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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구치와 오승환, 마이콜라스 그리고 김광현…亞 선택한 미들마켓 STL

세인트루이스는 2017년 12월 결단을 내렸다. 선발 보강을 위해 일본 요미우리에서 뛰던 마일스 마이콜라스(31)를 2년, 총액 1550만 달러(181억원)에 영입했다. 메이저리그에서 실패(통산 평균자책점 5.32)를 경험한 마이콜라스는 2014년 겨울 일본으로 무대를 옮겨 3년 동안 31승을 따냈다. 명문 요미우리 선발을 이끈 주역이었다. 그러나 세인트루이스의 투자가 통할할 거라고 예상한 전문가는 많지 않았다. 일본에서의 활약이 메이저리그 성공을 보장하지 않았다. 결과는 대박이었다. 마이콜라스는 빅리그 복귀 첫 시즌이던 지난해 무려 18승(4패)을 쓸어 담았다. 세인트루이스 선발 중 유일하게 200이닝을 소화했다. 올스타전 무대를 밟았고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투표에선 6위에 이름을 올렸다. 랜스 린(32·텍사스) 마이크 리크(32·애리조나) 등 팀을 떠난 주축 선발 투수의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고심을 거듭했고 아시아 리그에서 포착한 마이콜라스는 기대 이상의 성과를 보여줬다. 지난 2월 1년 계약이 남아 있는 상황에서 4년 연장 계약(6800만 달러·792억원)을 해 2020시즌에도 1선발이 유력하다. 남들이 높게 평가하지 않았던 아시아 리그에서 발굴한 진흙 속 진주였다. 세인트루이스는 마이콜라스 계약 이전인 2016년 1월엔 오승환(37·현 삼성)을 영입해 쏠쏠한 재미를 봤다. 당시 일본 한신에서 뛰다 빅리그 진출을 시도하던 오승환을 데려가 2년 동안 불펜의 키 플레이어로 활용했다. 첫 시즌이던 2016년 무려 76경기에 등판해 19세이브 평균자책점 1.92를 기록했다. 중간계투와 마무리가 모두 가능한 자원으로 코칭스태프의 중용을 받았다. 두 번째 시즌이던 2017년 부침을 보이긴 했지만 300만 달러(35억원)가 되지 않는 연봉을 고려했을 때 효율이 대단했다. 세인트루이스의 아시아 리그와 선수에 대한 투자는 2002년 1월 다구치 소(50·현 오릭스 코치)를 영입한 게 출발이다. 오릭스에서 뛰던 다구치는 메이저리그가 크게 주목한 선수가 아니었다. 앞서 미국 무대를 밟은 신조 츠요시, 스즈키 이치로보다 스포트라이트도 덜 받았다. 매년 두 자릿수 홈런을 때려낼 파워도 없었고 타격이 정교한 유형도 아니었다. 그러나 세인트루이스는 선뜻 3년 계약을 제시해 유니폼을 입혔다. 이후 다구치는 짐 에드먼스, J,D 드류 등 간판 외야수들의 백업으로 자리매김하며 약방의 감초 같은 역할을 해줬다. 2005년 타율 0.288, 8홈런, 53타점으로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냈고 이듬해 월드시리즈 우승에 힘을 보태기도 했다. 메이저리그 전문가인 송재우 MBC SPORTS+ 해설위원은 "전형적인 세인트루이스 스타일이다. 큰돈을 들이지 않고 전력에 보탬이 될 수 있는 아시아 쪽에 눈을 돌렸다. 세인트루이스는 자신들이 만든 적정선을 넘어가면 무리해서 오버페이하지 않는 구단이다. 이를 두고 '카디널스 웨이'라는 말까지 따로 할 정도다"며 "무리하게 FA(프리에이전트)를 잡지도 않는다. 앨버트 푸홀스(39·현 LA 에인절스)가 팀을 떠난 것도 비슷한 이유다. 무리한 레이스를 하지 않는다"고 했다. 김광현을 선택한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올해 FA 시장에선 선발 투수들의 몸값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잭 휠러(29)가 필라델피아와 5년, 총액 1억1800만 달러(1402억원)에 계약하며 스타트를 끊었다. 이후 워싱턴과의 잔여 계약을 파기(옵트아웃)하고 FA 시장에 뛰어들었던 스티븐 스트라스버그(31)가 원소속팀 워싱턴과 7년, 총액 2억4500만 달러(2910억원)에 재계약했다. 이어 지난 11일에는 게릿 콜(29·뉴욕 양키스)이 투수로는 사상 최대인 9년 계약을 따내며 총액 3억2400만 달러(3846억원)에 사인했다. 메이저리그 미들마켓인 세인트루이스가 선뜻 영입할 수 없는 투수들이었다. 하지만 김광현은 다르다. 왼손 선발이 필요한 팀 사정을 고려했을 때 '저비용 고효율'을 낼 수 있는 최상의 선택을 했다. 김광현의 계약은 2년, 총액 800만 달러(92억원). 인센티브를 추가하면 1100만 달러(128억원)까지 오르지만 구단이 부담을 느낄 수준은 아니다. 송재우 위원은 "1000만 달러(117억원)가 넘는 선수라면 (협상에) 들어오지 않았을 수 있다. 400만 달러(46억원)는 메이저리그 평균 수준의 연봉이다. 충분한 (경쟁) 레이스가 가능한 수준으로 본 거 같다"며 "그동안 아시아에서 뛰던 선수를 데려와서 성공했던 확률이 높았던 팀이라서 김광현을 데려가는 데 있어서 팬들의 거부감도 크지 않을 거다"고 했다. 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ongang.co.kr 2019.12.18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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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BC] '준우승' 선동열 감독, "올림픽까지 보완할 점 많다"

"젊은 선수들에게 좋은 경험이 됐을 거라 생각한다. 나 역시 많은 것을 배웠다." 선동열 한국 야구대표팀 감독이 대표팀 사령탑으로 첫 대회를 마친 소감을 전했다. 한국은 19일 도쿄돔에서 열린 아시아 프로야구 챔피언십 일본과 결승전에서 0-7로 패해 준우승했다. 타선은 상대 선발 투수 다구치 가즈토를 공략하지 못했고, 마운드는 4회부터 7회까지 매 이닝 점수를 내주며 승기를 빼앗겼다. 완패였다. 선동열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앞으로 도쿄 올림픽까지 잘 마치기 위해 준비를 해야 할 부분이 굉장히 많은 것 같다"고 했다. -중반 이후 매우 힘든 경기를 했다. "투수들이 카운트 싸움을 유리하게 이끌어 가야 하는데 항상 불리한 카운트에서 시작하다 보니 결과가 좋지 못했다. 상대팀 선발 투수가 완급 조절을 잘했다. 또 우리 타자들은 힘이 많이 들어가 스윙 자체가 컸다. 결과가 상당히 좋지 못했던 것 같다." -선발 투수를 4회 중간에 교체했다. 이른 타이밍인데. "첫 번째로는 투수의 제구가 마음 먹은 대로 되지 않았다. 자기 볼을 던져야 하는데 잘 안 됐기 때문에 다음 투수를 냈고, 계속 빠른 템포로 투수를 바꿨다. 그러나 결과가 썩 좋지 못했다." -일본 선발 다구치를 타선이 잘 공략하지 못했다. 어떤 인상을 받았나. "제구력이 굉장히 좋았다. 완급 조절, 특히 느린 커브나 슬라이더, 체인지업 제구가 낮게 잘 형성이 됐다. 우리 타자들이 타이밍을 잡는 데 애를 먹은 것 같다." -3경기가 다 끝났다. 젊은 선수들로 팀을 구성했는데 어떤 것을 얻었고, 어떤 숙제가 남았나. "우리 젊은 선수들이 좋은 경험을 했다고 생각한다. 좋은 교훈도 남겼다. 나 역시 감독으로서 첫 대회를 치렀지만 앞으로 도쿄 올림픽까지 잘 마치기 위해 준비를 해야 할 부분이 굉장히 많은 것 같다. 우리 선수들에게 의욕과 열정 하나만큼은 잘 했다고 칭찬해주고 싶다. 나 역시 앞으로 아시안게임과 올림픽까지 보완을 해야 할 것이다. 나 역시 많은 것을 배웠다고 생각한다." -전임 감독으로 처음 대회를 했는데 어려움을 많이 느꼈나. "우리만 와일드카드를 쓰지 않았다. 어린 선수들이 한 명이라도 더 이 구장에서 뛰게 하기 위해서였다. 결과야 우리가 일본에 졌지만 나는 우리 선수들에게 좋은 경험이 됐다고 생각한다." 도쿄=배영은 기자 2017.11.19 2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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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BC]승리 집착 버린 SUN의 선택, 어떤 영향을 미칠까

선동열(54) 감독의 선택은 훗날 젊은 투수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까. 한국은 19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2017' 초대 우승팀이 결정되는 경기에서 일본에게 0-7로 패했다. 상대 선발투수 다구치 가즈토를 공략하지 못했고 불펜진이 5회에만 3실점 하며 기선을 내줬다. 추가 득점은 실패했고 실점만 했다. 비록 패했지만 값진 경험을 얻었다. 특히 불펜투수들이 그랬다. 선동열 감독은 승리에 집착하는 불펜 운용을 하지 않았다. 선발투수 박세웅에 이어 내세운 구원투수들의 면모를 통해 알 수 있다. 경기 전 "투수 전원을 내세우겠다"던 말을 지키려는 듯 보였다. 0-1로 뒤진 4회 무사 1·3루에서 심재민을 내세웠다. 그가 볼넷 2개를 내주며 흔들리자 우완 김명신을 올렸다. 한국은 1, 2회 실점 위기를 어렵게 넘겼다. 3회 삼진 3개를 잡아내며 기세를 올린 박세웅은 변수에 흔들렸다. 추가 실점을 하면 기세를 완전히 내줄 수 있었다. 필승조의 조기 투입이 순리였다. 하지만 선 감독은 이번 대회에서 등판하지 못했던 투수들을 선택했다. 남은 공격 기회가 적지 않았고 이 상황을 넘기면 필승조 투수들이 적합한 타이밍에 나설 수 있었다. 구색도 맞다. 함덕주의 컨디션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이어지는 좌타 라인을 상대하기 위해 좌투수 심재민을 올렸고, 그가 흔들리자 구위로 삼진을 잡을 수 있는 김명신이 나섰다. 이번 대회에서 유독 많이 거론되는 명분과 실리를 모두 도모했다. 김윤동의 재신임도 비슷한 맥락이다. 그는 개막전에서 블론세이브를 기록했다. 4-3으로 앞선 9회 마운드에 올랐지만 볼넷 2개와 안타를 허용하며 만루에 몰린 뒤 마운드를 내려갔다. 함덕주가 밀어내기 볼넷을 내주며 실점을 했다. 스트라이크존에 들어간 공이 볼로 판정된 뒤 급격하게 제구가 흔들렸다. 소속팀 KIA와 대표팀 불펜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줘야 할 투수다. 선수도 만회 의지를 드러냈다. 선 감독은 기회를 줬다. 5회 김명신이 연속 안타를 맞고 흔들리자 김윤동을 올렸다. 4번 타자 야마카와 호타카를 삼진 처리하며 다른 결과를 기대하게 했다. 하지만 이후 볼넷과 연속 안타를 허용하며 추가 2실점을 했다. 점수 차가 4점으로 벌어졌다. 김윤동도 다시 고개를 떨어뜨렸다.개막전에서 끝내기 안타를 맞은 이민호와 두 번째 투수 역할을 하지 못한 구창모의 투입도 멀리 내다본 결정으로 볼 수 있다. 선발 후보에서 밀린 김대현도 6회 투입했다. 이민호는 솔로 홈런을 내줬지만 구창모는 세 타자를 깔끔하게 막아냈다. 김대현은 피안타 3개, 볼넷 2개를 허용하며 2실점했다. 선동열 감독은 와일드카드를 선발하지 않았다. 젊은 선수가 1명이라도 더 나서 한 타석, 1구를 소화할 수 있게 유도했다. 부진했던 선수에겐 만회할 기회를 줬다. 그렇다고 승부를 포기한 것도 아니다. 선 감독은 "이번 대회를 통해 다른 나라 선수들의 기량을 직접 눈으로 보고 자신의 위치를 가늠할 수 있을 것이다"고 했다. 결국 이 경험을 자산으로 만드는 건 선수의 몫이다. 특히 투수들은 선 감독이 강조한 '평소 실력'을 보여줄 수 있는 심장을 가져야 한다. 볼카운트 싸움은 불리했고 볼넷도 많았다. 메달조차 걸려 있지 않은 대회에서 흔들렸다. 이제 남은 대회는 APBC보다 비중이 훨씬 높다. 안희수 기자 Anheesoo@joins.com 2017.11.19 2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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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BC]'타선 침묵+불펜 난조' 한국, 일본전 0-7 완패

일본 마운드의 벽은 높았다. 한국은 19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2017' 일본과의 결승전에서 0-7로 대패했다. 상대 선발투수 다구치 가즈토를 공략하지 못했고 불펜진이 5회에만 3실점 하며 기선을 내줬다. 추가 득점은 실패했고 실점만 했다. 완패를 당했다. 한국은 1회말 수비에서 실점 위기를 잘 넘겼다. 선발투수 박세웅은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마츠모토 고에게 좌익 선상 2루타를 허용한 뒤 후속 곤도 겐스케에겐 볼넷을 허용하며 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4번 타자 야마카와 호타카에게 3루 땅볼을 유도해 1루 주자를 2루에서 아웃시켰다. 2사 뒤 상대한 우에바야시 세이지는 풀카운트에서 빠른공을 던져 중견수 뜬공을 유도했다. 2회도 무사 1·2루에 놓였다. 야수진의 수비가 빛났다. 8번 타자 가이 타쿠야의 번트 타구를 잡은 1루수 류지혁이 3루에 송구해 2루 주자를 잡아냈고 3루수 정현도 바로 1루 송구를 해 타자 주자까지 아웃시켰다. 두 선수 모두 주포지션은 유격수다 빠르고 강한 송구가 빛났다. 박세웅도 후속 타자 겐다 소스케를 삼진 처리하며 야수진의 호수비에 부응했다. 한국 타선은 3회까지 상대 선발 투수 다구치 가즈토를 공략하지 못했다. 직구 구속은 130km 대 후반에 불과했지만 '송곳' 같은 제구력을 선보였다. 슬라이더와 커브도 적절하게 섞어 던졌다. 안타 없이 사구로만 출루를 했다. 박세웅은 두 차례 위기를 넘긴 뒤 정상 컨디션을 찾았다. 3회 상대한 상대 1-3번 타자를 모두 삼진 처리했다. 2회 2사 뒤 4연속 삼진을 기록하며 기세를 올렸다. 하지만 변수가 나온 뒤 다시 흔들렸다. 4회말 선두타자 야마카와에게 볼넷을 내줬다. 투 스트라이크에서 던진 포크볼에 타자의 배트가 홈플레이트를 넘어섰지만 1루심이 스윙 판정을 내리지 않았다. 어차피 이 상황에선 포수 한승택이 공을 뒤로 빠뜨리며 출루를 내줄 수 밖에 없었다. 문제는 다음 상황. 우에바야시의 번트 타구를 처리한 한승택이 2루 송구를 선택했지만 세이프가 선언됐다. 송구가 다소 짧았다. 이후 박세웅은 후속 타자 도노사키에게 우중간 적시타를 허용했다. 한국 벤치는 심재민과 김명신으로 올려 추가 실점을 막았다. 하지만 2루와 3루 직선타 두 개가 나온 덕분이 행운이 있었다. 한국 불펜진은 결국 5회 무너졌다. 김명신이 연속 안타를 맞고 물러났고, 김윤동이 첫 타자 야마카와는 삼진 처리했지만 후속 우에바야시에게 볼넷을 내준 뒤 도노사키와 니시카와에게 연속 안타를 맞았다. 그나마 도노사키의 안타 때는 좌익수 김성욱의 어시스트에 힘입어 1실점으로 막아냈지만 니시카와에겐 우중간을 가르는 2타점 안타를 맞았다. 한국은 6회 마운드에 오른 김대현이 볼넷 2개와 피안타 3개를 허용하며 추가 2실점했다. 0-6, 6점 차로 뒤진 한국은 이후 추격 동력을 잃었다. 7회까지 다구치를 전혀 공략하지 못했다. 7회 마운드에 오른 이민호는 니시카와에게 솔로 홈런을 허용했다. 한국 타선은 이후에도 침묵했다. 9회 마무리투수 야마사키 야스아키에게도 삼자범퇴로 물러났다. 한국이 완패를 당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joins.com 2017.11.19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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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식의 클래식] 이승엽은 시드니에서 라면을 끓였다

야구가 2020년 도쿄 올림픽에서 12년 만에 정식 종목으로 부활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다시 올림픽에서 야구를 볼 수 있다니, 참 기쁘고 좋은 일이다.그 덕분에 올림픽에 얽힌 추억들이 떠올랐다. 프로야구 선수들은 1998년 방콕아시안게임부터 국가대표로 출전했다. 당시 LA 다저스 소속인 박찬호를 비롯해 몇몇 프로 선수들이 아마추어 선수들과 함께 국가대표로 출전했다. 그때 금메달을 따면서 다 같이 병역 대체 복무 혜택을 받았다.2000년 시드니올림픽은 처음으로 각국 프로 선수들이 참가한 올림픽이었다. 미국은 트리플 A와 더블 A 선수들이 주축을 이뤘다. 일본은 사상 최강의 대표팀이 출범했다. 마쓰자카 다이스케·마쓰나카 노부히코·나카무라 노리히로·다구치 소를 비롯해 당시 일본 프로야구의 굵직한 스타들이 전부 포진했다. 한국도 처음으로 프로 선수들이 주축이 된 '드림팀'을 꾸렸다. 그때 유일한 아마추어 선수로 참가했던 선수가 바로 정대현(롯데·당시 경희대 재학)이다.나 역시 김응룡 감독이 이끄는 올림픽 대표팀 투수코치로 참가했다. 미국이 금메달, 쿠바가 은메달, 한국이 동메달을 땄다. 그때까지만 해도 올림픽을 비롯한 아마추어 대회는 쿠바 야구의 독무대였다. 올림픽 금메달도 계속 쿠바가 가져갔다. 그러나 프로 선수들이 참가하면서 쿠바가 금메달을 놓쳤다. 한국 야구도 처음으로 올림픽 메달을 목에 걸었다. 막강한 일본을 밀어내고 수확한 동메달이라 더 값진 결과였다.기억나는 에피소드가 있다. 마지막 결과는 좋았지만 대회 기간에는 말도 많고 탈도 많았다. 예선 기간 동안 회식을 한 차례 했는데, 식사가 끝나고 일부 선수들이 카지노에 갔다가 기자들의 눈에 띄었다. 이튿날 한국에 대서특필 보도되면서 난리가 났다. "유명 선수들이 대회 기간에 경기에 집중하지 않고 도박을 했다"고 비난이 쏟아졌다. 그건 카지노에 간 선수들이 감수해야 할 부분이다. 하지만 '국민 타자' 이승엽은 그 기사에 덩달아 이름이 포함돼 무척 억울해졌다. 분명하게 말할 수 있다. 이승엽은 그때 카지노에 가지 않았다. 그 시간에 숙소에서 라면을 끓이는 모습을 내가 직접 봤다. 최근에도 이승엽과 통화를 하다 그 얘기가 나왔는데, "그때 무릎이 안 좋아서 박경완(SK 코치) 선배를 포함한 몇몇 선수와 함께 숙소에서 라면을 먹었다"고 하더라. 그런데 기사에는 이승엽도 카지노에 함께 갔다고 이름이 나온 것이다. 한국에서도 "어떻게 된 거냐"고 전화가 빗발쳤다고 한다. 그렇다고 이승엽 성격에 그 상황에서 저 혼자 "난 안 갔다"고 부인하고 나설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16년이 지난 지금에야 이렇게 얘기해 본다.그 시절에도 유독 일본전에 강한 '일본 킬러'들이 있었다. 물론 다른 선수들도 다 잘했지만 이승엽은 일본만 만나면 특히 더 잘했다. 동메달 결정전 때 0-0이던 8회 2사 2·3루서 '괴물 투수' 마쓰자카를 상대로 결승 2타점 2루타를 친 게 최고의 장면이었다. 구대성도 대단했다. 그 경기에서 공 150개를 넘게 던지면서 9이닝 1실점으로 완투했다. 투구 수가 너무 많아진다 싶어서 경기 후반 마운드에 올라갔던 기억이 난다. 그런데 구대성이 "내가 끝까지 책임지고 싶다"고 했다. 그때까지 구대성과 마쓰자카 둘 다 무실점으로 자존심 대결을 펼치고 있어서 더 그랬던 것 같다. 정신력이 엄청났다. 어쩔 수 없이 투수를 바꾸지 못하고 내려왔는데, 진짜 구대성이 끝까지 막아 줬다. 지금 돌이켜 보면 추억이 많았던 올림픽이다. 2004 아테네올림픽 때는 한국이 삿포로 예선에서 대만에 패해 아쉽게도 본무대에 나가지 못했다. 하지만 2008 베이징올림픽에서 전승으로 어마어마한 금메달을 땄다. 그때도 이승엽이 준결승과 결승에서 홈런을 치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한국 에이스 류현진도 대단한 활약을 했다. 올림픽에서 단체 구기 종목 금메달을 딴 것 자체가 정말 큰 성과다. 그 금메달이 야구 열기에 불을 지피는 계기가 됐다. 그리고 열기가 채 식기도 전에 2009년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준우승이 이어지면서 야구의 부흥기가 시작됐다고 본다.그런 의미에서 야구의 올림픽 재진입은 충분히 반길 만한 일이다. 2020년 올림픽은 야구 인기가 높은 일본에서 열린다. 그 점이 올림픽 야구의 부활에 크게 작용했다고 생각한다. 자국에서 열리는 올림픽인 만큼 일본이 많이 노력했을 것이다. 도쿄올림픽 이후에도 야구가 계속 올림픽에 남으려면 메이저리그 사무국의 협조가 꼭 필요하다.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 치르는 경기가 올림픽 아닌가.올림픽은 전 세계인의 축제다. 메이저리거들이 이 무대에 나온다면 야구 붐을 일으키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야구라는 종목 자체의 위상을 세계적으로 높이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WBC도 메이저리거들이 출전해 권위를 인정받지 않았나. 메이저리그 사무국이나 선수 노조에서도 충분히 검토해 볼 만하다. 물론 대회 시기상의 문제가 있지만 야구가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계속 유지되기 위해 꼭 필요하다.한국과 일본도 메이저리거들이 모두 참가하는 최고의 대표팀을 꾸릴 수 있으면 좋겠다. 지금 KBO 리그는 승부 조작 등과 같은 악재로 혼란스럽다. 그래도 젊은 선수들이 이 위기를 잘 넘기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해 본다. 올림픽에서 다시 좋은 활약을 펼치는 한국 야구 대표팀을 보고 싶다.김인식 KBO 규칙위원장정리=배영은 기자 2016.08.1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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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시리즈, CS 최고 창과 방패의 대결

보스턴의 영광 재현이냐, 콜로라도의 사상 첫 입맞춤이냐.  2007 월드리시즈(WS)가 25일 오전 9시(이하 한국시간) 보스턴의 홈구장 펜웨이 파크에서 개막되는 가운데 우승 트로피의 향방에 팬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아메리칸리그 챔프 보스턴은 2004년 이후 3년 만에 정상 도전에 나서고, 파죽의 7연승으로 내셔널리그 왕좌에 오른 콜로라도는 1993년 창단 후 첫 우승을 노리고 있다. 현지 도박사들은 2대1의 보스턴 우세를 점치고 있지만 두 팀 모두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탄탄한 전력을 과시하고 있어 결과 예측은 금물이다. 2007 WS의 관전포인트를 뽑아봤다. ▲CS 최고 창과 방패의 대결기선제압을 위해 1차전 승리는 필요조건. 시작부터 &#39투타 빅뱅&#39이 펼쳐진다. 보스턴의 1차전 선발은 20승 투수 조시 베켓. 페넌트레이스에서 20승7패(평균자책점 3.27)로 에이스 노릇을 톡톡히 해낸 베켓은 클리블랜드와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ALCS) 1·5차전을 승리로 이끌며 MVP에 선정됐다. 디비전시리즈 포함해 이번 PS 성적은 3경기 3승 무패(1.17). 2003년 플로리다 시절 WS 우승 경험을 살려 큰 경기에 강한 면모를 유감없이 자랑 중이다.반면 콜로라도에는 &#39요술방망이&#39 매트 할러데이가 있다. 정규시즌에서 타율 3할4푼에 36홈런 137타점으로 타선을 이끈 4년차 할러데이는 PS에 들어서도 돌풍의 구심점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첫 출전한 PS 7경기에서 4홈런 7타점을 뽑아낸 그에게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NLCS) MVP는 다소 부족한 느낌이다. ▲와일드카드 징크스시즌 막판 콜로라도가 기적의 팀으로 부상한 것은 올 메이저리그의 최대 뉴스. 정규시즌을 포함해 최근 22경기에서 21승(1패)의 놀라운 승률을 자랑하고 있는 콜로라도는 1995년 디비전시리즈가 생긴 이래 와일드카드 팀으론 처음으로 무패 행진을 벌이며 WS까지 진출했다. 2002년 LA 에인절스를 시작으로 지난해까지 와일드카드 팀이 6년 연속 WS에 진출했고, 2004년 보스턴까지 우승을 차지했다. 2005년 휴스턴과 2006년 디트로이트는 준우승. 콜로라도는 우승 징크스가 재현되길 기대하는 반면 보스턴은 우승징크스가 자기 대에서 끊기길 바라는 상황이다.  ▲일본인 출신 선수 맞대결 한국 팬들로서는 부러운 부분이다. 마쓰자카 다이스케(27·보스턴)와 마쓰이 가즈오(32·콜로라도)가 우승 반지를 놓고 투타 맞대결을 펼친다. 둘은 올 시즌은 물론 2004년 마쓰이가 메이저리그 진출하기 전까지 같은 팀(세이부)에서 뛰었기 때문에 맞상대한 적은 없다. &#391억 달러 피처&#39 마쓰자카는 PS에서 불안한 피칭을 보였지만 ALCS 7차전에서 첫 승을 거두면서 자신감을 회복했다. 마쓰이는 PS 타율 3할1푼(1홈런·8타점)의 쏠쏠한 타격감을 뽐내고 있다. 어디가 우승을 하든 일본은 이구치 다다히토(화이트삭스·2005)-다구치 소(세인트루이스·2006)에 이어 3년 연속 WS 우승 반지의 주인공을 배출하게 된다. 보스턴의 좌완 불펜 오카지마 히데키(32·보스턴)도 데뷔 첫해 우승 반지를 노린다. 정회훈 기자 2007.10.24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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