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유와 임치영은 대만에서 열리고 있는 SK 2군 캠프(2월 14일~3월 11일)에서 투구폼을 바꾸는 '변화'를 선택했다. 왼손투수인 김대유는 팔각도를 내려 쓰리쿼터 형식으로, 원래 사이드암이었던 임치영은 언더핸드로 연습을 하고 있다.
둘을 지도하고 있는 김경태 코치는 "김대유는 메이저리그의 크리스 세일(보스턴)이나 NC 임정호 느낌이 난다. 임치영은 롯데 정대현을 연상시킨다"고 말했다.
김대유가 연습 중인 왼손 쓰리쿼터는 KBO 리그에 흔치 않은 투구폼이다. 오버핸드에서 릴리스 포인트를 내리면서 왼손타자 기준으로 공이 등 뒤에서 날아오는 느낌을 들게 한다. 자연스럽게 커브의 각도도 예리해졌다. 구단관계자는 "공이 지저분해져서 라이브 피칭 때 타자들이 구종을 알고 치는 데도 장타를 만들어내기 어려워하더라. 막히는 타구가 많았고, 파울도 많이 났다"고 말했다.
김경태 코치도 "패스트볼 제구는 잡혀가고 있는 상태다. 커브의 제구만 좋아진다면 KBO 왼손 불펜 중 손가락에 꼽히는 까다로운 공을 던질 투수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힘을 실어줬다. 현재까지 몸 상태도 좋으며 갈수록 투구폼에 적응하고 있다는 평가다.
임치영도 대만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공의 움직임을 더 주기 위해 릴리스 포인트를 내려 언더핸드로 새로운 야구인생을 개척 중이다. 싱커와 휘어져 나가는 커브를 이용한 땅볼 유도를 적극 훈련하고 있다. 구단관계자는 "비활동기간에 몸을 워낙 잘 만들었다. 선수가 워낙 열심히 훈련하고 있다"며 "시즌을 치를수록 구속이 조금 더 올라갈 것 같다"고 말했다.
김경태 코치는 "팔을 조금 내리면서 공의 무브먼트가 많이 나아졌다. 제구력과 경기운영 능력이 좋은 선수이기 때문에 구속만 조금 더 올라온다면 충분히 1군 무대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일 것 같다"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어떻게든 기회를 잡아야 한다. 둘 다 아직까지 1군에서 보여준 게 없다. 2010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넥센에 입단한 김대유는 2013년 2차 드래프트 때 SK로 이적했다. 1군 통산 성적이 2014년 기록한 1패 평균자책점 10.03이 전부다. 임치영도 마찬가지. 임치영은 2012년 신인 드래프트 때 7라운드 지명을 받고 SK 유니폼을 입었다. 1군 통산 성적은 1승1패 평균자책점 7.15다. 경찰야구단에서 군복무 후 2016시즌을 앞두고 팀에 복귀했다.
김대유는 "투구폼의 변화가 생기면서 새로운 것들이 생겨나더라. 확실하게 좌타자를 잡을 수 있는 구질과 구종이 나타났다. 특히 커브는 충분히 위력을 발휘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며 "몸 상태나 어깨도 예전보다 더 좋아져서 공 스피드도 좋아질 것 같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임치영은 "이전엔 구속을 극대화시키는 폼만 찾았다. 임창용 선배와 노리모토 다카히로의 파워풀한 영상을 공부했었는데, 지금은 구속보다도 박정현, 정대현 선배님들을 비롯한 영상을 자주 보면서 땅볼에 유리한 구질과 폼을 계속 연구하고 있다. 1군에서 주자가 있거나 필요한 상황에서 병살을 유도할 수 있는 필승조를 목표로 열심히 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