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결과19건
프로야구

[IS 피플] ‘9월 타율 0.446+DH 2결승타’ 문보경 “배트 놓는 포인트 바꿨다”

문보경(23·LG 트윈스)의 가을 기세가 심상치 않다.문보경은 지난 17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SSG 랜더스와 더블헤더에서 모두 결승타를 때려내며 팀의 싹쓸이 승리를 이끌었다. 그는 2경기 결승타를 포함해 8타수 6안타 2타점 2득점을 올렸다. 이날 승리로 LG는 시즌 74승 2무 47패(승률 0.612)를 기록하며 2위 KT 위즈와 승차를 6경기로 벌렸다.문보경은 18일 기준 타율 0.306, 8홈런, 출루율(0.382)과 장타율(0.445)을 합친 OPS 0.827을 기록 중이다. 팀의 주축 타자로 자리매김한 지난해(타율 0.315 9홈런 OPS 0.833) 못지않은 성적이다. 그의 전반기 성적(타율 0.287 OPS 0.758)은 좋지 못했다. 하지만 여름 이후 달라졌다. 후반기 타율 0.342 OPS 0.951로 활약 중이다. 특히 9월 들어서는 타율 0.446 OPS 1.090의 불방망이를 휘두르고 있다. 9월만 보면 타격왕에 도전 중인 홍창기(타율 0.455 OPS 1.035)와 비등하다.17일 LG의 상대는 SSG의 원투 펀치인 김광현과 커크 맥카티였다. 하지만 달아오른 문보경의 방망이를 막을 순 없었다. 그는 "(1차전 선발인 김광현 상대로) 상대 전적(17일 경기 전 기준 통산 13타수 2안타)이 안 좋았던 걸로 안다. 더 신중하게 치려고 했다. 꼭 치고 싶었다. 최근 타격감이 나쁘지 않아 자신 있게 타석에 들어갔다"고 돌아봤다. 그는 맥카티에 대해서도 "직구와 변화구 모두 뛰어난데, 오늘은 내가 운이 좋았던 거 같다"며 "장타를 의식하진 않았지만, 타구 코스가 좋아 장타로 이어진 것 같다"고 평가했다. 9월 활약은 행운이 아니다. 문보경은 "최근 타격 시 손 놓는 포인트를 앞에서 뒤로 약간 바꿔봤다. 힘이 덜 들어가서 괜찮은 것 같다. 방망이도 잘 나오는 것 같다. 연습 때부터 해봤는데 (효과가) 좋은 것 같다"며 "이호준 타격 코치님과 좋은 부분, 좋지 못한 부분을 계속 이야기하면서 수정해 나가면서 한 게 비결"이라고 설명했다. 경기 후 본지와 만난 이대형 SPOTV 해설위원은 이에 대해 "문보경이 그런 변화를 준 지는 꽤 오래됐다. 타이밍을 뺏겨도 대처하는 방법이라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전반기 타석당 삼진 비율이 15.8%였던 문보경은 9월 들어서는 11.7%까지 지표를 개선했다. 인플레이 타구가 늘었고, 타구 각도도 더 생산적으로 변했다. 좋은 결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팝플라이와 땅볼의 비율이 전반기 14.5%와 32.8%에서 각각 10.5%와 25%로 감소했다.문보경의 시즌은 오는 23일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합류하기 위해 잠시 LG를 떠난다. 대표팀 같은 포지션에 홈런 1위(30개)인 노시환(한화 이글스)이 있지만, 9월 페이스는 문보경도 뒤지지 않는다. 태극마크를 앞둔 그는 방송 인터뷰를 통해 "나라를 대표해 시합을 뛴다. 그 이름에 먹칠하지 않게 좋은 성적을 거두고 돌아오면 좋겠다"고 다짐했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3.09.18 16:50
프로야구

[IS 대전] 이승엽 감독 "조수행 잡은 타구, '빠졌겠다' 했는데...소금 같은 선수"

"깜짝 놀랐다. '빠졌겠다' 생각했는데 어느 순간 가 있더라. 정말 빠르더라. 정말 소금 같은 존재다."이승엽 두산 베어스 감독이 전날 결정적인 호수비를 연달아 해낸 조수행(30)의 활약을 칭찬했다.두산은 18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 원정 경기에서 2-0으로 승리했다. 7이닝을 1피안타 무실점으로 막은 선발 투수 최원준, 9회 결승타를 터뜨린 고참 김재호의 존재감이 컸으나 결정적으로 승기를 굳힌 건 조수행이었다. 이날 우익수·2번 타자로 선발 출전했던 그는 중견수 정수빈이 부상으로 교체되자 중견수로 자리를 옮겼다.정수빈은 KBO리그 최고의 외야 수비수 중 한 명이다. 그의 빈 자리를 채우기가 쉽지 않은데, 조수행이 그걸 해냈다. 조수행은 9회 초 무사 주자 1루 상황에서 노시환과 채은성이 쳐낸 타구를 연달아 잡아냈다. 타구 속도도 각도도 모두 쉽지 않았다. 평균 수준의 중견수였다면 다이빙 캐치를 해야 포구에 도전할 수 있는 타구였다.그러나 조수행은 여유있게 달려 두 타구를 모두 잡아냈고, 한화는 분위기를 잃고 결국 무득점 패배를 안아야 했다. 건국대 시절부터 준족으로 명성을 날렸던 조수행이었기에 가능한 수비였다.하루 뒤인 19일 취재진과 만난 이승엽 감독은 "깜짝 놀랐다"고 당시 상황을 떠올렸다. 이 감독은 "노시환의 타구는 조금 먹힌 타구였지만, 채은성의 타구는 힘이 실려 있었다. 그래서 '빠졌겠다' 생각했는데 어느 순간 조수행이 가 있더라. 정말 빠르더라"며 "위기에서 조수행의 호수비가 사실 눈에 크게 띄지는 않을 수 있다. 다른 선수들이었으면 다이빙 캐치를 해야 하는 거리인데 조수행은 아주 편안하게 낙구 지점을 잘 선택했다. 우리 팀 주전은 아니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소금 같은 존재"라고 했다.이승엽 감독은 "스타트가 굉장히 빨랐다. 그래서 딱 맞는 순간 이미 스타트를 한 상태였다. 수비적인 감각이 굉장히 뛰어나다"라며 "주력도 좋고 타격 센스도 있다. 기회를 많이 못 받았을 뿐이다. 꾸준히 나간다면 충분히 자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대전=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3.04.19 18:25
프로야구

국대 2루수 최주환, 햄스트링에 밸런스 발목 잡혔다

'국가대표 2루수' 최주환(34·SSG 랜더스)이 끝날 줄 모르는 부진 끝에 2군으로 내려갔다. SSG는 지난 14일 최주환을 1군에서 말소했다. 올 시즌 부진이 심각했다. 타율 0.146, 홈런은 1개에 불과하다. 지난해 조짐은 있었다. 최주환은 지난 2021시즌 4년 최대 42억원 FA(자유계약선수) 계약을 맺고 SSG 랜더스로 이적했다. 2014년 정근우가 이적한 후 대형 2루수가 없었던 SSG에는 천군만마였다. 넓은 잠실구장을 사용하면서 OPS(출루율+장타율) 0.8 전후를 기대할 수 있는 최주환이라면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20홈런 이상을 기대할 수 있다고 평가받았다. 그러나 좀처럼 '돈값'을 하지 못하고 있다. 최주환은 지난 시즌 타율 0.256 18홈런 OPS 0.782를 기록했다. 출발이 나빴던 건 아니었다. 개막부터 4월 25일까지는 타율이 0.365에 달했지만, 좌측 햄스트링 미세 손상으로 26일 2군으로 내려갔다. 4주 진단을 받고 5월 22일 1군에 돌아왔지만 이전의 최주환이 아니었다. 복귀 후 성적 타율 0.232, OPS가 0.731에 그쳤다. 도쿄 올림픽 대표팀에 선발돼 경기를 뛰다 햄스트링이 재발하는 등 악재도 따랐다. 비시즌 숨을 고르고 돌아온 이번 시즌 회복은커녕 더 심각해졌다. 삼진율 17.2%로 지난해(17.9%)와 비슷했지만, BABIP(인플레이 타구 타율)가 0.167(개인 커리어 평균 0.309)에 불과하다. 대부분의 1군 타자들은 BABIP가 3할 전후로 형성되고, 개인 커리어 평균에 수렴한다. 급락한 경우 불운일 수 있지만, 최주환은 타구 질 문제에 가깝다. 햄스트링 부상의 여파가 타격 밸런스를 흔들어놨을 가능성이 크다. 박재홍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일간스포츠와 통화에서 “지난해 햄스트링 부상 이후 타격 밸런스가 무너진 것 같다. 배트가 몸에서 붙어 나와야 하는데 멀어져서 나오더라. 맞는 각도도 좋지 않고 잘 맞아도 파울이 나오고 있다"며 "지난해 부상 후와도 성적이 다른 것은 부상 부위가 안 좋으니 다른 쪽으로 힘을 쓰면서 밸런스가 변했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전체적으로 타격 밸런스가 무너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차승윤 기자 차승윤 기자 cha.seunyoon@joongang.co.kr 2022.05.16 08:04
야구

"지금도 훈련하고 있다"던 롯데, 고척돔 '천장'에 울었다

롯데 자이언츠가 고척돔 변수 앞에 무릎 꿇었다. 롯데는 3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고척돔)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 원정 경기를 3-4(연장 10회)로 패했다. 전날 개막전 승리로 쾌조의 출발을 알렸지만, 전병우에게 끝내기 안타를 맞고 경기를 내줬다. 승리 기회가 없었던 건 아니다. 롯데는 0-0으로 맞선 5회 초 1사 2루에서 정보근의 적시타로 리드를 잡았다. 5회 말 이정후의 내야 땅볼로 동점, 7회 말 이정후의 2타점 적시타로 1-3까지 뒤졌지만 8회 초 피터스와 정훈의 적시타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더그아웃 분위기는 달아올랐다. 팽팽하던 승부에 마침표가 찍힌 건 10회 말이었다. 키움은 1사 후 푸이그가 우익수와 2루수, 1루수 사이에 떨어지는 큼지막한 플라이를 때려냈다. 타격 직후엔 평범한 아웃으로 보였다. 하지만 롯데 우익수 피터스가 낙구 지점을 놓쳤고 그사이 푸이그가 2루까지 내달려 세이프 판정을 받아냈다. 롯데는 후속 전병우에게 끝내기 2루타를 맞고 패했다. 고척돔은 천장 한가운데 반투명 테프론막으로 덮여있다. 그 영향 때문에 야수들이 타구 처리에 어려움을 겪는다. 빛이 희미하게 투영되는 테프론막으로 공이 들어가면 순식간에 공이 사라진다. 서튼 감독은 3일 경기 전 주전 우익수로 신인 조세진을 투입하며 "김평호 코치가 어제 20분 정도 외야수를 데리고 훈련했다. 다양하게 펑고를 치면서 공이 어떻게 떨어지는지 각도도 보고 좌중간, 우중간으로 (펑고를) 쳐서 익숙하게 하는 훈련도 했다"며 "지금 이 순간에도 훈련을 진행하고 있다"고 크게 우려하지 않았다. 하지만 조세진 못지않게 고척돔 경험이 없던 피터스가 결정적인 순간 타구를 잃어버렸다. 개막 연승에 도전했던 롯데로선 승부가 기운 뼈아픈 장면이었다. 고척=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ongang.co.kr 2022.04.03 18:19
야구

'완봉승' 류현진 "체인지업 제구·구속 좋았다"

류현진(34·토론토)이 후반기 첫 등판에서 2021시즌 가장 좋은 투구를 보여줬다. 만족감을 감추지 않았다. 류현진은 18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주 버팔로세일런필드에서 열린 2021 메이저리그(MLB) 텍사스와의 홈 더블헤더 1차전에 선발 등판, 7이닝 동안 3피안타·1볼넷·4탈삼진·무실점 호투하며 토론토의 5-0 승리를 이끌었다. 승수를 추가하며 시즌 9승을 마크했다. 종전 개인 한 시즌 최다 승수(14승)에 다가서고 있다. 평균자책점은 종전 3.56에서 3.32로 낮췄다. 류현진은 6월 등판한 5경기에서 평균자책점 4.88을 기록하며 우려를 줬다. 7월 등판한 2경기도 한창 컨디션이 좋았던 4·5월에는 미치지 못했다. 후반기 첫 등판도 로비 레이에게 내줬다. 이런 흐름 속에서 건재를 과시하는 호투를 보여줬다. 주무기 체인지업은 한층 날카로워졌고, 포심 패스트볼의 구위도 좋았다. 세 차례 실점 위기도 모두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경기 뒤 류현진은 "구속이 다른 날보다 잘 나왔다. 올스타 브레이크에 불펜 피칭을 하면서 투수 코치와 팔 각도를 끌어올렸다. 덕분에 스피드가 빨라졌고, 각도도 날카로워졌다. 특히 체인지업이 가장 좋았다. 제구도 잘 됐고, 구속도 빨라졌다. 헛스윙을 많이 유도했다"라고 반겼다. 체인지업은 고전했던 6월, 류현진이 보완 과제로 꼽은 구종이다. 류현진은 "가장 좋은 체인지업은 직구와 같은 폼에서 나와야한다. (이전과 달리) 오늘은 그런 투구가 됐다. 안 좋았을 때는 다른 구종을 구사할 때보다 팔 스윙이 느려지는 경향이 있었다. 팔 각도가 올라갔을 때는 내려서 찍어 던지기 때문에 구속도 더 나온다. 앞으로도 이렇게 던질 것 같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체인지업의 로케이션과 구속이 원하는대로 나오다 보니 상대 타자들도 경계할 수밖에 없었다. 류현진은 이와같은 기류를 포착, 허를 찌르는 볼 배합으로 텍사스 타자들을 제압했다. 경기 뒤에도 "체인지업을 노리는 타자들에게 다른 구종을 던져, 약한 타구나 빗맞은 타구를 유도할 수 있었다"라고 전했다. 찰리 몬토요 토론토 감독도 "체인지업이 최근 류현진이 등판한 경기 중 가장 좋았다"고 했다. MLB닷컴은 "류현진이 전성기 모습으로 후반기를 시작했다. 와일드카드 경쟁에 돌입한 토론토에 기쁜 소식이다"라고 평가했다. 안희수 기자 2021.07.19 08:31
야구

부활한 오타니, 진짜 만화가 되다

LA 에인절스 오타니 쇼헤이(27)가 메이저리그를 뒤흔들고 있다. 단순히 이도류이기 때문이 아니다. 160㎞ 강속구와 리그 최고의 스플리터 때문만도 아니다. 리그 정상급의 장타력으로 메이저리그 역사에 한 획을 긋고 있다. 28일(한국시간) 탬파베이전에서 시즌 스물다섯번째 홈런을 쏘아올리며 홈런 선두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26홈런)를 바짝 뒤쫓았다. 아시아 선수로는 전례없는 홈런 페이스다. 추신수의 24홈런(2019년) 기록을 넘어섰고 한 시즌 최다 기록인 마쓰이 히데키의 31홈런(2004년)을 넘어서는 것도 초읽기에 들어갔다. 주변의 시선을 깨부수고 지켜온 투타겸업으로 만든 성과이기에 더 값지다. 장훈, 스즈키 이치로, 다르빗슈 유 등 일본 야구계 선배들로부터 투수와 타자 중 하나를 포기하라는 충고에 흔들리지 않고 투수와 타자 모두 정상급의 성적을 거두는 중이다. 특히 타격 성적이 눈부시다. 오타니를 아직 리그 최고의 투수라 말하기엔 부족하지만, 리그 최고의 타자로는 꼽힐만 하다. '야구인의 몸이 아니다'라는 비판을 들으면서까지 보강한 탈(脫)아시아적 신체를 바탕으로 오타니가 베이브 루스 이후 100여년간 나오지 않았던 야구의 역사를 다시 쓰고 있다. ━ 부활한 오타니, 핵심은 하반신 보강 28일 기준 타자 오타니는 25홈런과 59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타율은 0.277로 낮지만, 출루율 0.363, 장타율 0.668, 출루율과 장타율을 합친 OPS는 1.031에 달한다. 타격 7관왕을 노리는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와 홈런왕, MVP 경쟁을 당당히 벌이고 있다. 지난해 부진을 생각하면 괄목상대할 성적이다. 지난해 오타니의 성적은 44경기 7홈런 24타점, 타율 0.190, 장타율 0.366에 불과했다. wRC+(조정 득점 생산력)는 82로 리그 평균(100)에도 미치지 못했다. 투타 겸업이라는 말이 무색했다. 2019년부터 그를 괴롭혔던 왼쪽 무릎이 문제였다. 미국 ‘디 애슬레틱’에 따르면 오타니가 이번 시즌을 앞두고 세웠던 핵심 목표는 하체 재건이었다. 오타니는 2019년 왼쪽 무릎의 이분 슬개골 수술을 받고 2020년 복귀했다. 부상은 완전히 회복했지만, 회복 기간 약해진 하체가 문제였다. 하체가 받쳐주지 못하니 스윙 메커니즘도 무너졌다. 디 애슬레틱은 “지난 시즌 오타니는 약해진 하체 탓에 발이 자꾸 타석을 벗어났다”라며 “조 매든 감독이 다리를 묶어야 하겠다고 농담할 정도였다”라고 2020시즌 오타니가 겪었던 문제를 소개했다. 지난겨울 오타니는 시애틀에 있는 야구 연구소 '드라이브 라인'에서 몸을 만들었다. 트레버 바우어, 마이크 클레빈저, 클레이턴 커쇼, 켄리 젠슨 등 리그를 대표하는 투수들이 데이터 분석 트레이닝을 위해 찾았던 시설이다. 투수로 돌아오기 위해 투구폼을 교정하고 구속을 끌어올렸다면, 타자로 돌아오기 위해선 부상 전 몸 상태로 되돌리는 데 집중했다. 디 애슬레틱은 “오타니는 비시즌 동안 신체적 출력을 최대화하고 한 시즌 동안 투타 겸업을 성공적으로 완수할 수 있도록 데이터를 살펴봤다”면서 “드라이브 라인을 통해 몸을 재정비했고 식이요법 계획을 세웠다”고 소개했다. ━ 타고난 장타자, 드디어 재능 만개 이도류, 160㎞ 강속구에 묻히기 쉽지만, 부상 전 오타니가 증명한 타격 재능은 메이저리그 최정상 수준이다. 2019년까지 오타니가 기록한 성적은 40홈런 123타점, 타율 0.286, 장타율 0.532, OPS 0.883으로 리그 평균과 비교한 OPS+(조정 OPS)는 133에 달한다. 결과지표가 아닌 과정지표로 보면 더욱 빛난다. 메이저리그 타구 데이터를 제공하는 베이스볼 서번트에 따르면 2018시즌 오타니는 배럴 타구 비율 16.4%(리그 상위 2%), 평균 타구 속도는 92.9마일(약 149.5㎞, 리그 상위 4%), 최고 타구 속도는 113.9마일(약 183.3㎞, 리그 상위 7%), 강한 타구 비율(HardHit%) 50.4%(리그 상위 4%)를 기록했다. 전성기 알버트 푸홀스, 마이크 트라웃처럼 높은 타율과 장타력, 선구안이 모두 완벽하다고 보긴 어렵지만, 최고의 타구를 만들어내며 트라웃과 함께 에인절스 타선의 선봉에 섰다. 하체 보강에 성공한 올해는 신인왕 시절 타격 기량을 완벽히 되찾은 것은 물론 한층 더 발전했다. 타구는 한층 더 빨라졌다. 평균 타구속도는 93.5마일(약 150.5㎞, 리그 상위 3%)로 1마일 가까이 빨라졌고 최고 타구속도는 무려 119마일(약 191.5㎞, 리그 상위 1%)에 달한다. 배럴 타구 비율도 50% 가까이 증가한 24.3%(리그 상위 1%)에 달한다. HardHit%도 56.2%(리그 상위 1%)로 약 12% 증가했다. 발사 각도도 올라갔다. 올 시즌 평균 발사각도는 16.4도로 2018년보다 4도 이상 올랐다. 강한 타구가 더 높이 뜨니 장타가 양산되는 것은 자명했다. 타구만으로 판단하는 기대 장타율은 라이벌 게레로를 능가한다. 오타니의 기대 장타율 0.657로 실제 성적보다 다소 낮지만, 선두 게레로(0.630)보다 높다. 강한 타구 생산력만 따진다면 메이저리그 최고 타자라 봐도 무방하다. ━ 원석이었던 타자 재능이 꽃펴... MVP 도전 커리어 내내 부족했던 프로 타격 경험이 쌓인 것도 진화한 요인으로 추정된다. 하나마키히가시 고교 시절부터 타격 재능은 투수 못지않았다. 이미 2학년 때 대회 타율 4할 이상을 기록했다. 2경기에 출전했던 고시엔 본선에서도 타율 0.333, 출루율 0.556, 장타율 0.833 1홈런으로 초고교급 파괴력을 선보였다. 정작 프로 진출 이후에는 많은 타석을 경험하지 못했다. 일본 프로야구(NPB) 니혼햄에서 뛴 5년 동안 통산 비율 성적은 타율 0.286, 출루율 0.358, 장타율 0.500으로 뛰어났지만, 타석수는 1170타석에 불과하다. 단 한 번도 규정 타석을 소화하지 못했다. 2016년(382타석)을 제외하면 300타석을 소화한 시즌조차 없다. 완성도가 떨어졌던 투수 훈련에 집중했고 타자 출전도 적었다. 적었던 경험은 메이저리그에서도 마찬가지 변수였다. 데뷔 첫해엔 좌완 투수 상대 약점(좌완 투수 상대 OPS 0.654)을 보이면서 일부 플래툰 적용을 받아야 했다. 2019년에는 5월 극심한 부진(OPS 0.692)을 겪다 적응하며 뜨거운 6월 타격감(OPS 1.091)으로 극복했다. 부상 이력도 더해졌다. 2018년 토미 존 수술, 2019년 왼쪽 무릎 슬개골 수술로 커리어 내내 부상과 수술을 겪으며 자연히 적응 기간이 더 길어졌다. 반면 올해는 부상 없이 시즌 절반가량을 소화한 가운데 어느덧 292타석에 들어섰다. 이상만 없다면 400타석 이상 소화가 확실하다. 메이저리그 누적 타석도 어느덧 1259타석에 이르렀다. 타석도, 메이저리그의 투수들도 이제는 낯설지 않다. 최근 5년간 리그를 대표했던 주요 강타자들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다. 50홈런 이상을 기록했던 지안카를로 스탠튼과 애런 저지의 커리어하이에 버금가는 타구 속도를 기록 중이다. 배럴 타구 비율 24.3%는 최근 5년 통틀어 2017년 애런 저지 다음가는 독보적인 2위 기록이다. HardHit%도 최근 5년 중에 2020년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62.2%), 미구엘 사노(57.3%)를 제외하면 올해 오타니를 넘어서는 타자를 찾아볼 수 없다. 이도류기 때문이 아니라 최고의 타자 오타니가 MVP 후보로 거론되어야 하는 이유다. 차승윤 인턴기자 2021.06.29 05:57
야구

[IS 포커스]강백호의 '회오리' 폴로 스루, 욕심 아닌 노력의 결과

올 시즌 강백호(21·KT)의 타격은 폴로 스루(follow through)에서 배트를 제동하지 못하고 제자리 회전을 하는 장면이 잦다. 대체로 헛스윙을 하거나 파울이 나왔을 때다. 반동을 가누지 못할 만큼 힘이 실린 스윙으로 보인다. 그 탓에 욕심만 내고, '영웅' 스윙만 한다는 시선도 있다. 변화구 대처력이 부족하다고 지적받는다. 올 시즌 득점권 타격이 저조하다. 이런 장면이 나온 경기에서 KT가 패하기라도 하면 큰 비난을 받았다. 강백호는 지난 시즌보다 빠른 페이스로 10홈런 기록했고, 타구 비거리와 속도도 크게 향상됐다. 홈런은 대체로 공이 배트에 맞는 순간 직감할 수 있을 정도다. 공격적인 성향으로 인해 성급하다는 선입견도 있다. 1일 현재 타석 당 삼진은 0.17개. 10홈런 이상 기록한 리그 타자 9명 가운데 3번째로 적다. 1일에 열린 잠실 LG전까지 나선 34경기에서 타율 0.328·11홈런·31타점을 기록했다. 2018시즌은 같은 경기 수에서 타율 0.264·5홈런·20타점, 2019시즌은 타율 0.298·4홈런이다. 모든 타격 지표가 모두 좋아졌다. 정체 없이 성장 중이다. 이미 소속팀 주축 타자고, 리그 대표 타자 반열에 올라섰다. 국가대표팀 미래 4번 타자감이다. 당연히 강백호이 퍼포먼스를 평가하는 기준치도 상향 조정됐다. 그 탓에 헛스윙 뒤 마치 트리플 악셀을 하듯이 돌기까지 하면 '마음만 앞선다'는 비아냥을 듣는 것. 현재 강백호의 커 보이는 스윙은 오히려 겨우내 정립하고 단련한 노력의 결과물이다. 데뷔 시즌부터 발사 각도와 공격 각도에 대해 고민했고 자신의 지향점을 찾으려고 했다. 처음에는 공에 힘을 더 많이 싣는 법, 배트 중심에 맞춰서 타구 속도를 향상시키는 것에 주목했고, 2020시즌을 앞두고는 김강 타격 코치와 생각을 주고받으며 타구를 멀리 보내는 방법을 몸에 익히려고 했다. 이강철 KT 감독도 "타격 파트 코치와 겨우내 몸통 스윙을 더 잘하기 위한 훈련을 했다. 이전에는 스윙을 하고 왼손이 빨리 덮이는 바람에 파울이 되는 타구가 많았다. 강한 힙 턴을 체화하려는 스윙을 연마해 그 점을 보완하려 한 것 같다"고 전했다. 실제로 자신의 존에 들어온 공을 노릴 때는 극단적 어퍼 스윙이 아니지만 폴로 스루는 그 궤적이 이전보다 커지고 배트를 들어 올리는 각도도 높아졌다. 손목이 흔들리지 않도록 왼손으로도 배트를 끝까지 쥐려는 모습도 보인다. 슬라이스(우측 선상 기준으로 좌에서 우로 향하는 타구) 타구가 나와도 인플레이가 될 수 있도록 만들려는 노력이다. 타격 코치와 공감을 형성한 부분은 순간적으로 더 강한 힘을 싣는 스윙을 만드는 것. 여기에 강백호는 자신만의 스타일을 반영해 메커니즘에 변화를 줬다. 타구를 더 멀리 보낼 수 있도록 발사각도 지난 시즌보다 높아진 달라진 모양새다. 강백호도 일부분은 인정했다. 그는 "좌타자가 오른쪽 어깨가 빨리 열리는 것은 타격 메커니즘이 좋지 않을 때 나온다. 그래서 공을 최대한 공을 잡아놓으려 한다. 안에 잡아둔 것을 인플레이 타구로 만들려면 그만큼 스윙 스피드가 빨라야 한다. 몸통 회전 운동으로 스윙 속도가 조금 빨라진 것이다"고 설명했다. 배트가 공에 맞는 순간에 이전보다 힘을 많이 주고, 폴로 스루는 커졌기 때문에 정타가 나오지 않았을 때는 제자리 회전을 하는 것이다. 이런 타격 장면은 이미 야구팬은 익숙하다. 리그 대표 3루수인 박석민(NC)의 트레이드 마크. 손가락 부상 탓에 배트를 꽉 쥘 수 없게 된 악조건 속에서 노력을 통해 자신만의 타법을 만든 케이스다. 천부적인 콘택트 능력과 탄탄한 하체의 근력이 있기에 가능했다. 그가 빙그르르 도는 스윙을 하는 건 타격감이 좋다는 반증이었다. 강백호는 박석민에 비하면 더블 악셀 수준. 그러나 탄탄한 하체의 힘이 뒷받침된 스윙을 한다. 1일 LG전 7회초 무사 1·2루에서 상대한 여건욱과의 승부에서도 회오리 헛스윙이 나왔다. 배트는 허공을 갈랐지만, 하체는 크게 흔들리지 않았다. 오해를 사는 이 장면은 더 좋은 타구를 만들기 위한 결과물이다. 득점권에서 부진한 모습은 냉정한 평가를 받는 게 마땅하다. 강백호도 변명을 하지 않았다. 1일 LG전에서 홈런과 2루타를 때려내며 4타점을 올리니 그는 경기 뒤 "득점권에서 부진하다 보니 부담이 컸고, 스트레스가 많았다"고 털어놨다. 안 좋은 결과가 이어지다 보니 조급해졌다고. 첫 번째 슬럼프에 빠진 데뷔 시즌, 태도 문제로 비난을 받았던 2019년 8월에도 마인드 컨트롤을 잘해냈던 선수다. 그는 "4번 타자를 프로 무대에 진입한 뒤 처음 맡아봐서 아직 미숙한 게 많다. 그러나 앞, 뒤에 좋은 타자들이 있으니 혼자서 감당하려고 하지 않고 연결한다는 생각으로 타석에 임하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아쉬운 결과도 있고 팀의 승리를 이끈 활약도 있었다. 앞으로도 기대치에 부응하지 못하면 비난을 받을 것을 잘 안다.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생각이다. "더 힘든 일도 많기 때문에 이겨 나가야 한다"며 말이다. '풍운아' 강백호의 7월도 야구팬의 시선을 사로잡을 전망이다. 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2020.07.02 05:28
야구

롯데, 외야 경쟁과 DH 선택의 상관관계

롯데의 주전 외야 경쟁이 남긴 불씨가 지명타자로 옮겨붙을 전망이다. 붙박이 주전을 예단할 수 없다. 롯데는 FA(프리에이전트) 자격을 얻은 기존 지명타자 최준석과 재계약하지 않았다. 대체 선수를 물색했고 사인 앤드 트레이드 형식으로 채태인을 영입했다. 채태인은 주전 라인업에 희소한 좌타자다. 1루 수비력도 뛰어나다. 지난해 109경기에 출전해 타율 0.322를 기록했다. 타격 능력도 갖췄다. 무엇보다 이대호의 체력 안배를 거들 수 있다. 실제로 스프링캠프 평가전에선 그가 주로 1루수로 나섰다. 채태인이 주전 지명타자로 유력하다. 하지만 조원우 롯데 감독은 "더욱 치열한 경쟁 구도를 만드는 게 목표다. 주전 선수도 안주할 수 없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사령탑의 방침뿐 아니라 팀 상황도 무혈입성을 허락하지 않는다. 팀에 타격 능력이 뛰어난 선수가 많기 때문이다. 롯데는 스토브리그에서 FA(프리에이전트) 외야수 민병헌을 영입했다. 민병헌을 영입하는 데 80억원을 투자했다. 손아섭과 민병헌은 주전이 확실하다. 지난해 타율 0.321·18홈런을 기록한 전준우도 한 자리를 차지할 전망이다. 하지만 외야진엔 지난해 주전 좌익수 김문호, 장타력이 뛰어난 박헌도, 2차 드래프트로 영입한 이병규도 있다. 주전 경쟁은 시즌이 개막한 뒤에도 진행형이라는 의미다. 밀린 선수는 보통 백업 외야수나 대타 요원으로 활용된다. 하지만 타석에서의 컨디션과 결과에 따라서 주전 지명타자로 나설 수도 있다. 오로지 타격 능력만으로 평가받는 자리다. 그동안 채태인이 잦은 부상으로 온전히 한 시즌을 치르지 못한 점도 이러한 전망에 힘을 싣는다. 김문호는 주전 자리에서 밀려났고, 12년간 몸담았던 LG를 떠난 이병규는 재기가 절실하다. 박헌도는 '만년 백업'에서 벗어나야 한다. 당연히 주전을 노린다. 전준우의 수비 적응력도 관건이다. 그는 민병헌이 영입된 뒤에 익숙하던 중견수에서 좌익수로 전향을 준비했다. 코너 외야로 향하는 타구는 속도가 빠르고 꺾이는 각도도 크다. 베테랑도 쉽게 적응하기 어렵다. 조 감독은 수비력을 중요하게 여긴다. 전준우가 부침을 보인다면 그를 지명타자로 돌리고 수비력을 갖춘 선수로 좌측 외야를 채울 가능성이 있다. LG 박용택, KIA 나지완처럼 자리가 견고한 지명타자도 있다. 하지만 몇몇 팀들은 타격 컨디션이 좋은 선수를 번갈아 쓰거나, 기존 주전의 체력을 안배하기 위해 이 자리를 활용한다. 현재 롯데는 후자인 셈이다. 타격 능력에 잠재력이 있는 젊은 선수들까지 기회를 얻을 수 있다. 3루수와 포수처럼 지명타자도 치열한 주전 경쟁을 예고하는 이유다. 안희수 기자 2018.03.08 06:00
야구

SK 김대유·임치영, 절박함의 끝은 '변화'다

변화의 시작은 절박함이다. SK 투수 김대유(26)와 임치영(29)이 딱 그런 케이스다.김대유와 임치영은 대만에서 열리고 있는 SK 2군 캠프(2월 14일~3월 11일)에서 투구폼을 바꾸는 '변화'를 선택했다. 왼손투수인 김대유는 팔각도를 내려 쓰리쿼터 형식으로, 원래 사이드암이었던 임치영은 언더핸드로 연습을 하고 있다.둘을 지도하고 있는 김경태 코치는 "김대유는 메이저리그의 크리스 세일(보스턴)이나 NC 임정호 느낌이 난다. 임치영은 롯데 정대현을 연상시킨다"고 말했다. 김대유가 연습 중인 왼손 쓰리쿼터는 KBO 리그에 흔치 않은 투구폼이다. 오버핸드에서 릴리스 포인트를 내리면서 왼손타자 기준으로 공이 등 뒤에서 날아오는 느낌을 들게 한다. 자연스럽게 커브의 각도도 예리해졌다. 구단관계자는 "공이 지저분해져서 라이브 피칭 때 타자들이 구종을 알고 치는 데도 장타를 만들어내기 어려워하더라. 막히는 타구가 많았고, 파울도 많이 났다"고 말했다.김경태 코치도 "패스트볼 제구는 잡혀가고 있는 상태다. 커브의 제구만 좋아진다면 KBO 왼손 불펜 중 손가락에 꼽히는 까다로운 공을 던질 투수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힘을 실어줬다. 현재까지 몸 상태도 좋으며 갈수록 투구폼에 적응하고 있다는 평가다. 임치영도 대만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공의 움직임을 더 주기 위해 릴리스 포인트를 내려 언더핸드로 새로운 야구인생을 개척 중이다. 싱커와 휘어져 나가는 커브를 이용한 땅볼 유도를 적극 훈련하고 있다. 구단관계자는 "비활동기간에 몸을 워낙 잘 만들었다. 선수가 워낙 열심히 훈련하고 있다"며 "시즌을 치를수록 구속이 조금 더 올라갈 것 같다"고 말했다.김경태 코치는 "팔을 조금 내리면서 공의 무브먼트가 많이 나아졌다. 제구력과 경기운영 능력이 좋은 선수이기 때문에 구속만 조금 더 올라온다면 충분히 1군 무대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일 것 같다"고 기대감을 내비쳤다.어떻게든 기회를 잡아야 한다. 둘 다 아직까지 1군에서 보여준 게 없다. 2010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넥센에 입단한 김대유는 2013년 2차 드래프트 때 SK로 이적했다. 1군 통산 성적이 2014년 기록한 1패 평균자책점 10.03이 전부다. 임치영도 마찬가지. 임치영은 2012년 신인 드래프트 때 7라운드 지명을 받고 SK 유니폼을 입었다. 1군 통산 성적은 1승1패 평균자책점 7.15다. 경찰야구단에서 군복무 후 2016시즌을 앞두고 팀에 복귀했다.김대유는 "투구폼의 변화가 생기면서 새로운 것들이 생겨나더라. 확실하게 좌타자를 잡을 수 있는 구질과 구종이 나타났다. 특히 커브는 충분히 위력을 발휘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며 "몸 상태나 어깨도 예전보다 더 좋아져서 공 스피드도 좋아질 것 같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임치영은 "이전엔 구속을 극대화시키는 폼만 찾았다. 임창용 선배와 노리모토 다카히로의 파워풀한 영상을 공부했었는데, 지금은 구속보다도 박정현, 정대현 선배님들을 비롯한 영상을 자주 보면서 땅볼에 유리한 구질과 폼을 계속 연구하고 있다. 1군에서 주자가 있거나 필요한 상황에서 병살을 유도할 수 있는 필승조를 목표로 열심히 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ins.com 2017.03.04 07:00
야구

투수들의 무덤? 콜로라도 선발진을 주목하라

오랫동안 내셔널리그 서부지구는 LA 다저스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양강구도였다. 올해도 별반 다르지 않다. 샌프란시스코가 후반기 첫 20경기에서 6승 14패로 부진을 겪었지만, 여전히 지구 1위를 사수하고 있다. 다저스도 클레이튼 커쇼를 비롯한 주축 투수들이 부상 중임에도 두꺼운 선수층을 자랑하며 샌프란시스코를 뒤쫓고 있다.오히려 오프시즌 잭 그레인키와 셸비 밀러 등을 영입하며 야심차게 시즌을 준비했던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가 47승 66패로 지구 최하위에 쳐져 있다. 대신 3위 자리에는 낯선 팀이 올라 있다. 로키 산맥의 후예 콜로라도 로키스다.콜로라도는 시즌의 3분의 2가 마무리되는 시점에서 55승 59패로 승률 5할에 근접한 승률을 올렸다. 4연패에 빠지기 전까진 딱 5할 승률이었다. 와일드카드가 1장 더 늘어난 덕분에 포스트시즌 진출도 도전 범위 안에 있다.해발 1600m에 위치하는 홈 구장 쿠어스필드는 '투수들의 무덤'으로 악명높다. 희박한 공기 탓에 타구가 멀리 뻗어나간다. 변화구의 각도도 예리함이 떨어진다. 제구에도 애를 먹는다. 일부 투수는 쿠어스필드에서 던지는 것을 거부하기도 했다.그럼에도 20년이 살짝 지난 현재까지 콜로라도에서 살아남은 투수는 몇몇 있었다. 2002년 15승을 거두며 콜로라도 역사상 처음이자 마지막 신인왕인 제이슨 제닝스는 강력한 싱커가 일품인 투수였다. 2008시즌 200이닝과 16승을 거둔 애런 쿡도 제닝스와 유사한 타입의 투수였다. 그 해 그가 기록한 55.9%의 땅볼 유도율은 당대를 풍미했던 싱커볼러인 브렌든 웹(64.4%)과 데릭 로(60.3%)에 이은 3위의 기록이었다. 2007시즌 기적의 '록토버' 열풍을 이끌었던 제프 프랜시스는 공은 빠르지 않았지만 타자들의 타이밍을 빼앗는 체인지업이 뛰어난 선발투수였다.하지만 이들은 부상으로 인해 꾸준한 활약을 이어가는데 실패했다.'콜로라도의 에이스' 하면 빼놓을 수 없는 투수가 우발도 히메네스다. 최근의 히메네스는 93마일의 패스트볼도 던지기 힘들어하지만, 콜로라도 시절만 하더라도 100마일짜리 패스트볼을 심심찮게 던지는 투수였다. 콜로라도 역사상 200이닝 이상·평균자책점 4점대 이하 기록은 딱 네 번 나왔다. 그 중 2번을 히메네스가 해냈다. 19승 8패 214삼진 평균자책점 2.88을 기록한 2010시즌은 콜로라도 투수가 다시 거두기 어려운 기록이다. 19승은 콜로라도 단일시즌 최다승, 200이닝-200삼진은 2000년 이후 콜로라도 투수들 가운데 유일한 기록이다.그러나 영원할 것만 같았던 히메네스의 강속구도 2011시즌을 기점으로 급격히 하락했다. 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2010년 96.1마일에서 이해 93.5마일로 떨어졌다. 히메네스는 패스트볼의 경쟁력을 잃자 급격한 부진에 빠졌고, 결국 시즌 도중 클리블랜드로 트레이드되며 짧은 쿠어스필드 생활을 마쳤다.히메네스의 빈자리는 생각보다 컸다. 콜로라도 마운드는 지난해까지 4시즌 연속 지구 최하위에 그쳤다. 전임 짐 트레이시 감독은 2012시즌 도중 ‘4인 75구 로테이션’이라는 괴상한 작전을 쓰기도 했다. 그만큼 1경기를 믿고 맡길 수 있는 선발투수가 없었기 때문이었다.2010시즌 83승 79패를 마지막으로 지구 하위권을 전전했던 콜로라도가 올시즌 반등에 성공한 이유는 마운드에 있다. 팀 득점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리그 1위. 콜로라도의 팀 평균자책점은 4.78로 여전히 리그 13위에 그치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와는 다르게 선발투수들이 '이기는 야구'를 하면서 좋은 성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벌써 지난해 선발승(41승) 기록을 넘어섰다.2013년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3순위에 지명된 존 그레이는 미래의 에이스로 성장할 재목으로 꼽힌다. 대학시절부터 100마일이 넘는 패스트볼을 던진 강속구파다. 지난해 메이저리그에 올라와서는 다소 고전했지만 올시즌 평균 구속이 다소 회복(지난해 94.4마일 → 올해 95.2마일)하며 호투하고 있다. 콜로라도 선발투수 가운데 유일하게 이닝당 1개 이상의 탈삼진을 잡아내고 있으며 홈/원정 편차도 가장 작다.지난해 8승을 거두며 어느 정도 기대감을 드러냈던 채드 베티스는 그레이처럼 폭발적인 구위를 갖고 있지는 않다. 하지만 미래의 2~3선발로서는 충분한 평가를 받고 있는 선수다. 콜로라도 투수 가운데 가장 많은 선발 등판과 퀄리티스타트를 만들어냈다. 조금 더 분발하면 2010시즌 히메네스 이후 처음으로 200이닝을 돌파하는 콜로라도 선발투수가 될 수 있다.토미존 수술에서 돌아온 타일러 챗우드는 홈과 원정의 편차는 큰 편이다. 하지만 원정에서 만큼은 지구 내 경쟁팀 에이스인 클레이튼 커쇼와 매디슨 범가너가 부럽지 않다(6승 평균자책점 1.30). 시즌 중반 메이저리그에 합류한 늦깎이 신인 타일러 앤더슨의 활약도 빼놓을 수 없다.콜로라도 프런트의 제2의 히메네스, 그레이 찾기는 계속되고 있다. 지난해 프랜차이즈 유격수 트로이 툴로위츠키를 토론토에 주며 2명의 강속구 투수(제프 호프먼, 미겔 카스트로)를 받았다. 이들은 트리플A에서 메이저리그 데뷔를 앞두고 있다. 또 지난 6월 드래프트에서 101마일 패스트볼을 던질 수 있는 고교 우완 라일리 핀트를 480만 달러 계약금으로 계약에 성공했다.결국 관건은 쿠어스필드에서 롱런을 할 수 있느냐다. 팀내 역사상 최고의 에이스인 히메네스도 풀타임 시즌으로 계산하면 채 4시즌을 버티지 못했다. 오히려 올시즌이 계약 마지막 해인 팀내 최다승(85승) 투수 호르헤 데라로사가 부침은 있었지만 9시즌 째 로키산맥을 지키고 있다. 콜로라도는 히메네스의 폭발력과 데라로사의 꾸준함을 겸비한 투수를 찾을 수 있을까. 새로운 에이스를 찾는 날, LA 다저스와 샌프란시스코의 양강구도를 깨트리는 날이 더욱 가까워질 것이다. 반승주(비즈볼프로젝트)지속적인 스포츠 콘텐트 생산을 목표로 하는 젊은 스포츠 연구자들의 모임. 일간스포츠와는 2014년부터 협력 관계다. 2016.08.12 07:00
브랜드미디어
모아보기
이코노미스트
이데일리
마켓in
팜이데일리
행사&비즈니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