 맞았다"고 설명했다. 눈앞까지 다가온 프로 무대. 상대해보고 싶은 타자는 고교 선배인 '야구 천재' 강백호(23·KT 위즈)다. "강백호 형을 삼진으로 잡아낼 자신이 있다"고 한 김서현은 "남은 고교 경기에서도 후회 없는 시즌을 보내고 싶다"고 다짐했다. 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2.08.24 07: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