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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①] 김재경 "'악마판사' 속 진주, 실제 나와 비슷했다"
이젠 가수가 아닌 '배우 김재경(32)'이다. 지난 22일 종영된 tvN 주말극 '악마판사'를 통해 연기 변신을 시도했고 그 노력을 인정받았다. 어떻게든 파헤쳐서 신을 소화하려고 했던 노력이 통했다. 김재경이 아닌 정의감 넘치는 시범재판부 우배석 판사 오진주로 거듭났다. 선배 지성과의 연기에도 김재경이 보일 만큼 그간의 많은 노력이 직접적으로 와닿았던 작품이었다. 김재경은 "중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해내려고 노력했다. 감독님, 작가님이 도와줘 고민의 시간이 더욱 값진 의미가 있었던 것 같다"라고 인사했다. -종영 소감은. "우선 무사히 촬영을 마칠 수 있어 너무 감사했다. 어떻게 하면 이 작품을 통해 좀 더 좋은 배우로, 좋은 연기를 보여드릴 수 있을지 정말 고민을 많이 했던 시간이었다. 멋진 배우분들, 스태프분들 덕분에 그 고민을 재밌게 풀어갈 수 있었다." -본인의 연기를 어떻게 봤나. "사실 내 연기에 인색한 편인 것 같다. 모니터를 할 때 잘하는 건 안 보이고 아쉬운 부분이 훨씬 더 많이 보인다. 스스로 점수를 매긴다면 안 좋은 점수를 매길 것 같다." -이 작품에 끌렸던 이유는. "처음에 대본을 읽었을 때 '이게 말이 돼?' 이런 생각을 먼저 했지만 이전에도 디스토피아 세계관에 대한 이야기를 읽어봤던 기억이 나서 이런 세계관이 있다고 인지하고 읽으니 나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게 재밌었다. 픽션이기 때문에 무엇을 해도 이상하지 않아가 되니 너무 재밌고, '이 상황에서 요한은 어떻게 판단하고 진주는 어떻게 행동할까' 이렇게 상상력을 자극하는 게 너무 좋았다. 실제 판사님이 쓴 대본이라서 그런지 디스토피아 세계관 안에서의 법정물이지만 마냥 허구처럼 느껴지지 않아 그게 더 매력적이었다." -판사 출신 문유석 작가와 함께 작업을 해본 소감은. "판사라고 하면 굉장히 많은 공부를 하고 공부를 잘해야만 할 수 있는 직업이지 않나. 글만 봤을 때 하루빨리 작가님을 만나서 대화를 해보고 싶다는 호기심이 강했다. 그렇게 작가님을 만났는데 너무 사랑스러우시더라. 사랑스럽고 다채로운 매력을 지닌 사람이라 또 깜짝 놀랐다." -판사 역할을 연기하기 위해 준비한 점이 있다면. "일단 지금까지 살면서 판사를 한 번도 만나본 적 없는데 판사를 연기해야 했다. 오디션부터 상상 속 판사를 연기하는 게 한계가 있겠다 싶어 주변을 수소문했다. 어렵게 판사 두 분을 만나 인터뷰했다. 덕분에 오디션을 심도 깊게 진행할 수 있었다." -극 중 진주에겐 야망보다 신념과 정의가 중요했다. 어떤 점에 공감했나. "진주가 야망이 있다기보다 일을 정말 잘 해내고 싶고,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고 싶은 마음이 컸던 것 같다고 생각했다. 김재경이란 사람도 약간 비슷하다. 야망보다는 진짜 내가 작은 무언가를 하더라도 시청자분들에게 감동과 재미를 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런 연기가 하나하나 모여서 더 깊은 감동을 전하고 싶은 게 꿈이다." -진주의 캐릭터성이 가장 짙게 보인 장면을 꼽는다면. "진주가 재판 판례를 공부하던 중 가온이에게 '나도 알아. 외모로 꼽힌 거. 그러니까 더 열심히 해야지' 그런 말을 하는데, 진주가 얼마나 솔직하고 이 일을 사랑하는지를 엿볼 수 있는 장면이라 애착이 많이 갔다. 또 선아의 제안을 받고 돕다가 잘못된 선택을 했다는 걸 알고 시범재판부에 가서 사죄하고 돕도록 허락해달라고 말하는 장면이 있다. 본인의 잘못을 인정하고 바른 길로 가기 위해 노력하는 진주의 모습이 멋있게 느껴졌다." -실제 진주 같은 입장에 놓였다면 어떤 선택을 했을까. "진주처럼 뭐라도 도움이 되고 싶어서 아등바등할 것 같다. 요한과 가온이 열심히 무언가를 할 때 진주가 소외감을 느꼈는데 진주가 아닌 김재경이라면 적극적으로 요한에게 나도 껴달라고 어필하지 않았을까 생각했다." 〉〉인터뷰②에 이어 황소영 기자 hwang.soyoung@joongang.co.kr 사진=나무엑터스
2021.08.31 16: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