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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상암] “김기동은 다르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 FC서울 신임 사령탑의 자신감 [일문일답]

“최근 부진한 성적 탓에 선수들의 자존감이 떨어져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김기동은 다르다’라는 걸 보여주고 싶다.”김기동 FC서울 감독(52)은 3일 오전 10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취임 기자회견에 참석, 취재진과 마주해 이같이 말했다. 서울 부임 후 첫 번째 공식 행사에서, 선수들과 팬들에게 당찬 포부를 전하며 찬란한 영광을 가져올 것이라고 강조했다.지난달 14일 서울의 제15대 사령탑으로 선임된 김기동 감독은 선수 시절 유공 코끼리·부천 SK·포항 스틸러스에서 활약했다. K리그에서만 501경기 출전하는 등 시대를 풍미한 미드필더 중 하나다. 지도자 커리어 역시 화려하다. 2013년 23세 이하(U-23) 축구대표팀 코치로 지도자 생활을 시작한 그는 2016년 친정팀인 포항으로 돌아와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본격적인 사령탑의 길을 걸은 건 2019년이었다. 김기동 감독은 당해 10월 포항의 지휘봉을 잡은 뒤, 그만의 특별한 커리어를 써 내려갔다. 김 감독은 5시즌 중 4차례나 파이널 A에 올랐다. 9위를 차지한 2021년에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준우승을 거머쥐는 등 놀라운 이정표를 남겼다. 상대적으로 자금력에서 열세인 포항이 꾸준히 눈에 띄는 성적을 남긴 건, 김 감독의 능력이 절대적인 지분을 차지했다는 평이다.김기동 감독은 부임 후 강상우(베이징 궈안) 송민규(전북) 팔로세비치·일류첸코(이상 서울) 등 매해 많은 선수단 변화를 겪었지만, 기대 이상의 성적을 남기며 선수 육성·관리 부문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시즌 중 김기동 감독과 마주하는 상대 사령탑들은 김 감독이 보여주는 전술 변화에 혀를 내두르기도 했다. 김기동 감독의 포항은 지난해 마지막까지 ‘1강’ 울산 HD를 위협한 팀 중 하나였고, 대한축구협회(FA)컵 정상을 차지해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출전권까지 포항에 안겼다. 말 그대로 화려한 엔딩이었다.김기동 감독의 다음 행선지는 서울이었다. 서울은 김기동 감독을 제15대 사령탑으로 선임했다. 말 그대로 새로운 도전이었다. 서울은 지난 4시즌 연속 파이널 A 진출에 실패해 자존심을 구겼다. K리그 최고의 관중 동원력을 자랑하는 대표 구단이지만, 성적이 그에 미치지 못했다. 2016년 우승 뒤, 최용수·박진섭·안익수 감독 모두 ‘서울다움’을 보여주지 못했다.부담이 클 수밖에 없는 자리다. 김기동 감독 역시 이번 결정에 대해 “쉬운 선택은 아니었다”라고 돌아봤다. 하지만 이내 “주위에서 ‘포항이니까 통했던 게 아닐까’라는 목소리가 들려오더라. 신경 쓰진 않았는데, 나를 평가할 때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새로운 도전의 계기가 된 셈”이라고 설명했다.이어 “부담이 없다고 하는 건 거짓말이다. 하지만 설렘이 더 크다. 서울의 찬란한 영광을 되찾기 위해 노력할 것이고, 자신도 있다”라고 미소 지었다.한편 취재진은 김기동 감독에게 ‘상대해 본 서울은 어떤 팀이었고, 어느 부분을 바꿔야 할지’에 대해 물었다. 이에 김 감독은 “서울에 기술이 뛰어난 선수가 많다. 예전에 황의조·황인범, 지금 윌리안·기성용·조영욱 등 말이다. 우리가 경기를 지배하고 있더라도, 항상 부담스러운 팀이었다”면서도 “다소 아쉬움을 느낀 건 조직적인 부분에서였다. 기술로는 승리와 우승을 가져올 수 없다. 빨리 팀워크를 키워서, 팀이 하나가 되는 축구를 하려고 준비하고 있다”라고 힘줘 말했다.올해 목표에 대해선 ‘ACL 진출’을 외쳤다. 김기동 감독은 “주위에선 ‘6위만 해도 되지 않느냐’라는 말도 하더라. 나는 그거보다 높은 순위를 노린다. 지금 당장 우승을 논할 수 없지만, 올해는 ACL을 목표로 준비하고 있다. 그래야 구단의 가치도, 선수의 역량도 늘어나 좋은 팀이 될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이번 동계 훈련에서 중점적으로 다룰 부분 역시 조직력이다. 김기동 감독은 “팀의 방향성에 대해 더 대화를 나눠야 할 것 같다. 조직 훈련에 더 공을 기울일 계획”이라고 말했다.특히 아직 잔류가 확정되지 않은 기성용에 대한 질문도 나왔다. 이에 김기동 감독은 “전화로 긴 대화를 나눴다. ‘서울의 기성용이고, 기성용의 서울이지 않느냐’라고 얘기했다. 서울에 대한 애정이 큰 선수다. 좋은 선택을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끝으로 김기동 감독은 선수들에게 “최근 스플릿 A에 가지 못해 자존감이 떨어져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이들에게 ‘김기동은 다르다’라는 걸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를 믿고 도와준다면, 목표를 이뤄낼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라는 당찬 포부를 전했다.한편 서울은 오는 5일 구리 GS챔피언스파크에서 소집 훈련을 소화한 뒤, 9일 태국 후아힌으로 향해 2024시즌 담금질에 나선다.다음은 김기동 감독 일문일답. -서울 취임 소감은. “분명 쉬운 선택은 아니었다. 5년간 포항에서 부족하다면 부족하지만, 많은 성적을 냈고, 그러면서 올해 FA컵 우승도 했다. 이후 ‘변화를 줘야하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했다. 그런 가운데 서울에서 제의가 오면서 많은 고민을 했다.”“주위에선 연이어 성적을 내니까, ‘김기동은 포항이니까 가능하지 않았을까’라는 얘기가 나오더라. 신경 쓰진 않았는데, 나를 평가할 때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새로운 도전의 계기가 됐다. 마침 서울이 손을 내밀어줬고, 새로운 도전을 서울에서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부담감이 없다고 하는 건 거짓말이다. 상당히 있다. 하지만 새로운 도전에 있어서, 부담감보단 설렘이 크다. 잘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 컸기 때문에 서울로 왔다. 올 한해. 서울이 ‘찬란한 영광’을 되찾기 위해 노력할 것이며, 그럴 자신도 있다. 팬들에게 기쁨을 주고 싶다.”-이번 결정을 내리는 데 어떤 점이 가장 매력적이었는지, 그리고 제의를 받았을 때 어떤 생각이 들었는지 궁금하다.“(도전을) 포항에서도 할 수 있었지만, 이미 얘기했듯 주변에서 많은 분들이 나를 포항에만 적합한 지도자라고 생각하신 것 같았다. 나도 이제 그런 시선에서 벗어나, 새로운 팀에서 나의 능력을 펼칠 수 있고, 또 잘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 서울이 나와 가장 어울릴 것이라 생각했다.”-서울 최근 관중 동원력 1위를 자랑하지만, 성적은 그에 미치지 못했다. 외부에서 진단했을 때 서울이 가장 먼저 바꿔야 할 점은 무엇인지, 그리고 ‘김기동의 서울’을 정리해 본다면.“어쨌든 관중이 많은 건 나에게 좋은 것 같다. 좋은 선수가 있고, 좋은 경기를 해야 팬들이 올 것이라 생각한다. 일단 서울이 가장 바꿔야 될 문제는 성적이다. 몇 년간 계속 좋은 성적을 내지 못했다. 서울은 한국의 리딩 클럽으로서 흥행을 이끌어야 하는데, 외부에서 봤을 때도 분명 아쉬운 부분이었다. 성적에 최대한 신경 써서, 서울이 좀 더 상위권에 있을 수 있도록, 팬들이 좋아하는 축구를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서울에 기술이 좋은 선수가 많다고 평했다. 그렇다면 향후 어떤 변화를 줄 것인지 궁금하다. 선수 영입일지, 전술의 변화일지 설명해 달라. “서울과 경기를 하며 부담스러운 점은 기술이 좋은 선수가 많았다는 점이다. 예전에 황의조· 황인범, 현재 윌리안·기성용·조영욱 등. 그런 기술적인 선수들 때문에 우리가 경기를 지배하면서도 부담스러웠다.”“다소 아쉬운 점은 팀의 조직적인 부분이었다. 기술이 좋은 선수가 많으면, 팀에 도움이 되겠지만 승리와 우승을 가져올 수 없다고 생각한다. 팀워크를 키우고, 새 조합을 찾아 원 팀이 되는 축구를 하려고 준비하고 있다.”-올해 목표가 상위 스플릿은 아닐 거 같다. 구체적인 목표를 전한다면.“주위에선 서울의 최근 성적이 좋지 않았기에 ‘6위만 내도 되지 않냐’라고 한다. 하지만 나는 그거보다는 높은 순위를 노린다. 지금 당장 우승을 논할 수 없지만, 올해는 ACL을 목표로 해서 준비하고 있다. 그래야 선수, 구단의 가치도 오르고 더 좋은 팀이 되지 않겠냐는 기대를 하고 있다.”-기자회견 전날 팀의 베테랑이 많이 떠났다. 아직 잔류가 확정되지 않은 기성용, 고요한의 거취도 궁금한데, 향후 계획은 어떤지.“짧은 시간이었지만 구단과 많은 미팅을 통해 향후 변화에 대한 얘기를 나눴다. 몇 년 동안 성적이 안 좋으면서 어쨌든 감독님들만 책임을 지고 나간 상황이었다. 성적에는 서로의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했기에 최근 선수단 변화가 있던 것이다. 지금은 어느 정도 세대교체가 이뤄져 활력을 가져가야 할 생각과 기대를 갖고 있다. 두 선수, 이어 향후 선수 수급 등에 대해선 단장님과 소통하고 있다. 조만간 ‘좋은 선물을 주시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웃음).”-포항 시절 서울과 맞붙은 경험이 많다. 함께하고 싶었던 선수, 눈여겨본 선수가 따로 있었는지.“그 선수들은 다 나갔다(웃음). 황의조·황인범 등 말이다. 서울을 상대할 때 전방 압박, 높은 위치에서의 수비를 노렸는데, 기성용 선수 때문에 공략하기 힘들었던 경험이 있다. 워낙 탈압박 능력도 뛰어나고, 빌드업 능력도 갖췄다. 이제는 같은 팀으로 할 수 있게 되지 않았나. 아마 거꾸로 전방으로 나가는 게 더 수월하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하고 있다.”-포항 감독 시절 동해안 더비 통해 울산을 상대로 승리한 경험이 있다. 반면 서울은 울산은 물론, 전북을 상대로 크게 고전했다. 올 시즌 다른 모습을 기대해도 좋을지.“전북과 울산을 상대로 승리한다면 분명 더 높은 위치에 갈 수 있다. 하지만 경기, 시즌을 준비하면서 ‘이 팀만 이겨야 겠다’라고 생각한 적은 없다. 한 팀 한 팀 이겨나가야 좋은 위치로 갈 수 있다. 분명 울산과 전북은 좋은 상대가 될 거라 생각한다. 전북, 울산뿐만 아니라, ,모든 팀을 이겨서 좋은 성적을 이루고 싶다.” -‘포항이었기에 그런 성적을 이뤘다’라는 평가에 대해 언급했는데, 이제 서울처럼 빅클럽에 갔을 때의 관리 역량에 궁금해하는 시선이 많다. 포항을 이끌었을 때의 지도철학에 덧붙여, 서울에선 더 고려 해야 할 점이 있을지.“일단 포항에선 선수들하고 가깝게 지내며 가족적인 분위기를 만들었다. 향후 계획을 아직 생각해 보지 못햇지만, 서울은 개인적인 시간이 많은 것 같다. 주위에선 ‘선수들끼리 친밀한 관계를 지속적으로 유지하지 못한다’라는 얘기도 들었다. 그런 부분에서 먼저 관여하고 싶다. 선수들과 수직적인 관계보단, 수평적인 관계를 원한다. 감독이 아닌 축구 선배로 다가가 편하게 지내며 고충을 들어주고, 그런 문제에 대해 해결해 주고 싶다. 지내다 보면 서로 간에 믿음이 생기지 않을까. 그런 믿음이 성적으로 이어질 거로 생각한다. 그런 준비를 하고 있다.”-선수 시절 발레리 니폼니시(러시아) 감독과 함께 하며 영향을 많이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어떤 부분에서 영향을 받았고, 그런 의견에 동의하는지“많이 얘기했지만 전술적인 부분에 있어 그 당시 현대 축구를 뒤처지지 않는 걸 중요시 해야 한다고 느꼈다. 그런데 가장 중요했던 건 소통이었다. 그 당시만 해도 감독-선수는 불편한 관계였다. 당시 선수들 입장에서 많이 들어주셨다. 때로는 과격할 정도로 의견 나누고 충돌했는데, 그런 부분을 아주 원활하게 소통하면서 지냈던 기억이 난다. 그런 것들이 도움이 됐다. 지도자 생활을 하면서도 그런 부분이 나의 큰 역량으로 이어진 것 같다.”- 포항 시절 어린 선수들 육성해 키워낸 선수가 많다. 아까 언급한 세대교체와 더불어, 서울에서 눈여겨본 선수가 있는지, 성장 가능성 있는 선수를 꼽는다면.“아직 출전이 적은 선수들은 데이터에 없다. 경기를 하면서 22세 이하, 강성진과 이태석과 같은 선수들은 기억이 난다. 이들은 앞으로 연령별 거쳐서 국가대표도 갈 선수라 생각한다. 같이 훈련하면서, 더 어린 선수를 챙겨볼 거다. 이들을 발전시키는 게 내 목표 중 하나다. 그래야 팀이 서로 경쟁하는 건강한 팀이 되지 않을까. 앞으로도 (선수들을) 지켜봐서, 성장시키도록 하겠다.”- 포항 관계자들은 ‘포항을 포항답게 만들어줘서 고맙다’라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서울에서도 서울답게 만들 준비가 됐는지, 감독님이 생각하는 서울다움은 어떤 것일까.“그런 자신이 없었다면 여기에 안 왔을 것이다. 그게 두렵고, 부담감이 컸다면 서울을 선택하지 않았을 것이다. 나는 자신감이 있기에 왔다. 서울다움이라는 건, 관중·성적·흥행 모든 면을 이끌어가야 한다. 내 책임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일단 성적이 좋아야 모든 것들이 이뤄진다. 일단 성적을 내기 위해, 성적이 좋아야 서울다움이 나올 것이다. 더 신경 써서, 정진하도록 하겠다.”- 단장님께 선물을 받길 원한다고 언급했다. 선수 영입할 때 원하는 스타일이나 주목하는 능력이 따로 있는지.“기본적으로 축구 스타일이 개인에 치우치지 않는 팀적인 축구를 원한다. 그런 부분을 생각하고 있다. 중원에선 볼을 길게 끄는 선수보단. 빨리 직선적으로 보내주고 정확하게 해줄 수 있는 선수를 원한다. 수비에선 터프한 선수를 바란다. 축구라는 게 밋밋하면 재미없지 않나. 같이 싸워주고, 부딪혀 줄 선수가 필요하다. 수비에선 와일드함, 중원에선 직선적인 플레이가 필요하다. 공격 쪽에선 빠르면서, 해결해 줄 수 있는 선수를 원한다. 개인의 뛰어난 역량보다도, 팀에 빨리 적응해서 우리의 스타일에 맞을 선수를 찾고 있다.”- 오는 9일 동계 훈련 떠나는데, 이번 겨울 중점적으로 심어주고 싶은 부분이 있다면.“체력적, 정신적인 것들은 프로선수가 갖춰야 할 기본이다. 그런 점에 대해선 얘기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일단 나도 처음 왔으니, 선수 조합에 대해 더 고민을 하고, 팀의 방향에 대해 선수들과 얘기를 해야 할 것 같다. 팀의 방향이 어디로 가고, 어떤 축구를 할지 말이다. 조직적인 부분에 훈련을 해야하지 않을까. 일단은 조직 훈련에 대해 많이 중점을 두어야 할 것 같다.”- 선수들에게 또 다른 의미가 될 것 같다. 선수들에게 전해주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몇 년 동안 자꾸 스플릿 A를 가지 못해 선수들의 자존감이 떨어져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그런 부분에 대해, 선수들한테 ‘김기동이 다르다’는 걸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감독인 나를 믿었으면 좋겠다고 얘기를 해주고 싶다. 나를 믿고 따라와 준다면 (목표를) 이뤄낼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 - 서울 팬들 사이에선 김기동 감독의 부임을 많이 기다렸다는 얘기가 많다. 팬들에게 메시지 남긴다면.“다른 얘기를 하고 싶진 않고, 올 한해 서울 팬들이 정말 환호하고 웃음이 떠나지 않는 좋은 축구를 보여줄 수 있도록 하겠다.”- 바로 전날 2023 KFA 올해의 감독상 받은 후 더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했다. 스스로 목표가 있으니 서울을 택했을 텐데, 어떤 발전을 원하는지.“사실 도전이라는 건 포항에서도 계속해도 된다. 포항도 1년 1년이 도전이다. 하지만 그 안에서의 도전보단, 새로운 환경에서의 김기동을 보여주고 싶었다. 새로운 도전에서 성공을 이뤄낸다고 한다면, 또 새로운 도전이 나타날 거고, (도전을) 선택할 것이다. 이런 순환을 이어가기 위해선 공부가 필요하고, 발전이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금은 서울을 살리는 데 힘을 쓰겠다.”-기성용 선수와의 재계약에 대해 언급했는데, 어떤 얘기를 나눴는지. 그리고 서울에 포항 출신 선수가 많은데, 따로 나눈 얘기가 있는지.“기성용 선수하고는 전화 통화를 오래 했다. 빨리 계약을 했으면면 좋겠다고 했다. ‘서울이 기성용이고, 기성용이 서울이지 않냐’고. 빨리 계약을 해서 좋은 축구를 해보지 않겠냐고 얘기했다. 기성용 선수가 서울에 애정이 많다는 걸 느꼈다. 아마 좋은 선택을 하지 않을까.”“서울에는 임상협, 권완규 등 포항 출신 선수들이 있다. 내가 데려온 건 아닌데 와보니까 있더라(웃음). 올해 많은 활약을 못 했던 것 같은데, 올해 재기할 수 있는 그런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이미 훈련을 하고 있는 걸로 알고 있다. (내가) 어떤 축구를 원하고, 어떤 스타일인지 알고 있을 것이다. 기존 서울 선수들한테 그런 부분에 있어 잘 이끌어 줬으면 좋겠다고 얘기를 나눴다.”-서울을 살리고 다음 스텝을 밟겠다고 언급했다. 서울을 살린다는 의미는 리그 우승인지, 우승컵이 될 수 있을지.“일단 (우승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다. 당장 ‘올해 우승을 하겠다’보단, 올해 최대 목표는 ACL 목표로 스타트한다. 이후 상황을 보며 기회가 주어졌을 때, 분명히 우승할 수 있는 기회가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런 기회를 잡아서 내가 서울에 있는 동안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는 것이 개인적인 목표다.”- 포항 시절 유니폼, 트레이닝복 등에 디자인 관여를 했다고 알려져 있다. 포항과 서울의 팀 컬러가 비슷한데 이 점이 마음에 드는지 궁금하다. 이어 프런트, 단장님과 대화를 나눴을 때 어떤 느낌이었는지.“유니폼 색깔이 같아 마음이 편하다(웃음). 단장님과도 소통하고 있는데 편안하다. 동료 같은 느낌이다. 선후배 느낌도 난다. ‘이렇게 친해도 되나’ ‘이렇게 말을 편하게 해도 되나’ 생각이 들 정도다.”“앞으로도 소통을 하면서, 구단에서도 문의를 하면 언제든 할 의향이 있다. 경기장에서는 트레이닝 복을 많이 입는데, 상황을 봐서 좋은 곳을 알아봐서 잘 디자인해서 입어보도록 하겠다(웃음).”서울월드컵경기장=김우중 기자 2024.01.03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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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강릉] 김병지 부탁받은 윤정환 감독 “나만이 할 수 있다고 해서 거절 어려웠다”

윤정환(50) 강원FC 신임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배경을 이야기했다. 김병지 대표이사의 간곡한 부탁이 있었다. 윤정환 감독은 19일 오후 강원도 강릉시 클럽하우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김병지 대표께서 나를 깊이 생각하고 있는 것을 느꼈고, 나도 K리그에 와서 처음으로 6개월간 보러 다니며 제안받았을 때, 나만이 할 수 있다는 대표님의 말씀이 있어서 거절하기 쉽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 K리그에 복귀하는 게 썩 내키지 않지만, 도움이 되고자 했다”고 전했다.지난해 파이널 A(K리그1 상위 6개 팀)에 안착한 강원은 올 시즌 초반부터 부진을 거듭했다. 18경기에서 2승 6무 10패를 거둔 강원(승점 12)은 꼴찌 수원 삼성(승점 9)보다 3점 앞서있지만, 강등 위기에 놓였다. 처진 분위기를 쇄신하고 강등권을 탈출하는 게 급선무다. 윤정환 감독은 “팀이 어려운 상황에서 맡게 된 게 기쁘지만, 책임감도 느낀다. 상황을 어떻게 타개할지 고민을 많이 하고 있다. 어떻게 해서든 잔류하는 데 큰 힘이 되도록 노력할 것이다. 운동장에서 보여드리는 것밖에 없다”고 각오를 밝혔다. ▲ 다음은 윤정환 감독과 일문일답.-취임 소감.팀이 어려운 상황에서 맡게된 게 기쁘지만, 책임감도 느낀다. 상황을 어떻게 타개할지 고민을 많이 하고 있다. 어떻게 해서든 잔류를 하는 데 큰 힘이 되도록 노력할 것이다. 운동장에서 보여드리는 것밖에 없다. -강원의 문제점은.여러 가지 문제가 있겠지만, 파이브백, 수비적이라는 인식이 많다. 그렇게 하더라도 역습을 좀 더 효율적으로 했으면 좋았을 것 같다. 그것도 잘 들어맞지 못한 부분이 있다. 볼 소유가 떨어졌는데, 선수들이 공격보다 수비에 너무 많이 치중하다 보니 그런 상황이 나온 것 같다. 슈팅은 스트라이커가 부족하다 보니 크로스를 많이 못 올렸다. 그런 부분을 개선해야 한다. 얼마 되지 않아 조금씩 이야기하고 있다. 한 번에 바뀌는 건 없다. 이번 주 시합부터 조금씩 개선해야 한다. 우리는 결과를 어떻게 해서든 가져와야 한다. 볼 소유가 문제가 아니라 득점을 최대한 빨리하려고 노력할 것이다. 수비에서 뒤로 물렀다고 한다면, 그냥 물러설 수도 있는 타이밍이 있지만, 미리 내려서지 않고 맞받아치면서 상대 장점을 막으면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을 해야 한다. 선수들의 자신감이 많이 떨어져 있다. 심리적인 부분을 개선해야 하는 게 가장 우선시 돼야 한다.-윤일록을 영입했는데, 어떤 역할 기대하는지.온 지 이틀밖에 안 됐다. 윤일록 하면 예전에 좋았던 인상이 있다. 안 본 지가 꽤 오래 됐는데, 많은 경험이 있으니 후배들이나 팀에 좀 더 영향을 줬으면 좋겠다. 경기를 뛸지 안 뛸지 모르겠지만, 뛰면 팀에 플러스가 될 것 같다. -해설하면서 본 강원은.내가 봤던 건 선수 구성상 그럴 수도 있다고 봤다. 최용수 전 감독님께서도 수비를 중요시하는 분이다. 너무 내려서다 보니 선수들이 항상 한 대 맞고 시작하는 느낌을 받았다. 그러지 않고 공격할 때는 리스크를 두고서라도 나가는 게 필요할 것 같다. 공수가 갈라지는 장면을 많이 봐서 선수들의 집중력이 떨어져 있다고 봤다. 정신력, 집중력을 높이기 위해 심리적 부분이 크다고 본다. 그런 부분을 빨리 개선하는 게 가장 시급한 것 같다. -이승원의 활약을 어떻게 봤는지.물을 만났을 때 노를 저어야 한다. 본인이 빠르게 선배들하고 대등하게 싸운다면, 그런 모습을 훈련 때부터 보여주면. 능력은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이런 선수를 키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잘할 거라고 생각한다. 승원이뿐만 아니라 모든 선수를 어떻게 서포트할까가 중요하다. 선수들이 장점을 최대한 내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 승원이는 여러분도, 나도 기대한다. K리그1을 밟아보지 않았기에 볼의 스피드나 몸싸움 등이 많이 다르다. 적응을 빨리하면 좋은 결과를 낼 것 같다. -외국인 선수 영입 계획은.외국인 선수는 알아보고 있다. 공격수와 수비수를 보고 있다.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도 보고 있다. 온다고 해도 시간이 조금 걸릴 것 같다. 들어오기 전까지는 기존 선수로 잘해 나가야 할 것 같다.-올 시즌 계획은.FA컵을 노린다고 말씀드리는 건 욕심이다. 대신 리그는 플레이오프권을 벗어나 잔류하는 것을 기본 목표로 설정했다. 나 혼자만의 생각이 아닌, 선수들이 같이 가져가야 한다고 본다.-김대원이 올 시즌 부진했는데, 해준 이야기가 있는지.개인 면담을 잠깐 했는데, 심리적으로 많이 떨어져 있는 상태다. 선수는 운동장에서 뛰었을 때, 자기의 노력을 발휘한다. 대원이가 경기에 출전을 많이 못했다. 중간에 들어가거나 선발로 들어가서 빠지는 경우가 잦았다. 작년에 잘했는데, 이렇게 됐다는 것은 압박감도 있을 것이다. 프로선수는 그런 압박감을 이겨내야 하는 힘이 필요하다. 대원이가 그 부분에 있어 떨어져 있는 것 같다. 심리적으로 불안하고 내년에 군대 간다는 생각도 있어서 여러 가지가 복합적으로 편해 보이진 않았다. 웃고는 있지만, 좋아서 웃는 건 아니라고 본다. 아까도 말씀드렸듯 선수들이 조금 더 편안하게 자기 것을 낼 수 있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 얼마큼 끌어올릴지 장담할 수 없지만, 최대한 노력하고 있다.-감독직을 수락한 것에 영향을 미친 것.해설을 하면서 강원 경기도 많이 보고 여러 팀을 많이 봤다. 김병지 대표와 자주 부딪히고 했다. 전혀 그런 이야기를 안 하다가 전북전 역전패를 당한 이유로 밤늦게 연락이 와서 고민했다. 갑작스럽게 일이 진행되다 보니 고민을 많이 했다. 누구나 좋은 팀에 가고 싶고, 좋은 선수가 있는 곳에 가고 싶은 건 사실이다. 김병지 대표께서 나를 깊이 생각하고 있는 것을 느꼈고, 나도 K리그에 와서 처음으로 6개월간 보러 다니면서 제안받았을 때, 나만이 할 수 있다는 대표님의 말씀이 있어서 거절하기 쉽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 K리그에 복귀하는 게 썩 내키지 않지만, 도움 되고자 했다. 급하게 결정 나고 합류했는데, 사실 좀 정신이 없다. 결과적으로 잡았으니 최대한 목표한 것을 이룰 수 있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고 본다.-과거 K리그와 차이점.질적인 부분에서는 선수들이 향상됐다. 그런 부분이 다르고, 기술적인 부분은 7년 전보다는 좋아졌다고 본다, 사실 어느 팀이 집중하느냐에 따라 승부가 난다고 본다. 우리나 수원 삼성 경기를 보면 집중력이 떨어지는데, 0-3, 0-4가 아닌 걸 보면 집중력이 떨어졌을 때 실점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다 보니 이런 결과가 나온다고 본다. 찬스를 잡으려고 노력하겠지만, 좋은 경기 내용으로 가져가지 않을까 생각된다. 선수를 계속 바깥에서 지켜봤을 때, 선수들 개개인이 갖고 있는 능력을 알고 있기에 조금 더 수월하다는 말씀을 드릴 수 있다. K리그를 보고 중계하면서 많은 걸 배울 수 있었다.-이정협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원톱에 정협이와 상혁이가 있는데, 있는 선수가 원톱에는 둘밖에 없다. 어떻게 해서든 잘 활용해야 한다. 선수들이 자신감을 갖고 하면 주위에 좋은 선수들이 있기에 좋은 골을 넣어줄 거라고 본다. 본인의 마음가짐이 중요할 것 같다. 다른 선수들도 마찬가지인데, 어떤 마음을 갖고 경기에 임하느냐도 중요하다. 그걸 보고 판단해야 할 것 같다.-이승원의 어필에 대한 답.경기 숫자 목표가 적다. 더 많이 생각하고 있었다. 5경기라고 이야기하니 맞춰줘야 할 것 같다. 사실 승원이에 대해서 경기만 보고 판단할 수 없다. K리그1은 다른 무대와 정말 다르다. 일단 첫 경기에 들어가면 많이 부딪혀 봤으면 좋겠고, K리그가 이런거 구나 느꼈으면 좋겠다. 못할 수도 있는데, 커가는 선수이기에 조금 잘 감싸주셨으면 한다. 스케줄이 빡ᄈᆞᆨ한데, 운동하는 데 방해가 되지 않을까 개인적으로 걱정이 된다. 대표 선수라면 이겨내야 하는 게 많다. 머릿속에 뭐가 들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잘 끄집어내서 활용하겠다. 기대는 많이 하고 있다.승원이가 상을 받아서 커피를 돌렸다. 선수들과 나도 축하를 많이 해줬다. 사실 오늘 가져왔어야 했는데, 깜빡한 것 같다.-전술에 관한 계획.우리가 가진 선수를 갖고 큰 변화는 없지만, 공격하기 위해서는 볼을 갖고 있어야 한다. 내려서는 것보다 압박할 때는 다 같이 할 수 있는 그런 훈련을 하고 있다. 그게 안 됐을 때 자연스럽게 내려오는 건 어쩔 수 없다. 처음부터 물러설 생각은 없다. 선수들이 얼마나 자신감을 갖고 앞으로 나갈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 그런 부분을 선수들에게 이야기하고 있다. 선수들이 의욕적인 모습을 보여줘야 상대가 어려워하고 무서운 팀으로 거듭날 수 있다. 그렇게 준비하고 있다. 강릉=김희웅 기자 2023.06.19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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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축구 40년 베스트11 ①] 이동국 “히딩크 감독님 감사합니다”

일간스포츠가 프로축구 40주년을 맞아 전문가 패널의 설문을 토대로 올타임 베스트11을 선정했다. 일간스포츠는 직접 뽑은 40년 최고의 선수 11명 명단을 소개한 후, 한 명씩 자세하게 소개하는 시리즈를 마련했다. 1983년 프로축구 수퍼리그 출범 이후 2023년 현재 피치 위를 누비는 현역 선수까지 다양한 각 포지션 최고의 선수들을 만나본다. <편집자주>548경기 228골 77도움. ‘라이언 킹’ 이동국(44)이 프로 생활 23년간 K리그에서 세운 기록이다. 그는 프로축구 출범 40년 역사상 최다 득점자이며 두 번째로 많은 어시스트를 올렸다. 리그 MVP만 4회, 시즌 베스트11에는 5회 선정됐다. 그의 팀도 화려했다. 전북 현대의 왕조 구축에 구심점 역할을 했다. 2009년 전주성에 입성한 이동국은 전북에서만 리그 우승 8회를 이끌었다. 모두 핵심 공격수로 활약하며 이룬 성과라 더욱 값지다. 무엇보다 이동국은 나이를 먹을수록 농익은 기량을 과시하며 K리그 최고의 공격수로 우뚝 섰다. 베스트11 선정에 참여한 전문가 10인 모두 그에게 한자리를 할애하는 데 이견이 없었던 이유다. 지난달 본지와 인천 송도의 이동국FC에서 만난 이동국은 “(40주년 베스트11에) 뽑아주셨으니 감사할 뿐이다. 황선홍, 최용수, 김도훈 등 너무 쟁쟁한 선배님들이 계시는데, 오랫동안 해외에 나가 계셔서 내가 그 자리에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K리그에서 가장 많은 골을 넣은 공격수이기에 표가 온 것 같다. K리그의 수준이 아시아 정상이고, 약한 무대가 아니지 않은가. 여기서 20년 가까이 시즌당 10골 이상 넣었다는 것에서 좋게 봐주신 것 같다”고 덧붙였다.1998년 19세 나이로 포항 스틸러스에서 프로에 데뷔한 이동국은 K리그의 새바람을 일으켰다. 수려한 외모에 실력까지 겸비한 그는 미디어와 팬으로부터 높은 관심을 받았다. 그에게는 최고의 한 해였다. 탄탄한 기량을 지닌 이동국은 당시 차범근 축구대표팀 감독의 부름을 받아 1998 프랑스 월드컵에 참가, 네덜란드전 중거리 슛으로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11골을 넣은 그해 K리그 신인상도 그의 차지였다. 수많은 개인상 중 이동국이 가장 값지게 생각하는 상이다. 당시에는 현재의 영플레이어상과 달리 데뷔 시즌에만 받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탄탄대로를 걸을 것만 같았지만, 그에게도 시련은 있었다. 2002 한일 월드컵을 앞두고 거스 히딩크 감독의 선택을 받지 못했다. 당시 이동국의 컨디션이 좋지 않았고, 히딩크 감독이 원하는 스타일과도 거리가 있었다는 평이 있었다. 하지만 이때의 아픔이 축구화 끈을 더욱 조여 매게 한 자극제가 됐다. 그때를 떠올린 이동국은 “히딩크 감독에게 감사하다. 2002 월드컵 때 탈락시켜줘서 이때까지 선수 생활을 할 수 있었다. 그때의 자극이 30세가 넘어서 더 많은 골을 넣을 수 있었던 힘이 된 것 같다. 당시 내가 월드컵을 뛰었다면 그 세계에 빠져서 (선수 생활이) 일찍 끝나지 않았을까 싶다. 히딩크 감독은 축구 외의 인생에서도 큰 생각을 하게끔 만들어 준 감독”이라고 했다.시련을 이겨낸 이동국은 상무에서 군 문제를 해결한 후 2007년 1월 미들즈브러(잉글랜드)에 입단했다. 2001년 베르더 브레멘(독일) 입성 이후 야심 차게 내민 두 번째 유럽 리그 도전장이었다. 그러나 이동국은 적응에 어려움을 겪으며 1년 반 만에 한국으로 돌아왔다. K리그에 복귀한 그는 전설을 써 내려가기 시작했다. 특히 전북 이적 첫해인 2009년, 리그 32경기에 나서 22골을 몰아치며 우승을 이끌었다. 2011년에는 29경기에 출전해 15도움을 올리며 도움왕을 차지했다. 두 해가 본인이 생각하는 전성기다. 특히 2009시즌을 23년 프로 생활 중 최고의 해로 꼽았다. 이동국은 “(2009년에) 프로 생활을 하면서 처음으로 우승컵을 들었다. 당시 (사람들이) 이동국은 끝난 선수라고 이야기했다. 그런데 그때 전북도 첫 (리그) 우승이었고, 나도 첫 득점왕을 탔다. 전북 팬들도 나와 비슷하게 느낄 것이다. 전북이 강팀으로 올라갈 수 있는 시작점이었던 것 같다”며 “(전성기였던 저 때는) ‘오늘 골을 넣겠다’가 아니라 ‘오늘은 몇 골을 넣을까’란 생각으로 경기장에 들어갔다. 컨디션이 좋았고, 정신적으로도 강했다”고 기억했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동국이 잘 나갈 수 있었던 것은 ‘이기심’이 없었던 덕이다. 어느 정도의 욕심은 골잡이들에게 필요한 덕목이다. 그러나 이동국은 “나는 골 욕심을 가장 내지 않았던 선수일 수도 있다. 찬스가 와도 나보다 (동료의) 득점 확률이 높다면 주려고 했다.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골도 잘 넣어야 하지만, 도움도 잘 줘야 한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고 밝혔다. ‘롱런’도 높게 평가받는 이유다. K리그 통산 548경기에 출전한 이동국은 필드 플레이어 최다 출장 기록 보유자다. 이동국보다 많이 뛴 선수는 골키퍼 김병지(706경기)와 김영광(성남FC·588경기)뿐이다. 이동국은 “30대에 접어들면 ‘정상에 올라섰을 때 은퇴하는 게 좋지 않겠냐’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 내가 축구화를 신고 축구를 시작했듯 은퇴 시점은 남이 정해주는 게 아니라고 봤다. 매 시즌 올해가 마지막이라는 생각을 가졌고, 내려놓을 게 없다 보니 더 무서워졌다”며 “굳이 피해 가듯 은퇴하는 것보다 할 수 있는 데까지 해보자고 했다. ‘100세 시대’에 왜 선수들은 똑같이 30대 초반에 은퇴해야 할까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전했다.공격수로서 불멸의 기록을 쓴 이동국은 10년 뒤인 프로축구 출범 50주년 베스트11에도 뽑힐 공산이 크다. 그는 “(요즘에는) 잘하는 선수들이 다 해외에 진출하니 (나보다 좋은 기록을 남길 공격수가) 안 나올 수도 있을 것 같다”면서도 “나보다 더 잘하는 선수들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소망했다.김희웅 기자 2023.02.20 0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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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포커스] 울산 현대 K리그 우승, 호랑이 17년 만에 포효

프로축구 K리그1(1부) 울산 현대가 17년 만에 리그 우승으로 포효했다. 울산은 16일 춘천송암스포츠타운에서 열린 강원FC와 K리그1 37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2-1로 이겼다. 승점 76(22승 10무 5패)이 된 울산은 우승 경쟁을 벌이던 2위 전북 현대(승점 70·20승 10무 7패)를 제치고 남은 경기 결과에 상관없이 1위를 확정했다. 2005년 이후 17년 만의 리그 정상이다. 울산은 1996년, 2005년에 이어 세 번째 리그 우승을 이뤘다. 울산 현대 호랑이 구단은 2022년 호랑이해에 세 번째 별을 달았다. 홍명보 울산 감독은 “챔피언 타이틀을 획득하기까지 17년이라는 시간이 소요됐다. 우리 선수들이 마지막까지 1위 자리를 지킨 건 대단한 일”이라며 “매 순간이 쉽지 않았다. 시즌 시작하면서 몇몇 선수의 이적도 있었다. 어떻게 대처할지 매일 고민했다. 다행히 좋은 선수들을 만나 여기까지 오게 됐다. 앞으로 울산을 K리그를 선도하는 팀으로 만들어내고 싶다”고 말했다. 홍명보 감독은 K리그 역대 네 번째(조광래, 최용수, 김상식에 이어 4호)로 선수와 감독으로서 모두 리그 우승을 경험한 주인공이 됐다. 홍명보 감독은 ‘10년 대운설’의 주인공으로, 올해는 꼭 우승할 것이라는 희망을 울산 팬들에게 심어준 바 있다. 1992년 포항제철(포항 스틸러스 전신)에 입단한 그는 프로축구에서 신인 최초로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다. 10년 뒤에는 대표팀 주장으로 한일 월드컵 4강 신화를 이뤘다. 2012년엔 23세 이하 대표팀을 이끌고 런던올림픽 동메달을 획득했다. 그는 “2032년에 무엇을 해야 할까 고민 중이다. 이렇게 웃게 해준 선수들에게 너무 감사하다”라며 웃었다. 경기에서 패한 강원의 최용수 감독은 “17년 만 리그 우승한 울산과 홍명보 감독에게 축하 메시지를 전해주고 싶다”며 “홍명보 감독이 상당히 많은 부담을 느끼고 압박을 받았을 것이다. 안색도 좋지 않아 보였다. (중국 리그에서 1패를 포함해) 홍 감독과 지도자 맞대결에서 내가 5전 5패다. 부끄러운 결과다. 하지만 우리 사이에 양보란 건 없다. (홍명보 감독은 내가) 이기고 싶고, 넘어서고 싶은 축구 선배”라고 했다. 17년 만에 우승한 울산은 ‘준산(준우승+울산)’ 오명을 벗어던졌다. K리그 최다 준우승팀(10회) 울산은 최근 3시즌 연속 리그 막판 전북에 밀려 우승 트로피를 들지 못했다. 2019시즌 울산은 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포항에 1-4로 패하며 전북에 다득점(전북 72, 울산 71)에서 밀려 역전 우승을 허용했다. 2020시즌과 2021시즌에도 전북과 맞대결에서 일격을 당하며 준우승에 머물렀다. 올 시즌도 순탄치 않았다. 공격수 이동경(샬케 04), 이동준(헤르타 베를린·이상 독일), 오세훈(시미즈 에스펄스·일본)이 차례로 해외 리그로 떠났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은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FA(대한축구협회)컵 준결승전에서 전북과 120분 혈투를 펼쳤으나, 1-2로 무릎을 꿇었다. 리그 선두를 내내 달렸지만, 최근 전북과 승점 격차가 10점에서 5점 차까지 좁혀지기도 했다. 울산은 리그 우승의 염원을 이루기 위해 ‘선택과 집중’을 하는 전략을 선택했다. ACL, FA컵 대신 리그 우승에 올인하는 승부수를 던진 것이 통했다. 전북과 맞붙은 FA컵 준결승전에서 로테이션을 가동해 주전 선수들의 체력을 아꼈다. 그 결과 FA컵 직후 치른 리그 경기에서 전북을 2-1로 꺾었다. 이어 포항과 1-1로 비기면서 우승 9부 능선을 넘을 수 있었다. 울산은 강원을 상대로 22경기 연속 무패(18승 4무) 행진을 이어갔다. 울산은 2012년 7월 15일 홈에서 강원에 2-1로 이긴 것을 시작으로 최근 10년 동안 한 번도 패하지 않았다. 역대 전적에서도 24승 5무 2패로 압도적 우위를 유지했다. 올 시즌 상대 전적에서는 4전 전승이다. 이날 경기 선제 득점은 강원에서 나왔다. 후반 20분 강원 미드필더 정승용이 울산 문전으로 침투하는 과정에서 상대 수비수의 반칙을 끌어내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주심은 온필드리뷰(VAR)를 거쳐 페널티킥을 최종 선언했다. 키커로 나선 강원 공격수 김대원이 골대 오른쪽 구석에 정확히 차 넣었다. 김대원의 올 시즌 12호 골. 양 팀 벤치의 희비가 엇갈렸다. 위기의 울산에 ‘새끼 호랑이’ 엄원상과 ‘헝가리산 탱크’ 마틴 아담이 있었다. 후반 29분 마틴 아담의 헤딩 패스를 받은 엄원상이 문전으로 침투하며 오른발 발리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엄원상의 리그 12호 골. 이어 후반 40분엔 마틴 아담이 울산의 코너킥 상황에서 김기희가 건넨 공을 몸으로 밀어 넣으며 결승 골을 넣었다. 마틴 아담의 리그 9호 골. 경기 종료를 알리는 주심의 휘슬이 울리자 원정석을 메운 1234명의 울산 원정 팬의 환희로 경기장이 가득 찼다. 경기 후 엄원상은 "울산에 와서 한 시즌을 좋게 마무리해 영광스럽다. 많은 팬의 응원 덕분에 우승을 확정할 수 있었다"고 했다. 울산 주장 이청용도 "1위를 지켜오면서 자부심을 많이 느꼈다. 기쁜 한 시즌이 됐다"고 했다. 춘천=김영서 기자 zerostop@edaily.co.kr 2022.10.17 0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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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파주] '생애 첫 A대표팀' 양현준 "저돌적인 돌파로 상대 수비 흔들게요"

프로축구 K리그1(1부) 강원FC 측면 공격수 양현준(20)은 생애 첫 대표팀 발탁에 호기심이 가득한 표정이었다. 대표팀 트레이닝복도 어색한 듯 취재진 방향으로 옮기는 발걸음이 무거워 보였다. 양현준은 19일 파주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 소집돼 파울루 벤투(포르투갈) 감독이 이끄는 한국 남자 축구대표팀에 합류했다. 그는 올 시즌 리그 31경기에 나와 8골·4도움을 기록하며 소속팀의 파이널A(1~6위) 진출을 이끌었다. 양현준은 19일 파주NFC에서 가진 공식 기자회견에서 “사실 어제 밤을 제대로 자지 못하고 조금 설쳤다. 기대감 반, 설렘 반의 감정이다”라며 “최용수 감독님께서 벤투 감독님 스타일에 맞게 잘하라고 말씀해주셨다. 그 외에 많은 조언은 없었다”고 말했다. 양현준은 같은 포지션의 황희찬(울버햄튼)을 보고 싶었다. 그는 “축구를 잘하는 선배들과 훈련할 기회가 많아 기대가 된다. 아직 몇 분밖에 뵙지 못했다”라며 “황희찬 선배를 가장 보고 싶다. 내가 좋아하는 축구 스타일을 가졌고, 영국에서 잘하지 않나. 나의 롤모델”이라고 했다. 양현준의 장점은 저돌적인 돌파력. 그는 대표팀에서 자신의 강점을 제대로 어필하겠다는 각오다. 양현준은 “잘하는 선배들 사이에서 나의 경쟁력을 발휘하고 싶다. 나는 저돌적이고 돌파력이 좋다. 경기에 들어간다면 상대 수비를 흔드는 플레이를 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파주=김영서 기자 2022.09.19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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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피플] 토트넘 수비 농락한 저 선수 누구야? '5초 메시' 양현준 떴다

1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쿠팡플레이 시리즈 1차전 팀 K리그와 토트넘 홋스퍼의 경기. 전반이 끝나갈 무렵 팀 K리그의 양현준(20·강원FC)이 6만4000여 관중의 감탄 섞인 함성으로 경기장을 들썩이게 했다. 양현준은 드리블로 박스 안까지 들어간 후 토트넘 수비 라이언 세세뇽과 에릭 다이어를 현란한 드리블을 이용해 차례로 제쳤다. 오른발 슈팅까지 했지만, 아쉽게도 공이 골문 밖으로 벗어났다. 손흥민(토트넘)을 보러 경기장에 갔던 팬들도 이 장면을 보고 감탄을 터뜨렸다. 팬들 사이에서는 ‘양현준이 5초 메시였다’는 감탄사가 나왔다. 양현준은 K리그 경기를 자주 챙겨보는 팬이 아니라면 낯선 이름이다. 토트넘전에서 그의 플레이를 확인하고 놀란 팬들조차 이름을 보고 ‘양현종(프로야구 KIA 타이거즈 투수)이냐?’고 되물을 만큼 익숙하지 않은 이름 석 자다. 하지만 그의 화려한 플레이는 그를 몰랐던 사람들을 매혹하기에 충분했다. 양현준은 토트넘전 후반 6분 라스(수원FC)의 골을 어시스트하며 또 한 번 감탄사를 자아냈다. 그는 빠른 사이드 돌파 후 깔끔한 컷백 패스로 라스에게 곧바로 공을 연결했다. 후반 13분에는 다빈손 산체스 앞에서 화려한 턴으로 수비를 따돌리는 움직임을 선보였다. 2002년생 측면 미드필더 양현준은 현재 리그에서 가장 뜨거운 신인이다. 올 시즌 리그 19경기에 나서 2골·3도움을 기록 중이고, K리그1 ‘이달의 영플레이어상’을 두 차례 수상했다. 이변이 없는 한 2022시즌 ‘올해의 영플레이어상’은 양현준이 받을 가능성이 크다. 지난달 아시아축구연맹(AFC) U-23(23세 이하) 아시안컵 대표팀에도 들어갔다. 양현준의 장점은 빠른 드리블을 통한 저돌적인 돌파력이다. 측면에서 페널티 박스 안쪽으로 파고드는 능력이 좋다. 폭넓은 시야를 갖고 있어 날카로운 패스도 건넬 수 있다. 최용수 강원 감독은 “쉽지 않을 텐데 팀을 위해 최선을 다해준다. 매 경기 꾸준한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다”고 칭찬했다. 홍명보 울산 현대 감독도 “자신감과 기량이 굉장히 좋은 선수”라고 평가한 바 있다. 사령탑뿐만 아니라 양현준을 향한 동료들의 믿음도 두텁다. 양현준은 팀 훈련부터 성실한 자세로 선배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는다. 강원 공격수 김대원은 “어린 선수임에도 불구하고 팀에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 선수 본인이 자신감이 많이 올라와 있다. 양현준에 대한 팀원들의 기대가 점점 커지고 있다. 연말에 영플레이어상을 받을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국가대표 미드필더 황인범(루빈 카잔)도 양현준을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 황인범은 “K리그 선수 중에서 양현준이 가장 돋보인다. 외국 리그에서 활약할 때 K리그 방송 중계를 지켜보며 ‘좋은 실력을 갖추고 있구나’라고 생각했다. 직접 상대해보니 여유가 많이 생겼더라. 스피드와 공을 관리하는 능력이 좋다. ‘저 선수 정말 좋다’라고 팀 동료들과 얘기를 나눴다”고 했다. 13일 토트넘전을 마친 후 팀 K리그를 이끌었던 김상식 전북 감독은 ‘팀에서 가장 돋보인 선수를 꼽아달라’는 질문에 주저 없이 양현준을 꼽았다. 기자회견 진행자가 “오늘 해설을 하러 온 이영표 강원 대표에게 (영입을 위해) 곧바로 연락할 예정이냐”고 묻자 김상식 감독이 “그럴 수도 있다”며 웃었다. 이영표 대표는 “골 장면을 제외하고 경기에서 가장 돋보인 장면을 꼽으라면 단연 양현준의 활약”이라고 했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양현준은 “토트넘 선수들을 직접 보니깐 자신감이 살짝 하락했다”면서도 “강원에서 하던 대로 했는데 플레이가 잘 나왔다. 30분 정도만 뛰어 모든 걸 증명했다고 말할 수는 없다. 운이 좋게 돌파를 해 좋은 어시스트를 할 수 있었다. 토트넘 선수들이 생각보다 템포가 빠르고 좀 다르다 싶었는데 이번 경기를 통해 많이 배웠다”고 말했다. 최용수 감독과 경기 전 나눴던 이야기도 전했다. 양현준은 “최용수 감독님이 장난식으로 (다른 선수에게) 패스하지 말고 드리블만 하고 오라고 했다. 팀에 복귀하면 뭐라고 하실지 잘 모르겠다”며 “리그 경기에서 이런 드리블 상황을 많이 만들면 강원도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갈 것 같다”며 해맑게 웃었다. 강원은 오는 16일 수원FC와 K리그1 2022 22라운드 원정 경기를 치른다. 30일에는 울산으로 이동해 원정 경기를 소화해야 한다. 양현준은 “강원에서 더 많이 뛰고 공격포인트를 많이 쌓으면 (나의 가치를) 더 증명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더 열심히 해서 팀을 좋은 순위로 끌어올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김영서 기자 zerostop@edaily.co.kr 2022.07.15 05:18
축구

'강원 잔류골' 한국영 "그날 결혼기념일, 아내 덕분이에요"

최근 서울에서 만난 프로축구 강원FC 미드필더 한국영(32)은 “그날이 결혼기념일이었다. 아내가 ‘다른 건 다 필요 없고, 승리가 선물’이라고 말해줬다”라고 했다. 한국영은 2020년 12월12일 전단비양과 결혼했는데, 1년 뒤인 2021년 12월12일 K리그 승강 플레이오프(PO) 2차전 대전하나시티즌전에서 전반 30분 결승골을 뽑아내 승리와 함께 1부 리그 잔류를 이끌었다.한국영은 “혼자 골 장면을 그리며 시뮬레이션을 많이 했다. 팀을 살리자는 생각 뿐이었다. 테크닉이 아니라 집념의 골이다. 세컨볼을 잡았는데 바로 앞에 마사(대전)가 있었다. 한번 터치해서 벗겨내니 페널티 박스 안이었다. 고개를 들었는데 코스가 거기밖에 없어서 그쪽으로 찼다”고 되돌아봤다.사실 한국영은 오른쪽 다리 안쪽 인대 3개 중 2개가 파열된 상태로 뛰었다. 2020년 8월 경기 중 바닥에 머리를 부딪힌 탓에 뇌진탕 후유증도 있었다. 한국영은 “아내와 대구, 제천, 광주 등을 돌아 다니며 치료했다. 서울대학교 병원 교수님이 ‘럭비와 야구 선수들도 뇌진탕을 많이 당하는데, 1년 정도 퍼포먼스가 떨어지는 후유증이 있으니 너무 스트레스 받지 말라’고 조언해줬다”고 했다. 이어 “아내도 ‘시간이 지나면 좋아질 테니 긍정적으로 해보자’고 말해줬다. 결국 시간이 필요한 거였다. 거의 시즌이 끝날 때쯤 완치한 느낌이 들었고, 시즌이 더 길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23년 전 같은 아파트 옆집에 살았던 인연이 있는 아내가 옆에서 많은 힘이 됐다.대전의 마사(일본)가 “승격에 인생을 걸겠다. 2차전에 압도적인 경기를 하겠다”고 말한 게 한국영과 강원 선수들을 더 자극했다. 한국영은 “유튜브를 보니 대전 선수들이 승강PO 1차전을 마친 뒤 벌써 승격한 것 같았다. 마사가 좋은 선수지만, 경험이 있는 선배로서 인생이 호락호락하지 않다는 걸 알려주고 싶었다. 나도 2014년 브라질월드컵 벨기에전에 너무 간절했지만 그렇게 안된 적이 있다”고 했다. 잔류를 함께 이룬 최용수 강원 감독에 대해 한국영은 “카리스마 있다. 훈련해보면 왜 이기는 축구, 지지 않는 축구를 하는지 알 것 같다”고 했다.승강 PO 2차전에서 강원 볼보이들이 노골적으로 시간을 지연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일본과 카타르에서도 뛰었던 한국영은 “경기할 때는 전혀 몰랐는데 축구 외적으로 논란이 돼 안타까웠다. 해외를 비롯한 다른팀에서도 티나게 그런 적은 없었다. 팀을 사랑하고 애정하는 마음은 알겠지만 잘못 표현된 것 같아 안타까웠다”고 했다.한국영은 시즌 직후 전북 고창에서 지도자 C급 교육을 받았다. 자기 몸에서 좋은 피만 빼서 다시 넣는 발목 치료도 받고 있다. 한국영은 “2021년을 한 마디로 하면 ‘잘 버텼다’다. 제가 축구를 잘하는 선수는 아니지만, 감독님이 지시하는 롤을 잘 수행한다고 생각한다. 새 시즌을 앞두고 홀가분하고 설렌다. 자신감도 있다”고 했다. 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2022.01.05 10:11
축구

선배와 맞대결 펼친 최용수 강원 감독 "옛 추억 많이 떠올라..."

“FC서울에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지만 승부의 세계는 치열하다. 결과를 놓고 경쟁한다. 반드시 이기고 싶다.” 지난 18일 강원도청 브리핑실에서 서울과 맞대결에 대한 최용수(48) 강원FC 감독의 취임 기자회견 중 일부분이다. 28일 잠실올림픽주경기장에서 2021시즌 K리그1(1부) 강원과 서울의 맞대결이 열렸다. 이날 경기는 ‘최용수 더비’로 많은 관심을 받았다. 서울에서 선수와 감독으로서 많은 커리어를 쌓았던 최 감독이 1년 4개월 만 감독 복귀전에서 친정팀 서울을 상대하기 때문이다. 경기 전부터 최 감독은 “서울과 경기서 반드시 이기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섭씨 영상 10도의 쌀쌀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6375명이 경기장을 찾을 만큼 뜨거웠던 열기였다. 그러나 경기 휘슬이 불기 직전 그라운드에서 만난 양 팀 감독은 화기애애한 모습을 보였다. 최 감독과 안익수(56) 서울 감독은 환한 미소를 보이며 서로를 반갑게 맞았다. 최 감독은 90도 인사를 했다. 최 감독이 상대한 안 감독은 지도자 선배다. 둘의 인연은 2010년에 시작됐다. 최 감독은 2006년 현역 선수에서 은퇴한 뒤 서울에서 코치 생활을 하던 중이었다. 1999년 천안 일화 천마에서 코치 생활을 시작한 안 감독은 여자 국가대표팀 감독에서 2010년 서울의 수석코치로 자리를 옮겼다. 둘은 2010년 넬루 빙가다 휘하에서 서울의 리그 우승에 기여했다. 이후 최 감독은 감독대행을 거쳐 정식 감독으로 부임하며 서울의 전성기를 이끌었다. 리그 우승과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준우승, FA(축구협회)컵 우승 등의 성과를 보였다. 중국 장쑤 쑤닝을 거쳐 2018년 강등 위기의 서울에 복귀해 승강 플레이오프까지 거친 후 팀을 1부에 잔류시키기도 했다. 안 감독은 2011년부터 부산 아이파크와 성남 일화 천마, 20세 이하(U-20) 대표팀, 선문대학교를 거쳐 올 시즌 중 9월 서울 감독으로 돌아왔다. 서울은 한때 최하위까지 추락하며 강등 위기에 처하기도 했지만, 안 감독 부임 후 5승 4무 1패의 성적을 거둬 상승세를 탔다. 한솥밥을 먹었던 둘은 여러 스토리 끝에 만난 그라운드에서는 0-0으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경기 결과로 서울은 리그 9위로 1부 잔류를 확정했고, 강등은 자동 강등은 면한 채 리그 11위로 승강 플레이오프(PO)를 치러야 한다. 최 감독은 경기 후 “막내 코치 시절 안 감독님께 지도자로서 가야 할 철학 등을 배웠다. 세세한 부분까지도 조언을 해주셨다”라며 “(경기 전에) 옛날이야기를 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옛날 추억이 많이 떠올랐다”고 말했다. 이어 “힘든 위치에 있지만, 지도자들 간에 서로 대화를 하면서 주고받는 애로사항과 정도 있다. 그렇게 더 깊이 교감할 수 있는 현장이 되는 게 개인적인 바람이다. 어차피 우승은 한 팀만 한다. 지도자는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직업이다. 상대방에 대한 존경심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김영서 기자 2021.11.29 14:15
연예

"솔직히 짜증나" '안다행' 안정환, 허재-최용수 황도 정착에 '멘붕'

허재와 최용수가 '자급자족 라이프' 연장을 선언한다. 안정환은 이들의 황도 정착 선언에 크게 당황한다. 오늘(17일) 오후 9시 20분에 방송될 MBC '안싸우면 다행이야'에는 '황도 청년회장' 안정환의 집들이에 방문한 '허수커플' 허재와 최용수의 두 번째 이야기가 베일을 벗는다. 남다른 케미스트리를 보여주며 '허수커플'을 결성한 허재와 최용수. 이들은 첫날밤까지 함께 지내며 더욱 깊은 우애를 뽐낸다. 안정환은 '허수커플'의 핑크빛 기류에 "그러다 같이 살겠어! 아주"라고 농담을 던진다. 하지만 이러한 말이 씨가 된다. 선배들을 떠나보내려 한 안정환의 계획이 틀어진다. 허재는 "안 가! 내가 왜 나가야 되는데"라며 섬 탈출을 거부하고 최용수까지 맞장구를 치면서 '황도 라이프' 연장을 선언, 안정환을 '멘붕'에 빠뜨린다. '허수커플'의 자급자족 라이프 자진 연장은 '안싸우면 다행이야' 처음이자 100% 리얼 상황. 두 사람의 즉흥 결정에 안정환은 물론 제작진까지 당황한다. 스튜디오에서 지켜본 '빽토커' 김병지와 우지원 역시 "이렇게 되면 집들이 스케줄이 다 무너지는 게 아니냐"면서 깜짝 놀란다. 선배들의 결정에 '황도 청년회장' 안정환은 깊은 한숨을 내쉰다. 그는 제작진과의 인터뷰에서 "솔직히 말해 짜증이 났다. 두 분을 모셔야 하기 때문"이라며 "그냥 혼자 조용히 살고 싶었다"라고 울상을 짓는다. 한층 진해진 케미스트리를 과시하는 '허수커플' 허재와 최용수가 '황도 라이프'를 연장하게 된 진짜 이유는 무엇일지, 안정환은 이러한 위기를 어떻게 타개해 나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황소영 기자 hwang.soyoung@jtbc.co.kr 2021.05.17 08:39
축구

K리그 '100승 클럽' 감독을 소개합니다

남기일(47) 제주 유나이티드 감독이 K리그 '100승'을 달성했다. 그는 2014년 광주 FC 지휘봉을 잡은 뒤 2018년 성남 FC, 2020년 제주 등을 지휘하면서 '승격 청부사'로 통했다. 제주는 지난 11일 '하나원큐 K리그1(1부리그) 2021' 9라운드 수원 삼성과 경기에서 2-1 승리를 거뒀다. 남기일 감독의 K리그 통산 100승(78무89패)이 달성되는 순간이다. 그는 "좋은 선수들을 만나 좋은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 뜻깊은 100승이다. 선수들에게 고맙다"며 기쁨을 표현했다. 남기일 감독이 '100승 클럽'에 가입하면서 K리그 역사에는 19번째 100승 지도자가 탄생했다. 그렇다면 K리그 최초의 100승 주인공은 누구일까. 고재욱 울산 현대 감독이었다. 1997년 5월 4일 울산은 포항 스틸러스를 꺾었고, 고재욱 감독은 최초의 100승 감독으로 이름을 올렸다. 이어 K리그의 전설적인 지도자들이 대거 100승 클럽에 합류했다. 김호 수원 감독(1999), 박성화 포항 감독(2000), 이회택 전남 드래곤즈 감독(2000), 김정남 울산 감독(2002), 차경복 성남 일화 감독(2003), 조광래 FC 서울 감독(2004), 박종환 대구 FC 감독(2004), 허정무 전남 감독(2006), 차범근 수원 감독(2007), 최강희 전북 현대 감독(2011), 김호곤 울산 감독(2012), 황선홍 포항 감독(2014), 박항서 상주 상무 감독(2015) 김학범 성남 감독(2015), 최용수 서울 감독(2016), 최윤겸 강원 FC 감독(2016), 최순호 포항 감독(2018) 등이 남기일 감독의 100승 클럽 선배들이다. 최단 기간 100승을 달성한 주인공은 '독수리' 최용수 감독. 그는 19명의 '100승 클럽' 중 유일하게 200경기 안에 100승을 달성했다. 서울은 2016년 5월 14일 성남 상대로 승리를 거뒀고, 최용수 감독은 194경기 만에 100승을 돌파했다. 공동 2위 2명이 있다. 성남의 황금기를 이끈 차경복 감독과 전북의 전부라 불렸던 최강희 감독이 100승을 달성하는데 224경기가 걸렸다. 황선홍 감독(231경기), 김학범 감독(233경기) 등이 뒤를 이었다. 남기일 감독은 267경기가 걸려 역대 8위에 랭크됐다. 최연소 100승 감독은 누구일까. 그 역시 독수리였다. 최용수 감독은 100승 당시 43세로 1위를 차지했다. 이어 박성화 감독(45세), 고재욱 감독(46세), 황선홍 감독(46세)이 이름을 올렸고, 남기일 감독은 47세로 5위에 위치했다. 꿈의 200승 클럽에는 단 3명만이 가입할 수 있었다. 역대 1위는 최강희 감독의 229승이다. 2위는 김정남 감독의 210승, 3위는 김호 감독의 207승이다. 최용재 기자 choi.yongjae@joongang.co.kr 2021.04.14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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