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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와이스vs소녀시대, 누가 더 강했나?…5년차로 비교한 전성기
가온차트가 연초 발표한 지난해 음반 판매량에서 트와이스의 미니 7집 ‘Feel special’이 41만 3459장을 기록했습니다.비록 370여만장이나 판매한 방탄소년단(BTS)의 Map of the soul-Persona)을 비롯해 보이그룹 강세에 밀려 전체 순위에선 10위에 그쳤지만, 걸그룹 중에선 단연 1위의 기록입니다.또 트와이스가 2015년 데뷔 후 내놓은 음반 중에서는 최다 판매량이었으며, 역대 걸그룹 중에서도 1위 기록입니다. 이전 기록은 2011년 소녀시대가 내놓은 정규 3집 ‘The boys’로 38만 5348장을 판매했습니다. 소녀시대와 트와이스가 최다 판매량을 기록한 ‘The Boys’와 ‘Feel special’이 나온 2011년과 2019년은 모두 데뷔 5년 차가 되는 해입니다. 가요계에선 걸그룹이 정점을 찍는 시기로 4~5년 차로 봅니다. 평균 10대 후반이라는 데뷔 나이를 참작했을 때 이시기는 20대 초중반에 해당합니다. 인지도를 어느 정도 쌓았고 가창력이나 팀워크가 무르익은 단계이며, 특정 멤버에 쏠렸던 대중적 시선이 다양하게 분산되는 한편 멤버별 캐릭터 구축도 완성되고 팬덤 역시 왕성한 시기입니다. 소녀시대와 트와이스는 여러모로 비교되는 걸그룹입니다. 김진우 가온차트 수석연구위원은 “‘1인자’라는 이미지, 9인조, 칼군무, 성공적인 일본 진출 및 해외시장 공략, 메이저 기획사 소속 등 유사한 코스와 결과물을 만들었다”고 평가했습니다. 차이점도 있습니다. 소녀시대는 데뷔 후 윤아가 일일 연속극에 출연하고, 태연이 라디오 DJ를 맡는 등 멤버별 개별활동도 활발했던 반면 트와이스는 철저하게 팀 활동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점입니다. 또 트와이스는 일본인 미나, 사나, 모모(이상 일본)와 쯔위(대만) 등 외국인 멤버를 절반에 가까운 4명이나 포진하는 실험을 두기도 했습니다. 반면 소녀시대는 교포 출신인 티파니 등이 포함되긴 했지만 사실상 한국인으로 구성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그렇다면 2세대와 3세대 걸그룹을 대표하는 두 그룹의 5년 차 파워는 어느 쪽이 더 강했을까요. 두 그룹의 활동 기간이 7~8년가량의 차이가 있기 때문에 단순 비교가 어려운 측면도 있습니다. 마치 축구에서 펠레와 마라도나 중 누가 더 뛰어난 선수인지를 논하는 것과 비슷하기도 합니다. 다만 주관적 평가가 아니라 두 그룹이 정점에 섰을 때 남겼던 5년 차의 각종 기록을 통해 비교해 봤습니다. 또 전문가들의 견해도 들어봤습니다. 판매량은 트와이스, 순위는 소녀시대 ①음반 판매량=음반 판매량은 가수의 영향력을 환산하는 가장 기초적인 지표 중 하나입니다. 현재 K팝의 1인자인 방탄소년단 역시 최근 2016년부터 4년간 1위를 고수하고 있다는 데서도 알 수 있죠. (가온차트 발표 국내 판매량 기준)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소녀시대는 2011년 ‘The Boys’가 38만5348장, 트와이스는 2019년 ‘Feel special’이 41만 3459장으로 각각 최고 기록을 세웠습니다. 판매량을 따져보면 트와이스가 2만8000장가량 앞선 기록입니다. 다만 순위는 차이가 있습니다. 소녀시대는 2011년 당시 ‘The Boys’로 차트 전체 1위를 기록했습니다. 보이그룹 팬덤이 막강한 한국 음악 시장에서 걸그룹이 음반 판매량으로 1위를 한 것은 이때가 유일합니다. 참고로 당시 2위는 슈퍼주니어로 정규 5집 ‘Mr. Simple’로 34만 3348장을 판매했습니다. 2019년 트와이스는 역대 걸그룹 단일 음반 판매량에선 신기록을 세웠지만 2019년 음반 전체 순위에서는 10위에 그쳤습니다. 소녀시대가 40만장이 안 되는 판매량으로도 1위를 했던 2011년과 비교했을 때 음반 시장의 훨씬 확대됐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트와이스는 2019년에 ‘Feel special’ 외에도 ‘FANCY YOU’가 39만 4405장이 판매되는 등 100만장이 넘는 판매고를 올렸다는 점에선 고무적인 기록을 세운 게 분명합니다. 日, 정규음반은 무승부, 싱글음반은 트와이스②일본활동=두 그룹은 한국 데뷔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일본으로 건너가 큰 성공을 거뒀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5년차에 접어든 두 그룹은 한국보다 일본에서 더 많은 음반을 냈습니다. 성적표도 좋았습니다. 2011년 소녀시대는 정규 1집 ‘GIRLS’ GENERATION’과 싱글 3집 ‘MR. TAXIㆍRun Devil Run’을 냈는데, 이중 ‘GIRLS’ GENERATION’은 일본 오리콘차트 주간 1위뿐 아니라 연간 순위에서도 5위에 오르는 등 큰 주목을 받았습니다. 이 무렵 일본 가코 공주가 고교 축제에서 소녀시대의 노래에 맞춰 안무를 했다는 기사가 월간지에 실려 화제가 되기도 했죠. 트와이스는 지난해 ‘&TWICE(정규 2집)’, ‘HAPPY NATION (싱글 4집)’, ‘BREAKTHROUGH (싱글 5집)’, ‘#TWICE(베스트 2집)’ 등 4개의 음반을 냈는데, 이중 ‘#TWICE’는 오리콘 주간 1위, 연간 6위, ‘&TWICE’는 주간 1위, 연간 23위에 오르는 등 좋은 성적을 냈습니다. 정규 음반이 아닌 싱글 음반에서는 트와이스의 ‘HAPPY NATION(오리콘차트 주간 2위ㆍ연간 17위)’이 소녀시대의 ‘MR.TAXIㆍRun Devil Run(오리콘차트 주간 2위ㆍ연간 46위)’보다 성적이 좋았습니다. 또 한국에서 낸 트와이스의 싱글음반 ‘Fancy you’가 오리콘 차트 1위에 오르기도 하는 등 위력을 보였습니다. CF는 소녀시대가 다소 앞서 ③CF 활동=연예인의 가치를 평가하는 또 다른 척도는 CF 활동입니다. 각 기업은 제품의 매출과 기업 이미지 등을 위해 인기 연예인을 CF에 적극적으로 기용하죠. 실제로 과거 소녀시대를 치킨 CF에 섭외해 당시로선 ‘파격적’이라는 평을 들었던 굽네치킨의 경우 판매량이 급증하면서 업계 6위에서 3위까지 치솟아 오르기도 했습니다. 소녀시대는 데뷔 5년 차이던 2011년에 한국에선 9편, 일본에서는 3편의 CF 모델로 기용됐습니다. 트와이스는 한국에서 5편, 일본에서는 2편의 CF 모델로 나섰습니다. 유튜브 조회수는 트와이스 ④유튜브 조회수=최근 인기의 척도 중 하나로 받아들여지는 유튜브 조회수에서는 트와이스가 단연 앞섭니다. 트와이스의 ‘Fancy you’는 2억 5546만회, ‘Feel special’은 1억 6719만 6700회를 각각 기록했습니다. 소녀시대의 ‘The boys’는 2억 2193만회를 기록했습니다.다만 두 가지 감안할 점이 있습니다. 첫째, 소녀시대가 한창 활동하던 2000년대 후반과 2010년대 초반은 유튜브 활용이 지금보다는 상대적으로 약했다는 점입니다. 둘째,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녀시대 ‘The boys’의 뮤직비디오 조회수는 2011년부터 약 9년 가까이 누적됐다는 점입니다. 이런 점을 고려해 두 그룹이 당시 일본에서 내놓은 두 편의 뮤직비디오 조회수는 다음과 같습니다. 소녀시대: Mr. taxi (1억 4588만회), Bad girl (1783만회)트와이스: Breakthrough (6531만회), Happy happy (3247만회) 수상기록도 트와이스가 다소 앞서⑤수상기록=수상기록은 두 그룹 모두 화려합니다. 다만 수치로 본다면 트와이스가 다소 앞서는 편입니다. 근래 신설돼 소녀시대에게 기회가 없었던 시상식을 제외하고 봐도 그렇습니다. 트와이스는 2019년 서울가요대상 본상, 골든디스크 음반ㆍ디지털음원 본상, MAMA 여자그룹상ㆍ베스트댄스 퍼포먼스 여자그룹상ㆍ월드와이드 팬 초이스 등을 수상했습니다. 또 일본에서도 골든디스크 올해의 다운로드곡ㆍBEST 3 앨범 등에 올랐습니다. 반면 소녀시대는 2011년 서울가요대상 대상, MAMA 올해의 가수상ㆍ여자그룹상 등을 차지했습니다. 유럽·일본에선 트와이스, 중동·동남아에선 소녀시대 ⑥어느 국가에서 관심 높았나=구글트렌드를 통해 두 그룹의 검색량을 비교해보면 지역별로 우위가 다릅니다. (※소녀시대는 해외에서 정식명칭인 'Girl's generation'보다 소녀시대의 한글 발음 약자인 'SNSD'로 더 많이 이용되고 있어 'SNSD'로 검색해 비교. 시기는 소녀시대가 데뷔한 2007년부터 현재)소녀시대는 동남아시아와 중동 국가들에서 더 관심이 높았던 것으로 드러납니다. 반면 트와이스는 유럽과 남미를 비롯해 외국인 멤버들의 출신지이기도 한 일본, 대만 등지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다만 북미에선 미국은 트와이스, 캐나다는 소녀시대가 조금 더 높게 나타났습니다. 두 그룹에 대한 이미지는 어떨까요. 온라인 언급 단어를 이용한 '텍스트 마이닝' 결과 비교입니다. 전문가들은 소녀시대의 ‘개척자’ 역할 평가 그렇다면 전문가들은 두 그룹 중 어느 쪽의 손을 들어줬을까요. 김진우 가온차트 수석연구위원=당시로써는 파격적인 9인조 구성, 일본ㆍ미국 등 해외 활동 등 소녀시대는 이전에 없었던 길을 만들어 간 선구자라는 측면에서 임팩트가 여전히 강하다. 다만 트와이스도 외국인 멤버를 적극적으로 배치하면서 글로벌화에 새로운 모델을 제시해줬다. 서정민갑 대중음악평론가=둘 다 훌륭한 걸그룹이라는 건 분명하지만 소녀시대가 보다 다양한 음악적 색깔을 보여줬다. 트와이스는 상대적으로 비슷한 음악을 보여주고 있다. 또 소녀시대는 태연처럼 솔로 아티스트로 발전하는 면모를 보여줬지만 트와이스는 아직까지는 그런 가능성은 물음표다. 손한서 MBC 라디오 PD('별이 빛나는 밤에'‘'아이돌 라디오', '정오의 희망곡' 등 연출)=걸그룹 전성시대를 만들며 대한민국 대중문화 전반에 큰 변화를 준 아티스트는 소녀시대, 이를 바탕으로 전 세계 아이돌 산업에서 걸그룹과 보이그룹의 경계를 무너뜨리며 새로운 기록을 세워가는 아티스트는 트와이스다. 누가 더 강력했냐라고 묻는다면 기권표를 던지겠다. 유성운 기자 pirate@joongang.co.kr
2020.01.26 10: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