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이형석 리플레이] '평균 152.2㎞' 강속구 투수, 실패 없는 '꿈의 마무리'를 향해
지난 6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LG 트윈스-삼성 라이온즈전. LG가 1-8로 뒤진 경기를 10-9로 역전한 9회 말, 마무리 투수 고우석이 마운드에 올랐다. 3경기 연속 등판이었다. 그는 1사 후 리그 최고 타자 중 한 명인 호세 피렐라를 3구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초구 직구(시속 150㎞)-2구 커브(129㎞)로 유리한 카운트를 선점한 뒤 3구째에도 커브(130㎞)를 던져 헛스윙을 유도했다. 1이닝을 삼자범퇴로 처리한 이날 투구 수 12개 가운데 직구가 7개, 나머지는 모두 커브(스트라이크 4개, 볼 1개)였다. 고우석이 완성형 마무리로 거듭나고 있다. 150㎞ 중후반대 빠른 직구에, 속도 차를 이용한 커브까지 완벽하게 장착하면서다. 고우석은 7일 기준으로 구원 선두(26세이브)를 질주하고 있다. 지난달 22일 단독 선두로 치고 나가더니 KIA 타이거즈 정해영(20세이브) 삼성 라이온즈 오승환(18세이브) 등 경쟁자를 크게 따돌리고 있다. 주춤하는 KIA, 삼성과 달리 선두 경쟁 중인 LG는 상승세를 타고 있다. 이 때문에 고우석의 생애 첫 구원왕 가능성은 상당히 크다. 부상 등의 돌발 변수만 발생하지 않는다면, 고우석은 2019년 기록한 개인 한 시즌 최다 35세이브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페이스라면 봉중근이 갖고 있는 LG 소속 한 시즌 최다 세이브(38개, 2013년) 경신도 도전해볼 만하다. 고우석은 올 시즌 유일하게 블론세이브를 기록하지 않은 클로저다. 시즌 두 자릿수 세이브를 올린 각 팀 마무리 투수 중 그를 제외하면 1~4개의 블론세이브를 기록하고 있다. 고우석은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블론세이브 4개-4개-7개씩 기록했다. 하지만 올 시즌은 철벽이다. 고우석은 "세이브를 많이 올리는 것도 중요하나, 개인적으로는 실패를 최소화하는 데 신경 쓰고 있다"고 말했다. 고우석은 올 시즌 총 36경기에서 1승 1패 26세이브 평균자책점 1.85를 기록하고 있다. 피안타율은 0.193로 굉장히 낮다. 고우석은 "마무리 투수는 동점은 내주더라도 결승점을 뺏겨선 안 된다. 그런 점에서 오승환 선배님이 정말 대단하다"라고 말했다. 야구통계전문업체 스포츠투아이에 따르면 지난 6일 기준으로 고우석의 직구 평균 구속은 152.2㎞다. SSG 조요한(153.3㎞) 키움 히어로즈 안우진(152.5㎞)에 이어 세 번째로 빠르다. 고우석도 "나의 최고이자, 첫 번째 무기는 단연 직구"라고 자신 있게 말한다. 직구 최고 스피드는 158㎞까지 찍었다. 올 시즌 이닝당 1개(총 34이닝 탈삼진 39개) 이상의 탈삼진을 기록하고 있다. 입단 3년 차인 2019년부터 뒷문을 지킨 고우석은 이미 최정상급 마무리 투수다. 지난달 키움전에서 개인 통산 100세이브를 달성했다. 임창용(만 23세 10개월 10일)이 갖고 있는 최연소 100세이브 기록보다 불과 하루 늦은 기록이었다. 올 시즌에는 커브도 날카롭다. 커브 피안타율(0.105)이 여러 구종 중 가장 낮다. 고우석은 입단 2년 차부터 커브를 구사했다. 2018년에도 커브 피안타율(0.188)도 낮았다. 다만 커브 평균 구속은 지금보다 약 4㎞ 느린 127.4㎞였다. 2020년 커브 평균구속이 130㎞대(132.6㎞)를 돌파했고, 지난해엔 133.2㎞까지 나왔다. 올 시즌 KBO리그 전체 투수의 커브 평균 구속은 120.0㎞이다. 반면 고우석은 131.5㎞로 훨씬 빠르다. 고우석은 "처음엔 커브를 느리게 던져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어렵더라. 내게 맞는 옷이 있기 마련인데 결과적으로 (느린 커브는) 안 되는 공이었다”며 “메이저리그 등 비슷한 구속을 가진 선수들이 어떻게 던지는지 봤다"고 했다. 그는 "요즘 타자들은 예전 커브에 잘 대응한다. 손에서 공을 놓는 걸 보면 커브라는 걸 인지한다"며 "타자가 속을 수 있는 공을 던져야 한다. 직구와 시작점이 동일한 커브를 던져야 타자를 속일 수 있다. 지금은 손에서 공이 떠나는 구간에 커브가 직구와 비슷한 길로 간다"고 설명했다. 이른바 '피치 터널'을 활용하는 것이다. 그는 "2018~2019년 내 커브는 타자에게 한 번 보여주는 구종이었다. 2020년부터 무기로 사용하며 점차 내 것으로 정립하고 있다. 직구 구속 상승과 함께 커브도 빨라졌다. 직구 제구가 좋아졌고, 커브의 완성도까지 높아져 효과를 얻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해까지 고우석과 적으로 만난 박해민(LG)은 "예전 고우석은 투 피치 위주였다. 직구를 생각하다 슬라이더가 들어오면 배트 컨트롤을 통해 대응이 가능했다"면서 "그런데 커브를 제대로 장착하자 더 혼란스러워졌다. 확실한 무기가 생긴 느낌"이라고 설명했다. 스포츠1팀
2022.07.08 14: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