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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용의 G플레이] ‘디아블로 이모탈’, 왕십리대란 모바일서 재현할까
올해 상반기 최대 기대작으로 꼽히는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의 신작 ‘디아블로 이모탈’이 내달 드디어 출격한다. 이 작품은 액션 RPG(역할수행게임)이자 핵앤슬래시(혼자서 다수의 적과 싸우는 것이 특징) 게임으로 26년간 전 세계 게이머들에 사랑받고 있는 디아블로 시리즈의 첫 모바일 게임이다. PC 패키지는 최신작이 나올 때마다 오프라인에서는 먼저 사기 위한 긴 줄이 생기는 등 장사진이 펼쳐졌는데, 이번 디아블로 이모탈도 모바일에서 대란이 벌어질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내달 3일 디아블로 첫 모바일 게임 출격 블리자드는 오는 6월 3일 신작 ‘디아블로 이모탈’을 한국을 포함해 글로벌 시장에 정식으로 출시한다. 2018년 자체 게임전시회 ‘블리즈컨’에서 개발 계획이 최초로 공개된 이후 4년 만이다. 디아블로 이모탈(이하 이모탈)은 개발 소식이 전해진 직후부터 화제의 중심에 섰다. 1996년 PC 게임으로 첫선을 보여 지금까지도 세계적으로 큰 사랑을 받고 있는 디아블로 시리즈의 첫 모바일 게임이기 때문이다. 마이크 이바라 블리자드 사장은 “디아블로 이모탈은 처음부터 모바일용으로 기획된 최초의 블리자드 게임”이라고 말했다. 2018년 블리즈컨 당시에서는 유저들이 디아블로를 주로 PC로 즐겨왔던 터라 모바일 버전에 대한 우려가 있었다. 하지만 출시가 코앞인 지금은 전 세계적으로 3500만명이 사전 예약을 할 정도로 기대를 나타내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수차례의 테스트를 거쳐 디아블로 이모탈만의 게임성을 강화했다. 특히 디아블로 시리즈 중 첫 MMORPG(다중접속온라인역할수행게임) 장르를 채택했다. 이는 혼자서 악마들과 싸우기보다는 여럿이서 함께 전투를 벌이는 재미를 추구한다는 것이다. 조 그럽 총괄 디자이너는 최근 미디어 간담회에서 “이모탈은 본격적 MMO 게임이기 때문에 그 장점을 살리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기존 시리즈에서 찾아볼 수 없는 소셜 경험을 제공한다. 유저는 최대 8명으로 구성되는 전투부대에 합류해 협력을 통해 목표를 달성하고, 최대 150명으로 구성되는 클랜에 가입해 다양한 성과를 거둘 수 있다. 진영 기반의 PvP(이용자 간 대결) 시스템도 지원한다. 유저들은 불멸단과 그림자단 사이에서 벌어지는 영원한 전쟁인 ‘투쟁의 굴레’에서 함께 힘을 합쳐 전투에 참전하고, 서버 최상위 유저는 영원의 왕관을 획득해 불멸단의 지도자가 될 수 있다. 이후 치열한 1대 30 대결을 포함한 다양한 모드로 끊임없이 상대 진영에 맞서 싸우며 권력을 지켜내야 한다. 이모탈은 크로스 플레이 서비스도 제공한다. 모바일이 중심이면서도 PC 플레이를 지원한다. PC 버전은 오픈 베타인데, 모든 모바일 콘텐트를 PC에서도 즐길 수 있으며 진척도 공유(게임 진행 데이터 동기화) 기능도 지원한다. 유저는 모바일과 PC 플랫폼을 넘나들며 악마와의 전투를 벌일 수 있는 것이다. 디아블로 총괄 매니저인 로드 퍼거슨은 “모바일 버전의 베타 테스트 단계에서 PC 버전을 추가해달라는 의견이 많았다”며 “게임 내용은 모바일 버전과 완전히 동일하고, 모바일 버전과의 크로스 플레이도 지원한다”고 말했다. 이모탈은 부분 유료화 게임이며, 주요 콘텐트는 무료로 즐길 수 있다는 것이 블리자드 측의 설명이다. 유저는 6개 직업인 야만용사·성전사·악마사냥꾼·수도사·강령술사·마법사 중 하나를 선택, 특색 있는 8개 지역과 대도시 서부원정지를 탐험하게 된다. 시대 배경은 디아블로2와 디아블로3 사이로 완전히 새로운 얘기가 전개된다. 왕십리대란, 모바일에서 재현될까 디아블로 이모탈의 출격이 임박하면서 기대작다운 호응을 얻을지 관심사다. 디아블로 시리즈는 한국에서 특히 인기다. 최신작이 나올 때마다 한정판을 사기 위해 1박 2일 줄을 서는 진풍경이 벌어지곤 했다. 2012년 5월 ‘왕십리대란’이 대표적이다. 당시 디아블로3 한정판을 사기 위해 서울 지하철 2호선 왕십리역에 5000여 명이 몰렸다. 일부는 전날 새벽부터 텐트와 이불을 챙겨와 줄을 서기도 했다. 이모탈은 모바일 게임이다 보니 이번에는 오프라인에서 줄을 서는 모습을 볼 수 없다. 하지만 글로벌 사전예약자가 3500만명이나 되는 만큼 모바일 접속을 위해 기다리는 대기열은 오프라인 열기 못지않을 것으로 기대된다. ‘디아블로의 나라’라고 할 수 있는 한국에서의 성적표도 주목된다. 한국은 MMORPG 장르의 게임이 모바일 시장을 주도하는 곳이며 경쟁도 치열하다. ‘리니지W’ ‘리니지M’ ‘오딘: 발할라 라이징’ ‘리니지2M’ 등 매출 톱5(구글 앱마켓 기준) 중 4개가 MMORPG다. 디아블로 시리즈 중 처음으로 MMO로 개발된 이모탈이 이들과의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지 지켜보는 것도 재미있는 관전 포인트다. 전동진 블리자드코리아 대표는 미디어 간담회에서 “한국 모바일 게임 시장의 경쟁은 굉장히 치열하다”며 “디아블로 이모탈의 탄탄한 게임성과 검증된 IP(지식재산권) 파워를 기반으로 커뮤니티와 소통하며 서비스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블리자드코리아는 한국 유저를 잡기 위한 다양한 혜택도 준비했다. 앱마켓 원스토어 이용자에게는 20% 아이템 할인 쿠폰, 다운로드 보상 등 전용 혜택을 제공한다. 또 네이버에 이모탈 게임 라운지를 열고 다양한 정보 전달과 이벤트 진행 등을 이어간다. PC방 유저를 위해 프리미엄 PC방 혜택도 제공하며, 구글·애플·원스토어 등 어디에서 즐기더라도 호라드림 꾸미기 세트를 준다. 업계는 디아블로 이모탈의 성적표에 대해 신중한 입장이다. 디아블로 팬들은 PC 유저들인데, 이모탈은 주 플랫폼이 모바일이라는 점이 흥행에 발목을 잡을 것이라는 견해가 적지 않았다. 하지만 오픈 베타이지만 PC 버전이 나오기 때문에 모바일의 아쉬움을 채워줄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도 많았다. 게임업체 관계자는 “디아블로는 오랫동안 사랑받은 IP이기 때문에 이모탈 출시 초반에는 많이들 할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마니아층은 PC에 익숙한 게이머들이어서 이들이 PC 버전에 얼마나 만족하느냐와 콘텐트가 얼마나 빨리 업데이트되느냐에 따라 이모탈의 성적표가 매겨질 것”이라고 말했다. 권오용 기자 kwon.ohyong@joongang.co.kr
2022.05.31 07: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