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이대호 떠난 롯데, 박종윤 “2012년, 마지막 기회”
새해의 의미는 사람마다 다르다. 롯데 1루수 박종윤(30)은 2012년에 대해 "마지막 기회죠"라고 했다. 롯데는 지난해 시즌 뒤 간판 타자 이대호를 프리에이전트(FA)로 일본프로야구 오릭스로 떠나보냈다. 강타선의 롯데지만 지난 6년 동안 최고 타자로 활약했던 이대호의 공백을 메우는 건 쉽지 않다. 이승엽이 일본에 진출한 2004년 삼성은 최고 타자 양준혁에게 1루수 미트를 맡겼다. 2010년 일본 지바 롯데로 떠난 김태균의 후임을 맡은 한화 1루수는 전 해 23홈런을 친 김태완과 통산 타율 3할대의 장성호였다. 그러나 이대호의 후임은 프로 11년 동안 1군에선 307경기만 뛴 박종윤이다. 양승호 롯데 감독은 비어있는 1루에 박종윤에게 우선 기회를 준다는 생각이다. 박종윤은 이대호와 2001년 롯데 입단 동기다. 이대호처럼 입단 당시엔 투수였다. 그러나 첫 시즌을 마친 뒤 야수로 전업했다. "야구 선수처럼 공을 던지지 못한다"는 게 이유였다. 야수로도 고전의 연속이었다. 2007년까지 박종윤의 2군 한 시즌 최고 타율은 0.240이었다. 그래도 박종윤은 묵묵히 자기 일을 했다. 수비 하나 만큼은 롯데 2군 내야수를 통틀어 최고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갈고 닦았다. 마침내 2009년 1군 47경기에 뛸 수 있었고, 2010년엔 110경기에서 322타석에 나서며 주전급으로 뛰었다. 이대호가 3루수로 자리를 옮긴 덕이었다. 시즌 후반 슬럼프를 겪었지만 홈런 8개를 때려내며 장타력도 인정받았다. 그러나 2011년 이대호는 다시 1루로 돌아왔다. 박종윤은 111경기에 출전했지만 경기당 한 타석 정도만 나오는 대타·대수비 요원(162타석)에 만족해야 했다. 타율은 2010년 0.257에서 0.282로 높아졌지만 190㎝의 장신답지 않게 2홈런·장타율 0.369에 그쳤다. 박종윤은 "지난해에는 2010년과는 달리 타석 하나가 아쉬웠다. 그래서 출루에만 신경쓸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박종윤은 극단적인 어퍼 스윙을 하는 타자다. 낮은 공엔 강하지만 높은 코스 공략에 애를 먹는다. 2011년 스윙 궤적을 바꾸는 시도를 했지만 장점인 장타력이 사라졌다. 박종윤은 "그래도 참는 법은 배웠다"고 말했다. 2010년의 경험에 대해 박종윤은 "시즌 때는 몰랐다. 시즌이 지나고나니 야구가 조금은 늘었다는 느낌이 왔다"고 했다. 그 느낌은 오래가지 못했다. 이대호같은 강타자가 있는 팀의 백업 1루수라면 어쩌면 당연하다. 두 번째로 찾아온 주전 기회는 그래서 절박하다. 박종윤은 비활동기간인 12월에도 매주 5회 야구장을 찾았다. 풀시즌을 치를 체력과 지난해 떨어진 파워를 늘리기 위해 웨이트 트레이닝에 집중했다. 지난해 시즌 중 체중은 86㎏ 정도. 올해는 92㎏가 목표다. 그는 "(이)대호는 일본에서 오래 뛸 겁니다. 만일 2년 뒤에 돌아온다면 (1루수가 아닌) 지명타자로 뛰어야 할 겁니다"라며 웃었다. 최민규 기자 didofido@joongang.co.kr
2012.01.05 09: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