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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길준의 IT프리뷰] 갤S23의 '눈'은 달 너머 은하수로…별의 흔적까지 선명하게

지난 2020년 1억 화소의 벽을 깨며 등장한 '갤럭시S20' 울트라는 스마트폰으로 달을 찍는 시대를 열었다. 달토끼를 훔쳐보는 황홀한 경험도 잠시, 3년 만에 역대급 카메라와 소프트웨어로 무장한 '갤럭시S23'(이하 갤S23) 시리즈는 거리조차 가늠할 수 없는 은하수까지 담았다. 억지로 손을 뻗지 않아도 별로 수놓은 밤하늘을 간직할 수 있다.2일 삼성전자가 공개한 플래그십 신제품 갤S23 시리즈의 '엑스퍼트 로' 앱은 평소 어렵게 느껴져 손이 잘 가지 않았지만 이번에 새로운 능력을 뽐냈다. DSLR이 익숙한 전문가는 물론, 특별한 사진을 남기고 싶은 이용자들에게 매력적이다.처음으로 선보이는 '천체 촬영'은 사진 앱 상단 은하수 아이콘을 누르면 진입할 수 있다. 천체 가이드도 표시할 수 있다.울트라는 물론 일반·플러스 모델에서도 이용할 수 있다. 줌을 가깝게 당기는 게 아니라 순간적으로 똑같은 사진을 여러 장 찍은 뒤 합쳐 세밀하게 별빛만 골라내 하나의 선명한 사진을 완성하는 방식이다. 빛을 오래 노출하는 효과다.촬영 시간은 최대 10분까지 선택할 수 있다. 여행이나 캠핑하러 갔을 때 어두운 곳에 삼각대만 설치하면 천체 사진을 찍을 수 있다. 미국 LA에서 찍은 사진을 봤더니 눈으로 보기 힘든 성운·성단·은하까지 잡았다. 겨울철 별자리인 오리온자리가 선명하게 나타났다.천체 촬영은 갤S23 시리즈만 지원한다. 전작인 '갤럭시S22' 시리즈에서 베타서비스를 진행하기도 했었지만 확대 적용 계획은 아직 없다.편집도 간편하게 할 수 있다. 삼성전자가 어도비와 손잡고 제공하는 '라이트룸'을 실행해 색감을 바꾸자 차가웠던 사진 분위기가 아늑해졌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하이퍼랩스'로 별의 이동 흔적도 포착할 수 있다.하이퍼랩스는 지나가는 사람이나 자동차의 움직임과 같은 장면을 실제보다 빠르게 움직이는 역동적인 영상으로 찍는 기능이다. 쥐불놀이하는 사람을 찍으면 불빛의 잔상이 남아 밝은 원으로 남는다.하이퍼랩스는 프레임 속도 300배 옵션을 추가했다. 장시간 거치해서 찍는 특성을 반영했다.하이퍼랩스는 굉장히 빨리 돌리는 영상의 개념이다. 별의 궤적은 원하는 만큼 찍을 수 있지만, 1시간 정도 촬영하면 약 12초 길이의 결과물이 나온다.사진작가들이 예술사진을 연출할 때 쓰는 '다중 노출'도 인상적이다. 여러 장의 사진을 서로 겹치는 방식이다.예를 들어 특정 패턴의 문양을 찍은 뒤 사람의 얼굴과 합성하면 자연스럽게 문신을 한 듯한 효과를 낼 수 있다. 필름카메라나 DSLR을 쓰는 전문가들에게 익숙한 경험인데 스마트폰에 녹였다. 이 밖에도 갤S23 울트라는 시리즈 처음으로 2억 화소 이미지센서를 달았다.사진 촬영의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어댑티브 픽셀'이 강점이다. 어두운 환경에서는 더 많은 빛을 받을 수 있도록 2억개의 픽셀을 16개씩 묶어 1200만 화소로 전환한다. 밝은 환경에서는 2억 화소를 그대로 사용해 고해상도의 결과물을 얻을 수 있다.손 떨림 보정(OIS) 각도는 2배 높였다. 손의 흔들림을 안정화하고 움직임 속에서도 피사체 본연의 모습을 깨끗하게 담을 수 있다.8K 동영상은 더욱 커진 픽셀 사이즈와 초당 30프레임의 촬영을 지원해 선명하면서도 부드러운 촬영이 가능하다.또 진화한 광각 앵글은 보다 넓은 각도의 영화 같은 8K 영상 촬영을 돕는다.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3.02.03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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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길준의 IT프리뷰] 갤Z플립4, 바뀐 게 없는 줄 알았는데…

MZ세대의 취향을 제대로 저격하며 폴더블폰 대중화 시기를 앞당긴 삼성전자 '갤럭시Z 플립'의 후속작이 드디어 베일을 벗었다. 예상했던 것처럼 디자인에 큰 변화는 없었지만, 똑똑해진 두뇌와 높아진 활용도가 구매 욕구를 자극한다. 지난 14일 경기도 고양시의 한 삼성디지털프라자에서 '갤럭시Z 플립4'(이하 갤Z플립4)를 살펴봤다. 가장 인상적인 것은 눈에 띄게 얇아진 힌지(접히는 부분) 주름이다. 화면을 끈 상태에서 빛을 비춰봤는데, 여러 번 시도해야 굴곡을 볼 수 있을 정도다. 아예 없애지 못한 것은 아쉽지만 콘텐츠 시청에 큰 무리는 없다. 제품을 접었을 때 여전히 측면에는 틈이 생긴다. 힌지에 보호막이 있어 이물질이 유입될 우려는 없다. 갤Z플립4 출시 전 가장 많은 기대를 모았던 커버 디스플레이는 1.9형으로 그대로다. 당초 2.1인치로 커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었다. 펼쳤을 때의 화면도 6.7형으로 동일하다. 무게는 183g에서 187g으로 조금 더 무거워졌지만 느낄 수 있는 정도는 아니다. 각이 진 디자인으로 그립감이 더 좋아졌다. 화면 주름이 개선되면서 힌지 부분 디자인이 간결해진 것을 제외하고 외형적인 부분은 전작과 똑같다. 대신 속(소프트웨어·하드웨어)이 강해졌다. 커버 스크린에는 더 많은 기능을 추가하며 편의성을 끌어올렸다. 폰을 펼치지 않아도 곧바로 실행할 수 있는 위젯이 늘었다. 와이파이·블루투스 연결·밝기 조절을 할 수 있다. 문자 메시지 답장 기능도 업그레이드해 커버 스크린에서 이모지나 간편 문구 등으로 즉시 답장할 수 있다. 홀로 영상을 찍는 숏폼(짧은 동영상) 크리에이터를 위한 기능도 강화했다. 갤Z플립4의 '플렉스 모드'는 원하는 각도로 제품을 고정해 혼자서도 셀피를 찍을 수 있다. '퀵 샷' 기능은 폰이 닫힌 상태에서 고화질 후면 카메라로 빠른 셀피 촬영을 돕는다. 커버 스크린으로 자신의 모습을 확인하면서 버튼을 누르지 않고 손바닥을 내밀어 촬영할 수 있다. 올 초 출시한 플래그십 '갤럭시S22' 시리즈처럼 최신 4나노 공정의 AP(중앙처리장치)를 탑재했다. 미국 퀄컴의 '스냅드래곤 8+ 1세대'는 뛰어난 응답성과 우수한 화질, 풍부한 색상 표현을 뒷받침한다. 기존 대비 최대 10% 빠른 연산 속도와 30% 향상된 전력 효율성을 자랑한다. 배터리 용량은 3300mAh에서 3700mAh 커졌으며 30분 만에 0%에서 50%까지 충전할 수 있다. 종합하면 갤Z플립4는 과감한 변신을 시도하기보다 이미 호응을 얻은 투톤 컬러 디자인을 유지하되 색상 조합을 75종으로 확 키워 개성을 강조했다. 콘텐츠 생산 활동을 자주 한다면 AP와 배터리를 업그레이드한 신제품이 적합하다. 다만 폴더블·개인 맞춤형 경험에 만족한다면 이통사의 단말기 지원금을 살펴본 뒤 전작인 '갤럭시Z 플립3'를 선택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2.08.16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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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길준의 IT프리뷰] 알뜰폰 셀프개통 10분 만에 통신비 절반으로

이제 대리점을 방문하지 않아도 직접 휴대전화 서비스를 개통할 수 있는 시대다. 다 쓰지도 못하는 고용량 데이터 요금제 가입이나 할인을 위한 제휴카드 발급 권유를 더는 받지 않아도 된다. 합리적인 가격에 음료수처럼 편하게 상품을 고를 수 있는 알뜰폰 덕분이다. 기자는 2년 약정이 끝난 지난달 29일 통신비 절감을 위해 알뜰폰 셀프개통을 직접 해봤다. 기존에 쓰던 요금제는 SK텔레콤의 'T플랜 안심4G'다. 월 5만 원에 기본 제공 데이터는 4GB로, 모두 소진하면 1Mbps의 속도 제한이 걸린다. 새로 가입한 요금제는 KT엠모바일의 '모두다 맘껏 11GB+(지니뮤직 프리)'다. 월 3만5900원에 기본 11GB, 매일 2GB의 데이터를 보장한다. 소진 후 속도 제한은 최대 3Mbps다. 여기에 지니뮤직 이용권 결제에 쓸 수 있는 8000포인트를 매달 준다. 알뜰폰 셀프개통을 위한 준비물은 유심칩(가입자 식별 모듈)과 신분증, 온라인 인증서다. 유심칩은 근처 세븐일레븐 편의점에서 8800원을 주고 샀다. 온라인 인증서는 네이버 앱에서 다운로드했다. 본인 계좌로 1원을 입금받고 비밀번호 대신 입금자명을 입력하면 발급이 끝난다. 신용카드처럼 생긴 플라스틱 몸체에서 엄지손톱 크기의 유심칩을 조심히 떼어냈다. 설명서에는 바늘보다 두꺼운 칩 제거용 핀이 동봉돼있다. 쓰던 스마트폰 그대로 옮기는 것이기 때문에 번호이동을 해야 한다. 이 경우 일요일과 설·추석 등은 개통이 불가하며, 오전 10시~저녁 7시 사이에 해야 한다. 먼저 스마트폰으로 유심칩 내 QR코드를 찍거나 주소를 넣어 개통 홈페이지에 들어간다. 그리고 가입·서비스 유형을 지정한 뒤 변경을 희망하는 요금제를 선택한다. 네이버 인증서를 미리 준비했다면 본인확인이 훨씬 수월하다. 개인정보 입력과 휴대전화 문자 인증을 거쳐 지문만 인식하면 된다. 다음으로 구매한 유심칩에 적힌 19자리 번호로 유효성 체크를 한다. 이어 가입 신청을 위해 신분증 정보를 써넣는다. 마지막으로 부재중 전화 알림 등 원하는 부가서비스를 추가하고, 요금 납부를 위한 정보(계좌이체·신용카드)를 기재하면 된다. 유심칩은 모든 절차가 끝난 뒤 교체해 스마트폰을 껐다 켜면 적용된다. 공식 유튜브 채널에 올라온 짤막한 영상만 보고도 10분 만에 셀프개통을 할 수 있었다. 데이터 이용량과 소진 후 제한 속도, 콘텐트를 더 저렴한 가격에 업그레이드했다. 다만 멤버십 혜택을 십분 활용한다면 이동통신 3사 서비스를 유지하는 편이 낫다. 기존 서비스가 해지되는 과정에서 통신이 끊겨 완료 여부를 제대로 알 수 없었는데, 이 부분에 대한 개선도 필요해 보인다. 정길준 기자 jeong.kiljhun@joongang.co.kr 2022.05.10 07:00
생활/문화

[정길준의 IT프리뷰] 셋톱박스 바꿨더니 스크린골프장이 안방에…KT '기가지니A'

흔히 셋톱박스는 이동통신사 TV 상품에 가입하면 따라오는 부속품 정도로 여겨진다. 음성명령으로 방송 프로그램을 검색하거나 커다란 스피커로 음악을 듣는 게 전부다. KT가 국내 최초로 구글 안드로이드 TV OS(운영체제)를 탑재한 '기가지니A'를 출시했을 때도 별다른 감흥이 없었다. 하지만 직접 전원을 켜봤더니 10년 전 구매한 구형 모니터가 스크린골프장으로 탈바꿈하는 마법이 펼쳐졌다. 28일 2년째 사용 중인 인공지능(AI) 스피커 '기가지니2'의 전원·인터넷·HDMI 케이블을 뽑아 기가지니A에 꽂았다. 기존 올레tv 고객은 별도 설정 없이 이용할 수 있다. 기가지니A의 강점은 TV 앱 전용 메뉴인 '지니앱스'에서 곧바로 확인할 수 있었다. 일반 셋톱박스는 각 이통사가 제휴를 맺은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만 지원한다. 그런데 기가지니A는 스마트폰처럼 앱만 다운로드하면 넷플릭스·디즈니 플러스·애플 TV 플러스 등 다양한 OTT를 시청할 수 있다. 이뿐 아니라 보조 디바이스를 구매하면 닌텐도의 피트니스 콘솔처럼 골프와 홈트레이닝 등을 실내에서 즐길 수 있다. 먼저 골프 앱 '파이골프'를 실행한 뒤 일반 남성 팔 길이의 고무 재질 클럽을 손에 쥐었다. 그리고 일회용 커피 캡슐 크기의 9축 센서를 클럽 그립에 끼웠다. 센서의 버튼을 2초가량 누르니 블루투스로 셋톱박스와 연결됐다. 파이골프는 트레이닝부터 온라인 게임까지 여러 모드를 제공한다. 전 세계 80가지 맵에서 실제와 같은 골프 경험을 보장한다. 클럽을 좌우로 돌리면 공이 날아가는 방향을 조절할 수 있다. 그 뒤 클럽을 45도 각도로 세우고 바닥에 고정하면 공을 쳐도 좋다는 메시지가 뜬다. 클럽을 수직·수평으로 세우거나 끝이 바닥에 닿지 않으면 준비가 되지 않은 것으로 판단한다. 클럽을 힘차게 휘두르자 안에서 추가 움직이며 '딸각' 소리가 났고, 화면 속 공이 하늘로 치솟았다. 이후 비거리·헤드 스피드·어택 앵글 등 수치가 떴다. 다음으로 카메라 센서를 TV 위에 꽂고 홈트레이닝 앱을 선택했다. 화면 안에 표시된 영역에 몸을 맞추니 팔과 다리가 접히는 부분을 인식해 관절 인형을 만들었다. 이를 바탕으로 분할된 화면의 강사와 자세가 일치할 때마다 성공 횟수를 하나씩 늘려나갔다. 기가지니A 체험 결과, 블루투스 골프 앱은 약간의 지연이 있지만 크게 신경 쓸 정도는 아니다. 기본적인 자세를 갖추도록 유도하기 때문에 골프가 취미인 고객에게는 감각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세밀한 컨트롤을 요구하는 퍼팅은 초보자에게 어려웠다. 또 홈트레이닝은 동작을 분석하는 과정에서 가끔 어긋날 때가 있었지만, 자신의 몸을 보며 따라 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운동이 된다. 5분도 채 되지 않아 이마에 땀이 맺혔다. 개방형 OS를 적용한 기가지니A의 확장성은 무궁무진하다. 모바일 경험을 TV에서도 하고 싶거나, 다이어트가 절실하지만, 야외활동이 부담스러운 집콕족에 추천한다. 기가지니A는 올레tv 3년 약정 기준 월 3300원에 이용할 수 있다. 정길준 기자 jeong.kiljhun@joongang.co.kr 2022.03.29 07:00
생활/문화

[정길준의 IT프리뷰] 갤S22 울트라, 너무 반갑지만 살짝 아쉬운 S펜

삼성전자가 플래그십 신제품 '갤럭시S22'(이하 갤S22) 시리즈로 임인년 5G 스마트폰 포문을 열었다. 단연 눈에 띄는 모델은 노태문 삼성전자 MX(모바일 경험)사업부장이 애정을 쏟은 '궁극의 울트라'다. 지난 11일 경기도 고양시의 한 삼성 디지털프라자에 진열된 울트라 모델을 살펴봤다. 갤S22 울트라의 최대 강점은 '갤럭시 노트'(이하 갤노트)의 S펜 경험이다. 시리즈 최초로 전용 슬롯을 넣었다. 제품 좌측 하단에 존재하며 '딸각' 소리가 날 때까지 S펜을 넣으면 안전하게 수납할 수 있다. 빼는 과정에서도 스프링에 과하게 힘이 실리지 않아 튕겨 나올 염려가 없다. 이번 S펜은 성능을 대폭 향상했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기존 대비 반응 속도를 약 70% 줄여 가장 빠르고 정확하게 의도대로 필기가 가능하다. 손글씨로 적은 80개 이상의 언어를 인식한다. 곧장 S펜을 꺼내 낙서를 해봤는데, 앱 구동 환경의 문제인지 손바닥과 S펜이 닿은 탓인지 필기를 화면이 곧바로 인식하지 못했다. 열심히 무언가를 적고 있을 때 아무런 변화가 없다가 S펜을 화면에서 떼고 나서야 글자가 나타났다. 이후 몇 차례 시도를 하고 나니 정상적으로 화면이 S펜을 따라왔다. 미세한 손 떨림까지 인식했는데, 갤노트10과 비교하면 큰 속도 차이는 느끼지 못했다. 갤S22 울트라는 각진 일반·플러스 모델과 비교해 디자인이 완전히 다르다. '갤럭시S9'의 엣지 모델만큼은 아니지만 타원형으로 설계됐다. 다행히 측면이 의도하지 않은 터치를 인식할 정도로 예민하지는 않았다. 'LG 벨벳'을 연상케 하는 물방울 카메라도 인상적이다. 갤노트20 울트라와 비교하면 디스플레이 크기가 6.9형에서 6.8형으로 작아졌다. 해상도는 동일하게 가져가면서 손에 쥐기 더 편해졌다. 다만 무게는 20g가량 더 늘었다. 갤S22 울트라의 또 다른 매력은 카메라다. 저조도 환경에서도 선명한 결과물을 도출한다. 전작의 일반·플러스 모델은 1.8㎛에 불과했던 빛을 받는 이미지 픽셀의 크기가 2.4㎛로 커진 덕이다. 후면 카메라는 저반사 나노 코팅 기술을 적용해 야간 촬영 시 어둠 속 빛 번짐·반사 걱정이 없다. 해외 IT 매체 폰아레나는 애플 '아이폰13' 프로맥스와 비교해 야간 사진 품질이 동등하거나 더 낫다고 평가했다. 종합해보면 갤S22 울트라의 S펜은 노트 팬들의 아쉬움을 달래 줄 것으로 보이지만, 필기 경험에서는 기존 제품과 큰 차이가 없어 보인다. 메모 작성용이 아닌 창작이 목적이라면 태블릿을 구매하는 쪽이 더 적합하다. 카메라 성능이 대폭 강화된 만큼 1인 크리에이터에게는 합리적인 선택이다. 정길준 기자 jeong.kiljhun@joongang.co.kr 2022.02.15 07:00
생활/문화

[정길준의 IT프리뷰] "기자도 반했다" 대신 받아써주는 네이버 '클로바노트'

평소 인터뷰가 잡힌 날에는 손톱이 길지 않은지 먼저 확인을 한다. 쉴 새 없이 키보드를 두드려야 하는데, 오타가 생길 확률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이런 노력에도 정신없이 옮겨 적은 문서에는 가끔 알아보기 힘든 단어나 외국어가 섞여 들어가곤 한다. 지난 15일 네이버 인공지능(AI) 음성기록 서비스 '클로바노트'를 다운로드해 일주일간 사용해봤다. 사람을 완벽히 대체할 수 없을 것이라는 의심도 잠시, 지금까지의 고생이 원망스러울 정도로 기대 이상의 성능을 자랑했다. 클로바노트는 딥러닝 기술을 활용해 음성을 문자로 변환(STT)하는 서비스다. 현재 무료로 이용할 수 있으며, 녹음 파일 업로드는 한 번에 최대 3시간(180분), 한 달에 최대 600분까지 가능하다. 앱으로 한 녹음은 무제한으로 바꿀 수 있다. 올해 8월부터 한국어 외 영어와 일본어 등 다국어 인식도 지원하고 있다. 수업 내용 기록과 회의록 작성 등에 쓰이며 작년 11월 서비스 출시 후 1년 만에 100만 가입자를 돌파했다. 최근까지 사용해본 결과, 기사 작성을 위해 통화한 내용을 옮길 때 활용도가 높았다. 사용법은 간단하다. 앱을 실행하면 첫 화면에 지금까지 변환한 파일 목록이 뜬다. 하단 중앙의 '+' 버튼을 누르면 '음성 녹음' '파일 업로드'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여기서 파일 업로드 메뉴에 진입해 '통화 음성' '일반 음성' 중 하나를 고르면 된다. 10분 길이의 통화 음성을 업로드·변환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1분도 채 되지 않았다. '참석자1' '참석자2'처럼 목소리를 구별해 메신저를 사용한 것처럼 대화 내용을 정렬한다. 특정 대화를 누르면 해당 음성이 나오는 구간으로 이동해 다시 한번 들어볼 수 있다. 북마크를 남겨 나중에 쉽게 조회할 수 있다. 변환이 잘못됐거나 추가 내용을 입력하기 위해 각 대화를 직접 수정할 수 있는데, AI가 변환한 내용에서 오타는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오류가 아예 없는 것은 아니지만, 눈에 띄는 정도는 아니다. 한 참석자가 오래 이야기를 이어가는 도중에 다른 참석자가 '그렇죠' '맞습니다' 등 추임새를 넣으면 걸러내지 못한다. 낮은 음성으로 '음'과 같은 표현을 하면 '고마워요'라고 잘못 변환하기도 했다. 앱 메인화면의 프로필 버튼을 누르면 간단한 자기소개와 잔여 사용 시간 등을 볼 수 있다. 베타 서비스 중 녹음은 무제한 변환할 수 있지만, 사용 시간을 모두 소진하면 파일 업로드는 제한된다. 배경 소음이 적고 3명 이하의 대화에서 더욱 정확하게 기록할 수 있다는 게 네이버의 설명이다. 향후에는 코멘트 작성·업무 관리·공동 편집·그룹 관리 등 다양한 편집 기능을 추가할 계획이다. 정길준 기자 jeong.kiljhun@joongang.co.kr 2021.11.23 07:00
생활/문화

[정길준의 IT프리뷰] "넷플릭스 3800원에 본다" 구독 서비스 파티 앱 '벗츠'

"'오징어 게임' 보셨어요?" "요즘은 '마이 네임'이 핫하던데…" 최근 국산 오리지널 콘텐트가 전 세계적으로 흥행한다는 반가운 소식이 전해지지만, 드라마나 영화를 즐겨보지 않는 사람들은 난처한 상황에 빠지곤 한다. 지인들과의 대화에 끼고 싶어도 내용을 몰라 공감은 못 하겠고, 막상 보려고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에 가입하려니 진득하게 챙겨볼 자신이 없다. 오래전 자리 잡은 넷플릭스에 더해 애플·디즈니까지 전용 서비스를 내놓으니 무엇을 선택해야 할지 감도 잡히지 않는다. 지난 5일 영상·음악·게임·도서 등 넘쳐나는 구독 서비스를 합리적으로 만나볼 수 있는 앱 '벗츠'를 다운로드했다. 커피 한 잔도 되지 않는 가격에 프리미엄 OTT 서비스를 이용하는 색다른 경험을 제공한다. 벗츠는 동시접속이 가능한 구독 서비스 계정을 공유할 수 있도록 중개하는 서비스다. 넷플릭스를 예로 들면, 동시에 4명까지 볼 수 있는 '프리미엄'(월 1만4500원) 상품에 각자 3000~4000원을 지불해 보는 방식이다. 동시접속 인원이 각각 1명, 2명에 불과한 베이식(월 9500원)·스탠다드(월 1만2000원)보다 저렴한 가격에 서비스를 이용하고, UHD 고화질로 영상을 시청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OTT(넷플릭스·유튜브 프리미엄·웨이브·티빙 등)는 물론 음악(스포티파이·애플뮤직 등), 도서(밀리의서재·리디북스 등), 게임(스팀·PS4/PS5·엑스박스 등)까지 다양한 구독 서비스의 이용자를 모집할 수 있다. 각 모임은 '파티'라고 부른다. 네이버·카카오 계정과 연동할 수 있으며, 이름·닉네임·이메일 주소 등 간단한 개인정보를 입력한 뒤에 휴대전화 인증을 거치면 가입이 완료된다. 파티마다 참여 인원·서비스 이용일·비용이 다르며, 10%의 수수료를 내야 한다. 파티 모집을 자주 하거나 누적 가입일이 길어져 신용등급(가입 시 9등급)이 올라가면 수수료는 낮아진다. 파티장은 수수료를 내지 않는다. 39일간 3510원에 넷플릭스를 볼 수 있는 5인 파티에 가입했다. 수수료 351원을 더해 총 3861원을 계좌로 이체했다. 신용카드 결제도 가능하다. 이체는 파티장이 아닌 벗츠 대표자 명의 계좌로 했다. 10분이 채 되지 않아 넷플릭스 아이디·비밀번호와 함께 파티 참여가 완료됐다는 카카오톡 메시지가 왔다. 모바일 넷플릭스 앱과 KT IPTV로 접속해 원하는 콘텐트를 시청했다. 각 파티에는 규칙이 있는데 대체로 동일하다. 넷플릭스의 경우, 1인 1프로필을 이용해야 하며, 여러 대의 기기를 동시에 사용하면 안 된다. 가격을 더 낮추기 위해 동시접속 4인 계정에 5인까지 모집하는 파티도 있는데, 이용자가 몰리면 접속이 힘들 수 있다. 화질 저하나 성인 인증 등에 문제가 발생하면 판매자(파티장)에 문의해야 한다. 24시간 안에 조치가 되지 않으면 환불이 진행된다. 구매자의 일방적 요구라면 환불이 불가할 수 있다. 이에 처음으로 서비스를 이용한다면 1~2개월 단기 파티에 가입하는 것을 추천한다. 벗츠는 이용자가 계약을 체결한 서비스의 내용이 재화 등의 품질 또는 기술적 사양의 변경 등의 사유로 바뀌면서 손해를 보면 배상한다고 약관에 명시했다. 사업의 포기·전환, 업체 통합 등에 따라 서비스를 중단해도 책임을 진다. 다만 파티장이 개인 거래를 유도해 부당한 이득을 취하면 보상 및 책임을 지지 않는다. OTT 업체 관계자는 "법적으로 구독 중개 서비스를 막을 수 없지만 권장하지 않는다. 다회선 정책은 가족·지인과 안전하게 공유하도록 마련한 것"이라며 "중고 거래 플랫폼에 올라오는 개별 건은 특히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길준 기자 jeong.kiljhun@joongang.co.kr 2021.11.09 07:00
생활/문화

[정길준의 IT프리뷰] 완벽한 전략가의 폰 '갤Z폴드3', 미완성 UDC는 '아쉬움'

삼성전자가 하반기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Z 폴드3'(이하 갤Z폴드3)의 사전 판매에 돌입했다. 최근 신제품을 직접 살펴봤는데, 폴더블(화면이 접히는) 스마트폰이 대세가 될 날이 머지않았다는 것을 직감했다. 갤Z폴드3는 전략가에게 특화한 제품이다. 여러 개의 앱을 동시에 실행하는 '멀티 액티브 윈도우'와 노트 시리즈의 S펜이 만나 업무 효율을 극대화한다. 먼저 외형을 보면 전작과 마찬가지로 펼치기 전에는 힌지(접히는 부분)에서 시작해 바깥으로 갈수록 얇아지는 구조다. 이 때문에 약간의 틈이 생긴다. 후면에는 1200만 화소 트리플 카메라가 있고, 전원·볼륨 버튼은 오른쪽 측면으로 몰았다. 6.2형의 넓은 커버 디스플레이에서도 대부분의 기능을 이용할 수 있다. 여기서 유튜브를 보다가 화면을 펼치면 이어서 재생된다. 메인 디스플레이를 살펴봤다. 삼성전자 제품에 처음으로 적용한 UDC(언더 디스플레이 카메라)에 기대를 걸었는데, 미완성의 느낌이 강하다. 카메라를 화면 아래로 숨겼지만, 해당 영역에 원형으로 자글자글한 픽셀이 보인다. 대화면으로 영상을 시청할 때 주변 색상과 어우러지지만, 괴리감은 어쩔 수 없다. 힌지도 아직 그대로다. 전작과 비슷한 폭의 굴곡이 보인다. 하지만 폴더블폰이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아가는 단계라 대다수 이용자에게 익숙해진 상황이다. 갤Z폴드3는 대화면의 강점을 충분히 살렸다. 최대 3개의 앱을 동시에 실행해도 버벅거림이 없다. 좌측 대화면에서 웹서핑하면서 우측 분할 화면에서는 유튜브 영상 시청과 메시지 전송을 동시에 할 수 있다. 우측 '태스크바'에서 원하는 앱을 길게 눌러 특정 영역에 옮기는 방식으로 추가할 수 있다. 멀티 액티브 윈도우뿐만 아니라 즐겨 찾는 앱을 태스크바에 지정해 원할 때마다 간편하게 불러올 수 있다. S펜의 인식률도 뛰어나다. 손바닥 일부가 닿은 상황에서도 부드럽게 필기할 수 있다. S펜은 '프로'와 '폴드 에디션' 두 가지로 나뉜다. 둘 다 메모를 할 수 있지만, 프로만 원격 실행 등 추가적인 리모컨 기능을 뒷받침한다. 크기도 다르다. 갤Z폴드3는 패블릿(폰과 태블릿의 합성어) 경험을 보장한다. 평상시에는 커버 디스플레이로 간단한 업무를 보다가, 휴식을 취하며 고화질 영상을 볼 때는 화면을 펼치면 된다. 가격도 전작보다 부담이 덜하다. 256GB 모델이 199만8700원으로, 폴드 시리즈 최초로 200만원 아래로 책정됐다. 향후 신제품이 나오고 물량이 쏟아지면 출고가가 하향 조정될 가능성도 충분히 존재한다. 색상은 256GB 모델은 팬텀 블랙, 팬텀 실버, 팬텀 그린 3종, 512GB 모델은 팬텀 블랙, 팬텀 실버 2종이다. 젊은 세대보다는 직장인에 어울린다. 정길준 기자 jeong.kiljhun@joongang.co.kr 2021.08.17 07:00
생활/문화

[정길준의 IT프리뷰] "한 손에 착! 내 맘에 쏙!" 갤Z플립3, 투톤 컬러의 유혹

삼성전자가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를 타깃으로 한 젊은 감성의 폴더블(화면이 접히는) 스마트폰 '갤럭시Z 플립3'(이하 갤Z플립3)를 지난 11일 공개했다. 정식 출시에 앞서 지난 13 삼성디지털프라자 일산 본점에서 먼저 체험해봤는데, 4배 커진 디스플레이와 어우러진 투톤 컬러 디자인이 매력적이다. 갤Z플립3는 크림·그린·라벤더·팬텀 블랙 4가지 색상으로 먼저 나왔다. 팬텀 블랙을 제외하고 모두 유광 재질이다. 그레이·핑크·화이트 색상은 삼성전자 홈페이지에서 독점으로 판매할 계획이다. 신제품의 커버 디스플레이는 전면의 약 3분의 1을 차지한다. 덕분에 8줄의 알림이나 메시지를 쉽게 확인할 수 있다. 폰을 접은 상태에서 삼성페이도 쓸 수 있다. 시연폰 커버 디스플레이에는 간단한 애니메이션 배경화면이 설정돼 있었다. 단말기 색상에 맞는 테마로 수시로 변경할 수 있다. 폰을 아기자기하게 꾸미는 것을 좋아하는 이용자에게 적합하다. 화면을 접은 상태에서 전원 버튼을 두 번 누르면 커버 디스플레이로 자신의 모습을 보면서 셀피를 찍을 수 있다. 화면을 좌우로 넘기면 모드를, 위아래로 넘기면 줌을 선택할 수 있다. 볼륨 버튼을 누르면 사진이 찍힌다. 하나의 엄지손가락으로 한 번에 화면을 펼치는 것은 불가능하다. 예전 폴더폰의 손맛과는 크게 다르다. 원하는 각도로 화면을 펼쳐 고정하는 '플렉스 모드'가 적용된 탓에 뻑뻑한 느낌이다. 90도로 화면을 펼친 상태에서 책상 위에 놓고 사진을 찍으면 두 손이 자유롭다. 화면 우측 상단의 작은 버튼을 누르면 '듀얼 프리뷰'가 실행되는데, 사진 찍히는 사람이 커버 디스플레이에서 자신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화면을 완전히 펼쳤다. 아쉽게도 힌지(접히는 부분) 자국은 그대로다. 전체 화면으로 영상을 보면 크게 신경 쓰이는 수준은 아니다. 상·하단에 위치한 스테레오 스피커는 '돌비 애트모스'를 지원해 풍부한 음질을 자랑한다. 갤Z플립3는 1초당 최대 120개의 화면을 보여주는 120Hz 가변 주사율 디스플레이를 탑재했다. 확실히 웹서핑할 때 화면이 부드럽게 넘어가 눈에 부담이 되지 않는다. 갤Z플립3는 '링 그립'이나 '스트랩 케이스'를 씌워 나만의 개성을 표현할 수 있다. 젤리 타입 케이스로 색상에 변화를 주고, 스트랩으로 디자인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갤Z플립3는 256GB 내장 메모리 모델로만 오는 27일 출시되며, 가격은 125만4000원이다. 정길준 기자 jeong.kiljhun@joongang.co.kr 2021.08.17 07:00
생활/문화

[정길준의 IT프리뷰] 처음 보는데 "형님!"…목소리로 노는 MZ세대 놀이터 카카오 '음'

올해 초 온라인을 뜨겁게 달군 음성 기반 SNS(사회관계망서비스) '클럽하우스'의 토종 버전인 카카오 '음'이 지난 8일 공개됐다. 단순히 글이나 이미지를 음성으로 대체한 수준을 벗어나 빠르고 효율적인 방식을 추구하는 젊은 세대의 소통을 직접 경험할 수 있다. 이 앱은 구글이나 애플 앱마켓에서 무료로 다운로드할 수 있다. 지난 18일 오후 1시 10분경 접속한 카카오 '음'에는 약 25개의 방이 열려 있었다. 각 방의 제목 아래에는 참여하고 있는 사람들의 수와 프로필이 나타난다. 실제 스피커를 켜서 대화하는 사람의 프로필 옆에는 푸른색 점이 찍힌다. 적게는 1~2명, 많게는 20명까지 한 방에서 소통하고 있었다. 한국어를 연습하거나 조용히 노래만 듣는 독특한 공간도 존재했다. 일상적인 대화를 나누는 것이 목적인 방은 따로 주제를 정하지 않았다. 직접 방을 만들어봤다. 메인화면 하단 중앙의 '+' 버튼을 누르면 방을 생성할 수 있다. 친구만 초대하거나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공간 중 하나를 선택하면 된다. 제목과 토픽을 설정하면 더 직관적으로 방을 소개하는 것이 가능하다. 토픽은 일상·음식·교육·취미 등 26개 가운데 최대 2개를 고를 수 있다. 방 개설 약 10분 뒤에 첫 손님이 왔다. 군 제대 후 복학을 준비 중인 대학생과 5분가량 서로의 근황을 묻고 다음을 기약했다. 그는 "채팅 기능이 없어 더 소통하게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40명이 넘는 팔로워를 보유한 한 두 이용자가 입장했다. 성대모사와 노래가 장기인 그들은 들어오자마자 방장을 '형님'으로 부르더니 랩을 가미한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일종의 콘셉트다. 절정에 다다르자 호응을 유도했고, 부족한 노래 실력으로 후렴구를 보탰다. 짧은 공연이 끝나고 응원의 인사를 나눈 뒤 또 헤어졌다. 사람이 많지 않은 방은 이렇게 눈 깜빡할 사이에 이야기가 오가고 곧바로 새로운 만남이 이어진다. 인맥을 쌓으려면 진득하게 자리 잡고 대화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깬 신세대의 소통 방식이 어색하지만 색다르다. 방에 처음으로 들어가면 기본적으로 청취자의 입장이다. 방장에게 요청해 스피커를 활성화하면 함께 대화할 수 있다. 반대로 방장이 청취자에게 대화 참여를 제안할 수도 있다. 현재 말하고 있는 이용자의 프로필은 깜빡거린다. 음성 품질은 네트워크 속도에 맞게 변경할 수 있다. 마치 통화하는 것처럼 끊김 없이 이야기를 주고받을 수 있다. 부담 없이 편하게 대화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지만, 인증 시스템의 부재는 아쉽다. 익명 서비스의 특성상 매너 없는 이용자가 심심치 않게 등장하기 때문이다. 신고 기능이 있지만, 매번 대응하는 것이 번거롭다. 500명의 팔로워를 보유한 한 이용자는 "갑자기 들어와 괴성을 지르는 이용자도 있다. 아직 서비스 초기라 사례가 많지 않지만, 조만간 이를 걸러내는 작업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길준 기자 jeong.kiljhun@joongang.co.kr 2021.06.22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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