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결과45건
프로야구

'37년 만에 광주에서 웃었다' KIA, 호랑이굴에서 사자 잡고 'V12' 대위업 [KS]

KIA 타이거즈가 대역전승으로 통산 12번째 한국시리즈 우승 대위업을 달성했다. KIA 타이거즈는 28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은행 SOL뱅크 KBO 포스트시즌(PS) KS 5차전에서 삼성 라이온즈에 7-5로 승리했다. 이날 승리로 KIA는 통산 12번째(1983·1986·1987·1988·1989·1991·1993·1996·1997·2009·2017·2024) 한국시리즈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아울러 KIA는 1987년 이후 37년 만에 홈에서 우승의 기쁨을 맛봤다. 앞서 KIA는 9번은 잠실(1983, 1986, 1988, 1989, 1993, 1996, 1997, 2009, 2017년), 1번은 대전(1991년)에서 우승 축배를 든 바 있다. 선발투수 양현종이 2⅔이닝 5실점으로 일찌감치 무너졌지만, 김도현이 2⅓을 무실점으로 막아내면서 역전의 발판을 마련했다. 박찬호와 최형우가 2안타 씩 때려내면서 꾸준히 쫓아갔고, 상대 폭투를 틈타 동점과 역전에 성공하면서 우승했다. 반면 삼성은 선발 좌완 이승현이 3⅔이닝 2실점으로 선방한 가운데, 김태훈이 아웃 카운트 2개를 잡는 동안 1안타(1홈런) 2볼넷하며 뒤이어 나온 김윤수와(⅓이닝 2볼넷) 함께 3실점을 내줬다. 이상민(⅔이닝)도 1실점했다. 5회 동점을 내준 폭투와 6회 역전의 시작이 된 폭투가 아쉬웠다. 타선에선 르윈 디아즈가 2점 홈런 2개, 김영웅이 솔로포 1개를 때려냈지만 뒷심이 부족했다. 먼저 웃은 팀은 삼성이었다. 1회 초 선두타자 김지찬이 볼넷으로 출루한 가운데, 2사 후 디아즈가 2점 홈런을 쏘아 올렸다. 김영웅이 백투백 홈런을 쏘아 올리면서 3-0을 만들었다. 하지만 KIA도 곧바로 1점을 만회했다. 선두타자 박찬호가 내야안타, 김선빈이 몸에 맞는 볼로 출루해 무사 1, 2루를 만들었다. 이후 김도영의 땅볼로 1사 1, 3루를 만든 KIA는 나성범의 희생플라이로 1-3을 만들었다. KIA는 2회 말 이창진의 볼넷과 박찬호의 2루타로 동점 찬스를 만들었지만 후속타가 터지지 않았다. 그 사이 삼성이 다시 달아났다. 3회 초 1사 후 류지혁이 안타 출루했고, 2사 후 디아즈가 양현종을 상대로 2점 홈런을 또 쏘아 올리면서 5-1로 달아났다. 이후 김영웅이 왼쪽 담장까지 뻗어나가는 장타를 때려냈으나 좌익수 이창진의 호수비에 막히며 점수를 더 뽑아내지 못했다. KIA는 3회 말 선두타자 김도영과 나성범의 연속 안타로 무사 1, 2루를 만들었다. 소크라테스 브리토의 투수 앞 땅볼로 만들어진 1사 1, 3루에서 최형우의 우전 적시타가 터지면서 2-5까지 따라잡았다. KIA는 4회 2사 후 김선빈의 안타와 김도영의 볼넷, 나성번의 볼넷으로 만루를 만들었으나 김태훈에게 소크라테스가 내야 땅볼로 물러나면서 동점에 실패했다. KIA는 5회 대량 득점에 성공하며 동점을 만들었다. 선두타자 최형우가 우월 홈런을 쏘아 올리면서 1점을 쫓아갔다. 1사 후 김태군과 이창진이 연속 볼넷으로 출루했다. 박찬호가 유격수 앞 땅볼로 2사 1, 3루가 된 가운데 김선빈의 볼넷으로 만루가 됐다. 이후 김도영이 밀어내기 볼넷으로 1점을 만들었다. 이때 마지막 공이 폭투로 이어지면서 2루주자 박찬호가 홈까지 쇄도, KIA가 동점에 성공했다. KIA는 6회 말 폭투로 역전 찬스를 만들며 점수를 뒤집었다. 선두타자 소크라테스가 안타 후 폭투로 2루까지 진루했고, 최형우의 2루수 앞 땅볼 때 3루까지 갔다. 변우혁의 볼넷과 김태군의 유격수 왼쪽 내야안타로 득점했다. 6-5 역전에 성공했다. KIA는 7회 말 김선빈의 내야 안타와 김도영의 희생번트, 폭투로 2사 3루를 만들었다. 최형우의 자동 고의4구로 1, 3루까지 만들었지만 후속타가 터지지 않았다. 삼성은 8회 초 결정적인 찬스를 맞았다. 선두타자 류지혁의 볼넷과 김헌곤의 희생번트, 2사 후 폭투와 김영웅의 볼넷, 박병호의 몸에 맞는 볼로 만루를 만들었다. 하지만 이재현이 유격수 플라이로 물러나면서 동점에 실패했다. 이후 KIA가 박찬호의 적시타로 1점을 추가하며 쐐기를 박았다. KIA가 7-5로 승리하면서 통산 12번째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광주=윤승재 기자 2024.10.28 22:23
프로야구

5위 탈환 후 하필 '패패승패패패패패패' 천적 KIA 만난다 '카스타노 부탁해'

NC 다이노스가 5위를 탈환하자마자 천적 KIA 타이거즈와 맞붙는다. 다니엘 카스타노의 어깨에 많은 기대를 건다. 카스타노는 23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리는 KIA전에 선발 등판한다. NC는 지난 21일 수원 KT 위즈전에서 8-2로 승리, SSG 랜더스에 내준 5위 자리를 하루 만에 되찾았다. 5할 승률(45승 44패 2무)도 갓 넘겼다. 4위 두산 베어스와 1게임 차, 3위 삼성 라이온즈와 3게임 차에 불과해 얼마든지 상위권 재진입을 노려볼 수 있다. 이때 만난 상대가 1위 KIA다. NC는 올해 KIA와 상대 전적에서 1승 8패로 큰 열세를 나타낸다. 최근 6연패 중이다. NC는 9개 팀 가운데 KIA전 승률이 0.111로 가장 낮다. 반대로 KIA는 NC를 상대로 0.889로 승률이 가장 높다. NC는 KIA를 만나 고꾸라졌다. 선두 KIA에 1경기 차 뒤진 2위로 맞붙었던 시즌 첫 3연전(4월 19~21일)에서 1승 2패에 그쳐 간격이 벌어졌다. 5월 17~19일 창원에서 열린 두 번째 3연전에서도 1경기 차 2위로 만났지만, 스윕패를 당했다. 5월 말 창원 3연전에서도 역시나 모두 졌다. KIA가 올 시즌 2위 팀을 상대로 높은 승률을 올리는데 가장 크게 일조한 구단이 NC다. NC가 KIA와 9차례 맞대결서 기록한 선발진 평균차잭점은 8.10으로 가장 안 좋다. 시즌 평균자책점 4.35(3위) 보다 훨씬 높다. 에이스 카일 하트도 2경기에서 평균자책점 8.10(10이닝 11실점 9자책)으로 나빴다. 세 차례 등판한 김시훈은 평균자책점 9.49(12와 3분의 1이닝 14실점 13자책)였다. 이재학과 신민혁은 각각 4이닝 5실점, 2이닝 6실점으로 부진했다. 그나마 이용준이 1경기 평균자책점 1.80으로 잘 던졌다. 결국 선발 싸움에서 KIA에 최대한 밀리지 않아야 한다. 23일 선발 투수 카스타노는 올 시즌 18경기에서 8승 5패 평균자책점 4.02를 기록하고 있다. 최근 들어 다소 기복을 보인다. 그러나 KIA를 상대로 좋은 기억이 있다. 카스타노는 4월 19일 맞대결서 7이닝 2피안타 2볼넷 3실점(2자책)을 기록했다. 당시 카스타노는 3-3이던 8회 마운드를 넘겼고, NC는 연장 10회 말 박찬호의 희생 번트 때 실책으로 끝내기 패배를 당했다. 21개의 아웃카운트를 잡는 동안 총 5차례(몸에 맞는 공 1개 포함) 출루만 허용했다. KIA는 양현종이 선발 등판한다. 올 시즌 NC를 상대로 2경기서 승패 없이 평균자책점 2.25를 기록했다. 직전 등판이던 지난 17일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9-5로 앞선 5회 말 2사 1, 2루에서 승리 투수 요건까지 아웃카운트 하나를 남겨두고 교체된 터라 이번 등판에서 만회하고 싶은 의욕이 넘친다. 이형석 기자 2024.07.23 15:21
프로야구

8회까지 완벽했던 LG '지키는 야구'...또 최형우를 넘지 못했다 [IS 냉탕]

LG 트윈스가 치명적인 패전을 당했다. LG는 10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4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의 홈경기에서 2-5로 패했다. 선발 투수는 7과 3분의 1이닝을 실점 없이 막았고, 4번 타자는 상대 에이스로부터 홈런을 쳤다. 8회 박동원이 추가 득점을 이끄는 적시타도 쳤다. 하지만 마무리 투수가 동점을 허용했고, 연장 승부에서도 힘을 쓰지 못했다. 1위 KIA, 2위 LG 맞대결. 이날 잠실구장은 2억3750명 만원 관중 속에 펼쳐졌다. 전날(9일) 경기에서 선발 투수 케이시 켈리와 불펜진이 무너지며 4-11로 패한 LG는 이날 2차전 8회까지 '지키는 야구'의 묘미를 선사했지만, 마지막 고비를 넘기지 못했다. KIA와의 승차는 5.5경기로 벌어졌다. 선발 투수로 나선 디트릭 엔스는 KIA 에이스 양현종과의 선발 맞대결에서 우세했다. 3회까지 퍼퍽트 투구를 했고, 4회 1사 뒤 최원준에게 첫 안타를 맞은 뒤에도 견제로 주자를 없애고, 강타자 김도영은 뜬공 처리했다. 5·6회도 삼자범퇴. 마지막 위기도 잘 넘겼다. 7회 초 선두 타자 소크라테스 브리토에게 볼넷, 후속 타자 최원준에게 희생번트를 허용한 상황에서 김도영·최형우를 연달아 상대했다. 김도영에겐 우중간 정타를 허용했지만, 우익수 홍창기가 잘 추격해 아웃카운트를 잡아냈다. 그사이 주자가 3루를 밟았지만 이어 상대한 최형우를 2루 땅볼 처리했다. 엔스는 8회 마운드에도 올라 첫 타자 나성범을 범타 처리하며 7과 3분의 1이닝을 채웠다. 이후 김선빈에게 안타를 맞고 마운드를 김진성에게 넘겼다. 그가 실점 없이 이닝을 끝내며 엔스도 KBO리그 개인 한 경기 최다 이닝 투구를 무실점으로 완성했다. 타선에선 이날부터 공식 4번 타자가 된 문보경이 결정적 한 방을 날렸다. 2회 초 선두 타자로 나선 그는 양현종이 볼카운트 1볼-1스트라이크에서 구사한 포심 패스트볼(직구)를 공략해 좌중간 담장을 넘겼다. LG는 1-0으로 앞선 8회 말, 1사 1루에서 문보경이 투수 최지민의 사구에 출루했고, 이어 나선 박동원이 좌전 2루타를 치며 추가 득점을 만들었다. 깔끔한 승리가 기대됐다. 하지만 1위 KIA 저력 앞에 고비를 넘지 못했다. 2-0으로 앞선 LG는 9회 초 마무리 투수 유영찬을 투입했지만, 그가 박찬호에게 중전 2루타, 최원준에게 적시타를 맞고 추격을 허용했고, 김도영에게 내야 땅볼 유도하며 선행 주자를 잡아내 이닝 두 번째 아웃카운트를 켰지만, 이 상황에서 상대한 최형우에게 좌중간 2루타를 맞고 결국 동점을 허용했다. LG는 10회 초, 백승현을 투입했다. 그가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서건창에게 볼넷, 한준수에게 우중간 안타를 허용하며 1·3루에 놓였고, 박찬호에겐 희생플라이를 허용했다. 2-3 역전. LG는 백승현을 마운드에서 내리지 않았고, 그가 소크라테스에게 볼넷, 최원준에게 적시타를 허용하며 점수 차가 벌어졌다. 우익수 홍창기의 송구 실책까지 나오며 주지 않아도 될 점수를 내줬다. LG는 이어진 10회 말 공격에서 승부를 뒤집지 못했다. 너무 치명적인 패전이었다. 잠실=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4.07.10 22:20
프로야구

'역전 승부만 7번' KIA-LG 후반기 3연전부터 뜨거운 한판 대결

선두 KIA 타이거즈와 2위 LG 트윈스가 후반기 첫 3연전부터 뜨거운 한판 대결을 펼친다. 양 팀은 9~1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후반기 첫 3연전을 치른다. 이번 시즌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힌 KIA와 LG는 전반기 1~2위 싸움을 벌였다. 전반기 양 팀의 승차는 3.5경기였다. KIA가 48승 33패 2무를 기록했고, LG가 46승 38패 2무를 올렸다. 이범호 감독이 이끄는 KIA는 4월 9일부터 두 달 가까이 1위를 달렸다. 그런 KIA의 선두 질주에 제동을 건 유일한 팀이 LG였다. 투타 재정비를 통해 상승세를 탄 LG는 6월 초 KIA를 끌어내리고 닷새 동안 선두를 달렸다. KIA가 재차 12일 선두를 탈환했다.이번 3연전 결과에 따라 순위가 뒤바뀌진 않겠지만, KIA가 우세를 점하면 선두 독주 체제를 꾸려나갈 수 있다. 반면 LG가 우세 시리즈를 거둔다면 후반기 선두 싸움을 더욱 치열하게 만들 전망이다. 올 시즌 맞대결에선 KIA가 6승 3패로 우위다. 다만 승패를 떠나 만날 때마다 접전이 펼쳐졌다. 시즌 첫 맞대결이었던 4월 9일(KIA 7-2 승리)과 6월 18일(KIA 11-4 승리)을 제외하면 나머지 7경기는 모두 역전 승부가 펼쳐졌다. 그만큼 팽팽했다. 전반기 막판 팀 성적 부진으로 수석 코치를 바꾼 KIA는 마지막 삼성과의 3연전을 모두 역전승으로 장식, 기분 좋게 휴식기에 돌입했다. LG를 비롯해 3위 두산 베어스, 4위 삼성이 4~5경기 차 맹렬히 쫓고 있다. 마무리 투수 정해영의 부상 공백을 어떻게 메우느냐가 중요하다. LG는 KIA와 기싸움에서 더 이상 밀려선 안 된다. 정규시즌 1위 경쟁은 물론이고, 멀리 보면 가을 야구에서도 맞붙을 가능성까지 내다봐서다. 염경엽 LG 감독은 "오지환이 몸 상태를 어느 정도 회복했다. 후반기 시작 후 3연전 기간(9~11일·KIA전) 복귀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오지환은 지난 4일 독립구단 화성 코리요와 잔류군 연습 경기에 1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4타수 3안타 1볼넷을 기록했다. 염 감독은 "순위 싸움은 시작점은 후반기부터"라고 말했다.후반기 첫 3연전답게 1~3선발이 맞붙는다. KIA는 제임스 네일-캠 알드레드-양현종이 순서대로 나선다. LG는 케이시 켈리-디트릭 엔스-임찬규가 차례대로 등판 예정이다. 이형석 기자 2024.07.09 05:55
프로야구

[IS 포커스] 커버 늦고 상황 파악 미스, 부정확한 토스까지 ...이겼지만 개운하지 않은 한화

한화 이글스가 3연패를 끊었다. 하지만 승부처에 나온 미숙한 수비로 다시 덜미가 잡힐 뻔했다. 한화는 11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3 KBO리그 정규시즌 KIA 타이거즈와의 주중 3연전 1차전에서 5-4로 승리했다. 3-3 동점이었던 8회 초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김인환이 앞서가는 홈런을 쳤다. 9회 동점을 내줬지만, 10회 초 공격에서 다시 1점을 달아나며 이겼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시점에 연달아 집중력이 흔들리는 모습이 나왔다. 한화는 6회 초까지 2-0으로 앞섰다. 2회 초 공격에서 KIA 에이스 양현종을 상대로 김태연이 2루타를 뽑은 뒤 진루타와 희생플라이로 선취점을 냈다. 선발 투수 남지민은 5회까지 무실점 호투했다. 6회 초 1사 뒤에는 4번 타자 채은성이 1점 더 달아나는' 솔로 홈런을 쳤다. 한화는 베테랑 불펜 투수 정우람이 마운드에 오른 6회 말 흔들렸다. 정우람은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이창진과 류지혁에게 연속 안타를 내줬다. 정우람은 강타자 소크라테스 브리토와의 승부에서 나쁘지 않은 상황을 만들었다. 변화구(체인지업)로 스윙 타이밍을 빼앗아 1루수 앞 땅볼을 유도했다. 문제는 다음 상황. 1루수 김태연은 2루 송구로 1루 주자를 잡아냈다. 공을 잡은 한화 유격수 박정현은 2루를 밟은 뒤 3루로 향한 주자 이창진을 몰았고, 3루수 노시환에게 던져 런다운 상황을 만들었다. 하지만 이때 한화 포수 박상언이 3루 커버를 늦게 들어갔다. 2루 가까운 위치에서 3루수 노시환에게 공을 받은 박정현은 이 상황을 파악한 뒤 직접 3루로 향하는 주자를 태그하려고 했다. 하지만 따라잡지 못했고, 뒤늦게 3루에 당도한 박상언에게 토스했다. 접전 상황에서 태그가 이뤄졌지만, 3루심은 최초 세이프 판정을 내렸다. 비디오 판독 뒤에도 결과는 달라지지 않았다. 짧은 시간에 많은 문제점이 나왔다. 일단 타구나 나왔을 때 투수 정우람은 1루 커버가 늦었다. 정석은 3(1루수)-6(유격수)-1(투수) 더블플레이였지만, 정우람이 한 박자 늦게 1루로 향한 탓에 1루수 김태연의 송구를 2루에서 잡은 박정현은 3루 주자를 잡아야 한다는 생각을 한 것 같다. 노시환은 런다운에 걸린 이창진을 너무 길게 쫓아가기도 했다. 포수의 3루 커버가 바로 이뤄질 수 없었다면, 일단 박정현에게 던져 한 번 더 공을 주고받았어야 했다. 노시환이 뒤를 보지 않고 2루 부근까지 내달린 탓에 3루가 비었다. 물론 박상언이 더 빨리 3루 커브를 하는 게 정석이다. 뒤늦게 3루에 당도한 박상언을 향한 박정현의 토스도 높았다. 태그가 이뤄져야 했다면 낮게 던졌어야 했다. 박상언은 머리 높이에서 공을 받은 뒤 미트를 지면으로 끌어내려야 했다. 한화는 이어진 상황에서 바뀐 투수 한승주가 황대인에게 역전 스리런 홈런을 맞았다. 한화는 이겼다. 이어진 7회 공격에서 박정현이 수비 실수를 만회하는 2루타를 쳤고, 이원석이 적시타를 치며 동점을 만들었다. 침묵하던 김인환은 8회 2사 뒤 결승 홈런을 때려냈다. 9회 동점을 내줬지만, 10회 다시 5-4로 앞서갔다. 3연패를 끊고 시즌 2승(6패)째를 거뒀다. 하지만 상대 불펜 난조 덕분이었다. 또 뒷심과 집중력이 흔들렸다. 이 경기(11일 KIA전)도 황대인에게 3점 홈런을 맞았을 때 사실상 분위기를 넘겨줬다. 경기 후반 안타 2개로 득점을 만드는 건 어렵다. 동점을 내주고 다시 역전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탄탄한 기본기와 수비력으로 지키는 야구를 펼치는 게 바람직하다. 개운한 승리는 아니었다. 광주=안희수 기자 2023.04.12 08:23
프로야구

[김식의 엔드게임] 이강철은 왜 카이사르를 소환했나

이강철 감독이 이끄는 야구대표팀이 5일 일본 오사카에 있는 마이시마 버팔로스 스타디움에서 가볍게 훈련했다. 일본에의 첫 공식 일정이었다. 대표팀은 여기서 두 차례 평가전을 벌인 뒤 도쿄로 이동,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1라운드를 치른다. 오는 9일 호주전이 첫 경기다. 미국 애리조나 투손에서 진행된 대표팀 캠프 분위기는 밝고 부드러웠다. 이강철 감독은 소속팀 KT 위즈에서 그랬던 것처럼 선수들과 친근하게 소통했다. 그러나 결전지에 도착한 뒤로는 공기가 조금 달라졌다. 어느새 전쟁을 앞둔 장수 같아졌다.이강철 감독의 의지는 한국야구위원회(KBO) 보도자료에 담긴 출사표에서 충분히 읽을 수 있다. “그라운드의 전사가 되겠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에서 이 감독은 고대 로마 시대의 대정치가이자 장수인 율리우스 카이사르(기원전 100~44)의 명연설을 인용했다.카이사르의 저서인 『갈리아 전기』에 따르면, 그는 거대하고 야만적인 게르만족을 두려워하는 자신의 병사들에게 이렇게 역설했다. “게르만은 우리 선조가 쳐부순 바로 그 민족이다. 우리에게는 게르만족을 전멸시킬 수 있는 뛰어난 전략이 있다.”맞서 본 적 없는 거인에 대한 두려움을 떨쳐내자는 독려였다. 우리는 이미 그들을 이긴 적이 있다는 역설이었다. 2006 WBC 4강, 2008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 2009 WBC 준우승을 이뤄낸 선배들처럼 2023년 대표팀도 국민에게 명승부를 선물할 수 있다고 응원한 거다. 이강철 감독은 “우리 유니폼에는 ‘승리의 경험’이 새겨져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대표팀에는 김광현‧양현종‧김현수 등을 제외하면 한국 야구의 황금기를 경험한 선수가 거의 없다. 처음 대표팀에 뽑힌 이들도 적지 않다. 대표팀은 오는 10일 메이저리그(MLB) 스타들이 즐비한 일본을 상대한다. 젊은 한국 선수들에게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 다르빗슈 유(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같은 투수는 게르만족 같은 공포일 것이다. 2라운드에 진출한다면 만날 것으로 보이는 쿠바‧네덜란드의 전력도 한국보다 강하다는 평가를 받는다.이강철 감독이 출국에 앞서 출사표를 낸 이유는, 갈리아 전쟁을 앞둔 카이사르의 심정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상대를 만나기 전에 공포에 먼저 지는 걸 막고 싶은 것이다. 2013년과 2017년 WBC에서 한국은 1라운드 통과에도 실패했다. 이 감독은 가까운 패배의 기록을 묻어버리고, 찬란한 승리의 기억을 소환했다.큰 대회를 앞두고, 특히 전력상 언더독일 경우에는 리더의 한마디가 흐름을 바꿔놓는 경우가 많다. 2006년과 2009년 WBC를 이끌었던 김인식 감독이 짧은 말로 긴 여운을 만들 줄 알았다.김인식 감독은 2009년 대표팀 감독을 맡고 “나라가 있어야 야구도 있다”고 일갈했다. 당시 대표팀 코치진과 선수 구성이 어려웠던 상황을 통타한 거다. 당시 프로팀 감독들은 대표팀 코치로 오길 꺼렸고, 해외에서 뛰는 선수들도 저마다의 이유로 불참했다. 흩어진 이기심을 하나로 모으는 데 김인식 감독의 말처럼 강렬한 수사법은 없었다.2009년 WBC 대표팀은 예상을 깨고 또다시 3라운드(4강)에 진출했다. 이때 김인식 감독이 “위대한 도전을 해보겠다”고 말했다. 결승 진출 또는 우승을 목표로 내건 것보다 더 커 보였다. 대표팀은 결승전 연장 승부 끝에 일본에 패했으나, 그 여정은 충분히 위대했다.2009년 이후 대표팀은 수성에 실패했다. 가장 최근에는 도쿄 올림픽 노메달(4위)로 국민에게 큰 실망을 안겼다. 이제 지켜낼 성이 없다. 다시 도전하는 입장이다.이강철 감독은 최근 기자와 만나 이런 말을 했다. “한국 야구가 자꾸 위기라고 하는데, 난 동의하지 않습니다. 우리 선수들이 정말 노력하고 있어요. 잘할 겁니다.”지난 10여 년 동안 프로팀 감독은 대표팀을 맡기 꺼렸다. 전력은 예전만큼 좋지 않은데 책임과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반면 이강철 감독은 손익 계산하지 않고 “정말 영광”이라며 대표팀 지휘봉을 잡았다. 그리고 선수들과 자기 자신을 다잡기 위해 격문에 가까운 출사표를 냈다. 이강철 감독의 기대대로 2023년 WBC는 한국 야구의 새 기회일 수 있다. 잘못하면 더 큰 위기일 수도 있다. 이제 카이사르의 또 다른 명언처럼 “주사위는 던져졌다”.오사카=김식 기자 2023.03.06 07:00
프로야구

[IS 피플]올스타전 '신스틸러' 황대인...자존감 향상 효과 보여줄까

그 어느 해보다 뜨거웠던 축제 현장에서 '신스틸러'로 인정받으며 존재감을 보여줬다. KIA 타이거즈 내야수 황대인(26) 얘기다. 황대인은 지난 15~16일 열린 2022 KBO리그 올스타전에 초대받았다. 나눔(LG 트윈스·키움 히어로즈·KIA 타이거즈·NC 다이노스·한화 이글스) 올스타 1루수 부문 팬 투표와 선수단 투표에서 모두 1위에 오르며 당당히 '베스트12'로 선정됐다. 개인적으로는 처음으로 서는 올스타전 무대였다. 황대인은 15일 열린 홈런 레이스부터 주목받았다. 이대호(롯데 자이언츠), 박병호(KT 위즈), 김현수, 오지환(이상 LG 트윈스), 한유섬(SSG 랜더스) 그리고 팀 선배 나성범 등 현재 리그 대표 스타 플레이어들과 경쟁했다. 첫 주자로 나선 그는 팀 선배 최형우의 배팅볼을 받았다. 최형우는 투수가 아닌 야수다. 종종 낮은 공이 들어오며 영점이 흔들리기도 했다. 황대인은 선배를 향해 익살스러운 표정을 지어 보이며 '무언의 압박'을 가했다. 그 모습이 경기장을 찾은 관중, TV 중계로 이 모습을 시청한 야구팬에게 웃음을 안겼다. 황대인은 5번째 아웃카운트까지 1개도 담장을 넘기지 못했지만, 이내 최형우와의 호흡이 좋아지며 6번째 타구부터 4연속 홈런을 치며 장내를 열광시켰다. 홈런 레이스 최종 기록은 4홈런. 하위권에 그칠 것으로 보였지만, 이후 나선 김현수·한유섬·나성범·박병호가 모두 4개로 동률을 이루면서 황대인도 체면치레했다. 강렬한 올스타전 데뷔 무대를 가진 황대인은 이튿날 열린 본 경기에서 더 빛났다. 6번 타자·1루수로 선발 출장한 그는 2회 초 첫 타석부터 상대 투수 소형준(KT)으로부터 깔끔한 안타를 쳤고, 4회 2번째 타석에서는 데이비드 뷰캐넌(삼성 라이온즈)에게 볼넷을 얻어냈다. 이날 나눔·드림(KT·두산 베어스·삼성·SSG·롯데) 팀 투수들 모두 전력투구로 나섰기에, 황대인의 멀티 출루는 의미를 부여할 수 있었다. 나눔 올스타의 승리 발판도 황대인이 놓았다. 1-3으로 끌려가던 8회 초 무사 1루에서 상대 투수 최준용(롯데)의 시속 142㎞ 몸쪽(오른손 타자 기준) 포심 패스트볼(직구)을 공략해, 우중간 담장을 넘어가는 동점 홈런을 쳤다. 경기 막판 승부 균형이 맞춰지자, 잠실구장이 들끓었다. 나눔 올스타는 연장 10회 초 정은원(한화)이 오승환(삼성) 대신 마운드에 오른 SSG 포수 김민식을 상대로 우월 스리런 홈런을 치며 6-3으로 달아났다. 마무리 투수 고우석이 1이닝을 깔끔하게 막아내며 나눔 올스타가 승리했다. 정은원은 홈런을 치고 더그아웃에 들어온 뒤 동점으로 연장 승부를 만든 황대인과 포옹하며 기쁨을 나눴다. 황대인은 이날 나온 가장 익살스러운 퍼포먼스를 '빌드업'하기도 했다. 4회 초 타석에 앞서 팀 동료 양현종·류지혁·나성범과 도열, 3루 쪽 관중석을 향해 양손을 'ㅅ' 모양으로 반복하는 소크라테스 브리토(KIA)의 응원곡 율동을 유도했다. 황대인은 소크라테스와 콤비를 이루는 사이. 지난 2일 SSG전에서 김광현의 공에 얼굴을 맞고 골절상을 입은 뒤 현재 재활 치료 중이다. 황대인은 부상 탓에 올스타전에 참석하지 못한 소크라테스의 응원곡과 율동 소환해 KIA팬을 달랬다. 이때 드림 올스타 더그아웃에서 갑자기 김광현이 그라운드로 뛰어나왔다. 이어 1·3루 관중석을 향해 연이어 큰절했다. 소크라테스, KIA팬을 향한 사죄 인사였다. 이미 김광현이 거듭 사과하고, 소크라테스도 화답한 일화가 알려진 상황. 이날 김광현의 큰절은 황대인이 마련한 응원 퍼포먼스를 더욱 빛나게 만들었다. 황대인은 5월 31타점을 기록하며 펄펄 날았다. KIA 4번 타자까지 올라섰다. 그러나 6월 타율 0.205에 그치며 타격감이 떨어졌다. 그러나 12일 LG전에서 2루타 2개와 2타점을 기록하며 반등 발판을 만들었다. 14일에는 잠시 내줬던 4번 자리도 되찾았다. 리그 최고의 선수들과 한 무대에 설 수 있었던 올스타전을 통해 자신감을 갖는 젊은 선수들이 많다. 황대인도 '자존감 향상' 효과가 기대된다. KIA는 5위로 전반기를 마쳤다. 더 높은 곳을 바라보고 있다. 황대인이 살아나야 가능하다. 안희수 기자 2022.07.18 15:00
야구

150억, 호랑이굴에 나성 ‘범’ 들어왔다

프로야구 자유계약선수(FA) 최대어 나성범(32)이 고향 광주로 향한다.KIA 타이거즈는 ‘나성범과 계약 기간 6년, 계약금 60억원, 총연봉 60억원, 옵션 30억원 등 총 150억원에 계약했다’고 23일 밝혔다.총액 150억원은 2017년 1월 롯데 자이언츠와 계약한 이대호의 프로야구 역대 FA 최고액과 타이다. 당시 이대호가 미국 메이저리그(MLB) 복귀 신분이었다는 걸 고려하면 순수 KBO리그 경력 선수 중에선 이번 나성범 계약이 역대 최고액으로도 볼 수 있다.지난달 26일 FA 시장이 개장할 때만 하더라도 나성범의 이적 가능성은 작았다. 나성범은 NC 다이노스의 창단 멤버이자 팀의 간판이었다. 2020년 창단 첫 통합 우승을 이끈 주역이기도 했다. 여유 있는 모기업 엔씨소프트의 재정 상황도 나성범의 잔류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이었다. 하지만 적극적으로 움직인 KIA가 나성범의 마음을 샀다.최근 3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KIA는 ‘거포 외야수가 필요하다’는 진단을 내렸다. 장정석 단장이 부임하자마자 FA 개장 첫날부터 NC의 홈 창원으로 내려가 나성범을 만났다. 첫 만남에선 구체적인 계약 조건을 건네지 않고 “우리 팀에 필요한 선수”라는 공감대만 이뤘다. 이때까지도 나성범의 NC 잔류 가능성은 여전히 컸다.그러나 NC와 FA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지자 분위기가 급변했다. KIA는 빈틈을 파고들어 지난 7일 두 번째 만남에서 큰 틀에서 합의를 끌어냈다. 옵션을 비롯한 세부 사항은 이후 전화로 진행됐다.NC가 지난 14일 FA 외야수 박건우와 6년, 총액 100억원에 계약하며 나성범의 KIA행은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졌다. 하지만 나성범과 KIA는 2주 가까이 계약 여부에 대해 함구했다. KIA는 MLB에서 복귀한 에이스 양현종과의 FA 협상이 난항이었다. 자칫 나성범 계약만 먼저 발표했다가 “양현종에게 소홀했다”는 얘기가 나올 수 있었다. 구단으로선 양현종과 나성범 계약을 동시 발표하는 게 가장 좋은 시나리오였다.그런데 뜻대로 되지 않았다. 몇 차례 만남을 통해 계약 조건을 주고받았지만, 양현종 측에서 “서운하다”는 얘기가 나오면서 협상 분위기가 요동쳤다. “보장액보다 옵션이 더 크다” “옵션이 대부분 달성하기 어렵다”는 추측성 보도가 연이어 나오면서 갈등의 골만 더 깊어졌다. 최종 협상으로 여겨졌던 22일 만남도 빈손으로 끝났다. 양현종은 대리인 없이 직접 협상에 나섰지만, 결론은 “조금 더 고민할 시간을 달라”였다.KIA는 더 기다리지 않았다. 양현종과의 최종 협상이 끝난 지 17시간 만에 나성범 영입을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KIA가 외부 FA를 영입한 건 2016년 11월 최형우 이후 5년 만이다. KBO리그 통산 타율이 0.312인 나성범은 최근 두 시즌 연속 30홈런 이상을 때려낸 거포. 올 시즌 팀 홈런이 66개로 리그 최하위였던 KIA로선 타선의 업그레이드를 기대하고 있다.나성범은 “내 가치를 높게 평가해주신 KIA 타이거즈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팀과 선수단에 야구 그 이상으로 도움되는 선수가 되도록 하겠다”며 “나를 이렇게 성장시켜주시고, 사랑해주셨던 NC 구단에도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NC 팬 여러분의 마음을 잊지 않겠다”고 말했다.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ongang.co.kr 2021.12.24 07:56
야구

양현종 첫 패전 기록, 그러나 짜릿한 기억

양현종(33·텍사스)이 메이저리그(MLB) 데뷔 후 첫 패전을 기록했다. 그러나 MLB 최강 팀을 상대로 최고의 기억을 남겼다. 양현종은 20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알링턴 글로브 라이프 필드에서 열린 뉴욕 양키스와의 홈 경기에 선발 등판, 5⅓이닝 3피안타 4볼넷 2실점을 기록했다. 평균자책점은 3.38을 유지했다. 팀이 0-2로 뒤진 6회 1사 1루에서 마운드를 내려왔고, 텍사스가 그대로 져 패전투수가 됐다. 양현종은 빅리그 데뷔 후 개인 한 경기 최다 이닝과 최다 투구 수(74개)를 기록했다. MLB 신인으로는 적지 않은 나이이지만, 그는 녹록지 않은 현실에 지지 않았다. 선발 등판의 추가 기회를 얻을 만한 실력과 가능성을 입증했다. 그러나 상대가 너무 강했다. 사이영상을 2회 수상한 양키스 선발 코리 클루버는 9이닝 동안 총 101개의 공을 던지며 무피안타 무실점으로 데뷔 첫 노히트 노런을 달성했다. 볼넷 1개가 유일한 출루 허용이었다. 양현종에게 득점 지원이 있었다면, 그가 더 힘을 냈을지 모른다. 하지만 텍사스는 올 시즌에만 벌써 두 번째 노히트 노런을 당했다. 이날 양키스는 좌타자 피안타율(0.133)보다 우타자 피안타율(0.239)이 더 높은 양현종을 맞아 브렛 가드너를 제외한 8명을 모두 우타자로 배치했다. 빅리그 두 번째 선발 등판에 나선 양현종은 직구와 체인지업, 슬라이더를 섞어 '장타자'가 즐비한 양키스 타선을 5회까지 잘 묶었다. 1회와 2회, 5회 선두 타자를 볼넷과 안타 등으로 출루시켰으나, 무사 1루에서 병살타로 처리했다. 이때 양현종의 결정구는 모두 체인지업이었다. 직구에 이어 두 번째로 구사 비율이 높은 양현종의 체인지업 피안타율은 1할대에 불과하다. 양현종은 5회를 마치고 마운드를 내려오며 씩 웃었다. 선발 투수의 몫을 충분히 해냈다는 자신감이 엿보였다. 구위는 충분했지만, 제구가 문제였다. 6회 선두타자 볼넷 출루가 화근이었다. 무사 1루에서 타일러 웨이드에게 우중간을 가르는 선제 1타점 3루타를 허용했다. 이어진 무사 3루에서 DJ 르메이휴에게 1타점 희생 플라이를 내줬다. 텍사스 벤치는 양현종이 후속 타자 루크 보이트에게 볼넷을 허용하자, 투수를 브렛 마틴으로 교체했다. 경기 후 양현종은 "6회 점수와 볼넷을 내주지 않으려다 오히려 밸런스에 문제가 생겼다. 불리한 볼카운트에 몰려 장타를 맞았다"라며 "볼넷이 많았다. 보완하고 배워야 할 점"이라고 밝혔다. 양현종의 현실적인 최대 목표는 선발 로테이션 합류다. 경쟁자보다 더 뛰어난 경쟁력을 선보여야 한다. 실력이 비슷하다면 구단 입장에서는 강한 구위와 성장 가능성이 큰 유망주에게 기회를 줄 것이 분명하다. 양현종이 불펜에서 좋은 모습을 보였음에도 선발 등판 기회가 충분하지 않았던 이유다. 이로 인해 양현종은 불규칙한 등판 간격을 감수해야 했다. 지난 6일 미네소타전 선발 등판(3⅓이닝 8K 1실점) 후 8일이나 대기하다가 15일 휴스턴전에 구원 등판하기도 했다. 컨디션 관리가 어려울 수밖에 없다. 그런 가운데 양키스를 상대로 5회까지 53개의 공으로 무실점 투구를 한 건 의미가 크다. 양현종이 선발진에 진입하려면 넘어야 할 산이 더 있다. 6일 첫 선발 등판에서 그는 3회까지 탈삼진 7개를 뽑았지만, 미네소타 타선이 한 바퀴 돈 4회부터 정타를 허용하기 시작했다. 양키스전에서는 투구 수 60개가 넘어서자 볼넷과 안타로 무너졌다. 양현종은 90~100개까지 던질 수 있는 '힘'을 보여줘야 한다. 양현종은 "체력이 떨어졌다기보다 가운데로 몰리는 공이 많았다. 6회부터 밀어 넣는 투구를 했다"라며 "투수 코치가 이닝이 지날수록 강하게 던지라고 주문했다"고 밝혔다. 이날 현지 언론은 클루버의 노히트노런 소식을 크게 다루면서 양현종의 호투에도 주목했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MLB.com)는 "양현종은 견고했다. 그러나 클루버가 텍사스 타선을 올 시즌 두 번째 노히터 제물로 만들었다"고 전했다. 스타 가제트는 "양키스 타선이 경기 초반 양현종에게 매우 고전했다. 첫 5이닝 동안 3차례나 병살타로 잡혔다"고 양현종의 투구를 높게 평가했다. 크리스 우드워드 텍사스 감독은 "양현종이 정말 잘 던졌다. 정타가 거의 없었고, 약한 땅볼 유도를 많이 했다"라며 "불운하게도 상대(클루버)가 더 잘 던졌다"며 아쉬워했다. 이형석 기자 2021.05.21 05:23
야구

9일 만의 등판한 양현종 '아 야속한 수비' 4이닝 3피안타 3실점

양현종(33·텍사스)이 9일 만의 등판에서 3실점 했다. 양현종은 15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의 미닛메이드파크에서 열린 2021 미국 메이저리그 휴스턴과의 원정 경기에 팀의 세 번째 투수로 구원 등판해 4이닝 3피안타(1홈런) 3실점을 기록했다. 양현종의 평균자책점은 2.25에서 3.38로 올랐다. 텍사스가 1-5로 뒤진 3회 말 무사 만루에서 등판한 양현종은 첫 타자 마르틴 말도나도에게 밀어내기 볼넷을 허용했다. 이어 로벨 가르시아를 초구에 유격수 병살타로 유도, 그 사이 3루 주자가 홈을 밟았지만 급한 불을 껐다. 양현종은 2사 3루에서 마이클 브랜틀리를 중견수 뜬공으로 잡고 이닝을 마쳤다. 앞 투수가 남겨놓은 주자여서 양현종의 자책점은 아니었다. 대량 실점 위기에서 나름 선방했다. 양현종은 4회 세 타자를 외야 뜬공으로 처리하고 삼자범퇴로 막았다. 5회 시작과 동시에 카를로스 코레아에게 우전 안타를 맞은 양현종은 카일 터커를 좌익수 뜬공으로 처리했지만 후속 마일스 스트로에게 중전 안타를 내줬다. 이때 중견수 가르시아가 제대로 공을 잡지 못하고 뒤로 빠트려 코레아가 홈을 밟았다. 이어진 1사 2루에서 양현종은 말도나도에게 슬라이더를 통타당해 좌월 2점 홈런을 뺏겼다. 이후 네 타자 연속 범타 처리한 양현종은 6회 2사 후에 연속 볼넷을 내줬고 3루수 안디 이바녜스의 1루 송구 실책으로 만루 고비를 맞았지만, 스트로를 2루수 뜬공으로 잡고 이날 투구를 마쳤다. 양현종은 3-10으로 뒤진 7회 말 좌완 테일러 헌으로 교체됐다. 이날 총 72개의 공을 던졌다. 양현종은 이날 야수진의 아쉬운 수비 속에 마운드에서 어려움을 겪었다. 이형석 기자 2021.05.15 12:06
브랜드미디어
모아보기
이코노미스트
이데일리
마켓in
팜이데일리
행사&비즈니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